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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운천은 단소룡을 향해 무월반장을 쏟아냈고 공간을 뛰어넘은 엄청난 장법이 순식간에 눈앞에 나타난 순간 단소룡의 주먹이 그것을 분쇄했다. 콰앙! 장력을 깨부순 단소룡의 귀령신보가 황운천을 향해 전개되는 순간 횡으로 그어진 그의 도에서 엄청난 강풍이 몰아치며 단소룡을 밀어냈다. 맹렬한 단소룡의 육감이 경종을 울렸다. 하늘을 가득 메운 붉은 장대비가 단소룡을 향해 쏟아졌다. 쏴아아-콰앙! 반경 오 장을 초토화하는 팔천영신공 혈옥비의 초식. 폭음과 함께 땅거죽이 뒤집히고 돌가루가 맹렬하게 비산했다. 따다다다다다- 먼지더미에서 뛰쳐나온 단소룡은 어느새 황운천의 도신을 후려치고 있었다. 후방의 전투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을 때, 단소룡과 황운천의 싸움도 점점 극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황운천의 창끝에서 치솟은 어둠이 거미줄처럼 퍼지며 단소룡을 에워쌌다. 사망벽궤! 피하지 않고 몸을 날린 단소룡은 두 손으로 사망벽궤의 그물을 단숨에 찢어발겼다. 하지만 사망벽궤를 찢고 나온 단소룡을 기다리는 것은 황운천의 화살이었다. 쿠앙! 화살을 받아친 단소룡의 신형이 다시 어둠 속으로 빨려 들어가자 찢어졌던 사망벽궤가 아물며 한층 더 견고하게 단소룡을 가뒀다. 검은 구체가 사방으로 꿈틀거리는 가운데 네 대의 화살이 시위에 걸렸다. 황운천의 막대한 내력이 화살에 쏟아부어졌다. 투웅! 팔천영신공 만곡시의 초식. 한 대의 화살은 하늘로, 나머지 세 대의 화살은 주변을 회전하며 점점 속도를 붙여 갔다. 구체의 꿈틀거림이 점점 심해지며 종국엔 찢어질 듯 부풀었을 때, 섬광을 흘리며 가속하던 화살이 점차 회전반경을 좁혀 가더니 허공에서 떨어지는 빛살과 함께 검은 구체를 덮쳤다. 콰아앙! 마치 화산이 터진 듯 경천동지할 폭발음은 일순 전장의 싸움을 멈추게 할 정도로 강렬했다. 비스듬히 활을 내리고 오연히 선 황운천의 모습, 반면 단소룡의 모습은 자욱한 흙먼지 속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자 양측의 희비가 엇갈렸다. "우와아아-! 주군께서 승리하셨다!" "신룡이 죽었다!" 승리를 확신한 팔황문도들은 전투가 끝나지 않았다는 것조차 망각하고 두 팔을 번쩍 치켜들었다. 그와 반대로 구천맹 측 무인들은 요동치는 가슴을 억누르고 있었다. '영주가 당했다고?' 유정후는 믿기지 않는 얼굴로 몇 번이나 눈을 비볐다. 구천맹 무인들의 표정에 어둠이 깃들려는 순간, 화윤의 불같은 외침이 전장의 하늘에 울려 퍼졌다. "정신 차려라! 대목은 당하지 않는다!" 적의 시신을 밟고 선 탁이신도 소검을 치켜들었다. "신룡은 천하제일이다. 누가 감히 그를 꺾을 수 있단 말인가!" 이어서 단소룡의 동료들이 차례로 목소리를 키웠다. "대목은 천하무적이다!" "형님은 누구에게도 지지 않는다!" 그들의 간절한 외침은 사방으로 퍼져 나갔고 이내 치솟았던 흙먼지가 차분히 가라앉으며 피투성이가 된 단소룡의 모습이 드러났다. 훤히 드러난 등짝은 자갈로 긁은 것처럼 흉측한 상처로 가득했으며 한 대의 화살이 등부터 어깨를 관통한 모습은 매우 처참했다. 구천맹 무인들의 간절한 눈빛이 단소룡에게 닿았을 때. 툭. 화살을 아무렇지 않게 부러뜨린 단소룡은 흐트러진 머리칼을 쓸어 올렸다. "그래. 나는 당하지 않는다." 여전히 굳건한 단소룡의 의지를 본 구천맹 무인들은 함성을 토해냈다. "우와아아아아!" 황운천의 표정이 처음으로 딱딱하게 굳었다. 자존심이 상한 황운천은 전통 속 화살을 모조리 꺼내 허공으로 던졌다. '사망벽궤에 이은 만곡시를 받아 냈다고? 어디 이것도 버티나 보자.' 도합 마흔 대의 화살. 몸을 날린 황운천은 모두의 시선이 모여든 가운데 질풍같이 회전하며 손과 발로 화살을 때리기 시작했다. 타다다다다다다! 팔천영신공 연탄폭시! 새하얀 빛 무리를 머금은 화살의 위력은 바위마저 박살 낼 정도로 매서웠지만 단소룡은 전혀 피할 기미가 없어 보였다. 팔로 얼굴을 가린 단소룡은 장대비처럼 쏟아지는 화살을 노려보며 귀령신보를 전개했다. '뜷고 간다!' 귓전을 스쳐 지나가는 화살이 연이어 폭발했지만 단소룡은 멈추지 않았다. 죽음을 불사한 단소룡의 의지가 여실히 느껴지자 황운천도 투지를 불태웠다. "좋다! 받아주마-!" 눈을 부릅뜬 황운천의 외침과 함께 창대가 허공으로 솟구쳤다. 검과 도는 부러진 상태, 봉을 손에 쥔 황운천이 단소룡을 향해 몸을 날렸다. 콰콰콰콰콰쾅! 연속해서 터져 나가던 화살이 모조리 사라졌을 때, 넝마가 된 단소룡의 상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자리엔 화살 파편이 빼곡하게 틀어박혀 피를 뽑아내는 상태였다. 맹렬한 속도로 움직이던 황운천의 봉이 세 개의 원을 그려 냈고 단소룡의 우수에는 태산같이 웅장한 기운이 모여들었다. 단소룡을 천하제일인의 자리에 올려 준 일격필살의 초식, 천파. 서로를 향해 돌진하는 두 사람의 거리가 일 장 안쪽으로 접어들었을 때 두 사람의 이글거리는 눈에 상대의 얼굴이 담겼다. '피할 것이냐?' '나는 피하지 않는다.' '너는 여기서 죽는다.' '끝을 내주마.' 눈빛으로 대화를 주고받은 두 사람의 동공에 불꽃이 스치는 순간 콰아아아아앙! 운석이 충돌한 것처럼 엄청난 폭발과 함께 솟구친 사방의 땅거죽이 두 사람을 휘감았다. 치솟았던 흙과 함께 붉은 소나기가 쏟아졌다. 그것은 혈옥비의 붉은 기운이 아닌 진짜 혈우였다. "쿨럭!" 거친 기침과 함께 검붉은 피가 왈칵 쏟아졌다. 복부를 관통한 창에서는 쉴 새 없이 피가 흘러내렸다. "왜 피하지 않았나?" "피했다면 네 봉에 당했겠지." 황운천의 미소가 쓴 웃음으로 변했다. 마지막 충돌 직전, 던져 올린 창으로 혈옥비를 전개한 황운천은 타척진봉으로 단소룡의 움직임을 봉쇄하려 했다. 그래서 스스로 혈옥비의 공격범위에 몸을 들이밀었다. 반경 오 장이 초토화되는 혈옥비였지만 핵이 되는 공격만 피한다면 감당할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망설임은 없었다. 그것이 패착이었는지 자신은 혈옥비와 타척진봉에 힘을 분산해 상대의 틈을 만들고 공략하려 했으나 단소룡은 마지막까지 우직하게 주먹에 모든 힘을 쏟아부었다. 후회가 물밀 듯 밀려왔지만 돌이킬 방법은 없다. 끝이 왔음을 직감한 황운천의 얼굴이 서글퍼진다. 흔들리는 수풀 사이로 두 팔이 날아가고 하반신은 뭉개졌으며 가슴이 뻥 뚫린 황운천의 시신이 드러났다. "팔황문주는 죽었다. 맹주님의 승리다!" 구천맹 무인들이 일제히 함성을 내질렀다. 사필귀정! 권선징악의 글입니다. 그동안 읽는 재미에 푹 빠져서 즐거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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