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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소룡 일행은 포광사 남쪽의 두촌 마을에서 머물기 위해 마차 한 대가 간신히 지날 정도로 좁은 산길에 접어들었다. 가파른 능선을 힘겹게 올라가는데 갑자기 산이 떠나갈 정도로 엄청난 포효가 울리더니 좌측 숲에서 집채만한 백호가 튀어나왔다. 즉각 반응한 검신운과 투월초가 마차의 좌우에서 뛰쳐나가는데 백호와 단소룡 사이로 어디선가 날아든 철시가 틀어박혔다. 피이잉-콰직! 화살에 담긴 의지가 살상의 목적이 아닌 것을 감지한 단소룡이 두 팔을 벌려 수하들의 움직임을 막았다. "잠시 멈춰 주시오!" 우렁찬 외침과 함께 한 청년이 백호가 등장한 숲에서 달려 나왔다. 건장한 체구에 시원한 이목구비의 청년은 겁도 없이 백호에게서 등을 돌리고 서더니 멋쩍게 웃었다. "죄송합니다. 많이 놀라셨습니까? 저는 이 산에 사는 사냥꾼 진세계라고 합니다. 놀라게 해서 미안합니다."라고 말하면서 몸을 돌리더니 백호의 옆구리를 걷어찼다. 퍽! 경악한 단소룡 일행들이 서둘러 그를 말리려 하는데 놀랍게도 백호는 어린 고양이처럼 낑낑거리며 바닥에 주저앉았다. "끄으응..." "이 새끼가 아무거나 처먹는 거 아니라니까 몇 번을 말해야 알아들어? 엉?" 백호의 머리를 말 안 듣는 똥개 다루듯 쥐어박던 진세계가 몸을 돌려 재차 사과했다. "미안합니다. 원래 이런 녀석이 아닌데 오늘 점심을 걸렀더니 눈이 돌아간 모양입니다." 인명화가 떨리는 눈빛으로 물었다. "그, 그 백호... 설마 당신이 기르는 겁니까?" "기르다니요? 그냥 친구입니다. 엄살 부리지 말고 일어나라." 손사래 친 진세계가 백호의 발을 툭툭 치자 백호는 낑낑거리며 육중한 몸을 일으켰다. 진세계가 물었다. "혹시 두촌으로 가시는 분들입니까?" 단소룡이 답했다. "그렇소." "이 길로 나아가면 벼랑길이 나오는데 지난 가을 산사태가 일어나 지반이 약해진 상태입니다. 지날 때 모쪼록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그럼 이만 가보겠습니다." 시원한 미소를 남긴 진세계가 백호와 함께 숲속으로 사라졌다. 백호로 인해 진세계와 단소룡 일행과의 인연이 이어진 순간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