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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정상사회의 중심에서 정상을 외치다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읽고 프랑스 사회학자 디디에 에리봉의 저작 두 권을 연달아 만났다. 신작인 『어느 서민 여성의 삶, 노년, 죽음』을 먼저 읽고 나니 자연스레 전작인 <랭스로 되돌아가다>에 손이 갔다. 전자의 조명이 저자 어머니의 인생사에 맞춰져 있다면, 후자는 지은이 자신을 비춘다. 어느 책을 읽어도 글쓴이가 스무 살 무렵에 고향 랭스를 떠나 삼십 년이 흐른 뒤 아버지의 부고 소식을 듣고서야 다시 랭스로 돌아온 이유를 알 수 있다. 두 책을 통해 저자는 더 늦기 전에 어떤 식으로든 어머니를 이해해보려 시도하고 노력한다. 그 과정이 곧 인생이라는 이야기의 전달자인 동시에 서술자이며, 지식인이자 게이인 그가 자기 ‘정체성’을 찾아가는 여정임을 독자는 서서히 알아차리게 된다. 그는 게이 청소년으로서의 삶을 회고하면서 일찍이 가족과 멀어진 까닭을 자신의 성적 지향에서 찾으려 했으나 그것이 생각처럼 단순하지 않음을 자각한다. 다시 말해 성 정체성에 이른바 자본가, 노동자와 같은 경제적 계급과 주변인들의 정치적 성향까지 더해져 복합적인 문제로 바라봐야 한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된 것이다. 그런 복잡한 환경에서 어떻게 소외당하고 혐오의 대상이 되었는지, 이후에 노동자 부모를 둔 자녀(이면서 저자처럼 성소수자)들이 대체로 어떠한 성장 전철을 밟게 되는지에 대하여 토로한다. 그래서 그는 가정에서뿐 아니라 노동자 계급에서 달아났고, 끝내 지식인 계급으로 들어가는 데에 성공한다. 역설적이게도 저자가 쓴 글, 그러니까 노동자 계급에 관한 이야기에 정작 그들은 읽기는커녕 관심조차 없다고 그는 지적한다. 개인과 개인이 모여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개인은 사회 구조에 따라 형성되는 존재이기도 하다. 집권층에 의해 구축된 사회적 질서 안에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도 급급한 사람들에게 정체성에 관한 문제는 다른 세계의 혹은 다음 생의 일일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사적이고도 공적인 그리고 분석적이면서 비판적인 목소리가, 그들뿐 아니라 현재를 사는 사람들 모두에게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바로 세우는 일의 의미를 재발견하는 데 호루라기 같이 역할하고 있음을 부인할 수는 없겠다. 프랑스를 비롯한 여러 나라가 신분과 계급에 맞서 오랫동안 저항해온 역사를 갖고 있다. 현대 사회에 이르러 차별이 철폐되거나 금지된 건 분명하지만, 여전히 나라마다 사회구조적 신분 또는 계급이 정치적 그림자에 가려져 있다는 사실 또한 모르지 않는다. 여기서 독자는 저자가 랭스로 되돌아가기로 결심한 이유를 짐작해본다. 노동자 계급이라는 그늘에서 지식인 계급이라는 다른 그늘로 탈주했을 때 두 눈을 질끈 감았을 그를 상상한다. 자아와 타자로 이뤄진 세상을 관찰하고 탐구하는 시간이 쌓여갈수록 조금씩 감은 눈을 떠 자신을 향한 빛을 응시하고, 나아가 자신을 햇볕 위에 드러낼 수 있는 용기도 커지지 않았을까 싶다.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재독하면서 지난(한) 날들의 나와 현존하는 나의 정체성 사이에서 과연 정상이란 무엇인가에 대하여 탐구하고 이해해나가는 모험 이야기로도 읽혔다. 전복을 꾀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하는 누군가에게 디디에 에리봉은 힘주어 말한다. ‘이상(異常)한’ 정상사회의 중심에서 ‘정상’을 외치는 것이라고, 기울어진 세상을 되돌려 누구든 넘어지지 않도록 평평하게 다져야 한다고. 마지막으로 어쩌면 ‘이상(理想)’적 사회란 자신을 발명하다 실패하더라도 스스로 포기하거나 타자에 의해 방치되지 않고 거듭하여 마침내 삶을 재발명해내는 개개인으로 충만한 세계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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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디에 에리봉 작가님의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읽고 작성하는 리뷰입니다. 계급주의에 대한 사회학 서적입니다. 계급 정체성과 성 정체성 등 다소 민감할 수 있는 문제를 정면으로 바라보는 건 큰 용기가 필요할 것입니다. 피했지만 다시 마주하고 직접 부딪치는 용기를 통해 자신의 삶과 인생, 나아가 나를 둘러싼 사람들과 사회를 올바르게 인식할 수 있겠지요. 프랑스 사회의 내면을 들여다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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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에서 랭스로 되돌아가다 책 소개한 것 보고 흥미가 생겨 구입했습니다. 근데 문장들이 왼쪽배열은 맞춰져 있는데 오른쪽은 비정렬인 게 특이하네요. 과거를 돌아보며 현재를 다시 바라보게 하는 깊이있는 이야기 흡인력있게 잘 읽었습니다. |
| 민음사 유튜브였나..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아무튼 어디선가.. 책 추천하는 영상을 보고 흥미가 생겨서 구입했습니다.. 읽으면서 여러가지 생각이 들게 만드는 것 같았어요.. 조만간에 다시 한 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네요.. |
| 제목부터 아주 흥미를 끌었는데요. 예상대로 아주 재미있었습니다. 저는 이런스타일의 책을 좋아합니다. 퀴어문제를 다루고 있으면서도 너무 무겁지 않네요. 이런 사회문제를 다루는 에세이 너무 좋습니다~ 작가님의 다른책도 기대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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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랭스로 돌아간다’는 말은, 디디에 에리봉에게 고향으로 귀향한다는 뜻만이 아니다. 그것은 스스로 지워 버렸던 계급의 흔적과, 침묵 속에 봉인해 두었던 가족의 언어를 다시 받아 적는 행위다. 『랭스로 되돌아가다』를 읽다 보면, 한 사람의 귀향기가 어떻게 거대한 사회 보고서가 되는지 새삼 놀라게 된다. 이 책의 번역은 그런 변모 과정을 오롯이 살려 낸다. 프랑스어 특유의 날렵한 장문과 사회학 용어 사이를 오가며도 한국어 문장은 결코 삐걱거리지 않는다. ‘계급적 수치’ ‘문화적 배반’ 같은 개념어는 학술적 무게를 잃지 않으면서도, 독백과도 같은 서정의 흐름에 자연스레 녹아든다. 덕분에 독자는 고향 골목의 눅눅한 공기와, 정치 성향이 변해 버린 가족 식탁의 어색한 침묵을 생생히 마주하게 된다. 에리봉은 말한다. “도망친 줄 알았던 과거가, 실은 나를 지탱해 준 기초였다.” 번역자는 그 문장을 그대로 옮기는 대신, 한 줄 추가된 숨결을 건넨다. ‘기초’라는 단어 뒤에 엷은 떨림이 일어, 우리 역시 저자의 목으로 올라오는 수치를 삼키게 된다. 이 책을 덮으면, 프랑스 북동부의 한 도시 이름이 낯선 지명이 아닌, 우리가 태어난 어느 동네처럼 마음 한곳에 박힌다. 번역이 건넨 투명한 언어 덕분이다. 그래서 나는 조용히 확신한다. 이 번역이 없었다면, 우리는 ‘랭스’를, 그리고 우리 자신의 숨겨 둔 고향을, 이렇게 선명하게 돌아볼 수 없었을 것이다. |
| 자기의 삶과 사회의 이야기를 이렇게 잘 엮어내는 책들을 읽을 때마다 너무 너무 좋다. 그중에서도 이 책은 뭔가 지식인이 쓴 글답게 지성이 넘쳐서 좋았다. 이내 치열한 사회 탐구로 이어지는 치열한 자기 탐구를 엿보는 게 너무 값졌다. 만듦새도 좋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