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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고전문학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나 역시 그것의 현재적 의미를 늘 고민하고 있다. 오랫동안 대학 강단에서 고전문학을 연구하다가 퇴임한 저자가 그동안 발표한 논문들을 엮어 만든 것이 바로 이 책이다. 목차를 보면서 저자가 그동안 고민했던 문제들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었다. 그의 제안 가운데 상당 부분은 나로서도 공감할 수 있는 내용이었고, 간혹 나의 관심사와는 다른 부분들도 적지 않았음을 굳이 밝혀두고자 한다. 대체로 문학 연구가 대중적인 관심에서 벗어나 연구자 자신만의 관심에 초점을 맞춘 경우가 적지 않은데, 이 책에 수록된 글들에서도 그런 점을 엿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그동안 출간했던 전공서적 역시 다른 독자들에게 비슷한 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고전문학 연구의 발전 방안’이라는 제목의 제1부에서는 국문학 연구사의 관점에서, 저자의 시각으로 고전문학 연구의 회고와 전망을 제시하는 글로 시작되고 있다. 이어서 점점 줄어들고 있는 고전시가 학문후속세대의 양성 방안을 제시하고, 문학사에서 가장 중요한 ‘한국시가사 시대구분 시안’을 제안하기도 한다. 이러한 내용들이 그동안 연구자로서 저자가 고민했던 내용들을 담아내고 있지만, 대체로 공감하는 내용들이었지만 관점이나 시각이 나와는 다른 부분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내용들도 적지 않았다.
제2부에서는 ‘고전시가의 구체적 탐색’이라는 제목으로 모두 7개의 논문들이 수록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6개가 고려가요에 관한 내용이다. 저자는 여전히 그 정확한 의미를 확정할 수 없는 고려가요의 후렴구를 당시 고려를 지배하고 있었던 원나라의 언어에서 유래를 찾고자 한다. 충분히 가치있는 작업이라고 평가할 수 있지만, 저자의 공들인 작업들이 그저 추론에 그치고 말았다는 점을 애써 지적하고자 한다. 실상 고려가요의 후렴구들은 굳이 의미를 파악하지 않더라도, 전체 작품의 내용을 파악하는데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이해된다. 더욱이 그것이 노래로 불렸기에, 오늘날 대중가요에서 특별한 의미 없이 덧붙는 ‘싸비’ 혹은 ‘후크’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고 파악되기 때문이다. 나머지 하나는 조선시대 작가인 박인로의 가사 <노계가>의 창작 배경을 답사하여 정확한 위치를 규명하는 내용이다.
두 편의 논문이 수록된 제3부에서는 ‘중국 희곡과 한국문학의 관계’라는 제목으로, 고전문학 작품들 가운데 중국 희곡의 영향을 탐색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마지막 제4부에서는 ‘작품/작가 이해와 신자료 소개’라는 항목으로 저자의 작품을 이해하는 시각이 제시되고 있다. 대학에서 특강으로 진행했던 현대시를 이해하는 저자의 관점과 현대시조를 창작했던 ‘가람 이병기 시조의 특징’, 그리고 일제 강점기 만주 망명지에서 창작된 가사들에 대한 자료 소개를 수록하였다. 근년에 연구한 논문들을 수록하여 이 책을 엮었을 터인데, 앞으로도 지속적인 열정으로 새로운 성과들을 제출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차니) * 개인 독서 카페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