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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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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끈따끈한 신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를 구매했다. 저번 주말에 주문을 했는데 화요일에 도착했다. 포장지를 뜯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내게 주는 선물 같은 느낌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내 손보다 조금 더 큰 아담한 사이즈의 책. 군청색 장바구니에 연둣빛과 주황빛의 귤들이 담겨 있는 표지가 눈에 쏙 들어왔다.   초판 한정 부록 제주 포토카드가 들어있다기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내용보기

따끈따끈한 신간,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를 구매했다. 저번 주말에 주문을 했는데 화요일에 도착했다. 포장지를 뜯는 것은 언제나 기분 좋은 일이다. 내게 주는 선물 같은 느낌이라 더욱 그런 것 같다. 내 손보다 조금 더 큰 아담한 사이즈의 책. 군청색 장바구니에 연둣빛과 주황빛의 귤들이 담겨 있는 표지가 눈에 쏙 들어왔다.


 

초판 한정 부록 제주 포토카드가 들어있다기에 책을 휘리릭 넘겼다. 책 크기의 2분의 1을 조금 넘기는 눈 위에 핀 동백꽃 한 송이가 나를 반겼다. 꽃이 예뻐 카드를 한참 들여다봤다.


 

나는 제주도에 세 번 가봤다. 회사 다닐 때 산악회라(무조건 하나는 들어야 했는데 그때 내가 왜 산악회를 들었는지 지금도 의아스럽다.) 한라산 등반을 하러 갔었고, 부부 모임에서 간 것과 아이들을 데리고 놀러 갔던 것.

 

사람의 인연이라는 것이 어떻게 이어질지 아무도 모른다. 제주도는 그냥 스치는 관광도시라고 생각했는데 제주도에 인연이 닿았다. 그러면서 관심이 생겼다. 제주에 살아보고도 싶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는 제주도민 7년 차 이주민의 글이다. 어쩌면 그래서 제주 토박이보다 더 객관적이고 진솔한 내용을 쓸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책을 읽으면서 서서히 제주의 매력에 빠져들었다.

 

<인상 깊은 문장>

그랬더니 신기한 일이 생겼다. 답답했던 가슴이 조금 풀렸다. 말문이 막혔던 입이 슬금슬금 열렸다. 내 안에 있던 화들이 나오면서 진심도 같이 나오기 시작한 거다. 겉으로는 웃으면서 뒤에서는 다른 이를 욕하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정면으로 진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힘이 바로 이곳 제주에서 더욱 강해졌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17쪽

그런데 정말 놀랍게도 제주에는 아주 사소한 질문 하나에도 함께 생각을 나누고 경험을 공유하는 문화가 있었다. 그런 문화를 5년 이상 경험하니 이제는 목석인 나조차도 점점 의견을 내고 싶어졌다. 이곳에서는 붕당붕당(불만스러워 투덜대는 모습의 제주어) 하다가도 앵돌아지거나 핏작허지(토라지다의 제주어) 않았다. 그저 자신의 의견을 내어 놓고 수정하고 저마다의 결론을 내리곤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99~100쪽

- 저자의 글에 따르면 옛날부터 제주도에는 불의에 항거하다 유배 온 사람들이 많았는데 제주도민이 그들의 후예라서 입바른 소리를 잘 한다고 한다. 제주에서 살며 저자도 입에 발린 말보다 입바른 소리를 더 하게 되었다고 한다. 솔직한 분들이 모여사는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속병이 생길 일은 없는 곳이겠다.

 

제주에 살면 살수록 음식들에 감탄하게 되니 횟집에 갈 때마다 느끼는 마음도 유별나다. 자극적이고 색감이 화려한 매운탕이 풀 메이크업을 한 미인이라면, 간소하고 보잘것없어 보이는 지리는 눈썹만 겨우 칠한 단아한 미녀 같다. 보면 볼수록 은근한 매력이 있는, 꾸밈이 필요 없는 제주 사람들의 생활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보이는 그대로, 자신을 왜곡하지 않고 편안하게 다가오는 제주도. 사람도, 자연도, 음식도 난 하얀 그 모습이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132쪽

- 글쓴이가 제주를 왜 좋아하는지 잘 표현되어 있는 부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의 사람과 자연, 음식이 어떤 느낌일지를 알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식당을 찾아 음식을 먹었을 때 맛있다고 느끼지 못했던 내 입은 너무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 있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제주도를 다시 찾으면 심심한 음식의 참맛을 찾아볼 참이다. 어서 코로나 끝나라!

 

울지 않으면 장기가 대신 운다는 말은 건강 적신호를 가진 내게 크게 와닿았다. 또한 눈물이 많은 사람은 나약하고 성숙하지 못한 사람이 아니라 오히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란 것을 깨달았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 제주> 138쪽

- 나는 눈물이 많다. TV를 보다가도 영화를 보다가도 음악을 듣다가도 눈물이 핑 돌아 당황스러울 때가 많다. 심지어는 날이 맑아서, 비가 와서, 눈이 많이 와서 눈물이 나는 날도 있다. 예전에 박신양, 최진실 주연의 「편지」를 보러 극장에 갔다가 어찌나 많이 울었는지 영화가 끝나고도 극장을 나오지 못했다. 그런 내가 부끄러울 때도 있었다. 글을 읽으며 내가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사람이라는 말에 뻐근하던 어깨가 말짱한 것 같았다.

 

이 책은 제주도의 맛집과 명소를 소개하지 않는다. 제주도로 이주하고 살면서 느끼고 찾게 된 제주의 일상이 녹아있다. 외지인이 아니라 제주 토박이가 되려고 준비(?) 중인 작가의 이야기를 따라가면 나도 모르게 제주에 살고 있는 착각에 빠진다. 지금 내가 머물고 있는 곳이 최상의 곳이란 마음가짐으로 살고 있지만, 제주가 슬금슬금 마음으로 다가온다.

k*****7 2021.02.0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