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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는 무작정 떠났다. 뉴욕으로. 이렇다할 삶의 목표가 없었다. 하고 싶은 것도 없었다. 그저 막연한 바람만이 있었다. 자유에 대한. 극장을 소유한 페그 고모가 있는 그곳은 그걸 누리게 해 주리라 믿었다. 때는 1940년. 그녀의 이름은 비비안 모리스. 아직 2차 세계대전의 불길은 유럽만 활활 태우고 있을 뿐, 미국까지 옮겨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 매캐한 포화는 미국을 서서히 참전으로 몰아갔다. 청년들이 징집되고 나치의 손에서 유럽을 구하기 위해 하나 둘 떠났다. 시대는 죽음을 마주하며 삶의 무거움을 양산하고 있었지만 비비안은 한없이 가벼운 삶을 원했다. 그 어떤 굴레에도 얽매이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되는 것. 마침 뉴욕에서 새롭게 사귄 셀리아라는 친구가 그것을 돕는다. 이제 스무 살, 성인이 된 그녀는 셀리아를 따라 방탕과 문란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뉴욕의 삶을 보내게 된다. 가랑비에 옷 젖는 줄 모른다더니. 그 문란과 분방함의 수위를 자꾸만 조금씩 더 높여가다 비비안은 결국 삶이 가한 진중한 철퇴를 맞는다. 후회와 번민만이 남는, 치명적인 잘못을. 그녀는 그렇게 사랑하던 뉴욕에서 추방된다. 그것을 계기로 그녀는 전혀 다른 삶을 살기로 한다. 가벼움이 아니라 무거움을, 무책임한 자유의 구가가 아니라 책임과 의무의 삶을.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저자로 유명한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소설, '시티 오브 걸스'는 한 마디로 집약해서 말하자면 성장 소설이다. 이 점을 유념한다면 작가가 왜 이 작품을 하필이면 할머니를 화자로 내세워 40년대, 그녀의 젊은 날을 회고하는 형식으로 썼는지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될 듯하다. 그런데 어떤 성장인가? 무엇을 성장으로 부르는가? 이 문제에 있어선 이 작품이 가지고 있는 시대적 배경, 다시 말해 그 때가 한창 전쟁 시기라는 게 힌트가 될 것 같다. 전쟁은 많은 이들의 삶을 망가뜨린다. 그 화염 안에서 우리들은 너나 없이 엄청난 화상을 입는다. 그 아픔과 비극에 있어선 나와 너의 삶이 따로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소설의 비비안은 이러한 시대적 분위기, 바로 바다 건너 편에선 전쟁으로 많은 이들의 삶이 파괴되고 있다는 사실에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만의 쾌락을 쫓는다. 그런 삶과 자기 삶은 완전 별개라는 듯이. 그러다가 넘지 말아야 할 선까지 넘어버린다. 그녀는 자신이 저지른 행동에 대해 단죄를 받는다. 그 단죄가 그녀를 성장시킨다. 그 누구의 삶도 자신의 삶과 별개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가 나중에 뛰어난 재봉틀 솜씨로 연극에서 의상을 만들다 결국 웨딩드레스 샵을 열게 되는 건 바로 그 성장을 비유하고 있는 것이리라. 웨딩드레스는 서로 다른 두 타인을 하나의 가정으로 봉합하는 결혼의 대표적인 상징이 아니던가. 그것만큼 타자의 삶과 나의 삶이 별개가 아니라는 걸 말해주는 상징이 또 있으랴. '시티 오브 걸스'는 그걸 깊게 체득하게 만드는 소설이다. 제목 때문에 이 소설을 여성 소설로 오해할 수 있을 것 같다. 제목인 '시티 오브 걸스'는 비비안이 의상 담당으로 일하게 되는 연극의 제목이기도 하다. 그 연극과 관련한 건 여성주의 소설로 읽히게 만들지만 이야기 전체 맥락은 여성을 떠나 보편적인 한 인간의 성장 드라마에 가깝다. 누구나 살면서 한 번쯤은 용납할 수 없는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기 마련이다. 그런 경험이 있다면 이 책에서 생생하게 묘사하는 비비안의 이야기가 더 살갑게 다가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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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비안, 엄마도 돌아가셨으니 이제 당신이 아버지에게 어떤 분이셨는지 편하게 말씀해 주실 수 있을까요?' 글쎄, 내가 그에게 어떤 사람이었냐고? 그건 그 사람만 대답할 수 있는 질문이겠지. 하지만 그가 나에 대해 입을 다물기로 선택했으니, 내가 섣불리 대답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가 말해줄 수 있는 건 다만 이뿐이겠지. 그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
뉴욕, 2010년 4월. 며칠 전, 그의 딸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2010년, 한 통의 편지로 시작되는 이야기는 '그의 딸'인 안젤라에게 보내는 편지 형식으로 쓰여진다. 1940년 19살이었던 비비안은 1학년에 모든 과목에서 낙제, 대학교에서 쫓겨나고 부모님에게 내쫓기듯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페그 고모에게 보내진다. 뉴욕 '릴리 플레이하우스'에서 시작된 화려하고 예쁜 친구들을, 첫사랑과 무대를, 에드나 왓슨을 만나며 무대의상 디자이너라는 삶을 살아보기도 하는데... 1940년대 뉴욕, 극장과 네온사인, 예쁜 친구와 술, 그리고 섹스.. 모든 날이 젊음을 소비하기 좋은 '첫'날들이었고 자신의 욕망대로 내달리던 비비안은 자신을 벼랑으로 내몰게 되고 그 선택으로 인해 많은 것으로부터 떠나야 했다.
자, 일은 벌어졌고 넌 어떠한 선택을 하겠니? 「시티 오브 걸스」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연의 제목이기도 하다. 1940년대 뉴욕의 밤거리와 무대 뒤의 숨겨진 이야기들, 전쟁 상황은 비비안이라는 여성의 시점으로 쾌락에 대한 고민들을 솔직하고 생생하게 풀어내며 저자 특유의 생생한 스토리텔링으로 한편의 영화를 보는 듯 손을 다음, 그다음이 궁금해서 페이지 넘김을 멈출 수가 없다. 자유로운 섹스, 동성 커플, 페미니즘과 싱글맘, 갈등과 비폭력 등 시대를 앞서 살아간 그녀와 친구들. 보통의 소설을 읽으며 결말을 예상하게 되지만, 그 모든 예상을 보란 듯이 지나쳐가며 결국 자신의 '비비안'답게 살아낸 너무도 멋진 마법과도 같은 소설이다.
나는 셀리아 옆에 앉아 그녀의 따뜻한 품을 파고들었다. 온몸이 들떠서 야단이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덜덜 떨렸다. 빗장이 풀려 난폭해진 느낌이랄까. 내 삶이 크게 한 번 요동친 것 같았다. 즐거움과 흥분과 혐오와 당황스러움과 긍지가 한꺼번에 밀려들-었다. 길을 잃은 듯 혼란스러웠지만 동시에 환상적이었다. 섹스 자체보다 섹스 후의 여파가 훨씬 강력했다. 내가 방금 한 짓을 믿을 수 없었다. 낯선 남자와 섹스라니, 그런 대담함이 내 안에 있었을까 싶었지만, 동시에 그 어느 때보다도 가장 나다운 내가 된 것 같았다. _111p.
놀면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그 말은 틀렸어. 젊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고 그 보물을 귀하게 여기는 방법은 오직 낭비하는 것뿐이거든. 그러니 충분히 젊음을 누려라 비비안, 마음껏 낭비해버려. _195p.
안젤라, 어렸을 때 우리는 시간이 상처를 치유해 주고 결국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라고 착각하기 쉽단다. 하지만 나이가 들면서 한 가지 슬픈 진실을 배우게 되지. 어떤 문제들은 결코 해결되지 못한다는 것. 바로잡을 수 없는 실수도 있다는 것.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아무리 간절히 원해도 말이야. 살다 보니 그것이 가장 값비싼 교훈이었다. 어느 나이가 되면 우리는, 비밀과 부끄러움과 슬픔과 치유되지 않은 오랜 상처로 이루어진 몸뚱이로 이 세상을 부유하게 된다. 그 모든 고통에 심장이 쥐어짜듯 아프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또 살아간단다. _424~425p.
전쟁 덕분에 나는 알게 되었다. 삶은 위험하기도 하지만 순식간에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살아 있는 동안 기꺼이 즐기고 모험해야 한다고 말이다. (...) 나는 좋은 여자는 아닐지 몰라도 충분히 좋은 사람이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욕구는 욕구였다. 그래서 나는 진정 원하는 것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나를 즐겁게 만들 방법을 찾아 나섰다. (...) 어쨌든, 여자들은 살면서 부끄러워하는 게 지긋지긋해지는 때가 온다. 그제야 비로소 그녀는 진정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다. _465p.
무엇이 우리를 함께하게 만들었을까? 한때 우리 두 사람 모두의 자존감을 짓밟았던 월터라는 공통분모를 빼면, 우리에게 비슷한 점은 없었다. 한 번의 슬픈 순간만 공유하고 있었을 뿐이었다. 1941년의 그 끔찍했던 하루, 두 사람 모두에게 부끄럽고 수치스러웠던 바로 그 하루뿐이었다. 어쩌다 그날이, 이십 년이 지난 지금, 우리의 사랑으로 이어졌을까? 나도 모르겠다. 안젤라, 내가 아는 건 이것뿐이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절대 머리로만 이해할 수 없다는 것. _513~514p.
#city_of_girls #시티오브걸스 #엘리자베스길버트 #먹고기도하고사랑하라 #임현경 #RHK #도서협찬 #소설 #추천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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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능적인 책이다. 1940년 2차 세계 참전 바로 직전의 뉴욕 청춘들의 발랄함과 쾌락을 보여준다. 20살 철부지 혹은 미를 절정으로 뽐내기 시작하는 방탕기이다. 성경에서는 탕자가 돌아오지만, 이 책에서는 요조 숙녀가 아닌, 자아 결정권을 가진 숙녀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성적 문란과 성적 자기 결정권이 1940년대 여성 차별이 심한 뉴욕에서는 어떻게 나타났는지를 보여준다. 하지만 그것 보다는 좋은 연극 배우와, 좋은 극작가와 감독이 만나면 대작을 흥행시킬 수 있다는 성공 스토리가 이 책의 핵심이 아닌가 생각해본다.
주인공 비비안의 배경이 바사여대 중퇴생이다. 오빠는 프린스턴 대학을 다니고 있다. 미국에서 충분하게 잘 나가는 배경의 집안임을 알 수 있다. 이 비비안이 고모가 운영하는 브로드웨이 낡은 극장으로 온다. 집안은 정치적으로 공화당이지만, 고모는 1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하고 그곳에서 여러 경험과 인연을 얻었다. 빌리라는 극작가와 결혼을 하는데, 빌리는 영화에서도 잘 나가서 지금은 할리우드에 있다. 고모는 극장을 하나 인수하여 영화를 하고 있고, 이렇게 이 극장에서 잘나가는 쇼걸 셀리아, 고모의 동료이자 비서 올리브를 만난다.
처음 이야기는 쾌락에 빠진 비비안의 이야기이다. 연극이 끝나면 밤의 문화를 즐긴다. 즉 술을 마시고 적당한 남자와 섹스를 즐기는 내용이다. 위험한 순간도 있지만, 셀리아와 짝이 되어 매일 밤문화를 즐긴다. 한편 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다.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다. 고모의 친구이자 유명 연극 배우인 에드나 부부는 집이 폭격을 맞아 없어진다. 그후 영국에서 미국인 뉴욕으로 고모를 찾아온다. 사실상 이혼 관계와 다름없는 별거중인 고모의 남편 빌리도 찾아온다. 그리고 빌리가 에드나를 주인공으로 하는 극복을 쓰고, 연출을 하고, 배우를 모으고, 홍보를 한다. 연극 제목이 이 책의 제목인 “시티 오브 걸스”이다. 남자 배우로 안소니라는 신인 배우가 낙점되고, 여자 배우는 셀리아가 뽑힌다. 주인공 에드나를 중심으로 배우진이 완성되고 연극 연습이 시작된다. 이때 비비안은 신인 배우인 안소니와 사랑에 빠진다.
연극은 대성공을 거두고, 모두 주목 받는 사람이 되었다. 아마 이것이 중간 결론이 될 것이다. 이후 본격적인 소설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스캔들이 발생한다. 에드나의 남편과 여자배우 셀리아 그리고 이 책의 주인공인 비비안의 섹스가 언론을 타게된다. 40년대 뉴욕에서 이것이 받아들여질 수 없는 사건이었을 것 같다. 책에서는 독자들이 다 알 것 같아서 이야기를 당연하게 전개되지만 엄청난 사건 전개가 된다. 비비안은 기존의 관계와는 단절이 되고, 오빠가 와서 집으로 돌아가게 된다.
이 후 전개는 조금 지루하긴 하다.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미국 시골에서의 결혼관과 혼전 순결에 대한 내용. 출산에서의 미혼모에 대한 차별의 이야기. 동성애에 대한 차별의 이야기가 간 부분에 등장하는데, 이 리뷰에서 한번에 정리하기는 거의 어렵다.
미국의 1940년대의 여성에 대한 인권은 현재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았다. 그리고 성에 대한 도덕이 결혼전의 성관계를 허락하는 정도가 아니었다. 20세 정도에 결혼하는 조혼이 일반화된 사회였다. 비비안이 훗날 정서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프랭크라는 남자가 나오는데, 이탈리아 이민 사회의 도덕에 대해서도 이 책에서는 이야기하고 있다.
이런 시대의 시대에 대한 반항 정신을 가진 것이 이 책에 나오는 고모이다. 고모는 근대 사회에서 현대 여성의 삶을 산 사람이고, 그 정신을 조카에게도 물려주었다. 조카인 비비안은 직업인으로서도 훌륭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이고, 그의 생각을 다시 안젤라에게 이야기해주는 형식이다.
젊음을 낭비하는 것인지, 아니면 젊음을 충분하게 즐기는 것인지 상충되는 명제가 있다. 당연하게 이 책에서는 젊음은 찰나의 순간이고 귀중한 자산인다. 아끼면 사용할 수 없다. 지금 충분하게 즐겨라. 이렇게 기존 도덕에 반항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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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 오브 걸스』는 소설 속에 등장하는 공연의 이름으로. 뉴욕이라는 거대하고 화려한 도시에서 독립된 첫 발을 디딘 한 소녀의 다소 도발적이고 솔직한 성장기를 담은 소설이다. 소설은 2010년, 여든아홉 살의 비비안이 편지의 내용은 오래전에 돌아가신 아버지와 어떤 관계인지를 묻는 안젤라의 편지를 받고, 자신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주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편지 형식이지만, 서간문학까지는 아니고. 회고록이라고 보면 된다. 여기까지만 보면 애틋한 러브스토리가 연상되겠지만 소설은 사랑보다는 성장기에 더 가깝다.
지방의 명문 집안 출신인 비비안은 어머니의 모교인 바사 대학에 진학하지만 공부보다는 할머니가 물려주신 재봉틀로 옷 만드는 것에서 더 빠져든 결과. 전 과목을 낙제하고 퇴학당한다. 낙담한 부모님은 비비안을 뉴욕에서 극단 릴리 플레이 하우스를 운영하는 페리 고모에게 보낸다. 과거에도 현재도. 뉴욕은 꿈꾸는 자들의 도시다. 릴리 플레이 하우스에 기거하며 극단의 의상을 담당하게 된 비비안 역시. 이내 뉴욕의 자유분방함에 빠져든다. 이제는 쇠락해가는, 과거의 영광뿐인 극장이었지만, 화려한 쇼걸, 배우, 작가들에게 둘러싸여 보내는 하루하루는 이제 갓 스무 살을 넘긴 소녀에게는 거부하기 어려운 유혹의 날들이었다.
소설은 1940년대라는 것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도발적이다. 부모님이 태어나기도 전에 이렇게 자유로운 세상이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정도지만, 젊은이들의 일탈은 과거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그리고 모든 사람들은 실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한다. 문제는 돌이키기 힘들 정도로 큰 실수를 저지른 경우다.
쾌락에 눈을 뜬 비비안은 사랑에 빠지고, 순간적인 치기로 자신뿐 아니라 가족들에게까지 불명예를 안겨줄 큰 실수를 저지른다. 오빠의 도움으로 야반도주하듯 고향으로 돌아오지만, 자신을 쳐다보던 오빠의 차가운 눈빛과 비난, 차를 운전하던 낯선 남자에게까지 원색적인 비난을 듣고 나서야 자신이 얼마나 경솔하고 어리석은 행동을 했는지 깨닫는다.
"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그 말은 틀렸어. 젊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고 그 보물을 귀하게 여기는 방법은 오직 낭비하는 것뿐이거든. 그러니 충분히 젊음을 누려라 비비안, 마음껏 낭비해버려. "(195쪽)
이 말은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맞는 말이기도 하고, 틀린 말이기도 하다. 자유에는 책임이 따르기 마련이고 자유와 방탕은 한 끗 차이다. 비비안은 그 선을 넘어 자신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삶까지 위태롭게 만들고 나서야 비로소 젊음의 무게를 깨닫는다. 그리고 고향에서 그림자 같은 몇 년의 시간을 보낸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아무 일 없었다는 듯 과거를 묻어버리고 새 출발을 하거나, 같은 실수를 반복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녀는 데미안이 알을 깨고 나오듯. 자신이 실수한 그곳에서 다시 시작할 용기를 내고, 다시 뉴욕으로 향한다.
소설의 진짜 재미는 이때부터다. 세상으로부터 숨어버린 그녀가 다시 세상을 향해 한발 내딛는 용기를 내기까지의 과정. 평생 함께 할 친구를 사귀고, 평생직업을 찾고, 삶의 뿌리를 내려가는 과정. 그 모든 것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삶의 여정이었다. 비비안이 안젤라라 부르는 여인은 누구이며, 어떻게 그녀의 웨딩드레스를 제작하고. 무엇보다 아버지가 누구인지. 비비안 주변에 새로운 남자들이 등장할 때마다 이 사람인가?라고 하는 궁금증까지. 소설은 모든 예측을 보란듯이 뛰어넘으며 그 누구도 아닌 오직 '비비안'만의 삶을 담아낸다.
실수를 인정하고, 자신만의 삶을 개척해가는 것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비비안을 통해 보게 된다. 그녀는 어리석었고, 방탕했지만, 실수를 받아들이는 성숙함을 배웠고 주변 사람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는지를 터득했고, 자신의 두 발로 다시 시작했다. 지난 시간을 후회하지 않았고, 일과 사랑, 우정, 그 모든 것이 그녀의 삶을 풍족하게 채웠다. 삶의 고통과 상처를 받아들이고 세상을 직시할 때. 비로소 내가 내 삶의 주인이 될 수 있다. 행복의 기준도 세상이 아닌 나 스스로 만들어가는 것이다. 여든아홉 살의 비비안이 안젤라에게 전하는 가장 솔직한 고백이자 조언. 정말 멋지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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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가 영화로 만들어졌고, 소설도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나는 영화도 소설도 보지 않았다. 언젠가 봐야지 하는 생각만 하는 수많은 작품들 중 하나였다. 그런데 이번에 신작이 나왔다. 바로 이 소설이다. 1940년대 뉴욕의 화려하지만 쇠락한 극장을 배경으로 한다는 이야기에 끌렸다. 전작의 성공도 나의 욕심을 부채질했다. 그렇게 읽기 시작해서 며칠만에 끝냈다. 가독성이 좋아 큰 부담이 되지 않았고, 예상하지 못한 전개에 놀랐다. 어떻게 보면 통속적이고 관능적이다. 그렇지만 그 속에는 그 시대 사람들의 삶과 생각들이 녹아 있다.
2010년 여든아홉 살 노인인 비비안 모리스가 안젤라라는 여성에게 회고록 형태로 쓴 글이다. 처음에 비비안이 안젤라 아버지의 불륜 상대가 아닐까 생각했다. 쉽게 생각해 앞으로 펼쳐질 이야기는 그녀가 어떻게 뉴욕에 오게 되었고, 안젤라의 아버지를 만나 사랑에 빠졌는지, 그 사랑이 어떤 의미인지 풀어낼 것이란 도식적인 예상이었다. 실제 이 부분도 나오고 그렇게 이야기도 흘러간다. 하지만 소설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그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어떻게 비비안이 뉴욕에 왔고, 고모 페그와 함께 살면서 자신의 욕망에 충실했는지, 그 욕망 때문에 어떻게 추락했는지, 추락 이후 삶의 모습을 직설적이면서 노골적으로 그려내었다.
페그 고모가 운영하는 극장 릴리 플레이하우스는 동네의 작은 극장이다. 비비안은 이곳에서 쇼걸 셀리아를 만나 함께 뉴욕의 밤을 즐긴다. 첫 경험에 대한 이야기도 놀랍지만 그녀가 비비안과 함께 보낸 수많은 밤들이 내가 상상했던 1940년의 풍경과 너무 달랐다. 비비안은 거침없이 남자들을 만나고, 섹스를 한다. 사고를 친 후 이 사고를 무마하기 위해 간 곳에서 그녀가 술을 얼마나 마셨고, 남자들에게 얼마나 쉬웠는지 보여준다. 매혹적인 셀리아와 쌍둥이처럼 다니면서 남자들을 후리고 다녔다. 그러다 고모의 친구이자 배우인 에드나 파크 왓슨이 오면서 분위기가 바뀐다. 제목인 <시티 오브 걸스>도 에드나 때문에 만들어진 뮤지컬 제목이다.
고모부 빌리는 바람둥이에 무책임한 남편이지만 글과 연출에 대한 재능은 탁월하다. 한 여성에 차인 후 릴리 플레이스로 온다. 에드나와 빌리의 결합과 좋은 대본과 훌륭한 노래는 성공을 보장하지만 가는 과정은 삐걱거린다. 극장을 관리하는 올리브의 반발 때문이다. 뮤지컬이 성공하면 돈방석에 앉게 되지만 실패하면 작은 재산마저 사라진다. 이런 와중에 비비안은 매력적인 안소니를 만난다. 그를 통해 처음으로 절정을 맛보고, 그의 곁에 붙어서 자신의 모습을 잃어간다. 자신이 해야 할 일도 놓치고, 보통의 여자처럼 그를 소유하려고 한다. 뮤지컬은 흥행에 성공하고, 배우들도 유명해진다. 이 순간을 작가는 평론가의 글을 통해 보여준다. 가장 높은 곳에 있을 때 질투와 방탕한 생활의 연장선이 그녀를 추락시킨다. 이 장면을 보면서 작가에게 놀랐다고 하면 내가 너무 보수적인가?
유럽에서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많은 미국인들은 전쟁에 참여하길 바라지 않는다. 이 분위기를 바꾼 것이 일본의 진주만 공격이다. 오빠 월터가 해군 장교로 입대하고, 그녀가 친 사고는 더 이상 고모와 함께 살 수 없게 만든다. 그녀의 삶을 오빠가 알게 되면서 보여주는 장면은 도덕적인 평범한 오빠의 행동이다. 집에 돌아와 향수병 때문에 돌아온 것처럼 연기하면서 조용히 살지만 그녀 속에서 꿈틀거리는 욕망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는다. 약혼자에게 처녀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할 때 장면은 내가 알던 그 시절의 모습이다. 그녀의 삶을 변하게 만든 것은 역시 전쟁이다. 고모가 그녀의 도움을 바라고 오면서 상황은 또 바뀐다.
한 소녀가 여자로 변하고,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과정을 과격하면서 직설적이고 노골적으로 표현했다. 실수도 하고, 실패도 경험한다. 하지만 자신만의 기술을 가진 그녀는 기존의 도덕 속에 갇혀 있지 않고 자신만의 삶을 찾아 움직인다. 할머니에게 배운 바느질은 그녀를 홀로 서게 만들었다. 극장의 의상 감독이 되었다가, 친구들의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주었다가, 결국 웨딩드레스 제작 업체까지 차린다. 안젤라에게 자신의 삶을 하나씩 풀어내는데 도덕적 가치관을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삶이다. 과거와 현재의 아픔에 매몰되지 않고, 마주보면서 나아갈 때 그녀는 어른이 된다. 사랑은 그렇게 찾아온다. 그 시대와 삶이 가진 아픔과 상처를 껴안고 받아들이면서 그녀와 친구들은 성장하고 앞장섰다. 매혹적인 인물과 상황들이 무겁지 않은 이야기로 나를 끌어들였고, 머릿속에서 그들이 춤추게 만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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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2010년 4월, 89살이 된 비비안은 옛 연인의 딸 안젤라에게 편지를 받게된다. '비비안, 엄마도 돌아가셨으니 이제 당신이 아버지에게 어떤 분이셨는지 편하게 말씀해주실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녀는 그가 그녀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설명하기 위해 기나긴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1940년 여름, 열아홉 살의 그녀의 이야기가 그렇게 시작된다.
열아홉 살의 비비안은 명성있는 바사 여자대학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다 결국 전 과목 낙제로 퇴학을 당해 집으로 돌아오게 된다. 바사 여자대학교를 졸업하고 매년 막대한 기부금을 보내는 엄마와 딸자식 문제까지 고민할 시간없는 사업가 아빠, 모범생에 모든 것에 유망한 오빠 윌터...그 집안에서 비비안은 그저 부끄럽고 무시하고픈 존재였다. 결국 부모님은 그녀를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페그 고모에게 보내버리고, 그 일은 그녀의 인생의 크나 큰 변화를 주게 된다.
낡고 다 쓰러져가는 공연장 릴리 플레이하우스와 그 곳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그녀가 마음을 뺏기게 되는 건 순식간의 일이었다. 페그 고모는 그녀의 감시자가 아닌 그녀의 젊음과 자유를 응원해주는 든든한 지원자였으며, 그 곳에서 만난 아름다운 쇼걸 샐리아는 그녀의 이상이자 영혼의 단짝이 되었다. 할머니에게 전수 받은 바느질 실력으로 극단의 공연의상을 전담하면서 극단 단원들과 릴리에서 살게 된 비비안. 젊고 아름다웠던 비비안과 샐리아는 뉴욕의 밤거리를 누비며, 그녀들의 아름다움에 취한 남자들과의 쾌락적인 하루하루를 즐기며 지낸다. 그곳에서는 자유, 쾌락, 젊음, 허영심, 욕망이 넘쳐났고 그녀는 그 삶에 매료되어 간다.
그러던 중 페그 고모의 친구이자 유럽에서 유명한 여배우 에드나 부부가 전쟁을 피해 릴리로 오게 되고, 실력있는 극작가인 고모부 빌리까지 합세해 <시티 오브 걸스>라는 멋진 공연을 탄생시킨다. 그 공연의 남주인공으로 발탁된 안소니와 사랑에 빠지게 된 비비안은 그를 통해 새로운 세상을 알게되고 그에게 푹 빠지고 만다. 하지만 그녀의 완벽했던 뉴욕생활은 어리석은 그녀의 질투로 전환을 맞게된다. 한 번의 실수로 그녀는 사랑하던 이들에게 배신감과 상처를 주고, 자책과 수치심으로 모든 걸 버리고 뉴욕에서 도망치고 만다.
그 후 비비안은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또 다른 인생을 겪게 되고, 그 속에서 새로운 우정과 사랑을 지켜나가며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게 된다. 방탕했던 그녀의 삶에서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고 그녀는 사랑, 자유, 그리고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게 됐을까? 안젤라의 아버지와는 어떤 관계였을까? 그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575페이지에 달하는 내용의 편지를 쓰며 긴 이야기를 해야만 했던 그녀의 그 후 이야기는 직접 읽어보길 권한다.
책의 중반부까지는 젊음과 아름다움에 고취된 한 여인의 방탕한 이야기였지만, 후반부로 가면서 시대를 앞서간 여인이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인정하며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모습은 작가가 이 시대 여성들에게 진정 하고픈 말이 담겨있는 듯 하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 다채롭고 흥미롭게 책을 읽다가 마지막 책장을 덮으면서는 내 삶을 되새기고 추억하게 되는 여운이 있는 이야기다. 장담컨데 영화화 되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읽는 내내 안젤라에게 자신의 지난 삶을 담담하게 독백하는 듯한 문체가 내가 직접 비비안에게 이야기를 듣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친근하고 정다워 더 몰입할 수 있었던 듯 하다. 상당한 두께의 책이지만 가볍게 읽어지고, 이 시대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내가 원하는 진정한 나와 나의 행복은 무엇인지 다시금 생각해볼 수 있어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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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열정적으로 사랑하고 실수하고 우정을 혼동하며 수치감에 주둑들기도 하지만 극복하고 서로 용서하고 용서받으며 한 발자국 더 나아가는 거라고 다독임을 주는 이야기"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작가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시티 오브 걸스>는 읽고 난 나에게 마치 '빨간 하트모양의 사탕'을 선물 해준 것 만 같았다. ??며칠 전, 그의 딸에게서 편지를 받았다. 안젤라 <시티 오브 걸스 첫문장> 비비안은 안젤라로부터 편지를 받는다. '비비안, 엄마도 돌아가셨으니 이제?당신이 아버지에게 어떤 분이셨는지 편하게 말씀해 주 실수 있을까요?' 비비안은 말한다. '그가 나에게 어떤 사람이었는지'에 관해서 이 첫장을 읽었을 때는 사랑이야기가 주인줄 알았다. 하지만 읽다보니 비비안의 인생이야기이다. 1940년대 여름에 19살이던 비비안은 대학교에서 낙제하여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페그 고모에게 보내진다. 부유한 집에서 남부러울게 없이 자란 비비안은 그저 이쁘고 젊었을 뿐이었다. 그런 그녀가 뉴욕에 가게 된 것이다. ??뉴욕과의 첫 만남. 안젤라, 그건 누구나 평생 한 번만 누릴 수 있는 대단한 경험이란다(중략)뉴욕에서 자랐다니 얼마나 행운이니, 하지만 뉴욕을 처음 만나는 순간은 누리지 못했을 테지 그건 안타깝구나, 인생 최고의 경험 하나를 놓쳤으니 말이다. 1940년의 뉴욕이란! <시티 오브 걸스 P33> 릴리 플레이하우스라는 쓰러져 가고 있는 극장의 극단을 운영하고 있는 페그고모와 극단에서 공연을 하는 배우들과 살게 되는 비비안. 모두들 그녀를 '꼬맹이'라고 부른다. 비비안은 그곳에서 여태까지 학교에서 배워왔던 세상의 룰과는 전혀 반대되는 세상을 보게 된다. 학교와 집에서는 순결을 가르쳤다면 이곳에서는 쾌락과 방탕해 보이기까지 하는 무절제한 삶의 즐거움이 가득하다. 할머니에게 배운 재봉기술로 비비안은 고모를 도와 배우들의 옷을 손봐 준다. 하지만 극단은 전쟁 시기와 맞물려 어렵기만 하고 독일의 영국 침공으로 영국의 유명한 배우부부가 미국으로 망명하여 고모와의 친분으로 인해 릴리 극장으로 오게 된다.? 이것을 계기로 고모와 떨어져 있는 고모부가 다시 릴리로 오게 되고 극단은 고모부 빌리의 등장으로 새로운 분위기를 가지게 된다. ??놀면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고들 하지만 그말은 틀렸어, 젊음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보물이고 그 보물을 귀하게 여기는 방법은 오직 낭비하는 것 뿐이거든. 그러니 충분히 젊음을 누려라, 비비안, 마음껏 낭비해버려 <시티 오브 걸스 P195> 그리고 비비안은 사랑에 빠지게 된다. ??가장 순수한 형태의 유혹이란 아마 이런 말 없는 대화일 것이다. <시티 오브 걸스 P235> 육체적인 사랑의 절정도 맛보게 된 비비안은 사랑에 빠진 안소니의 침대에 결박되고만 싶다. . . . 내가 살아온 방식과는 전혀 다르게 살아온 비비안이지만 커서 어른이 된다는 것은 다 같이 적용 되는 부분인것 같다. 그리고 아이로 남을 것인가 어른으로서 자리를 지키며 살것 인가는 각자의 선택으로 남을 것 같다. ??아무나 쉽게 어른이 되지 못해(중략) 하지만 어른이 되려면 어른의 자리에 서야 해. 당연히 그런 기대도 받게 되고, 자기만의 원칙과 신념도 지켜야 하고, 희생도 필요하단다. 사람들은 널 판단하겠지, 실수를 하면 해결해야 하고, 어른이 되지 못한 사람보다 충동을 자제하고 더 고상한 입장을 취해야 할 때가 있을 거야, 물론 많이 아프겠지만, 그렇기 때문에 어른의 자리가 힘든거란다. <시티 오브 걸스 P498> *이 책은 출판사 지원으로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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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엘리자베스 길버트 발표하는 작품마다 평단과 대중의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일으키는 전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첫 소설집<순례자들>이 펜/헤밍웨이 문학상 후보에, 첫 장편소설 <스턴맨>은 <뉴욕타임스> 주목할 만한 책에 선정됐다. 줄리아 로버츠 주연의 영화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원작인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는 30여 개 언어로 번역되어 1,000만 부 이상의 판매를 기록했다. 생동감 넘치는 여성 캐릭터와 본연의 자아를 찾아가는 스토리텔링이 특히 매력적이다. 2019년 발표한 <시티 오브 걸스> 또한 아마존 올해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며 뛰어난 스토리텔러로서의 역량을 재입증했다.
<시티 오브 걸스>는 작가의 인지도만큼 출간 때부터 꽤 많은 화제를 모았기에 꼭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야기는 주인공 '비비안 모리스'가 여든 아홉살이 된 2010년을 기준으로 시작된다. 그녀는 정체가 명확하지 않은 '안젤라'에게 회고록 형태의 편지를 쓰는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자신의 기나긴 이야기를 펼쳐 나간다. 1940년 여름으로 돌아가 열아홉살의 비비안 모리스는 모든 과목에서 낙제했고 결국 대학교에서 쫓겨난다. 부모님은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페그 고모에게 그녀를 보내버린다. 그녀에게 뉴욕은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고, '릴리 플레이하우스'에서 만나게 된 이들 또 신선함 자체였다.
" 1940년의 뉴욕이란! 그런 뉴욕은 다시 없을 것이다. 그 이전이나 이후의 뉴욕을 폄하할 생각은 물론 없다. 언제라고 뉴욕이 중요하지 않았겠니. 하지만 그때의 뉴욕은 그 도시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바로 그 도시, 오직 내 눈에만 새롭게 창조된 뉴욕은 다시 존재하지 못하겠지. 그 뉴욕은 책 사이에 끼워말린 나뭇잎과 책갈피처럼, 나만의 완벽한 뉴욕이 있겠고,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때의 뉴욕은 언제나 나만의 뉴욕이란다." p33-34 중에서.
우리가 국권을 상실한 채 일제의 탄압을 견뎌낼 때 즈음인 1940년의 뉴욕이라니.당시 극단의 모습이라던지 뉴욕의 배경이 상세하게 잘 표현되어서 읽는동안 흥미로웠다. 열아홉의 어린 소녀는 겁없이 세상 속으로 한걸음씩 내딛는다. <시티 오브 걸스>는 이 여성의 인생 이야기를 다룬다. '삶'을 살다보면 수 많은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랑, 우정, 미움, 슬픔, 분노, 두려움 등의 온갖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이 다양한 경험과 살면서 느끼는 감정들은 인간을 성장시키기도 하는데, 책은 결국 '비비안'의 성장 스토리를 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늘 그렇듯 내겐, 한 인간이 성장하게 되는 모습을 바라보는게 큰 재미로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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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단 하면서 장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기분 좋을 때는 무료로 받은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었을 때이다. 그리고 그 기분 좋은 상황이 생겼다. 내가 방금 읽은 '시티 오브 걸스'가 베스트셀러가 된 것이다.! 우리나라 베스트셀러가 된 이전에도 아마존 올해의 책,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등 눈부신 이력으로 이미 예견된 일이기도 했다.
'시티 오브 걸스'의 줄거리는 여든아홉 살의 노인이 된 주인공 '비비안 모리스'가 정체를 드러내지 않은 상대 '안젤라'에게 쓰는 회고록 형태의 편지로 시작된다. 1940년대 뉴욕의 한 극장을 배경으로, 19살 소녀의 인생 이야기가 담겨있다. 나는 이 이야기의 주제를 2가지 단어로 이야기하고 싶다. 사랑과, 자아(ego)이다. 한 여성의 사랑 이야기이기도 하는 동시에 한 명의 여성이 한 명의 인간으로 거듭나는, 자신의 자아를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비비안 모리스는 상당히 시대를 앞서간 생각을 가진 사람이다. 지금에 와서야 공감하고 '멋지다'라고 느끼지만 당시에는 사회로부터 곱지 않은 시선을 받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비비안 모리스를 보며 나는 지금 현존하는 (좋게 말해) 시대를 앞서가는 듯한 창의성이 높은 사람들의 의견이, 어쩌면 미래의 우리 모습이 아닐까 생각했다.
여든 아홉 살의 노인 비비안 모리스가 이야기하는 것은 결국 젊음에 대한 누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나는 젊은, 한참 놀아야 할 시기에 있는 사람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삶에 있어서 젊음을 마음껏 모험하며 낭비할 수 있도록, 누구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자아를 찾도록.!
- 이 서평은 몽실서평단으로부터 서평단 모집에 선정되어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