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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에서 1980년대 문단 평론계의 한 맥을 형성한 저자는 1974년 오둘둘 사건(5월 22일 서울대에서 긴급조치9호에 반대하여 일어난 최초의 대규모 학생시위)으로 체포되어 2년 6개월간 복역했다. 영등포 구치소를 시작으로 1977년 6월까지 공주교도에서 수감생활을 한 저자의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그와 그의 사랑 정숙씨가 나눈 서신 중 저자의 편지만 모아 출간한 것이다. '녹슨 쇠창살을 뚫고 캄캄한 독재의 하늘 위로 폭죽처럼 쏘아올린 청춘의 화양연화'라는 멋진 홍보문구도 좋았지만, 직접 접한 그의 문장들 속에서 어떻게든 한 시대를 살아내려는 청춘의 몸부림을 보았다.
처음은 그저 담담했다. 묵묵히 견디자고, 오히려 정숙씨를 위로하는 듯한 문장들과 위기를 기회로 삼으면서 스스로에게 내면의 성찰을 촉구하는 듯한 내용에 감탄했다. 2년 6개월, 말이 2년 6개월이지 새파란 청춘이 작은 방에 갇혀 허무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이었겠는가. 그럼에도 그의 깨끗한 내면이 보이는 듯한 맑고 담백한 문장들에서 격동의 시대 속 그가 있는 곳만이 순수의 향기가 풍겨나오는 것만 같았다.
그러나 담담하게 자신에게 주어진 길을 받아들이는 듯 보였던 그도, 책의 중반부에 가서는 괴로움에 몸부림치는 모습을 보여준다. 내면의 괴로움을 편지를 통해 정숙씨에게 털어놓고 또 후회하고, 자유를 갈망하면서 소소한 일상을 그리워하는 그의 모습에서 얼마나 많은 생각들이 머리속을 오갔을지 짐작도 되지 않는다. 하지만 저자 자신은 괴로웠을지언정, 나는 괴로움의 밑바닥까지 내려간 저자를 보면서 오히려 진실성을 느꼈다. 극한의 고통에 내몰린 자만이 얻을 수 있는 참된 깨달음 같은 것, 그가 내뱉는 말이 절대 가식적이거나 위선적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그런 시간들이 존재했기 때문이 아닐까.
수감 생활을 통해 더욱 자신을 갈고 닦은 저자의, 감히 내가 명문장이라 꼽는 부분이다. 사회의 엘리트였음에도 사회의 부조리함에 결코 눈감지 않고, 더불어 찾아온 고통 앞에서 어떤 식으로 살아갈 것인지를 다짐하는 이 문장들 속에서 보석처럼 빛나는 그의 정신을 본다.
괴로웠던 시간을 모두 흘려보내고 마침내 정숙씨를 만나게 되는 날을 맞이한 저자의 마음이 얼마나 설레고 행복했을지. 지면에서조차 햇살같은 그의 마음이 흘러나온다. 1979년 결혼해서 1981년 조금 전에는 아들의 돌을 기념한 저자가, 당연히 지금도 생존해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지만 1987년 불의의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는 작가소개란을 보고 마음이 쿵 떨어졌다. ![]() 담장 밖을 넘어 교환한 사랑의 기록이자 시대의 기록인 이 책이 어째서 입에서 입으로 전해졌는지 읽어본 사람만이 알 수 있다. 한 사내의 성찰과 고뇌, 고통과 사랑의 기억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멋진 그림들과 글귀가 어우러져 마음을 충만하게 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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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완독서평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저자 채광석님의 서간집으로 누군가의 편지를 읽는다는 것은 무언가 '낭만적인'기분이 든다. 허나 그 단어를 어떤 상황에서 사용하느냐에 따라 분위기가 조금씩은 달라진다. 위의 발췌문처럼낭만이란것이 감정의 충실, 소박함일진데 저자의 언급처럼 철이 없거나 상황파악을 제대로 못할 경우를 들어 '낭만같은소리'라고 말한다. 그러고보니 낭만이란 단어를 우리는 자주사용하지 않는다. 하지만 자신의 감정을 상대방과 나누고 싶거나 전달하고 싶을 때, 우리는 낭만이란 단어를 쓰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낭만적이다'라는 말만큼 상대의 지위나 권력, 명예 등 외적인 것과 무관하게 칭찬하는 단어도 흔치 않다. 옥중에서 쓰는 편지의 목적이 그저 무료함과 괴로움의 공유를 위해서가 아니라 기록의 한 갈래로 여기는 저자의 마음이 또 잔잔히 스며든다. 읽으면 읽을수록 아껴 읽고싶은 마음이 들정도다. 내게 있어 기록의 한방식은 이렇게 서평을 남갸두는 것인데 3년 전, 5년 전 무엇을 했는지는 몰라도 어떤 책을 읽고 어떤 문장이 마음에 남았는지를 지금과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 결혼 전후 보다, 마흔 전후보다 출산 전후의 감정과 염려가 가장 두드러진 차이를 보이는데 신기하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이 들기도 한다. 기록은 이토록 찬란하고 눈물겹다. 20세기 최대의 첼리스트 파블로 카살스의 약전이 나와있는데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은 좋다고 생각하는 일에 몸을 던지고 최선을 다 하지않으면 안 된다"라는 카살스 옹의 말은 감명 깊었습니다. 284쪽 나는 잘 살고 있을까. 최근 기록과 관련된 서적들이 홍수처럼 쏟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작가 지망생을 위한 창작론이었다면 최근에는 그저 꾸준히 자신의 이야기를 적는 것, 그것이 가계부든 에세이든 상관없이 기록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심리자가치유는 물론 나중에는 직업이 된 사람들도 많았다. 이렇게 책을 읽고 서평을 쓴 작가들 혹은 일반인들의 책들도 많아 여러 권 읽으면서도 여전히 규칙적으로 기록하기가 쉽지가 않다.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된다는데 살아있는 것에만 충실한 나를 반성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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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채광석 서간집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를 끝으로 사무사책방 시리즈를 마무리 헀다. 편지를 모아 만든 책을 뜻하는 서간집. 채광석의 서간집은 그가 옥중에서 쓴 편지를 모아 만들었다.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였던 채광석은 1974년 오둘둘 사건으로 체포되어 징역을 살았고 1980년 계엄포고령 위반으로 체포되어 40여일간 모진 고문을 당했다고 한다. 이후 교통사고로 사망했는데 당시 나이가 향년 39세였다고 하니 너무 짧게 살다 가신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
영등포 구치소를 시작으로 공주교도소의 가을, 겨울, 봄 출소까지.. 한 권에 담겨 있는 그의 편지를 읽다보면 어떤 사람이었을지 느낌이 전해진다. 채광석 시인이 공주교도소를 출소하던 날이 정확하게 내가 태어난 해, 태어난 날이었다.(뭔가 의미를 막 부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어..^^;) 서른 아홉, 너무 짧은 생을 살다 간 채광석 시인이라 결혼은 했던가? 의문을 품었는데 서문에서 결혼도 하고 첫아들 돌도 지났다는 글을 다시금 발견했다. 다행이다.. 생각했는데 또다시 홀로 남겨졌을 정숙씨가 걱정되기도 했다.
그가 정숙씨에게 보내는 편지는 시적인 제목으로부터 시작한다. 제목의 느낌이지만 뭔가 짧은 시를 한구절 읽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책을 참 많이 읽었고, 어려운 책도 뚝딱뚝딱 읽어내던 작가는 그녀에게도 책 읽기를 계속 권하고 있다. 독서의 힘이었을까, 시인이었기에 가능했을까.. 그가 남긴 문장들은 가슴을 울리고, 미소짓게 하고, 의외의 모습을 만나 놀라게도 하는 힘이 있었다.
"머무름은 죽음일 뿐입니다. 인간이기를 기원하는 모든 사랑과 믿음은 함께 산다는 정신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자기혁신을 시도할 때 비로소 정당한 의미를 가질 것입니다."
"열심히 읽고 열심히 명상하여 거듭나기 위한, 사랑하기 위한, 믿기 위한 자세를 다져 나가렵니다."
"가진 자의 오만, 부유한 자의 거드름, 그것을 내 삶 안에서는 영원히 사절하고자 합니다."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인간은 좋다고 생각하는 일에 몸을 던지고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린 건방지게도 예수의 삶을 본받아 죄인과 가난한 자들을 위해 산다고 떠들면서도 얼마나 많은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소외시켜왔는지 모릅니다."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를 읽으며 만나는 작가의 글은 사랑꾼 같은 느낌도 나지만 약간 개구진 느낌도 물씬 풍기고, 특히나 나의 삶을 돌아보게 만드는 문장도 만나게 된다. 한 곳에 머무르지 않는 사람이 되어야겠단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차별하지 않고 소외된 이가 없는지 잘 살펴야겠단 생각이 든다. 많이 읽고 많이 느껴야겠단 생각이 든다.
나와 한번도 마주친 적 없는 사람인데 그가 쓴 서간집을 통해 어디선가 만난 것 같은 느낌도 들고, 이 편지를 내가 받은 것 같은 느낌도 들고.. 그래서인지 채광석 시인과 가까운 사이가 된 것 같은 착각을 불러 일으켰던, 그래서 제목을 이렇게 지었구나 하는 생각도 하게 했던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였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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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 사무사책방
일단 책 제목이 감성적이다 싶었더니 에세이입니다. 정확히는 옥중서간집. 사무사 책방 시리즈를 들어간다고 하면 이 책부터 시작하는 게 좋겠다고 추천하셨어요. 그래서 지난번 "보이지 않는 가위손"을 과감히 덮고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로 다시 시작합니다. 어두운 시대에서 길어낸 우리 시대 최고의 연애 서간문. 우리가 잃어버린 순수의 원형의 담긴 고뇌와 사색의 기록. 이만큼의 소개로도 왠지 가슴이 두근두근! 고통의 시간에 담금질된 사랑만이 빛을 발한다. 감옥 안에서 제한된 장소와 시간에 써내려갔을 채광석 저자의 편지, 위트를 잃지 않고 인간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한 에세이 만나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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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시절 야학을 꾸리며 삶이 힘든 청소년들을 가르치고 젊은 20대에 2년 6개월간 세상의 불합리에 몸으로 부딪혀가며 옥고를 치른 청춘. 그는 시인이며 문학평론가였다. 불의의 교통사고만 당하지 않았더라면... 아직 살아있었더라면 ... 서울대 수학교육과 복학생이었던 저자가 당시 좋아하던 여학생에게 을지로에서 만나자고 약속을 했으나, 박정희 정권 당시 교내 시위로 투옥되면서 그 약속을 못 이루게 된다. 옥중 그 여대생에게 편지는 어려운 마음으로 시작된다. 시 같은 그의 편지글에서는 옥중 생활 속에 그의 마음의 변화를 읽을 수 있다. 비루한 빈대와 싸워가면서, 세상과 단절된 그곳은 그에게 책 속에 파묻혀있게도 했고 세상과 단절되었기에 우울한 나락으로도 떨어지곤 한다. 가끔은 희망으로, 또 절망스러움으로.. 하지만 그의 신앙이 자리 잡은 마음 때문인지 그의 마음과 행동의 기본됨은 아름답고 따뜻하다. 20대의 나이라고 보기에는 세상에 대한 사랑이 지금 시대의 우리들의 다소 개인적이고, 이기적인 마음들을 돌아보게 만든다. 그의 삶의 자세, 종교를 대하는 자세, 사람에 대한 자세를 읽을 수 있다. 아름답고 곱고 순수한 열정이 보인다. 우리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당시의 젊은 청년들의 순수한 결의와 마음, 그리고 행동과 처연한 희생에 따른 대가일 것이다.
이 책을 읽는 즐거움은 그의 곱디고운 글.. 그가 아마도 시인인 이유가 있다. 그리고 그가 옥중에서 읽는 책에 관한 이야기들이 흥미롭고 또 글 사이사이의 명화들 덕에 읽는 이로 하여금 행복감을 준다. 세상에 대한 헌신을 결심하는 아름다운 청년. 세상은 저자와 같은 이들 덕분에 더 따뜻하고 살만한 곳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리딩투데이에서 지원받은 도서를 읽고 작성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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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리즈 플라뇌르 Flaneur 산책자를 위한 푸르른 영혼의 성체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 채광석 서간집 시간을 거슬러 올라 때는 1975년 어디쯤입니다. 어린 청춘을 담보로 배운바 패기와 투지의 자유의지대로 세상을 바꾸고자 덤벼들었던 전쟁터에서 가로막힌 두터운 장벽을 올려다보는 느낌입니다. 채광석님은 이번 책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를 통해 처음 알았습니다. 그의 옥중 개인사 기록인 편지 글들을 보며 부드럽고 사랑이 그득하게 서정적이나 아프고 슬프고 고통스러운 이면을 마주합니다. 외롭고 고독한 투쟁이 두려워질 때 채광석님은 소중한 사람에게 용기 내어 두렵고 떨림을 진솔하게 고백합니다. 그리고 때로는 이 길이 맞는가 방황할 때도 소중한 그 연에게 투정도 해 보고 떼도 써보고 의지의 흔들림을 붙잡아 달라 흐느끼기도 합니다. 여리면서도 강인한 채광석님의 서신들을 보면서 마음 다잡는 법에 대해 다시 한 번 깨닫게 됩니다. 삶은 언제나 구비쳐 휘도는 물길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삶은 구비치며 그대의 심장에 나의 심장을 잇대어 출렁거리는 물길로 이어왔느니 살지라! 삶은 고뇌요 일상은 부대껴 권태의 늪을 이뤄갈지라도 살아서 즐거움과 괴로움 함께 마시며 사랑하는 작은 몸부림 속에 피로 흐르라 1977. 06.19 잇대어 있다라는 말을 나는 참 좋아합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없다면 일궈낼 수 없는 큰 어울림. 어쩌면 이 모든 것의 바탕이 바로 사랑의 힘이라는 것을 알기까지 우리는 숱한 삶의 구비구비에서 허우적거리고 있어야만 하는 존재들인지도 모릅니다. 알듯말듯 오묘한 진리이자 끈질긴 생명력, 바로 그 사랑말입니다.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한결같은 사랑과 믿음으로 서로에게 잇대어 있는 큰 뜻의 전해짐은 분명 미래로 걸어나가는 우리 모든 독자의 마음에 뜨거운 피로 남을 것 같습니다. #사무사책방시리즈 #나의초라한반자본주의 #그어딘가의구비에서우리가만났듯이 #만인의인문학 #메멘토모리죽음을기억하라 #국가의딜레마 #보이지않는가위손 #공주는어디에있는가 #리딩투데이 #리투리포터즈 #인문학 #다산 #리투지원도서 독서카페 리딩투데이 지원도서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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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사 책방 저자들은 모두 다 처음 만나 뵙게 된 분들이다. 나의 얕은 독서를 느낄 수 있었다. 채광석 작가는 우리나라 현대문학에서 레전드로 손 꼽히는 분이라고 한다. 이번 책을 통해서 채광석 작가의 작품을 만나뵙게 되었다.
이 책은 연애편지를 모아 책으로 발행한 서간집이다. 채광석 작가는 민주화 운동을 하다 대학교 4학년 때 수감생활을 하게 된다. 편지의 대상은 사랑하는 여인이다.
책을 읽을수록 '외유내강의 표본'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위의 말처럼 저자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그저 자신에게 주어진 상황에 신중하면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히 이행해갈 뿐 외적인 것에 동요되지 않는 분과 같았다. 또한, 독재 속에서도 살아가려 노력한 청춘의 강인함을 볼 수 있었다.
우스게소리로 옥중이 최적의 독서 장소라고 하지 않는가. 저자는 수감생활 하는 동안 문학에 대한 열정으로 끊임없는 정진의 자세를 가지기도 했다. 문학, 신학, 사회학은 물론 원서도 읽을 정도였으며, 감명깊은 책은 사랑하는 여인에게 추천할 정도였다. 또한, 유리창의 방패막으로 현실과 동떨어진 이야기 꾼이 될까 염려스러워 일상얘기를 듣기를 원하였다. 대학교 4학년 2년의 수감생활. 독자인 나에게는 체감으로 다가오지 못하지만 어린 나이에 깜깜한 쇠창살 사이에 갇혀 외부와의 단절이 얼마나 무서웠을까. 감히 생각으로 위로를 해본다. 책을 읽다보면 작가도 자신의 괴로운 심정을 털어놓지만 다시, 따뜻한 말과 일상 얘기로 평범하게 삶을 살아가려 노력한다. 작가의 솔직한 내면을 볼 수 있음에, 어떻게 보면 가장 어려운 평범함을 살아가려는 모습이 작가를 더욱 더 빛나게 해주었다.
대학교 4학년의 글솜씨와 감정, 지조, 자중함 등 모든 것이 나에게 경종을 울렸다. 사랑하는 여인에 대한 사랑표현과 안심시켜주기 위한 다정한 말, 유머는 보는 이들로 하여금 마음을 따스하게 해주며 부러울 정도였다. 어린 나이였지만 자신의 확고한 의지와 신념을 가지고 고난이 닥쳐와도 묵묵히 견디며 자기수양의 시간으로 전환하는 자세에 존경심을 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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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쓰는 목적 중의 하나는 훗날, 지나간 생활의 의미와 그 삶의 과정을 밝혀두려는 것입니다.
미숙하면 미숙한 대로 괴로우면 괴로운 대로, 권태로우면 권태로운 대로, 그것은 제각기 가치를 지니면서 삶의 기록에 편입되는 것입니다.
하나하나의 일상사들, 그것이 부족하고 못난 것이라도 그런대로 갈고 닦아가는 평범한 철학이야말로 빛을 향해 나아가는 가장 격렬한 삶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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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년 정도의 세월이 지루하고 갑갑하다면, 앞으로 견뎌야 할 우리들의 삶은 너무나도 허약한 것이 아니겠습니까?'
'괴로움은 언제나 참을 수 있는 자에게 부여해주는 신의 신뢰의 표시'
희망 속에서 절망을 보고 절망 속에서 희망을 볼 수 있는 것이 우리들의 세계입니다.
우리들이 빛과 희망에 안주할 때 우리는 쾌락주의에 빠지기 쉽고, 우리들이 어둠과 절망 속에 잠겨들 때 우리는 패배주의에로 타락하기 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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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
사무사책방 시리즈는 한 시리즈지만 책의 표지에 서로 다른 알파벳 표시가 있다.
이 책은 '시리즈 플라뇌르'로 분류된다. 이 분류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현대 한국의 에세이'를 의미한다.
어떤 내용의 에세이일가 궁금하면서도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라는 책 제목을 읽고 조금은 그 내용을 추측해보기도 했다.
어쩌면 예상가 비슷했을 것 같은데, 이 책에 담긴 주제는 '사랑'이다.
그런데 이 책은 앞서 말한 것 처럼 '에세이'다. 즉, 작가님 자신의 사랑이야기가 담겨져있는 것이다.
고지식하거나 족므 야릇한 표현이 섞인 사랑을 주제로한 에세이와는 비교하지 말것!
채광석 시인의 옥중 서간집은 <그 어딘가의 구비에서 우리가 만났듯이>는 시대적 상황과 옥중 이라는 배경이 묻어나지만 그 감정과 고민, 기다림과 사랑을 다정하게 진솔하게 그리고 따뜻하게 담아낸 에세이다.
그렇기에 한 개인의 사랑과 그리움이 담긴 편지를 넘어서 한국인이 사랑하는 현대 한국의 에세이로 소개될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또한 읽으면 읽을 수록 사랑이 담긴, 다시 읽고 싶어지는 에세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은 책을 펼치면서 속으로 읽어갈 때 나도 모르게 책 마다 읽혀지는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목소리가 다르다는 것은 누가 읽어주거나 오디오 파일을 들었다는 것이 아니라, 책의 전체적인 내용이나 흐름 혹은 저자에 대해서 알고 있는 것도 아니기에 그저 책을 펼치고 눈으로 읽어가며 한 글자, 한 문장, 한 면의 내용을 만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읽혀가는 소리가, 내 속에서 이 글을 읽는 목소리가 다정하고 따뜻해서 놀랐다.
다른 목소리로 읽어보려해도 계속 따뜻한 햇살같으면서도 한편으로는 서정적 감정을 머금고 있는 듯한 목소리, 그렇지만 차갑거나 슬프다기보다는 배려심있는 다정한 미소로 말하는 듯환 목소리로 읽혀진다.
어쩌면 그 목소리로 읽혀지는 이유는 햇살이 기쁨의 얼굴을 하고 있고 그 가운데 '당신의 웃음'이 떠오른다는 시작부터 다정하였기 때문일까?
하지만 한 부분에서만 이런 따스함이 있는 것이 아니다. 옥중 생활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면서도 사랑의 마음에 변함이 없고 그림움과 사랑함에 다정한 문채가 변함이 없다는 것이 대단하다고 생각되었다.
또한, 그 가운데도 '감사'를 말하고 '희망'을 표현하는 것도 변함이 없었다. 그저 다정한 듯한 글이 아니라. 내면에 긍정의 힘과 감사함이 있으며 그 상황 가운데서도 그렇게 마음을 다듬을 수 있는 힘을 가진 햇살 가운 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중간 중간 장을 넘기기 전에 화가의 그림이 저자의 그림과 함께 배치되어 있다.
서로 다른 두 사람의 그림과 글이지만, 저자의 글과 귀스타브의 그림은 하나의 구성처럼 어우러진다.
또한 이에 앞서 '기쁨이 나를 있게 하고 당신을 있게 하고 우리들의 삶을 있게 하는 모든 어둠속의 존재들과 빛 속의 존재들에게 스스로 감사의 말을 엮어보기도 합니다' 라는 저자의 표현에서
'감사', '기쁨' ,'찬양' 등의 표현을 밝은 곳이 아닌 어둠과 갗은 상황에서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저자의 글이 가진 힘이라는 생각도 든다.
나에게 직접적으로 말을 건네도 감사의 말을 엮어 전하는 것이 아니어도 저자의 담담한듯 따뜻한 글을 읽으며
인위적인 형광등의 빛보다는 흔들거릴지라도 따뜻하게 주위를 밝히는 촛불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저 잠시 기다리면 되는 짧은 인내의 시간도 아니고 기다리기만 하면되고 다른 걱정과 염려의 것들이 없는 상황도 아니다.
기다림 끝에 면회장에 들어서서 울음부터 나오게 되었던 현실과 그런 그녀의 어려움을 온전히 알 수 없었던 저자의 어려움 또한 옥중에 있으면서도 고민하고 다시 생각해 보게되는 질문들, 그리고 그러한 어려움에도 기다림으로 커져가는 그리움.
기다림과 그리움만으로도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그 과정을 더 어렵게 하는 많은 상황과 현실들,
그럼에도 그의 서신에는 그 현실에서 무너지는 것이 아니라 그럼에도 기다리고 그리워하고 사랑하며 희망하는 마음이 담겨져 있다.
또한 이 서신에서 저자는 자신은 'worse'라 표현하고 받는 이에게는 'better'라고 표현한다.
자신을 낮추어 표현한 말은 그저 붙잡으려는 속셈이 있는 표현이 아니라 정말 상대방에 대한 고마움과 사랑의 마음을 담은 표현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책을, 책에 담긴 서신을 다 읽고 다시 이 책을 읽는 독자에게 저자가 남긴 글을 읽어보면 그 감정이 또 다름을 느낄 수 있다.
얇은 두께가 아니기에 시간이 읽는데 시간이 걸려서 앞 부분의 내용이나 감성을 잊을 수 있지만, 서신 끝에서 다시 앞 부분 그것도 내용이 아니라 저자가 쓴 소개글 같은 편지를 읽기를 권하는 이유는
기다림을 말하고 만나기 며칠전을 적으며 기다린 그 그리움과 기다림의 끝의 만남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를 다시 확인하며 책을 바라볼 때 따스하고 다정한 문채의 감정에 사랑이라는 단어가 감싸안음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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