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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님은 『체공녀 강주룡』, 『마르타의 일』 그리고 『더 셜리 클럽』까지, 각자의 책에서 전혀 다른 온도와 색깔의 글들을 쓴 작가님 이라고 생각을 해왔다. 모든 작품을 다 재미있게 봐서 이번 신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서평단 신청도 하고 구매도 했는데, 서평단에 당첨이 되어버려서 책이 2권이 되었다. 작가님의 최근 작품이 『더 셜리 클럽』이어서 이 『호르몬이 그랬어』도 당연히 제목과 표지로 봤을 때 통통 튀는 발랄한 느낌의 책이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첫 번째 단편을 읽으면서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알게 되었다. 『호르몬이 그랬어』 자음과모음 출판사의 트리플 시리즈 첫 책으로 단편3편과 에세이를 실은 형식의 책이다. 받자마자 생각보다 얇은 두께에 놀랐지만 새롭고 신선한 기획이라 생각했다. 특히 책에 실린 이 단편 3편은 작가님이 20살 초반에 쓰신 작품들을 조금 고쳐서 실으신 것이라고 한다. 조금 모호해도 아름다운 문장을 쓰고 싶었고, 감히 아무나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들을 짓고 싶었다는 작가님의 말처럼 아름다운 문장들이 눈에 띄었고, 얇은 두께에도 쉽게 읽히지는 않는 책이었다. 20대, 겨울, 도시, 이별이란 단어가 잘 어울리는 3편의 단편 모두 어떤 부분에선 마음이 시리도록 공감이 되고 또 어떤 부분에서는 아리송하게 느껴졌다. 그 중 내 최애 단편을 뽑자면 <다시 바람은 그대 쪽으로>를 뽑겠다. 청춘은 왜 아파야할까. 밝고 찬란한 그 한 시절 맘 놓고 행복하면 안 되려나. 작가님의 20대 시절 쓴 이 단편들은 꼭 그때에만 쓸 수 있는 그런 감정들이 가득 담긴 글이라고 느꼈다. 3편의 단편 뒤에 실린 저자의 에세이를 읽으며 모호했던 작품을 좀 더 이해할 수 있었을 뿐 아니라 박서련이라는 사람에 대해 뭔가 더 알게 되어서 좋았던 책이다. - - - “전리품을 빼앗기듯 처녀를 잃었다‘라는 문장을 삭제했다. 하품조차 나오지 않는 문장이고, 아무리 한참전 일이라지만, 내가 쓴 것이어서 냉정하게 생각하기가 어렵다. 스무 살 4월에 어떤 남자를 만났고 전혀 기억에 남지 않는 연애를 했으며 그때도 그렇게 생각했는지 일기에도 만나고 헤어진 것조차 제대로 쓰지 않았기 때문에 되짚어봐도 떠오르는 게 없다. 그 남자와 관계를 가진 건 맞지만 그건 전리품을 빼앗기는 느낌도 아니었고 처녀를 잃을 도리도 없었다. - 예라는 글자는 예의 이름 끝에 들어갔다. 내 이름 앞 글자인 서 자와 같은 자였다. 미리 예豫, 펼칠 서豫. 똑같은 글자가 내 이름에서는 서로, 그 애의 이름에서는 예로 바뀌는 것을 우리는 신기하게 여겼다. - 오랜 시간이 지나 드디어 이렇게 말할 수 있게 되었다. 예는 구겨지지 않았다. 대신 사라졌다. 오로지 나의 세계에서만. - 으레 예가 먼저 잠들었고, 나는 그 애가 좋아하던 소설에서처럼 순간 내가 삼킨 숨이 그 애가 막 뱉어낸 날숨이 아닌지 생각하다 수면등을 끄곤했다. 서로의 몸을 만지는 것은 우리의 가느다란 숨들 뿐이었다. - 나는 누군가의 물음이 잘 지내니?가 아닌 잘지내지? 인 것에 고마움을 느낀다. 정말로 잘 지내는지 모르겠다는 걱정스러움이 아니라, 당연히 잘 지내고 있지 않겠느냐는 투의 단정이 질문에 들어 있기 때문이다. - 나 지금 서울이야. 갑자기 무슨 소리야? 서울은 나한테 도시가 아니고 상태인 것 같아. 겨울이 와도 나는 서울. 겨울이 가도 나는 서울. 여름도 가을도 봄도 없이 나는 서울이야. 그러다 예는 문득 나를 보며 물었다. 너도 서울이야? - 두꺼운 옷가지에 파묻힌 노인들이 나를 보고 있었다. 오래된 정물화처럼, 흐르다 남은 연민 같은 것들이 말라붙은 눈길들이었다. - 첫 번째 장면, 너는 태양광이 맑게 스미는 바닷속을 유영한다. 장난기로 반짝이는 눈 아래 산호 같은 뺨과 어깨가 나란하다. 다른 촬영에서 수없이 찍어오면서 너를 떠올렸던 연출이다. 이윽고 해변으로 나온 너는 모래 위에 서 있던 나의 손을 잡는다. 이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나는 온통 무너졌다가 다시 쌓이는 것 같은 느낌이었다. - 셋 세면 동시에 뭐가 되고 싶은지 말하기. 하나, 둘, 셋, 너. 네가 되고 싶은 나는 내가 되고 싶어 하는 너를 안아주었다. 너는 안긴 채로 우물우물 말했다. 이상하지 않아? 뭐가? 살아 있는 우리보다 죽은 사람들이 지구상에서 더 넓은 면적을 차지하고 있는 거. 나는 안쓰러운 너를 더 세게 안으며 내 무덤은 너야 라고 말해주었다. 가장 아름답고 가장 크며 유일한 나의, - 너를 울리면 죽고 싶어졌고 네가 울면 죽기 싫어졌다. 네가 죽는 걸 상상하고 싶지 않아서 너보다 먼저 죽고 싶었지만 내가 죽는 걸 봐야 할 너를 생각하면 네가 먼저 죽었으면 싶기도 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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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공녀 강주룡>으로 제23회 한겨레문학상을 수상한 박서련 작가의 작품입니다. 자음과모음 출판사에서 기획한 트리플 시리즈 중 한 권으로 단편과 에세이 모음집입니다. 이 시리즈의 다른 책들을 괜찮게 읽었는데 박서련 작가님이 첫 스타트였네요. 잘 읽었습니다. |
| 박서련 작가의 글들을 좋아해요. 호르몬이 그랬어는 박서련 작가 책이기도 하고 표지도 제목도 귀여워서 구매하게 됐어요~ 문장들이 섬세하면서도 읽기 좋았어요. 이런 젊은 여성 작가들의 책을 더 많이 읽고 싶어요. 앞으로도 응원하겠습니당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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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서련 작가님의 호르몬이 그랬어 리뷰입니다. 본 리뷰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으므로 감상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호르몬이 그랬어는 이전에 재밌게 봤던 책이라서요 이번엔 친한 친구한테 생일 선물로 보내줬습니다! 친구도 재밌게 읽고 있는 것 같아서 넘 기쁘네요^^ㅎㅎ 작가님 앞으로의 글도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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