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5)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80%
  • 리뷰 총점8 20%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10.0
  • 30대 0.0
  • 40대 10.0
  • 50대 8.0

포토/동영상 (4)

리뷰 총점 종이책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댈러웨이 부인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댈러웨이 부인" 내용보기
세계문학을 주제로 한 책들은 언제나 반갑고,그래서 시선이 간다.<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제목을 보자마자 반가웠던 이유도 그래서다.그런데..이 책 혹시..개정판은 아닐까 싶어 찾아 보았는데,개정판이 맞다.^^   94년에 구입했다는 메모가 있어 반갑다.사실,신기했던 건, 이 책을 읽을 당시 읽은 고전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다는 거였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댈러웨이 부인" 내용보기

세계문학을 주제로 한 책들은 언제나 반갑고,그래서 시선이 간다.<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제목을 보자마자 반가웠던 이유도 그래서다.그런데..이 책 혹시..개정판은 아닐까 싶어 찾아 보았는데,개정판이 맞다.^^

 

94년에 구입했다는 메모가 있어 반갑다.사실,신기했던 건, 이 책을 읽을 당시 읽은 고전은 거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재미나게 읽을수 있었다는 거였다.밑줄까지 그어가면서..그런데 거기까지 였다. 소개된 책들을 나는 찾아 읽지 않았다.(이유는 잘 모르겠다.한가지 추측해 볼 수 있는 건 고전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는 것 정도...)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책은 도끼다>를 읽고 난 후 고전을 읽고 싶은 마음이..이후 한 권씩 읽을 때마다 <김승희 세계문학기행>을 꺼내 보곤 했다.비교하고,공감하고,미처 보지 못한 시선과 만나기도 하고...

"더러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말하지만 저는 책 읽기의 새로움을 말하고 싶습니다.책을 읽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새로운 자아의 확장,새로운 자아의 영토,새로운 현실 공간을 줌으로써 늘 미지의 새로움을 알게 하지요.자아의 울타리를 부수고 나보다 더 큰 나, 나보다 더 여럿인 나,나보다 더 새로운 다채로운 나를 만날 수 있게 합니다"/6쪽

개정판을 내면서 책을 조금 손질했다고 했다.작가의 말이 우선 길어졌다.^^ 그런데,작가의 말에서 벌써 반가움을 느낀건,고전읽기의 즐거움 보다 고전읽기의 새로움에 대한 언급이 있어서다.읽은 고전을 읽고 또 읽어도 매번 새로움을 느끼는 그 짜릿함을 교감한 것 같아서..^^  작가의 말을 읽고 잠시 책을 덮어둔 건 마침 <댈러웨이 부인>을 읽고 있었기 때문이다. 스포일러도 아닌데,읽고 나서 교감의 지점,미처 보지 못한 부분을 만나고 싶은 설렘을 남겨두고 싶어서였다.그런데,그렇게 하길 잘했다는 생각을 했다.

 

 

 <댈러웨이 부인>을 읽으면서 인상깊은 구절로 남겨 놓은 문장을 만나게 되다니...소설을 읽다 보면 밑줄 긋고 싶은 문장이 정말 많아서,이렇게 같은 문장을 골라 놓기란..물론 선생께서 고른 이유와,내가 고른 이유의 동기는 다를지 모르겠지만..무튼 반가웠다. <댈러웨이 부인>에서 버지니아울프가 하고 싶었던 ..정말 하고자 했던 말을 찾아낸 것 같아서... 그리고 저와 같은 생각을 하게 된 이유가 소개되어 있었다."울프는 에세이 <현대소설>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 바 있다.'내면을 들여다보라,평범한 날의 평범한 마음을 잠시 자세히 바라보라.마음은 수많은 인상을 받고 있다.하잘것없고,환상적인 곧 사라져버릴 혹은 강철처럼 날카롭게 각인된 인상들을'"/284~285쪽 개정판 띠지에는 '삶의 길을 묻는 그대들에게 바치는 시인 김승희의 52권 문학 속 52가지 인생론1' 이란 설명이 있다. <댈러웨이 부인>을 다시 읽으면서 삶과 죽음,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인생론의 수많은 곁가지들 같은...적어도 이 책에 소개된 책들을 새로이 만나게 될 때는 '인생론'이란 화두로 접근하며 읽어볼 생각이다. <책은 도끼다>을 읽을때도 그랬지만,이 책 역시 한 번에 읽지 않는 것이 더 좋을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먼저 읽고 난 작가의 시선으로 한 번 더 만나 보는 것은 어떨지...^^

w*******i 2021.02.13.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주목받지 못하는 절망을 쓰기._'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보폭을 살피는 일.
"주목받지 못하는 절망을 쓰기._'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보폭을 살피는 일." 내용보기
시대가 바뀌면 독법도 바뀌게 된다. 시대상의 반영이라는 고루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개중에는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독법이 존재한다는 걸 역설하고자 함이다. 지금의 시선과 적당한 거리감과 밀착됨을 모두 지닌 김승희 시인의 글은 책을 넘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씹어 삼켜 소화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나아가 성실한 쓰기로 맺어진 생각들이 그 글에 대한 호오와
"주목받지 못하는 절망을 쓰기._'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학의 보폭을 살피는 일." 내용보기

시대가 바뀌면 독법도 바뀌게 된다. 시대상의 반영이라는 고루한 얘기를 하려는 게 아니라, 개중에는 시간이 지나도 유효한 독법이 존재한다는 걸 역설하고자 함이다. 지금의 시선과 적당한 거리감과 밀착됨을 모두 지닌 김승희 시인의 글은 책을 넘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책을 씹어 삼켜 소화하는 과정에 방점을 찍는다. 나아가 성실한 쓰기로 맺어진 생각들이 그 글에 대한 호오와 관계없이 몸을 통과하는 순간이 있다.      

 

 어떤 절망과 고뇌는 사람들이 ‘이미 다 아는 것’이어서 주목받지 못한다. ‘아는 좌절’을 얘기하는 게 얼마나 고된 일일까. 김승희 시인은 아는 것에서 모르는 걸 끄집어낸다거나 하는 방법론에 집착하지 않는다. 작품 속에 존재하는 의미와 행간에 자리한 시간의 흔적을 우직하게 적어낼 뿐이다. 그 성실함은 송원경 편집자의 말처럼 ‘희망을 찾기 위해서는 절망을 응시’하는 작가의 태도와 관련이 있다. 

 

 더불어 “문학의 당위를 주장하기보다는 불가피를 고뇌해야 한다고 믿는”(신형철, 『느낌의 공동체』) 작가가 김승희 시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불가피하게 그곳에 존재하게 된 문학을 얘기하기 위해서는 남들이 주목하는, 타인의 희구와 맞춤한 얘기를 적어냄으로써 가능한 게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자의 문학이 지닌 보폭을 살피는 일이 되어야 할 테다. 여러 해를 지나 다시 이곳에 다다른 ‘문학기행’이 여전히 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목격했다.     


아름다움의 쓸모     


헤르만 헤세의 『크눌프, 삶으로부터의 세 이야기』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가장 아름다운 것이란 언제나 기쁨을 주는 동시에 슬픔과 불안을 안겨줄 때 아름다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 그것을 보고 있노라면 기쁨과 함께 불안을 느끼는 것일세. 그것이 서로 맺어져 있기 때문에 그것이 영원보다 더 아름다운 것일세.     

 

나는 여기서 아름다움의 ‘쓸모’를 본다. ‘쓸모’의 쓸모없음에 대해. 그리고 그 쓸모없음의 쓸모를 다시 생각한다.

     

“예술이 지향하는 이상 가운데 하나는 아름다우면서 쓸모없는 것이 되는 것이다. 그런데 오해하지 말 것은 이 쓸모없다는 것은 ‘지금 쓸모가 없다’는 말이다. 그것의 쓸모를 찾아내는 것이 문화의 발전이기도 하다.” 황현산, 『내가 모르는 것이 참 많다』

 

희극의 조건과 비극의 주변인     


 김승희 시인은 윌리엄 사로얀의 소설 『인간희극 The Human Comedy』 의 제목을 두고 희극에 대해 얘기한다. 희극을 ‘경험의 어둠이 밝음으로 여과되어가는 관점’(크리스토퍼 프라이)으로 설명한다면 이 제목이 단테의 신곡(The Divine Comedy, 천상의 관점)과 대비되는 인간극이 아니라 인간희극이어도 적절해 보인다는 주장인데, 개인적으로는 삶의 혼란과 안정이 병존하며 과도기적 이행을 겪는 게 희극이 아닐까 생각했다.     

죽음의 의미를 묻는 젊은이에게 ‘그것은 젊은 질문이고 나는 늙은이’라며 그것의 알 수 없음을 내비치지만 결국 세상이 모든 겁쟁이들의 자리라는 것을 알려주고(“겁이 나서 그들은 서로 겁을 준단다.”), ‘나는 모든 태도의 밑에 깔린 참된 본질에 관심이 있’다며 따뜻함을 건네주는 게 이 ‘희극’에 빠질 수 없는 얘기임을 알았다.     

 그렇다면 비극은 어떤가. 시대는 우리를 비극의 어디에 위치시킬까. 전쟁이 낳은 비관적 실존주의 문학의 경우 손창섭의 외침이 헤밍웨이의 『무기여 잘 있거라』와 나란한 배음을 이룬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그는 그러한 비극을 연출하기 위한 의미로만 존재하는 것인가. 신은 이 세상 만물 중 어느 것 하나 의미 없이 만든 것이 없다고 하니 말이다.”     

 

전쟁과 황폐의 상황 속, 비극에서마저 주변인으로 전락하는 인물들의 외침이 시공을 초월해 메아리친다.   

   

배달과 알고리즘의 시대자아와 양심의 자리     


‘배달과 알고리즘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통조림의 시대’는 외피만 바꾼 채 여전히 이어진다.    

 

“나는 우리가 통조림의 시대 속에 살고 있다고 생각하네. 우리는 이미 생각할 필요가 없어졌네. 만사가 미리 생각되고 미리 씹어지고 미리 느껴진 것이거든. 열기만 하면 되니까. 날마다 세 번씩 집으로 배달되고.” 에리히 마리아 레마르크, 『개선문』     

 

자아가 비대해지면서 우리 안에 양심이 위치할 자리 역시 좁아지는가? 믿음이나 신념은 시대와 불화할 수 있지만 맹목은 ‘나’ 바깥의 대다수의 세계와 불화한다. 그런 의미에서 양심의 자리는 여전히 중요하다.     

 

나는 다른 사람들과 살기 전에 나 자신과 함께 살아야 하니까. 다수결의 원칙을 따르지 않는 유일한 것은 사람의 양심이야. 하퍼 리, 『앵무새 죽이기』 
YES마니아 : 플래티넘 b*****4 2021.02.17.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시인의 언어, 시인의 책 읽기
"시인의 언어, 시인의 책 읽기 " 내용보기
저자 약력을 보며 최근 많은 책을 읽었지만 살아있는 한국 작가 중에 이 정도 나이와 경력의 여성 작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확히 친정어머니와 같은 해에 태어나신 분 그리고 이 책은 저자가 마흔일 때 쓴 책. 난다출판사 대표인 김민정 시인이 1992년 『세계문학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을 푹 빠져 읽고 여러 다양한 세계 고전의 세계를 탐닉했던
"시인의 언어, 시인의 책 읽기 " 내용보기
저자 약력을 보며 최근 많은 책을 읽었지만 살아있는 한국 작가 중에 이 정도 나이와 경력의 여성 작가 책을 읽은 적이 있었나 하는 생각을 했다. 정확히 친정어머니와 같은 해에 태어나신 분 그리고 이 책은 저자가 마흔일 때 쓴 책.

난다출판사 대표인 김민정 시인이 1992년 『세계문학기행』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던 이 책을 푹 빠져 읽고 여러 다양한 세계 고전의 세계를 탐닉했던 소중한 경험과 기억을 담아 다시 이 책을 아름답게 재탄생시켜 세상에 내어놓았다. 이런 팬심, 이런 덕질은 정말 아름답고 소중하다. 이제껏 몰랐던 책을, 이런 마음과 정성이 아니면 만날 수 없었을 책을 만나게 해주었으니.

며칠 전에는 난다출판사에서 이벤트로 김승희 시인 라이브 방송을 진행해주셨는데, 그 방송을 보고 난 이후 책을 읽으니 마치 음성지원이라도 되는 듯, 글에서 작가님 목소리가 함께 들리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또한 여러 인상적인 이야기들이 있었지만, 흘러가듯 말씀하신 한 마디가 이상하게 계속 마음에 남았다.

질문은 대략 이런 것이었다. ‘세계문학작품들을 어떻게 하면 깊이 노력하며 읽어낼 수 있을까요?’ 정도의 질문. 그런데 툭, 곧바로 하신 말씀. “음? 문학작품이 그냥 좋아서 탐닉하고 빠져들었던 거지, 뭔가 그렇게 노력까지 하면서 읽어야 할까요?” (정확한 워딩은 아닐 수 있지만 대략 이런 의미의 말씀이었는데) 다른 다양한 이야기들보다 이 말씀 한 마디가 자꾸만 귓가와 마음에 맴돌았다. 노력하며 읽는 게 아닌, 그냥 빠져들어서 읽게 되는 책, 그런 충만한 몰입의 시간을 상상하면서.

시인이 읽은 52권의 책들. 여기에는 읽은 책들도 있고 읽지 않은 책들도 있었다. 같은 책을 읽었음에도 이렇게 깊이 있는 통찰을 담아내다니 싶은 글들도 있었고, 내 마음과 생각을 닮아 있어 즐거운 글도 있었다. 아직 읽지 못한, 그래서 마치 아직 걸어가지 않은 길처럼 신비롭고 궁금한 책들이 담긴 세헤라자데의 이야기 같은 책.

고전은 왜 고전이 되었을까? 몇 백 년 전, 몇 십 년 전의 목소리들을 다시 길어올려 이야기하는 시인의 책 이야기가 뭔가 비밀스런 속삭임처럼 다가왔다. 읽었던 책들도 다시 한 번, 52권의 사유를 따라 다시 한 번 책 여행을 떠나고 싶어지는 마음. 과연 문학에 빠져들어 읽은 사람의 이야기답고 그 때 그 시절, 지금의 내 나이 또래였던 시인의 세계에 내 마음을 살포시 얹어보게도 된다. 그러면서 동시에 세계문학이 이토록 아름다우니 우리 문학은 또 우리만의 매력으로 얼마나 아름다운지 더 관심 있게 생각해보게 되기도 하는.

김민정 시인의 팬심이 가득 담긴 우아한 표지 그림에 무코팅의 책 표지 질감까지 매력적인 아름다운 책. 또 한 번 한 계절이 흘러가려 하는 이 때, 우리의 밤이 외롭지 않게 환해지는 건 먼저 이 생을 살다간 무수한 사람들의 목소리가 여러 책을 통해 건너건너 말을 건네기 때문이 아닐까?

??난다서포터즈로 활동하면서 출판사로부터 책을 지원받았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e****n 2021.02.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계문학 속에서 유영하는 나
"세계문학 속에서 유영하는 나" 내용보기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는 저자 김승희 시인이 52권의 세계문학을 읽고 사유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1992년에 나왔었던 책을 30년 만에 다시 펴냈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추천사를 보면 김민정 시인이 긴 시간 얼마나 이 책을 아끼고 사랑했었는지 그 벅찬 기쁨과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얼마 전 난다 라이브 방송에서 김승희 시인이 나와 카슨 매컬러
"세계문학 속에서 유영하는 나" 내용보기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는 저자 김승희 시인이 52권의 세계문학을 읽고 사유한 것을 정리한 책이다. 1992년에 나왔었던 책을 30년 만에 다시 펴냈다는 것이 특별한 의미로 다가온다. 추천사를 보면 김민정 시인이 긴 시간 얼마나 이 책을 아끼고 사랑했었는지 그 벅찬 기쁨과 감격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얼마 전 난다 라이브 방송에서 김승희 시인이 나와 카슨 매컬러스의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에서 읽어주신 문장이 있었는데 그래서일까. 52권 중 이 책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책은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부터 에리카 종의 『날아다니는 것이 무서워』까지 익숙하면서 생경한 세계문학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다. 10대 이후 새로운 세계고전문학이 내 머리와 마음속에 추가되지 못했었다. 이 책을 계기로 김승희 시인이 소개해 준 52권을 한 권 한 권 온전히, 다시 읽어야겠다는 목표가 생겼다.

세계를 시야에 두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요즘, 나는 그 속에서 한없이 미약한 존재이자 세계에 단 하나뿐인 고유한 존재로 살아가고 있는데 그것을 인식시켜주는 것이 세계문학이다. 세계문학에 힘입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에 대해 다시금 생각에 잠긴다. 52권의 등장인물 속에 나를 녹여본다. 나는 어린 왕자가, 줄무늬 애벌레가, 에밀이, 크눌프가, 뫼르소가, 싱어가, 홀든이, 모모가, 자노가, 호머 등이 되어 현재에 대해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방향을 찾는다. 이는 내 속에서 빛바랬던 세계문학이 다시금 빛나는 순간이다.

‘그럼 모든 것이 좋은가? 모든 것이 될 대로 되었는가?’ 네. 모든 것이 되어야 할 대로 되었습니다.‘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부드러운 신의 물음에 대답하며 크눌프는 미소를 띤 채 죽는다. p35
자노, 사람이 늙어간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야. 다만 주위에서 그것을 강요하지. 그것에 자신을 적응시키기란 퍽 힘이 들어. p70
오늘이란 어쩌면 그렇게도 어제와 닮았단 말인가? 오늘에 배어 있는 어제의 냄새, 어제의 얼룩, 어제의 메아리. p156
현대인의 마음속에는 ’달력에 나와 있지 않은 어느 날, 지도에 나와 있지 않은 어딘가에서, 문득 눈을 뜬 듯한 느낌, 이 충족을 원하는 탈주 욕망‘이 아무도 못 말릴 정도로 강하게 있다는 사실을 ... p185
무상한 것은 모두 한낱 비유에 지나지 않는다. 지상에서 미치지 않았던 것이 천상에서 이루어지니 말할 수 없는 것이 여기서 완수되었네. p239
영혼은 잡다한 일상을 영위해가는 동안에도 손질을 하고 닦고 활기를 띠려는 적극적인 욕구를 가지고 있다. p284

무난하게, 비슷하게, 시간의 꽁무니를 뒤쫓아가며 살아가던 나에게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는 시간의 흐름을 깊이 인식하게 해주었고, 시간 속에서 흐르는 미지의 인생에 대해 기대감과 현실 직시를 가르쳐주었다. 마흔의 시간을 살아가는 나에게 앞으로 만날 많은 ’현재들‘에 대해 힌트와 해답을 주었던 책이었기에 다양한 세계문학과 현재를 조우하고 싶은 이들에게 꼭 읽어보길 권한다.



s*****4 2021.02.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_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_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내용보기
어린 시절, 저희 집엔 세계문학 전집이 책장에 가득 차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엄마가 사주셨던 건 아니고 누군가 버린다고 하는 책을 주워다 놨던 걸로 기억하는데 워낙에 두껍고 무거운 데다 작은 글씨만 빼곡한 그 책들은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 처음 몇 장 읽다가 지겨워서 손도 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였을까요? 고전이라고 하면 왠지 모를 따분함과 어려울 것 같다는
"어머니의 음성같이 옛 애인의 음성같이 _ 김승희가 들려주는 우리들의 세계문학" 내용보기


 

어린 시절, 저희 집엔 세계문학 전집이 책장에 가득 차 있었던 적이 있었어요. 엄마가 사주셨던 건 아니고 누군가 버린다고 하는 책을 주워다 놨던 걸로 기억하는데 워낙에 두껍고 무거운 데다 작은 글씨만 빼곡한 그 책들은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 처음 몇 장 읽다가 지겨워서 손도 대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때부터였을까요? 고전이라고 하면 왠지 모를 따분함과 어려울 것 같다는 막연한 두려움에 쉽게 접근하지 못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서포터즈가 되고 처음 받은 책이 세계문학이라니….

생각보다 험난한 여행이 될 것 같다 싶었는데, 아뇨.

이 책이 원래 이런 내용이었어?

지겹도록 읽었던 어린 왕자부터 익숙했지만 전혀 생소하게 읽히는 데미안, 강력한 욕망의 동물로 변하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무소, 어느 하나 빠짐없이 새롭고 재미나게 읽혔습니다. 무엇보다 김승희 작가님의 시선으로 한 번 더 포장된 결과인지는 모르겠으나 훨씬 친숙하게 다가오면서 다음에 이런 소재로 글을 써 봐야겠다는 생각에도 닿았습니다. 전자책 준비하면서 마음이 많이 바빴었는데 이 책이 함께 있어서 그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기도 했던 것 같아요. 

 

봄은 향일성向日性이다. 모든 감각의 촉수가 생명을 향해, 빛을 향해, 따스한 것을 향해 한 치라도 더 나아가려고 고물거린다. 마당의 노쇠한 목련 가지 끝에도 희고 반짝이는 싹들이 움터오르려고 꿈의 팔꿈치를 들고 약동중이다. 저렇게 남루한 마당에도 꿈의 촛불을 켜들 희고 아름다운 팔꿈치들이 숨어 있었다니!

불멸하는 생명에의 꿈 _ 앙투안 드 생텍쥐페리의 『어린 왕자』 中 … P. 15

아마도 지구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았던 작품이지 않았나 싶은 『어린 왕자』가 맨 처음 꼭지에 나옵니다. 저 역시 어릴 적 기억에 B612 별에 사는 어린 왕자를 만나러 가는 꿈도 꿨었는데요. 밥오밥나무도 코끼리를 먹은 보아 뱀 이야기도 나오지 않지만 그날의 기억이 소환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보다 선하고 보다 아름다운 나 자신을 위한 향일성의 태몽을 우리에게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불멸하는 생명의 책'이라는 작가님의 생각을 읽으면서 내 안에 갇혀 있는 생각과 내 안에 깃들지 못했던 생각들이 오가는 사이 전두엽이 뻐근해지는 느낌이 들기도 했어요.

 

나비가 있으므로 꽃들에겐 희망이 생기고 세상은 꽃향기로 가득찰 것이다.

이 책은 우리 모두 - 애벌레의 삶으로 차이고 밟히며 찢어지는 우리 모두가 읽어야 할 아름다운 책이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서 우리는 가짜 욕망들인 소유욕과 출세욕, 허망한 탐욕에서 벗어나 진정한 내적 혁명을 꿈꾸어보게 된다. 애벌레는 나비가 될 수 있다. 나비만이 애벌레가 모르는 아름다운 세계를 알고 있다. 그러한 나비만이 꽃들에게 희망을 준다.

나비가 되기 위한 애벌레들의 혁명 _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 中 … P. 25

 이 책은 지난 1월에 당콘에서 이윤서 작가님과 함께 읽었던 책이어서 더욱 반갑기도 했지만 이 부분만큼은 그때의 감흥을 따라갈 수 없었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워낙에 많은 인사이트를 주었던 부분이라 그랬겠죠? 오히려 작가님의 생각을 뛰어넘는 더 훌륭한 독자들이 많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어요.

https://blog.naver.com/ks_1785/222214423225

 

『구운몽』의 꿈은 불교적인 인생 일체의 무상감을 나타내주는 허무로서의 꿈이다. 진정한 삼이란 그 꿈에서 깨어나는 삶이며, 그 허망한 꿈을 단절시키는 것이며, 세속만을 추구하는 자아를 벗어버리고 참자아를 되찾은 것이다. [중략]

돌아가 불현듯이 거울 속을 들여다보면 '꿈을 깨라, 이제 그만 개꿈을 깨라' 어디선지 들려오는 하늘의 소리 같은 것들이 겨울바람 갈피 속에 묻어 있기도 하였으니.

인생은 꿈꾸기인가, 꿈 깨기인가 _ 김만중의 『구운몽』 中 … P. 167

무엇보다 이 책을 읽으면 원작 소설을 더 간절하게 읽고 싶어진다는 점? 하지만 그러지 못한다 하더라도 '그 책~, 이런 내용 이랬지?' 하는 정도로 약간은 나만의 '지대넓얕'을 경험하게 하는 책이란 생각도 들고요. 또 한 편으론 세계문학의 백과사전 같은 느낌(?)으로 잘 정리해 두고 싶은 책입니다.

 

그러나 시민의 4분의 1일 무소가 되고 거리를 전속력으로 무리지어 휩쓸고 다니는 상황에서 '어떻게 사람이 무소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대체 생각도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라고 베랑제가 외쳐보았자 허사였다. … [중략]

'당신과 함께 견디겠어요'라고 말하던 데지는 '결국 구원받아야 할 쪽은 우리겠지요. 비정상은 아마도 우리일 거예요. 옳은 것은 세상이지 우리가 아녜요'라고 말하고 떠나버린다. … [중략]

부끄러웠다. 그렇지만 할 수가 없다. 그렇다, 할 수가 없다'라는 슬픈 구절로 이오네스코의 이 소설은 끝난다.

조국 루마니아의 파시즘이 강력해질 즈음 그는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에 정착하는데, 그때의 시대적 불안을 쓴 『무소』는 사람들이 하나하나 강력한 욕망의 동물로 변신하는 것 같은 이 땅, 우리 시대의 병리진단서 같기도 하다.

과연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_ 외젠 이오네스코의 『무소』 中 … P. 205

 

이 부분 읽으면서 작년 연말에 청소년들 작품 심사할 때 읽었던 '폴라 바이러스'라는 작품이 생각났어요. 당시 대상을 받았던 작품으로 경남 민예총 거제시지부에서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면서 묶었던 '예술섬'이란 책에 실린 작품이기도 해요. 사람들이 무소로 변하는 설정과 사람들이 북극곰으로 변하는 설정이 아주 비슷했는데 지금의 시대상인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힘들게 버티고 있는 이 땅의 우리들에게 새롭게 던질 수 있는 화두로 뭔가 더 재밌는 글을 써 보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역시, 이래서 글을 쓰려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는 거겠죠? 이 생각이 언제까지 구체화될지 이러다 또 금방 잊어버리게 될지 아무것도 모르지만 그냥 떠오르는 생각이니까 마구 휘갈겨 써보는 중입니다. 너무 기대하지는 않으시는 게… ㅎㅎ

 

a******o 2021.02.1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