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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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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나하나 너무 좋아서 아껴가며 읽은 소설집이다. 우선 목차에 따라 순서대로 이야기해 보자면 <별 모양의 얼룩>을 읽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참극들이 떠올랐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며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브로치를 단 아이를 봤다는 슈퍼 주인의 말에 아이 옷에 묻었던 얼룩일 거라고 생각하며 실낱 같은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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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하나하나 너무 좋아서 아껴가며 읽은 소설집이다. 우선 목차에 따라 순서대로 이야기해 보자면 <별 모양의 얼룩>을 읽으면서도 우리나라에서 벌어졌던 참극들이 떠올랐다. 자식을 잃은 부모의 마음은 그 어떤 말로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며 감히 짐작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브로치를 단 아이를 봤다는 슈퍼 주인의 말에 아이 옷에 묻었던 얼룩일 거라고 생각하며 실낱 같은 희망이 보이기라도 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어떻게든 놓치지 않으려는 그 절박함과 간절함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다. 유가족의 아픔과 슬픔이 가슴 깊이 박혀오는 작품이었다.

표제작인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는 남편 제이슨의 성적 지향성을 짐작하고 있었기에 큰 기대가 없었는데, 더구나 챙이 등장하는 순간 그럼 그렇지, 하는 생각까지 했었는데, 주인공인 '나'가 사실을 목도한 후 펼쳐진 제이슨의 반응이 충격적이었다. 부모님의 경제적 지원을 받기 위해 '나'의 희생이 필요했던 상황 역시 예상할 수 있었지만, 어떻게 그런 대처를 하는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도 않고 너무 공포였다. 스포일러가 될 것 같아 자세히 쓰지는 않지만 어쩐지 장롱이 무서워졌다.

시골로 쫓겨온 경찰이 주인공이었던 <파리>는 폐쇄적인 시골 특유의 특징을 너무나도 잘 살린 작품이었다. 마을 사람 모두가 한통속이 되어 사람 하나를 망가트리는 이야기가 충격적이면서도 있을 법한 이야기라는 생각에 소름이 돋았다. 모두 공모자가 되어 결국 멀쩡했던 한 남자를 총까지 들게 만들었다는 것이 안타깝고 씁쓸하다.

<밤의 밀렵>은 읽는 내내 무서웠다. 예측 가능한 이야기가 펼쳐졌지만 작가님의 필력에 멱살이 잡혀서 긴장한 채로 조마조마해 하면서 읽었다. 이 이야기는 노루 사냥이 아닌 인간 사냥에 대한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사실 가장 충격적이었던 작품은 <기쁘다 구주 오셨네>였다. 결혼을 약속한 사이여도 상대가 건강한 정신과 건강한 과거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함부로 만나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작품 속의 네 남자처럼 과거를 숨기면 그걸 어떻게 아나 싶기도 하고... 참으로 참혹하고 잔인한 이야기였다. 약혼자를 비롯한 네 남자의 우정이 지금까지 결속력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는 진심으로 끔찍했다.

<새끼 손가락>을 읽으면서는 여성을 대상으로 한 범죄 소설인 줄 알았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과정 속에서 주인공 여자인 '나'가 느끼는 긴장감과 불안함, 초조함, 두려움과 공포를 나도 똑같이 느끼면서 스트레스를 받았다. 그러나 택시 기사의 새끼손가락의 비밀이 밝혀지는 반전 덕분에 이내 긴장이 탁 풀리며 다행이라고 중얼거렸다. 과정은 스릴러였지만 결국에는 동화같은 이야기였다.

반복해서 떠오르는 작품은 <개망초>였다. 뺑소니사고를 당하고 강물 속에 유기된 고등학생의 영혼이 화자가 되어 진행되는 소설이어서인지 새롭기도 했고 낯설기도 했지만 그만큼 충격적이기도 했다. 이 안타까운 죽음을 나는 형용할 재간이 없다. 발견되었을 때는 신원조차 알 수 없을 정도가 되어 버린 학생을 누가 위로해줄 수 있을까. 진심으로 마음이 아팠던 소설이다.

전체적으로 너무나 소장가치 넘치는 작품들이 모여있는 소설집이었다. 다만 개인적으로 속상하고 아쉬운 부분은 책이 배달되어 왔는데, 떡제본이 제대로 되지 않아 책은 잘 펼쳐지지 않고 표지만 따로 겉돌면서 쫙 펴진다는 것이다. 이런 걸로 교환을 요청할 수도 없어서 그냥 책장에 넣었지만, 독서대에 두고 읽으면서도 너무 불편했고, 표지만 덜렁덜렁 너덜거려서 진짜 너무 속상하다. 특히 드물게 수록된 모든 작품이 좋은데 책 상태가 이러니 눈물이 찔끔 나려고 한다ㅠㅠ

s*****3 2021.09.2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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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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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이 소설집으로 하성란 작가님을 처음 접하게 됐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소설집을 읽으며 처음 깨달았다. 그 정도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좀처럼 책을 덮는 게 어렵다. 특히나 묘사가 세세하기 때문에 실제로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단편을 읽을 때 옷장 안에 갇히는 부분과 밤의 밀렵에서 쫓기는 부분을 읽을 땐 실제로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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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때 이 소설집으로 하성란 작가님을 처음 접하게 됐다. 앉은 자리에서 다 읽는다는 것이 무엇인지를 이 소설집을 읽으며 처음 깨달았다. 그 정도로 한번 읽기 시작하면 좀처럼 책을 덮는 게 어렵다. 특히나 묘사가 세세하기 때문에 실제로 푸른 수염의 첫번째 아내 단편을 읽을 때 옷장 안에 갇히는 부분과 밤의 밀렵에서 쫓기는 부분을 읽을 땐 실제로 영화를 보고 있는 것 같단 생각을 했었다. 그저 여성 작가를 좋아하고, 또 읽는 것이 좋아서, 그저 재미 있어서 읽어가던 17살에서 정확히 두배를 더 살았다. 곱절로 나이를 먹고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당시 내가 얼마나 당시 세상을 꽃구경하듯 보고 있었나 싶다. 내가 직접 느끼고 접한 시대의 참극 속에서 이렇게나 야만적이고 절망이 가득한 곳이라는 것을 여실하게 깨달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복하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것처럼. 이 책을 다시 읽는 내내 지나온 시대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어 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작가님, 독자는 모두 잘 지냈을 것입니다. 잘 지낼 수 없는 사회 속에서도요. 

f****u 2021.12.06.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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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번 펴면 다 읽어야 접게 되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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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이라서 그런지 술술 잘 읽히는 책입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단편 중에는 미스터리 요소를 포함한 작품이 많아서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이 해결되는 것 뿐 아니라,  그 안의 사람들의 욕망, 심리, 생각들을 글을 통해 엿볼 수 있어서  그 섬세함에 감동하게 됩니다.  좋은 작가님을 뒤늦게 만났지만 이제라고 만날 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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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 모음집이라서 그런지 술술 잘 읽히는 책입니다. 

미스터리 소설을 좋아하는데, 

단편 중에는 미스터리 요소를 포함한 작품이 많아서 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단순히 사건이 일어나고 그것이 해결되는 것 뿐 아니라, 

그 안의 사람들의 욕망, 심리, 생각들을 글을 통해 엿볼 수 있어서 

그 섬세함에 감동하게 됩니다. 

좋은 작가님을 뒤늦게 만났지만 이제라고 만날 수 있어서 너무 좋네요. 

YES마니아 : 골드 s****i 2023.08.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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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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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출간되었던 소설집이 2021년에 다시 리마스터판으로 나왔다. 19년간 잊혀지지 않았던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하성란 작가가 1998년~2002년 사이에 발표했던 열한 개의 소설이 담겨있다. 소설들이 발표되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게 된다. 철없고 쓰레기 같았던 내가 살던 시간이다. 그때 죽지 않아서 지금도 살아있다. 19년 만에 다시 출간되었다는 사실보다는 《푸른수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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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에 출간되었던 소설집이 2021년에 다시 리마스터판으로 나왔다. 19년간 잊혀지지 않았던 이유가 궁금하기도 했다. 하성란 작가가 1998년~2002년 사이에 발표했던 열한 개의 소설이 담겨있다. 소설들이 발표되던 그 시절의 나를 떠올려보게 된다. 철없고 쓰레기 같았던 내가 살던 시간이다. 그때 죽지 않아서 지금도 살아있다.

19년 만에 다시 출간되었다는 사실보다는 《푸른수염》이라는 잔혹동화의 여파에 대한 호기심이 이 책을 구입하게 한 직접적인 동기였다. 《푸른수염》은 설화로 내려오던 인물을 바탕으로?196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가 동화로 만든 이야기이다.?수상한 귀족 남자와 결혼한 주인공 여자는 남편이 절대 열지 말라고 당부한 방의 문을 열어보고 기겁을 한다. 이전에 남자와 결혼했던 여섯 여인의 시체가 그 안에 매달려 있었기 때문이다. 그 여인들 역시 이 여자처럼 그 방을 목격했기 때문에 살해됐지만 일곱 번째 여자는 운 좋게도 오빠들의 도움을 받아 오히려 남자를 죽여버린다. 그리고 남자의 돈을 상속받아 다른 남자를 만나 행복하게 살았다는 이야기.?동화로 완성되기 전까지의 설화에는 남자의 비밀을 알려고 하는 여자들의 어리석은 호기심을 탓하는 양상이었다는데 샤를 페로가 적당한 응징을 섞어서 해피엔드로 마무리해준 것 같기도 하다. 그런데 열어보지 말라는 방을 열어서 죽게 된 여자들 중 첫번째 여자는 도대체 무엇을 봤기에 죽어야 했을까. 이 의문점이 많은 예술가들의 영감을 자극한 모양이다. 하성란 작가도 바로 이 부분을 건드린다.

하성란 작가의 <푸른수염의 첫번째 아내>는 연쇄적으로 발생될 수 있는 비극의 첫번째 희생자를 주인공으로 삼고 있다. 원작 동화에서는 살인을 저지른 남자의 최초 비밀을 드러내 주지 않지만 하성란의 소설에서는 남자가 여자를 죽이려고까지 했던 비밀이 무엇인지 드러내 준다. 여자는 결국 죽게 될까? 아니면 남자가 죽게 될까? 읽은 사람만이 알 수 있는 결말을 굳이 발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이 소설을 읽고 연이어서 2014년에 출간된 벨기에 작가 아멜리 노통브의 현대판 <푸른수염>을 이북으로 읽어 보았다. 여기에는 또 새로운 비밀과 여자가 등장하고 두 남녀가 식탁에서 나누는 대화가 이야기의 결말과 무관하게 매우 매력적이다. 여자는 결국 죽게 될까? 아니면 남자가 죽게 될까? 이것 역시 굳이 발설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결말이 맘에 들었다는 말은 남겨도 될 거 같다. 구전으로 떠돌던 이야기 하나가 여러 세기를 거쳐 이렇게 다른 형태로 파생되어 내 앞에 도착했다는 사실이 경이로울 뿐이다. 쓰레기 같던 밀레니엄 초반에 죽지 않고 살아남았던 게 얼마나 다행인지.




YES마니아 : 로얄 i****a 2022.05.0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