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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가 무너졌다.남은 건 산과 강뿐이네. - 두보 (712~770년) (28)
1920~1930년대는 기술 혁신, 정치 소요, 군국주의의 부상과 함께 자연재해로도 어수선했다.
전쟁이 끝난 후 연합군이 일본을 점령하면서 역사상 처음으로 외세의 개입을 감내해야 했다. (31)
어떤 면에서 보면 미야자키의 예술은 세계대전의 잿더미에서 피어났다. (33~34)
미야자키는 자신이 트라우마를 겪지 않았다고 확신한다. 트라우마보다는 인내의 미덕이 중요한다고 말한다. "그저 감내해야" 한다고 말한다. (35)
미야자키 세계에서 아이들은 적극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멘 이 아이들은 적극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 (47)
저술가 데이비드 L.엥과 데이비드 카잔지안이 말한 "애도의 정치"를 구현한다. 상실은 애도를 넘어서 예술의 동기가 된다. (49)
# 전쟁으로 폐허가 된 도시에서 피어난 한송이 꽃처럼 아름다운 미야자키 작품들을 만나본다.
모든 것들을 잃어버린 결핍의 고통속에서도 희망섞인 빛을 구연한다. 지극히 인간적인 상실의 번뇌를 결국 해 내는 삶으로 승화했다.
평범한 일상조차 빼앗긴 상실을 트라우마에 갇힌 시선으로 담지 않았다. 인간으로서 당연한 고통이며, 인내의 관점으로 길어올렸다.
풍요로운 삶을 늘 선물받는 우리는 어떠한가? 물질적으로는 압도적으로 채워져있지만, 정신적 결핍으로 내면의 공허함을 끊임없이 느끼는 우리들. 가지면 더 많은 것을 가지고자 하는 욕망속에 익숙해진 삶의 표상들을 반성하게 되었다.
지금 잃어버린 것보다 남은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미야자키 작품을 통해 자존감을 회복하고, 인간으로서 존재감을 확립해야 할 때가 왔다.
미국이든 일본이든 애니메이션은 시간이 아주 많이 걸리는 작업이고, 애니메이터 대부분은 적은 월급을 받고도 엄청난 업무를 감당해야 했다. (84~85)
미야자키는 로봇을 포함한 여러 '다른 존재'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문화적 모체 안으로 인간을 끌어들인다. (89)
동료들은 그의 태도를 놀라워하거나 마음에 안 들어하긴 했어도 그가 천재라는 사실을 인정했다. (90)
정교한 그림들은 미야자키가 "말괄량이 삐삐" 를 영화화하기 위해 얼마나 공을 들였는지 짐작하게 해준다. (99)
"미래 소년 코난"은 어둠과 빛의 조합이다. 이 시리즈는 이후에 나올 많은 미야자키 걸작의 청사진이 됐다. (106)
인간이 자연과 역사속에서 숨 막히게 아름다운 장면과 동시에 덧없는 상실의 장면을 연출하는 이야기는 미야자키 세계의 중요한 특징이다. (118)
다음과 같이 루팡을 묘사했다. "인류의 목을 조르는 사회제도에 대한 분노가 영혼 아래에서 소용돌이치고 마음의 오점들을 지우기 위해 끝없이 움직인다. 삶에 의미를 부여하기 위해 싸우고 그 싸움에서 자신을 이끌 누군가를 열망한다. (122~123)
"칼리오스트로"를 완성한 후... 애절한 주제가는 덧없는 인생과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노래한다. (139)
# 끊임없이 변화하고자 한 의도된 계획, 굽히지 않는 불굴의 의지력, 늘 배우고 익히려는 미야자키 혼을 담은 작품은 시리즈물을 만들어내는 쾌거를 구축한다. 한 시대를 풍미한 천재였지만, 말괄량이 삐삐 같은 초대형 히트작이 린드그렌에게 단번에 거절당한 사실을 아는가? 천재들은 철저하게 화려하고 정통있는 가문, 유려하고 타고난 다재다능함은 당연하다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미야자키의 실패와 좌절, 전쟁으로 모든 것을 잃은 시대적 배경은 깊고 강한 마음속 울림을 선사한다. 결혼을 하고 가정을 이루지만, 일에 대한 집요하고 지독한 열망들로 꽉 차버린 사고의 세계는 집에 머무르는 동안에도 오로지 일 뿐이었다. 중력을 초월하는 장면속 루팡에게서 느껴지는 활기찬 의지력은 독자에게 현실적인 어려움과 번뇌를 잠시동안 혹은 오랫동안 강렬한 마음 치유를 공급한다. 상상력은 치유로 향기를 남긴다.
부모 잃은 하늘의 아이들 <천공의 성 라퓨타> 미야자키 세계의 가장 큰 특징이기도 한 비현실적으로 자기 통제적인 인물과 신비한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170)
일본이 1980년대 초고속 성장을 통해 그 어느 때보다도 부유해지면서 미야자키는 토에이에서 보낸 시절이 점차 아득하게 느껴졌다.(175)
미야자키는 '역겨운' 작은 악당 대신 역경뿐 아니라 재난도 굳센 의지와 희망으로 이겨내는 아이들을 만들어냈다. (178)
진정한 유토피아의 가능성은 인간에게만 있다. 단, 그 가능성은 인간과 인간 사이 그리고 인간 세상과 비인간 세상 사이의 선한 관계를 전제로 한다. (188)
# 열악한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섬세하게 묘사한다. 깊은 내면 가득한 잠재적 빛을 이끌어내서 눈부신 삶을 부여하는 설정들이 주를 이룬다. 사랑해서 고독하고, 사랑했기에 상처들이 남는다. 덩그러니 남겨진 스스로를 일으켜 세운다. 모험, 협동, 전진한다. 미야자키 월드의 아름다움은 아프지만, 오히려 기쁜 여운을 남긴다. 아버지....어느 날 갑자기 돌아가신지도 30년도 넘었지만 그리운 아버지의 뒷모습이 오히려 선명하게 떠오른다.
자연과 인간의 트라우마를 초월하는 <이웃집 토토로> (193)
미야자키 영화는 역사를 '지우지' 않는다. 개인적, 문화적 차원 모두에서 역사를 '더 나은'방식으로 복원하려고 한다. (195)
#토토로를 통해 아이들의 시선으로 소녀들 중심으로 이끌어간다. 순수한 어린이를 듬뿍 담아낸 표정, 동작 하나하나는 일상을 예술로 승화했다. 착한 아이를 가지고 살아가는 어른... 강하게 무엇이든 극복하고,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는 삶의 무게를 지고 살아낸다. 우리들 심연에 뿌리내린 방어본능을 섬세한 각도로 탁월하게 투영한다.
마녀와 도시 <마녀 배달부 키키>의 시간, 공간 그리고 성 원작과 또 다른 차이점은 미야자키가 자립에 따르는 희생, 성장에 동반하는 외로움과 자기 의심을 그리면서 작품에 어두운 분위기를 자아냈다는 것이다. (232)
첫 번째 키키가 엄마에게 물려받은 전통적 시간인 '마녀의 시간' 두 번째 키키가 정착한 부산한 도시 세계에서 흐르는 '사회의 시간'이다. 세 번째 우르술라가 사는 숲속 자연의 박자인 '숲의 시간'이다. (233)
# 미야자키 작품속에 주인공들은 하나같이 상처와 트라우마로 가득하다. 고통이라는 소재를 피하려는 수비수보다는 극복하고, 승화하는 공격적으로 정면돌파하는 모습들을 녹여냈다. 평범한 아이의 영웅이야기는 누구나 좋아하는 감동소재이다. 사회, 문화, 개인적인 감정적 서사를 아름답게 그려내는 미야자키가 가진 명확하게 의도된 방향성이 글에 숨을 불어넣는다.
<이웃집 토토로>, <마녀 배달부 키키>, <루팡3세 칼리오스트로의 성>, <바람계곡의 나우시카>, <천공의 성 라퓨타>, <붉은 돼지>, <카사블랑카>,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벼랑 위의 포뇨>, <바람이 분다>
미야자키는 시처럼, 음악처럼, 인생처럼 늘 우리들 곁에 머무른다. 애니메이션을 좋아하시는 분들을 위한 덕후 세계의 정수를 담아낸 미야자키 월드로 초대합니다.
노오란 튜울립처럼 화사하게 피어난 날 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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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만화=재미'다. 어린 시절 무료한 시간 속에 만화는 한 줄기 빛과 같았다. 지금처럼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시간(TV 방영)에만 볼 수 있기에 그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ㅎㅎ 특히 빨강 머리 앤은 그림 자체도 너무 좋았지만, 서양에 대한 동경도 생겼고, 전원적인 분위기와 색채가 아름다워서 너무 좋아했다. 이게 내가 처음 접한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이었다.(이 책을 읽으면서 알게 되었다.) 추후 일본 만화 붐이 일었고, <이웃집 토토로>가 유행 할 시점에는 성인이 되었던 때라 애니메이션은 아이들이 보는 것이라는 선입견에 관심이 없었다. 재작년 아이들과 함께 도서관 무료 상영회에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같이 보았다. 극장만큼은 아니지만, 큰 스크린에서 아이들과 과자도 먹으면서 재미있게 볼 요량으로 갔지만, 웅장하고 묵직함이 한동안 나의 마음에 남아 있었다. 오히려 집에 와서 리뷰를 찾아보고 의미를 되새겨 보면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그 후 다른 작품은 보지 못했지만, <미야자키 월드>를 읽으면서 한 작품씩 찾아보고 있다. 이 책은 일본 연구 및 수사학 교수인 수전 네이피어가 8년 동안 미야자키 하야오와 작품에 대한 현장, 문헌 및 인터뷰 조사를 한 자료를 바탕으로 작성한 것으로 미야자키의 삶과 애니메이션을 이해하고 객관적으로 분석하여 미야자키 월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가장 최근작 <바람이 분다>(2013)에 나오는 대사이다. 왠지 모를 강인함이 든다. 삶이 굴곡지더라도 견디고 살아내라고 말한다. 이 대사는 이 작품에서만 해온 것이 아니라 초기작인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의 만화 버전부터 작품 곳곳에 "살아야 한다"라는 말을 주문처럼 한다고 한다. 미야자키 자신이 격동의 삶을 살아낸 것과 같이 삶의 고통들을 회복하고 살아가라는 희망의 메시지인 것이다. <바람이 분다>는 특히 일제 강점기-2차 세계대전 직전에 미쓰비시 제로센을 만든 주인공 지로의 이야기이다. 정치적으로는 국내외에서 많은 비난을 받았고, 국내 역시 10만 명 관객으로 흥행에 실패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전작들과 다르게 실제 인물을 바탕으로 현실의 이야기를 펼치기도 했지만, 기존에 전쟁에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던 신념과도 다르게 미화했다는 점에서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개인적으로도 미야자키가 반전을 옹호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전체적인 시각으로 보지 못했다는 점에서는 좀 아쉬웠다. 실제로 1941년에 태어나 희미하게나마 전쟁을 겪었으며, 그 덕에 집안이 부유한 삶을 영유한 사실에 대한 부채감도 있었지만, 부를 안겨준 비행기에 대해서는 좋은 감정과 환상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양가적인 모순이 이 작품에서 여실히 드러나지 않았을까 싶다.
미야자키는 일본의 산업화를 지켜본 세대이기에 산업화로 인한 환경오염, 그리고 서구 문화 유입에 따른 문화 파괴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미래소년 코난>에서 처참히 망가진 자연을 보여주었고,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에서는 고통받고 있는 강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또한, 일본의 토테미즘을 사상이 작품 곳곳에서 보여준다.
그의 작품에는 어린아이들의 주인공이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어린이를 순순한 존재로 보았던 것이다. 토토로에를 만난 자매는 덩치가 크고 막상은 귀엽지 않은 토토로를 무서워하지 않고 친근하게 다가간다. <벼랑 위의 포노>에서 소스케는 다섯 살이지만, 영리하게 행동한다. 어린이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세대이기에 어린이를 통해 변화와 희망을 제시하는 듯 하다.
미야자키의 작품은 어디가 모르게 우울하고 어두운 분위기가 크게 느껴진다. 밝은 만화에만 익숙한 지라, 사실은 이런 작품들을 본다는 게 불편했기에 보지 않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는 1945년 일본의 파멸을 경험했고, 그 이후 기적적으로 성장하고 발전하는 시대를 바라봤다. 그 이면의 또 다른 문제점들을 통해 고통받고 있음도 인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희망과 회복을 역설하고 있다. 남아 있는 것들을 소중히 여기며, 나아갈 수 있는 힘을 주고 있다. 미야자키의 작품들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오히려 선입견 없이 미야자키의 세계를 둘러보았다. 감독의 식지 않는 작품에 대한 열정과 화려하면서 독특한 판타지에 대한 상상력은 다른 작품과도 차별되고, 재미와 함께 의미와 시사점이 두루 갖춘 작품들이 어떤 배경과 의미를 주는지, 왜 그런 과정을 거쳤는지를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한 작품씩 보고 있다. 책을 읽기 전과 읽은 후의 받아들이는 감정과 느낌, 의미는 확연히 다르다. 미야자키 작품을 조금 더 이해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거장의 작품 세계를 이해하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았지만, 각 작품별 작가의 해석도 작품을 보는 데 도움이 많이 된다.
미야자키의 작품을 좋아하시는 분들도 읽으면 좋지만, 나와 같이 작품을 많이 접하지 않았던 분들도 읽으면 좋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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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 세계관에 대한 연구 결과’란 표현이 이 책을 묘사하기에 가장 적절할 듯싶다. 게다가 ‘최고의 미야자키 연구자’라 불리는 수전 네이피어가 자그마치 8년간의 열정과 노력을 담아내었다 하니 그야말로 경이로운 연구 성과인 셈이다.
덕분에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란 인물과 그가 창조해낸 세계 사이를 정말이지 충실하게, 그리고 논리적으로 이어낸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린 시절, 그의 가족, 그가 마주했던 환경오염과 전쟁의 단면, 그의 성격 및 생각, 영감의 원천 등, 각각의 퍼즐조각을 모아 미야자키 세계관에 하나씩 맞춰 나가는 인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저자의 연구와 논리를 따라 책장을 넘기다보면, 마치 미야자키 자신도 미처 정리하지 못했던 본인의 생각을 저자 수전 네이피어가 대신 갈무리해 준 게 아닐까란 생각이 문득문득 떠오를 정도다. 그만큼 체계적이고 논리적인, 그래서 흥미로운 내용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논리’란 연장선상에서) 아쉬움 역시 존재한다. 논리적인 설명도 근사하지만 논리가 전부란 인상이다. 물론 논리는 명징하고 명쾌하다. 하지만 그렇기에 포괄적인 의미를 담기 힘들며 소통할 수 있는 범위를 축소시키기도 한다. 미야자키가 자신의 창작물을 선보이며 관객과 소통하기 위해 비워둔 여백에 안타깝게도 몇몇 논리가 침투한 느낌이다. 충분한 논리와 더불어 독자들에게 해석의 여지를, 더 나아가 소통을 위한 여백을 조금 남겨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이유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들은 언제나 저마다의 아름답고 독특한, 그래서 오묘한 매력을 발산한다. 그리고 그 오묘한 매력은 이내 곧 호기심과 궁금증으로 확장된다. 도대체 이 창작자는 누구인가. 도대체 이 예술가는 어떤 사람인가. 그의 세계관, 미야자키라는 인물을 알고 싶고 이해해보고 싶어진다. 그렇게 매력과 호기심에 이끌린 우리 관객(독자)에게 이 책은, 미야자키 하야오 본인의 목소리를 직접 들려주진 못하지만, 그럼에도 최소한의 대안이 되어주지 않을까 생각한다. 방대하게 흘러넘치는 연구기록 덕분에 보다 객관적으로 미야자키 세계관을 엿볼 수 있으니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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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에 일본인인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을 안 본 사람은 아마 드물 것 같습니다. 저도 일본 자체는 뭐 그닥 좋아하지 않지만 (역사적인 관점에서) 유일하게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애니메이션들은 거부감없이 아주 재밌게 본 기억이 있습니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제일 좋았던 애니메이션인데, 이 책 <미야자키 월드>에 각 챕터에 나오는 설명을 읽고, 영화를 다시 보니 느낌이 새롭네요 :) 이분이 담고자 했던 철학이 조금은 보이는 느낌이었어요 ㅎㅎ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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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간 미야자키 영화와 책을 번갈아 보며 마치 꿈을 꾼듯한 행복감을 느꼈다. 미야자키 애니는 미야자키의 삶과 살고 있는 현실을 반영하며, 순수한 동심의 세계가 있는 구름 속을 떠다니는 것 같았다.
그리고, 일본 애니에 대한 나의 편견을 없애주었다. 이제껏, 일본 애니는 소위 오타쿠가 보는 종류로만 알고 있었는데 이번에 지브리의 작품들을 모두 보면서 미야자키라는 인물을 처음으로 알게되었고, 그가 참으로 예술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브리 애니 속 OST주제가를 듣는 것이 취미가 되었고, 그 음악을 들을 때면 꿈에서 즐겁게 놀다가 깨어나서 덧없는 인생과 채워지지 않는 갈망을 노래하는거 같아 가슴 아프기도 하다.
'미야자키 하야오의 어둠과 빛 미야자키 월드' 부제인 어둠과 빛이라는 것이 와닿았다. 머릿속 놀라운 상상의 세계에서 살고 있지만, 주변 세계의 어둠을 뼈저리게 실감한다. 미야자키는 "삶은 어둠에서 빛나는 빛이다"라는 대사를 쓰고 색과 빛이 가득한 세상을 만들어온 사람이다. 그런 미야자키의 다른 면은 세상에서 그저 물러나고 싶어한다.
저자인, 수전 네이피어는 터프츠대학교의 일본 연구 및 수사학 교수(미국인)이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과 여러 차례 인터뷰를 진행하고, 미야자키의 인생과 작품에 관한 탄탄하고 방대한 참고 자료와 작품 분석 그리고 현장 조사를 통해, 미야자키 세계를 정확하게 분석했다는 평가가 있다. 그리고 미야자키를 3번 만나 심층 인터뷰를 가졌다고 한다. 그를 연구해온 수사학 교수이기 때문에, 미야자키의와 그의 삶과 세계관을 자세히 설명 받을수 있었다. 미야자키 하야오는 누구인가? -전형적인 일벌레(세밀함에 대한 집착, 빡빡한 작업 일정, 눈부신 성공) -성격: 열정적이고 다혈질적인 인물 -얌전하고 운동에는 젬병, 책을 읽고 그림 그리는 내성적인 아이 어렸을 때는 만화보다 책을 더 많이 읽었음. 그에게 독서와 그림은 창의력의 분출구이자 점점 공허해지는 집에서 느껴지는 공포에서 벗어날 탈출구, 내향적이긴 해도 모든 종류의 '문화'를 접함 -[백사전]이라는 애니를 보고 애니메이션의 길로 확실히 들어섬(진정성, 순수한 사랑, 아름다움이 있는 사랑 이야기) 미야자키의 가정환경 미야자키의 가정환경을 보면 작품들을 더 이해할수 있다. 미야자키 세계의 아버지들은 누구도 권위적이거나 전통적인 아버지상이 아니다. 하지만, 미야자키의 실제 아버지는 그 반대에 가까웠다. 아버지는 전쟁으로 돈을 버는 데 거리낌 없는 현실주의자이자, 여자관계를 자랑하고 다닌 아버지였다. 이런 아버지에게 미야자키는 늘 적대적이었다. 작품을 통해서 자신이 바라던 아버지상을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미야자키 어머니는 몸은 약해도 매우 강인한 인물이라고 한다. 항생제로 결핵이 완치된후 일흔 두살 까지 살았고, 미야자키는 자신의 어머니를 떠올리면 병약함이 아닌 강인함을 먼저 생각한다고 한다. [이웃집 토토로]를 보면 사츠키와 메이의 어머니가 결핵에 걸려 아이들이 불안해하는 모습을 볼수 있는데, 그 가운데 사츠키는 가정의 굳은일을 도맡아 한다. 미야자키는 그 착한 아이 사츠기가 바로 자신이라고 말한다. 가족에 대한 무거운 짐을 짊어진 와중에도 잃지 않았던 순수한 동심을 토토로라는 작품을 통해 자신의 트라우마를 멋지게 승화했다.
일본의 군국주의, 세계 전쟁과 패전, 폭격, 지진, 재난... 거기서부터오는 미야자키의 트라우마가 있다. 미야사키 긴 세월동안 자신의 고국과 소원했다. 잔인한 전쟁을 벌인 일본을 진심으로 증오했다. 하지만, 우울과 불안에 시달리는 많은 예술가들과 달리 미야자키는 긍정적이고 인내심이 강하다. 상실 앞에서 행동하고, 부족함 앞에서도 주변을 돌보며, 파멸 앞에서 다시 일어나는 미야자키 작품은 회복과 희망을 늘 보여준다. 미야자키 세계이 독특한 점은 마지막을 눈앞에 둔 지구에서 인류를 이끄는 주인공이 대부분 여성이라는 사실이다. 나우시카, 시타, 산, 치히로, 포뇨 같은 강인한 젊은 여자들과 도라, 에보시, 지나, 소피 같은 중노년 여성을 모든 작품에 등장시킨다. 그리고 아이들은 적극적이고 책임감이 강하다. 순수하고 자유로우며 이타적인 유년들이다. 미야자키는 이들을 '구름 끼지 않은 눈으로 보라'라고 이야기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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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자키는 자신을 괴롭히는 핵심기억을 하나둘 끄집어낸다. 힘든 기억을 피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정면으로 마주하고 집요하게 파고들어 찬찬히 살펴본다. 중년이 된 그는 “어느 순간 나 자신을 이해하게 됐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것은 그저 시간의 흐름 덕분에 얻은 깨달음이 아니다. 치열한 고민과 도전, 불편한 마주함을 통해 얻은 성장이요, 성과인 셈이다.
<미야자키 월드>는 삶을 대하는 진지한 가르침이라 생각한다. 미야자키만큼은 아니더라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작품’이 다름 아닌 그동안 내 발목을 잡았던 트라우마를 통해 만들어질지도 모를 일이다. 자신의 삶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 괴로움을 외면하지 말고, 더욱 세심한 손길로 보듬어줄 필요가 있다. 개인적으로는 작가 덕분에 ‘미야자키의 세상’을 힘들이지 않고 마음껏 여행했다. 그래서 더 많은 사람이 미야자키를 경험했으면 한다. <바람이 분다>에서 나오코가 지로에게 전하는 마지막 말처럼, <미야자키 월드>로 “오세요.” 그리고, “당신은 꼭 살아가세요.”
원문 : 백가장의 북로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