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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자네 할머니는 거짓말을 잘한다. 다리를 질질 끌고 다니면서도 아픈 데 없다고 하고, 밥을 안 먹었으면서 먹었다고 하며, 만날 일하면서도 만날 논다고 거짓말. 자식들을 보고 싶고 기다리고 있는데 됐다고, 괜찮다고, 오지 말라고 하는 거짓말이야말로 가장 큰 거짓말이 아닐까. 숙자네 할머니뿐이 아니다. 마을에 사는 달랑 세 할머니, 그러니까 경애네 할머니나 진수네 할머니도 똑같은 거짓말쟁이다. 그러나 이 거짓말을 자식들은 모른 척하거나 모른다. 산짐승도 다 아는데 말이다. 물론 이 거짓말을 할머니들이 모든 이에게 하는 건 아니다. 할머니들은 서로 솔직하게 다 말한다. 때로 엄살을 부릴 때도 있지 않을까. 그러나 자식들한테는 절대 진실을 말하지 않고 거짓말을 한다.
옥수수가 다 익기 전에 다 따 먹는 고라니, 알감자를 한 알도 남김없이 파먹는 멧돼지, 콩잎을 제일 좋아하는 점박이 산토끼, 땅속에 심어 놓은 땅콩을 쏙쏙 다 빼 먹는 산비둘기. 이들은 할머니들이 지은 농사에 기대어 살아간다. 자식들한테 주려고 짓는 농작물을 산짐승이 다 먹어버리는 상황이다. 할머니들이 산짐승들 때문에 고향 땅을 뜨겠다고 하자 산짐승들은 그들이 눌러살도록 비밀 결사대를 꾸린다. 곡물을 먹고 싶어도 특별한 날만 일부를 먹을 뿐이다. 그러자 할머니들은 수확의 일부를 밭에 남겨둔다. 어느덧 서로를 의식하며 살아가게 된 할머니들과 산짐승들. 할머니 한 분이 돌아가시자 산짐승들은 좀 더 할머니들에게 다가가기로 한다. 할머니들이 거둬 먹일 자식이 되기로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작전은 성공한다.
“저놈들 먹여 살리려면 내년엔 배추 농사 더 많이 지어야겠어.” 우리들을 위해 내년엔 농사를 더 열심히 지을 거래. “그려그려. 무씨도 많이많이 뿌려야겄어.” 마음이 울컥했지. 원래도 빨갰지만 내 눈이 더 빨개졌어. 비밀 결사대가 드디어 해낸 거야. 마을을 지켜낸 거라고. (80쪽)
산토끼를 비롯한 산짐승 비밀 결사대가 지켜낸 할머니들의 마을. 깨끗이 닦아 놓은 마루를 밟고 지나가고, 아무 데나 똥을 싸 놓으며, 상추밭을 휘저어 놓거나 마당에 널어 둔 고추를 흩어 놓는 등 할머니들이 몸을 많이 움직이도록 문제를 일으키는가 하면 아예 자식이 되기로 하고 정을 붙이기 위해 하루가 멀다 하고 할머니들에게 나타나는 비밀 결사대. 이들이 하는 것처럼 자식들이, 또는 정부가 지원해서 일을 꾸민다면 실제 마을은 지켜질까. 아니다. 자식들이나 정부가 그럴 가능성이 과연 있기나 할까. 이렇게 산짐승과 할머니들의 한바탕 판타지 동화로나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시골 마을이, 농사를 짓는 어른들이 점점 소멸해 가는 시대에 우리는 산짐승과 할머니들이 어우러져 사는 판타지로나마 마을을 이어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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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방학 추천 도서에 있어서 샀는데 정말 마음 따뜻한 이야기였어요. 아이는 방학 때 읽었지만 저는 이제서야 보게 되었어요. 아이도 재밌게 읽었지만 저도 재밌게 보았네요. 여러 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아이들 독서 모임에서도 함께 이야기 나누면 좋을 거 같아요. 끝까지 마을에 남은 할머니들과 그 할머니들을 지키는 동물들의 고군분투가 웃기면서도 마음이 찡했습니다. |
| 무엇을 지키려고 결사대까지 만들려고 하는 걸까요? 마을을 지키는데 그 마을이란 무엇이고 어떤 가치가 있길래 결사대까지 조직하려고 했던 걸까요? 제목을 보며 궁금증을 떠올려 봤어요. 초등학교 아이들 문해력 향상을 위해 책읽기를 시키려 구입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