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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혹은 문명에 대한 역사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해서 이렇게 살아가고 있는지, 우리의 미래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게 될지 그 영감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내가 살아가면서 주목해야 할 것은 이런 거대담론이 아니라 우선 내 앞에 주어진 삶을 직시하는 것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인간문명의 기원과 그 발전과정을 이해함으로 인해 어떻게든 나의 삶의 방향에 이정표가 될 수도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것이 한낱 나만의 착각일지도 모르지만, 그렇다 해도 문명사에 대한 책은 항상 기대를 갖고 읽게끔 한다.
이 책 [진격의 사피엔스]는 중국국가박물관 해설사인 저자가 인류의 역사발달과정을 ‘결핍’이라는 주제로 살펴보고 있다. 즉 인류의 역사는 결핍을 해결하기 위한 방향으로 진화해왔고, 그 노력이 지금의 문명을 이루었다고 보고 있다. 진격이란 앞으로 나아가 적을 친다는 의미로 흔히 전쟁 상황에서 많이 쓰이는 군사용어라 할 수 있다. 저자가 책 제목을 이렇게 정한 것은 아마 인류가 결핍이라는 위기상황을 극복해내는 방향으로 진화한 것이, 마치 거침없이 앞으로 돌파하는 모습처럼 보였기 때문이지 싶다. 그만큼 인류는 수많은 결핍 속에서도 용케 살아남아 지금에 이르렀다. 하지만 현재의 인류는 결핍이라는 하나의 위기보다는 결핍과 과잉이라는 이율배반적인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따라서 인류가 극복해온 결핍에 대한 역사를 살펴본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결핍과 과잉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것 같다.
이 책은 크게 두 개의 파트로 구성되어 있다. 인류가 생겨난 이래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이 지구라는 행성의 지배자가 되기까지 수십만 년의 역사를 다루는 인류사 부분과, 문명이 생겨난 이후 현재까지의 역사를 살펴보는 수천 년에 걸친 인간의 문명사가 그것이다.
농업이 발견되고 인간이 정착생활을 시작한 것은 대략 1만 년 전의 일이다. 호모사피엔스의 역사 30만년 중 29만년은 채집과 수렵에 의존하는 생활이었다. 이는 우리가 지금과 같은 생활을 이어온 것이 호모사피엔스의 역사에서 겨우 수 퍼센트 미만의 기간이었음을 의미한다. 그리고 인류가 생겨난 이래로 소급하면 수백만 년 중의 단 1만 년에 그친다. 즉, 우리가 누리는 지금의 생활양식은 인류의 역사에서 1퍼센트에도 미치지 못하는 극히 짧은 시간임을 말해준다. 이 책의 첫 번째 파트는 이처럼 인류의 역사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렵과 채집의 시기에 인류는 어떤 결핍을 맞이했고, 또 이를 어떻게 극복해왔는지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인류가 맨 처음 습관적으로 직립보행을 하게 되고, 도구를 사용하게 되며, 두뇌의 용량이 커지면서 언어가 생겨나고, 체모가 사라진 것, 피부색이 짙어졌다가 일부에서 다시 옅어지게 되고, 호모사피엔스가 전 세계로 퍼져나갈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모두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말한다. 물론 확실하게 밝혀진 것은 없고 여러 가지 가설이 존재하지만, 또 이러한 진화가 단일요소에 의해 초래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이 결핍과 직간접적으로 연관이 있다고 한다.
환경의 변화로 열대우림이 사라지면서 결핍에 직면하자 인간은 직립으로 인해 생기는 여러 가지 위험을 무릎 쓰고 초원으로 걸어 나갔다. 치명적인 결핍이 닥칠 때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많은 지식을 요구하게 되었고 그래서 인간은 여성의 고통스럽고 위험한 출산, 양육의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뇌 용량을 증가시킬 수밖에 없었다. 저자는 이를 두고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고, 결핍된 환경에서 음식을 섭취하기 위해 도구를 사용하고, 뇌 용량 증대로 이어지고, 산모의 출산과 양육이 힘들어지자 할머니가 딸을 도와주기 위해 장수하는 방향으로 진화되어온 것, 즉 인간은 그때그때 앞에 닥친 하나의 영원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응해왔으며, 그 난제가 바로 결핍이었다’고 말한다. 또한 석기시대의 유물들은 식물의 뿌리를 캐고 동물의 뼈와 근육을 분리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였다. 그러나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도구에 미적 감각을 추구한 것은 한편으로는 성적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했다. 네안데르탈인과 호모사피엔스는 하이델베르크인에서 분기해 각각 진화해왔다. 오늘날 호모사피엔스의 몸에 네안데르탈인의 유전자가 존재한다는 것은 이들 사이에 생식격리가 없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인지능력에 차이를 보였으며 이는 복잡한 도구를 만들고 정교한 언어의 사용에 영향을 미쳤다. 이러한 차이가 호모사피엔스는 결핍에서 벗어나게 만들었고 네안데르탈인은 사라지게 만들었다. 7만 년 전 아프리카를 떠난 호모사피엔스는 곳곳에서 정착생활을 하였으나, 인구의 증가로 결핍의 압박을 받으면 다시 새로운 곳으로 이주하기를 반복했다. ‘6만 년 정도 이주한 끝에, 호모사피엔스는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을 정복했다. 그렇게 그들은 거대한 결핍 속에서 끊임없이 개척하며 온 세계를 돌아다녔고, 개척되지 않은 곳이면 어디든 진격해나갔다.’
두 번째 파트에서 저자는 인류문명의 역사를 다룬다. 농업이 시작되면서 정착생활이 이루어진 가운데 4대문명이 발생했다. 인류가 농업을 시작하고, 작물화와 가축화가 이루어진 것 자체가 결핍에서 벗어나기 위해서였다. 저자는 황허문명을 중심으로, 이어서는 상고시대 중국의 하나라와 상나라, 그리고 역사시대에 들어서는 한나라 멸망이후부터 수나라 건국이전까지의 삼국 및 남북조시대, 명나라말기, 청나라말기의 역사를 살펴보면서 각 시기마다 어떤 결핍이 일어났고 그 결과가 어떠했는지를 살펴본다. 즉 인류문명의 역사에서 저자가 다루는 역사는 중국의 역사 그것도 대표적인 결핍의 시기만이다. 이는 저자가 중국인이기에 앞서 연구능력의 한계로 인한 것이기도 하겠지만, 그럼에도 그가 말하고자 하는 주제 ‘인류는 결핍을 극복하고 앞으로 다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을 보여주기에 부족함이 없다. 인류의 문명은 분명 발전해오고 있다. 오늘날 우리는 풍요로운 생활을 누리고 있지만, 그러나 어느 순간에도 결핍으로부터 자유로운 때는 없었다고 저자는 말한다. 우리가 지금의 모습으로 살고 있는 것도, 인류의 문명사가 지금의 방향으로 이르게 된 것도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지금의 시대가 아이러니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인류가 겪어온 결핍에는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겠지만 대표적인 것은 식량에 대한 결핍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이전과 달리 결핍보다는 과잉이 더 문제가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어떤 곳에서는 여전히 식량에 대한 결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가 없으며, 한편으로는 이러한 과잉이 또 다른 결핍을 야기하고 있다. 이는 인류의 문명발전 방향에 의문이 들게 만들기도 하지만, 저자의 말처럼 각종 결핍을 해결하고 앞으로 진격할 수 있으리란 희망이 들기도 한다.
결핍을 주제삼아 인류의 진화과정과 문명의 발달과정을 살펴보는 것이 조금은 색다르게 느껴진다. 우리가 인류사를 읽어오면서 그 기저에 결핍이 자리하고 있음을 느끼기도 하지만, 이처럼 결핍을 전면에 내세우고 이야기를 풀어가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란 생각이 들어서다. 그리고 인류사를 ‘결핍’이라는 특정한 관점에서 바라본다는 것은 우리로 하여금 인류사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 과연 우리 인간은 결핍으로부터 자유를 얻을 때까지 진격을 멈추지 않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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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다소 영업적 전략이 있는 책이라는 선입관이 있었습니다. 워낙 유명한 ‘사피엔스’에 여러 단어를 붙인 책이 많이 나왔었죠. 이 책도 ‘진격’이라는 단어를 붙였구나 했습니다.
‘진격’이라는 단어를 붙였지만, 소제목인 ‘결핍’이라는 관점에서 인류의 발전사를 다룬 책인 것 같습니다. 진화론에 입각한 인류의 발전사는 우리에게 이미 유명한 《사피엔스》와 《총균쇠》라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이 모든 인류사를 ‘결핍’의 관점에서 보고 있습니다. 인류라는 종은 현재까지 진화된 결과물이기에 그 진화가 생존을 위한 싸움이라 볼 때 ‘결핍과의 싸움’은 어쩌면 당연한 주장이라 생각됩니다.
책의 첫 부분의 이야기 중 직립 보행을 다룬 것에 제가 본 것이 있어 적어봅니다. 저자는 이 직립 보행이 결핍과의 전쟁에 첫 단계라고 합니다. 많은 영장류 중에서 현재의 학술계는 인간을 ‘습관성 직립 보행을 하는 영장류’로 표현한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직립을 하게 된 것일까요. 저자는 오래전 환경변화를 제시하며 여러 가설을 말하지만, 특별히 이 이유 때문이라고는 말하지 않습니다. 아직은 연구단계니깐요. 환경변화로 부족한 식량 경쟁으로 분노할 때 벌떡 일어나서 진화했다는 가설도 있고, 식량 경쟁으로 4족 보행보다 에너지 소모를 덜 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가설도 있습니다. 얼마 전 tv에 잠시 본 장면이 생각났습니다. 아프리카에 큰 강의 나무 위에 사는 한 침팬지 무리 중 일부가 강 위로 떨어진 과일을 줍기 위해 나무 위에서 내려와 물속에서 직립 보행을 하는 장면이었습니다. 물속이니 다리와 허리에 무리가 덜 되어 실제 사람이 걷듯 유유히 걸으며 과일을 주워 먹었습니다. tv속 학자는 우리가 이것에 주목한다면 직립의 진화는 충분히 설명 가능하다고 했습니다.
결핍과 싸움이라는 인류의 진화사를 다루었던 1부에서 뜬금없이 중국의 역사가 2부에서 시작합니다. 뭐 갑작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호모사피엔스가 이제 전 세계, 라틴아메리카까지 진출하는 것으로 1부는 끝이나고 신석기, 구석기로 이어지면서 중국의 역사에서 ‘결핍과의 싸움'의 사례로 어집니다. 많이 놀랐습니다. 중국의 오랜 역사에서 굵직한 환경변화에 따른 식인의 역사를 소개되었기 때문입니다. 고대 대 홍수 시절의 식인. 또 불과 150년 전 1876년 청나라 말기, 모든 땅이 양귀비 재배로 집중할 때 대 자연재해가 겹쳐 식인을 했던 이야기. 말만 들었지 이렇게 구체적으로 책에서 읽어보긴 처음이었습니다. 짧게 부분 인용하겠습니다.
소름이죠. 책의 후반 부에 볼 수 있는 소름입니다만, 이미 이런 소름은 들어가는 글에서 맛보긴 했습니다. 1957년, 그때까지 식인풍습을 유지하던 뉴기니 포레 부족의 여자와 아이들이 발작하며 죽어가는 원인을 밝혀내면서 책이 시작했는데요, 한편의 스릴러 영화를 보듯 몰입감이 상당했습니다.
서두로 돌아가서, 제목의 ’진격‘이라는 단어에 살짝 고개가 갸우뚱 거려집니다. 지금까지 인류의 발전사에는 이 진격이란 말이 어울릴진 몰라도 2021년을 사는 사피엔스에게 이제는 ’진격‘은 내려놓아야겠습니다. 책은 결핍과 식량과 싸운 인류사를 다루었지만, 이제 무엇이 우리에게 결핍일까요? 인류 전체로 보면 지금은 모든 것이 차고 넘쳐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인류입니다. 어딘가에선 조절이랍시고 생산한 것을 버리고 없애는 곳이 있지만, 또 어딘가에선 없어서 굶주리는 인류입니다. 이제 인류는 생산의 결핍과 싸울 것이 아니라, 나눔과 평등 정의의 결핍과 싸워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사피엔스는 표지의 사진처럼 드릴로 구멍 낸 돌 망치를 들고 더 나은 풍요를 위해 싸움의 진격을 할 게 아니라, 멈추고 옆과 뒤를 봐야겠습니다. 바로 인류애로 진격을 하는 거죠. 저는 책을 통해 배운 게 이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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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핍과의 전쟁, 그 놀라운 역사'라는 부제의 이 책을 읽으면서, 인류의 진화사를 '결핍'이라는 측면에서 읽어낸 관점이 매우 흥미롭게 다가왔다. 광대한 자연 앞에서 미약했던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가 바로 '결핍'을 느끼고 이를 보완하려는 노력 속에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핵심적인 내용이다. 크게 두 개의 항목으로 구성된 목차 중에서, '결핍이 우리는 만들었다'라는 제목의 첫 번째 항목은 원시인류에서부터 현재의 사피엔스로 진화하는 과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그에 관한 일반의 상식이 과연 옳은가 라는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흔히 인간만이 불을 피우고 언어를 사용할 수 있으며, 도구를 만들어 사용할 줄 안다는 점 등을 그 특징으로 꼽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다양한 동물들 중에서도 불을 사용하고 언어를 가지고 있으며, 의도적으로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는 예가 발견되었기에 과연 그것을 인간과 동물과의 차이점으로 볼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다. 그러면서 인류의 진화 과정에서 결정적인 부분은 바로 직립보행이며, 무언가 결핍을 느꼈을 때 그것을 보완하는 수단과 방법을 만들어냈기에 끝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것을 소개하고 있다. 실상 이러한 내용들은 진화론적 관점에서는 상식적인 것이라 할 수 있지만, 그 과정에서 다양한 인류학적 탐사자료와 DNA를 통한 유전자 분석이나 동위원소 측정으로 인한 시기 측정 등으로 보완하면서 내용을 이끌어가고 있다.
최초의 인류라고 추정되는 호모 하빌리스 단계를 거쳐 호모 에렉투스와 네안데르탈인이 존재했지만, 그들이 진화의 과정상 사라진 것은 결국 자신들에게 닥쳤던 '결핍'을 이겨냈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인류의 진화 단계에서 습득한 지혜를 축적해서 자신에게 닥친 '결핍'을 이겨낸 호모 사피엔스가 살아남아 현재의 인류를 이룰 수 있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다. 즉 '결핍의 압박 속에서 호모 사피엔스는 횃불처럼 이용 가능한 모든 자원을 찾아 헤맸고, 점점 번성해'갈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러한 증거들을 인류 화석의 해부학과 DNA 분석, 그리고 지질학에 기댄 지구의 기후 변화 등을 통해서 다채롭게 설명하고 있다. 인류의 쇠퇴와 번성은 화산이나 지진 등의 자연 재해에 의해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으며, 그로 인해 닥친 '결핍'을 이겨내느냐 그렇지 못하느냐에 따라 그 결과가 생존과 멸망으로 나뉘어졌음을 강조한다.
특히 저자는 '들어가며'에서 뉴기니의 식인 풍습으로 인한 유전병의 실체를 제시하면서, 결국 인류의 식인 풍습도 식량의 '결핍'을 보완하기 위한 수단이었으며 그 결과 뇌에 이상이 생겨 무력하게 죽어가는 유전병이 도래했다는 것을 이끌어내고 있다. 단순히 인류의 진화 과정만을 제시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과학적인 탐사 결과를 토대로 그것을 보완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다. 이처럼 첫 번째 항목은 인류의 진화 과정을 다양한 고고학적 유물과 그에 관한 과학적 분석을 토대로 서술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어지는 두 번째 항목에서는 '결핍은 역사를 만들었다'라는 제목으로, 중국의 역사에 대해서 역시 과학적 논거를 곁들여 소개하고 있다. 다만 이미 알고 있는 중국사를 정치사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기후나 천재지변 그리고 지구상의 기후 변화 등을 접목시켜 철저히 과학적인 관점에서 풀어내고 있다는 점이 흥미로웠다. 인류의 4대문명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황하문명'을 비롯하여, 인류 초기부터의 흔적을 더듬을 수 있는 고고학적 증거가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러한 서술이 가능했을 것이라고 이해된다. 베이징 원인을 비롯한 고고학적 증거를 통해 신석기시대부터 서술되고 있는데, 여기에서도 저자는 역시 '결핍'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역사를 바라보고 있다. 식량의 부족과 생존의 필요에 의해 작물을 재배하고 토기를 비롯한 도구를 제작하기 시작했으며, 동물을 길들여 마침내 인류가 살아남을 수 있었다고 주장한다.
중국의 역사에서 은허 유적지를 통해서 상나라부터는 역사로 인정되고 있으나, 그 이전의 하나라까지는 여전히 역사와 전설의 중간에 걸쳐있다고 논의되고 있다. 저자는 하나라 우임금이 홍수를 다스렸던 치수(治水)에 대해서 논하면서, 폼페이에 버금가는 '라자유적'의 홍수 매몰 흔적의 발굴 결과가 하나라가 역사에 실재했을 것이라는 관점을 제시한다. 이후 상나라와 남북조시대 그리고 명나라와 청나라로 이어지는 중국의 역사를 기술하면서, 화산과 천재지변 그리고 전지구적인 기후변화로 인해 왕조의 흥망을 설명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이러한 저자의 관점은 그동안 인물이나 정치제도에 초점을 맞춰 설명해온 역사 기술과는 뚜렷이 구별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거의 왕조에서는 천재지변을 군주의 능력으로 받아들였기에, 저자의 설명이 나름의 설득력을 갖는다고 이해되었다.
특히 청나라 멸망의 결정적인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아편전쟁'은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양귀비를 경쟁적으로 재배했던 당시의 풍조에서 비롯되었다고 논하고 있다. 즉 식량으로 삼을 수 있는 곡물 대신에 돈이 되는 양귀비를 과잉 재배하면서 중국 사회가 아편에 중독되는 현상이 발생했고, 이를 이용한 외세의 침략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던 것이 청나라 멸망의 중요한 원인이라고 강조한다. 이처럼 '결핍'이라는 키워드를 통해서 인류의 진화 과정을 설명하고, 다양한 측면에서 이를 적용할 수 있는 중국의 역사를 서술하고 있다. 저자는 결핍이 우리의 몸을 만들고 역사를 만들었으며, 지금도 인류 역사는 결핍과의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분명 인류의 진화 과정은 자신에게 부족한 것을 채우기 위해 ‘결핍과의 전쟁’을 통해 살아남을 수 있었다는 설명이 충분한 설득력을 얻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현재의 상황에서 인간들이 결핍을 보완하는 것을 넘어서 과잉 생산을 통해 욕구를 채우고 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잇다. 그래서 앞으로 진행될 모든 인류의 행동이 과연 ‘결핍’을 채우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는가를 고민할 시점이 되었다. 최근 결핍이 아닌, 인류의 과잉 욕망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이 파괴되고 있음을 목도하고 있다. 그러한 인간의 욕망이 지질학으로 ‘인류세’를 설정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점점 설득력을 얻고 있으며, 끝내는 그러한 욕망이 인류의 종말로 향할 수 있다는 경고에도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하겠다. 과거의 역사를 돌아보면서 '결핍'과 그것을 충족하는 것만을 강조한다면, 인간의 환경 훼손에 대한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닌지 고민해야 할 것이다.(차니)
*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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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무엇으로 인해 진화했을까? 결핍과의 전쟁, 그 놀라운 역사를 2017년 중국 과학협회와 인민일보가 선정한 10대 과학 보급 매체로 선정됐고, 같은 해 웨이보에서 고익 선정한 영향력 있는 '10대 과학 웨이보 스타'에 선정 된 <허 센비오>의 <진격의 사피엔스> (한민영 옮김, 피그말리온 펴냄)에서 만나볼 수 있다. 그는 식량과 단백질 결핍이 심각하던 때에 우리의 조상들은 서로를 사냥하고 죽였으며, 승리자는 패배자의 사지를 자르고, 피와 살을 먹었고, 그 과정에서 프라이온 저항 유전자가 없는 승리자는 결국 뇌에 구멍이 생겨 똥 무더기에서 실실 웃으며 죽었고, 항바이러스 유전자가 있는 사람들은 살아남아 똑같이 항바이러스를 가진 후손을 낳았으며, 그들은 그렇게 대를 거듭하며 오늘날까지 살아 남았다는 것이다.
인간과 동물의 차이는 무엇으로 볼 것인가? 이 질문에 대한 저자의 답은 인간은 불을 사용할 줄안다거나 언어를 사용하다거나 도구를 사용할 줄 안다는 등의 보편적인 답이 아닌 '지금까지 우리는 인간을 다른 동물들과 구분 지을 수 있는 어떤 뚜렷한 경계도 찾지 못했다"라는 제인 구달의 말을 인용하고 있다. 결핍은 우리를 만들었다고 말합니다. 환경의 변화에 직면한 영장류 일부는 열대 우림과 함께 사라졌고, 일부는 새가 지저귀는 풍요로운 우림을 벗어나 바람이 부는 드넓은 초원으로 걸아 나갔으며, 이런 직립 보행이 시작된 것 또한 '결핍'으로 설명하고 있다. 한마디로 '결핍'이 지금의 인류와 역사를 만들고 변화시켜왔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이는 인류 역사의 한 단면을 보는것이 아니라 탄생부터 시작된다.
호모 하빌리스는 채집을 하고 죽은 고기를 먹는 삶을 살았으며, 생존을 위해 독보적으로 활약하고 결핍의 압박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간 접기(time fold)'라는 절묘한 방법을 사용하게 된다. 거친 식물을 주식으로 삼던 이들이 도구를 사용하면서 음식을 선 처리 후 먹게되고 두꺼운 턱과 강인한 씹는 근육이 변화를 거듭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음식을 오랬동안 씹어야 했던 시간을 절약하게 되고, 석기에 접혀 들어가 있던 시간을 꺼내서, 씹는 근육의 약화에 따른 폐단을 만회하게 되었는데, 씹는 근육의 약화는 인류 조상에게 뜻하지 않은 혜택을 안겨준다. 뇌의 용량이 커졌다. 직립보행과 뇌 용량의 변화는 여성의 골반이 축소되게 만들었으며, 출산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동물에 비해 빨리 출산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것, 한마디로 머리 크기의 증대는 산모의 출산을 힘들게 하고 식량채집의 효율성을 떨어뜨려 새로운 결핍을 만들었다. 따라서 어린 아이를 돌보기기 위한 수단이 여성의 생명을 남성보다 더 길게 되어 더 오래 사는 할머니가 살아남아 자신의 딸이 아이를 영육할 수 있게 도와주었다는 것이다.
호모 하빌리스가 큰 동물의 썩은 고기를 먹는 습관을 가진 덕분에, 인류는 단백질을 섭취했고 식물성 먹이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소화 기간의 성장 압력도 완화할 수 있었다. 우리의 장은 고릴라만큼 복잡할 필요가 없었기에, 신체의 '인프라 건설'에서 절약된 많은 영양 자원을 '정신문화건설'-뇌의 발달-에 쓸 수 있었다. 이 덕분에 이후의 진화 과정에서 인간의 뇌는 용량이 더욱 커졌다. 비록 석기 속에 접혀 들어갔던 시간을 꺼내어 씀으로써 결핍으로부터 오는 압박을 어느정도 완화할 수는 있었지만, 거대한 야수가 활보하는 시대에서 이것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체질과 행동면에서 새로운 적응 능력이 필요했고, 이것은 아마도 한 단계 높은 '시간 접기'에서 시작되었을 것이다.
현생 인류인 호모사피엔스는 어디에서 왔을까? 저자는 아프리카로부터 시작해서 각 대륙으로 확산되었다고 본다. 무더운 기온으로 인해 네안데르탈인과는 다르게 털을 벗게 된 호모사피엔스는 인류의 조상이 물이 가득한 곳에서 생활하면서 털이 적은 개체의 유전자가 확산되었을 것이라는 설과 인간의 피부 표면이 털로 가득차면 기생충이 서식하게 되면서 숙주의 체력이 소모되어 결국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잇기 때문에 진화 과정에서 자연 선택이 적용돼 털이 적은 유전자가 확산되었다는 가설을 든다.털이 사라지면서 열에 강하게되고 오래달리기에 적합하게 되면서 결국 결핍의 압박이 '달리기를 잘하는, 옷을 입지 않은 유인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렇듯 현생 인류는 결핍에 의한 진화가 지속되었고, 문명 또한 결핍을 이겨내기 위한 방향으로 확산되었으며, 그 중 기후변화에 따른 위협이 큰 영향을 끼친 사실을 역사적으로 밝히고 있다. 대홍수, 화산폭발 등으로 인한 환경 변화는 인류의 몰살의 시기를 거치도록 했으며, 발전의 기회가 되기고 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사람이 중국의 중앙부, 즉 중원으로 몰려들었고, 공간은 한정되어 있는데 사람은 많은, 결핍된 환경이 되어 갔다. 결핍은 폭력을 야기하고, 치명적인 폭력을 낳았다. 계속되는 도륙과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는 비명 속에서 큰 집단은 작은 집단을 삼키고, 강한 무리는 약한 무리를 합병하였으며, 자원과 권력은 끊임없이 집중되었다. 점점 더 많은 인구가 극소수 우두머리의 지배하에 놓이게 된 것이다. 이처럼 기후 급변에 따른 거대한 위기 속에서 인구의 대랴 결집에 따른 양적 변화는 질적 변화를 일으켰다. 그렇게 진정한 의미의 첫 번째 국가 정권이 탄생한 것이다. 기상학자들은 이 모든 것이 가능했던 것은 급격히 추워진 기후가 사람들의 생존 공간을 압축해 전례 없는 결핍을 만들어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이 결핍에 대처하기 위해 중국 사회는 마침내 내브 권력과 자원의 재통합을 이루며 문명의 문턱을 뛰어넘었다.
지금까지 인류는 수 많은 위기에서 생존을 포기하지 않았고, 지금의 시대를 맞이 했다. 지금까지 기후의 변화, 새로운 바이러스의 출현 등으로 인해 큰 위기를 맞이 했던 인류는 앞으로도 소멸할 수 있는 상황이 거듭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우리는 기후변화에 따른 종말론이 힘을 얻고 있으며, 2020년도는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가 창궐하여 지구를 혼란의 시기로 이끌었다. 이와 같은 결핍에 대해 인류는 또다른 진화를 할 것인지, 아니면 순식간의 종말의 시기에 접어들 것인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인류 역사를 되돌아 볼 때 누구도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만은 명확하다. 과거 인류의 역사가 그것을 말해준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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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슐리안주먹도끼 부분이아쉽습니다 (아슐리안주먹도끼가 유럽등은 발견되는데 동쪽에선 발견되지않았다 동방고대인류가 모비우스라인서쪽인류들보다 100만년뒤졌다등의) 모비우스라인 론설명하는데 이미 대한민국서 1977년 연천전곡리 서 30만년전 4500개 아슐리안 주먹도끼가발견되서 모비우스라인은 폐기되었는데 저자가 한국의구 석기시대유물은 잘모르셨던거같아 아쉽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