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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 개의 밤, 어제의 달_ 가쿠나 미츠요 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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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와~ 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게 쓸 수가 있을까? 소설책처럼 느껴지는 제목이었으나 읽어보니 소설책이 아니라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낯선 곳에서 수많은 밤들을 보냈다. 그러면서 그 밤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때의 상황과 기분으로 표현했다. 덕분에 나도 수많은 밤을 느낄 수가 있었다. 덕분에 작가와 함께 여행한 느낌이 들었다. 나 또한 해외여행을
"천 개의 밤, 어제의 달_ 가쿠나 미츠요 지음" 내용보기

우와~ 밤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이렇게 다양하게 쓸 수가 있을까? 소설책처럼 느껴지는 제목이었으나 읽어보니 소설책이 아니라 에세이집이다.

작가는 여행을 하면서 낯선 곳에서 수많은 밤들을 보냈다. 그러면서 그 밤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때의 상황과 기분으로 표현했다. 덕분에 나도 수많은 밤을 느낄 수가 있었다.

덕분에 작가와 함께 여행한 느낌이 들었다. 나 또한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수많은 밤들을 보냈다. 그때의 그 느낌들이 이 책과 더불어 다시 떠오르게 되어서 좋았다. 홍콩에서의 밤, 일본에서의 밤, 말레이시아에서의 밤이 다 달랐다는 것을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 새롭게 느끼게 되었다. 지금보다 훨씬 젊고 어렸던 그 시절의 밤은 지금의 밤과 달랐다. 그때 그 기분들을 기록해 놨다면 아마 이 책과 비슷한 에세이가 되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작가의 책 속에서는 유난히 술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술을 마시고 아무도 모르는 곳을 휘청이며 걷는 이야기를 읽을 때는 왠지 나도 그녀와 함께 휘청이며 그 길을 걷는 느낌이었다. 나 또한 어릴 적 그런 추억이 있었기 때문에 공감했고, 그때 느꼈던 바람이며 시원했던 공기, 아무도 없는 길이었지만 무섭다고 생각이 들기 보다 그냥 내가 그곳에 있다는 사실이 참 좋았던 그때가 생각났다. 세포 하나하나가 기억을 하듯 새삼스레 그때의 기억들이 떠올라 책을 읽으면서 기분이 좋아졌다.

해설 부분에서도 술 이야기가 나온다. 작가는 분명 술을 좋아하는 사람인가 보다. 아마도 그녀의 후배쯤 되는 분이 쓴 것 같은데 첫 이야기가 술자리에 있었던 일이다. 후배들을 불러다 집에 있는 좋은 와인들을 마시며, 맛있는 음식까지 대접하며 왔다 갔다 하는 그녀의 모습을 상상해 봤다. 작가를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장면이었기에 그 이야기를 썼을 것 같다. 아마도 후배는 이렇게 사람 좋은 그녀가 쓴 글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그녀의 수많은 밤 이야기에서 모르는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과 지낸 이야기들이 나온다. 왕자님 같은 사람을 만난 이야기며, 잘생긴 남자 배우와의 만찬 이야기를 하면서, 읽는 우리에게도 설렘을 주었다. 혼자 하는 여행의 맛을 덕분에 느낀 것 같다. 아직 혼자서 해외여행을 가 본 적은 없다. 같이 가서 따로 여행지를 돌아본 적은 있지만 오롯이 혼자서 전혀 모르는 곳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밤을 지새워본 적은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그녀 덕분에 나도 설레는 밤을 보내본 것 같다. 나의 이야기는 아니었지만, 작가와 함께 수많은 밤을 보낸 느낌이 들어서 이 책을 다 읽고서는 흐뭇하게 미소 지을 수 있었다.

7****9 2021.02.1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을 읽고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을 읽고" 내용보기
'밤'이라는 시간과 관련된 24개의 글들이 담겨있는 에세이다.    솔직히 기대를 많이 안 하고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에세이지만 소설 같은 재미가 있다. 여행자의 이야기는 국적 불문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일까? 혼자 피식거리면서 책을 읽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한다. 오래 알고 지낸 편한 사람과 수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을 읽고" 내용보기

'밤'이라는 시간과 관련된 24개의 글들이 담겨있는 에세이다. 

 

솔직히 기대를 많이 안 하고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순식간에 읽었다. 에세이지만 소설 같은 재미가 있다. 여행자의 이야기는 국적 불문하고 공감이 되는 부분이 있어서일까? 혼자 피식거리면서 책을 읽었다. 내가 여행을 좋아하다 보니 다른 사람의 여행 이야기를 듣는 것도 좋아한다. 오래 알고 지낸 편한 사람과 수다를 떤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읽고 나면 기분이 좋아지는 책이다.

 

요즘따라 여행이 가고 싶고, 자꾸 과거의 여행을 소환하며 혼자 추억여행을 하고 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또한번 추억여행을 했다. 그리고 나의 밤은 어땠는지 회상하며, 밤이라는 시간이 주는 특별한 감정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c*****0 2021.02.13.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요즘,추천하는 책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요즘,추천하는 책" 내용보기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한없이 한가로웠던 나의 그 여행도 앞으로 절대 반복할 수 없으며, 죽은 시인을 떠올리며 촛불 아래서 책을 읽던 그 장소에도 두 번 다시 갈 수 없다는 것을. _149p.   유년시절의 밤에 관한 추억, 여행지에서의 추억과 밤에 관한 이야기들은 그동안 여행을 하며 '언젠가 꼭 다시 와야지' 하며 마음먹었던 여행지에서의 순간, 그 마음들을 그리움처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요즘,추천하는 책" 내용보기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한없이 한가로웠던 나의 그 여행도 앞으로 절대 반복할 수 없으며,

죽은 시인을 떠올리며 촛불 아래서 책을 읽던 그 장소에도

두 번 다시 갈 수 없다는 것을. _149p.

 

유년시절의 밤에 관한 추억, 여행지에서의 추억과 밤에 관한 이야기들은 그동안 여행을 하며 '언젠가 꼭 다시 와야지' 하며 마음먹었던 여행지에서의 순간, 그 마음들을 그리움처럼 떠올리게 만들기도 한다. 여행의 순간을 떠올리게 하는 문장, 여행지의 풍경, 언젠가의 밤을 이야기하는 24편의 짧은 에세이들은 여행에 목마른 일상을 다시금 살아가게 해준다.

 

책을 읽다 보면 시간과 장소에 어울리는 책들이 은근 가려지게 되는데 이 책은 낮보다 늦은 밤, 또는 새벽에 짧은 글 몇 편씩을 읽게 되는 글이었다. 섬세하고 날카로운 심리묘사가 돋보였던 <종이달>의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밤과 여행 그리고 추억에 관한 에세이 「천 개의 밤, 어제의 달」은 떠나고 싶지만 떠날 수 없는 요즘, 읽기에 제격인 책이다.

 

밤은 때로 우리가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한다. 목욕탕에서 집으로 돌아가던 길, 아빠도 엄마도 함께 있는데 외톨이라고 느끼던 그 어린 날의 마음이 밤이 가진 본질이라는 생각이 든다. 밤은 싫든 좋든 우리가 혼자임을 깨닫게 한다. _12p.

 

이윽고 어둠뿐이던 주변에 빛이 드문드문 보이기 시작했다. 민가와 공동 주택 불빛이었다. 조금 마음이 놓였지만 초조함은 어떻게 해도 사그라지지 않았다. 내가 어디로 가려고 했는지, 무엇을 하기 위해 여행을 떠났는지조차 너무 불안해서 알 수 없어졌다. 택시를 탔을 땐 이 운전사가 나를 모르는 곳으로 데려가서 버리고 갈지도 모른다는 망상까지 했다. 그만큼 이국의 밤은 두려웠다. _16p.

 

밤은 검정이 아니라 잿빛이었다. 잿빛 속에 허허벌판만이 펼쳐져 있었다. 아무것도 없었다. 인공적인 것도 그렇지 않은 것도 허허벌판 말고는 아무것도 없었다. 밤의 덩어리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 _29p.

 

#천개의밤어제의달 #가쿠타미츠요 #김현화 #에세이 #티라미수더북 #도서협찬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d******7 2021.02.15.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깊은 밤을 날아서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깊은 밤을 날아서" 내용보기
<종이달>을 쓴 일본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에세이집이다. 이 작가의 에세이집을 워낙 좋아해서 국내에 출간된 책은 거의 다 구해서 읽었다. 한 사람이 쓴 책이니 내용이 겹치는 건 당연한데, 같은 에피소드라도 책마다 디테일이 달라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를테면 <언제나 여행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인 몽골 여행 편. <언제나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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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을 쓴 일본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에세이집이다. 이 작가의 에세이집을 워낙 좋아해서 국내에 출간된 책은 거의 다 구해서 읽었다. 한 사람이 쓴 책이니 내용이 겹치는 건 당연한데, 같은 에피소드라도 책마다 디테일이 달라서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이를테면 <언제나 여행 중>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에피소드 중 하나인 몽골 여행 편. <언제나 여행 중>에선 게르에서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서 밖으로 나왔다가 엄청난 광경을 보았다고만 나왔는데, 이 책에선 그전에 운전사, 가이드와 마유주를 엄청 마셨다는 내용이 나온다(그러니 자다가 화장실에 가고 싶어질 수밖에). 아버지, 어머니가 병원에 계실 때의 에피소드도 다른 책에서 본 것 같은데, 이 책에 그 시절의 이야기가 더욱 자세히 나온다. 고3 때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니 너무 힘들었겠다. 

 

해외여행 에피소드도 많지만 일본 여행(저자에게는 국내 여행이겠지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에피소드도 많다. 가령 도쿄에서 삿포로까지 밤 기차 타고 떠나는 여행. 해 저물 때 도쿄에서 출발해 동북지방의 새까만 풍경을 보다가 잠들었다 일어나면 새하얀(겨울 한정) 홋카이도가 차창 가득 펼쳐져 있는 경험. 살면서 한 번은 해볼 수 있을까. 도쿄에서 삿포로까지 가는 밤 기차가 없어졌다는 말도 있고... ㅠㅠ

j****y 2021.12.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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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밤은 안녕한가요?
"당신의 밤은 안녕한가요?" 내용보기
내가 요즘따라 흥미롭게 생각되는 글들은 <하나의 토픽> 혹은 <작은 물건>에 대한 책들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의 작은 것을 가지고 백 페이지가 거뜬히 넘는 책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내 머릿속에서 헤엄친다. 질문이 질문을 낳는 와중에 영감이 떠오르면, 적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생겨나 내 <영감 노트>에 내 생각을 끄적이다가 다시 독서하다가를 반복하는 재
"당신의 밤은 안녕한가요?" 내용보기

내가 요즘따라 흥미롭게 생각되는 글들은 <하나의 토픽> 혹은 <작은 물건>에 대한 책들이다. 어떻게 하면 하나의 작은 것을 가지고 백 페이지가 거뜬히 넘는 책을 쓸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끊임없이 내 머릿속에서 헤엄친다. 질문이 질문을 낳는 와중에 영감이 떠오르면, 적고 싶다는 생각이 갑자기 생겨나 내 <영감 노트>에 내 생각을 끄적이다가 다시 독서하다가를 반복하는 재밌는 루틴이 생겼다. 

 

더 재밌는 건, 대체적으로 그런 글을 쓰는 작가님들은 하나같이 끝내주는 관찰력을 가지고 있고, 이 곳 저곳에서 다양한 경험을 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들의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그들이 아니면 절대 쓸 수 없는 글이 탄생하고, 그런 글들은 나를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오늘 읽은 책,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역시 작가가 세계 방방곡곡을 여행하면서 마주한 24개의 밤에 대한 이야기를 묶은 책이다. 네팔의 밤, 일본의 밤, 이집트의 밤, 이런 식으로 각 나라에서 마주한 다른 밤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때 당시의 상황, 누구와 있었고 어떤 향기가 났는지까지 서술하는 장면에서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에게도 <밤>에 대한 에피소드는 차고 넘친다. 그리고 작가 역시 어렸을 적에 <밤>을 무서워했다는 점이 나와 닮았다. 그래서일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작가의 감정선이 돋보이는 부분들에 유독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작가는 나보다 더 많은 나라들을 여행했고, 덕분에 나는 가보지 못한 곳의 밤을 만끽할 수 있었다. 

 

저자가 이 책에 실은 24개의 밤 중, 내가 경험해보고 싶으면서도 두려움이 앞서는, 두 개의 감정이 실랑이를 벌이게끔 만든 <밤>을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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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밤의 민낯을 만난 밤 

 

밤은 검정이 아니라 잿빛이었다. 잿빛 속에 허허벌판만이 펼쳐져 있었다.
등 뒤에는 게르가 있지만, 눈앞에는 아무것도 없고 인기척도 없다.
지구에 나 홀로 남겨진 것 같았다. 이상하게도 외롭지는 않았다. 굉장한 기분이 들었다. 밤이 단순한 시간의 흐름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생물처럼 느껴졌다. 그 생물과 마주한 채 나는 홀로 서 있었다.
P.29

 

-몽골에서 보낸 밤을 작가는 이렇게 회상했다. 그리고 나는 그 밤이 사뭇 궁금해졌다. 어떤 느낌이었길래 밤이 <살아 숨 쉬는 생물>처럼 느껴졌을까. 지구에 홀로 남겨진 느낌은 어떤 느낌일까? 예전에 찜질방에 갔을 때 캡슐 안에 들어가 마사지를 받는 체험을 했을 때 내가 느꼈던 감정과 비슷한 느낌일까? 다낭 호텔 수영장에서 탔던 긴 워터슬라이드를 타고 내려올 때 느꼈던 찰나의 고독함 같은 느낌일까? 

이상하다. 지구에 홀로 남겨진 느낌을 받은 소감이 <이상하게도 외롭지 않았다>니. 

 

언젠가 세상에서 가장 어두운 검은색 이름이 <밴타블랙>이라고 기사에서 읽었던 것 같다. 

내 눈앞에 밴타블랙이 펼쳐진 느낌이었을까? 정말 단 한줄기의 빛도 보이지 않았을까? 

심지어 그것이 야외라니. 나 같으면 소름이 끼칠 정도로 무서울 것 같은데, 그 감정, 나도 느껴보고 싶다. 

 

(이 구절을 보고 작가의 필력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2. 두 번 다시 만날 수 없는 밤 

 

그때는 알지 못했다. 한없이 한가로웠던 나의 그 여행도 앞으로 절대 반복할 수 없으며, 두 번 다시 똑같은 곳에 갈 수도 없다는 것을.
P.148

 

-내가 여행을 하면서 느꼈던 감정과 너무 똑같아서 밑줄을 긋지 않을 수 없었던 구절. 

여행이라는 건 늘 여행 준비를 할 때, 짐을 쌀 때, 그리고 공항으로 갈 때가 가장 설레는 것 같다. 그 이유는 내가 여행에 갈 때마다 늘 거치는 루틴이기 때문에 설레는 것 같다. 여행을 하는 내내 시간이 가는 게 아깝고, 내가 왔던 곳에 다시는 오지 못할 거라 생각하니 -- 그 장소는 거기 그대로 있겠지만 다시 그곳을 찾았을 때 그때의 내가 아닐 거라 생각하니 -- 아쉬움이 먼저 드는 건 왜일까. 

 

그래서 여행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아쉬움이 공존하게 되는 것 같다. 

두 번 다시 똑같은 곳에 갈 수 없다는 사실을 시간이 지나면서 피부로 느끼기 때문인 것 같다.

 

뭐, 그렇게 생각하면 내 삶에서의 모든 시간이 아쉬움일 수도 있겠다.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시간들이니. 

지금 글을 쓰고 있는 시간마저도 과거가 되었으니. 

 

-

 

이 책은 <밤>이라는 시간이 <낮>이라는 시간보다 더 좋은 사람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밤>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작가가 보낸 24개의 밤을 훔쳐보는 게 그렇게 재밌을 수가 없을 테니. 

 

<낮>을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각오하고 읽으시길. 이 책을 읽은 후로는 <밤>이 더 좋아질 테니.

 

h**********l 2021.03.0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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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츠요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이 책은 나오키상 수상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밤과 여행 그리고 추억에 관한 내용을 잔잔하게 풀어가는 에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나오키상에 대해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일본의 문학상으로,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가 죽자 대중문학의 선구적인 업적을 기려 1935년부터 시작되었다. 상·하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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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쿠타 미츠요 <천 개의 밤, 어제의 달>

 


 


 


 


 


 


 


 


 


 

이 책은 나오키상 수상 작가 가쿠타 미츠요의 밤과 여행 그리고 추억에 관한 내용을 잔잔하게 풀어가는 에세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서 나오키상에 대해 찾아보니 이렇게 나온다. "일본의 문학상으로, 소설가 나오키 산주고가 죽자 대중문학의 선구적인 업적을 기려 1935년부터 시작되었다. 상·하반기로 나누어 1월과 7월, 1년에 두 차례씩 시상되는데, 대중문예의 신진작가 가운데서 우수한 소설·희곡 작품을 발표한 자를 가려서 수상한다." 가쿠타 미츠요는 132회차 2004년 하반기 <대안의 그녀>라는 소설로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그만큼 일본에서는 좋은 작가로 인정을 받았다는 징표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본문에서 저자는 그리스, 모로코, 태국, 몽골, 홍콩, 몰디브, 멕시코, 발리, 이집트, 네팔, 아일랜드 등 11개 국가에서 경험한 밤을 언급한다. 즐거운 경험도 있었고, 조금은 유쾌하지 않은 경험도 있었다. 이외에 일본에서의 몇몇 에피소드까지 '밤'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로 쉽게 풀어냈다. 저자 특유의 간결하지만 깊이 있는 문장으로 마지막 문장이 끝나는 229페이지까지 책을 손에서 놓지 못하게 만들었다.

 

읽는 내내 어떻게 저런 국가를 늦은 시간까지 돌아다닐 수 있을까 하면서 저자의 대담한 용기에 감탄했다. 동양 여자 혼자서 밤에 돌아다니는 거는 아주 위험한데 저자는 몇몇 치근덕 거리는 남자들을 만나긴 했지만 큰 사고 없이 잘 돌아다녔다. 천만다행이었다. 몇몇 장면에서는 손에 땀을 나게 만들었다. 굉장히 운이 좋았던 것 같다. 한편으로는 나도 저렇게 여행 가서 밤을 즐기면서 놀고 싶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사람은 분명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죽지만 병원에서는 사람의 죽음을 밤에 더 많이 느낀다· · ·(중략)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도 밤이었다. 밤이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병실에는 나밖에 없었고 의사가 가족을 부르라고 해서 '아, 때가 찾아왔구나'하고 바로 알아차렸다. 널찍한 병원을 뛰어다니며 가족을 찾아다녔다." 이 부분을 읽고 작년 11월에 2주 간격을 두고 돌아가신 친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저자의 아버지처럼 할아버지와 할머니도 밤에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다양한 에피소드를 보면서 내가 경험했던 각종 밤에 대한 기억들이 주마등처럼 순식간에 스쳐 지나갔다.

 

책의 무게는 가볍고 24개의 단편적인 이야기는 짧았지만, 나에게 전달되는 추억의 무게는 무겁고 여운이 길게 남았다. 여행지에서의 추억, 그리고 밤에 관한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이 책. 코로나19 때문에 무료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모든 분들에게 일독을 권한다.

 


 

p.39

밖은 아직 새까맸다. 기차역을 향해, 까만 어둠이 내려앉은 길을 그저 걸었다. 두려웠다. 트럭이 지나갈 때마다 몸을 움츠렸고, 어딘가의 민가에서 개가 으르렁댈 때마다 "앗"하고 작게 외쳤다. 조금 전에 본 성인용 비디오의 흑백 영상이 머릿속을 빙글빙글 맴돌며 공포에 박차를 가했다. 무섭다 무서워. 무섭다 무서워. 누가 나를 덮친다면. 강도를 만난다면. 살인을 당한다면. 두통과 메슥거림을 참고 종종걸음으로 역을 향해 갔다.

 

p.47

사막 한가운데에 매트리스를 깔고 시트를 씌우고 누웠다. 하늘에 가득한 별. 지금까지 본 어떤 밤하늘보다도 수많은 별이 보였다. 별로 가득한 하늘의 이미지는 아름답긴 하지만 나는 그렇게 예쁘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커다란 유리가 산산조각 나서, 그 파편이 흩어진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건 그렇고 어마어마하게 큰 하늘이다. 은하수도 보였다. 슝 하고 흐르는 별도 있었다. 밤하늘이 그대로 이불이 되어주었다. 고요했다. 지구에 있는 것 같지 않았다.

 

p.85

내가 홍콩을 좋아하는 이유는 이런 데 있다. 표정이 전혀 다른 밤이 서로 이웃해 존재한다. 고급 브랜드가 들어서 있는 빌딩 옆에 가짜만 파는 노점이 판을 벌리고 있는 것과 완전히 똑같다. 어느 것이든 고를 수 있다. 선택할 수 있는 그 느낌이 좋다.

홍콩에는 란콰이퐁이라는 술집 거리가 있다. 서구식 바나 레스토랑이 빽빽이 늘어서 있는데 창문 너머로 보이는 손님은 서양인뿐이다. 다른 나라였다면 왠지 꺼림칙한 광경이었겠지만, 홍콩이라서 무척 조화로운 느낌이다. 조금 거짓말 같은 행복감이, 오싹할 만큼 길고 가는 빌딩으로 가득한, 현실미가 결여된 풍경과 딱 어울렸다.

주롱의 밤도, 홍콩섬의 밤도 모두 인공적으로 밝다. 인간미의 존재와 현실미의 결여, 인간은 늘 그 양쪽을 원하는구나 싶었다. 사람이 원하는 것 그 자체가 두 개의 밤에 자연스레 드러나 있었다.

 

p.103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커플 여행지로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곳, 바꿔 말해 불편한 곳을 즐기는 마음으로 선택하는 건 서양인뿐이지 싶다. 일본인이나 다른 아시아인들은 혼자든 둘이든 가족끼리든 주위에 음식점이나 오락 시설이 좀 더 있는 곳을 선택한다. 둘이서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진귀한 것을 사거나 불빛 아래를 어슬렁거리며 걷기를 택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을 로맨틱하다고 생각하는 사고방식은 없는 것 같다.

 

p.167

좌석에 앉으면 즉시 잔다. 그러면 이륙했다는 사실을 잠결에 알게 된다. 그다음에 눈을 뜨면 이미 안전벨트 착용 램프는 꺼져 있다. 그래도 또 잔다. 잠이 오지 않을 때는 승무원에게 맥주나 와인을 가져다 달라고 해서 취한 채 잔다. 아무리 긴 시간이라고 해도 배행 시간 거의 내내 나는 잠들어 있다.

비행기 안에서는 시간이 뒤죽박죽이다. 시간과 함께 이동하기 때문이다. 시간은 오후 10시인데 바깥이 엄청 밝을 때도 있다. 그럴 때는 승무원이 밤을 조성한다.

 

p.172

이렇게 시간과 떨어지니 먹을거리가 신나게 뱃속으로 들어간다. 그리고 입에 들어간 순간 우주에 빨려들 듯이 사라져간다. 아침 점심 저녁, 세 끼를 먹는 것도 어딘가의 누군가가 정한 것이다. 기내의 승무원은 그런 규칙을 인공적으로 충실히 지킨다. 거기에 따르면서도 불가사의하게 낮도 밤도 식사도 존재하지 않는, 끝없는 우주를 홀로 헤매고 있다는 기분이 언뜻 든다. 비행기에서 보내는 밤이 싫지 않은 것은 결국 그 느낌이 나쁘지 않기 때문이리라.

 

p.190

혼자 역을 향해 걸어가고, 플랫폼에서 밤이 아침으로 바뀌는 순간을 가만히 지켜보던 그때를 이따금 떠올린다. 실연한 직후였기에 어찌 보면 최악의 날이었을 테지만 그 광경을 떠올리면 조금 즐거운 기분이 든다. '그래, 난 여전히 건재해'라며 뭐가 건재한지도 모르면서 그렇게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하고 싶어서 그날의 광경을 떠올리는 날도 가끔 있다.

 

p.204

사람은 분명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죽지만 병원에서는 사람의 죽음을 밤에 더 많이 느낀다. 예를 들어 전날에는 열린 문틈으로 쭉 뻗은 다리가 보였는데 다음 날 아침 지나가다 보면 문이 활짝 열려 있고 아무도 없는 침대가 덩그러니 놓여 있는 광경. 그런 것을 자주 보았다. 그 변화는 그때의 나에게 두렵지도 슬프지도 않았고 단지 고요히, 죽음이란 이런 것이란다 하고 가르쳐주는 것처럼 느껴졌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것도 밤이었다. 밤이지만 아직 이른 시간이었다. 병실에는 나밖에 없었고 의사가 가족을 부르라고 해서 '아, 때가 찾아왔구나'하고 바로 알아차렸다. 널찍한 병원을 뛰어다니며 가족을 찾아다녔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솔직하게 작성한 글입니다.

 

j*********l 2021.02.23.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