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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 나도 모르는 새 열심히 귀 기울이게 되는 현상
"흠흠 : 나도 모르는 새 열심히 귀 기울이게 되는 현상" 내용보기
「흠흠」. 제목을 보는 순간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다. 원서의 제목에 표기된 단어를 찾아보니 ふむふむ. 영어 표기는 FUMUFUMU ('푸무 푸무'가 아닌 실제 발음은 '후무 후무'에 가깝다.)로 되어 있었다. 사전을 찾아보니 'ふむ' 이렇게 한 번만 표기되어 있었고, 뜻은 '납득·동감·의문 따위의 심정을 나타내는 감정사'였다. 주로 ふむ를 두 번 연달아 붙여 'ふむふむ' 라고 말하고,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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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흠흠」. 제목을 보는 순간 이게 무슨 말이지 싶었다. 원서의 제목에 표기된 단어를 찾아보니 ふむふむ. 영어 표기는 FUMUFUMU ('푸무 푸무'가 아닌 실제 발음은 '후무 후무'에 가깝다.)로 되어 있었다. 사전을 찾아보니 'ふむ' 이렇게 한 번만 표기되어 있었고, 뜻은 '납득·동감·의문 따위의 심정을 나타내는 감정사'였다. 주로 ふむ를 두 번 연달아 붙여 'ふむふむ' 라고 말하고, '그렇군, 음~' 과 같이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거나 납득할 때 쓰는 표현이라고 한다.

 

과거에 한 창 일본어를 공부하겠다며 드라마나 영화 뿐만 아니라 버라이어티에 다큐, 때로는 뉴스까지 닥치는 대로 찾다보니 반복해서 들리는 감탄사를 포함한 의성어나 의태어가 있어 알아듣고 따라 말하는 데는 익숙했지만, 문장 속에 포함되어 있는 문자로 보면 이상하게 낯설어 어려워 일본어 시험을 볼 때도 힘들어 했던 부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 덕분에 의태어 하나를 확실하게 배우게 됐다. 다만, 실제로 원어민들이 어떻게 사용하는지를 보고 듣지 못한 터라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하는지를 떠올리지는 못하겠다. 뉘앙스는 우리말로 치면 '에~~, 음~~'과 같고, 실제 일본인들의 말할 때 쓰는 감탄사 발음도 이와 비슷하다. '후무 후무'. 아무리 생각하고 따라해봐도 아주 많~이 어색하다.

 

책 제목에 쓰인 단어 두 글자 때문에 저자의 이야기가 미뤄졌는데, 책의 저자인 안[본명 : 와타나베 안(渡邊 杏), 활동명 : 안(杏)]은 모델 겸 배우 이다. 이 외에 노래도 하고, 라디오 진행도 하고, 잡지 등에 연재활동으로 집필도 하는 등 많은 활동을 하지만, 그 중 메인은 단연 모델과 배우인 것 같다. 일본어를 공부하겠다며 전자사전 옆에 끼고 한창 일본 방송을 미친듯이 찾아보던 시기에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서 처음 안을 접해서 그 때만 해도 배우라고 생각헀고, 후에 버라이어티 등을 보며 모델을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일본도 우리나라처럼 영화나 드라마가 개봉하거나 시작될때면 버라이어티 등에 게스트로 출연해 출연 작품에 대해 홍보를 한다.) 그리고 안은 우리나라에서도 유명한 영화배우 '와타나베 켄'의 딸로도 유명하다.

 

이 책은 저자가 '웹 치쿠마(WEB CHIKUMA : 소설, 수필, 대담, 서평, 연재 등의 콘텐츠를 서비스 하는 일본의 웹 사이트, http://www.webchikuma.jp)'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만남'이라는 주제로 실제 자신이 만났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연재했던 총 26편의 이야기를 한 권으로 묶어 놓은 책이다. 어린시절 추억 속 만남 이야기, 모델과 배우가 된 후의 만남 이야기를 총 3장에 걸쳐 풀어 놓는다. 주로 매체를 통해 그녀가 연기하는 배우로서의 모습을 주로 바온 터라 책 속에서 모델 활동시의 이야기를 좀 더 접할 수 있지 않을 까 싶었는데, 모델로서의 이야기는 그가 뉴욕과 파리, 이탈리아에서 있었던 3개의 에피소드가 전부 여서 좀 아쉽기도 했다.

 

그러고 보니 부제에 '배우'라는 말이 괜히 들어간 게 아니구나 라고 새삼 깨닫고 다시 돌아와 이어서 읽다보니 의외로 내가 보았던 그의 출연작 중에 있었던 만남 이야기들이 꽤 있어 마치 장면 하나 하나를 옆에서 보는 것 같이 생생하게 읽을 수 있었다. 책 속에는 오로지 선으로만 그려진 에피소드의 핵심이 되는 아기자기한 일러스트가 곳 곳에 등장하는데, 그 그림들 역시 저자가 직접 그린 것이라고 한다. 색이 칠해진 것도 아니고 오로지 선으로만 표현이 되었는데, 각 특징들이 너무 잘 표현되어 있어 재주가 참 많은 사람이구나 생각 되 한 편으로는 너무 부럽기도 했다. 다이어리에 메모 하며 가끔 책 속 일러스트처럼 핵심 내용을 그림으로 그려 넣고 싶을 때가 있는데, 그림에는 완전 똥손이라 더 그랬던 것 같다.

 

저자는 역사와 책을 아주 많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 역사의 경우 경찰관이셨던 할아버지의 영향 때문이라고 하는데, 그녀를 아주 예뻐했던 할아버지는 술을 마시면 역사에 관한 이야기를 자주 들려주셨다고 한다. 가끔 서가에서 관련 책을 찾아 주기도 했다는 데, 그 책들을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고 했다. 그 때의 영향 때문인지 그녀의 만남 이야기 중에는 책으로 맺은 인연에 대한 이야기가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많았다. 이 책이 3년간의 웹 연재를 묶은 것이기는 하지만, 그녀가 책을 쓰려고 생각했던 계기와 그 시작 역시 역사가 좋아 읽었던 역사서에 등장하는 장소를 틈 날 때마다 찾아다니고 서평을 쓰기 시작하면서였다고 했다.

 

심지어 '북바(Book Bar)'라는 라디오 방송을 11년간 매주 진행하며 소개한 책만 1000권이 넘는다고 한다. '롯폰기 어딘가에 회원제 바에 모인 남녀가 오늘밤도 책을 안주 삼아 잡다한 이야기를 펼친다'라는 컨셉으로 탄생한 이 방송은 매주 테마를 정해 주제가 정해졌다고 하지만, 방송이 화면이 아닌 소리로 전달되는 라디오였던 점과 책의 내용에 대해 한 시간동안 대화를 하며 이야기해야 된 다는 점을 보면 아무리 일 때문이었다고는 하나 실제로 읽은 책이 1000권이 넘는 얘기가 되었다는 뜻도 된다. 그리고 좋아하는 책은 몇 번이고 반복해서 읽는다고 한다.

 

다른 에피소드에서 책을 통해 만났던 사람들에게 선물 혹은 소개를 받은 책을 읽고 라디오에서 소개를 하기도 하고, 그 방송을 듣고 파도타기 라도 하는 듯 또 다른 인연이 그녀를 찾아와 새로운 방송이 탄생하기도 했다. 예를 들면 저자가 책 속의 주인공이 되어 책 속의 장소를 찾아다니는 식의 드라마와 다큐가 혼합된 방송이다. 총 26편 중 마지막 한 편은 만났지만 만나지 못한 인연에 대해 이야기를 하는데, 그 사연은 이랬다. 치쿠마 연재 외에도 이 전에 다양한 집필 활동에 참여를 했던 모양이다. 그 중 릴레이 서평에 참여해 올린 글을 보고 한 작가가 책과 함께 그녀에게 편지를 보내오고 그것이 연이 되어 몇 차례 책을 주고 받지만, 그 작가는 말기암으로 건강이 악화된 상황에서 서로 만나지 못한 채 눈을 감고 만다. 그래서 저자는 '만났지만 만나지 못한'이라고 말을 한다.

 

아주 적은 에피소드였지만 뉴욕에서 모델일을 하며 있었던 만남에서는 그 곳 모델계에서의 웃지몰할 그곳의 상황을 새로 알게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해외에서 활동했던 모델들이 뉴욕에서의 모델 생활을 많이 이야기 했지만, 처음 듣는 상황이었다. 워낙 물가 높기로 악명 놓은 곳이라 숙소 문제에 대해서는 잘 알려진데로 그녀가 살았던 곳 역시 크게 다르지 않았다. 그럼에도 쉽지 않은 브랜드와의 계약과 모델일을 꽤 많이 할 수 있었지만, 문제는 그녀가 속해 있던 뉴욕 에이전시의 대표가 사무실의 돈을 모두 들고 다른 주로 튀어버린 것이다. 미국은 주를 하나의 국가처럼 여겨 법이 주마다 다 달라 해당 주를 벗어나면 문제가 매우 곤란해지는 데, 돈을 들고 튀어버린 대표 때문에 쇼 출연료를 받지 못한채 그 에이전시와의 일은 끝이나버렸다고 한다. 더 황당한 건 미국에서 이런 일이 흔해서 큰 사건이 아니라고 여긴다는 점이었다. 연예계에서는 우리나라에서도 저렇게 당하는 경우의 이야기를 종 종 접하지만, 경쟁이 치열한 뉴욕에서 겪은 일이라고 하니 역시 화려함 뒤에는 생각지 못한 숨겨진 많은 일들이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된다.

 

다시 제목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저자가 제목에 '흠흠'이라고 붙이게 된 이유이다. '흠흠'이라는 말 자체를 저자가 만들어 낸 것은 아니다. '북바'라는 라디오 프로는 안 자신보다 30살 가량 위였던 오카라 라고 하는 남성분과 둘이서 함께 진행을 했다고 한다. 그런 나이 차이에도 자신을 나 보다 어린 사람이 아닌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대우해 주지만 오히려 거꾸로 그 분이 어린아이 처럼 행동할 때가 있다고 한다.(예를 들면 방송 협찬으로 보내온 책을 출판사에서 가끔씩 보내 주는데, 책 만큼은 양보가 안 되는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어린 아이가 맛있는 과자 보이면 냉큼 집어가듯 책을 낚아(?)챈다고 한다. 단, 절대 몰래는 아니고 반드시 얘기는 했다고..) 오쿠라씨는 박학다식하지만 때로는 자신의 의견을 날카롭게 표명할 정도로 입담이 너무 좋아 이야기를 하다보면 빠져들게 되는데, 처음에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끄덕 하며 듣다가 순간 방송이 라디오라는 것을 깨닫고 '네, 네'라고 하며 맞장구를 쳤는데, 너무 시끄러운 것 같기도 하고, 나이차가 너무 나 '응, 응(우리나라와 발음이 똑같다.)'이라고 하기엔 실례고.. 그렇게 고민 끝에 찾은 방법이 '흠, 흠'이었다고 한다. 이 라디오 방송도 이미 종영이 되버려 찾아보지도 못하고 실제로 원어민이 말하는 것을 갑자기 찾으려니 찾을수가 없어 어떤 느낌일지 감이 잡히지 않아 좀 답답하기는 하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추천사에서 '흠흠'을 호기심에 이끌려 나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는데, 26편의 에피소드에서 공통적으로 그려지는 저자 안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그가 느낀 '흠흠'의 의미가 정말 딱인 것 같기도 하다.

 

이 책의 부제는 「배우 안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 이다. 단지 배우가 쓴 책이 아니라 이 부제 때문에 이 책이 읽고 싶었다. 그 이유는 최근(벌써 1년이 지났지만..) 저자가 겪은 안 좋은 소식 때문이었다. 이 책 속의 그녀도 씩씩했지만, 방송을 통해 본 그녀는 큼직 큼직한 이목구비 만큼이나 시원시원하고 활동적인 배우였다. 그녀가 출연했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의 캐릭터도 대부분 그러했다. 그런 캐릭터로 각인이 되어 있던 배우가 함께 출연했던 배우와 결혼을 했는데, 그만 불륜으로 이혼하게 된다. 일본에서 불륜이 흔하다고 하지만, 결코 받아들이기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문제는 영화배우인 그녀의 아버지 조차도 불륜으로 문제가 된 적이 있어 안은 '불륜'자체를 아주 혐호한다는 말을 어느 기사에선가 봤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자신도 똑같은 이유로 피해를 입었으니 그 심정이 오죽 했을까 싶었다. 한창 바쁘게 활동하던 그녀가 결혼 이유로 활동이 뜸하다 전해진 소식이었기에 안타까웠고, 한국어로 번역되 출판되었던 이 책이 그녀가 사람들을 만나며 좋았던 내용들을 엮은 책이라고 해서 어떻게 마음을 추스렸을까 싶어 궁금함에 선택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은 일본에서 벌써 9년전인 2012년에 출간이 된 책이었다. 최근 저자의 이야기일거라고 생각했던 예상은 보기좋게 빗나가고 말았다. 그래서 혹시 방송과 기사 등을 통해서 알고 있던 내용들이 주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 살짝 실망할 뻔 했지만, 전혀 생각지도 못했던 책에서 책으로 이어지는 그녀의 인연 이야기에 언제 그랬냐는 듯 점 점 빠져들고 있었다. 저자는 역사와 책 만큼이나 사람도 좋아하는 것 같다. 커다란 이목구비 만큼이나 도전에 두려움도 없는 것 같다. 그랬기에 막연하게 언젠가 한 번 해봤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했던 일들이 찾아오는 기회가 많았고, 그 기회들을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수락하며 놓치지 않았다. 그리고 그 기회를 수락하는 것 뿐만 아니라 수락과 동시에 제대로 해보겠다고 관련 공부 혹은 훈련을 정말 열심히 했다. 그래서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며 먼저 찾아오는 이들이 끊이지 않는 것 같았다. 이 책 속의 인연들은 학창시절을 제외하고는 연재기간 3년간의 만남이라고 한다. 말하지 못한 만남이 많이 남았다고 하는 것만 보아도 그가 사람과의 인연을 얼마나 좋아하고 소중히 하는지 알 수 있을 것 같다. 아마 그러한 평소 그녀의 행동 때문에 무라카미 하루키도 그냥 평범한 일반인 같다고 말하는 거 아닐까. 

 

마지막으로 하나 아쉬운 점은 책 제본이 펼치기 너무 어렵게 되어 있어서 첫 장부터 마지막 장까지 읽을 때 까지 속으로 꼭 누른채 읽어야 했던 부분이다. 독서대 누름쇠로 눌러도 덮혀버릴 정도였다. 들고 다니며 어디서든 가볍게 펼쳐볼만한 재미있는 내용이 가득한 책인데, 잘 펼쳐지지 않는 제본 상태 때문에 그러기는 조금 어려울 것 같다. 책을 좀 펼치기 쉽게 제본해 주었으면 좋겠다. 눌러도 계속 덮이는 제본 때문에 좀 힘들었지만, 내용 만큼은 옆에서 이야기를 듣듯 푹빠져서 읽었다.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그녀의 이야기에 호기심에 이끌리듯 귀 기울이며 '흠흠'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하면서 말이다.

 

 

** 본 게시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YES마니아 : 로얄 k*****7 2021.02.24. 신고 공감 11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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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흠흠] 일본 배우 안의 소탈한 매력이 빛나는 책
"[안의 흠흠] 일본 배우 안의 소탈한 매력이 빛나는 책" 내용보기
안의 에세이집이 한국에 출간된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둘러 구입해 보니 일본에선 2012년에 출간된 책이라고. 부제는 '배우 안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인데 추천사를 무려(!!)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다. 하루키의 추천사는 이 책의 마지막에 실려 있는데, 안에 대한 평가가 제법 웃기다. "나는 지금까지 몇몇 여성 배우를 만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이 정도야 어떻든 몸에서
"[안의 흠흠] 일본 배우 안의 소탈한 매력이 빛나는 책" 내용보기


 

안의 에세이집이 한국에 출간된 걸 전혀 모르고 있었다. 서둘러 구입해 보니 일본에선 2012년에 출간된 책이라고. 부제는 '배우 안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인데 추천사를 무려(!!) 무라카미 하루키가 썼다. 하루키의 추천사는 이 책의 마지막에 실려 있는데, 안에 대한 평가가 제법 웃기다. "나는 지금까지 몇몇 여성 배우를 만난 적이 있는데, 대부분이 정도야 어떻든 몸에서 아우라 같은 것을 풍겼다. ... 하지만 안에게서는 그런 것을 별로랄까, 전혀 느낄 수가 없다." 안을 모른다면 '너무 무례한 거 아냐?' 싶을 수 있지만, 안을 아는 사람이라면 '왠지 알 것 같아' 싶은 인물평이 아닌지 ㅋㅋㅋ 

 

책에 실린 글을 봐도 안은 세련되고 화려한 사람이라기보다는 소박하고 털털한 쪽에 가까운 사람 같다. 책 좋아하고 운동 좋아하고 관심 있는 일은 꼭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나 같고 내 친구 같은 느낌의 배우랄까(실제로 나와 동갑이기도 하다). 책에는 그동안 안이 만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주로 나오는데, 할아버지나 반려견처럼 가까운 존재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어쩌다 우연히 스쳐간 사람에 대한 이야기도 있다. 연예인으로는 한국에선 <토토의 창가>를 쓴 작가로 유명한 <테츠코의 방> 진행자 쿠로야나기 테츠코, 배우 사카이 마사토, 오오사와 타카오, 카메나시 카즈야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요괴인간 벰>을 비롯해 안이 출연한 드라마, 영화, 뮤지컬의 뒷이야기도 있다. 

 

이 책을 읽고 안도 더 좋아졌지만, 사카이 마사토가 엄청 좋아졌다(<사카이 교수는 대단해>편 참조). 연기를 잘하는 배우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자신의 연기뿐만 아니라 상대 배우의 연기도 챙길 줄 알고 작품 전체의 호흡을 고려하면서 연기하는 배우라는 건 이 책을 읽고 처음 알았다. 연기뿐 아니라 문학, 역사 등 여러 분야에 조예가 깊고, 일본 잡지에 칼럼도 연재하고 책도 여러 권 냈다는 걸 왜 이제야 알았을까. 사카이 마사토의 책도 한국에 나왔으면 좋겠다.

j****y 2021.08.1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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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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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를 하고, 책을 좋아 하기도 하는 여배우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를 읽은 느낌은 내가 직접 만나 대화해본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모델이먀, 배우, 가수로 활동 중인 <오타나베 안>이 그 동안 활동해오면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를 <안 흠흠> (김혜숙 옮김, 글항아리 펴냄)에 담고 있다. 사람뿐 만 아니라 애완견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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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를 하고, 책을 좋아 하기도 하는 여배우의 이야기, 그녀의 이야기를 읽은 느낌은 내가 직접 만나 대화해본다면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합니다. 모델이먀, 배우, 가수로 활동 중인 <오타나베 안>이 그 동안 활동해오면서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던 이야기를 <안 흠흠> (김혜숙 옮김, 글항아리 펴냄)에 담고 있다. 사람뿐 만 아니라 애완견도 함께 한다.

 

  그녀의 에세이는 추억을 떠올리는 이야기임에도 자신의 주장을 펼친다기 보다는 있는 그대로의 느낌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어 읽는 동안 얼굴에 웃음을 보이게 한다. 남 동생 '해리'는 초등학교 2년학년 말 집에 들여온 애완견이다. 완전 잠꾸러기 해리, 언젠가 의자 팔걸이에 턱을 괴고 자는 해리의 콧구멍에 감씨를 살짝 집어넣었는데, 글런 줄도 모르고 쿨쿨 잠만 자던 이야기, 요리라도 하고 있으면 부엌에 점잖고 예의바르게 앉아 떨어지는 음식을 받아먹던 해리에게 언젠가 냉동실에서 얼음 한 조각을 떨어뜨린 것을 평소처럼 받아 먹은 모습을 참 이쁘게 표현한다.

 


  그중 해리가 가장 좋아한 것은 얼음이었다. 언젠가 냉동실에서 얼음 한 조각을 떨어뜨린 적이 있다. 바로 몸을 숙여 찾아보았지만 분명히 떨어진 얼음이 없었다.

  "이상하네 ·····."

  옆을 보니 입을 꾸 다문 해리가 이쪽을 보고 있었다. '네가 찾고 있는 게 어디 있게?'라는 듯 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

  " ·····.?"

  가만 보니 해리의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졌다. 입술 틈새로 냉기 서린 하얀 숨이 새어 나왔다. 눈물도 조금 글썽이는 것 같았다. 일부러 눈을 딴 곳으로 돌리니 달그락하는 소리가 났다. 얼음을 뱉어낸 소리였다. 급하게 주워 먹은 게 찔려 참고 있었던 모양이다. 해리도 엄청 차가웠는지 혀를 쑥 빼고 한숨을 쉬었다. - 본문 중에서 -


 

  그녀가 책을 좋아한 다는 것은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화낼 줄 아는 아저씨>에서 라디오 프로그램 <북바 Book Bar>는 어딘가에 있는 회원제 바에 모인 남녀가 오늘밤도 책을 안주 삼아 잡다한 이야기를 펼친다는 이야기다. 일주일에 한권씩 갖고 와서 대화를 나누는데 여기에 오쿠라 선생이 등장하고,처음 진행에 서툴었던 저자는 진행 내내 '네네'하는 것도 이상하고 해서 선택한 것이 '흠ㅁ흠'으로 대응했던 것이다. 이 책의 제목도 여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국수를 너무 좋아해서 하마터면 이혼할 뻔 했다는 넛두리방속 제작실에 보내오는 책을 오쿠라선생이 먼저 선점하는 에피소드아 더불어 헤어스타일은 웃음으로 기억된다.

 


  오쿠라 선생님은 멋쟁이다. 머리숱이 좀 적지만 굉장히 멋있다. 언젠가 머리가 길었던 고교 시절 사진을 보여준 적이 있었는데, 역시 지금이 멋지다. 다른 머리 모양은 상상이 안 된다. 그 정도로 지금 스타일이 정착돼버렸고 나는 지금 시크한 선생님이 좋다. 하지만 선생님은 가끔씩 일부러 자신의 머리를 트집 잡곤 한다. 나는 아무래도 '헤어스타일 이야기'가 취향인가 보다. 언제나 재미 있다. 사실 아직도 내 웃음 포인트는 초등학생 수준일지 모르겠다. 블로그에 올리려고 디지털카메라로 방송하는 모습을 찍는데 "플레시를 켜면 여기저기서 빛이 반사되니까 하지마!" 라든가, '늘 가는 미용실의 정해진 선생님이 아니면 내 머리에 손도 못 대!라며 자랑하는 선생님에게 스테프가 "자를 데도 없는데요, 뭐"라고 냉정하게 딴지를 걸 때마다 나는 숨도 못 쉬고 눈물을 흘리며 포복절도! 배를 껴안고 한동안 일어서지도 못한 채 웃어댄다.  - 본문 중에서 -


 

   어찌보면 지극히 평범한 이야기를 "호기심에 이끌려 나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을 "흠흠"이라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말처럼 이 책을 읽는 독자가 "흠흠"하는 기분에 빠져든다고 할까. 지금까지의 소중한 만남을 나는 잊고 살지는 않았는지, 돌이켜보면 그 만남이 나에게는 나름의 의미가 있었던 시간이었을 텐데. 그래서 이 책이 좋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l***4 2021.03.0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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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의 흠흠] 배우 안(杏)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
"[안의 흠흠] 배우 안(杏)과 그녀가 만난 사람들 이야기" 내용보기
이 책의 저자는 무척 밝은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다. 독자가 저자의 성격을 짐작하는 것은 그의 글이 밝은 글일까, 어두운 글일까를 가름하는 중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이 『안의 흠흠』이다. 처음 본 독자들은 무슨 뜻인가 의아해하겠지만 '안'은 저자의 이름(살구나무 '행' 자인데 일본에서는 '안'이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독자주)이고 '흠흠'은 의성어이다. 방송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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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저자는 무척 밝은 성격의 소유자인 것 같다. 독자가 저자의 성격을 짐작하는 것은 그의 글이 밝은 글일까, 어두운 글일까를 가름하는 중요 포인트이기 때문이다. 책의 제목이 『안의 흠흠』이다. 처음 본 독자들은 무슨 뜻인가 의아해하겠지만 '안'은 저자의 이름(살구나무 '행' 자인데 일본에서는 '안'이라고 발음하는 것 같다. 독자주)이고 '흠흠'은 의성어이다. 방송 진행자로서 출연자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중간 중간에 넣어주는 리액션(반응) 같은 것으로서 '난 너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있다'는 표시로 가끔씩 내주는 우리 판소리의 추임새 같은 것이란다. 이런 세심한 배려를 고민하다 만들어낸 말이 '흠흠'이다. 우리말로 굳이 번역하자면 '으흠'쯤 되는 듯싶다.

이 책의 저자는 일본의 모델이자 배우 안(杏)이다. 필명인지 본명인지는 일본어를 모르는 독자에게는 중요하지 않다. 그(여성이지만 독자는 3인칭 대명사를 사용할 때 남녀 구별 없이 '그'로 표기하니 독자들의 양해 바란다)가 여러 가지 일을 하면서 만난 사람과 만남들에 대한 이야기다. 아마 재미 있는 글을 쓰기 위해 이 책을 썼지만 최소한 책 제목에 의성어 '흠흠'을 채택한 것을 보면 따뜻한 마음이 전해져 오는 것 같아 이 책에 애착이 간다. 글을 통해 만난 안은 마음이 따뜻한 사람, 남의 말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사람, 여린 듯하지만 강단 있고 단단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라고 출판사 소개글에도 명기하고 있다. 이 책은 에세이로서 한가로운 시간 유쾌한 기분으로 만화 보듯이 읽는 재미가 쏠쏠하다.

 


 

지금까지 그녀가 보인 행보를 생각하면 이런 생각은 한층 더 확신을 얻는다. 모델로 데뷔해 유명한 배우의 위치에 올라선 지금도 아마 그녀는 과거의 안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저자에 따르면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주로 배우 안이 본격적으로 드라마와 영화에서 주연을 맡기 시작한 시기에 쓰였다.

만남들에 대한 이야기이기에 글은 과거를 넘나든다. 초등학교 시절 담임선생님과의 기억부터 친구와 친구 아빠, 오빠와 산에 가서 호된 성인식을 겪은 일, 모델로서의 첫 해외 진출, 첫 드라마 주연, 첫 뮤지컬, 그리고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게 된 혹은 만나지 못한 여러 만남들까지. 안이 만난 사람들의 연령, 성별, 직업은 전부 다르고(심지어 강아지도 있다) 만났던 시기도 제각각이지만 이 이야기들엔 공통적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안의 진심이 담겨 있다. 그리고 반대로 그녀가 만났던 이들이 안을 얼마나 따스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는지도 느낄 수 있다.

또 하나의 신기한 인연으로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이 책에 추천사를 써주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의외의 공통점이 있는데 바로 야구다. 야쿠르트 스왈로스의 팬이라고 밝힐 정도로 하루키가 야구를 좋아하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고, 이에 못지않게 안은 어릴 때 리틀 리그에서 활동하며 야구를 했었다. 야구로 이어진 인연은 아니지만, 특히 하루키는 야구 관련 에피소드인 「투수 탁탁 씨」 편을 흥미롭게 읽었다고 밝힌다.이처럼 의성어를 많이 쓰는 작가들의 공통점은 성격이 밝다는 것이다. 이 사실은 연구 결과가 아니기 때문에 정설로 말할 수는 없지만 심리학을 빌어서맞는 이야기일 듯하다.

 


 

책 속으로 들어가본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안의 흠흠’은 안이 상대방의 말을 경청하는 방식이라고 앞부분에서 밝힌다.

책에 따르면 무라카미 하루키는 안의 ‘흠흠’(ふむふむ)을 “호기심에 이끌려 나도 모르는 사이 열심히 귀를 기울이게 되는 것”이라 표현했다. 때론 진지하게, 때론 호기심 어린 눈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상대의 이야기를 경청하면서 흠흠, 열심히 고개를 끄덕이는 안의 모습. 안은 오쿠라 신이치로와 함께 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라디오가 처음이었기에 표정이 보이지 않는 라디오에서 어떤 식으로 반응을 보여야 할지 몰랐다. 그러다가 찾아낸 것이 바로 ‘흠흠’이었다. 「화낼 줄 아는 아저씨」에서 안 스스로도 이때의 경험을 통해 이 책의 제목 『안의 흠흠』이 탄생했다고 밝히고 있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고개만 끄덕이면, 소리로 전달되는 라디오에서는 아무런 의미도 없다. 그렇다고 번번이 ‘네, 네’ 하는 것도 좀 시끄럽다. ‘응, 응’ 하는 건 손윗사람에게 실례다.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흠, 흠’이었다. 지금이야 ‘응, 응’과 ‘흠, 흠’의 중간쯤 되는 딱 적당한 느낌으로 자리 잡았지만, 처음에는 확실하게 ‘흠, 흠’ 하고 소리를 냈는데, 이 소리가 뭔가 절묘하게 들렸는지 도대체 그건 뭐냐는 청취자의 편지도 몇 번 받았다."(p. 93)

 


 

‘흠흠’을 끌어낸 오쿠라 신이치로와의 일화는 재미있는 에피소드 중 하나다. 오쿠라 선생님과 안은 책을 소개하는 라디오 프로그램 〈북바, Book bar〉를 함께 진행했다. 서른 살 가까운 나이 차가 무색하게 두 사람은 서로를 존중하며 좋은 친구가 되었다. 오쿠라 선생님은 갖고 싶은 책을 먼저 가져간 다음 나머지 책을 안에게 주며 “안이 좋아할 것 같아서”라고 하기도 하고, 회식으로 노래방에 가면 둘 사이에 마이크 뺏기 전쟁이 시작된다. 또 국수를 너무 좋아해 이혼당할 뻔한(?) 오쿠라 선생님을 놀리기도 한다.

"선생님은 노래방을 엄청나게 좋아한다. 스태프들과 함께 노래방에 가면 반 이상은 선생님과 나의 마이크 뺏기 전쟁이다. 마이크 뺏기는 가끔 비틀스의 난해한 곡 부르기로 발전하기도 한다. 내가 비틀스를 부르면 선생님은 “오- 그렇게 나온단 말이지? 그렇다면 다음 곡은 이걸로 하겠다!”라며 더 난해한 곡을 예약하고 열창하는 것이다."(p. 94~95)

 

안이 스무 살 때 오랜 친구 논, 논의 아빠, 논의 오빠와 함께 일본의 북알프스라 불리는 호타카 연봉에 올랐던 일화도 있다. 산 걷기는 산 타기로, 벼랑 오르기는 벼랑 내려오기로 이어지면서 안은 점점 불안함을 느꼈지만 논의 가족과 자신을 믿으며 산행을 이어가고, 밤이 다 늦어져야 도착한 무모했던 여행이란다.

"생각해보면 이렇게까지 나 자신과 마주해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기죽은 나를 격려하고 위로하고 주의하며 때로는 화를 내고 싸웠다. 논 아빠가 스무 살이 되면 평생의 삶을 위해 데려오고 싶었다고 말한 이유를 왠지 알 것 같았다. 일상에서 벗어난 곳에 자신을 둠으로써 일상을 다시 한번 돌아보고 내 생명을 바라볼 수 있었다. 그리고 함께 등반하는 동료들과 서로를 지탱하며 극복했다. 호타카 성인식. 논과 나는 좀처럼 할 수 없었던 경험을 통해 조금은 어른이 되었다. 그 후 호타카에 다시 간 적은 없지만, 논 아빠는 매년 만날 때마다 말씀하시곤 한다. “어이, 안. 올해도 가자!”(p. 74~75)

 


 

일본의 배우이자 작가로 『창가의 토토』를 쓴 구로야나기 데쓰코와의 인연을 담았다. 안이 아주 어릴 때 시작된 인연은 배우가 되어 데쓰코 선생님이 진행하는 〈데쓰코의 방〉에 출연하면서 다시 이어진다. 늘 활기차고 아이 같은 모습의 데쓰코와 안이 세심하게 서로를 살피는 모습을 보고 있자면 읽는 사람 역시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번에 안과 일할 수 있어서 좋았어요! 요즘 젊은이들이 놓치고 있는 소중한 것을 제대로 간직하고 있는 사람과 만나서. 그 가게에서 내가 앗, 판다! 했을 때 안이 이거 선생님 드리려고요, 하고 말해주니 갑자기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정말이야. 안의 상냥함에 가슴을 울리는 감동을 받았어요. 저야말로요. 그렇게 따뜻한 말에 저야말로 눈물이 날 것 같았어요. 언제까지고 소녀 같은 감성을 잃지 않고, 그것을 상대방에게 제대로 전달하는 데쓰코 선생님. 도저히 따라갈 수 없겠지만 선생님이 걸어가는 모습은 확실하게 내 발밑을 밝히고 있다."(p. 111)

 


 

저자는 초등학교 시절 리틀 리거로 활동했을 정도로 야구를 좋아하고 야구에 대한 애정이 많았던 것 같다. 배우가 되고 난 뒤 시구식에 나와달라는 요청을 받게 되고, 10년 만에 다시 야구 글러브를 손에 끼운다. 연습을 위해 피칭 센터를 찾았다. 옆 마운드에서 만난 탁탁 씨는 아내를 위해 안에게 사인을 받다가 어쩌다 보니 안의 캐치볼 상대를 해주었고, 그렇게 이름도 모르는 채로 스쳐간 짧은 인연을 기록했다.

"캐치볼은 역시 재미있다. 경구의 이 딱딱한 느낌! 글러브에 안착했을 때의 기분 좋게 절도 있는 소리. 탁탁 씨는 한동안 캐치볼을 해주고는 뛰어서 사라졌다. 어딘가에서 옷을 갈아입고 시합을 보러 갈 것이다. 그러고 보니, 탁탁 씨의 이름도 물어보지 못했다. 그래서 그냥 탁탁 씨로 부르기로 했다. 자위대원 탁탁 씨. 정말 감사해요. 탁탁 씨가 “내가 가르친 거야!”라고 말할 수 있는 투구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p. 161~162)

 

저자 : 안

 

와타나베 안渡邊杏. 일본 모델, 배우, 가수. 1986년 4월 14일 도쿄 출생. 2001년 논노NON-NO를 통해 모델로 데뷔했으며, 2005년부터 해외 패션쇼에서 활약하기 시작했다. 제49회 ‘올해의 모델MODEL OF THE YEAR’에 선정됐으며, 2006년 『뉴스위크』 ‘세계가 존경하는 일본인 100인’에 뽑혔다. 2007년부터 스크린에 데뷔, 배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2011년

「이름을 잃어버린 여신」으로 첫 드라마 주연을 맡았고, 2012년 엘란도르 신인상을 수상했다. 2013년 가을부터 방영된 NHK TV 소설 「잘 먹었습니다」, 2014년 드라마 「하나사키 마이가 잠자코 있지 않아」, 2019년 「위장불륜」 등 많은 작품에서 주연을 맡아 연기 폭을 넓혀가고 있다. 2010년부터는 뮤지션으로도 활동 중이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글입니다.>

 

 

 

 

 

 

 

 

c*****0 2021.03.08.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람과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흠흠'과 함께 흐른다
"사람과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흠흠'과 함께 흐른다" 내용보기
책의 저자 ‘안’이 누구인지 몰랐다. ‘ 그저 '안의 흠흠’이라는 제목에 피식 웃음이 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추천서에 '호오'하고 감탄사가 나왔다.     하루키는 추천사에서 그녀를 ‘어디에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가씨’ 같다고 말했지만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안’은 사실 ‘지극히 평범한’한 아가씨는 아니다(하루키는 어쩌면 미인을 많이 만나보았는지도 모
"사람과 사람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이 '흠흠'과 함께 흐른다" 내용보기

책의 저자 이 누구인지 몰랐다. ‘

그저 '안의 흠흠이라는 제목에 피식 웃음이 났고,

무라카미 하루키의 추천서에 '호오'하고 감탄사가 나왔다.  

 

하루키는 추천사에서 그녀를 어디에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가씨같다고 말했지만

사진 속에서 환하게 웃고 있는 은 사실 지극히 평범한한 아가씨는 아니다(하루키는 어쩌면 미인을 많이 만나보았는지도 모르겠다).

빼어나게 아름다운 외모에, 세계적인 디자이너들의 뮤즈가 되었던 모델이자, 일본 인기드라마의 배우이며, ‘오페라의 유령에서 주연을 맡을 정도로 안은 재능 있는 여자였다.

 

그런데 페이지를 넘겨 글을 읽다보면 하루키의 말처럼 어디에나 있는 지극히 평범한 아가씨의 일상을 읽고 있는 것 같다. 나르시즘의 흔적이라곤 찾아볼 수 없는 감성적이고, 솔직한,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가씨가 쓴 일기처럼 말이다

 

안의 흠흠은 그런 안이 만났던 사람과 삶의 이야기다.

남동생이나 마찬가지였던 리트리버 해리부터

그녀를 너무나 사랑해 늘 무릎에 앉혀두었던 할아버지,

방송을 하며 만났던 많은 사람들, 처음 모델 일을 시작할 때 만났던 모델업계의 사람들,

드라마의 배역으로 만나 진짜 아들같이 마음을 줘버린 아역배우와

서로 한 번도 만나지 못 한 채 편지로만 위로와 응원을 주고받았던 노작가까지,

모두 안을 만나 그녀의 따뜻한 마음에 함께 캐치볼을 하듯 흠흠하며 보낸 시간들,

안이 너무 귀찮게 부르자 '어깨한숨'을 쉬는 해리를 읽으며 웃었다가

나중 해리의 죽음에 울었다가, 

'흠흠'이라는 귀여운 소리에 키득거렸다가 

그 깊은 뜻에 나도 모르게 '흠~~' 하며 감탄했다가 

 

‘네, 네’ 하는 것도 좀 시끄럽다.

‘응, 응’ 하는 건 손윗사람에게 실례다.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흠, 흠’이었다.

       p.93

 

그렇게 안과 안이 만났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자면 금세 책이 끝나있고,  

어쩐지 내가 그 사람들을 만났던 것처럼 아쉽다. 

 

패션 업계는 일생에 단 한 번 만나는 인연, 후회 없도록 잘 대하라는 말이 딱 맞는 곳이다.

머물러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항상 무언가 움직이는 가운데 한순간일지 평생일지 알 수 없는 만남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날들.

다시 생각할 때마다 어쩜 그리도 밀도 높은 날들이었던지. p.90

 

일생에 단 한 번 만나는 인연, 후회 없도록 잘 대하라라는 말은 비단 패션업계에서만 딱 맞는 말은 아닐 것이다. 소개해 준 사람의 이름도 잊은 채 갑작스럽게 전화를 걸며 시작된 인연, 어느 날 도착한 편지와 책 선물로 시작해 만나지는 못 했지만 그 어떤 만남보다 뜨거웠던 인연까지 그녀가 만들거나, 혹은 그녀에게 갑자기 다가온 인연들 하나하나를 소중히 여기며

'안'은 더 좋은 사람, 더 따뜻한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책은 덮고 내가 찾아온 사람들을 나는 어떻게 대했는지 돌아보게 된다. 후회 없이 대했던가? 상처 받을 걸 두려워해서 안처럼 만나는 이에게 마음을 활짝 열지 못 하고 늘 언저리를 돌다가 끝나지 않았던가. 날 어떻게 생각할까 전전긍긍하고, 세상의 기준으로 그 사람을 판단하며 이리저리 재지 않았나. 조금만 더 마음을 열고, 더 함께 웃었다면 안처럼 만나는 이들과 함께 더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이 들었다. 물론 지금부터 하면 된다. 만나는 사람에게 가장 적당한 흠흠을 찾아서 함께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리라.

 

 책을 펼치기 전에 전혀 몰랐던 '안이 너무 궁금해져 더 찾아보았다. 책 속의 안은 너무나 밝고 씩씩해 어디에서나 귀여움을 받는 행복한 삶을 살아온 사람일거라 여겼는데(그럴 수도 있다), 무척 유명하고 그래서 스캔들도 자주 있었던 아버지를 둔, 어쩌면 쉽지 않은 시간을 (하루키씩으로 말하자면 아주 터프한어린 시절을) 보낸 사람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책 어디에도 누구에 대한 원망도, 투덜거림도 없다. 어쩌면 그런 안이기에 추천사 같은 것을 써주는 일이 드문 하루키가 이렇게 선뜻 그녀를 위해 글을 써주지 않았을까 혼자 생각 해본다. 

 

 SNS로 소통하는 시대, 혼자 즐길 거리가 널렸고, 그래서 혼자가 더 편한 시대가 되었지만 나는 지금도 사람들과 함께 할 때 느끼는 그 즐거움, 사람이 사람에게 주는 감동은 그 무엇도 대신할 수 없을 것이다.  코로나로 사람과 늘 거리를 두어야 하는 시대라서 그럴까. 안과 사람들이 함께 주고 받는 흠흠소리가 참 그립고, 따뜻한 위로가 되었다책을 읽기 전에 전혀 알지못했던 '안'의 다음 작품을 나는 벌써 기다리게 되었다. 

 

이 서평은 yes24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것입니다.

 

9*****6 2021.02.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