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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사는 골목 세상의 소수자들로 아픔을 받고있는 성장통을 앓고있는 10대 청소년의 이야기를
특히나 은형이와 기수의 이야기는 더욱 우리 사회의 안좋은 모습을 많이 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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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사는 골목 김현화 지음 푸른책들
원은형. 태국인 엄마와 알콜중독자 아빠를 둔 까무잡잡한 피부를 가진 아이. 공부는 탑. 아버지가 한 해 늦게 입학시킨 탓에 선웅이 보다 한 살 많지만 같은 학년. 엄마가(진따나 아줌마)선웅이 집에서 가사를 돕지요. 현선웅. 동화쓰는 사람이 되고 싶은 태양당 한의원집 아들. 초고도 비만. 가시많은 장미같은 은형이를 짝사랑중입니다. 몽유병에 돌아다니는 은형이에게 사바나의 기린 ㅡ 누나만 바라보다 목이 길어진 선웅 기린 ㅡ 이야기를 들려주며 알게 모르게 은형이 주변에 맴돕니다. 이기수. 노숙자 독거 노인들에게 밥을 주는 꽃밥집 이복규할아버지 손자. (이복규할아버지는 지뢰로인해 얼굴의 형태를 잃은 분) 싸움은 그 누구에게도 지지않고 말 수도 없는 아이지만, 초등학생 선웅이가 죽은 왕개미를 들고 운 것에 감동받아 자신도 모르게 계속 선웅이를 아이들의 괴롭힘에서 구해주지요. 한 동네 같은 학교 같은 반에 있는 이 세 아이들의 이야기가 어른들의 이야기와 맞물려, 서로 교차점 하나없어 보이는 이 아이들이 꽃밥집에서 함께 설겆이를 하게됩니다. 그러면서 속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내는 관계가 되지요.
상처를 상처로 인정하지 않고 비난하고 배척하면 사람들의 아픈 마음은 더 곪아갑니다. 하지만 자신이 상처 입은 이 임에도 누군가를 향한 따뜻한 가슴을 가지고 나누는 한 끼 밥으로도 치유가 된다는 것을 아이들도 느낍니다. 그 일에 동참하는 것일 뿐인데도 그 마음이 전해진다는 것도요. 그 일 이후, 선웅이는 기수와 은형이의 추천으로 학교 상식 골든벨 반 대표로 서게됩니다. 스스로 자신을 고립시켰던 틀에서 벗어나 반 친구들과 선생님 앞에서 자신이 어떻게 동화작가의 꿈을 가지게되었는지에 대해 이야기하자 반 친구들과 선생님이 함께 그 꿈을 응원해줍니다. 골든벨에 나가는 것을 응원하는 것은 물론이구요. 결과야 어찌되었든 한 마디 말 꺼내기 힘들어하던, 애써 외면하던 세 명의 아이들은 껍질을 깨고 나와 '친구'가 됩니다. 지켜보는 제 마음에도 햇살이 비취는 듯한 순간이었습니다.
기수네 할아버지가 갑작스럽게 돌아가시고, 돌아가신 기수 할아버지 흉을 보는 아이에게 선웅이와 은형이가 그것이 잘못되었음을 언급하고, 은형이는 자신을 놀리는 아이들에게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이 전에 하지 않았던 모습이 하나 더 있네요. 내일을 꿈꾸는 것. 겨울이 지나면 어쩌면 나도 행복해 질 수 있을거란 희망을 품는 것. 그 희망을 찾는 길이 순탄한 여정가운데로만 가진 않았지만, 바위 틈으로 날아든 새가 온전히 날 수 있도록 자신을 부숴뜨린 바위에게도, 하늘을 나는 새라는 정체성을 기억한 새에게도 이전과는 다른 '봄'이 찾아옵니다. 슬픔을 지나 의미를 부여받은 봄이... 허구라고 여기고만 싶지만 어딘가에 분명 은형이, 선웅이, 기수와 같은 아이들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책 장이 잘 넘겨지지 않았던 책. 하지만, 아이들의 겉으로 보이는 상황과 환경뿐 아니라 아이들의 속 마음이 이토록 단단하게 여물어가는 과정이라면, 슬픔도 지나가면 향기가 난다는 것을 말할 수 있게 자란다면 정말 좋겠다고 마음으로 응원하며 보게된 책. 슬픔의 시기를 지나는 친구들이 보며 공감하고 은형이와 기수와 선웅이와 친구가 되어 함께 봄을 맞이하였으면 하고 바라게 되는 책 《기린이 사는 골목》 이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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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사는 골목
마음속 순수의 세계를 환히 밝혀 줄 세 친구의 이야기!!
청소년 범죄 정말 많이 일어나죠 따돌림, 폭행 이런 일들이 정말 끊임없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요
순수함을 간직한 아이들은 없는걸까요?
여기 자신만의 아픔을 간직했지만 건강한 성장통을 앓은 청소년들이 있어요 선웅, 은형, 기수가 그들이랍니다
이 친구들은 서로의 아픔을 외면하지 않고 용기를 내어 나가가 친구가 되었답니다
배화동 배화로 360번길 골목에 기린이 산다 아프리카의 사바나에 사는 초식동물 아카시아잎을 되새김질하며 유유히 열대의 바람 속을 거닐 때 타각타각 발굽 소리 절도 있는 걸음걸이 사람처럼 일곱 개의 목뼈를 가진 그 모가지 긴 동물 때로는 선인장에 난 꽃도 먹고 바오밥나무 열매도 먹지만 애벌레나 지네 같은 동물질을 먹기 위해 긴 목을 숙이지 않는 튼튼한 일곱 개의 목뼈를 갖고도 원숭이나 사자처럼 날카로운 소리를 내지 않는 그저 아카시아잎이나 되새김질하면서 유유히 대초원을 가로질러 어느 날 이 골목으로 들어선 기린 한 마리 그 모가지 긴 동물
이렇게 시작되고 있어요
"넌...너무....검게....튀겨 냈다.....밥 맛....없는...튀기" 은형은 잊어도 될 말들을 모두 되살려 냈어요
선웅은 이런 은형을 말렸어요 "튀기란 말은 태워서는 안 되는 거야 그 말은 이 세상에 꼭 있어야 하는 말이야 그 말에 맞는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거든 잘못된 말이야 이호 그 자식이 쓰는 것처럼 비하하는 뜻도 아니고 모멸감울 주는 뜻도 아니야 상처를 주라고 있는 말도 아니야 내가 국어사전에서 찾아봤어 거기에 튀기가 나와 인종이 다른 두 사람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 다른 말로는 혼혈"
선웅은 고도비만이라는 이유로 따돌림을 받고 사람들의 수군거림때문에 버스는 타지 못하고 택시를 이용해 등교를 하는 15살 소년이랍니다
선웅은 옆집 은형을 짝사랑하고 있었어요
진짜 나와 다르다고 색안경을 쓰고 보고 이렇게 나쁜말로 모욕감을 주면서 따돌림을 시키는 건 아닌 것 같아요
선웅과 은형은 이 상황을 이겨낼 수 있을까요?
괴롭힘을 당하는 은형을 돕기 위해 호루라기를 부는 선웅
"이건 너만 지키는 호루라기가 아냐 누군가를 해코지하려는 사람도 막아 주는 호루라기야 경각심을 주니까 그런 순간에 호루라기를 불 수 있는 것도 용기란다" 선웅의 아버지가 입학실에 선물로 준 호루라기를 선웅이는 교복에 넣고 다녔어요
선웅이가 이호 패거리들한테 당하고 있을때 기수가 나타났어요 "가" 기수는 말했어요
위기의 순간에 수호천사처럼 등장하는 기수 기수는 왜 선웅이를 도와주는걸까요?!
그 이유는 책을 통해 확인해보세요 뭉클했네요
밖에서 혼혈아라고 손가락질 받는 것도 모자라서 은형이는 집에서도 아버지의 가정 폭력으로 고통받고 있었어요
그래서일까요? 은형은 몽유병으로 한 밤중에 골목을 배회하기 시작했고 우연히 선웅이가 그런 은형이와 동행하면서 어느 새 둘의 꿈길은 상상 속 기린이 사는 사바나로 변했어요
선웅이는 꿈 속에서 은형에게 자신이 쓴 동화이야기를 해주었어요 은형이가 기억을 하지 못할 걸 알면서도요
"은형이 누나, 누나도 들판 너머 세상에 가고 싶은 거지? 그래서 지금 이렇게 꿈을 꾸고 있는 거지? 내가 바라는 건.... 누나가 분홍 달팽이처럼 들판 너머 세상으로 갈 때 나도 함께 가는 거야 아니 분홍 달팽이를 기다리고 있던 그 달팽이처럼 이미 나도 거기 서서 누나를 기다리는 거야 은형이 누나, 그 달팽이가 그랬잖아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난다고 난 누나가 그 말을 믿어 줬으면 좋겠어"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난다 정말 멋진 표현인 것 같아요 선웅이뿐만 아니라 위험에 처한 은형이도 도와주었어요
이렇게 각자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세 사람은 친구가 되었어요
세 사람은 다른 사람들 앞에 당당히 설 수 있을까요? 세 사람의 슬픔에 향기가 나는 순간이 올까요?
배화동 골목에는 사정이 좋지 못한 이들에게 무료 진료와 약 처방을 해주는 선우이네 아버지 파지를 모은 돈으로 노숙자들에게 밥을 지어 먹이는 기수네 할아버지 그리고 한마음 한뜻으로 이웃을 돕는 주민 봉사자들까지 살고 있어요 아직 세상은 따뜻하다라고 말해주는 것 같았네요
상처가 있어서 마음의 문을 닫고 있나요? 다른 사람의 아픔을 알지만 외면하고 있진 않나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심해져가고 있진 않나요?
선웅, 은형, 기수처럼 용기를 내어 내 마음의 문도 열고 다른 사람의 고통과 아픔을 외면하지 말고 도와주는 우리가 되었으면 하네요
기린이 사는 골목을 읽고 큰 울림을 받았고 아직도 순수함이 남아 있다라는 것을 알게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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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책들의 청소년도서는 항상 저를 행복하게 하네요! 그래서 신간이 나왔다는 소식을 듣고 너무 반가웠고, 책 소개를 보니 꼭 한번 읽어 보고 싶었습니다. 문학 특히 현대문학을 좋아하지 않는 큰 아이와 함께 읽어 보고 이야기 나누고 싶었는데 좋은 기회가 왔네요! 책 제목만 보고는 도저히 무슨 책인지 감이 잡히지 않았어요. 기린! 목이 길어 슬픈 동물인 기린? 주인공들이 살고있는 배화동 배화로에 왠 기린이 살고 있을까요? 그 궁금증에서 사실 이 책은 시작 하는것 같아요. ^^ 선웅이는 158cm의 104kg의 고도 비만인 아이입니다. 이건 그냥 선웅이의 외형일 뿐이죠. 아이는 동화작가가 되고싶고, 은형이를 좋아하는 순수한 소년 이예요~ 그런 선웅이는 과연 은형이와 어떤 관계를 맺으며 배화로를 지키고 있을까요? 은형이는 까만 피부를 가진 혼혈아입니다. 이 또한 외형이랍니다. 알콜중독과 가정폭력을 일삼는 아빠와 외국인 엄마의 각박한 삶을 보고 자라는 마음이 참 아픈 소녀입니다. 몽유병을 앓는 은형이 곁을 묵묵히 지켜부는 선웅이가 있지요. 기수는 할아버지와 살고 있습니다. 은형이와 선웅이를 지켜주는 싸움 잘하는 친구! 하지만 자신만의 울타리에서 벗어나려 하지 않습니다. 선웅이의 시점으로 글이 진행되다보니 은형이에 대한 이야기가 많네요! ㅎㅎ 선웅이와 은형이 그리고 기수는 학교에서 동네에서 이런 저런 일들로 각자에서 우리가 되어갑니다. 장미꽃, 고양이, 민들레, 개미 등 하나하나가 이야기의 흐름으로 등장하고, 아픔과 슬픔이 있지만 동화처럼 잔잔히 이어집니다. 글의 표현이 술술 읽히는 표현은 아니예요. 하지만 내용과 구성이 무척 짜임새가 있음이 느껴집니다. 한번 읽기 시작한 책을 쉬지 않고 쭉 읽어 내려갈 수 있었습니다. 중2의 아이들. 사춘기의 정점을 찍는다고 하죠! 그런 아이들 틈 바구니에서 자신의 아픔을 숨죽이고 지나가기만을 바라는 아이들도 있음에 가슴이 아팠고, 하지만 공감하고 또 아픔을 헤아려 주는 서로를 보며 흐뭇하기도 했습니다. 반쯤의 해피엔딩이라고 해야 할까요? 조금은 열려있는 결말이 독자들로 하여금 선웅과 기수 그리고 은형에게 행복해지라 응원 할 수 있는 장치인듯 해 보였습니다. 청소년소설보다는 비문학을 좋아하는 아들과 함께 읽고, 아들에게 100자평을 부탁했더니~ 너무 어렵다고 하네요! 여전히 감성을 건드려주는 책을 어려워 하는것 같아요. 저희 아이처럼 문학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더욱 추천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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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발에 밟혀 죽은 왕개미를 슬퍼하며 동화작가를 꿈꾸는 104kg의 초고도 비만 선웅이, 술주정뱅이 아빠와 태국 엄마와의 사이에서 태어나 ‘튀기’라는 놀림을 당하는 은형이, 폐지 줍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기수, 가슴 아픈 사연을 가지고 있는 이 아이들은 15살. 딱 그때 모든 아이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에 삶의 무게를 더해 주변 친구들과는 다른 성숙함을 가지고 있어요. 그리고 이야기는 이들이 모두 함께 살고 있는 배화동 골목에서 시작됩니다. 선웅이는 은형이를 남몰래 좋아하며 술주정뱅이 아빠 때문에 힘든 은형이를 보호해주려고 애씁니다. 기수는 은따를 당하는 선웅이가 곤경에 처했을 때 슈퍼맨처럼 나타나 도움을 주지요. 은형이는 술주정뱅이 아빠로부터 엄마를 지켜내려고 애쓰고 선웅이와 기수에게 마음을 조금씩 엽니다. 이들 모두 어느 한 명도 삶의 무게가 가볍지 않았던 사람이 없었는데요. 하지만 이들은 모두 자신의 상처보다 다른 사람의 상처를 먼저 보고 나눌 수 있는 마음을 가졌습니다. 요즘같이 개인주의와 이기주의 만연한 세상에서 이들의 모습은 어른들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이 작품은 비유적인 표현이 가득했어요. 마치 한 편의 시를 읽는 듯한 느낌이 드는 부분들이 많이 있었지요. 그중에서도 선웅이가 은형이를 위로하며 분홍 달팽이의 이야기를 해주는 것과 선웅이가 자신과 동일시하며 상상했던 기린의 이야기는 저에게도 많은 위로가 되었어요. 아무리 힘들어도 내 곁에는 선웅이처럼 기린처럼 나를 지켜주는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속삭여 주는 것 같았거든요. 선웅이가 해준 분홍 달팽이 이야기를 조금 해볼게요. 갈색 달팽이만 사는 곳에 분홍 달팽이가 나타났습니다. 분홍 달팽이는 갈색 달팽이와 어울리지 못했고 외로웠습니다. 그래서 자신이 살고 있는 곳보다 좀 더 멋진 세상으로 꿈꾸기를 원했어요. 그러던 어느 날 분홍 달팽이는 달비늘을 주웠고 달비늘이 내려온 곳을 찾아 나섰지요. 하지만 그 누구도 그곳으로 가는 길을 가르쳐 주지 않았습니다. 분홍 달팽이는 자신만의 힘으로 그곳을 찾아냈고 아마 지금은 달비늘이 가득한 곳에서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을 겁니다. 이 이야기는 선웅이가 은형이를 위로하며 해준 이야기였어요. 동화작가가 꿈인 선웅이가 자신만의 방법으로 은형이를 멋지게 위로해 준 것이지요. 슬픔이 가득한 은형이의 삶도 분홍 달팽이가 달 비늘 가득한 세상을 찾은 것처럼 그렇게 살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말이지요. 정말 이런 친구가 곁에 있다면 너무 행복할 것 같아요. 선웅이는 자신만의 상상 속에 기린이 만들어 놓고 자신이 힘들고 지칠 때 위로가 필요할 때 기린을 불러내어 스스로를 다독이며 위로받습니다. 얼마나 건전하고 멋진 녀석인지요^^ 이런 건강한 정신으로 주변을 바라보며 따뜻한 위로를 건네주지요. 이야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이 아이들의 삶이 참 많이도 안쓰러웠지만 나비가 번데기 껍질을 벗고 화려한 비행을 하듯 하나씩 자신만의 껍질을 벗고 멋진 비행을 준비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심도 있게 다루어져 참 맘이 따뜻했던 작품이었습니다. 이 책은 지금 한창 질풍노도의 시기를 겪고 있을 아이들에게 추천하고 싶어요. 이 세상에 나 혼자인 것 같고 아무도 없는 것 같은 생각이 들 때 반드시 옆에서 함께 있어줄 사바나의 기린이나 선웅이 같은 누군가가 있을 거라고 위로도 전해주고 싶고요. 나의 슬픔과 타인의 슬픔을 건강한 방법으로 함께 어루만지며 성장하는 우리 아이들이 되길 진심으로 바라는 마음이 드는 책이었네요. - 서포터즈 활동의 일환으로 도서를 제공 받아 솔직한 감상을 적은 글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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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가 없어도 청소년들은 아파요. 맘대로 되지 않는 현실이, 원하는 대로 움직여주지 않는 몸이, 친구들 속에서도 외로워지는 교실 속에서 청소년들은 아파요. 누구는 아프니까 청춘이라고 하지만, 아프지 않는 청춘은 없는 걸까요? 청소년 소설 <기린이 사는 골목>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다들 아픔이 있어요. 중2병에 걸리지조차 못 하는 아이들은 더 많이 아프고 방황해요. 청춘을 지나왔지만, <기린이 사는 골목>에 사는 아이들을 위로할 방법을 찾지 못 해요.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면 좀 나으려나요? 건강하게 성장해가는 청소년에게 이 소설을 추천하고 싶어요.
<기린이 사는 골목>은 제법 두꺼운 청소년소설이에요. 사실적인 내용을 담고 있지만, 글의 구성이나 표현은 전혀 사실적이지 않아요. 몽상가적인 주인공 덕분에 글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몽환적이라 사건을 정확히 알 수 있게 풀어가지도 않아요. 소설을 읽고 타인의 아픔을 공감한다는 게 원래 좀 어려운 일이에요. <기린이 사는 골목>을 읽고 등장인물들의 아픔을 공감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처럼요. <기린이 사는 골목>의 차례를 봐서는 어떤 사건이 어떻게 일어나는지 알 수 없어요. 책을 다 덮고 나서야, 왜 그때 그런 표현을 했는지, 왜 그런 사건들이 일어났는지를 이해할 수 있어요. 이 책은 청소년소설이지만 치밀하게 짜여진 구성으로 책 속에는 꽤 많은 복선과 암시들이 나와요. 그걸 읽고 해석하는 재미에 책을 펼치면 단숨에 읽게 되더라구요.
<기린이 사는 골목>엔 선웅과 은형, 기수가 살아요. 그리고 또 다른 중2병에 걸린 아이들이 나와요. 중2병에 걸린 친구들은 엄마, 아빠, 형아한테 인상 한 번 쓰면 모두가 설설 기어준다는 걸 알고 아무렇게나 행동하지만, 선웅과 은형, 기수는 아무렇게나 행동하고 싶어도 그러지 못 하는 아이들이에요. 은형이는 혼혈아라서 학교에서 놀림 당하고, 아빠가 학교에까지 와서 돈을 달라며 행패를 부리는데, 그런 아이는 중2병에 걸릴 수 없어요. 키 158cm에 몸무게 104키로인 초고도 비만인 아이에게 세상은 자애롭지만은 않아요. 기수는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데, 기수의 할아버지는 남한에 피난을 올 때 넘어져서 지뢰에 얼굴의 형태를 모두 잃어버렸어요. 그리고 매일 파지를 주워서 노숙자들의 저녁을 챙기는 꽃밥집을 17년동안이나 해왔어요. 중2인 기수가 태어나기도 전부터 꽃밥집을 해왔었네요.
<기린이 사는 골목>은 은형이와 선웅이가 사는 한의원 골목을 말해요. 배화동 배화로 360번길 골목이지요. 어느날 이 골목으로 들어선 기린 한 마리가 긴 목을 숙이지도 않고 날카로운 소리도 내지 않고 그저 유유히 아카시아잎이나 되새김질하면서 유유히 대초원을 가로지르지요. 배화동 배화로 360번길, 새벽 2시 8분, 은형이와 선웅이는 만났어요. 은형이는 멍한 시선으로 장미꽃을 보기도 하고, 은형이의 말을 듣고 반응을 하기도 해요. 앞이 보이지 않는 걸까요? 선웅이는 은형이에게 방향을 알려주기도 하고 길을 건너라고 알려주기도 하네요. 궁금증이 점점 커지다가 어느 순간 단숨에 궁금증이 해소돼요.
선웅이네 엄마, 아빠가 선웅이에게 몽유병이 있다고 생각하면서 종종 새벽에 불을 지른다고 생각하거든요. 불을 지른 사람이 누구인지 모르지만, 선웅이는 확실히 아닌 듯해요. 붉은 장미이 집 주위에 피어오르면, 집이 불 타오르는 상상을 하게 되는 아이는 선웅이가 아니라 은형이거든요. 태국인 엄마와 한국인 아빠 사이에서, 엄마는 선웅이네 집에서 가사도우미를 하고 아빠는 매번 술에 취해서 선웅이네 집에 와서 은형이 엄마가 일한 돈을 뜯어가요. 은형이가 선웅이 과외를 했을 때도, 은형이가 기수 할아버지의 꽃밥집에서 봉사를 할 때도 은형이 아빠는 돈을 달라고 생떼를 쓰기도 해요. 그리고 그게 생각처럼 되지 않으면 가정폭력을 행사하기 일쑤죠.
때론 주위사람들은 내가 누구인지도 모르면서, 자신들의 기준에 맞춰서 조언을 하곤 하죠. 은형이에게는 선심쓰듯이 한국사람답게 사진을 찍어주겠다며, 내가 아닌 타인의 얼굴을 포토샵으로 창작해낸 사진관 아저씨는 얼굴을 잃어버린 이복규 할아버지에게 가발과 소품으로 엉터리 얼굴을 만들어주려고 해요. 자기 얼굴을 영정사진으로 쓰고 싶은 이복규 할아버지와 자신이 누군지 모르겠다는 은형이는 어느 부분이 닮았어요. 지뢰에 얼굴이 날아갔다는 것과 사람들에 의해 자신을 부정당하고 있다는 것에 차이가 있지만, 어쩌면 타인에 의해 부정당하는 일은 지뢰를 밟는 일만큼이 끔찍한 일인지도 모르겠어요. <기린이 사는 골목>은 평화로운 듯하지만 책을 읽는 동안 위태롭고 불안한 느낌이 사라지지 않아요. 무슨 사건이든 터질 것 같은 위태로움이랄까요? 그 위태로움은 소설의 재미를 더 해서, 책에 온전히 몰입하게 만들어요.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 청소년소설로 추천하고 싶은 이유가 바로 이것 때문이지요.
<기린이 사는 골목>은 많은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그들에겐 다들 사연이 있어요. 심지어 책 속이 고양이 삼백이에게도 사연이 있지요. 에꾸눈 삼백이는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서 살아가는데, 작가가 원하는 이상은 어쩌면 삼백이 고양이처럼, 상처입고 아프더라도 서로의 도움으로 이겨내기를 바라는 건지도 모르겠어요. 배화동 배화로 360번길 골목과 이어진 세상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가 상처를 입었는지도 몰라요. 혼자 아파할 필요는 없어요. 기린이 사는 골목과 이어진 곳에 있는 사람들은 타인의 아픔을 공감할 줄 아는 청소년들 덕분에 더 이상 혼자 아파할 필요는 없어요. 사실적인 이야기를 사실적이지 않게 표현해서 더 가슴 아픈, 그러면서도 단숨에 읽히는 재미난 청소년소설을 좋아한다면, <기린이 사는 골목>을 추천합니다.
* 출판사에서 책을 무상으로 받아 서평을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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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린이 사는 골목 김현화. 글 푸른책들 』
나의 열다섯살, 행복하지 않았다. 그 땐 하루 하루를 견뎌내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처음으로 느낀 나이였다. 강원도 시골에서 서울로 전학을 온, 아빠도 엄마도 새로운 직장을 찾아야 하고, 대학 입시를 포기하고 취업 준비로 바깥 생활이 많아진 언니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전학온 오빠의 뒤늦은 사춘기, 초등 동생의 외로움이 얽히고 얽혔던, 내 나이 열다섯살은 가족들과 서울 친구들 사이에서 눈치보며 지내야 했던 시간으로 기억된다. 그 때 처음으로 '가출'이란 걸 하면 마음 편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어둡잖은 어른 흉내를 내보고 싶다는 충동을 느끼곤 했다. 많이 울고 많이 몸부림쳤던 그 때의 나에게 어른이 된 나는, "잘 견뎌냈어."라고 해 주고 싶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선웅이와 한국인 아빠와 태국 엄마 사이에서 태어난 은형, 무료 급식소 꽃밥집을 운영하는 할아버지와 단둘이 사는 기수와 약자를 짓눌러야만 살 수 있는 이호, 이들 모두는 열다섯. 아이도 어른도 아닌, 관계 속에서 치열하게 견뎌내는 방법을 찾아가는 이들의 이야기 『기린이 사는 골목』은, 페이지를 넘길 때마다 나의 열다섯살을 떠올려보게 한다.
"난 동화 쓰는 사람이 될 거야. 내 말이 잘 익어서 뭔가를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 때마다 동화를 쓸 거야. 그 동화 속 주인공은 언제나 은형이 누나로 할 거야. 누나가 내 동화 안에서 말하고 생각하고 움직일 거야. 빛이 나는 사람이니까, 누나는. 내 동화를 듣는 사람들도 그 환한 빛을 볼 거야. 누나는 그런 사람이야. 나, 현선웅한테." 《달밤의 대화》중에서. 15쪽
은형이는 여전히 앵두나무 어둠 속에 앉아 있었다. 골목의 가로등에 노랗게 불이 들어왔다. 집집마다 유리창 너머 환한불빛이 흘러나왔다. 은형이네 집만 짙은 어둠에 눌려 있었다.선웅이는 방 불을 내렸다. 혼자만 환한 곳에 있고 싶지 않았다. 호루라기를 손에 잡은 채 앵두나무 덤불을 지켜보았다. 누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달밤에 함께 거닐 때처럼 소리쳐 말해주고 싶었다. 《배화동 저녁》중에서. 70쪽
선웅이의 하루는, 은형이의 대문 여닫는 소리로 시작되고 마무리가 된다. 은형이와 거리를 두고 걸으며 학교를 하고, 은형이의 뒷모습을 보며 수업을 듣고, 은형이가 아빠가 잠들기 전까지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방황을 지켜보고, 새벽에 거리를 헤매는 은형이의 길잡이가 되어 주는 것, 그것이 선웅이가 은형이를 위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일이며, 선웅이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선웅이는 고도비만이라는 체형으로 버스를 타지 못하고 학교의 언덕길을 오르는 것이 힘들다. 그것이 빌미가 되어 이호의 놀림을 받지만 그것보다 혼혈아인 은형이를 '튀기'로 부르며 괴롭히는 것을 지켜만 볼 뿐, 도움이 되지 못하는 자신의 소심함이 더 괴롭다.
선웅이는, 매일 밤 들려오는 은형이 아버지 원중선 아저씨의 술주정 소리와 진따나 아줌마의 매다리는 소리 속에서 은형이의 안부를 걱정한다. 따듯한 말 한마디 하지 않는 사이란 걸 알지만, 선웅이는 은형이를 걱정하고, 그녀가 어둠 속으로 깊이 들어가는 것이 이 아플 뿐이다. 외로움과 두려움에 살아야 하는 은형이에게 선웅이는, 꿈길의 사바나를 지키는 기린이 되어 목을 길에 늘어뜨린다.
은형이는 매일이 힘겹다. 학교 끝나고도 집에 들어가지 못하는, 도박과 술주정으로 하루를 보내고도 성에 차지 않아 엄마와 은형이를 괴롭혀야만 하는 아빠가 잠들어야만 하는, 그의 존재를 은형이는 이제 끊어내고 싶다. 은형이는 모두가 잠든 밤 조용히 집을 나와 깊고 깊은 사바나를 찾아 거리를 헤매인다. 그 때마다 동행해 주는 선웅이의 안내에 따라 집으로 돌아온다. 그녀의 밤산책은 그녀의 가슴에 품은 상처가 아프고 덧나고 있음을 대신해서 표현하는 하나의 방법이다. 그것을 아는 유일한 사람은 선웅이 뿐이다. 선웅이는 그렇게 매일 밤 은형이와의 밤산책을 동행하고, 그녀의 상처에 딱지가 내려앉기를 기다린다.
슬픔이란 게 있다면 이런 빛일까. 새빨갛게 물든 밥알들이, 순전히 누군가의 한 끼가 되기 위해 몸빛을 바꾼 그 밥알들의 붉은빛이 슬펐다. 밥은 밥답기 위해서 밥다운 노릇을 하는데, 나는...... 선웅이는 숟가락을 내렸다. 뚜루룩, 붉은 보리밥 위로 눈물방울이 떨어졌다. 《복숭아씨를 꿈꾸다》중에서. 123쪽
선웅이에게 기수는, 곤란한 상황에 짠!하고 나타나는 히어로 게임 속 전사다. 이호 패거리에게 가방이 내동댕이 쳐졌을 때도, 놀림을 받는 은형이를 위해 짓눌려진 용기를 펴고 있을 때도, 원중선 아저씨가 은형이와 진따나 아줌마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번에 제압하는 모습이 선웅이에게는 전사이자 영웅이다.
반면, 무료 급식소 꽃밥집을 운영하는 이복구 할아버지와 단둘이 살아가는 기수에게도 삶은 그리 따듯하지 않다. 젊은 시절 지뢰로 얼굴을 잃은 할아버지 곁에서 살아가는 기수 또한 감추고 숨기는 삶에 익숙해져간다. 그에게 친구란 이호 패거리들에게 당하기만 하는 선웅이를 위해 나설 때의 잠깐일 뿐, 그 누구와도 관계의 선으로 들여놓지 않는다.
“네가 개미한테 느꼈던 거, 난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이거든. 묘했어. 이런 애도 있구나. 그 뒤로 내가 거미줄을 치고 사는 것도 아닌데 네가 자꾸 내 시야에 걸리는 거야. 거미줄에 걸린 나방처럼.” “맞아. 네가 여러 번 날 구해 줬어.” 선웅이는 입을 실룩거렸다. 기분 좋았다. 자기가 누군가에게 감동을 주었던 일에 대해 듣는 건 즐거운 일이었다. 그런 사실을 기억해 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도 기쁜 일이었다. 무인도에서 살고 있었지만 그런 나를 응시하는 존재도 있었구나 싶었다. 선웅이도 오래전 기억을 떠올렸다.
"초등학교 때 너네 집 앞에서 가끔 기웃거렸어. 꽃밥이 어떻게 생긴 건가 궁금해서. 정말로 꽃을 넣고 짓는 밥인가 해서.” “그런데 오늘 보니까 꽃이 없지? 실망했겠다.” "아니.”바람이 가슴으로 밀려왔다. 쌀쌀하지만 기분 좋은 바람이었다. “꽃보다 더 좋은 게 들어 있다는 걸 깨달았어.” 기수가 궁금한 눈으로 걸음을 세웠다. 은형이도 선웅이를 보았다. "따뜻한 가슴.” 가을바람이 한 차례 더 세 사람의 이마로 날아왔다. "아까 밥 먹으면서 문득 생각했어. 이 밥이 꽃보다 단 건 할아버지의 따뜻한 가슴이 들어 있어서구나.” 《같은 시선》중에서. 156쪽
매화동 골목에는, 한달에 한번 노숙자를 위해 침을 놔주는 한의사, 선웅이 아버지, 무료 급식소 꽃밥집을 운영하는 기수네 할아버지 이복구 할아버지, 길고양이 삼백이를 돌보며 꽃밥집에 일손을 거드는 권오복할머니, 이복구 할아버지의 영정 사진을 그린 황인백 아저씨가 서로의 자리를 지키며 서로를 보듬어 안으며 살아간다. 가진 자와 갖지 못한 자가 아닌, 내가 가진 것을 내놓는 용기를 가진 이들이 사는 매화동 골목은 날마다 조용하고, 날마다 시끌벅적하며, 날마다 누군가의 사연이 흘러나오는, 아주 분주한 곳이다.
그들 틈에서 자라고 있는 선웅과 은형 그리고 기수는 열다섯이란 나이를 힘들게 받아들이며 하루 하루를 이겨내며 살아간다. 스스로가 가진 것이 너무나 비루하다고 판단한 그들은 스스로 타인으로부터 등을 돌리고 혼자인 시간을 선택한다. 혼자인 것이 익숙한 듯 하지만, 결코 즐겁지 않고, 행복하지 않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등을 돌릴 때의 용기보다 다시 등을 돌려 타인을 바라보는 것이 더 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 그들은 서로를 친구라 부를 수 있게 되었으며, 서로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게 되었다.
이복규 할아버지가 주워다 쌓아 놓은 폐지 더미 아래 낡은 리어카가 보였다. 그 너머에서 흐느끼는 소리가 났다. “이기수…….” 기수의 어깨 위로 별빛이 무너졌다. 그 애도 열다섯 살이었다. 별빛이 무거운 듯 움츠린 어깨. 그 애에게도 낯설고 두려운 것이었다. 죽음이라는 것은, 히어로 게임 속의 전사 같던그 아이도 고작 열다섯 살이 맞았다. 손수레에 기대 앉아 꺼욱꺼욱 울고 있는 것을 보면, 별과 기수 사이의 공간이 슬픔으로 꽉 차올랐다. [중략] 여기저기서 콧물 훌쩍이는 소리가 났다. 기수의 어깨가 조용히 흔들렸다. 선웅이는 가만히 기수의 어깨를 잡았다. 기수가 돌아보았다. 늘 차갑기만 했던 그 아이의 눈에 강물이 흘렀다. 절렁절렁 깊은 강물 소리가 났다. 선웅이 눈에서도 강물소리가 났다. 기수가 조용히 선웅이 어깨에 손을 올렸다. 서로의 마음에서 흐르는 강물 소리. 문득 고요해지는 순간이었다. 《강물 소리》중에서. 194~204쪽
『기린이 사는 골목』은, 배화동 골목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가진 것을 베풀 줄 아는 사람, 가졌지만 더 갖기 위한 사람, 가진 건 없지만 나눌 줄 아는 사람과 그 나눔을 감사하게 여기는 사람, 타인의 아픔을 진심의 눈으로 바라보고 곁을 지킬 줄 아는 사람, 타인의 순수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줄 아는 눈을 가진 사람, 함께라는 말이 가진 참의미를 아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담담하고도 절절하게 담겨있다.
열다섯살의 우리 아이들과 열다섯 살을 보낸 부모가 함께 읽으며, 함께 눈시울을 붉히고, 함께 그 시간의 고단함을 나눌 수 있는 『기린이 사는 골목』은, 근래에 읽은 청소년소설 중 가장 진실된 우리의 모습을 담아냈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열흘 낮밤 걸어도 끄떡없는 낙타의 끈기와 사자나 호랑이를 피해 홀로 나무숲과 빼곡한 수풀 속에서 살아가는 표범의 자유로움을 반반씩 닮은 기린이 되어 은형이의 사바나를 지켰다. 목이 길어서 울지 못한다는 속설이 나돌 만큼 과묵한 기린이지만꼭 울어야 할 때는 황소처럼 울기도 한다는데, 아카시아잎을따 먹기 위해 일곱 개의 목뼈가 죽죽 늘어난 것일 수도 있지만사바나를 보행하며 지평선 너머의 것에 대한 궁금증으로 목이늘어난 건 아닌지. 태생적으로 멀고 먼 세계에 대한 의문과 환상으로 고개를 그처럼 늘린 건 아닌지. 은형이를 지켜보며 어느새 목이 한 자씩 자란 선웅이처럼.
기린은 유약하지만은 않다. 맹수는 아니지만 강력한 뒷발차기로 천적이 거의 없는 초원의 강자이기도 하다. 꿈길의 사바나를 굳건히 지키며 은형이와 거니는 시간은 행복했다. 어쩌면 은형이보다 선웅이가 그 꿈길에서 더 깨어나고 싶지 않았는지도 몰랐다. 장렬한 태양이 두더지 굴속의 뒷간까지 비추고야마는 그 환한 사바나야말로 상처 입은 누군가를 지키기에 가장안전한 곳이라고 믿었기 때문이었다. 《눈꽃 불꽃》중에서. 216쪽
어둠과 외로움 속에 갇힌 은형이를 위해 사바나의 기린이 자처한 선웅이의 순수하고도 맑은 마음이 담긴 『기린이 사는 골목』은, 나의 가슴에 남겨진 열다섯 살의 상처가 위안을 받는 듯하다. 그 때 내 곁을 지켜준 친구 하나가 있었다면 나의 열다섯은 불행하기만 했던 시간은 아니었을 거란 생각이 문득 들면서, 은형이에게 열다섯은 또다른 시간으로 기억되길 바래본다.
열다섯 살을 살아가는 많은 이들에게 꼭 견뎌내라고 전하고 싶다. 분명 곁에서 지켜봐주는 선웅이가 있고, 기수가 있을 거라고. 다만 그들은 스스로 은따를 자처했기에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뿐이라고.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저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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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는 큰 아이는 요즘 부쩍 청소년 문학에 입문하여 푹 빠져 있어요.
오늘 소개할 '기린이 사는 골목' 책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재를 다루고 있어요.
주인공인 선웅, 은형, 기수 이 3명의 이야기.. 158cm에 104kg의 고도비만인 선웅과 다문화 가정 아이인 은형, 그리고 학교에 적응을 잘 못하고 겉도는 아이 기수. 이 3명의 아이들을 둘러싼 가정 폭력, 교내 괴롭힘, 다문화 가정에 대한 편견이 주 내용을 이루어요.
하지만, 제목이 주는 느낌이 그러하듯 그리 어둡게 느껴지지 않는 게 이 소설의 전체적인 분위기예요.
아버지의 가정 폭력이 심해질수록 더욱 내면이 힘들어지는 은형과 이를 묵묵히 지켜주는 선웅,
그리고 나중에 위험에 빠진 선웅과 은형을 구해주는 기수.
왜 하필 기린일까... 계속 자문하며 이 책을 읽어내려 갔는데,
그 기린은 선웅이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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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린이 사는 골목
김현화 지음 푸른책들
내가 사는 동네의 골목에 기린이 살고 있다고 말한다면 주위에서는 어떻게 반응을 할까?
말도안되는 소리 하지 말라고 면박을 받을 것 같다. 그렇다, 동물원이나 사파리가 아니고서야, 혹은 내가 야생에서 살고있지 않고서야 기린과 이웃이 되기는 힘들 것이다.
배화동 배화로 360번길 골목에 살고 있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기린은 선웅이의 상상속 동물이다. 동화작가를 꿈꾸는 선웅이의 열두 살의 봄, 그때부터 이곳에 기린이 살기 시작 했다.
"누나는 함부로 세상에서 지워 버려도 되는 사람이 아니라고." ... "나는 동화 쓰는 사람이 될 거야. 내 말이 잘 익어서 뭔가를 말하지 않고는 못 배길 때마다 동화를 쓸거야. ... 빛이 나는 사람이니까, 누나는. 내 동화를 듣는 사람들도 그 환한 빛을 볼 거야. 누나는 그런 사람이야. 나, 현선웅한테." _p.15_
책의 곳곳에는 선웅이의 동화가 많이 나온다. 대부분이 은형이를 위해서 은형이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이다. 너무나도 아름다워서 눈물까지 나는 이야기들이 많이 있다. 그 중에서 "분홍 달팽이"이야기가 나의 가슴에 오랫동안 남아있다.
"분홍 달팽이 앞에 마주 선 달팽이가 말했어. 이제 네 형혼이 가벼워 졌니? 여긴 꿈꾸는 달팽이만 볼 수 있는 세상이란다. 너처럼 자신을 위해 꿈꾸는 달팽이만 볼 수 있는 세상이야. 네가 슬픔에 둘려싸여 있던 기억을 벗어 낼수록 저 달도 비늘을 벗는단다. 왜냐하면 저 달은 이 세상으로 오는 달팽이를 위한 달이거든.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나. 네 발등을 덮은 달 비늘도 그래서 향기가 나는 거야." _p.90_
"은형이 누나, 누나도 들판 너머 세상에 가고 싶은 거지? 그래서 지금 이렇게 꿈을 꾸고 있는거지? 내가 바라는 건... 누나가 분홍 달팽이처럼 들판 너머 세상으로 갈 때 나도 함께 가는 거야. 아니, 분홍 달팽이를 기다리고 있던 그 달팽이처럼 이미 나도 거기 서서 누나를 기다리는 거야. 은형이 누나, 그 달팽이가 그랬잖아. 슬픔도 시간이 지나면 향기가 난다고. 난 누나가 그 말을 믿어 줬으면 좋겠어." _p.91_
초고도 비만이어서 걷는 움직임조차도 힘든 선웅이는 자칭 은따이다. 진따나 아줌마는 선웅이의 집안 살림을 도와주는 배트남인 가사도우미이다. 그리고 은형이는 진따나 아줌마의 딸이고 선웅이의 동화속 주인공이다. 은형이가 한 살 많지만 술주정뱅이 아빠때문에 학교를 늦게 들어가게 되어 선웅이와 같은 학년이다. 그리고 학교에서 튀기라고 놀림을 받으며 괴롭힘을 자주 당한다.
"오늘같이 해 좋은 날엔 걷기 좋을 텐데. 왜 친구들이랑 함께 가지 않고?" 아니면 아무 말도 하지 말든가. 뭐 차라리 그렇게 물어 주었더라면 오히려 솔직하게 말하지 않을까. "걸어 다니기 창피해서요. 그리고 저 은따예요." _p.32_
선웅이나 은형이가 괴롭힘을 당할 때마다 영웅처럼 나타나서 말 한 마디로 상황을 종료시켜 주는 역할은 기수가 하고 있다. 기수는 할아버지와 둘이서 살고 있고 다른 아이들을 신경쓰지 않고 혼자서 다닌다. 이 셋은 각자 결핍을 가지고 있고, 셋이서도 융화가 되지 못한 채 서로의 주변을 서로가 인식하지 못한 채로 배외한다. 비슷한 아이들끼리 서로의 결핍을 채워주기 위해서 끌리는 것이 아닐까 싶었다.
이 아이들은 각자의 삶속에서 열심히 성장을 해 나가고 있다. 하지만 주위에서는 이들을 자꾸 아프게만 한다.
이 책은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배화동에서 가장 나이가 많은 권오복 할머니, 17년 동안이나 매일같이 파지를 주워서 노숙자들의 저녁을 챙기는 기수 할아버지인 꽃밥집 이복규 할아버지, 초상화를 전문으로 그리는 화가 황인백 아저씨, 양푼 순대국밥집 아주머니... 모두가 한 동네를 이루면서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모습을 모면서 좋은 것도, 안 좋은 것도, 많은 것을 생각하고 느끼고 배우면서 커가고 있다.
이 세 아이에게 시련이 닥친다. 이 아이들만의 문제라고 할 수 없는 시련이다. 어른들 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고, 세상때문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한참을 가슴 아파하며 울었다. 선웅이와 은형이와 기수는 이렇게 자신들의 열 다섯을 보내고 있었다. 내가 가슴 아파하며 우는 것 보다도 더 많이 아파하면서, 왜 아파해야하는지 그 이유조차 잘 알지 못하고, 막상 안다고 해도 어떻게 풀어야만 괜찮아지는지 알지 못한 채, 그렇게 그들의 열 다섯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서로 각자 삶을 살아갔을 때는 알지 못 했던 그런 소속감을 이제는 친구라는 이름으로 서로에게 연대를 느끼며 하늘을 향해 손을 뻗으며 파이팅을 한다. 그 아픔을 서로에게 의지하고 미래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보낼 수 있음에 감사하는 마음이생겼다.
열 다섯 살은 중학교 2학년생의 나이이다. 어린이의 세계에서 막 벗어나서 새로운 자신의 세계를 구축해 나가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 책을 읽고 어른인 내가 마냥 어리게만 보았던 이 시기의 학생들의 진지한 마음을 다시 한 번 더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그리고 이 또래의 학생들이 이 책을 읽는다면 자신들의 고민과 친구들의 고민을 보다 더 잘 이해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길 것 같다.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고 재미있게 읽은 후 작성한 지극히 주관적인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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