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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어느 쪽이냐는 질문을 평생 듣고 살았을 게 분명한 재일동포 학자가, 한반도와 일본의 과거와 현재를 반추하며 어떻게 미래를 도모할 것인가에 대해 사뭇 진지하게 고찰한 책이다. 사실 이런 책들은 진영과 관계없이 양쪽에서 비판받기에 딱 좋기 때문에, 어떤 입장과 주장을 내세운다는 게 쉬운 일을 아닐텐데, 학자로서의 줏대와 양심에 근거하고, 그리고 재일 동포로서 일본에 살고 있는 본인의 정체성과 경험에 의거하고, 저자는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에 대해 설명한다. 무조건적인 친일이나 무조건인 반일을 배제한 채, 상호 이익을 위해 나아갈 미래를 도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기는 하겠지만, 과연 그것이 현실적으로 가능한지 여부는 미지수이긴 하다. 왜냐하면 한국과 일본 사이에는 미국이라는 너무 큰 변수(변수라기보다는 상수에 가까운)가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을 배제한 채 이 두 나라의 관계를 설명하거나, 이 두 나라의 미래를 도모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무의미한 일이기까지 하다.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일이기 때문이다. 해방 이후 남북관계와 한반도와 일본의 관계엔 언제나 미국이 개입해 있었다. 이 큰 사실을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좁게는 한반도와 일본의 미래, 넓게는 동북아시아의 평화와 미래를 도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두 국가 간의 관계를 새롭게 정립하는 일은 필요하다. 이 당위와 실제로 우리가 겪고 있는 정치적 현실 사이에서 어떻게 현명하게 줄타기를 할 것인가가 관건인텐데, 노학자가 제시하는, 그것도 일본일 꽤나 잘 아는 학자가 제안하는 방법들은 귀담아 들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앞아서도 말했듯이 그것이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을 위해서도, 그리고 동북아시아 전체의 평화를 위해서도 이익이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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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에 김대중이 대통령에 취임하여 대북 화합 노선을 내걸었을 때 북한은 '햇볕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하고 도발을 멈추지 않았다. 한국이 유화 정책을 취할 때 먼저 비판을 한 뒤에 상대의 방침이 변하는지 아닌지를 확인하는 것이 북한이 종래에 해오던 대한국 외교 방식이다. 햇볕정책 때도 북한은 그 배후에 흡수합병의 의도가 있지 않은지 신중하게 살폈다고 한다. 이에 대하여 김대중은 '대북 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한다'는 태도를 바꾸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