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들이 즐기는 음식들의 유래를 돌아보고, 이를 통해 한국 근대사를 되돌아보는 인문교양서이다. 이를 위해 짜장면에서부터 팥빙수, 즉석 카레, 믹스커피에 이르기까지 근대에서 비롯된 9가지 음식들이 널리 퍼진 배경과 함께 근대사와 함게 변해 온 우리의 입맛을 돌아본다. 우리의 문화사, 생활사라 할 수 있는 내용을 잡지사 기자가 음식물에 관한 특집기사를 취재하는 형태로 우리에게 들려준다. 인간에게 음식은 음식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끼니를 함께하는 사이를 식구(食口) 라고 부른다. 먹거리를 함께 하는 사람들은 삶의 경험이 모여 사회가 되고 국가가 되며 역사가 된다. 그래서 음식의 변천사를 돌아보면 이를 만든 역사의 현장이 나온다. 중국에서 유래된 짜장면이 인기를 끌 때에는 한반도에서 청국의 영향력이 컸고, 일본 제국주의가 기승을 부릴 때 감칠맛 난다던 아지노모도가 유행했다. 김치를 알고 좋아한다는 외국인을 만나면 마음의 벽이 스르르 무너져버리는 느낌을 받는 것도 음식이 먹거리 이상의 다양한 측면을 지니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 근대사와 함께 우리의 사랑을 받아온 음식들을 돌아본다. 근대의 검은 유혹 짜장면, 서양인을 닮고자 그들의 음식까지 좋아했던 돈까스와 카레의 사연, 서양의 겉과 동양의 속을 조화시킨 단팥빵, 시원함을 맛보게 했던 근대의 유산 팥빙수, 쓰고 깊은 한국인의 맛을 닮은 커피에 이르기까지 아홉 가지의 음식들을 돌아본다. 이제는 평범한 식탁을 이루는 음식들이지만 거기에는 근대 백년의 역사와 비밀이 숨어있음을 배우게 된다.
익숙한 음식이라는 주제를 기자의 르뽀 형식으로 전하고 있어 쉽게 읽히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다.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음식 하나에도 수많은 사연이 담겨있음을 배우게 된다. 또한 여기 소개된 우리의 사랑을 받는 많은 음식들이 일제 강점기에 수용되었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음식이 역사를 만들고, 역사가 음식을 만드는 사실은 우리의 근대사에만 국한된 사실은 아닐 것이다. 음식과 역사에 얽힌 사연들을 담담하게 이야기해 주는 교양서이다. |
|
우리 한국인이 지금 먹는 것들이 아주 오래전부터 우리 조상들이 먹던 것과는 판이하는 것쯤은 진즉에 알고 있었다. 심지어 요즘 시끄러운 김치마저도 그 원형이야 오래전 우리 조상이 만들어 먹던 것이지만, 지금 것과는 상당히 달랐다. 김치에 가장 중요한 재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고추 자체가 한반도에 들어온 게 그렇게 오래 전은 아니니 말이다. 그래도 그건 조선 시대의 일이니 좀 된 일이다. 많은 음식이 대한제국 시기에서 일제 시기에 도입되어 우리의 입맛을 바꾸어놓았다. 제국주의의 물결을 타고, 혹은 서양 숭배의 허깨비와 같은 것이 홀리듯 우리의 입맛을 장악하고, 결국은 마치 그게 원래 우리의 음식처럼 여겨지게 되었던 음식들이 많다. 정명섭이 하고 있는 이야기가 바로 그 음식들에 관한 것이다.
목록부터 보면, 아지노모도, 짜장면, 돈까스, 설탕, 카레, 단팥빵, 김밥, 팥빙수, 커피. 어떤가? 원래 우리 것이 아니었던 것이 확실한 것도 있지만, 이것도 그런 거였어? 할 만한 것도 있다. 이를테면, 단팥빵이나 김밥, 팥빙수 같은 것들이다. 설탕도 이것이 어느 시기 쯤에 한반도에 들어왔는지 그리 신경 쓰지 않는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것들이 그 과정과 계기가 어쨌든 거의 일본이 한반도를 침략해 오던 시기에 도입되어(중국에서 건너와 변형된 짜장면마저도 임오군란과 관련이 있으니 일본과 연관이 없다고 할 수 없다) 한국인의 입맛을 사로잡고, 결국은 없어서는 안 되는 음식이 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이 음식들이 한반도에 들어온 후 모두 변형을 겪었다는 점이다. 짜장면이나 김밥은 말할 것도 없고, 돈까스도 우리는 그게 처음 개발된 일본과는 다른 형태로 먹고 있으며, 단팥빵 역시 그렇다. 곱게 간 얼음에 과일물을 스미게 하여 먹던 일본인과는 달리 빙수에 팥을 올려놓고, 또 지금은 갖가지의 것을 올려놓은 것은 한국인이었다. 화학조미료에 입을 길들이게 된 것은 분명 일제의 영향이지만, 같이 화학조미료를 쓰더라도 한국과 일본의 맛이 다른 것은 우리의 화학조미료가 조금씩 다른 길을 걸었기 때문이다. 다만 김밥과 같은 경우에는, 일본에서 온 것인지, 우리나라에 원래 있던 것인지 분명하지 않은데, 어느 정도는 일본의 영향을 받았다는 정도로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이것들이 어떤 과정을 거쳐 그렇게 되었는지에 대해 아는 것은 분명 교훈적인 것이다. 바로 우리의 피맺힌 역사와 함께 했으니 말이다. 역사를 부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대대손손 조상이 먹던 것만 먹고 살 수는 없다. 먹는 것뿐만이 아니다. 문명이 교류하면 서로의 것을 주고받는다. 그 과정에서 풍성해지고, 없던 것이 생긴다. 그게 문화가 되고 토착화된다. 그것을 우리의 것인지, 남의 것인지를 구분하는 것이 무의미해지는 단계까지 이른다. 정명섭이 지목한 이 음식들은 바로 거의 그 단계까지 이른 것들이다. 그냥 그것들을 생각 없이 먹을 수도 있고, 그 과정을 아는 것이 지식에 대한 거들먹거림의 재료가 되기도 하고, 그냥 재미일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그 역사, 그리 탐탁지 않은 역사를 알고도 이 음식을 내치는 것은 말도 안는 일이다. 이미 우리의 음식이 되어 버렸으니. |
|
잡학에 관심이 많지만 가리는 음식이 많아 '한국인의 맛'이라는 제목을 봤을 때 한국인의 맛은 어떤 느낌일지 궁금했다. 그런데 이 대중적인 이야기는 우리 고유의 전통 음식같은 특별한 음식에 대한 것이 아니라 말 그대로 절대다수가 쉽게 접하는 음식에 대한 이야기이다. 한국인의 소울푸드 김치에 버금가는 짜장면을 비롯하여 커피와 빙수에 이르기까지 우리가 일상적으로 접하고 있는 음식의 역사에 대한 이야기를 소설과 취재의 형식으로 그려나가고 있는 것이다. 사실 '정명섭'이라는 작가의 이름만으로도 이 책은 기대를 하며 펼쳐들기 시작했다. 저자의 글은 역사의 고증과 조사를 통해 기록된 사실을 기본바탕으로 하여 이야기를 끌어나가는데 바로 그 이야기가 사실에 대한 전달만이 아니라 그 사실에 대한 의미를 담고 전해주고 있어서 재미와 의미를 같이 느낄 수 있기 때문에 믿고 읽을 수 있으며 이 책 역시 기대 이상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었다.
'평범한 식탁에 숨은 백년의 비밀'이라는 부제를 통해서도 짐작할 수 있듯 한세기전에 시작된 우리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담겨있다. 최근 일주일이내에 먹은 식단을 보면 짜장면, 돈까스, 김밥, 떡볶이, 카레, 단팥빵, 커피... 먹은 음식들을 떠올리니 이 책의 목차와 일치해버린다. 찬 음식을 멀리하게 되는 겨울이라 냉면과 팥빙수를 먹지 못했을 뿐 이 또한 여름이면 입맛없을 때 한번씩은 꼭 먹는 것들이 아닌가. 아무튼 일상적으로 늘 우리 가까이 있는 이 음식들에 대한 역사를 읽고 있으려니 음식사뿐만 아니라 우리의 역사에 담겨있는 희노애락이 느껴져 또 다른 이야기가 더 이어지지 않을까, 아니 더 많은 이야기를 듣고 싶어진다. 단적으로 감상 하나를 꺼내어보자면 이야기를 끌어가는 류경호기자는 사환 윤동을 데리고 카레를 먹으러 가는데 그곳에서 일어나는 풍경의 에피소드에서 조선인의 차별을 언급하고 윤동과의 대화에서 식민지 조선의 조선인들의 삶을 보여주고 있는데 이런 이야기들이 우리의 식생활과 역사를 다시 생각해보게 하고 있어서 좋았다. 물론 일본의 조선에 대한 차별뿐만 아니라 짜장면을 이야기하며 한국에 정착하게 된 중국인들이 정치적인 관계의 변화에 따라 몰락하기도 한 이야기는 현재에도 계속되는 이주노동자에 대한 차별을 떠올려보게 한다. 아무튼 중국의 길거리 음식이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변화되면서 대중화에 성공하고 쌀공급이 안되며 밀가루 소비 정책으로 인해 짜장면은 더욱더 서민의 음식으로 자리잡게 되기도 했음을 알게 되었다.
조선말 일제강점기 시대의 류경호 기자의 취재활동을 통해 당시의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으며 그 뒤에는 실제 음식과 관련된 기사가 실려있고 음식에 얽힌 추가적인 정보가 흥미롭게 펼쳐지고 있다. 현재 우리가 먹고 있는 것과는 조금 다르지만 그 원조가 되는 이야기 - 일본에서 돈까스의 유래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들었었지만 육식이 금지되었었으며 메이지 유신 이후 서구열강을 이겨먹기(!) 위해서는 그들처럼 육식을 해야한다며 육식을 하기 위한 돈까스의 대중화는 전투식량이 된 빵의 이야기만큼이나 새롭게 느껴진다. 이처럼 다양한 음식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우리의 역사에 대한 궁금증이 생겨나고 있으니 역시 저자의 역사소설, 에세이는 앞으로도 계속 기대하게 될 것 같다.
|
|
한국인의 맛
이 책을 살펴보기 전에..
정명섭 서울에서 태어났다. 대기업 샐러리맨과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 전업 작가로 활동하면서 대중 강연을 병행하고 있다. 글은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얘기할 때 빛이 난다고 믿는다. 역사, 추리, 종말, 좀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와 소재를 넘나들며 작품들을 발표하고 있다. 그동안 쓴 작품으로 역사추리소설 『적패』를 비롯하여, 『명탐정의 탄생』, 『개봉동 명탐정』 『무너진 아파트의 아이들』 『유품정리사』 『한성 프리메이슨』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살아서 가야 한다』 『달이 부서진 밤』 『미스 손탁』 『멸화군』 『불 꺼진 아파트의 아이들』 『어쩌다 고양이 탐정』 『저수지의 아이들』 『남산골 두 기자』 외 다수가 있다. 그 밖에 [을지문덕 탐정록] 시리즈, 『조기의 한국사』 『38년 왜란과 호란 사이』『오래된 서울을 그리다』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훈민정음 해례본을 찾아라』 『역사 탐험대, 일제의 흔적을 찾아라』 등의 역사서와 함께 쓴 작품집 『로봇 중독』 『대한 독립 만세』 『일상감시구역』 『모두가 사라질 때』 『좀비 썰록』 『어위크』, 『당신의 떡볶이로부터』(공저), 등이 있다.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고,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다. 한국 미스터리작가모임과 무경계 작가단에서 활동 중이다.
[예스24 제공]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이 책에서 다루는 아홉 가지의 음식이 가지고 있는 한국사의 흐름을 따라 읽다보니 대중화 된 지금의 음식을 받아들이게 되는 태도가 조금은 바뀐다.
음식의 역사가 이토록 살벌하고도 장엄했나 싶다.
지금은 대중의 입맛을 사로잡는 음식들로 누구나 쉽게 사먹을 수 있지만 정치와 권력, 복잡한 역사적 실타래에 얽혀있는 이야기들을 하나 하나 살펴보다보면 음식의 가치와 의미가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인천으로 이사를 오자마자 공화춘 짜장면을 먹고 싶어 가족들과 간 적이 있다. 워낙 지금은 짜장면이 한국인의 소울 푸드라 할 정도로 대중화되어 있다.
이 음식에도 애달픈 근대사를 거친 아픔들이 설여있다.
산둥의 전통요리인 짜지앙미엔이 임오군란으로 들어오게 된 것도 조선총독부가 화교들을 탄압해 요리집만 할 수 밖에 없는 것으로 인한 산둥요리의 대중화에 부채질하기도 했다.
광복 이후 미국의 잉여 농산물 지원 정책으로 대량의 밀가루가 도입되면서 짜장면이 서민들에게 공급될 수 있었다.
춘장맛이 일품인 공화춘 짜장 맛을 다시 맛볼 수 있을까 싶을 정도로 작년 한해 우리 가족이 외식을 거의 하지 못한터라 사뭇 더 그리워진다.
마살라에서 커리, 커리에서 카레로 변해간 이 각각의 음식들 사이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두 나라 모두 제국주의의 길을 걸었다는 점이다. p162
영국의 커리 파우더와 비슷한 카페 파우더는 우리 가정에서도 요긴한 음식 재료중 하나이다.
카레파우더의 국산화는 군대 막사에서 벗어나 가정집과 식당으로 퍼져 나가면서 생산량도 늘어나고 구하기 쉬운 재료가 되었다.
일본에선 학교와 군대에서 급식으로 나와 친숙한 음식이었고 선원과 병사들의 질병을 막을 수 있는 안전한 음식을 찾아내 보급함으로서 점점 가정안으로 스며들어 가는 요리가 되는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한반도에도 시간이 지나면서 대중화되고 찬밥이 많이 남았을 때 할 수 있는 라이스카레로 1960년대로 접어들면서는 카레라이스란 말을 사용하게 되었다.
이후 레토르트 3분 카레로 갑편히 먹으 수 있는 가정식으로 선보이며 다양한 맛과 형태로 대중화되었다.
카레 가루의 이점은 빠르고 간편하게 조리가 가능한 완성도 높은 요리가 되는 마법의 가루라 할 정도로 우리 가정 안에서도 참 사랑받는 음식이 아닌가 싶다.
지금 우리가 먹는 김밥의 시작이 어디인지를 따지는 것은 무의미하다. 확실한 것은 일제 강점기 한반도에 소개된 노리마키가 오늘날 한국의 김밥에 영향을 끼쳤다는 사실이다. 역사의 비극에서 비롯된 가로채기나 새치기일 수도 있고, 돈까스나 카레, 단팥빵처럼 외부의 것을 받아들여 자신의 것으로 발전시킨 사례라고 볼 수도 있다. 또한 식민지라는 근대를 거치면서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만 했던 변화의 흔적이기도 했다. p220
쉽게 구할 수 있는 김이나 박고지를 이용한 일본의 노리마키.
밥과 시금치를 올리고 소금간을 한 계란을 넣어 설탕,간장으로 졸인 박가오리를 첨가해 발에 싸서 돌돌 만 형태.
다꾸앙과 절인 생강을 곁들인다는 노리마키를 보면 묘하게 비슷하다.
해방 이후 우리의 김밥은 고슬고슬한 밥에 초와 설탕, 소금을 조금 넣어 섞어두고 부순 생선살과 박가오리, 시금치과 당근, 표고와 왜단무지를 넣고 돌돌 만 모습이 지금의 김밥과는 재료가 다른 점이 많아보인다.
해방된지 얼마되지 않아 노리마키의 영향이 있었으리라 본다.
지금은 더 풍부한 재료와 여러 프랜차이즈 김밥 전문점과 삼각김밥의 등장 등으로 노리마키의 그림자를 벗어나 상징적인 음식으로 자리매김 했다.
분식의 단골 메뉴이자 작년 한해 동안 주말이면 김밥을 싸서 먹었던 걸 생각하면 우리 가족에게도 국민들 모두에게도 굉장히 친숙하고 편한 음식이 아닐까 싶다.
이 책에서 선보이는 아홉 가지 음식들만 봐도 얼마나 다양한 형태와 모습들이 변하고 우리 곁에 지켜지기까지 오랜 역사와 시간을 거쳐 우리 손에 닿게 되었는지 소소하게 살펴보는 재미는 물론이고 깨달음도 있었다.
문명인으로 서구화의 길을 걷고 있는 다양한 음식의 맛과 형태를 따라 떠나는 숨은 역사의 비밀의 흔적을 찾는 여행으로 기억에 남을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매혹적인 음식의 탄생과 담긴 역사적 배경을 천천히 살펴보며 그 맛과 멋을 더 즐길 수 있기를..
|
|
(서평) 한국인의 맛
정 명 석 지음
모든 사람들은 음식을 먹는다. 먹어야 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살기 위해 아무것이나 먹는 것 보다는 조금이라도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 한다. 음식이나 조리의 방법이 끊임없이 개발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시대나 문화에 따라 음식이나 조리의 방법에도 차이도 있다.
이 책의 저자 정명섭은 요리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그렇다고 요리연구가나 평론가도 아니다. 회사원과 바리스타를 거쳐 지금은 역사 교양서와 소설, 청소년 도서와 동화를 넘나드는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책에 소개된 작가의 프로필엔 이처럼 기록되어 있다. “햇빛처럼 기록된 역사 속에서 그 빛을 받아 밤을 비추는 달과 같은 이야기를 찾는다. 그래서 묻혔던 역사를 발굴하거나 익숙한 현재에서 낯선 과거를 발견하는 데 관심이 많다.” 음식으로 보는 한국사, 한국사로 보는 음식이라는 표현과 같이 근대화가 시작되면서 달라진 식생활 문화를 소개하고 있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은 일제 강점기 시절의 경성으로 시작된다. 별세계 잡지사의 기자인 류경호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내용을 풀어가고 있다.
1장에서는, 우리에게 ‘미원’이라는 이름으로 더 유명한 ‘아지노모도’에 관한 내용이다. 제국대학 화학과를 졸업한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에 의해 고기의 맛을 싫어하는 일본인들에게 고기 맛을 느끼도록 하기 위해 찾아낸 것임을 알게 된다. 일본인들이 처음에는 고기를 먹지 않았다는 새로운 알게 되었다. 2장에서는, 저자가 근대의 검은 유혹이라고 표현한 짜장면에 대한 이야기 이다. 짜장면이 초창기 중국 산동성 지방에서 인천으로 들어온 고향 사람들에게 고향의 맛을 전하기 위해 시작된 음식이었음을 알게 되었다. 짜지앙미엔에서 짜장면이 되었다. 3장에서는, 돈까스에 관한 내용이다. 돈까스라는 음식이 일본이 서양을 따라 잡겠다는 일본의 혼이 담긴 음식이라고 한다. 서양인들이 세계를 지배한 것이 덩치가 컸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기들도 그렇게 덩치를 키우기 위해서는 서양인들이 먹는 고기를 많이 먹어야 한다고 생각했단다. 돈까스는 본래 불란서의 요리인 코틀레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커틀릿을 일본어로 줄인 ‘까스’가 붙어서 돈까스가 되었다고 한다. 무엇보다 천 년이 습관 즉 고기를 먹지 않았던 습관을 바꾸기 위해 덴뿌라와 커틀릿의 결합을 통해 생겨난 돈까스가 일본인들의 노력으로 만들어진 음식이라는 것이 새로웠다. 4장에서는, 달콤한 근대의 침략, 설탕. 5장에서는, 제국과 식민지의 맛, 카레. 6장에서는, 겉은 서양, 속은 일본의 단팥빵. 그리고 7장에서는, 같은 듯 다른 전통의 김밥. 8장, 때로는 시원했던 근대의 음식 팥빙수. 9장, 쓰고 깊은 한국인의 맛 커피의 유래를 역사에 맞추어 소개하고 있다. 음식의 역사가 역사의 음식이 되었다. 각 음식마다 당시 유행했던 음식점의 사진과 함께 신문 기사를 소개하므로 더욱 깊이 있는 음식의 역사를 느끼도록 했다.
이 책의 저자가 정말 요리 연구가나 평론가가 아닌, 그리고 요리 전문가가 아니라는 사실이 놀라울 정도이다. 왜냐하면 어떻게 이러한 자료들을 찾아냈고 잘 엮어냈을까 라는 생각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북쪽 지역에서 설탕 무를 생산했었다는 새로운 사실도 알게 되었다. 한국 가정에서 가마솥이 사라지는 현상과 맞물려 커피의 소비량이 늘었다는 한국학중앙연구원 주영하 교수의 연구는 우리네 삶의 환경의 변화가 음식 문화의 변화를 가져오기도 한다는 것을 알게 한다. 저자가 음식에 관한 역사적 내용들을 이렇게 맛깔나게 엮어 낼 수 있었음은 마지막의 참고 자료들을 바라보니 알 수 있게 된다. 30권의 전공 도서와, 18개의 논문들, 3개의 DB와 같은 자료들을 통해 내용의 튼실함을 담았다면, 저자의 탁월한 글쓰기 솜씨를 통해 잘 엮어냈다고 볼 수 있다. 뒤표지에 기록된 내용, “밥상 위에서 살펴보는 맵고 짜고 달고 쓴 한국사의 맛-아홉 가지 음식으로 추적하는 한국인의 탄생”이라는 말이 실감이 난다. 약간 아쉬운 점은 일제 강점기 시대를 배경으로 하고 있기에 아직 우리가 일본의 문화에 정복당하고 있는 건가? 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한국인들이 어떤 사람들인가? 한국적인 모습으로 바꾸고 개선하므로 한국적 음식으로 만들어가는 민족이 아닌가. 이런 좋은 근성을 느낄 수도 있었다. 음식을 통한 한국사를 생각해 볼 수 있음도 매우 새로운 시도였다고 생각한다. |
|
우리의 대표적인 음식이 된 과정과 ,일본에서 만든 아지노모도가 우리입맛이 된 과정은 우리의 근대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우리가 간편하게 먹는 카레와 돈까스에는 제국의 후발주가로서 서구 열강을 급하게 좇았던 일본의 요망과, 그런 일본을 다시 따라잡고자 하는 한국의 열망이 담겨 있다. 그릭소 커피에는 모던 보이와 모던 걸의 사교장에서 대학생들이 토론하던 다방을 거쳐 늦은 밤 사무실을 밝히는 노동자들의 책상에 이르기까지 한국 현대사의 상징적인 장면들이 녹아 있다. (-5-) |
|
한국인의 맛
정명섭 지음 / 추수밭
나의 리뷰
책은 류경호라는 기자의 취재를 빌려서, 근대에 우리나라에 들어와 한국인의 음식이 된 아홉가지 음식을 소개한다. 실제 취재와 같은 형식으로 스토리텔링하며, 우리 옆에 있지만 그 기원과 역사를 찾아가는 재미가 있고, 책을 읽은 후부터는 그 만나는 음식에 새로운 시각이 생겨 맛과 재미를 더한다. 근대 문물이라 일본 제국시절에 일본을 거쳐 들어온 탓에 어쩔수 없이 일본의 잔재처럼 느껴지나 이미 우리의 것으로 발전하고 역으로 그 맛이 수출되는 것을 보면 우리에게는 맛에 대한 감각과 창의력이 있는 것이 확실하다. 이것또한 책을 읽으며 느끼는 자부심이다. 음식에 대한 상식으로 풍부한 이야기 거리를 주리라 기대된다.
맛의 제국, 제국의 맛 아지노모도
1908년 이케다 기쿠나에, 다시마에서 글루탐산나트륨 추출 1909년 스즈키 제약소, 조미료 아지노모도 출시 1925년 면옥 점주들, 육수 제조 시 아지노모도 사용을 금지하기로 합의 1943년 스즈키 상점, 태평양전쟁의 격화로 조선 사무소 폐쇄 1956년 동아화성공업, 조미료 미원 상표 등록 1975년 제일제당, 조미료 다시다 판매 시작
p. 50 스즈키 상점이 다른 지역보다 많이 팔지 못해서 발을 동동 굴렀던 조선은 광복과 함께 일본이라는 지배 권력을 몰아냈다. 하지만 아지노모도는 일본으로 돌아가지 않고 밀수품으로, 미원과 미풍 그리고 다시다라는 이름을 가지고 대한민국에 계속 남았고, 이윽고 우리의 입맛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일본은 사라졌지만 그들이 남긴 맛의 제국은 이제 우리의 것이 되어 여전히 우리 곁에 있다.
근대의 검은 유혹 짜장면
1882년 임오군란, 일본과 청, 조청수륙상민무역장정 체결 1882년 일본과 조선, 제물포 조약 체결 1894년 청일 전쟁 발발 1912년 중화민국 건국, 인천에서 공화춘 개업 1931년 만보산 사건 이후 평양에서 화교 백여 명 사망 1948년 왕송산, 영화장유 창업, 사자쵸 춘장 판매 시작 1964년 한국정부, 혼분식 장려운동 시작
p.81 한세기 전 중국의 노동자들이 길거리에서 먹던 짜지앙이멘은 시대를 거쳐서 오늘날 한국인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소울 푸드가 되었다. 2006년에는 한국을 상징하는 음식으로 뽑히기도 했는데 외국에서 들어온 것 중에서는 유일했다.
어떤 음식이든 대중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사랑을 받기 위해서는 강력한 계기가 필요하다. 주로 국가 권력이나 당시의 경제적 상황과 맞물리는 경우가 많은데, 한국에서는 짜장면이 그 대표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짜장면이 국민 음식이 되고 오늘날까지 사랑을 받게 된 배경에는 복잡한 역사가 숨어 있다. 이와 같은 혼란과 고통이 새로운 문화와 대중이 만날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이기도 하다.
우리도 그들처럼! 돈까스
1853년 미 해군 함선, 일본 시모다 항에서 무력 시위 1872년 일본, 육식 금지령 해제 1895년 도쿄에서 포크 가쓰레스 판매 시작 1925년 경성역 2층에 한국 최초의 양식당 그릴 개업 1929년 우에노 폰치켄의 요리사 시미다 신지로, 돈까스 개발 1972년 서울시, 요식업소들에 돈까스를 포크스틱으로 ‘순화’할 것을 지시
p.111
1980년대 들어 돈까스는 냉동식품으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가정에서 더욱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전자레인지가 일반 가정에도 하나둘씩 보급되던 시기와 맞물려 판매되기 시작한 냉동 돈까스는 집안에서 돈까스를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길을 마련해줬다. 고급 음식점의 메뉴판에서는 사라졌지만 일상에 더욱 더 깊숙하게 들어오게 된 것이다. 이렇게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면서 돈까스는 수십년 동안 누린 고급 외식이라는 타이틀은 잃어버렸지만 우리 생황 곳곳에 스며들면서 한국인들에게 더욱 친숙한 음식이 되었다. 그렇게 서구를 따라가고자 했던 일본에게서 전해져 다시 일본으로 따라잡고자 소비되었던 사정이 사라진 이후에도 돈까스는 우리 곁에 남게 된다.
달콤한 근대의 침략 설탕
1879년 콘스탄틴 팔베르크, 사카린 발견 1921년 일본제당, 평양에 제당공장 설립 1931년 조선총독부, 사탕무 재배를 위해 백두산 등지로 화전민 이전 시도 1939년 조선인 조합원 27인, 설탕의 공평 분배를 요구하는 진정서 제출 1953년 제일제당 창립, 국내에서 정제당 자체 생산 시작 1970년 한국, 국제설탕협정기구 가입
제국의 식민지의 맛 카레
1772년 위런 헤이스팅스, 빅토리아 여왕에게 마살라 헌상 1879년 다카기 가네히로, 일본 해군에 카레 도입 1904년 러일전쟁 발발 1923년 야마자키 미네지로, 일본 최초로 카레 파우더 개발 1969년 풍림상사(훗날 오뚜기)에서 처음으로 카레 국내 생산 시작 1981년 오뚜기에서 한국 최초로 레토르트 카레 판매 시작
p.166 카레를 먹는 날(5월 14일)이 생길 정도로 많은 사랑을 받게 된 이유는 아마도 ‘익숙함’ 때문일 것이다. 간단하고 쉽게 만들수 있기 때문에 학교와 근대 급식에서 많이 나왔고, 레토르트 식품 등을 통해 어린 시절부터 접했기에 친숙하고 가깝게 느껴진 것이다. 식민지에서 얻은 제국의 음식 다시 다른 제국을 통해 또 식민지로 전파되었고, 고급 음식에서 일상적인 음식으로 바뀌었다. 그래서 빠르고, 간편하고, 친숙한 카레는 또 다른 근대의 맛이다.
겉은 서양, 속은 일본 단팥방
1341년 임정인, 일본에서 단팥을 넣은 만쥬 개발 1842년 에가와 다로자에몬, 일본 최초로 병량빵 생산 1868년 일본, 폐도령 선포 1874년 하급 무사 출신인 기무라 야스베, 단팥빵 개발 1899년 대한제국, 군산의 개항을 허가 1906년 히로세 야스타로, 군산에 이즈모야 제과점 창업 1945년 일본에서 귀국한 이석우, 군산에 이성당 창업
p.196
이성당의 단팥빵은 오늘날까지 전해지면서 전국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주말이 되면 전국 각지에서 온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서 몇 시간동안 기다린 후에야 단팥빵을 구매할 수 있을 정도다. 전쟁을 피해 한국으로 온 이즈모야가 군산에서 만든 단팥빵은 해당이 된 이후 이성당이 세워지면서 쭉 이어져 간 것이다.
같은 듯 다른 전통 김밥
1659년 김여익, 전남 광양에서 김 양식 시작 1963년 도쿄회관, 캘리포니아 롤 판매 시작 1981년 이두익, 관제행사 국풍81에서 충무김밥을 소개
p.223
충무김밥과 캘리포니아 롤은 어떤 음식이 다른 지역으로 전파되어서 현지화되어가는 과정을 잘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충무김밥은 통영에서 쉽게 잡히는 오징어가 곁들여졌고, 캘리포니아 롤 역시 현지에서 재배하는 아보카도가 적극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변화를 겪으면서 김밥은 근대를 거쳐 오늘날까지도 우리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다. 그리고 앞으로도 다양한 변화를 거치며 우리 곁을 지킬 것이다.
때때로 시원했던 근대 팥빙수
1869년 요코하마에서 카키코오리(빙수) 상점이 처음으로 등장 1876년 수신사 김기수, 조선인 최초로 ‘빙제’를 경험 1913년 경성 천영빙 주식회사 설립 1921년 조선총독부, 얼음창고 일제 단속 1929년 소파 방정환, <별건곤>에 수필 ‘빙수’ 게재 1933년 대전에 사는 양기철, ‘빙수업 경영지식’ 동아일보 게재
팥빙수는 한국에서 제일 많이 판매되고 사랑받는 여름철 메뉴라고 할수 있다. 비록 일본의 침략과 함께 넘어온 카키코오리에서 시작되었지만 광복이후 독자적인 길을 걸으면서 팥빙수로 정착했고, 현재도 끊임없이 변화를 거듭하면서 한국인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짜장면이 졸업식이라는 특별한 날에 먹는 음식이 되면서 소울 푸드로 자리잡았고, 김밥이 소풍과 야유회를 가는 날 싸는 음식이 되면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즐거운 날에 먹는 음식이 되었다면, 팥빙수는 거리와 집에서 늘 먹으면서 더위를 식혀주는 존재였기 때문에 특별한 존재로 자리 매김한 것이다.
쓰고 깊은 한국인의 맛 커피
1888년 인천 대불호텔, 커피 판매 시작 1898년 공흥식, 아편을 넣은 커피로 고종 독살 시도 1914년 조지워싱턴 커피, 1차 세계대전 당시 미군에 독점으로 커피 납품 1927년 이경손, 조선 최초 다방인 카카듀 창업 1956년 학림다방 개업 1976년 동서식품에서 세계 최초로 인스턴트 믹스커피 개발 1999년 스타벅스, 이화여대 앞에 한국 1호점 개점
오늘날 한국의 일인당 연간 커피 소비량은 세계 평균의 세배를 넘을 정도가 되었다. 바야흐로 ‘커피 공화국의 시대’가 열린 것이다. 외국에서 들어온 음식이 자리를 잡기 위해서는 여러가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식민지가 되면서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경우도 있고, 식재료를 쉽게 구할 있는 여건도 조성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그 음식을 즐길 수 있는 당위가 존재해야 한다. 커피는 대한제국 시절부터 일제 강점기 당시까지 서구 열강을 상징하는 음료였다. 이에 따라 커피를 마셔야만 문명인이고 서구화의 길을 걷는 다는 환상이 언론을 통해 심어지면서 너도나도 커피를 마시게 되었다.
전체 내용을 보시려면 ISO 국제인증전문기관 : 네이버카페(naver.com) 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
|
|
|
「한국인의 맛」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음식이다. 음식도 역사 흐름에 따라 흥망성쇠를 거친다. 새로운 음식이 생겨나고 여러 가지 이유로 사라지기도 한다. 이 책에서는 한국인들 많이 먹는 음식 그리고 한국에서 많이 유행하는 음식 9가지 역사를 살펴보았다.
지금은 천연조미료가 유행하는 시대지만 감칠맛을 느끼게 하는 인공조미료가 한국에 처음 도입된 과정을 말해준다. 조미료는 1909년 일본에서 다시마에서 추출한 글루탐산나트륨을 분말형태로 가공하여 처음 개발되었다. 조미료는 당시 냉면과 국밥 등 국물 요리의 맛 증대에 기여했다. MSG는 한국뿐만 아니라 중국, 대만, 미국 등지로 수출되었고 한국에서는 미원, 미풍 등의 이름으로 화학조미료를 생산하였고 지금까지도 판매되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 MSG에 대한 인식이 많이 나빠져 천연조미료로 대처하는 사람들이 많다.
중국에 없는 한국인들의 중국 요리라고 알고 있는 짜장면은 인천 차이나타운 공화춘에서 유래한다. 그러나 짜장면은 중국에서 산동지방 사람들이 먹던 자지앙비엔에서 유래한 음식이다. 청나라 상인들이 인천을 차지하고 중국 사람들이 많이 들어 왔을 때 산동 출신들은 자지앙비엔면을 먹었다. 밀가루로 만든 면에다가 춘장을 비벼서 간단하게 먹을 수 있었다. 찐 콩에 소금과 누룩을 더해서 오랫동안 숙성시킨 티엔미엔장을 한국말로 춘장이라고 부르게 된다. 물론 한국에서 구수하고 달짝지근하게 바뀌고 걸죽한 소스로 만들어서 한국인들 입맛에 맞게 변형되었다.
일본에서 육식 금지령이 풀리고 난 뒤 서양에서 도입된 커틀릿을 가쓰레스로 부르다가 한국에 전해진다. 한국에서는 돈까스로 이름이 바뀐다. 처음 한국에 들어온 돼지고기로 만든 돈까스는 넓게 고기를 망치로 펴서 스프와 함께 제공하였는데 요즘에는 오히려 일본식 돈까스인 고기를 두껍게 튀겨 잘라서 제공하는 일본식 돈까스를 먹기도 한다.
현재 한국의 김밥은 일본의 노리마키 스시에서 유래한다. 노리마키는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성게알, 연어알을 올려놓고 먹는 종류도 있고 참치나 계란말이, 박고지, 버섯을 넣은 후토마키도 있다. 이것이 도입되면서 한국에서는 집에서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김밥이 대중음식으로 자리잡는다.
러시아 공사관에서 고종이 한국인 최초로 마신 커피는 지금 한국인들에게 없어서 안 될 음료이며 세계 커피 소비의 큰 몫을 차지한다. 해방 후 들어온 미군들이 마시던 인스턴트커피는 한국에서 설탕과 프림까지 들어간 인스턴트 믹스커피가 세계 최초로 개발되면서 지금은 가장 인기 있는 외국 관광객들의 구매품이 되었다.
일제시대 때 일본 음식이 한국에 들어와 자리를 잡을 때 돈까스, 카레, 단팥빵, 김밥이 함께 자리잡는다. 이외에도 화학조미료, 짜장면, 설탕, 팥빙수, 커피는 우리나라에 들어온지 100년도 안 된 짧은 역사를 가지고 있는데 어떻게 한국인들의 입맛을 사로잡고 한국의 흔한 맛으로 정착하게 되었는지 그 탄생 비화와 유래를 흥미롭게 알려 주는 책이다.
추수밭 출판사에서 책을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전체 내용을 보시려면 ISO 국제인증전문기관 : 네이버카페(naver.com) 사이트를 방문하시면 됩니다. |
|
차고 넘치게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는 오히려 그동안 한국인에게 발생하지 않았던 질병에 노출되는 등 또 다른 문젯거리로 떠오르게 되었다. 못 먹으면 못 먹는 게 문제가 되지만 먹을 것이 넘쳐나는 시대가 몰고 온 풍요로움은 또 다른 재앙을 안겨주었다.
불과 20년 전만 해도 부의 상징이라 일컬어졌던 음식들은 이제는 너무도 서민적인 음식이 되어버렸고 그마저도 화학조미료에 대해 사람들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면서 맛있지만 건강에는 좋지 않은 음식으로 인식되는 등 음식을 대하는 사람들의 시각 또한 변화하고 있다.
<한국인의 맛>은 짜장면부터 믹스커피까지 한국사를 바꾼 아홉 가지 음식을 주제로 다루고 있으며 변화와 개혁의 바람이 휘몰아쳤던 백 년 역사 속에 등장했던 음식을 통해 서글픈 역사를 재조명하고 있다.
시대는 바야흐로 일제강점기, 게이오 대학에서 유학한 류경호 기자는 이번 달 특집 기사로 '음식'에 대해 취재하기로 한다. 음식에 대한 주제를 정한 류경호 기자는 전차에서 봤던 조미료 '아지노모도'를 첫 취재 대상으로 삼으며 본격적인 음식 이야기는 시작된다.
서구 열강 문물을 재빨리 받아들이며 자신들이 당한 것을 그대로 아시아에 똑같이 실행한 일본은 키도 크고 힘도 좋은 서양 사람들의 식생활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채소나 생선류를 즐겨먹는 자신들과 달리 육식 생활을 하는 서양인들의 식생활이 체격의 차를 가져온다고 생각하였다. 하지만 오랫동안 고기를 즐겨 하지 않았던 일본 사람들에게 갑자기 고기를 먹으라고 선전하는 것은 쉽지 않았고 이에 독일에서 유학을 한 '이케다 기쿠나에' 박사와 제약소를 운영하는 '스즈키' 사장이 협업하여 '아지노모노'가 탄생하게 된다.
고기를 먹는다고 왜소한 체구의 일본인이 건장한 체격의 서양인들처럼 되지는 않겠지만 당시 강대국을 열망하던 일본의 염원이 얼마나 절실했으면 고기를 독려할 생각으로 이어졌을까 싶었다.
'아지노모노'라는 생소한 이름을 빼고 등장하는 '짜장면', '돈까스', '설탕', '카레', '단팥빵', '김밥', '팥빙수', '커피'는 서민들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으로 현재는 자리매김했지만 소개되는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한없이 약소했던 조선이란 나라를 들여다보게 된다. 그로 인해 만나게 되는 씁쓸함과 안타까움, 그런 것들을 지나 서민 생활에 친숙하게 녹아버린 음식이 된 현재를 들여다보며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던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