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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걷는 거리가 다르게 보이고 단어 하나 새롭게 다가오는 순간이 있다. 시선에 따라 기분에 따라 모든 건 다르게 변화할 수 있다는 말이다. 괜히 울적하면 맑은 날씨도 왜 이리 쨍하게 맑은지 화가 나기도 하고 신나는 일이 생기면 쏟아지는 빗줄기도 마냥 예뻐 보인다. 인생이란 그런 순간들이 모인 집합체다. 좋은 날이 있는가 싶으면 속상한 날이 있고 세상에 혼자 내동댕이 쳐진 것 같은 날들도 있다. 그런 날이 온다면 어디서 위로를 받아야 할까. 누구에게 내 마음을 보이고 하소연이라도 해볼까? 여기 속상한 마음을 달래주며 길의 방향을 찾아주는 힌트를 던지는 귀엽고 새침한 고양이가 있다.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속 턱시도 무늬에 엉덩이에는 별 모양 마크가 있는 고양이. ‘미쿠지’란 이름의 고양이. 우연하게 신사를 찾은 이들에게 고양이가 건네는 말씀. 고양이의 나뭇잎 말씀을 받은 이들은 누구일까.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 는 신사의 고양이에게 말씀을 받은 7명의 사연을 들려준다. 첫 번째로 신사를 찾은 미용사 미하루는 실연의 아픔이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짝사랑이다. 완곡하게 거절당했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는다. 그런 미하루 앞에 고양이가 나타났고 고양이를 따라갔더니 ‘서향’이라는 글씨가 적힌 나뭇잎이 있었다. 궁사에게 물어보니 점을 봐주는 고양이의 말씀이란다. 서쪽으로 가면 좋은 사람을 만난다는 뜻일까. 별 뜻 아니라고 여긴 미하루에게 이모가 엽서를 보냈다. 이사한 집이 근처라며 놀러 오라고. 이모와 친하지 않았지만 찾아간 미하루는 이모의 집이 서향이라니. 진짜 고양이에게 계시를 받은 것만 같다. 이모는 실연한 마음에 대해 좋아하는 마음이 녹아들어서 다른 걸로 변화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미하루는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다. 억지로 잊어버리려고 하지 말고 기다리자, 하고 결심했다. 아직 남아 있는 가슴속 아픔이 언젠가 누군가를 행복하게 해줄 만큼 훌륭한 무언가로 변할 그때까지.(42쪽) 다음에 고양이에게 말씀을 받은 이는 누구일까. 십 대 사춘기 딸을 둔 아빠 고스케에게는 소통을 위해 나뭇잎 말씀은 ‘티켓 ’이었다.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 가수 콘서트에 가서 함께 즐기는 모습이 괜히 뿌듯하다. 부모님의 의견에 따라 학교를 들어가고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는 세 번째 주인공 신에게는 ‘포인트’란 말씀이 있었다. 진짜 중요한 게 무언지, 내가 원하는 게 무언지 생각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아내와 헤어지고 혼자 지내다가 아들의 직장 문제로 며느리와 손자와 함께 살게 된 기노시타 할아버지가 찾은 신사에서 고양이는 ‘씨뿌리기’란 말을 전한다. 표현이 서툴러서 진심을 보여주지 못하던 기노시타 할아버지가 며느리와 조금 더 가까워지는 과정이 따뜻하게 다가온다. 시골에서 전학을 온 학교에서 친구를 사귀려고 노력하던 소년 가즈야는 이끼를 좋아하는데 그 모습이 친구들의 놀림거리가 된다. ‘곰팡이’란 별명이 생긴 것이다. 따돌림을 당해서 급식을 먹는 일도 힘들다. 부모님이 걱정할 것 같아 학교생활에 문제가 없다고 둘러댄다. 집으로 오는 길에 신사를 발견하고 그곳에서 소원을 빌고 소년은 고양이에게 학교에 가기 싫다는 속내를 털어놓는다. 고양이가 다가와 소년을 위로하는 듯 파고들다 떠나면서 나뭇잎 말씀이 떨어졌다. ‘한가운데’, 소년은 그 의미를 찾을 수 있을까. 결혼 후 육아로 인해 만화가였던 꿈을 잊고 살았던 주부 지사키가 다시 만화를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 나뭇잎 말씀 ‘스페이스’, 우연하게 점성술사로 유명해져 연예인의 삶을 사는 니코에게 찾아온 가끔, 이따금이란 뜻의 나뭇잎 말씀은 ‘타마타마’. 나뭇잎에 새겨진 말 때문에 일이 해결되었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우리가 놓쳤던 것들, 보지 못했던 것 마음에 대해 알려준다고 할까. 저마다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고 말이다. 신사의 궁사에게도 보이지 않는 말씀을 볼 수 있으니까. “그 잎사귀에 적힌 글씨는 당신에게 내리는 말씀입니다. 당신에게만 보인다는 말은, 즉 당신이니까 보인다는 말이기도 하지요. 소중히 간직하세요.” (103쪽) 동화처럼 맑고 예뻐서 기분이 좋아지는 소설이다. 모두 소중한 것들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누군가에게는 대수롭지 않은 듯 보이지만 당사자에는 가장 힘들고 어려운 일이라는 사실. 혼자서 해결하려고 고민하고 애쓰는 모습이 우리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뭔가 기대고 싶은 마음에 이곳저곳을 다니는 마음을 알 것 같다고 할까. 어딘가 정말로 소설 속 고양이가 존재한다면 신비하고 다정한 고양이를 한 번 만나고 싶다. 내게는 어떤 말씀을 전해줄까. 한 번씩 마주하는 길 고양이에게 가만히 고민을 건네볼까. 손짓으로 눈빛으로 뭔가 알려줄지도 모르니까. 턱시도 무늬에 엉덩이에는 별 모양 마크가 있는 고양이는 아니지만.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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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야마 미치코의 소설을 다시 만났다. 마음이 스산해지는 계절이라 따뜻한 내용을 찾게 된다. 예전에 읽었던 도서실에 있어요가 기억에 남아 다른 작품을 골랐다. 이번에는 어떤 내용일까 무척 궁금하다. 표지부터 귀여운 고양이와 의자 나뭇잎이 그려져 있어 무척 인상적이다. 이 글에서는 신사의 다라수나무의 나뭇잎을 통해 고양이가 고민을 해결하는 힌트를 주는 내용이다. 각자 자신의 고민을 안고 사는 여러 등장인물이 단어가 쓰인 다라수 잎을 받고 긍정적인 삶을 살아가게 된다. 조금 새로운 관점으로 삶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평범한 사람들이 가지고 있을 만 한 고민은 독자가 마치 주인공이 된 것처럼 여겨진다. 턱시도 무늬에 엉덩이에 별모양 마크가 있는 미쿠지 고양이는 사람들의 마음을 아는 듯이 그려져 있다. 첫 번째 단편에서 서향에 대한 인식 변화는 생각하지도 못한 것이다. 익숙한 세상을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을 알게 해 준 작가의 생각이 놀랍기도 하다. 진로 문제로 고민하거나 진지하게 세상을 살아보지 못하고 타인의 바람으로 살아 온 사람이 자신의 의지로 새롭게 출발하는 내용은 미래를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무척 용기를 준다. 나이가 들어도 새로운 출발을 할 수 있다는 마음 가짐이 중요한 시기이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의지와 노력이 중요함을 알려준다. 스스로 깨닫고 실천해 나가려는 용기가 필요하다. 가끔씩 힘이 떨어지고 삶이 그저그렇게 의미없이 흘러간다고 여겨질 때 읽으면 도움이 될 내용이다.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잘 마무리하고 또 한 해를 맞이하면서 어떻게 계획을 세울 것인가 고민하면서 읽었다. 조금 의기소침해 진 자신을 달래는데 유익하다. 아직은 자신에게도 따뜻한 마음과 도전할 수 있는 시간이 남아있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주변 사람들에게 솔직하게 마음을 털어놓고 조언을 받을 기회가 적어진다. 이럴 때 꺼내서 읽어보고 좋은 생각으로 마무리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는 시간이다. 일본 문화에 대한 내용이 자주 나오기에 주석을 달아놓은 부분이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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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라는 제목이 독자를 사로잡았을 것이다. 이 알쏭달쏭한 제목이 무슨 뜻인지 모르는 채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먼저 문자 그대로 수긍했을 것이라는 점이 이 책의 가장 재밌는 부분이다. 그냥 자신도 모르게 고양이님이 나무 아래에서 무슨 말씀을 하신다면 들어야지, 하고 생각하게 된다. 고양이에게 말씀이라는 높임말을 붙이는 것도 이상하게 어색하지 않다. 고양이를 모시는 집사들이 무분별하게 제목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는 와중에 책의 내용은 의외로 평범하다. 고양이님이 나무 아래에서 말씀을 해주시는 내용이 아니었다!
각 에피소드의 인물들이 마음속으로 고민을 안고 있을 때 들린 어느 신사에서 미쿠지라는 이름의 고양이를 만나면 참배당 앞 다라수-엽서나무-의 잎을 한장씩 줍게 되는데, 그 나뭇잎에 써있는 문구가 고민을 해결할 열쇠가 되어준다. 그래서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라는 제목이 되는 것이었다. 사실 나는 진짜 말하는 고양이가 나올줄 알았기 때문에 미쿠지라는 고양이의 존재나 나뭇잎에 써있는 문구를 다른 사람들이 볼 수 없다는 건 오히려 자연스럽게 받아들였다.
가장 재미있었던 건 두번째 잎사귀 '티켓'의 내용이었다. 사춘기 딸과의 관계를 어찌할 바 몰라 전전긍긍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다. 전에 일본에서는 가족들이 욕조의 목욕물을 같이 쓰기 때문에 사춘기가 된 딸이 아빠가 들어갔다 나온 탕의 물을 쓰고 싶지 않아한다는 얘기를 들은 적 있는데, 여기서도 냄새난다는 말을 듣게 될지 모른다며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는 아버지의 소심함? 절절함이 웃펐다. 게다가 본인은 엄청난 고민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아내가 보기에는 너무나 부러운 부녀관계였던 것 같아 끝까지 몽글몽글하게 재밌게 읽었다.
첫번째 이야기는 어떤 내용일까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읽기도 했고, 내용적으로도 큰 매력을 못 느꼈는데 주인공 미하루가 달리기를 한다는 것은 인상적이었다. 지난 여름 달리기를 조금 해봤는데, 달리기는 확실히 매력있는 운동이었다. 여러 생각을 하면서 뛰다가 어느 순간이 되면 달리는 그 자체에 몰입하게 되고 힘들지만 달리고 나면 스트레스가 풀리는 현상을 경험하게 된다. 생각이 복잡해서 괴롭거나 의욕이 부족해서 고민이라면 겨울동안 맛있는 것을 먹고 따뜻하게 잘보내고 날이 다시 풀리고나면 달리기를 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 쓰다듬어주는 건 좋은데, 먹이는 주지 마. 우리 집은 아파트라서 못 키우니까. 책임지지 못할 거면 애초부터 어중간하게 애정을 줘서는 안 돼.(321) " 일곱번째 잎사귀의 한 부분이다. 나에게도 이런 고양이가 있다. 아파트 입구에서 자주 돌아다니는 녀석인데 귀여워는 하지만 키울 수는 없어 잘 지내고 있나 오가며 확인해본다. 넉살 좋고 애교많은 녀석이라 동네 사람들에게 밥도 잘 얻어먹고 제법 보살핌을 받지만 '책임'은 무거운 것이라 구조되지는 못하고 있다. 사람만 보면 어디든 따라가서 함께 살고 싶다고 온몸으로 표현하는 것이 항상 안타깝다. 그 고양이가 생각나서일까 일곱번째 이야기와 에필로그까지 따뜻하게 마무리 됐지만 어쩐지 씁쓸한 느낌으로 책을 덮었다.
하지만 책은 기대 이상으로 재미있었다. 가끔 '난 평소에 책을 잘 안읽는데 읽은 책 중에서 재밌는 책 추천해줄만한 게 있느냐'고 물어오는 사람들이 있다. 사실 그때마다 책을 읽고 재밌다고 느끼는 건 사람마다 달라서 어떤 책을 추천해줘야 할지 곤란했었는데 아마 이 책이라면 추천해줘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연말을 맞아 다른 사람에게 가볍고 재밌게 읽을만한 책을 권해주고 싶다면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를 꼽아도 좋겠다. 일본 책 특유의 문체나 문화에 거부감이 있지 않다면 무난하게 읽을 것 같다.
129 하6 류소 -> 류조 338 상 드냥 -> 그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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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고민 없는 사람, 소원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미니멀리즘을 추구하고 무욕의 삶을 꿈꾸는 데 마음과 현실의 갭이 너무 크다는 걸 살면서 자주 느끼게 된다. 욕심이 많아서 고민도 많고, 원하는 것도 많은 게 아닌지 반성도 자주 하게 된다. 이 책은 평범한 이웃들의 삶과 그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특별한 힘을 담고 있다.
일곱명의 주인공들은 각각 우연히 신사를 찾게 되고 소원을 말하게 되는 데, 물음표모양의 꼬리를 가진 검은 고양이(미쿠지)가 글씨가 써진 다라수잎을 한장씩 남기고 사라진다. 나뭇잎에 새겨진 단어는 당사자에게만 보이고 무엇을 말하는 건지는 바로는 알 수 없기에 우여곡절을 겪으며 답을 찾으려 노력하게 되고, 결국은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게 되는 내용이다. "사쿠마씨를 잊게 해주세요"라는 소원에 "서향"을 "사쓰키랑 사이좋게 지낼 수 있기를" 에는 "티켓"을 "어디든 상관 없으니 빨리 취직 자리가 정해지기를"에는 "포인트"를 "이대로 아무 일도 없이 조용히 여생을 살게 해달라고"에는 "씨뿌리기"를 "학교 가는 게 싫지 않게 해주세요"에는 "한가운데"를 "이번엔 제대로 꿈을 포기할 수 있도록"에는 "스페이스"를 특별히 소원을 말하지 않은 점성술사에게는 "타마타마"를 짝사랑하다 실연당한 아픔부터 사춘기 딸과 아빠의 서먹한 관계, 꿈이나 의지가 없는 취준생의 생활, 의사소통에 서툰 노인과 며느리의 티키타카, 왕따 전학생의 두려움, 점성술사의 고민까지... 참 많은 사람들의 다양한 고민을 만나게 되었고, 그들의 이야기를 통해 나를 많이 돌아보게 되었다. 나도 물음표모양 꼬리를 가진 고양이를 만나 다라수잎을 받게 된다면 무슨 단어가 적혀 있을까? 나도 그 단어의 숨은 뜻을 잘 헤아려 현명하게 고민을 해결할 수 있을까? 답답했던 가슴이 뻥 뚫리는 상쾌함을 안겨 주는 따듯한 책이라 참 좋았다. P.362 일상생활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필요할 때 뚜껑을 열고 안에다 털어버리고, 기분이 개운해지면 열쇠로 잠그고 되돌아갈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런 장소가 필요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그 사람이 천상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한다면 별이 이끄는 힘을 도구 삼아 천상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 어떤 형태로든 도움이 되는 힌트를 주는 사람이 되고 싶었다. 그 정도면 충분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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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이 갈수록 각박해져간다고 느껴진다면 나만의 착각일까? 아니면 이미 세상은 그렇게 되어버렸는데 아직도 그걸 모르고 있었거나 왜 이렇게 되어버린걸까,라고 묻는 내가 어리석은 걸까?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는 사람들은 여전히 떵떵거리고 잘 살고 있고 남은 여생도 큰 탈 없이 보내고 있는 것만 같은데, 도대체 신은 있는 것일까? 정직하고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 배려하고 예의 있는 사람들이 왜 부각되지 않고 꼭 사회의 숨은 희망처럼 묘사되어야만 하는 걸까? 그것만이면 다행이게, 거기에 독한 요소가 조금이라도 들어 있지 않으면 거의 다 손해보고 피해를 입고 불이익을 당하기 일쑤다.
아오야마 미치코의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를 읽으면서 무엇보다 좋았던 건, 선량한 사람들이 어려움이나 고민에 빠져 있을 때, 그것을 외면하지 않는 운명의 힘을 따뜻하고 친절한 이야기로 풀어내고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은 워낙 자극적이고 비현실적이고 재미만 추구하는 이야기들이 넘쳐나다 보니까, 이렇게 담백하고 부드러운 느낌의 이야기가 오히려 낯설고 새롭게 느껴질 정도였다. 개운한 마음을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나니 이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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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총 일곱 가지 이야기를 담고 있다. 각각이 하나의 단편들로 읽혀도 무난한데, 굳이 이 작품들을 하나의 장편소설로 정의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결국 나의 이야기이면서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공감대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보았다. 인생에서 처음으로 찾아온 실연에 평소 사용하던 답답한 마음을 위한 해결책도 통하지 않아 어쩔 줄 몰라 고민하고 있을 때, 딸에 대한 애정이 너무 컸던 나머지 그것이 오히려 딸과의 거리를 두게 만들어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주어진 대로 착실하게 살기만 하면 될 줄 알았던 사회초년생의 마음의 호수에 던져진 ‘더이상 이래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라는 파문이 일었을 때, 가족 사이에 좀처럼 메워지지 감정의 골이 인생을 한없이 쓸쓸함으로 가득 채울 때, 나와 다르거나 특이한 것을 이상하고 잘못되고 배제해야 할 것으로 몰아붙이는 세상을 이해할 수 없어 답답해할 때, 나는 더 이상 아무 것도 아니야 무얼 해도 안 될 게 뻔해-라는 마음에 사로잡혀 있을 때, 새로운 삶의 방향을 고민하고 있을 때 - 우연인듯 운명인듯 만나게 된 검은 고양이와 그 고양이로부터 주어진 계시의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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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단어로 된 이 말씀을 계시로, 소중한 인생의 길잡이로 선물 받은 사람들은 하나 같이 마음이 모질지 못하고 곤란한 상황에서 어쩔 줄 몰라하며, 남을 배려하면서도 스스로는 자존감이 다소 떨어져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하지만 그들에게 정말 중요한 것은 낮은 자존감보다, 배려할 줄 아는 여리고 선한 마음에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다시 말해 이 소설은 정말 소중한 인간성이라는 것은, 낮은 자존감이라는 약점보다 스스로를 나약하고 무의미한 존재로 생각할 줄 아는 그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한 인간으로서의 장점이라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자존감과 자신감만 넘치고 남을 이해하고 받아들일 줄 모르는 자기중심적인 사람들에게는 낙제점을 주고 있다. 나는 이렇게 소심하고 자기연민에 빠져 있는 사람들 속에 있는 귀중한 가치를 포착해내는 작가의 섬세함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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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기억에 남는 이야기는 네 번째 잎사귀인 ‘씨뿌리기’와 다섯 번째 잎사귀인 ‘한가운데’였다. ‘씨뿌리기’는 가족 사이에 소통 부족으로 서로를 위하는 마음을 알지 못했던 것을 뒤늦게 깨닫는 이야기이고, ‘한가운데’는 세상 모든 존재는 그 존재다움이 있기 때문에 의미 있고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소설이 아닌 현실에서도 이렇게 선량한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정말 소중한 것을 깨닫게 하고 그로 인해 더 밝고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살아갈 수 있도록 말씀을 계시해주는 검은 고양이 ‘미쿠지’가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페이지를 덮었다. * 네이버 문화충전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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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면서 힘든 순간이 찾아올 때면 그늘이 짙게 낀 나날이 자주 생긴다.그런 나에게 행운의 부적을 가져다준 고양이를 만나게 된다면 앞으로 일들이 어떻게 펼쳐질지 더욱더 궁금하게 느끼게 해주는 독특한 이야기가 담아진 책을 발견하게 되어 읽어보기 시작했다.
이 책의 이름은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猫のお告げは樹の下で)』이다.
이 책은 신사에 있는 미치코 고양이를 통해 7편 에피소드에 등장하고 있는 주인공들에게 행운의 부적을 쥐어주는 이야기로 담아져 있는 일상물 소설이다.
제목에서 말해주는 <고양이의 말씀>이라는 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라고 각 이야기마다 궁사라는 스님이 일러준다. 다라수잎에 새겨진 내용은 당사자한테만 보여질 뿐. 당사자 아닌 다른 사람에게는 다라수잎에 적어진 내용은 보여지지 않는다. 따라서, 이 문제는 당사자가 해결할 몫이라는 걸 알게 된다. 그리고 고양이가 대놓고 말은 못하더라도 나뭇잎에 새겨진 한 단어에서 흘러나오는 말이 다소 엉뚱하고 당혹스러울 수 있으나 앞으로 일을 겪게 된다면 그 한 단어가 적용이 되어 일이 풀려지는 요소로 풀이된다. 그러모르 이 책에서 말해주는 이야기는 의뢰자의 한 고민에서 해결할 수 있도록 한 단어로 콕 집어서 생각할 수 있도록 인생의 힌트를 얻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이야기로 전개된다. 따라서, 이 책은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이야기가 담겨 있어서 담백한데다 치유물이고 일상물이라 생각하면 된다. 현재 내가 겪고 있는 고민이 이곳에 담아져 있다면 더욱더 눈여겨 보게 될지도 모른다. 실연당한 한 여자의 이야기, 자식과의 관계 개선을 하고 싶은 한 남자의 이야기. 취업으로 인해 여러모로 고군분투하게 살아가는 한 청년의 이야기.아내와의 사별 후 손자가 갑작스레 직장문제로 인해 며느리와 손자랑 같이 살면서 관계개선하고 싶었던 한 노인의 이야기, 도시에서 전학 와서 따돌림을 당하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한 아이의 이야기,육아로 인해 잊고 있던 만화가의 꿈을 다시 꿈꿀 수 있게 되는 한 주부의 이야기,어쩌다가 점성술사로 유명해지면서 어느 날 미치코 고양이를 통해 힌트를 얻게 되는 한 여자의 이야기가 여러 다양한 에피소드를 통해 검은고양이 미치코가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일에 대해 해결할 수 있는 힌트를 제공해준다. 각자 겪고 있는 문제에 해답은 자신에게 있기에 이런 문제가 당장 해결되지 않을 수 있으나 단 한 순간이라도 잊지 않고 해야할 것이 무엇인지, 그 문제에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인지, 진정으로 내가 바라던 것이 무엇이고 내가 잊고 스쳐지나간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진정으로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는 자각해야할 것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주는 요소들이 들어 있어서 더욱더 여러 주인공들을 통해 새로운 교훈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 책에서 등장하는 이야기에서 일본문화를 이해해가며 글의 가독성을 높이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더욱더 각 이야기마다 전해지는 일본의 풍습과 정서들을 생각해볼 수 있게 된다. 일본은 특히나 고양이를 중시하고 있는 문화이기 때문에 고양이 숭배 요소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책에서 각 주인공들이 고양이를 통해 인생의 작은 힌트를 얻을지라도 그 몫은 자신이 해결해야할 일이라는 걸 인식해준다. 어쩌면..이 책은 일상에서 꼭 한번은 누군가가 따끔한 조언을 가슴에 꽂힐 수 있는 한단어를 조언해주는 고양이 미치코같은 사람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 앞으로 더 나은 삶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말이다.
p.116~117 자기만 할 수 있는 일 같은 게 세상에 있을까?내가 기타를 그만둔다고 해서 곤란해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걸. 오직 나만 칠 수 있는 기타 연주 같은 건 없어. 하지만 나니까 칠 수 있는 기타 연주가 있을 가라고 생각해. 내가 유일하게 프라이드 갖는 부분이 바로 이거야.
p.131 넌 괜찮아. '아직도 부족해'라고 생각하는 것과 '이제 망했어'라고 생각하는 건 천지차이야. 아직,이라고 생각하는 건 앞으로도 계속 노력하겠다는 의지야. 징징징징 연주하다 보면 손가락 끝에 굳은살이 박여 아프지 않아. 그때가 오면 엄청 잘 치게 될 거야. 잊어버리면 안 돼. 자신 스스로가 한심해서 분하다고 느끼는 그 기분, 소중하게 간직해. 자신이 부족하다고 느껴 눈물이 나올 때야말로 한없이 성장하는 기분이니까. - 이글은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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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불행하다고 느끼는 순간 혼자서 짊어지기에는 힘든 순간이 누구에게나 찾아온다는 것은 부정할수 없는 사실이다. 저자 아오야마 미치코가 써내려가는 이야기가 궁금해지는 것은 제목에서 부터였다. '고양이말씀은 나무아래에서' 책은 일곱명의 인물과 일곱가지의 이야기, 일곱가지의 계시를 다루고 있다. 공통된 부분은 작은 신사에서 궁사일을 하는 파란색 사무에를 입고있는 요시보 와 챕터별 인물들이 방문하는 신사 참배당 근처 다라수나무에서 나뭇잎으로 계시를 내려주는 영묘한 하치와레 고양이뿐이다. 오직 계시를 받은 인물들에게 만 보이는 단어는 인생에서 큰 시련이나 불행을 겪고 있다고 느끼는 등장인물 들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참배객 일곱명이 받은 계시를 통해 미하루는 실연을 자신안에 녹여내리면서 앞으로를 살아갈 새로운 앞날을 비출 '서향' 을 고스케는 딸 사쓰키와의 소원하고 서먹서먹한 관계를 다시 소중한 존재로서 아빠와 딸의 따뜻한 인연을 이어주는 '티켓' , 그 외에도 '포인트' '씨뿌리기' '한가운데' '스페이스' '타마타마(가끔,우연히)' 의 계시를 받고 미래에 대한 불안과 현재 망설이는 이들에게 관계의 개선과 앞으로 나아갈 힘을 받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책을 보는 내내 등장인물들의 감정묘사나 혼란스러운 현재상태등의 묘사가 상당히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따뜻한 필체로 이야기 되어져서 몰입도가 강했고 그만큼 감정이입도 잘되었다. 재미있는 점은 같은 방식의 계시라서 새로울 것이 없을듯한 계시를 주는 하치와레 고양이 미쿠지와 궁사인 요시보가 챕터마다 다른 시각과 인물들과의 관계로서 점점 이야기의 깊이를 준다는 점이다. 챕터 씨뿌리기에서는 요시보와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 인물의 이야기가 언급되면서 그전에 보던 일각의 정보들을 퍼즐조각을 모아 맞추듯 완성하면서 스토리에 재미를 더한다. 그리고 저자인 아오야마 미치코분의 필체가 오랜된 친구같이 따뜻하면서 친근한 사람냄새나는 정황묘사와 인물들간의 대화, 심리상태에 관련된 이야기등이 너무 좋았다. 마지막에 요시보를 통해 참배객들의 에필로그도 확인해 볼수 있는 마무리도 훈훈하면서 재미있었다. 내 마음속에도 하치와레고양이가 사람처럼 씨익웃으면서 앞발로 통하고 다라수나무를 치고 잎사귀 하나가 팔랑팔랑 내려와 고양이 말씀의 계시를 내려주듯 오늘의 마음속에 (행복) 이라는 단어가 싹튼느낌이다. 오늘이 불행하다 느끼고 행복을 찾지 못하고 소중한 존재들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이 주변에 있다면 주저없이 건네면서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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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말씀은나무아래에서 #아오야마미치코 #네오픽션 #문화충전 #서평이벤트 #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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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작가들의 소설을 읽다보면 같은 동양권문화라선지 공감되는 부분들도 많지만 또 한편 독특한 그들만의 문화적 관습(?)같은 것들이 어색하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아서 호와 불호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느낌인데 다행히 이번에 읽은 이 책.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라는 소설은 산사에 사는 고양이 미쿠지의 신점(?)같은 상황을 빌긴 했지만 단순하게 소재로만 삼아서 읽는데 불편함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따뜻한 느낌을 갖게 해준 책이었다. 낙엽 떨어지는 가을에 맘이 푸근해 지는 그런 책이었달까...
총 일곱가지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이 책은 자그마한 산사를 우연히 찾은 이들이 한 고양이를 만나게 되고, 미쿠지라 불리는 고양이로부터 계시와 같은 나뭇잎에 새겨진 '말씀'을 받는 것을 매개로 인생에 여러가지 변환점을 맞게 되고 또 그 변환점으로 인해 삶을 더 풍요롭고 행복하게 꾸려 나갈 수 있게 되는 참 착한 이야기다.
산사에 사는 고양이 미쿠지가 나타나 '말씀'을 전하는 방식은 항상 동일하다. 우연히 산사를 찾아온 참배객에게 느닷없이 나타나 다라수라는 글씨를 새길 수 있는 나무에서 나뭇잎 하나를 떨구어 주고 가는데 그 잎에 새겨진 글씨는 말씀을 받은 본인만이 볼 수 있다. 이모에게 작은 오해를 하고 있던 미용사 미하루가 오해를 풀고 자신의 직업에 있어서도 자부심을 갖고 열심히 살게 되는 이야기, 딸과의 사이가 서먹하기만 한 아빠가 콘서트 티켓을 구하고, 딸과 함께 콘서트 장을 찾음으로써 사이를 회복하는 이야기, 아르바이트만을 전전하며 무의미하게 살던 청년이 진정으로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깨닫는 이야기, 무뚝뚝하기만 한 노년의 시아버지가 아주 엣날에 쌓은 인연으로 며느리와 함께 다시 삶의 활력을 찾는 이야기, 왕따(?)를 당하던 학생이 스스로 극복하는 이야기, 결혼과 육아로 지쳐서 자신의 소중했던 꿈을 잃어버린 만화가가 꿈을 다시 키우게 되는 이야기, 유명한 점술가가 유명세로 인해 사람들에게 악플에 시달리며 사람들에 대해 염세적으로 변하다가 다시 새로운 사랑을 찾는 이야기 등등.... 사회 각계 각층의 다양한 세대와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등장하는 이야기 소재는 물론 모든 글들이 다 희망을 얻고 긍정적으로 젼화되는 모습들이 어떻게 보면 교훈적인 글 같으면서도 그냥 읽기에 좋았다. 일본의 문화적인 풍습이나 관습들도 책속에 잘 드러나 있어서 재밌었고, 작가의 시선이 악하지 않고 선해서 글이 따뜻한 내용으로 가득해서 또 좋았다. 보통 일본 작가들의 책을 보면 좀 자극적이고 내용이 하드한 것들이 있어서 거북할 때도 있는데 이 작가는 소소하면서도 작은 것들에서 삶의 희망을 찾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는 이야기를 전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 더 좋았다. 다른 작품들이 더 있는 지 찾아서 읽고 싶어 졌달까.... 공감가는 에피소드들도 많고, 청소년부터 청년, 중년, 장년,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전 세대의 이야기가 고루 담겨 있어서 각 세대에서 고민하는 것들이 무엇인지 엿볼 수 있는 것들도 좋았고, 무엇보다 결론이 해피엔딩이어서 좋았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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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에서 이마까지 산 모양을 가지고 있으며 배와 턱, 그리고 엉덩이에 별 모양의 흰색털을 가진 검은 고양이 '미쿠지' 어느 신사에 살고 있는 미쿠지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삶에 있어 큰 고민이나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신사 참배당에 찾아오면 어디선가 나타나 그들에게 메세지를 전달해준다. 참배당에 조금 떨어진 커다란 나무를 앞발로 퉁퉁치면 나뭇잎이 떨어지는데 그 잎사귀 뒷면에는 글자가 새겨져 있다. 하지만 이 글자는 고민거리가 있는 당사자에게만 보일뿐 어느 누구도 그 글씨를 볼 수가 없다. 서향, 티켓, 포인트, 씨뿌리기, 한가운데, 스페이스, 가끔 우연히.... 일곱개의 각기 다른 사연의 이야기 속에 미쿠지가 전달하고자 하는 메세지를 무엇일까??? 7개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공감이 갔던 이야기는 '세번째 잎사귀 : 포인트' 다. 지금은 취업을 해서 자리도 잡고 어였한 사회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만 한때는 취업이 안되서 힘든 시기를 보냈던 과거의 내 모습이 주인공인 '다지마 신'과 동일시되어 더욱 공감이 갔다. 평생 남이 결정해준던 대로 살아온 다지마는 부모님이 시키는 대로 학교를 다니며 대학입시를 준비한다. 경제학부가 취업이 잘된다고 아버지가 시키는대로 경제학부에 들어간 다지마. 다지마는 친구의 부탁으로 친구대신에 알바를 하게 되고 어느덧 취업할 시기가 되어 금융사, 제조회사, 출판사, 보험회사 등등 닥치는 대로 면접을 보지만 번번히 떨어지게 된다. 같은 가게에서 일하는 류조씨는 생계를 위해 CD가게에서 알바를 하며 밴드생활을 하는데, 공연을 본 연예기획사의 눈에 들어와 계약을 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듣게 된 다지마는 자신과 똑같다고 생각한 류조씨가 큰 성공을 한거 같아 괜히 심술을 부르게 된다. 하지만 류조씨는 그런 다지마를 나무라기 보단 오히려 다지마를 감싸안으면 일전에 류조씨 집 벽에 붙여진 종이속의 별모양의 의미를 알게 된다. "이거 고맙습니다, 하는 마음이 들었을 때 표시하는거야." 동네아저씨가 버린 기타 덕분에 오늘의 내가 있었다는 말을 하며 그 기타를 다지마에게 맡기게 된다. 다지마는 틈틈히 기타연습을 하며 악기관련 회사 영업부에 서른두번째 면접을 보게 된다. "이제 겨우 왼손 손끝에 굳은살이 박인게 너무 자랑스럽고 기뻐서입니다." 나도 한때는 누가 내 길을 다 정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종종 해서일까??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고민한번 해보지도 않은채 타인이 정해준 길로 살아온 다지마신이 류조씨를 통해 자기 자신을 성찰하며 진짜 어른으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 인상깊었다. 타인의 결정이 아닌 온전한 자신의 선택으로 굳은살이 박힐때까지 기타연주를 하며 자신의 길을 찾아내는 다지마가 기특했다. 앞으로 살면서 더 힘든 일들과 선택의 순간이 올때마다 자신의 손에 박힌 굳은살을 보며 한 발자국 한발자국 앞으로 전진할 다지마에게 응원을 보내고 싶다. 그 밖에 직장상사에게 고백을 했다가 단번에 까인 미하루가 이모의 집에 방문하면서 그동안 쌓아놓았던 이모에 대한 오해도 풀고 붉게 물드는 서향을 바라보며 가슴속 아픔을 억지로 잊지 말고 누군가에게 행복을 줄때까지 스스로 훌륭한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을 한 '서향', 사춘기 딸과 아슬아슬한 관계를 유지하는 아빠가 딸이 좋아하는 아이돌 그룹 콘서트장에 같이 동행하면서 진정한 부녀관계로 거듭나는'티켓'도 흥미로웠다. 우리는 매순간 인생의 고비를 겪게 된다. 힘든 순간에 미쿠지를 만나 나만의 다라수잎을 받아보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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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마타마. '타마타마'에는 일본어로 두 가지 뜻이 있대요. 하나는 '가끔, 이따금'이고 다른 하나는 '우연히, 때마침, 어쩌다'라는 뜻이래요. 그리고 '타마'에는 구슬, 옥, 달걀, 알, 진주, 아름답고 귀한 것 등의 뜻도 있대요. <고양이 말씀은 나무 아래에서>를 다 읽고 나니, 이 책이 저한테는 '타마타마'였던 것 같아요. 자그마한 신사에 가면 커다란 상록수가 있어요. 다라수라는 나무인데, 올려다보면 나뭇잎 뒷면에 글씨가 적힌 것이 보여요. 사람들이 각자의 소원을 잎사귀에 적은 것인데, 글씨가 생채기를 낸 것처럼 새겨져 있어요. 아주 가끔 신비로운 고양이가 나타나서 톡톡 나무를 흔들어 잎사귀 한 장을 떨어뜨려주는데, 이 잎사귀를 받는 사람은 운이 좋은 거래요. 신사를 지키는 신주도 50년을 살면서 말만 들었지 직접 만난 일은 없대요. 방황하는 참배객 앞에만 나타난다고 해요. 고양이의 이름은 미쿠지예요. 미쿠지는 다라수가 있는 신사에 불쑥 나타나서 제비뽑기 점처럼 말씀을 나뭇잎에 남기고 간대요. 미쿠지는 신사나 절에서 길흉을 점치는 제비라는 뜻이래요. 고양이의 모습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인데 얼굴 아래는 하얀색이라서 턱시도 무늬 같고, 엉덩이에는 별 모양 마크가 찍혀 있대요. 미쿠지를 본 사람들은 모두 고양이의 웃음을 보았어요. 고양이가 웃는다고? 어쩐지 네 마음을 다 알고 있다는 듯한 웃음이라고 해야 할까요. 다라수 나무 주위를 빙글빙글 돌다가 왼쪽 앞발로 톡 쳐서 잎사귀 한 장을 주고 가는데, 거기에 적힌 글씨가 당사자에게만 보인대요. 오직 한 사람을 위한 고양이 말씀인 거죠. 우연히 산사를 찾아 온 일곱 명의 사람들이 받은 일곱 장의 잎사귀에는 각각 다음과 같은 글씨가 적혀 있었어요. ♤서향(西向) ♤티켓 ♤포인트 ♤씨뿌리기 ♤한가운데 ♤스페이스 ♤가끔, 우연히 도대체 어떤 의미일까요. 그건 고양이의 말씀 잎사귀를 받은 사람들만의 비밀이에요. 가장 인상적인 건 다섯 번째 잎사귀 '한가운데'였어요. 주인공은 열한 살 소년 후카미 가즈야. 7월이라는 어중간한 시기에 전학 온 후카미는 용기를 내서 남자아이들에게 말을 걸었어요. 가장 덩치 큰 아이, 그 애 이름은 오카자키예요. 전학 온 첫날에 너네 집에 놀러 가게 해주면 같이 놀아주겠다고 해서 집으로 데려가는데... 무례하게도 집이 좁다느니 후졌다느니 떠들더니, 후카미가 소중하게 여기는 이끼를 보더니 곰팡이라며 놀렸어요. "넌 이제부터 후카미가 아니라 후카비*야." (199p) (* 곰팡이를 일본어로 '카비'라고 함.) 그 다음날부터 오카자키는 교실에서 후카미를 후카비라는 별명으로 부르면서 무슨 일이든 트집을 잡아 간섭했어요. 그때부터 지옥이었어요. 어느새 오카자키는 후카미를 담당하는 존재가 되었고 다른 아이들은 아무도 접근하지 않았어요. 대놓고 때리거나 괴롭히는 건 아닌데, 쉬는 시간이나 방과 후에도 언제나 혼자였어요. 나중에 알고보니 담임 선생님이 혼자서 얌전히 있는 후카미를 '불쌍한 학생'이라고 여겨서 오카자키에게 도와주라고 부탁했던 거래요. 맙소사! 후카미는 부모님이 걱정하실까봐 괴롭고 힘들어도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고,,, 그러다가 우연히 보건교사 히메노 선생님을 만나 보건실에 머물 수 있게 되었고, 일전에 체육관에서 쓰러진 야마네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어요. 야마네 선생님은 후카미가 이끼를 사랑하는 마음을 이해해주셨고, 이끼뿐 아니라 곰팡이도 현미경으로 확대해서 보면 예쁘게 생겼다고 하셨어요. 그래서 후카미는 곰팡이 도감을 찾아보았어요. 해로운 곰팡이만 있는 게 아니라 페니실린이라는 약이 되어 사람 목숨을 구하는 곰팡이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후카미는 고양이 미쿠지에게 받은 잎사귀에 적힌 '한가운데'의 의미를 찾지 못했어요. 계속 한가운데로 가려면 어떻게 해야 좋을지를 생각했거든요. 이러한 고민을 보건교사 히메노 선생님께 이야기했더니 정말 멋진 답변을 해주셨어요. 혹시나 다라수 나무 아래 고양이 말씀을 받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히메노 선생님의 답변으로 대신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물론 다양한 고민과 소원이 이 답변만으로 해결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극복해낼 수 있다는 응원은 될 거예요. 어떻게 아느냐고요?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저는 구석이 딱 좋은 것 같아요. 이끼도 그렇잖아요? 도로 가장자리나 콘크리트 틈새나 화단 구석 같은 데서 자라잖아요. 전 한가운데에 있으면 너무 피곤해요." "도로 가장자리가 구석이라고 느끼는 건 사람밖에 없지 않을까? 이끼는 자기가 지구의 중심이라고 생각하며 살지도 모르잖아." (2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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