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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가 보내온 달 사진
대한민국도 '우주산업'의 첫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인공위성'쪽으로는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긴 하지만 '탐사'분야에서는 여전히 선진국들에 비해 걸음마도 못 뗀 수준이었는데 최근에 '달 탐사선'인 '다누리'를 성공적으로 발사하면서 겨우 한 걸음을 떼기 시작했다. 사실, 우주의 영역에서 대한민국은 거의 전무하다 할 정도로 보잘것없는 존재였기에 이번 다누리의 성공은 세계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고도 할 수 있을 만큼 대단하다. 앞으로 10년 뒤 유인 달 탐사선을 보내겠다는 목표 아래 대한민국의 우주탐사 분야의 시대가 지금 막 펼쳐지고 있다.
내 어릴적 꿈, 천문학자
나도 어렸을 적, 꿈이 뭐냐고 물어보면 '천문학자'가 되는 게 꿈이라고 대답했던 시절이 있었다. 실제로 수능을 보고 나서 지원한 학교가 지방 국립대의 천문학과였고 합격했음에도 실제로 가지 못했던 건 '천문학자가 되면 밥벌이는 할 수 있겠느냐?' 라는 부모님의 생각이 나에게 큰 영향력을 미쳤고 결국은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우주산업'이 전무했던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에서 '천문학자'는 배고픈 직업일 수밖에 없는 현실. 그 현실에서 나는 도망쳐야 했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의 저자 '심채경'은 그 현실에서 도망치지 않았던 것 같다. '지구는 돌고 시간은 흐른다' 의 일상적인 진리 안에서 심채경 교수는 천문학도로서의 길을 묵묵히 걷게 된다. 남에게 피해를 줄 일이 전혀 없는 이 '무해한 인간'의 삶을 나는 여전히 동경한다. 그리고 어쩌면 그때 포기하지 않았다면, 나도 어쩌면 동년배인 심채경 교수와 함께 달 연구를 같이 하고 있지 않았을까? 이런 망상에 빠진다.
그래 맞다. 대한민국도 천문학의 나라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천문학자의 시선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천문학'에 대해 깊은 지식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굳이 읽을 필요는 없는 책이지만, 천문학에 관심이 있고 그 길을 가는 사람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해 보이는 책이다. 더불어서 하늘을 보는 게 좋은 사람에게도 읽어보면 좋을 것 같다. 책 내용 중에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은 '만 원지폐 뒷면' 의 이야기였다. 지금 우리가 배우는 천문학은 서양의 천문학을 배우고 있다. 그래서 기준이 다 서양 기준으로 되어 있다. 지구의 위치에 따라 보이는 하늘이 다르고 별자리가 다르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다소 불리한 게 사실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대한민국은 천문학의 나라였다. 그걸 어떻게 아냐고? 바로 만원짜리 지폐 한 장만 봐도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자, 만 원짜리 지폐가 있다면 꺼내서 뒷면을 보자. 뭐가 보이는가? 첫 번째로 보이는게 바로 조선시대 세종대왕 때 만든 천문 관측기기 '혼전의'가 보인다. 바로 옆으로 두 번째로 보이는 건 '보현산 천문대 망원경'. 그리고 세 번째로 보이는 뒷 배경의 '천상열차분야지도' 이다. 대한민국의 화폐 한 장에 천문학 관련 아이템이 무려 세 개나 들어가 있는 걸 보면, 대한민국의 과거에서 부터 지금까지 천문학에 얼마나 관심이 많은지를 보여주는 반증이 아닐 수 없다. 심채경 저자는 소개팅에 나가서 할 말이 떨어지면, 만 원짜리 한 장 준비해 가서 이 이야기를 하면 할 이야기가 많아진다고 권장하기도 한다. 한번 써먹어 볼까? 이런 생각이 든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어느 순간 들어온 별. 그래서 시작한 천문 학도의 길, 시간이 남아 토성의 타이탄을 연구하기 시작했고 그렇게 타이탄 전문가로 시작했다가 어느 날 '달'을 연구하는 일원이 되어 그 길을 걷다가 세계적인 과학 저널 학술지인 '네이처'에서 뽑은 세계 천문학자 유망주 5인에 선정된 심채경님. 그 길이 결코 평탄하지 않았을 텐데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라며. 담담하게 자신의 길을 말할 수 있는 용기는 그만큼 또 자신의 길이 자신감이 있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본다.
라고 말하는 저자의 앞길에 진심을 담아 무궁한 영광의 길만 있기를 간절히 기도해 본다. 그래서 10년 뒤 유인우주선이 꼭 달에 닿기를 희망해 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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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올 봄에 출간되었을때 인터넷 서점과 이곳저곳에서 이 책에 대한 광고와 저자인터뷰를 보았었다. 광고나 인터뷰 소개하는 곳에서 눈에 띄는 타이틀은 네이처가 지목한 미래를 이끌 달과학자로 선정되었다는 문구였다. 호기심을 갖게 만들었고 우리나라에서 드문 행성과학자, 그것도 우리나라 과학분야에서 이름이 알려져있거나 대중에게 어느정도 친숙한 과학자들은 대부분 남성이기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되었다.
호기심으로 이런저런 것들을 찾아보았는데...관련 글이나 기사를 읽고난 후의 나의 느낌은 "이 책과 저자를 너무 띄워주는데?" 였다. 물론 책을 읽어보질 않은 상태이니 글이 얼마나 좋은지는 일단 배제하고 순수하게 책에 대한 광고만으로 그런 느낌이 들었다. 책의 완성도나 글이 좋다는 이야기보다는...저자인 심채경이 어떤일을 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 드문 달을 연구한다는 쪽에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는 사실에 그런 생각이 들었다.
출판사가 문학동네이니 메이저급의 출판사이기도 하고 위에 언급한 네이처의 선정인물이나 달과학자라거나 행성과학자이자 천문학자라는 다소 사람들에게는 생소하면서도 호기심을 갖게 만들만한 요소들을 고루 갖추고 있었지만 어쨌거나 한달에도 쏟아지는 신간들이 셀수 없이 나오는 출판계에서 이 책과 관련한 꽤나 많은 광고와 홍보를 볼수 있었다.
그런 분위기 탓일까. 책의 완성도 덕분일까. 내가 구입한 6월에 이미 책은 6쇄를 돌파했고 최근엔 리커버 에디션까지 나왔다. 아마도 이런 선입견이 있어서일까. 선뜻 책을 구입해서 읽을 생각을 못하다가 독서모임에서 선정되어 급히 구입을 했다. (좀처럼 과학분야의 책을 선정하지 않는 모임인데 이 책을 선정한걸 보면 그런면에서 마케팅이 성공적이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약간의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한 나는 이 책을 읽으며 그런 편견이 좀 깨어지길 기대했다.
책은 에세이인만큼 적당히 가볍고도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다. 천문학에 관련한 이야기가 나오긴 하지만 그야말로 교양에 가까운 정도의 깊이이고 딱 사람들이 지루해하지 않을 정도의 깊이로 등장한다.
1부에서는 대학의 비정규직 행성과학자라는 주제로 대학에서 교양강좌로 '우주의 이해' 라는 과목을 가르치면서 해보는 고민들, 첫시간에 학생들의 흥미를 끌기위해 내는 퀴즈들, 학생들이 성적관련 이의를 제기할때 혹은 학생들이 보낸 메일에 보내는 답장을 싣고 있다...강의를 하면서 세상을 바라보고 소통하는 잔잔한 이야기들로 채워져 있다.
저자는 대학때 우리나라 전통과학 자료를 가지고 천문학의 어떤 부분을 연결시킨 경험을 적었는데 소빙기와 조선왕조실록의 적혀져 있는 기록을 토대로 둘의 연관성을 연구한 소논문은 흥미로웠다. 동서양의 천문기록을 살펴보면 같은 시기 서로 잘 맞아떨어져서 비교해보는 재미가 있다고 했다. 그경험을 토대로 강의를 하게되었을때 학생들에게 우리사료에서 천문 기상 관측자료를 찾아서 무엇이든 자유롭게 분석해보라는 과제를 내준다는 부분을 보면서 바쁜가운데 이런 강좌를 수강하는 학생들은 다소 짜증이 날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이런걸 해보고 거기서 어떤 결론을 스스로 도출해내는 기쁨을 맞본 학생들은 정말 짜릿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천문대를 방문한 경험을 적어서 메일을 보낸 교양수업을 듣는 학생에게 보낸 답 메일에서 저자는 '이런 강의가 있다는 것을 접한 순간부터, 강의를 듣겠다고 결정하고, 백 퍼센트 출석은 아니지만 수업을 듣고 과제도 하는 동안 천문학뿐 아니라 과학 전반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고, 혹시 있었을지도 모르는 막연한 거부감 같은 것도 좀 줄어들었다면, 나중에 결혼해서 아이들을 데리고 과학관이나 천문대, 천체투영관을 구경하러 가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그게 내가 비전공자에게 천문학 강의를 하는 가장 큰 목표고 보람이에요' 라고 적고 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특히 이 대목을 읽으면서 중학생이후 늘 함께 시간을 보낸 나의 친구들이 떠올랐다. 성인이 되고 특히 각자 일을 갖고 아이를 키우면서 자주 만나지는 못하고 아이들이 연령차도 있지만 아이들 방학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일년이 꼭 두번 여름방학과 겨울방학에 아이들을 데리고 과천 과학관을 함께 갔었다. 아마도 우리가 모두 이런걸 좋아하기에 이런 연례행사를 하는게 아닌가 싶다. ㅎㅎ
천체투영관이나 태양관측을 하고 예약한 수업에 들어가서는 아이들은 어느정도 듣다 자기들끼리 얘기하고 딴짓하고 있는데 엄마들인 우리셋만 계속 실험도구 만져보고 들여다보고 질문하고 나중에 보면 애들보다 엄마들인 우리가 더 관심보이고 집중하고 있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설명하던 선생님들은 흥미로운 표정으로 아이들이 아닌 우리에게 포커스를 맞춰 궁금한 점들을 답해주시고 설명을 해주신다. ㅋ
과학관을 좋아하는 우리들인지라... 저 글을 읽으면서 그런 마음이 공감이 되었다. 내가 그런걸 좋아하기에 나의 아이도 이런 흥미진진한 과학의 세계에 대해 호기심과 재미를 갖기를 바라는 마음, 딱 그마음이다.
절친중 한명이 공과 대학에서 프로젝트를 수주해서 실험하고 연구하는 직책을 갖고 있어서 늘 나에게 애로사항이나 자신의 일과 관련된 문제들을 토로하고 있기에 이 책에서 그런 생계형 교수의 현실과 관련된 문제들을 이야기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너무도 친숙하게 느껴졌다.
그렇지만 독서모임을 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그런것들이 굉장히 생소하고 특히 자연대나 공대가 아닌경우 이런 것들이 더욱 생소하게 받아들여진다는걸 알게되었다. 흥미롭게도 이 책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는데 우리 모임에서 나를 비롯한 이공대 출신들은 그저그런 평을 준 반면 국어국문학이나 심리학을 전공한 인문계쪽 분들은 이 책을 엄청 좋게 평가했다는게 흥미로웠다. 그중 한분은 자신이 책을 통한 지적허영심이 약간 있는데 자신이 평소에 전혀 알지 못하고 거리가 있는 천문학이라는 분야를 딱 접근하기 쉽게 요만큼만 다루면서도 굉장히 흥미롭게 글을 잘 썼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아! 그런거구나 싶었다.
사실 나는 책속에서 저자가 칼세이건의 코스모스를 본인도 읽으려고 시도했지만 결국 못읽은 책이라고 하면서 칼세이건에 대해서 너무 들이대며 표현하는것도 질색이고 사람 선동하는 책은 딱 질색이라고 하면서 '제 감동은 제가 알아서 느낄게요.' 라고 삐딱선을 타게 된다고 쓴 부분을 읽고 허걱했다.
오마이갓. 사실 난 칼세이건을 너무 좋아하고 그의 저서 코스모스도 정말 사랑한다. 칼세이건에 대한 애정으로 그에 대한 전기도 읽었을 정도다. 칼세이건은 대중에게 이만큼 알려지고 사랑받은 것에 비하면 과학자들 사이에서 왕따같은 존재였고 (그는 미국의 유명한 과학자들이 등록할수 있는 협회같은곳에도 다른 과학자들의 반발로 들어갈수 없었다) 그의 대중적 인기를 시기한 많은 과학자들이 있었고 다른 많은 과학자들처럼 '과학자가 연구나 하지 매스컴에나 나오는 엔터테이너'라고 표현한 천문학자 크리스 임피의 문장을 책속에 실은 저자의 글에도 깊은 반감이 생길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이 대목은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ㅋ
그런면에서 굉장히 솔직한 자신의 소신과 생각을 밝히는 저자라는 생각을 갖게 되었다. 자신이 왜 네이처에서 달착륙 50주년을 기념해 선정한 미래의 달과학을 이끌 차세대 과학자로 지정되었는지에 대한 이유에 대해 너무 솔직하게 적어서 당황스러울 정도였다. 나도 네이처에 논문이 실린것도 아니고 저게 왜 대단한 광고거리가 되어야 하지? 라는 생각을 했는데 책속에 정말 우연히도 그리고 그냥 한국에 달연구하는 학자가 없기에 그렇게 되었다는 너무도 솔직하고 겸손하기까지한 글에 조금 놀랐다.
2부 이과형 인간입니다에서는 다양한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한국의 우주인 이소연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전공을 바꾸고 달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면서 네이처에 연락을 받게된 이야기도 2부에서 나온다.. 어린왕자의 해지는 모습에 대한 이야기는 왜 이과형 인간을 언급했는지에 대한 진수를 보여준다. ㅎㅎ (어린왕자 번역본 책에는 해지는 모습을 계속 보기 위해서 의자를 몇 발짝 뒤로 물려놓기만 하면 된다는 대목을 보면서 저자는 일몰을 한번 더 보려면 의자를 앞으로 당기면 해를 향해 다가갈수 있다는 대목이다.) 어떤 수험생이 '인생은 속도가 아닌 방향이다'라는 메모를 책상에 써서 적어놓은걸 보고 이과생이 와서 속도에는 이미 방향개념이 들어있다며 '속력'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거나, '초록별 지구' 라고 써놓은 것을 보고 지구는 별이 아니라 행성이라고 했다는 이야기에는 웃음이 피식 나오게 된다. 써진글의 맥락이나 의미를 파악하지 못하고 텍스트 그대로로 받아들이고 적혀있지 않은것은 배제시키는 내 모습을 보고 종종 남편은 넌 어쩌면 그렇게 글을 써진 문자 그대로만 해석하냐고 공대생아니랄까봐 그런다고 참 단순하다고 모라고 할때가 많다. 그런 생각들이 나서 너무 공감이 되었다.
글을 그래도 참 담백하게 잘 쓴다는 생각이 들고, 한국의 우주인 이소연에 대해 언급한 부분은 좀 생각이 많아질 수밖에 없는 대목이었다. 여성이기때문에 받는 차별과 우리나라에서 후속으로 밀어주는 프로젝트와 투자가 없었기에 떠날수 밖에 없었던 그녀를 두고 오갔던 많은 이야기들. 사실 나도 잘 몰랐던 이야기이기에 다시금 생각해보게 만들어주었다. 그리고 내가 고산을 알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왜 우주에 결국 가지 못한 고산을 기억하지? 라고 스스로 자문하게 되었다. 결국 고산이 가기를 바랬던 한국의 매스컴과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이야기를 만들어갔던 것이다.
책을 다 읽고나서 은근한 감동도 있고 글을 그래도 꽤 잘쓰는 천문학자라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는 해도 만약 이 책이 문학동네가 아닌 비주류 출판사에서 광고없이 나왔다면 과연 6쇄를 찍을 수 있었을까란 의문은 여전히 지울수가 없다.
한번쯤 천문학에 입문정도로 관심을 갖고 편안한 에세이형식으로 글을 읽고 싶은 사람들에게, 우리에게 조금은 낯선 달을 탐구하는 행성과학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어떤 일상을 살아가는지에 대해 궁금증이 있는 독자들에게 흥미와 즐거움을 줄만한 책인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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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가 일상 속에서 우주를 사랑하는 법" 심채경의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를 읽고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 과학자로 주목한 천문학자 심채경의 첫 에세이-
밤하늘의 별을 본 적이 있는가? 마치 까만 하늘 속에 알알이 박혀있는 다이아몬드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별들이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는다. 예전부터 사람들은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멀고도 가까운 우주를 떠올리며 우주 탐사를 꿈꾸어 왔다. 우리는 무언가를 간절히 원할 때 별자리 운세를 보면서 우주의 기운을 빌려 그 목표를 달성하고 싶어한다. 여기 우리처럼 밤하늘의 별을 보면서 광대하고 먼 우주를 떠올린 한 사람이 있다. 이 책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를 통해 망원경을 통해 바라본 행성, 은하 등 우주 천체 및 여러 천문 현상들을 연구하며 우주의 신비를 탐구하고자 했던 사람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천문학자에게 천문학이란 어떤 의미일까? 천문 현상들을 연구하는 천문학자가 삶을 살아가는 방식은 무엇일까? 이 책의 작가인 심채경 씨는 천문학자이며 행성과학자이다. 20여 년간 목성,토성, 혜성, 타이탄, 달, 수성 등을 연구해왔다. 2019년에는 <네이처>기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뽑히기도 했을 만큼 인정받은 한국의 천문학자이다. 아직은 미국과 러시아처럼 우주 항공 산업이나 천문 관련 연구에 있어서 수준 있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 못하지만, 우주선도 발사하면서 느리지만 꾸준한 성장을 해왔다. 여전히 천문학적 정보를 미국이나 러시아 인공위성으로부터 받아서 해석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어서 안타깝지만, 그래도 과거에 비해 눈부신 성장을 해왔다는 것을 볼 때 앞으로 그 우리나라 우주 항공과 천문학의 미래는 밝아 보인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천문학자로 살아가는 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실제로 이 책의 작가 또한 천문학자이긴 하지만 비정규직 여성 행성과학자인데 비정규직이라는 그녀의 상황 때문에 다소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우리는 흔히 천문학자라면 색안경을 끼고 천문학자는 '다가가기 어렵고, 어려운 학문을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작가는 천문학자로서 일상을 살아가는 방법 특히 비정규직 여성으로서,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살아가는 방식을 들려준다. 그녀가 하는 일이 천문학자일 뿐이지 비정규직 여성이 처해있는 열악한 노동 환경, 아이를 키우면서 살아가는 애로 사항 등을 이야기한다. 나 또한 아이를 키우며 일하는 워킹맘이기에 그 애로 사항이나 그녀가 토로하는 마음에 공감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가 하고 있는 천문학자로서 일은 여전히 신비에 싸여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흔히 천문학자를 신비롭고 낭만적인 직업이라고 생각하지만, 이 직업 또한 다른 직업과 다를 게 없다고 말한다. 이를 위해 작가는 천문학자가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자신이 어떻게 대학 시절 천문학을 전공하게 되었는지, 연구 주제는 어떻게 선정되는지, 별을 어떻게 관측하고 해석하는지 등 천문학자의 모든 것을 알려준다. 우리나라에서 천문학자가 되어 살아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어떤 장점과 어려움이 있는지에 대해 말하면서 우리나라 항공 우주 과학 기술의 현실과 그 수준의 한계에 대해 아울러 이야기한다. 아울러 천문학자로서 살아가는 삶의 기쁨과 즐거움도 전해준다. 왜 천문학자들은 언제 신호를 받을 지 모르는 전파와 신호를 우주 공간에 쏘는 것일까? 왜 그들은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고 즐겁게 몰두하는 것일까? 아마도 그들은 천문학자 일을 통해 언제나 하늘과, 자연과, 우주를 동경하고 즐겁게 그 일에 몰두할 수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p. 13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이 문장의 의미는 무엇일까? 당연히 천문학자를 망원경을 통해서 별을 보면서 연구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이 책을 통해 작가는 천문학자라는 직업에 대해 말하고 있지 않다. 물론 천문학자라는 직업도 다루고 있지만, 천문학자가 바라보는 세상만을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 아마도 제목에서 '별'이라는 말은 천문학자의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말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작가는 별뿐만 아니라, 그녀가 살아가는 일상 그리고 삶을 이야기하고 있다. 어쩌면 거대한 우주 공간에서 보면 인간은 스쳐 지나가는 먼지처럼 보잘 것 없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영겁의 세월에 걸쳐 태어나고 사라지는 별의 생애를 볼 때 인간의 삶은 찰나에 불과하다. 그런 이유로 너무 아둥바둥하며 삶을 살아갈 필요도, 화내거나 슬퍼할 필요도 없을지 모른다. 그러니 주어진 시간 동안 최선을 다해, 충실하게, 열심히 살아가야 하는 것이다. 이 책 속 천문학자가 일상 속에서 우주를 사랑하는 모습을 보면서, 나 또한 내가 살아온 삶을 돌아보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을 감사해할 수 있었다. 전문적인 지식과 정보가 제시되지 않고, 누구나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이 되어 있어서 좋았다. 또한 이 기회를 통해 '천문작가는 이렇게 살아가는구나'를 알게 되어서 천문학자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버리고 보다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모습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진솔하고 따뜻한 다정함이 돋보이는 작가의 이야기에 많이 공감 받고 위로받을 수 있어서 좋았다.
<pictured by 달밤텔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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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문학동네. 2021. 저자 심채경
심채경. 천문학자. 행성과학자.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우주탐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모두 마치고 박사후 연구원, 학술연구교수로 신분을 바꿔가며 20여 년간 목성과 토성과 혜성과 타이탄과 성간과 달과 수성을 누볐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다. 책을 열며,
천문학자는 별만 보지 않는다.
수일에 걸쳐 관측된 자료들이 넘어오면 스펙트럼 하나하나를 분석해야하는 천문학자는 어쩌면 남다른 과학적 시선, 감각보다도, 조금 전까지 137번쯤 해봤던 것을 138번째 다시 해보는 일을 진득하게 해내는 사람일지도 모른다.
<네이쳐>에서 선정한 주목해야할 젊은 과학자 5인에 들어간 저자는 사실 그 명성 뒤에 놓인 실제 국내 과학자들이 당면하는 절차적 과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오히려 2부 이과형인간의 <인터뷰를 하시겠습니까>를 읽으면 저자의 겸손하고 뛰어난 자기 객관화에 살짝 놀라게 된다.
<네이처>, <사이언스지>에 논문이 실린다는 것은 대단히 상징적인 일이다. 그로인해 지금의 계약직 신분으로 매년 새 계약서에 도장을 찍는 대신 정규직 자리를 얻는데 도움이 될 수도 있고, 어느 기관이나 네이처, 사이어스에 논문 쓰는 연구자를 데려가고 싶어 하는 만큼 향후 커리어에도 도움이 된다.
그런 <네이쳐>에서 주목한 5인의 과학자에 선정된 것은 명예로운 일이 아닐까 (5인의 과학자는 미국, 캐나다, 중국, 인도 그리고 우리나라의 연구자가 선정되었다.)
<제1저자로 논문을 실었다면 조금 다른 얘기지만, 저명한 과학 잡지와 인터뷰를 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내가 국제적으로 큰 업적을 쌓은 과학자라도 된다는 듯이 국내 언론에서 조명한다는 건 조금 의아했다. 만약 언론에서 멋지게 포장해준 것처럼 내가 그렇게 대단한 인물이었다면, 국내 언론이나 한국 과학계가 그동안 나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건 또 얼마나 우스운 일이겠는가. 다행스럽게도 나를 발견하지 못했던 게 낭패는 아니다. 그들은 옥석을 잘 가려온 것이다. p144>
달 탐사 50주년을 맞아 달을 연구하는 과학자들의 연구를 조명하는 기사 취재의 대상자가 되고, 이 인터뷰가 실린 호가 출판 되면서 국내의 언론과 매체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된다.
어쨌거나 저자는 ‘침소봉대’라는 표현으로 묘사했지만, 자신에게는 영광스러운 타이틀이 주어진 것인데 이 거품을 싹 걷어내고 진짜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담담히 자신의 연구와 연구자로서의 불안정한 위치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부분이 인상적으로 읽혔다. 젊은 과학자들이 맞닥뜨리는 날것의 현실 그 자체를 엿본 것만 같았다.
<정규직 교수는 연구 과제가 확보되어 있지 않으면 학회 참석이나 연구에 필요한 장비 구입이 어렵고 대학원생에게 연구비를 주지 못해 면이 안 서는 정도지만, 과제 기간이 곧 계약 기간인 비정규직은 과제가 끝나면 그대로 급여도 경력도 단절된다. 그래서 지금의 과제가 끝나기 전에 다음 먹고살 거리를 미리 찾아나서야 한다. 나는 고용해줄 의사도 있고 마침 연구비도 있는 교수님을 찾아 약속을 받거나, 스스로 연구 과제를 수주해둬야 한다. 물론 오직 돈만 바라보고 과제를 따내려는 연구자는 없을 것이다. 돈이 부족하면 학회를 덜 가면 되고, 사양이 좋지 않은 컴퓨터를 조금 오래 쓰면 된다. p146, 147>
모든 곳에는 현실의 문제가 존재한다.
그렇지만, 저자가 말하는 별과 천문학자, 그리고 행성과 우주, 보이저1,2호가 보여준 태양계의 모습은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에서 느꼈던 황홀감 그대로를 전한다.
<보이저는 창백한 푸른 점(지구)을 잠시 응시한 뒤, 다시 원래대로 기수를 돌렸다. 더 멀리, 통신도 닿지 않고 누구의 지령도 받지 않는 곳으로. 보이저는 수명이 다하는 날까지 전진할 것이다. 지구에서부터 가지고 간 연료는 바닥났다. 태양의 중력은 점차 가벼워지고, 그 빛조차도 너무 희미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p156>
시간강사로 ‘우주의 이해’라는 교양수업을 하면서 만난 학생들에게 보낸 답신이 본문에 실려 있는데, 그 편지 속에는 그녀가 얼마나 학생들을 아끼고 동시에 대학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또 취해야 할 태도는 무엇인지에 대해서 자상하게 설명한다. 나는 ‘우주의 이해’와 비슷한 과목마저 들은 적 없지만, 저자의 수업을 청강했던 학생들이 가졌을 학문적 기쁨을 조금 나누는듯한 기분이었다.
<Q2. 한때 “OO을 안드로메다‘로 보낸다’라는 표현이 유행했다. 안드로메다는 무엇인가? 우리는 왜 많은 것을 거기로 보내는가?>
와 같은 6가지 질문을 만들어 수업 첫 시간에 학생들에게 묻는다. 어떻게 천문학이란 수업에 흥미를 가지게 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음을 알 수 있는 질문들이었다.
저자는 관측도, 연구실에 쌓여있는 자료 분석도, 논문도, 글쓰기도 열심히 했지만, 무엇보다도 수업에 임할 때 최선을 다했음을, 그리고 그 응답은 수강생들의 과제에서 나타났다.
<학생들이 낸 보고서에는 케플러 초신성의 광도 변화 곡선도 있고, 서리, 가뭄, 강설량 기록의 분석도 들어 있었다. 수상한 ‘검은 먼지’가 보고된 기록을 모아보았더니 백두산의 화산 추출 추정연대와 비슷하더라는 주장이 담긴 보고서를 받을 때는 거의 눈물이 날 뻔 했다. <(조선왕조)실록>중 자기가 좋아하는 특정 왕의 통치 기관만 조사하거나, 자신의 출신 지역이 언급된 기록에 집중한 보고서에서는 애착이 느껴졌다. P52>
어린 시절 장래희망을 그림으로 그려보는 시간이 종종 있었다. 진로탐색과 같은 수업처럼 내가 되고 싶은 것을 그리고 설명하는 것이었다. 그때는 ‘과학자’라고 적고 실험실에서 연구하는 모습을 그리는 친구들도 있었다. 요즘은 어떨까? ‘과학자’의 자리는 ‘크리에이터’가 차지해버린 건 아닐까. 과학자를 꿈꾸던 아이들은 어떻게 되었을까
<과학자들은 우리 삶의 다양한 부분에 스며들어 있다. 실험이나 관측을 하는 사람도 있고, 그걸 분석하는 사람도 있고,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하는 사람도 있고, 그런 과정에서 새로이 필요한 기기를 개발하는 사람도 있다. 과학자들로 가득 찬 연구소를 잘 운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도 있고, 보다 효과적인 과학정책을 추진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도 있다. 그런 일을 하는 이유가 자신의, 혹은 자신이 속한 기업의 상업적 이윤일 수도 잇고, 과학 지식의 발전을 도모해서일 수도 있고, 그저 자신의 월급일 수도 있다. 당장의 현실적 대가 없이 미래를 위해 과학을 배워나가는 사람도 있다. 분명한 것은 그 모두가 과학자라는 점이다. p268, 269>
별자리를 보고 꿈을 품을 수 있는 누구라도 천문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 또는 지구과학 시간에 선생님이 보여준 순수한 학문적 열정에 감응해 나도 그와 같은 열정을 갖고 싶다는 마음으로도 천문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 우주는 무한히 크기에 아직도 발견하지 못한 행성과 우주적 존재들이 남아있기에 누구라도 천문학자가 될 수 있다는 것. 그 지난하고 평범한 과정을 헤쳐 나가는게 연구자의 길이라는 것을 담담하게, 그리고 일상의 목소리를 통해서 전한다. 그래서 하늘의 별이 조금은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하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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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보는 별은 아주 작은 빛이야. 그건 지구에서 멀리 있기 때문이겠지. 별빛은 옛날 거군. 우주가 아주 먼 것 같은데 꼭 그렇지도 않아. 우리가 사는 지구도 우주 한부분일 거야. 사람이 보기에 지구는 크지만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면 작겠지. 그 작은 지구 안에 사는 사람은 또 얼마나 작을까. 사람은 가끔 우주를 생각해야 겸손해질 것 같아. 나도 우주 아주 가끔만 생각해. 밤하늘을 자주 올려다 보지도 않고. 별이라도 보이면 볼 맛이 날 텐데, 예전보다 별이 잘 보이지 않아. 그렇다고 아주 안 보이는 것도 아니야. 어쩌면 내가 본 건 별이 아니고 지구에서 쏘아올린 위성일지도 모르겠어. 깜박이는 게 보이기도 해. 별도 깜박이려나. 천문, 잘 몰라. 별을 말하는 책도 그렇게 많이 안 봤어. 봐도 시간이 가면 잊어버려.
이 책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는 제목 봤을 때 한번 보고 싶다 생각했는데, 이렇게 봤군. 천문학자 하면 별 많이 볼 것 같은데 그렇지 않다니. 이런 말 처음 본 건 아니군. 별보기를 좋아해서 천문학과에 들어간 사람은 수학이 아주 어려웠다고 하더군. 이 책을 쓴 심채경은 고등학생 때 지구과학 선생님이 칠판에 점을 찍고 연주 시차를 말하는 모습이 무척 즐거워 보여서 천문학을 공부하기로 했대. 대학에 가고 목성 위성 타이탄을 연구했어. 대학원생 때였던가. 실제 별을 본 건 얼마 안 되고 망원경이 찍은 걸 보고 여러 자료를 본대. 미국에 있는 망원경이 찍은 걸 봐서 밤을 새우지 않아도 된다고 하더군. 지금은 달 과학을 한대. 이런 말 봐도 자세한 건 나도 잘 모르겠어. 보통사람은 거의 그렇겠지. 우주 과학자는 좀 쓸쓸하겠어. 그래도 우주 과학자끼리는 서로 알겠어.
하늘을 올려다 본 건 사람만이 아닐지도 모르겠어. 인류가 없었을 때 공룡도 밤하늘을 보고 별을 봤겠지. 공룡은 별을 보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고대 사람은 밤하늘을 보고 별자리를 만들고 이야기를 지어내기도 했군. 옛날에는 볼 만한 게 없어서 별을 봤으려나.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기도 하는군. 지금은 잘 보이지 않기도 하고 별이 아니어도 볼 건 많고, 이야기도 많아. 그래도 우주에 관심 갖는 사람 많겠지. 외계인이 있을지 없을지도 생각하잖아. 여러 나라 인삿말을 담은 레코드를 저 우주로 날려 보내기도 했군. 거기에는 말뿐 아니라 노래도 넣었지. 그거 좀 더 나중에 보냈다면 비틀즈와 나란히 BTS 음악도 들어갔을지도 모를 텐데. BTS 잘 모르지만 세계 사람이 알기도 하잖아. 어쩐지 나보다 다른 나라 사람이 BTS를 더 잘 알 것 같군.
우주와 BTS는 무슨 상관이 있느냐고. 심채경이 쓴 글에 나왔어. 우주에 가는 사람이 들을 만한 노래에 BTS 노래도 넣었다잖아. <소우주> <134340> <문차일드> 이 세곡은 우주를 노래한다더군(콜드 플레이와 한 노래도 우주가 나오는 것 같던데, 노랫말은 잘 모르지만). 숫자 ‘134340’은 행성에서 왜소행성이 된 명왕성 번호야. 언젠가 명왕성 이야기 많이 나왔을지도 모를 텐데, 난 잘 몰랐어. 별이름은 다 사람이 지었군. 은하도 다르지 않지. 몇십억 년 뒤에는 우리 은하와 안드로메다 은하가 부딪친다더군. 그런 일 일어나도 괜찮을까. 그렇게 걱정할 일은 아닌가 봐. 그런 일이 일어나면 밤하늘에 별이 더 많이 보인대. 그때까지 지구나 인류가 있어야 할 텐데. 지금처럼 기후변화가 심하면 지구 얼마 못 갈지도 모르겠어. 아니 지구보다 인류인가.
수학이나 과학은 동양에도 있었는데 지금은 서양 것만 쳐주는군. 천문학도 다르지 않은 것 같아. 고려나 조선시대에는 천문을 기록해 두었는데. 그러고 보니 이건 처음 안 건 아니군. 그렇다 해도 잘 알지는 못해. 옛날에 별을 보고 기록했다는 것만 알뿐이야. 어느 나라나 그랬겠군. 망원경을 만들고는 별을 더 잘 보게 됐겠지. 고대 사람은 지구를 중심으로 생각했는데, 그걸 이상하게 여긴 사람도 있더군. 그건 당연한 건가. 태양계는 지구 중심이 아니지. 사람을 중심으로 생각하지 않아야 하는 것도 떠오르는군. 옛날보다 과학이 발달해서 별을 잘 볼 수 있어. 달에 다시 가려고도 하는가 봐. 달에는 예전에 한번 가고 안 가다니. 인류가 가려고 하는 곳에 화성도 있군. 거기에는 언제쯤 갈까. 정말 화성에 가서 살 사람 있을지. 내가 살았을 때 그런 일이 일어날지 더 나중에 일어날지. 별 생각을 다했네.
조선 천문과학(2021. 4. 21.) 일성정시의, 측우기, 자격루, 앙부일구
천상열차분야지도(2022. 6. 14.) http://image.epost.go.kr/stamp/data_img/sg/up20220118101548382.jpg (크게 보기) 이 우표는 2022년 6월에 나옵니다. 천상열차분야지도는 고구려 때 만들어진 거였군요. (우표 : https://stamp.epost.go.kr/)
소우주 (Mikrokosmos) - BTS (방탄소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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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백한 푸른점", 태양계 끝자락 이제는 행성이 아니게 된 명왕성을 빠져나가면서 마지막으로 뒤를 돌아 창백한 푸른점처럼 보이는 지구를 한번 돌아보는 위험한 행동을 하는 보이저호. 과학에도 낭만이 있구나 하고 넘어가려는 순간, 다음에 이어지는 이야기는 여성이자 아이들의 엄마인 천문학자의 자녀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있었다. 품을 떠나는 아이들과 이제 태양계를 벗어나는 보이저호. 태양계의 따뜻한 태양빛을 벗어나 멀리 우주로 나아가는 보이저호를 이제 드넓은 우주와 같은 세상으로 나아가는 아이들에게 빗댄 그 표현이 마음에 와 닿았다. 우주로 나아간 보이저호처럼 "엄마랑 같이 그냥 지구에서 살자."는 물음에 냉큼 "응"하던 아이도 어느 날은 내 품을 떠날 것이라는 천문학자의 이야기. 얼마 전 장성한 아이 하나가 결혼해서 더 와닿았는지도 모르겠다. 길상사의 법정 스님의 의자. 어린 왕자가 소행성에서 해지는 것을 보기 위해 의자를 뒤로 옮기는 행위. 멋진 노을을 보겠다고 충동적으로 관악산에 오른 천문학자와 혼자 산을 올라간 여성을 기다린 노부부. 천문학자는 우주만 바라본 것은 아니었고 세상을 바라보며 경험한 이야기를 이 책에 녹여내었으며 그 감성과 가끔씩 등장하는 개그코드가 나랑 잘 맞아서 좋았다. 어느 별 볼 일 없는- 이 말도 이 책을 읽어보니 중의적 표현이라는 것을 알았다- 천문학자에게는 이 책을 쓴 것이 또 하나의 우주가 시작되는 거대한 도약점이다라는 말로 책을 끝맺는다.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독서의 우주로 뛰어드는 도약의 계기를 만들었다. 톡톡 튀지 않으면서 천문학자이지만 천문학에만 매달리지 않으면서 일상의 많은 것들을 생각하게 해 준 글에 대해서 감사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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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위에서 박사님을 만나보지 못한 저는 책으로 만나는 예쁘고 젊은 박사님이 신기했습니다. 유퀴즈에도 나왔다고 하지만, 보지는 못했지요. 지난해 베스트셀러였던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읽는다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무엇보다 천문학 박사님이 쓰신 책이라 그쪽으로는 문외한 것이 드러날까 약간 긴장도 했지요. 별이 쏟아지는 가운데 스탠드가 켜진 책상에 조용히 앉아 봅니다.
저자는 천문학자, 행성과학자입니다. 특별한 재능이나 꿈 없이 그냥 하루하루를 충실히 살아내서 경희대학교 우주과학과, 우주탐사학과에서 학사, 석사, 박사과정을 모두 마쳤어요. 공부하는 학생에서 연구원으로, 학술연구소 교수로 신분을 바꾸어 가며 20여 년간 목성과 토성과 혜성과 타이탄과 성간과 달과 수성을 누볐습니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으로 자리를 옮겨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죠. 2019년 <네이처>가 달 착륙 50주년을 맞아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습니다. 순수하게 의문을 품고 그 의문을 품기 위해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무해한 사람들과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 자연, 우주를 동경한다고 해요. 그녀의 무해한 열정과 동경들이 책에서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천문학자는 정말 별을 보지 않는 걸까요?
책은 현재 자신의 정확한 신분으로부터 시작합니다. 대학의 비정규직 행성과학자라는 제목으로 그녀의 일상이 나와요. 박사님이지만 실생활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다음 일자리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라고 합니다. 학생들을 가르칠 때 첫 시간에 하는 질문을 통해 천문학에 대한 이해를 높이죠. 천문학자라는 자신의 안경과 이해로 주위 사람들과 일들을 보고서처럼, 논문처럼, 혹은 감상문처럼 써놨어요. 꾸미거나 과한 것들 없이 담백한 문장이 별을 볼 때 그녀를 닮은 것 같습니다. 창백한 푸른 점이 찍힌 내력과 우리나라의 천문학 사도 나오죠. 도 우리가 잘 아는 어린 왕자 이야기랑 여행길에 챙기는 음악으로 BTS의 노래도 나옵니다. 그렇게 일상에서 별을 보듯 주위 사람들과 일들이 태양계 행성처럼 서로 공존하며 각자의 자리를 키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천문학자는 왜 별을 보지 않는다고 했을까요?
오늘 내가 할 일은, 애써서 받은 그 ‘연구 면허’가 별무소용인 종잇장이 되지 않도록 연구자로서 할 일을 다 하는 것뿐이다. 평가하고 평가받는, 누구 나와 같은 그 삶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뿐이다.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P36) 오늘의 그녀를 만든 생각입니다. 크게 천문학에 관심이 있지도 특별난 재능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성실하게 꾸준히 그날 할 일들을 해내면서 박사학위까지 받았다고 해요. 그녀는 아주 겸손하게 말하는 것 일 거라 짐작하면서도 왠지 모르게 이 말이 위로가 됩니다.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오늘도 묵묵히 걸어가다 보면 무언가 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막연한 기대도 품게 되고요. 오늘도 오늘만큼의 책을 읽다 보면 언젠가 저도 그녀처럼 말하는 날이 올 거라고 위로합니다. 그날이 오면 꼭 뭐가 되어 있지 않아도 괜찮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묵묵히 오늘을, 내일을, 모레를 걸어볼 일입니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내가 잠시 멈칫하는 사이에도 밤은 흐르고 계절은 지나간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뒤에는 물 아래 납작 엎드려 버티고 버텼던 내 몸을 달래며, 적도의 해변에 앉아 커피 한잔 놓고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고 싶다. 한낮의 열기가 다 사위고 나면, 여름밤의 돌고래가 내게 말을 걸어올 것이다. 가만히 있어도 우리는 아주 빠르게 나아가는 중이라고. 잠시 멈췄대도, 다 괜찮다고. (P253) 이 책이 많이 팔린 이유는 이 문장 때문이지 않을까요? 지금 자신이 있는 자리에 100% 만족하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전쟁 같은 직장 생활을 하루하루 버티며 이기는 자신을 위로해 줄 누군가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 그 마음들이 이 책을 통해 위로받은 것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적도의 해변을 닮은 햇살이 내리꽂히는 여름이 오고 있어요. 이번 여름에는 눈멀도록 바다를 바라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바다를 직접 몸으로 느끼며 수영하고 즐기는 것도 좋지만 약간의 거리를 두고 바라보는 것도 괜찮을 듯해요. 행성을 보듯 자신의 삶과도 거리를 두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내 삶은 내가 천문학자일 테니까요. 다른 누군가에게 관찰되거나 발견되기를 바라지 말고 내가 당당하게 천문학자가 되는 겁니다. 견디기 힘든 삶의 파도가 한바탕 휩쓸고 가더라도 우리는 버티고 버텼던 몸을 달래며 결국 일어서고, 앞으로 나갈 겁니다. 다른 사람들의 빛나는 삶을 천문학자처럼 발견하고 격려하면서 함께요. 빛나지 않는 삶은 없습니다. 다만 스스로 빛나지 않는다고 생각할 뿐.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습니다. 다만 자신의 삶의 별, 주위의 별들을 볼 뿐입니다. 당신과 내가 그러하듯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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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 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 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 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 함께 동경한다. p13 프롤로그
팟캐스트에서 우연히 들은 이 문장은 오랫동안 나를 사로잡았고, 나는 망설임 없이 이 책을 주문했다. 이중에 '깊이 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이라는 단어가 내 마음을 울렸다. 진심으로 존경하는 부류의 사람이기에 그런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런 사람들이 동경하는 우주를 더 깊게 알고 싶어졌다. 심채경 저자는 천문학자이자 행성과학자이며, 국내 유일의 타이탄 박사다. 현재는 한국천문연구원에서 달 탐사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2019년 '네이처'가 미래의 달 과학을 이끌어갈 차세대 과학자로 지목했다. 이 책은 우주 이야기를 담고 있지만, 우주를 연구하는 한 과학자의 삶 또한 담고 있기에 그리 어렵지 않게 읽을 수 있다. 딱 흥미가 생길 정도의 지식을 재미있게 설명하는데, 이과생이 글도 잘 쓰니 부럽기 그지없다. 여성 과학자와 대학원의 생활을 엿보고 싶은 사람, 우주에 관심 있는 사람, 현재 좋아하는 것에 푸욱 빠져 지내는 사람들에게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밑줄 쫙> 우주에 갈 때도 지구상의 미생물이 다른 천체를 오염시키는 일이 없도록 대비를 한다. 지구에서는 아무렇지 않은 미생물이라도 다른 공간에서는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 모르며ㅡ 지구에서부터 무임승차한 미생물을 뒤늦게 발견하고는 지구 밖에서 외계 생명체를 만났다고 오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p189 팟캐스트에서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말한다. 경유지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짐을 기다리는 동안 읽을 것도, 쓸 것도 없어 눈멀도록 바다만 바라보며 아주 천천히 커피를 마셨노라고. 그러다보니 계절이 지나가는 게 느껴지더라고. 나는 그 말이 너무 좋아서 몇 번이고 돌려 들었다. P.246 내가 고요히 머무는 가운데 지구는 휙, 휙, 빠르게 돈다. 한 시간에 15도, 그것은 절대로 멈춰 있지 않는 속도다. 별이 움직이는 것이 느껴져 눈을 휘둥그레 떴던 밤을 기억한다. 밤도 흐르는데, 계절도 흐르겠지. 나도 이렇게 매 순간 살아 움직이며, 인생을 따라 한없이 흘러가겠지. P253 2024년 다시 달로 향할 미국의 우주비행사는 BTS를 들으며 우주를 항해할 예정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리의 생이 그토록 찬란한 것일까. 여행길에서 만나면 무엇이든 다 아름다워 보이니까. 손에 무엇 하나 쥔 게 없어도 콧노래가 흘러나오니까 p259 그렇게 무척 쓸모없었고 대단히 중요했던 열 계절을 기꺼이 맞이한 끝에 이렇게 이 책의 마지막 마침표를 찍는다. 이 한 권의 책에는 작은 구두점이지만, 어느 별 볼 일 없는 천문학자에게는 또 하나의 우주가 시작되는 거대한 도약점이다. p27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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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는다. 처음에는 천문학자가 쓴 천문학에 관한 에세이인 줄 알았다. 하지만 천문학에 관한 지식은 필요없는 책이었다. 읽는 동안 시종일관 저자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밤하늘을 연구하는 사람이지만 그 바탕에는 인간에 대한 사랑이 느껴졌다. 천문학자는 별을 보지 않을 때, 높게 들었던 고개를 내려 우리를 바라보고 있었다. 별 다섯 개를 주어도 모자란 인문학 에세이 책 강력 추천한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