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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의 분노의 시사 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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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뵈이다를 통해 구매 했는데 기대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이 책을 산 동기는 역사학자의 관점으로 본 시사라는 점을 이용해서 책을 좋아하시는 어머니에게 권해드리기 위해서인데요. 어머니는 책을 좋아하시는 만큼 유시민선생의 책도 참 좋아하시지만 네이버 뉴스를 워낙 보시다보니 여론 공작에 너무 노출되어서 중요한 시사 문제들마다 보수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중요한 문제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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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뵈이다를 통해 구매 했는데 기대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이 책을 산 동기는 역사학자의 관점으로 본 시사라는 점을 이용해서 책을 좋아하시는 어머니에게 권해드리기 위해서인데요. 어머니는 책을 좋아하시는 만큼 유시민선생의 책도 참 좋아하시지만 네이버 뉴스를 워낙 보시다보니 여론 공작에 너무 노출되어서 중요한 시사 문제들마다 보수 언론이 보도하지 않은 중요한 문제들을 모르시는게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주제마다 전우용 선생님의 분노가 느껴지지만 또한 촌철살인의 유쾌한 풍자도 있어 재미있게 볼 수 있습니다.

YES마니아 : 로얄 c******e 2021.02.19. 신고 공감 5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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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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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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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패기

 

  선생의 글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때 기자들이 보인 태도와 문재인 때 기자들의 그것을 비교하면서 나라 사정을 알았다고 합니다. (이명박 박근혜 때) 기자들은 사정이 나쁠 때 공손한 태도로 침묵하고, 사정이 좋아지면 ‘패기 있는’ 태도로 아무 말이나 합니다. 그러니 언론에 ‘나라 망해 간다’는 기사가 (문재인 때) 많이 나오는 건, 사정이 좋아지고 있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기자들의 패기가 보이는 게 사정이 좋아졌다는 증거라는 말씀입니다. 기자의 패기는 때에 따라 달라지는 것일까요?

 

  선생의 다른 글입니다. 일부 기자들이 이번 ‘대통령 특집 대담’을 ‘박근혜-정규재 대담’과 비교하며, “정규재와 달리 기자답게 잘 진행했다.”고 송기자를 칭찬합니다. 그러나 선생은 박근혜 앞에서 ‘기자다웠던’ 기자가 있었는지, 기억을 반추합니다만 기억을 하지 못합니다. 그러면서 “권위 앞에 위축되지 않는 기자정신을 제대로 보여줬다”고 칭찬하는 다른 기자들을 보면, ‘안 때리는 선생에게만 개기던 고등학교 때 양아치’가 떠올라 기분이 영 씁쓸하다면서 공포를 동반하지 않는 패기는, 교활의 다른 이름이라고 설명합니다.

 

  저는 선생의 주장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선생은 이번 대담으로 드러난 것은 ‘정규재-송현정’의 차이가 아니라 ‘박근혜-문재인의 차이’라고 주장합니다만 그리고 박근혜와 이명박을 때리는 선생으로 비유하고 문재인을 안 때리는 만만한 선생으로 비유했지만 동의할 수 없습니다. 송현정 기자가 지금 KBS에서 근무하는지 아닌지는 알 수 없으나 윤석열 때라고 해서 그때 있던 패기가 지금은 사라졌다고는 믿을 수도 없고, 그때 송기자를 칭찬하던 기자들의 패기 또한 때에 따라 있다가도 없어진다는 듯 얘기하는 것은 그들에 대한 모욕으로 느껴집니다.

 

  제 고등학교 시절, 잘 때리는 선생에게 수업 중 질문 겸 농담을 했다가 무차별적으로 두들겨 맞은 친구가 있었습니다. 수업 중 농담을 했던 순간부터 남은 수업시간 동안 영화 친구의 장면처럼 선생은 손목시계를 풀어 교탁에 던지고, 잠바를 벗어서 아무렇게나 던지고는 좌우 훅으로 농담한 아이를 때리면서 아무 욕이나 던지다가(그 아이는 때로는 커버링을 하여 선생이 더욱 흥분하기도 했습니다), 정해진 시간에 수업종이 울리자 풀었던 손목시계를 다시 손목에 차고, 아무렇게나 던졌던 옷을 부리나케 챙겨 입고는 선생은 교실을 황급히 나갔습니다(지금의 짐작으로는 순간의 흥분을 참지 못하고 학생을 상대로 훅을 날리는 자기 모습이 갑자기 부끄러워져서 수업 마침 종을 신호로 자연스럽게 교실을 나갔다고 생각합니다. 선생이 그 후 같은 이유로 지속적으로 그 아이를 폭행하지 않았습니다). 그 아이의 태도에 우리 반 모두는 놀라움과 함께 감탄을 했습니다. 그 아이를 둘러싸고는 때렸던 선생에 대하여 같이 욕을 하면서 그 친구를 위로했습니다(지금 생각해도 우리의 그때 행동은 자연스러웠고 자랑스러웠습니다. 비록 우리들이 선생을 말리지 못한 것에 대하여 부끄러웠지만 그랬습니다). 그 아이는 아마도 기자가 되었을 수도 있습니다. 그런 기질이 없으면 기자를 할 수 없다고 한때 생각한 적도 있습니다. 아마도 이런 추억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선생의 설명에 동의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기자가 양아치라뇨?

 

  지금은 윤석열 때입니다. 이명박 박근혜 때도 아니고 문재인 때도 아닌데, 새로운 정권에서 우리 기자들 패기 있게 대담도 좀 하시고, 질문도 좀 하시고, 기사도 좀 쓰세요. 선생이 말하는 ‘안 때리는 선생에게만 개기던 고등학교 때 양아치’가 아니잖아요? 좀 맞아도 수업 시간만 잘 견디면 되잖아요? 그리고 특히 KBS 송현정 기자 뭐 하세요? 수신료 분리징수 해달라고 부탁을 하셨나요? 왜 말이 없어요? 끝.

이달의 사락 s*****m 2023.07.29.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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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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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7" 내용보기

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정정보도문

 

  “이 기사로 상처를 받은 분과 독자 여러분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본지 보도로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의 명예에 누를 끼친 데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합니다.”

 

  조주빈 사진을 넣을 자리에 조국 전 장관 부부 사진을 실었던 세계일보의 ‘정정보도문’입니다. 한국 언론의 처참한 수준을 잘 보여주는 문장입니다. 선생의 주장입니다.

 

   “일본에 의해 초래된 이 불행했던 시기(일제강점기)에 귀국(한국)의 국민들이 겪으셨던 고통을 생각하며 통석의 념을 금할 수 없습니다.”  

 

  1990년 5월 24일 노태우 당시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일본 아키히토 일왕의 만찬사 중 일부입니다. 이 말이 무슨 의미일까요?

 

  당시 대통령 방일에 앞서 일왕의 사과 발언 수위 등을 놓고 일본 외무성과 조율한 최호중 당시 외교부 장관은 회고록에서 “일본이 무슨 저의로 일반적으로 잘 쓰지 않는 이런 문구(통석의 념)를 애써 찾아낸 것일까. 나는 주한 일본대사로부터 이것이 확정된 일본 측 최종 문안임을 확인한 후 통석의 념이란 잘못을 아픈 마음으로 뉘우친다는 것으로 받아들이겠다고 말하고, 이에 이의가 없느냐고 물었다. 대사는 그런 뜻으로 해석해도 좋다고 양해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우리 외교부는 일왕의 만찬사 내용을 언론에 전하며 통석의 념이란 ‘뼈저리게 뉘우친다’는 의미라고 공식 입장을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당시 국내 반응은 어땠을까요? 한마디로 싸늘했습니다. 애통하고 애석하다는 뉘앙스의 통석은 아무리 잘 봐줘도 ‘반성’보다 ‘후회’에 더 가까운 표현이기 때문이었습니다(세계일보 김태훈 국제부장, 2021.11.9. 오피니언 중에서)

 

  일본 일왕이 한 말 ‘통석의 념’에 대한 우리 언론의 언어적 해석은 정확한 듯합니다. 통석은 ‘몹시 애석하고 아깝다’의 뜻입니다. 유의어로는 ‘분하다’가 있다고 합니다. 우리 국민들이 겪은 고통에 대하여 ‘몹시 애석하고 아깝게 생각한다’는 의미로 보면 이것이 최호중 당시 장관이 해석한 ‘아픈 마음으로 뉘우친다’는 표현과 거리가 멉니다. 일본대사가 양해를 했다고 하는데 양해의 의미가 ‘네가 그렇게 (굳이) 생각한다고 말해도 우리는 (그 뜻이 아니라고 대응하는 대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겠다’ 정도가 될 것 같습니다. 외교관들이 자국의 입장에서 짬짜미가 된 표현으로 보일 정도입니다. 서로 좋은 게 좋은 거지요. 그게 외교니까요. 이쯤 되면 사과에 관한 표현을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선생의 설명입니다.

 

  ‘유감’은 ‘마음에 꺼림칙한 점이 있다’는 뜻이고 ‘사과’는 ‘내가 지나쳤다’는 뜻이며, ‘사죄’는 ‘죄를 지었으니 용서해 다오’라는 뜻입니다. 세계일보의 정정보도문이 어떤 부분이 잘못인지 확인이 가능하시지요? 선생이 세계일보를 대신해 정정보도문을 교정하였습니다.

 

  “본지가 큰 잘못을 저질러 조 전 장관과 정 전 교수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한 데 대해 깊이 사죄드리며, 합당한 책임을 지겠습니다.”

 

  반성하고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단어는 2020년 3월이나 2021년 11월이나 2023년 7월이나 같습니다. 단지 반성하고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상대가 다를 뿐입니다. 정확한 어휘로 기사를 쓸 기자들의 자질은 낮지가 않은데, 문제는 의식과 정신이 비열할 뿐인 것 같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이런 사람과 상종을 하시면 손해를 볼 위험이 높습니다. 유의하십시오.

이달의 사락 s*****m 2023.07.2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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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아쉬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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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비상식적인 것이 상식을 되고 팩트가 없어도 진실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 하향 평준화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했다.  신문은 팩트이고, 뉴스방송은 완벽하다고 세뇌되어 왔는데 세월호 이후에 내가 바보였구나를 알아 버렸고 항상 팩트와 정확한 정보를 갈구 했지만 찾기가 너무 힘들다.  흘러가는데로 가만 있으면 안될 것 같아 바둥거린다.     유쾌하고, 시원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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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에 비상식적인 것이 상식을 되고

팩트가 없어도 진실이 되는 경우가 많아서 스스로 하향 평준화 되는 것 같아 마음이 복잡했다. 

신문은 팩트이고, 뉴스방송은 완벽하다고 세뇌되어 왔는데

세월호 이후에 내가 바보였구나를 알아 버렸고

항상 팩트와 정확한 정보를 갈구 했지만 찾기가 너무 힘들다. 

흘러가는데로 가만 있으면 안될 것 같아 바둥거린다.  

 

유쾌하고, 시원한 책이다.

가독성도 좋고, 내가 알고 싶었고, 표현하고 싶었던 것은 표현하고 있다. 

이전 보다 깨어 있는 어른이 되게 해주는 것 같다. 

망월폐견을 읽다 책을 내려 놓을 때면 매번 아쉬운 마음이 생겨난다.

더 읽고 싶다는 아쉬움, 다시 읽을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시간의 아쉬움 

그 아쉬움이 나에겐 좋은 책의 기준점이다. 

 

좋은 책은 추천하라고 했다. 

추천한다. 

1. 좋은 글귀, 마음에 드는 가사 인상 깊은 영화 대사 등을 메모해 주세요.
2. 출처를 넣어주세요. ex) 234page, 4번 트랙<사랑해>, <브리짓존스의 다이어리>에서 브리짓의 대사
YES마니아 : 로얄 e*****a 2021.03.01.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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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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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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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전염병

 

  “전쟁 중이던 1951년 초, 한반도 전역에서 발진티푸스가 유행했습니다” 선생의 글 한 줄에서 돌아가신 아버지가 생각났습니다.

 

  아버지는 6.25 참전 사실을 함부로 얘기하지 않으셨습니다. 장남인 저와 소주 한 잔을 하거나, 저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중 마음이 풀리면 잠깐 참전 경험을 이야기하셨습니다. 아버지는 경험을 이야기하시면서 연도와 일시를 분명히 얘기하셨지만 듣는 저는 그렇게 심각하게 듣질 않았던 모양입니다. 연도와 일시는 잊힌 채 사건의 개요만 기억이 납니다.

 

  아버지는 참전을 하신 후 전쟁 포로가 되었습니다. 숱한 전투의 피로를 견디지 못하고 개인 참호에서 잠이 들었는데, 부대가 후퇴한 것을 모를 정도로 피곤했던 것인지, 아니면 후퇴 자체가 너무 급해 휘하의 부대원을 모두 데리고 가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지만 옆구리를 찌르는 통증에 눈을 떠보니 솰라솰라 중국말을 하는 중공군이 총부리를 겨누고 있는 것을 보았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포로가 된 이후 소속 부대원을 만난 적이 없으니 왜 당신을 그냥 두고 갔는지 확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고, 중공군이라고 설명을 해주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중공군의 참전은 1950년 10월 19일부터였다고 하니 아버지가 포로가 된 시기는 그 이후일 것입니다.

 

  북한군에 인계된 후 아버지는 북한 전역을 옮겨 다녔다고 합니다. 북한군은 따로 독립적인 포로수용소를 운용하고 있지 않아서 개별 부대에서 관리를 하였는데, 북한군은 전황에 따라 후퇴를 하면서 포로를 데리고 다녔고 아버지도 그때마다 장소를 달리해서 수용되었다고 합니다. 주로 민가나 헛간 등에 수 명에서 수십 명씩 집단으로 수용되었다고 합니다. 제가 선생의 글에서 아버지를 기억한 단어는 ‘발진티푸스’입니다. 아버지는 포로 생활 중 발진티푸스에 걸렸는데, 고열과 설사로 거의 죽을 상황이었는데 북한군이 이동을 하면서 민가에 아버지를 맡겼습니다. 죽으면 신고하라는 공허한 명령만 내리고 이동을 했는데, 아무도 아버지가 살 수 있다고 판단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민가에는 서울에서 시집온 며느리가 한 분 있었고, 아버지는 그분의 전직이 간호사였다고 기억을 하였습니다. 아무런 약이 없던 전쟁통에 그분은 아궁이에 붙은 그을음을 긁어서 아버지에게 먹였다고 합니다. 숯이 습기를 먹는 것을 이용한 민간처방이었습니다. 다행히 아버지는 그분의 지극한 간병으로 발진티푸스의 아귀에서 벗어나 목숨을 건졌다고 했습니다. 그 후 다시 중강진까지 끌려갔다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에 이어 단행된 포로교환에서 돌아오셨습니다.

 

  포로에서 풀려난 아버지는 군부대에 수용되어 방첩대의 조사를 수차례 받은 후 예편을 하였습니다. 집에 돌아온 아버지를 본 고모부는 저에게 아버지의 당시 몰골을 이렇게 설명하였습니다.

“흑달에 걸려 새까맣고 살점 하나 없이 깡마른 시체 같은 사람이 집으로 들어오는데, 이미 제사까지 지냈던 네 아버지였다.” 아버지는 지금은 민간회사가 된 국방부 산하 부산 조병창에서 문관으로 잠깐 근무를 하셨습니다. 그런 아버지는 제가 육군사관학교 시험을 합격하고, 면접을 본 후에도 합격 소식이 없는 이유가 아버지의 포로 이력이 작용했다는 말에 많이 미안해하셨습니다. 전쟁의 고통을 고스란히 감내한 아버지 같은 사람들이 이룬 평화를 지금은 잊은 듯 군 면제자들이 전쟁을 운운하고 있습니다. 선생의 글을 읽다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리워졌습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3.07.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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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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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인건비

 

  여자들은 남자들이 하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지겹게 생각하는 소재가 군대이야기, 축구이야기라고 하지요. 특히 가장 지겨운 이야기는 군대에서 축구한 이야기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습니다. 제가 들었던 재미없는 군대 이야기를 하나 소개합니다. 최전방 겨울, 전방 초소는 눈이 얼어 길이 폐쇄되는 경우를 대비해 당나귀를 두었답니다. 전방 물자 보급을 위한 화물차량의 대체 수단이었습니다. 당연히 당나귀를 관리하는 병사도 있습니다. 그런데 당나귀가 아프거나 하면 당나귀 당번병은 곤욕을 치렀답니다. 병사 값보다 당나귀 값이 훨씬 비싼데 제대로 관리를 못했다는 이유였습니다. 당나귀뿐 아니라 군견 당번병도 개보다 못한 대접을 받았다고 합니다.

 

  기업에서도 간혹 ‘사람보다 물건이 먼저다’라는 철학으로 경영을 하는 사장들이 있습니다. 자재대금을 지불 않으면 공장을 돌릴 수 없다며 인건비는 체불해도 물건비를 먼저 지불합니다. ‘인건비’는 ‘물건비’에 상대되는 말입니다. 월급쟁이가 제때 월급을 못 받으면 식구들까지 손가락 빨고 앉아 있어야 하는데, 사업가 이전에 인간으로서 어떻게 자기 직원들을 그런 지경에 몰아넣을 수 있느냐고 자조하는 사장과 이야기를 나누었다고 선생은 적었습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말을 경제생활 영역에 적용하면, ‘인건비가 먼저다’와 ‘인건비는 사람답게 살 수 있을 정도로 책정돼야 한다’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사람의 삶이 곧 경제입니다. ‘경제가 무너진다’는 말은, ‘사람의 삶이 무너진다’는 말과 같습니다. 최저임금 인상은 우리 사회가 가장 어려운 조건에 있는 사람들에게 ‘인간적으로’ 손을 내미는 일이라고 선생은 주장합니다.

 

  최저임금을 정하는 시기가 되면 사용자들은 최저임금의 동결이나 최저 수준의 인상률을 주장합니다. 특히 자영업자들은 최저임금의 인상에 대하여 몸서리를 칠 정도로 동결을 주장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임금인상은 선생이 주장하듯 ‘인간적으로’ 손을 내미는 일이기도 하지만 제한적인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기능을 담당합니다. 임금이 낮다는 것은 부가가치가 낮다는 의미일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저임금으로만 유지되는 사업체는 다른 물가인상 등의 요인으로 존속이 불가능합니다. 그런데도 물가인상률보다 낮거나 아예 동결시킨 임금을 주장하는 것은 없어질 수 밖에 없는 사업을 계속 유지시켜 자원 배분의 왜곡을 부른다는 것이 경제학에서의 주장입니다.

 

  물건 값은 매년 물가라는 이름으로 발표됩니다. 물가는 매년 얼마라도 오르는 것이 우리의 경험입니다. 제가 어릴 때 먹던 5원짜리 찐빵은 지금은 1,000원입니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먹던 1,000원 아이스 아메리카노는 몇 년 전 1,500원을 거쳐 지금은 최소 3,000원 이상을 줘야 먹을 수 있습니다. 물건 값이 오르는 것은 당연한 이치로 생각하면서 인건비가 오르는 것은 살 떨려하며 반대하는 주장은 어떤 근거일까요. 인건비를 많이 올리면 물건 값도 올라갈 겁니다.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물건 값을 올리듯이 인건비를 올리면 물건 값을 올리면 됩니다. 값을 올리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사장이 원자재 값이 오르면 가격을 올리는 것을 당연히 생각합니다. 최저임금이 오르면 가격을 올리면 됩니다. 오른 임금을 감당할 수 없는 곳은 문을 닫는 것이 경제입니다. 지금 경제적 충격을 줄인다고 구조조정을 않고 금리만 낮추려는 정책을 지속한다면 나라가 망할 것이라는 한국은행 총재의 말은 듣기는 싫지만 사실입니다.

 

  지난 정권, 한 번 최저임금을 많이 올렸더니 자영업자가 죽겠다는 소리도 있었지만 아르바이트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조금 편해졌다고 하는 말도 많이 했습니다. 그 후 다시 최저임금은 오르지 않아 시급 10,000원의 공약은 물 건너갔습니다. 최저임금을 올려 물가가 얼마나 올랐는지 제 기억에는 충격으로 다가온 경우는 없습니다. 그에 비해 에너지 가격은 즉각 반영되면서 임금의 축소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났습니다. 임금 때문에 죽겠다는 말보다는 물건비가 인상되는 부분을 관리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입니다. 많은 원자재를 수입하니, 더욱 더 원자재 수입가격을 낮추는 노력을 하는 것이 매년 최저임금인상을 놓고 싸우는 것보다 더 효율적이라는 말입니다. 다른 사람 물건이라서, 수입품이라서 우리가 가격인상에 대응할 수단이 없다는 말은 너무 쉽게 튀어나오면서 왜 남의 인건비, 노동력의 가격은 그리 쉽게 입을 대는지 한 번쯤은 생각해 볼 일이라고 믿습니다.

 

  먹고 마시고 움직이고 싸는 모든 일이 원활할 때 사람들은 건강하다는 말을 합니다. 선생은 경제를 ‘사람의 삶’이라고 풀이합니다. 가족들이 손가락을 빨지 않으려면 나아가 잘 먹고 잘 마시고, 일을 더 잘하려면 적정한 임금, 아니 최고의 임금이 필요합니다. 대장 가득 똥이 가득 찼는데, 변비가 걸려 똥이 나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먹지 말고, 마시지 말라고 하면 사람은 살 수 없습니다. 변비는 고통스러운 병입니다. 관장을 하던 변비약을 먹던 할 일이지, 그 처방이 임금을 억제하는 것이 아닌 것은 분명합니다. 선생의 인건비 풀이를 보다 든 생각입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3.07.2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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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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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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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의료인을 확충하는 좋은 방법을 역사에서 배우기

 

 해방 직후 우리나라에는 여러 종류의 의사가 있었습니다. 정규 교육 과정이 없었던 한의사를 제외하고도 6년제 의과대학을 졸업한 의사, 4년제 의학전문학교를 졸업한 의사, 의사 조수로 일하면서 어깨너머로 의학을 배운 뒤 총독부 시험에 합격한 의사, 간단한 자격시험을 거쳐 특정 농촌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영업할 수 있었던 한지의사(限地醫師), 만주나 중국에서 자격증을 딴 의사 등이 있었습니다. 혼란한 상황에서 면허증을 위조한 가짜의사도 많았습니다.

 

 제가 주목한 것은 만주나 중국에서 자격증을 따고도 의사를 할 수 있었다는 부분입니다. 일본에서 자격증을 딴 의사도 한국에서 일을 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외국에서 의사의 자격증을 딴 사람들을 불러 한국에서 일을 하게 하면 굳이 의사협회와 지난한 협상을 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의사들이 사익을 위해 비협조적인 것은 당연하고, 우리들의 사익을 위해서 외국에서 의사들을 데려오는 것은 안 되는 이유를 저는 모르겠습니다. 같은 논리로 대응하는 것은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는 좋은 방법입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3.07.2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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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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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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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의료보험제도의 역사

 

 우리나라 의료보험법은 1963년에 처음 제정되어 1964년부터 시행됐습니다. 당시 군사정권은 ‘무상의료’를 자랑하는 북한에 맞서기 위해 ‘선전용’으로 이 제도를 만들었지만, 임의가입 방식이었기 때문에 가입자는 거의 없었습니다. 고용주와 피고용인이 보험료를 분담하는 강제 가입 방식의 의료보험 제도가 시행된 건 1977년이었습니다. 이때는 공무원, 군인, 교사, 상시 500인 이상을 고용하는 대기업 노동자만 의료보험에 가입할 수 있었습니다.

 

 1977년은 유신체제가 종말을 향해 치닫던 때였습니다. 특히 당시 주력 수출산업으로 육성하던 중화학 공업 분야 대기업 노동자들은 극단적인 저임금에 불만이 매우 높았습니다. 대기업에서 파업이 일어나면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심각하리라고 판단한 박 정권은 대기업 노동자들을 회유하는 한편, 공무원 군인 교사 등 정권의 중추를 이루는 사회 세력의 환심을 사기 위해 ‘특권적 의료보험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당시 의료보험증은 특권층의 신분증 구실을 했습니다. 의료보험증만 맡기면 어느 술집에서나 외상술을 먹을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1981년 이전 제가 다녔던 대학 정문과 후문 앞 주점에서는 학생증을 맡기고 외상술을 먹었다던 얘기를 들었습니다. 자료를 찾아보니 1980년 학령인구 대비 15.7%가 대학을 진학했고 그 수는 57만 명이었습니다. 당시 인구는 3,744만 명입니다. 대학생은 전 국민의 1.5%였습니다. 검색이 안 되는 1970년, 분신한 전태일 열사가 “대학생 친구 한 사람만 있었어도…”라고 했을 정도로 대학생은 희귀했고, 특권을 가진 부류였던 것으로도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2010년은 학령인구의 110.5%인 295만 명이 대학생이며 전체 인구의 6%를 차지합니다. 지금 학생증을 맡기면 외상술을 주지 않습니다. 외상술을 비유로 특권을 얘기하는 것이 저에게는 현실감이 있었습니다). 박정희가 만든 의료보험은 일부 사람만 혜택을 받는 ‘미국식 의료보험’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박정희가 만든 의료보험을 지금까지 쓰고 있다면, 중소기업 직장인이나 자영업자 절대다수는 코로나에 감염되어도 병원 문턱을 넘을 수 없을 겁니다.

 

 1987년 6월항쟁 이후, 민정당 노태우는 ‘전 국민 의료보험 혜택’을 공약으로 내세우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의료보험증이 우리 사회의 불평등 양상을 두드러지게 표현하는 ‘증거물’이었기 때문이죠. 이 ‘가시적인 불평등의 증거물’을 없애지 않고서는, 6월항쟁으로 뜨겁게 분출한 민주화 열기를 가라앉힐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현재의 국민 건강보험 제도는 박정희가 준 ‘선물’이 아닙니다. 우리 국민 스스로 살인적 폭력과 최루탄에 맞서 싸워 만든 제도입니다. 자기 자신이, 또는 자기 부모가 싸워서 얻은 권리를 남이 ‘선물’ 한 것으로 생각하면, 허무하게 빼앗기기 쉽습니다. 우리 스스로 만든 것을 누구라도 함부로 훼손하게 놔둬선 안 됩니다. ‘민영 의료보험증’을 가진 사람이 공공연히 특권층 행사하는 시대로 되돌아가서도 안 됩니다.

 

 독재자 박정희의 업적 중 하나가 의료보험 제도라는 말을 너무도 자주 들었습니다. 이제는 어떤 역사를 통하여 의료보험이 만들어졌는지 알겠습니다. 그리고 의료보험의 민영화가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도 알겠습니다. 온고지신입니다.

 

PS: 요즘 실업급여를 시럽급여라고 비난하면서 실업급여계정의 고갈을 우려해 급여액을 낮추려고 합니다. 2019년 고용노동부의 정책브리핑을 보면 실업급여계정은 경기가 좋으면 흑자가 났고, 경기가 좋지 않으면 적자로 돌아섭니다. 그러면서 향후 경기회복 등 여건이 개선되고, 전입금 확대 등 재정안정화 조치를 지속할 경우 기금 고갈에 대한 우려는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적고 있습니다. 경제정책이 실패하면 실업자는 늘어나고 실업급여도 늘어납니다. 실업급여는 근로자를 보호하는 사회보험입니다. 가진 자들이 아니라 못 가진 자들에 대한 보호 수단입니다. 가진 자들에게는 세금을 깎고 실업자에게는 실업급여를 깎는 것은 무슨 심보일까요?   

이달의 사락 s*****m 2023.07.2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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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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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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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욱일기

 

 욱일기를 단 일본 해군 군함이 부산항에 입항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누구는 햇살기라고 하면서 의미 없다는 투로 말을 합니다. 선생의 지식이 필요했습니다. 그래서 찾았습니다. 있습니다.

 

 "1894년 일본군이 경복궁을 점령했을 때도 욱일기가 걸렸습니다. 1904년 일본군이 서울을 점령했을 때도 욱일기가 걸렸습니다. 1910년 일본이 한국을 강제병합 했을 때도 욱일기가 걸렸습니다. 한국인더러 욱일기를 ‘존중’하라고 하는 건, 일본의 한국 침략 과정 전체를 ‘존중’하라는 것과 같습니다. 이런 자들에겐 ‘토착왜구’가 칭찬입니다."

욱일기가 한반도에서 펄럭인 역사가 있었습니다.

 

 욱일기가 만들어진 과정과 의미를 선생은 설명합니다.

 

 욱일기는 일본이 군사행동을 할 때 늘 일장기와 욱일기를 함께 걸었습니다. 일장기와 욱일기를 함께 거는 ‘일본식’ 전통은 일본 군국주의의 특수성과 관련 있습니다. 조슈와 사쓰마 군벌이 각각 장악한 일본의 육군과 해군은 군국주의 시대 대외 침략정책뿐 아니라 자국 내 정치에도 깊이 개입했습니다. 우리는 잘 구분하지 못하지만, 육군의 욱일기와 해군의 욱일기는 모양도 다릅니다. 욱일기와 일장기를 나란히 거는 건, 자체로 군과 국國이 병립한다는 ‘군국주의’의 상징입니다.

 

 1954년 일본 자위대가 창설될 때, 욱일기도 부활했습니다. 이건 일본인들이 군국주의 의식을 청산하지 않았다는 증거이자, 청산하지 않겠다는 야욕의 표현이기도 합니다. 욱일기는 일본군이 세계로 뻗어가는, 달리 말하면 세계를 침략하는 행위를 형상화한 겁니다. 세계 팽창의 의지를 경제단체나 문화기관의 깃발에 담았다면 몰라도, ‘군기’에 표현하는 건 심각한 문제입니다. 일본의 상징인 일장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용납하고 말고 할 이유가 없습니다. 그러나 ‘군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에 대해서는 우리가 먼저 그 ‘침략성’과 ‘범죄성’을 명료히 인식하고, 국제사회에도 계속 알려야 할 겁니다.

 

 아베가 우리나라에 대한 수출규제를 개시했을 때, 유력한 언론들과 지식인들은 ‘자존보다 생존이 먼저’라며 일본에 굴복하라고 요구했습니다. 한국의 일부 지식인들은 (반일 종족주의)라는 자기모멸로 가득 찬 ‘노예의 역사책’을 펴냈고, 그 책을 ‘보수의 바이블’로 칭송하는 비루한 정치인도 많습니다. 이들이 욱일기가 왜 문제냐 시비를 거는 자들입니다. 이런 자들을 토착왜구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선생은 이런 지식을 어디서 아셨을까요? 출처를 찾아가는 여행을 아마도 시작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3.07.24.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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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1
"망월폐견. 전우용의 시사상식 사전. 새움 간행 21" 내용보기
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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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학자 전우용, 그를 안 것은 그가 출연하는 방송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사회자가 묻는 어떤 말에도 거침없이 기원과 출처를 알려주고, 역사적 의미를 설명하면서 정확한 용례와 잘못된 용례를 드는 해박함에 놀라서 그가 쓴 책을 읽으면 나도 상식이 늘 수 있지 않을까 욕심을 부려 고른 책입니다. 개가 달을 보고 짓는다는 말인데, 달이야 원래 항상 언제나 그 시각에 그 자리에서 뜨고 지는 것인데 개가 달을 보고 짓는 것은 어떤 연유일지 궁금했습니다. 그 궁금증을 하나씩 같이 해결하는 의미로 정리할 생각입니다.

 

여경

 

 1937년 중일전쟁 이후 조선총독부는 마약과 금을 밀수하는 여성 범죄자를 단속하기 위해 여자 경찰 채용을 검토하다가 그만뒀습니다. “사무라이 정신의 상징인 칼을 여자에게  줄 수는 없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여자 경찰이 처음 생긴 건 1946년 5월 27일. 지금으로부터 73년 전입니다. 여자 경찰을 뽑은 기관은 운수경찰청이었답니다. ‘여행의 명랑화’를 도모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같은 해 6월 4일, 일반 경찰 업무를 담당할 여자 경찰 시험이 치러졌습니다. 100명을 뽑을 예정이었는데 지원자가 64명뿐이라 전원 합격시켰습니다(어디나 첫 시험은 쉽습니다. 다만 근무지에서의 어려움은 더욱 심한 것이 현실입니다). 초대 여자경찰과장 고봉경의 전직은 피아니스트, 수도여자경찰서장 양한나의 전직은 유치원 원장이었습니다.

 

 주취 난동자 제압 문제로 여자 경찰에 관한 논란이 거셉니다(2019년도 일이라고 하지만 기억이 생생합니다. 여자 경찰 무용론과 함께 여경에 대한 비난이 드셌습니다). 주취 난동자가 여자였다면 어땠을까요? 경찰 개개인의 ‘특기’와 관련해서는 검토할 여지가 없지 않을 것이나, 모든 경찰에게 ‘균등한 힘’을 요구하는 주장의 저변에 혹시 ‘사무라이 정신의 상징인 칼을 여자에게 줄 수 없다.”던 일본 군국주의 의식의 잔재가 깔려 있는 건 아닐지요?

 

 선생이 문제를 보는 시선에서 생각하는 법을 배웁니다. 경찰의 ‘특기’에 맞는 보직에 배치하는 것과 여경 모두가 강력한 물리력을 가질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다른 것이다는 지적에 동의했습니다. 하지만 여경을 비난한 사람들이 일본 군국주의 의식의 잔재가 깔려 있어 그랬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제 짐작으로는 아마도 여자가 남자의 직역에도 침투했다는 그래서 자신의 직업 선택의 폭이 줄었다는 남자들의 불만이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러나 찌질하기는 마찬가지이지만 그렇다는 것입니다.  

 

 선생의 책을 보면서 상식이 늡니다. 문제는 제 기억력이 좋지 않아서 띄엄띄엄 이야기를 전하지만 그래도 제 주위 사람들은 재미있어합니다. 덩달아 저의 지적 능력에 위압되어 저를 함부로 공격하지 못합니다. 같이 만나는 분들의 정치성향은 서로 상극이지만 아직도 그분들과 잘 지내는 이유에는 선생님 같은 분들의 글이 화력지원을 해줘서 그럴 겁니다.

이달의 사락 s*****m 2023.07.24.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