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편의 단편 소설과 한 편의 에세이로 구성된 아담한 작품집이다. 에세이 「공명을 위한 온도와 속도」부터 시작해야 할 것 같다. 세 소설이 품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관계의 온도와 속도, 그 변화와 차이에 대한(145쪽)" 영발(英發)하는 소묘들의 의지를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는 여성 최초라는 수식이 붙는 서양화가 '나혜석'이 쓴 『조선여성 첫 세계 일주기』의 「떠나기 전의 말」 에서 자신에게 "늘 불안을 주는 네 가지 문제(144쪽)"를 열거한 문장이 인용되고 있는데, 아마도 여기에 삶의 모든 고민, 그 물음들의 사연이 곧, 수록된 소설인 것만 같은 인상을 갖게된다. 작가는 "삶의 조율"이라는 지혜를 위한 의지를 제안하는 데, 그것은 사실 독자의 몫이리라.
A. 생존조건인 타자와의 마찰을 어떻게 조정하나 - 「오프닝 건너뛰기」
맨 처음 마주하게 되는 작품은 표제작인 단편, 「오프닝 건너뛰기」이다. 제목처럼 통통튀는, 젊은 부부의 서로 다른 감각과 생각, 니체의 말을 빌리면 '다른 호흡과 속도'를 가진 두 사람이 함께 지내면서 만들어지는 소소한 마찰, 그 다름이 만들어내는 불확실성, 혹은 불안을 바라보게 한다. 주인공인 수미는 남편 경호의 소비행태, 자기 권리 요구에 대한 소심함, 불안정한 경제력에서부터 "떡볶이 국물이 튄 셔츠를 그대로 입고 누워자는 점(25쪽)"에 이르기까지 거슬리기만 한다.
수미를 위해 보송보송한 간절기 이불을 꺼내놓고 잠든 경호의 마음씀에 따스함을 느끼지만, 자신과 다르기만한 그에게 고마움보다는 언짢은 느낌이 앞선다. 둘은 다르다. 어쩌면 이 다름으로인한 마찰이 우리네 생존 조건인지도 모른다. 물고기에게 물이 언제나 온 몸으로 밀고나가야하는 마찰의 장(場)인것 처럼. 결국은 이 갈등을 어떻게 헤쳐나가야 하는가라는 대처의 지혜를 익히는 여정이 삶이고 사람 사이의 관계가 아닐까라고 자문(自問)해 본다.
수미는 물음일 수밖에 없는 답을 얻은 것 같다. 소설은 타닥거리며 타오르는 모닥불 "불꽃을 바라보며 가만히 귀를 기울이자 뭔가가 하염없이 끓어오르는 것 같기도 하고, 손이 닿지 않은 곳으로 영영 사라져버리는 것 같기도 한 소리가 났다.(58쪽)"고 맺는다. 타자의 목소리를 이처럼 넉넉하게 비운 마음으로 들으려 할 때 우리가 붙잡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를 어렴풋하게라도 알게 되지 않을까? 철학자 강신주는 '소통이란 주체의 처절한 자기변형을 전제로 하고 있다.'고 말한다. 나의 구성된 마음의 불변성이 아닌 타자로 향하는 자기조절, 즉 조율의 지혜를.
B. 정체성, 취향의 문화적 차이 - 「쾌적한 한 잔」
중학교 동창모임을 배경으로 고교 문학 선생인 은우의 성 정체성에 대해 소위 '상식'이라는 편견에 터잡은 농이 이뤄진다. "남자 좋아하는 거 아니지?", "초식남 아니냐". 그는 그저 따라 웃는 것으로 외면한다. 그가 이성의 연인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무성애자다. "가벼운 포옹이상의 성적 접촉을 원하지 않지만", 배려하고 신뢰할 수 있는 배우자를 원한다. 연애에서 만난 여자들은 성정체성을 밝히면 성기능 장애로 치환하여 듣거나, 트라우마의 한 현상으로 이해하려 한다. 우리들의 이 편협한 인식의 지평은 좀처럼 확장되지 않으려하는 것 같다. 취향의 차이, 이 다름에 대한 인정, 자기 마음의 제한성에 대한 자각이 더욱 요구되는 이 세계에서.
집 근처 바에 앉아 그의 귀에 들려오는 어느 커플의 여자가 쏟아내는 "정말 어쩌면 이렇게 안 맞을 수가 있을까."라는 탄식이나, 바텐더가 묻는 "취향이 어떤 편이세요? 점점 센 걸 드시는 편이신가요? 아니면 마지막에는 산뜻한 걸로 마무리를 하시나요?" 처럼 무성애자 또한 '취향의 문화'로 이해할 수는 없는 것일까? "상큼하고 시원한 과일향이 도드라진" 쾌적한 칵테일, 그리고 다음에는 "보드카에다 커피 원두를 우려둔 버전"을 마셔보는 것, 이렇게 타자를 서로 익히며 우리의 삶은 새로운 지대를 발견하게 되는 것이 아닐까?
C. 한 번으론 부족해, 다시 한 번! - 「앙코르」
언니의 도발에 박세영은 홀로 추석 연휴에 캄보디아 씨엠립에 있는 앙코르와트 여행에 나서고, 공항에서 우연히 캐리어를 잃어버리고 망연자실한 윤가람에게 생전 처음 도움을 주려는 마음으로 다가선다. 세영이 가람에게 말을 걸고 싶었던 그 마음의 정체는 무엇이었을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의 여정이 앙코르와트의 사원과 "황금빛 태양을 잠식해가는 어둠이 내리는 강물을 배경으로 케니지의 끈적한 색소폰 선율" 속에서 한 편의 아름다운 영화처럼 흐른다.
쓸쓸함과 눈물로 시작되었던 알지 못하던 두 사람이 서로를 바라보며 환한 미소를 보이고, 이윽고 귓속말과 끊이지 않는 화젯거리로 밤을 지새우며, 그 누구도 발견하지 못했던 진면목을 볼 수 있게 된다. 가람이 세영에게 말한다. "날 그렇게 봐주는 사람은 세상에 언니밖에 없어.(134쪽)", 사랑, 그것은 타자가 지닌 고유성과 단독성을 비로소 발견하는 이들의 것일 게다. 이 무규정적 삶의 자유가 발산하는 해방감이 내게도 전염되는 것처럼 문장에 빠져든다. 정말이지 이 작품 영화로 만들어야 해! , 정말 아름답겠어. 라는 생각이 읽는 내내 뇌리를 맴돌았으니까.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들어 볼래요? 볼륨 꽝꽝 울리게 해놓고요. (136쪽) ", 내게 편안함을 주는 그 사람을 좋아하게 되는 것, 좋아함을 얻게 되는 관계, 다시 보고 싶어지는 관계, 사랑할만한 삶을 왜 만들지 못할 것인가? 두 사람은 결코 씨엠립 공항 이전의 세영과 가람이 아닌 새로운 주체가 되지 않았을까? 앙코르!를 외쳐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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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에서 나오는 트리플 시리즈 두번째 책이다. 첫번째 책은 박서련 작가의 [호르몬이 그랬어]라는 작품인데 많이 회자되는 것을 보면서도 제목으로만 생각해서 처음에는 과학책인줄 알았고 그 다음에는 건강책인줄 알았고 그다음에는 그냥 뭐 그런 소설이 있었다라는 식으로 생각해버리고 넘겨 버리고 말았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새삼 그 책이 다시 궁금해졌다. 트리플, 세 편의 소설이 한 권에 모이는 방식으로 구성된 책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박서련 작가의 소설에도 세 편의 소설이 있었을 것이고 그 이야기들이 어떻게 연관이 지어졌는지 그 방식이 궁금해진 것이다.
이 책도 전혀 그런 사실을 모르고 그저 세 개의 단편들이 하나씩 있는 이야기구나 라는 생각만으로 읽었다가 두 번째 이야기에서 한 문장에 멈칫 했다. 분명 내가 알던 그 이야기인데 하면서 말이다. 이런 식으로 연결점을 두었구나 하는 생각에 세 번째 이야기를 읽으면서부터는 더 열심히 찾아보게 된다. 분명 어딘가에서 앞의 이야기가 나오는 부분이 있을텐데 하면서 말이다. 마지막까지 다 읽은 후에도 접점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럴리가 없다라고 단정지으면서 다시 한번 훑어본다.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이 있을까 혹시나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중복이었는데 지나간 것은 아닌가 하면서 말이다. 모든 궁금증은 두 번째 이야기를 다시 훑어보면서 풀렸다. 여기 있었네 하면서 찾아내고는 괜스리 빙그레 웃음짓게 되는 그런 이야기. 그런 매력을 가진 것이 바로 이 트리플 시리즈이다.
오프닝 건너뛰기, 쾌적한 한잔, 앙코르. 세 편의 이야기는 각기 별개의 이야기이다. 표제작인 <오프닝 건너뛰기>는 코로나로 인해서 결혼식을 생략하고 같은 사는 한 커플의 이야기다.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연애는 짧은 시간을 만나고 헤어지기 때문에 그 사람의 모든 것을 알기에는 어렵다. 결혼을 하고 나면 상대방의 다른 점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좋은 점만 눈에 보이면 좋으련만 결코 그렇게 되지 않는다. 부정적인 것이 사람의 본성이라고 했던가. 누구보다도 남의 잘못된 점이나 약점이나 좋지 않은 점은 훨씬 눈에 더 잘 들어오는 법이다.
하물며 같이 있는 시간이 더욱 많아진 요즘에야 더욱 그러할 것이다. 부부들은 사랑으로 만나서 정으로 산다고 한다. 어찌보면 그 말이 맞을 것도 같다. 짧은 유투브를 보더라도 광고가 붙고 그 광고를 건너뛰기 위해서는 일정시간 참고 광고를 보아주던가 아니면 프리미엄이라는 이름으로 가격을 지불해야 한다. 결혼식이라는 오프닝을 건너뛴 커플이 본격적으로 잘 살려면 일정 기간은 참고 견디던가 아니면 가격을 지불해야 할 지도 모를 일이다.
마지막 이야기인 <앙코르>는 한 여자가 앙코르와트로 여행을 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그곳에서 우연한 만남을 가지게 되고 같이 여행을 하면서 생기는 이야기는 지금 여행이라는 것을 하지 못하게 된 이 시점에 어쩌면 가장 필요한 이야기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여행기가 아니기 때문에 아주 자세한 설명은 나오지 않지만 그럴지라도 가뭄에 나오는 단물같이 앙코르와트의 구석구석 설명해주는 그 부분을 알차게 쪽쪽거리며 빨아먹는다. 동남 아시아는 거의 다 가봤다고 생각했는데 캄보디아가 남아있었다. 가보지 못한 미지의 나라. 코로나가 끝나면 이 책을 들고 그곳을 가보고 싶어졌다. 이야기에 나오는 설명이 실제와 얼마나 닮았는지 비교를 하면서 말이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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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 《워킹데드》에 미쳐 있을 때 다음 이야기가 궁금한 나머지 오프닝 건너뛰기를 과감하게 눌렀다. 안다. 오프닝 시퀀스 역시 그것까지 작품에 포함된다는 것을. 《워킹데드》의 오프닝은 훌륭했다. 등장인물들의 본명도 알려주고. 그러나 그걸 읽기에는 다음 편의 이야기가 궁금했기에 얼른 오프닝 건너뛰기 버튼을 눌렀다. 20~30초의 짧은 시간을 할애하면 되는데 그걸 못 참았다.
지금은 웨이브로 넘어왔다. 한동안 드라마를 보지 않았는데. 다들 나만 빼고 이 재밌는 걸 보고 있었단 말이지. 생각이 들 정도로 재밌다, 드라마 보기. 은모든의 소설집 『오프닝 건너뛰기』의 작가 에세이에 나오는 것처럼 웨이브에는 오프닝 건너뛰기가 없다. 10초 뒤로 가기 기능은 있다. 세심하게 시간을 조절하지는 못해 그냥 타이틀을 본다. 새삼 놀란다. 이렇게나 드라마를 잘 만들다니. 추리, 범죄, 스릴러물에 심취해 있는 요즘이다.
은모든의 소설 『오프닝 건너뛰기』에는 세 편의 각기 다른 이야기가 실려 있다. 표제작 「오프닝 건너뛰기」는 이제 막 결혼한 신혼부부의 코로나 일상을 그리고 있다. 2020년은 소설의 문장처럼 누구에게나 지워버리고 싶은 한 해이다. 마스크를 쓰지 않는 모습을 상상할 수 없게 되었고 여행은 요원한 일이 되어 버렸다. 미술 학원 강사인 남편은 월급이 밀려 있다. 아내는 원장에게 전화를 해서 받으라고 말하지만 남편은 주저한다. 나중에야 원장이 처자식이 있는 직원한테는 월급을 준 사실을 알게 되고 남편은 할 수 없이 용기를 내어 전화한다.
두 번째 소설 「쾌적한 한 잔」은 문학 교사로 일하는 은우의 어느 저녁을 그린다. 모처럼 나간 동창회에서 자신의 성적 취향에 대한 얄궂은 농담을 듣는다. 급기야 동창 하나는 고백 아닌 고백 같은 고백을 하고 은우는 부드럽게 거절한다.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호기심으로 보는 저녁의 시간 은우는 단골 술집에서 위안을 찾는다. 은모든의 소설은 일상의 주변을 더듬는다. 주인공으로 내세운 화자는 주인공 같지 않은 위치에 선 채 주변인의 이야기를 마치 자신의 일처럼 들려준다.
마지막 소설 「앙코르」의 주인공 세영 역시 가방을 잃어버린 가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한다. 부모님을 만나러 가는 대신 떠난 여행지에서 만난 한 사람을 통해 자신이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찾고자 한다. 편안한 마음으로 읽을 수 있다는 게 은모든 소설의 장점이다. 남에게 하지 못하는 슬퍼지는 나의 이야기를 읽고 있는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세밀한 일상을 그리는데 탁월하다.
우리 삶을 한 편의 드라마도 본다면 무척이나 지루해서 오프닝이 뭐야 한 편 전체를 스킵 해 버릴지도 모른다. 드라마가 아니니까. 매일 반복되는 일상이니까. 어쩌면 그게 소중한 이유가 되니 소설가는 소설을 쓴다. 한 문장 한 문장 정성 들여서. 극적인 사건도 아름다운 결말도 없지만 누군가 들의 이야기는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기도 함을 알고 있기에. 쓴다. 은모든의 소설은 이상하게 귀를 기울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인물들이 나누는 주사 같은 이야기는 아침이 되면 전부 잊히겠지만 그 순간만큼은 간절히 듣고 싶은 나의 이야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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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3편과 산문 1편. 책은 아담하고 표지는 튼튼하며 읽어 넘기기에 부담스럽지 않다. 출판사에서 시리즈로 기획하고 있는 모양인데 책을 모아서 죽 세워 놓으면 예쁘겠군 하는 생각이 저절로 든다. 그게 의도였을 테고.
작가의 소설이 3편 담겨 있는 작품집이라. 처음 만났다. 단편소설집이라고 하면 보통 7~8편 정도 실려 있게 마련인데, 단 3편으로 승부를 보자는 것이었을까. 편수가 적어 집중도가 높아진 덕분인지 한번에 다 읽을 수 있었다. 게다가 세 편 모두에 대한 기억이 생생하다. 다섯 편이 넘어가면 앞에 읽은 걸 잊는 일이 생기기도 해서 다시 돌아보곤 했는데 그럴 일이 생기지 않았다. 이건 의외로 괜찮은 기획일지도 모르겠다. 작가에게도 독자에게도 선택과 집중의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해 주는 것으로.
세 편의 작품을 내 취향에 가까운 순서로 나열하니 책에 실린 작품의 역순이 된다. 앙코르> 쾌적한 한 잔> 오프닝 건너뛰기. 이 또한 낯선 경험이다. 대체로 앞에 실린 작품이나 표제가 된 작품이 인상에 더 남곤 하는데 이 책에서는 뒤로 갈수록 더 사로잡힌 셈이다. 작가의 작품들을 정말, '앙코르' 해서 찾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은 갈등의 문학이라고, 누가 말했나? 모르겠지만 그렇다고 생각하는 바라 소설을 읽을 때면 늘 궁리하게 된다. 누가 누구와 싸우는가, 누가 마음속으로 싸우고 있는가, 누가 사회와 싸우고 있는가, 이렇게 크게 세 가지로. 내가 좋아하는 건 두 번째 싸움을 그려 낸 소설이고, 첫 번째 싸움을 다루는 글들은 꽤 지겨워하며, 세 번째 싸움을 다루는 글들은 대단히 힘겹게 여기는 편이다. 그래서 갈등 양상을 미리 알게 된다면 굳이 읽지 않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이 작가의 글에 호감을 갖게 된 게 바로 이 갈등의 모습 때문이다. 주인공의 내적 갈등이 상당히 흥미롭다. 이 갈등이라는 게 본래 해결이 되지 않는 것 투성이고, 해결이 안 되는 중에도 계속 고민하며 살아야 하는 게 삶의 내용인지라, 이걸 알아보는 재미가 좋다. 등장인물들의 나이와 그 나이에서 비롯되는 문제들도 읽는 데에는 전혀 방해가 되지 않는 것도 좋았고.
이야기를 들려 주는 사람과 이야기를 듣는 사람 사이의 관계가 특별하게 다가온다. 세상에 이런 관계가 있게 된 배경이 다 고맙다. 현실에서는 만남으로 상처를 주고받는다는 관계가 있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이야기로 말미암아 제 상처를 조금쯤은 어루만질 계기를 얻는 사람도 분명히 있다고 믿는다. 내가 문학의 힘을 믿는 이유이기도 하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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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40대 후반입니다. 누군가는 예전으로 인생에서 가장 찬란했던 20대로, 30대로 돌아가고 싶다고 하지만 저는 절대 아닙니다. 제가 보낸 20대와 30대의 세월은 모두 암울하기 짝이 없었던 것 같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직장, 연애, 결혼 다 순서대로 제 나이에 해야 할 일을 척척해 나가는 것 같았는데 저만 그렇지 못한 것 같았습니다. 20대 대학교 졸업하던 해는 IMF 외환위기 사태 때문에 취업이 안된 상태여서 이 직장 저 직장을 전전하였고 연애 또한 지지부진한 상태였습니다. 30대에는 어느 정도 직장은 자리 잡았고 결혼은 했지만 아이가 생기지 않았고 그렇게 기다리던 아이가 태어나서부턴 전쟁이었습니다. 육아에 지친 몸으로 신경이 날카로워져 남편과 매일같이 싸우고 하루하루 지옥 같은 삶을 살았죠. 지금은 40대 후반이라 예전보다는 안정적이지만 여전히 편안한 상태는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책에는 저처럼 불안한 삼십대를 보내고 있는 주인공들이 등장합니다. 저 역시 다 겪어본 일이기에 정말 공감이 갑니다. 저 역시 주인공들처럼 사랑도 쉽지 않고 결혼생활 역시 쉽지 않아서 세상이 나한테만 곁을 두지 않는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나만 뒤처져 있고 나만 못 어울린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을 때였습니다. 다 겪어본 일이고 너무나 공감하기 때문에 그런지 책이 술술 읽히더라고요. 제가 다시 30대로 돌아간 느낌이 들었습니다. 담담하게 일상을 그려내고 있지만 그 일상을 잠시 들여다보는 것만이라도 어떤 느낌인지 너무나 잘 알기에 주인공들에게 감히 기운 내라고 힘내라고 위로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나아질 거라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네요. 해결되는 것은 없으나 마음은 조금씩 편해진다고 얘기해 주고 싶습니다. 지금 가족이나 부부 사이, 연인 사이 등의 관계가 불편하거나 세상에 나만 혼자 뒤처져있는 기분이 드시는 분들은 이 책을 한 번 읽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설이지만 우리 주위에 흔하게 볼 수 있는 같은 고민을 안고 사는 사람들의 담담한 이야기라 틀림없이 많은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짧은 소설이지만 많은 울림을 주는 소설이라 작가의 다른 소설도 한 번 읽어보고 싶네요. 다른 분들도 한 번씩 읽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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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보는 건데도 오프닝을 안 본다고?" "건너뛰는 게 습관이 돼서." "와, 나는 이런 기능은 누가 쓰나 했어. 알고 봤더니 우리 집에 있을 줄이야." 경호가 신기해했다. "자기야 타이틀 시퀀스는 작품이랑 세트야. 레스토랑 가서 식전 빵만 먹을 거야? 그러는 거랑 똑같다고." _043p.
한국 단편소설의 현장을 마주하는 가장 빠른 <트리플> 시리즈의 2번째 작가는 은모든의 「오프닝 건너뛰기」이다. <오프닝 건너뛰기>는 삶의 어느 한 시기도 영화나 드라마의 시작 전 '오프닝 건너뛰기'처럼 필요한 부분만 선택할 수 있다면 삶이 조금은 수월하게 느껴질까? 수미는 경호와의 결혼으로 따스함과 안정을 원하지만 생활 중에 그에게 보이는 모습들에 반응하는 자신의 모습에 닮고 싶지 않았던 부모님의 삶을 떠올리게 한다. '이대로 괜찮을 걸까?' <쾌적한 한 잔>의 은우는 자신의 삶에 만족스럽다. 은근한 부모님의 결혼에 대한 기대, 동창인 소하의 은근한 대시도 불편한 마음이 들 뿐이다. '이대로가 좋은 걸' 왜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걸까? 가족의 구성, 삶의 모습이 다양하게 바뀌고 있는데도 은근하게 압박해오는 주위의 요란함이 싫다. 혼자서 즐기는 한 잔의 칵테일을 마시며 '자신이 견뎌낼 수 있는 온도와 머물 수 있는 환경에 대해 가늠해보는' 은우의 마음이 낯설지 않다. <앙코르>의 세영은 가족을 잠시 떠나 자신만의 시간을 가지고 싶었을 뿐인데 결혼한 언니의 비난을 받는다. '삶'은 오롯이 '나'만의 것일까?
세 편의 단편들은 나름이 이유로 마음이 갔고 그래서 천천히 또, 다시 읽게 되는 문장 들도 있었다. 잔잔하고 담담하게 마음을 두드리는 은모든 글은 잘 들어줄 것만 같은, 피어나는 봄과 같은 책이다.
집 안으로 들어왔을 때 반겨주는 얼굴을 보는 순간마다 수미는 누군가와 함께 산다는 일의 따스함을 느꼈다. 그리고 다음 순간이면 그 온기를 전해준 사람이 지나는 곳마다 켜둔 형광등을 끄느라 분을 삭여야 했다._014p.
경호가 품고 있는 따스함과 단순함, 그 두 가지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은 연애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 아마도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씨앗을 도려내듯 필요 없는 부분은 제거하고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터였다. 누군가와 한집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일의 본질은 거기에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_ 026p.
사람들은 아주 간단하다는 듯이 눈을 낮추라고 이야기하지만 서른이 넘어 만난 타인은 하나같이 너무 다르고, 또 멀더라고 중얼거렸다. 그래서 정작 만나면 별달리 즐거울 것도 없는 동창 모임도 소중하다고 했다. 어찌 됐든 익숙하니까. 상대의 눈에 어떻게 비춰질까 신경 쓰면서 애써 자신을 포장할 필요는 없으니까. _075p.
단지 열정적인 키스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기 때문이다. 하물며 벌거벗고 잠자리를 하는 일은 생각만으로도 식은땀이 날 지경이다. _079p.
조카들이 태어난 이래 한동안 밀접하게 조정했던 가족들과의 거리를 재조정할 필요성을 느꼈으므로 세영은 일찌감치 올해 추석 연휴에 홀로 앙코르와트를 보러 갈 계획이라고 선언했다. 그러자 득달같이 연락해온 언니의 입에서 여지없이 이기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_088p.
#은모든 #트리플 #자음과모음 #단편소설 #까망머리앤의작은서재 #책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해당 도서만 제공받아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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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음과모음의 두 번째 트리플 시리즈, 은모든 작가의 <오프닝 건너뛰기>다. 트리플 시리즈는 총 3 편의 단편소설을 엮고 있는 단편소설집으로 작가-작품-독자의 '아름다운 트리플'이 일어나길 바란다는 뜻을 담고 있다. <오프닝 건너뛰기>는 <오프닝 건너뛰기>, <쾌적한 한 잔>, <앙코르>의 소설로 구성되어 있다. 세 소설은 공통적으로 30대의 평범한 사랑을 묘사해 독자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한다. 첫 번째 소설인 <오프닝 건너뛰기>는 30대 신혼 부부의 일상을 써내려 간다. '적당한 온기를 품고 있는' 경호와 결혼한 수미는 결혼 생활에 권태와 회의를 느낀다. 어디론가 훌쩍 떠나고 싶기도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드러내기도 한다. 작품의 배경이 되고 있는 코로나의 유행은 두 사람의 고난을 극대화한다. 바뀌어버린 우리네 일상을 30대 신혼부부의 목소리로 전달하고 있는 소설이다. ? 이어지는 작품 <쾌적한 한 잔>은 특성화 고등학교 선생님인 은우의 이야기다. 은우의 성 정체성은 '평범'한 사람에겐 낯선, '무성애자'에 가깝다. 키스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쫓기는 듯한 기분이 들고 잠자리를 하는 일은 식은 땀이 날 지경이었기 때문이다. 은우를 좋아하는 소하는 은우가 동성애자가 아닐까하는 의심을 지우기 어려워 보인다. 오랜 기간 연애를 하지 않는 은우를 보며 그의 동창들도 소하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된다.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는 결혼 적령기의 성인을 바라보는 시선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작품이다. 현실적인 소설이었다. 마지막 소설 <앙코르>는 캄보디아의 앙코르와트가 배경이다. 주인공 세영과 가람은 공항에서 만났다. 짐을 잃어버린 가람에게 세영이 말을 건넸고 이후 두 사람은 캄보디아 여행을 함께 하게 된다. 세영은 그 과정 속에서 동성인 가람에게 뜨거운 간질거림을 느낀다. 그간 잊고 살아왔던 자신의 정체성을 다시금 깨닫는 순간이다. 두 사람은 귀국해 다시 만나자는 약속과 함께 열린 결말로 마무리된다. 마치 '앙코르'처럼. ? <오프닝 건너뛰기>는 현실 속에 있을 법한 이야기를 신혼부부, 무성애자, 동성애자 등 여러 사랑의 모양새로 담아낸다. 이에 독자는 각 소설의 주인공으로서 몰입하며 읽을 수 있을 듯 싶다. 소설 속 등장인물이 지닌 정체성은 각기 다르지만 이들은 모두 '사랑'을 이야기한다. 어쩌면 사랑, 엇비슷하지만 또 닮아 있기 때문에 우리는 이에 공감하고 작품 속에 젖어 드는 것은 아닐까. 당신의 사랑이 이와 같다면 책 <오프닝 건너뛰기>를 추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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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닝 건너뛰기"
"경호가 품고 있는 따스함과 단순함.그 두가지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은 연애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아마도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씨앗을 도려내듯 필요 없는 부분은 제거하고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터였다.누군가와 한집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일의 본질이 거기에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P.26
한국 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리즈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 그 두번째 이야기 "오프닝 건너뛰기"는 은모든 작가님에 작품이다.전작인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해]를 통해서 접했던 작가님이라 반가운 마음이 앞선것도 사실이었다.그때도 흡입력있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빠져드는게 참 신기했었는데 이번 작품 또한 특별한 주제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책속으로 빠져들어 한순간에 읽어 내려갈수 있었던 책으로 만날수 있었던거 같아 참 좋았던 책이었다.그렇다고해서 결코 가볍지 않은 읽고 나서 느껴지는 여운은 가득찬 그런 한권의 소설이었다.책속에는 세편의 단편으로 채워져 있다.흔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결코 낯설지 않으면서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듯한 묘한 감정속에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소설속에 존재하는 세편의 이야기는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이 미뤄지면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부부가 되어버린 경호와 수미,연애라는 단어를 알고는 있지는 그 단어를 실천하지는 못하고 살아가는 은우,연애를 했지만 그 연애를 떠나보내버린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영과 가람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그 시대에 맞쳐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고 불멸의 법칙처럼 남아있는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사랑과 연애...그리고 사랑과 연애를 걸쳐 이루어진 결혼이라는 단어속에 존재하는 것들은 그리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세상에는 수많은 관계가 존재한다.사랑과 연애라는 관계로 이어지는것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도없이 많은 관계들을 만들어가는것은 당연한 것일테지만 그 어떤 관계보다도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느끼게 되는 반전과 버라이어티는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는것이 아닐까.각기 다른 세편의 단편들이 관계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그 중간 어느 곳에는 항상 사랑과 연애..그리고 아픔이 존재하듯이 말이다.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이십대를 지나 삼십대로 그 나이대에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다.취직,연애와 결혼을 지나 출산과 양육으로 이어지는 삼십대라면 당연히 걸쳐야하는 문제들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제목에 표제인 '오프닝 건너뛰기'는 코로나로 인해 미루어지는 결혼식을 건너뛰고 함께 살게 되면서 이들은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단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경호와 수미는 결혼 전 알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모습들에 익숙하지가 않다.그도 그럴것이 삼십대가 되기전 그들은 각기 다른 환경속에서 같은 방식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 왔기에 서로에 모습들을 이해하고 닮아가야 하거늘 수미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온기를 느끼지만 경호는 수미의 모습들이 자기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라보여 신경이 거슬리기 시작한다.같은 드라마를 보더라도 경호는 오프닝부터 모든걸 순서대로 보는 스타일이고 수미는 오프닝을 건너뛰면서 보는 스타일인것이다.이런 사소한 문제들이 겹치면서 충돌을 하게 된다.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런 문제들이 별게 아닌것이 될꺼라는걸 아는데..이들에 모습이 그저 풋풋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건 나만 그런걸까.이러하듯 책속에서는 서로의 위기심과 관계에서 오는 트러블을 위험수위로 끌어올리기보다 차이들을 차츰 알아가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 나감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이치가 항상 그러하다.무엇이든 자신의 해석대로 해석을 해 나가며 살아가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관계라는 단어속에 다른 어떤 의미를 부여할수도 있는것이리라 책에서는 수없이 많은 관계가 존재함을 암시하면서도 그 관계는 또다른 관계를 만들어내고 그 관계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도 고통 받는 이도 존재하지만 관계는 이어질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그 매력들을 생각하며 이 소설과 마주한다면 이 소설은 분명 당신에게 또다른 관계에 대한 생각을 스며들게 할지도 모를것이다. 짧지만 여운이 남는 한편의 소설과 마주할수 있었기에 참 좋았던 책이었다. "오프닝 건너뛰기"
"경호가 품고 있는 따스함과 단순함.그 두가지가 서로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것은 연애 시절부터 알고 있었다.아마도 과일의 껍질을 벗기고 씨앗을 도려내듯 필요 없는 부분은 제거하고 원하는 부분만 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일 터였다.누군가와 한집에서 평생을 살아가는 일의 본질이 거기에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P.26
한국 문학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는 획기적인 시리즈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 그 두번째 이야기 "오프닝 건너뛰기"는 은모든 작가님에 작품이다.전작인 [모두 너와 이야기하고 싶어해]를 통해서 접했던 작가님이라 반가운 마음이 앞선것도 사실이었다.그때도 흡입력있게 이어지는 이야기에 빠져드는게 참 신기했었는데 이번 작품 또한 특별한 주제를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책속으로 빠져들어 한순간에 읽어 내려갈수 있었던 책으로 만날수 있었던거 같아 참 좋았던 책이었다.그렇다고해서 결코 가볍지 않은 읽고 나서 느껴지는 여운은 가득찬 그런 한권의 소설이었다.책속에는 세편의 단편으로 채워져 있다.흔히 우리 주변에서 일어날수 있는 다양한 방식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결코 낯설지 않으면서 익숙한듯 익숙하지 않은듯한 묘한 감정속에서 이어지는 관계에 대한 솔직하고 담백한 이야기속으로 들어가보자.
소설속에 존재하는 세편의 이야기는 코로나로 인해 결혼식이 미뤄지면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하고 부부가 되어버린 경호와 수미,연애라는 단어를 알고는 있지는 그 단어를 실천하지는 못하고 살아가는 은우,연애를 했지만 그 연애를 떠나보내버린 그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아가는 세영과 가람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다.시대가 변하고 사람들이 그 시대에 맞쳐 변해가지만 변하지 않고 불멸의 법칙처럼 남아있는게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사랑과 연애...그리고 사랑과 연애를 걸쳐 이루어진 결혼이라는 단어속에 존재하는 것들은 그리 쉽사리 변하지 않는다.세상에는 수많은 관계가 존재한다.사랑과 연애라는 관계로 이어지는것뿐만 아니라 인간으로 살아가기 위해서는 수도없이 많은 관계들을 만들어가는것은 당연한 것일테지만 그 어떤 관계보다도 살아가면서 인생에서 느끼게 되는 반전과 버라이어티는 사랑을 하고 연애를 하는것이 아닐까.각기 다른 세편의 단편들이 관계라는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지만 그 중간 어느 곳에는 항상 사랑과 연애..그리고 아픔이 존재하듯이 말이다.책속에 나오는 인물들은 모두 이십대를 지나 삼십대로 그 나이대에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안고 있다.취직,연애와 결혼을 지나 출산과 양육으로 이어지는 삼십대라면 당연히 걸쳐야하는 문제들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는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제목에 표제인 '오프닝 건너뛰기'는 코로나로 인해 미루어지는 결혼식을 건너뛰고 함께 살게 되면서 이들은 서로에게 보이지 않는 단면들이 보이기 시작한다.경호와 수미는 결혼 전 알지 못했던 서로에 대한 모습들에 익숙하지가 않다.그도 그럴것이 삼십대가 되기전 그들은 각기 다른 환경속에서 같은 방식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살아 왔기에 서로에 모습들을 이해하고 닮아가야 하거늘 수미는 혼자가 아니라 누군가가 자신의 곁에 있는것만으로도 온기를 느끼지만 경호는 수미의 모습들이 자기가 생각했던 모습과는 달라보여 신경이 거슬리기 시작한다.같은 드라마를 보더라도 경호는 오프닝부터 모든걸 순서대로 보는 스타일이고 수미는 오프닝을 건너뛰면서 보는 스타일인것이다.이런 사소한 문제들이 겹치면서 충돌을 하게 된다.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런 문제들이 별게 아닌것이 될꺼라는걸 아는데..이들에 모습이 그저 풋풋하다는 생각이 들었던건 나만 그런걸까.이러하듯 책속에서는 서로의 위기심과 관계에서 오는 트러블을 위험수위로 끌어올리기보다 차이들을 차츰 알아가며 그들만의 방식으로 풀어 나감을 이야기한다.
세상의 이치가 항상 그러하다.무엇이든 자신의 해석대로 해석을 해 나가며 살아가는가 하면 또 누군가는 관계라는 단어속에 다른 어떤 의미를 부여할수도 있는것이리라 책에서는 수없이 많은 관계가 존재함을 암시하면서도 그 관계는 또다른 관계를 만들어내고 그 관계속에서 힘들어하는 이도 고통 받는 이도 존재하지만 관계는 이어질수 밖에 없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그 매력들을 생각하며 이 소설과 마주한다면 이 소설은 분명 당신에게 또다른 관계에 대한 생각을 스며들게 할지도 모를것이다. 짧지만 여운이 남는 한편의 소설과 마주할수 있었기에 참 좋았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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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다. 표제작인 <오프닝 건너뛰기>를 포함해 <쾌적한 한 잔>, <앙코르> 이렇게 총 3개의 단편과 에세이 한 편이 실려있다.
결혼은 하였지만 과정을 생략하고 결혼한 신혼부부의 이야기 <오프닝 건너뛰기> .. 주인공 수미와 경호는 결혼생활에서 서로 다름이 있다는 걸 보여주는 이들의 결혼 생활. 처음보는 영상임에도 불구하고 오프닝을 건너뛰는 수미.. 다시 처음부터 재생시키는 경호.. 영상을 보며 지난 아픈 기억을 떠올리는 경호.. 흠.. 아무튼 이들은 서로에게 불만이 생기지만 평생 같이 해야 할 관계임을...
결혼을 하지 않고 연애만 하는 포옹이상의 스킨십은 하지 않는 남자 교사의 이야기를 담은 <쾌적한 한 잔> .. 연애는 하지만 결혼은 하지 않는 교사 은우. 자신의 불완전함에 누군가를 만나는게 어려워지게 되는 때가 있음을 보여주는 것 같다.
해외여행에서 우연한 인연으로 만나 함께 여행하며 지난날 연애를 떠올리는 두 여자의 이야기 <앙코르> .. 세영과 가람.. 여행지에서 캐리어를 분실한 가람. 세영이 그녀를 보곤 도와주게 되고 함께 여행하기로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정체성에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되는 세영.. 한국으로 돌아가 세영과 가람은 연락하고 지낼까... 함께 듣기로 한 음악은 무엇일까... 궁금증이 남은 앙코르... :D
결혼을 비롯한 다양한 관계들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적정 거리를 유지해야 함을 이야기 해주는 것 같은 세 편의 소설.. 자신이 유지할 수 있는만큼의 편견과 선입견의 거리들.. 낯설지만 낯설지않은.......
생각해보면 단편 소설 속 메세지를 발견하는게 다소 어려웠던 것 같다. (읽는 내공 부족한 1인) 저자의 작품 중에서 「꿈은, 미니멀리즘」,「안락」만 읽어보았는데.. 또 다른 책들도 읽어봐야겠지.. 그래야겠지.. 세 편과 에세이를 읽고 책의 끄트머리에 있는 해설은 꼭 읽어보길 바란다.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니까요..... ☞☜
TRIPLE ① 호르몬이 그랬어 TRIPLE ② 오프닝 건너뛰기
세 편의 소설이 한 권에 모이는 방식을 통해 작가는 일반적인 소설집에서 구현하기 어려운 여러 흥미로운 시도들을 할 수 있으며 독자는 당대의 새로운 작가들을 시차 없이 접할 수 있다는 트리플 시리즈. 세 번째도 너무나 기대된다!!! :D
#오프닝건너뛰기 #은모든 #자음과모음 #단편소설 #트리플시리즈 #호르몬이그랬어 #트리플시리즈두번째 #단편소설집 #인간관계 #관계 #공존하는삶 #도서지원 #자모단
* 본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으나 주관적인 감상으로 작성하였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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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책 읽는 30대 Paradise입니다.
이전에 소개 드렸던 자음과 모음의 새로운 시리즈인 트리플 시리즈의 두 번째 책도 소개하게 되었습니다.
스타트를 끊은 박서련 작가님의 단편 소설 3가지와 에세이도 인상적이었는데,
이번에 만난 은모든 작가님의 단편 소설과 에세이 역시 참신하고 신선하고 세련된 느낌을 가지기에 충분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젊은 한국 작가들의 기발한 상상력과 통통 튀는 문체를 만날 때마다 즐겁습니다.
오늘 역시 은모든 작가라는 제게는 새로운 작가가 한 분 추가되어 의미 있는 시간이 되는 것 같습니다.
소설의 특성상 모든 줄거리를 다 이야기하면.. 앞으로 읽을 분들에게 재미를 반감하는 행위인 것 같아 제가 느낀 점과 좋았던 점을 위주로 간단하게 글을 남겨볼까 합니다.
트리플 시리즈라는 명칭답게 은모든 작가님의 단편 소설 3편을 만나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마치 가수의 새 앨범 트랙에서 마지막에 위치한 보너스 트랙과 같은 에세이 한 편도 덤으로 즐기는 즐거움이 있는 트리플 시리즈가 되겠습니다.
제목은 오프닝 건너뛰기이며, 3가지 단편 소설의 제목은 오프닝 건너뛰기, 쾌적한 한 잔, 앙코르입니다.
개인적인 선호도로는 앙코르 > 쾌적한 한 잔 > 오프닝 건너뛰기입니다.
제가 은모든 작가님의 글을 읽고 세련됨을 느꼈다고 평한 이유는 다름 아닌 젊은 세대들이 지금 겪을법한 해프닝이나 일상적인 소재와 상황에서 조금은 평범하지 않은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끄집어낸 점 때문입니다.
그리고 거시적인 느낌보다는 미시적인 느낌의 표현이 촘촘히 문장에 배치되어 있어 아기자기하고 섬세한 맛을 느끼면서 읽을 수 있었습니다.
이 책 역시 많은 작가들이 선호하는 '사랑'과 '관계'에 대한 이야기를 풀어놓은 글들입니다.
하지만 다루는 방식이 어떠한가에 따라 같은 이야기도 독자들에게 주는 울림이나 여지는 하늘과 땅 차이가 납니다.
앙코르의 경우 세영과 가람이라는 두 여성이 나옵니다.
그리고 그 둘은 캄보디아라는 공간에서 만나기 전까지 생면부지였습니다.
누구에게나 왠지 오늘은 평소의 자신과 다른 행동을 갑자기 하게 되는 날이 찾아오는데요.
한국 사람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공항에서 짐을 잃어버리고 난감해하는 상황에서 세영은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도와줘야겠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그렇게 시작되어 캄보디아에 있는 동안 한 공간에서 함께 지내며 관광을 즐기고 세영은 잊고 있었던 자신에 관한 중요한 부분은 감지하게 됩니다.
실제로 소설을 읽어나가다 보면 대충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되고 그다음의 상황이 전개될 것이라고 확신하게 되는데요.
은모든 작가님은 가능성을 열어두고 결론을 보여주지 않는 결말을 독자들에게 선사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쾌적한 한 잔'에서도 고등학교 문학 교사인 은우는 평균 이상이 되는 남성임에도 불구하고,
무성애자인 자신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쏟아내거나 자신들 마음대로 은우를 평가하는 사람들과 끊임없이 부딪히는 상황이 연출됩니다.
글에서 만난 상황은 특수해 보이지만, 사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일상적인 모임이나 술자리에서 가볍게 던지는 이야기들이나 농담 한 마디 한 마디에서 은우가 겪는 힘든 상황이 시시각각 일어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점점 들기도 했습니다.
역시나 이 소설 역시 무언가 결말을 작가님 스스로 매듭짓는 모습은 보이지 않습니다.
저는 은모든 작가님의 짧지만 세련된 소설 3편을 읽으면서 우리는 여전히 비정형화되거나 비규칙적인 상황들에 대해서 얼마나 유연하지 못한 존재들인가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실제로 세 편에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평범한 사랑, 특이한 사랑, 결코 찬성할 수 없는 사랑 등으로 쉽게 규정짓는 것들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좁고 편협한 인식 덕분에 어쩌면 다양한 형태를 그리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수면 위에서 더 쉽게 만나지 못하는 것 아닌가 싶습니다.
결국에는 또 한 번 느낀 것은, 과연 나는 얼마나 유연할 수 있는가? 그리고 나는 얼마나 고정관념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가라는 것을 숙제로 남겼다는 점입니다.
그러한 생각을 갖게 한 결정적인 힘은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작가님이 구성한 전개 방식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아마도 오랫동안 저는 자음과 모음의 트리플 시리즈를 응원하게 될 것 같습니다.
부담감 없는 페이지 수에 반비례하는 압축적인 함축적인 메시지의 힘과 신선함에 중독되었으니깐요.
여러분들께서도 이 시리즈에서 각각의 색깔을 지닌 작가들의 멋진 이야기를 함께 읽어보시길 권해봅니다.
* 자모단 2기로서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