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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은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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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철학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_레이먼드 웍스 / 교유서가   “법은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가?”   법철학이란 법의 본질과 근원을 가리기 위한 철학적 연구 분야이다. 올바른 법이 무엇인가를 화두로 한다. 법의 본질과 법의 효력의 근거는 어디에서 오는가? 법의 이념과 이상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연구하며 그 방법론을 제시하고 확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예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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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 42

_레이먼드 웍스 / 교유서가

 

법은 어떤 얼굴을 갖고 있는가?”

 

법철학이란 법의 본질과 근원을 가리기 위한 철학적 연구 분야이다. 올바른 법이 무엇인가를 화두로 한다. 법의 본질과 법의 효력의 근거는 어디에서 오는가? 법의 이념과 이상을 어디에 둘 것인가를 연구하며 그 방법론을 제시하고 확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예전에는 법의 철학또는 법률철학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레이먼드 웍스는 프라이버시 보호와 법철학에 관한 연구로 국제적 명성을 얻은 법학자이다. 2010년에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저자의 모국)에서 벌어진 인종 차별의 실상을 그려낸 하얀 거짓말이라는 소설을 출간하기도 했다.

 

저자가 이 책을 집필한 목적은, 법철학을 전공하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법철학의 근본 문제들을 생생하고 명료하게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은 법이라는 개념, 그리고 법이 정의, 권리, 도덕에 관한 보편적인 문제들과 맺는 관계를 알기 쉽게 풀어주고 있다.

 

법이라고 불리는 것의 정체는 대체 무엇인가? 자연에 따라 보편적인 도덕 원리들의 집합으로 구성되는 것이 법인가? 아니면, 법이란 대체로 인간이 제정하는 유효한 규칙, 명령, 규범을 한데 모아놓은 것에 불과한가? 법의 특유한 목적에는 개인의 권리보장, 정의구현, 경제적 평등, 정치적 평등, 성 평등 같은 것들이 포함되는가? 법을 그 사회적 맥락에서 떨어뜨려 놓은 채 이해할 수 있는가? 등의 질문에 대한 답이 간결하면서 핵심적인 내용으로 정리가 잘 되어있다.

 

법철학의 연구대상에서 제일 먼저 제기되는 자연법론이 책에서도 서두로 등장한다. 이탈리아의 자연법론자 알렉산드로 당트레브는 자연법이란 법과 도덕이 교차하는 지점을 일컫는 말이다. 이것이 자연법에 대한 가장 적절한 설명이다라는 말을 남겼다. 저자는 자연법의 정의를 다양한 관점으로 바라본 여러 사상가, 법률가들을 소개한다. 토마스 아퀴나스의 자연법 해석은 선을 행하고 악은 피하라는 명령으로 새긴다. 인간은 선에 관한 자연법의 원리들을 토대로 선한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실천적 방법들을 추론해낼 수 있다는 이야기다. 홉스, 로크, 루소에 이르면 인간의 자연권이 좀 더 복잡해지고 세분화된다. 홉스의 철학에는 지배자에 대한 복종을 강요하는 면이 있고, 그러다보니 정의보다 질서가 중요시된다. 로크는 사회계약을 통해 생명, 자유 , 재산에 대한 자연권이 보장되고 각자는 사적 권리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고 본다. 루소에 이르러선 사회계약에 견주어볼 때 자연법의 중요도는 떨어지는 편이다. 루소의 생각을 들여다보면 민주주의 모드의 전체주의자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법과 사회챕터에서 영국의 분석 법리학자이자 형법학자인 허버트 하트의 말이 큰 글자로 눈에 들어온다. 공직자들은 승인규칙을 내적관점에서 받아들여야 하며, 일정한 행동 양식에 대해 비판하고 반성하는 태도가 공동의 기준으로서 존재해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국내 일간지 사회면에서 국민의 공분을 사고 있는 사태를 생각나게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저자는 법사회학의 두 거장인 에밀 뒤르켐과 막스 베버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 에밀 뒤르켐이 몰두했던 주제들 가운데 하나는 사회는 어떻게 해체되지 않고 유지될 수 있는가 이다. 뒤르켐은 이에 대한 답으로 사회적 응집력을 촉진하고 유지하는 데 법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독일의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법학 전공자이기도 하다. 베버의 일반 사회학 이론에서 법은 중추적 역할을 한다. 베버는 법을 형식적법과 실질적법으로 구분했다. 전통적 지배나 카리스마적 지배에서는 권위가 사람에 속하지만, 관료제에서는 권위가 규칙에 속한다. 법적-합리적 권위의 특성은 이른바 공평(impartiality)이다. 이러한 공평은 베버가 형식주의적 비개인성(formalistic impersonality)"원리라고 부르는 것에 기초한다.

 

이 책은 교유서가 첫 단추 시리즈 중 최신간이다. ‘첫 단추 시리즈는 전 세계 40여개 언어로 번역되고 누적 판매 600만부 이상으로 기록되는 옥스퍼드대 출판부(1995~)에서 간행한 ‘Very Short Introductions’(매우 짧은 인문서)시리즈의 한국어판이다. 정치, 경제, 철학, 종교, 예술, 역사, 과학, 경제 등 다양한 주제를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법철학

#레이먼드웍스

#교유서가

#쎄인트의책이야기2021

 

 

 


 

s******5 2021.03.27. 신고 공감 6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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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단추에 제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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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이고 왜 필요한지 소개하는 책에 가깝다. 자연법론, 법실증주의, 법과 도덕의 관계, 권리와 정의, 법과 사회, 비판적 법이론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각각의 자세한 내용보다는 '이런 것이 있다' 정도로 알려준다.저자가 서두에서 밝히듯 적은 분량에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될만큼 작은(상대적이다) 책이지만, 전공이 전혀 다른 사람이 읽기에 부담이 없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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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이 무엇을 하는 학문이고 왜 필요한지 소개하는 책에 가깝다. 자연법론, 법실증주의, 법과 도덕의 관계, 권리와 정의, 법과 사회, 비판적 법이론을 포괄적으로 다룬다. 각각의 자세한 내용보다는 '이런 것이 있다' 정도로 알려준다.

저자가 서두에서 밝히듯 적은 분량에 담을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될만큼 작은(상대적이다) 책이지만, 전공이 전혀 다른 사람이 읽기에 부담이 없을 듯하다. 아마 철학 공부를 하다보면 법이 꼭 등장하기때문에 법철학이 궁금해진다면 이 책이 도움이 될지도.

소개라고 적긴 하지만 내용이 내용인만큼 피곤할 때 보면 졸리다 ㅎㅎ 아주 초반부터 아우구스티누스에 토마스 아퀴나스가 등장해 잠시 아찔하기도 했는데,, 솔직히 이 책의 완독을 유도하려면 자연법론이 첫 장이 아니라 뒤에 붙어야한다고 생각한다. 나만 어려워? 흑흑 신이 밉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첫단추 시리즈라는 테마에 걸맞은 책이다. 아주 상냥해!
?
k********3 2023.01.0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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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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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전반을 아우르는 입문서다. 평소 법과 철학을 어려워하는 독자들도 충분히 집중하면 큰 막힘 없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쓰였다. 법이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정의나 권리, 도덕의 문제와는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서술하였다. 저자는 특히 이 개정판에서 법실증주의, 법현실주의 등을 소개하고 '법은 도덕과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로 주장한 로널드 드워킨의 최근 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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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전반을 아우르는 입문서다. 평소 법과 철학을 어려워하는 독자들도 충분히 집중하면 큰 막힘 없이 읽어나갈 수 있도록 친절하게 쓰였다. 법이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하고 정의나 권리, 도덕의 문제와는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서술하였다. 저자는 특히 이 개정판에서 법실증주의, 법현실주의 등을 소개하고 '법은 도덕과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로 주장한 로널드 드워킨의 최근 저작까지도 조명한다. 촘촘한 논리 구조와 근거를 가지고 법철학에 대한 밀도 있는 지식을 전달하고자 노력한다. 독자는 자연법, 법학, 법철학 등 흔히 접하는 법보다 심층적이고 전문적인 영역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데 단지 저자의 말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

두껍고 무거운 법전. 엄숙한 법의 심판. 우린 이 모든 걸 차치하고서 법을 다시 볼 필요가 있다. 법대로 하자는 말을 남발하는 시대에 정작 법을 진정으로 아는 사람은 드물다. 껍데기보단 알맹이에 집중할 때다. 저자는 이 책에서 법의 본질, 정의, 법적 개념들을 명료하고 단순하게 설명한다. 자연법론, 권리와 정의, 비판적 법이론 등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논점을 정리하고, 그들이 내세운 근거를 일목요연하게 간추려 전달한다. 이 책 한 권으로 법철학을 깊이 있게 알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법이론의 발전과정을 얇고 넓게 익히고, 사회 시간에 들어봤을 학자들의 이론을 상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언제나 양질의 입문서를 출간하는 교유서가의 '첫단추 시리즈'다운 대중을 위한 법철학서다.

o******2 2021.04.07.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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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당 서포터즈2기] 법철학 (레이먼드 웍스, 교유서가)
"[교유당 서포터즈2기] 법철학 (레이먼드 웍스, 교유서가)" 내용보기
각론이 아닌 원론에 대한 갈증이 있다. 생각해보면 스무살인 대학 1학년때 들었던 '법학원론' 수업때 배웠던 것들이 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잡아주었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제도로 구축해놓은 힘인가, 깨어있는 시민의 양심인가. 뜬구름 잡는 식의 질문이었으나 결론은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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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론이 아닌 원론에 대한 갈증이 있다.

생각해보면 스무살인 대학 1학년때 들었던 '법학원론' 수업때 배웠던 것들이 법에 대한 기본적인 개념을 잡아주었다.

법치주의를 수호하기 위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민주주의의 최후의 보루는 제도로 구축해놓은 힘인가, 깨어있는 시민의 양심인가.

뜬구름 잡는 식의 질문이었으나 결론은 둘 다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시간이 흘러 마흔이 넘은 지금 이 책을 읽는다.

목차 (요즘 읽는 책에서 강조하는 독서법이 목차 읽기)

1. 자연법론

현대적 의의

새계대전 이후 인권에 대한 인식과 국제연합 헌장, 세계 인권 선언, 유럽 인권 조약, 1959년 법의 지배에 관한 델리 선언과 같은 선언에 담긴 인권에 관한 문언에서 명확리 드러난다. 자연법을 법률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헌법적 의미에서의 '상위법'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실정법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삼게 된 것.

뉘른베르크 재판 - 자연법적 이상을 재건. 실정법의 구체적인 조항을 위반하지 않은 행위일지라도 '반인도적 범죄'를 구성할 수 있다는 원리가 적용.

여러나라에서 인간으로서의 권리나 국민으로서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헌법적 수단을 마련할고 있다는 점.

2. 법실증주의

어떤 규범의 법적 효력이 필연적으로 그 규범이 가지는 실질적이고 도덕적인 성질에 따라 좌우된다는 생각에 반대.

법을 누군가에 의해 '내려진 법'이나 '세워진 법'으로 이해.

법실증주의자들은 법 효력의 밑절미에는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무엇이 있다고 믿는다.

위 밑절미라는 표현은 처음 본다. 흔히 쓰이는 표현인지 혹은 번역상 대체할 수 없는 단어가 없어서 쓴 것인지 궁금하다.

연성실증주의자들은 승인규칙에 도적적 기준들이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받아들이는데, 법이 무엇인지를 규명하기 위해 도덕을 고려하는 경우도 있을 것. 재판을 법적 규칙들의 적용으로만 국한할 일은 아니다.

3. 로널드 드워킨 : 법은 도덕과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법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오로지 규칙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규칙이 아닌 기준도 포함된다. 판결하기 어려운 사안을 맡은 법관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도덕적 또는 정치적 기준들, 즉 원리와 정책을 논거로 삼게 될 것이다. 결국 드워킨의 법철학에는 법 원리와 도덕 원리를 구별 짓는 승인규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4. 권리와 정의

인권의 역사에도 세대 구분이 가능하다.

1세대 인권(주로 시민적 권리와 정치적 권리, 즉 소극적 권리들)

2세대 인권(경제적 권리, 사회적 권리, 문화적 권리와 같은 적극적 권리들)

3세대 인권(집단적 권리들)

정의가 단순한 개념인 적은 한 번도 없었다.

5. 법과 사회

규범적 법이론 외에

법리나 법적 구성이 기능하는 사회적 맥락이나 조건에 주목함으로써 법적 현상의 본질에 다가서려는 방식도 가능.

첫째, 법을 '사회적 현상'이 아닌 다른 무엇으로 이해할 수는 없다.

둘째, 법적 개념들을 아무리 분석한다 한들 '실제 속의 법'을 온전히 설명할 수 없다.

셋째, 법은 달리 특별한 무엇이 아니라 '사회통제'의 일환일 따름이다.

6. 비판적 법이론

비판적 법인론가들의 주된 목표는 법의 보편적이고 이성적인 토대에 대해 반론을 제기하는 것.

법의 확정성은 잘못된 통념이라 꼬집는다. 불확실하고 모호하며 불안정한 것.

7. 법을 이해하기 : 아주 짧은 후기

질문을 던지고 숙고하는 과정을 통해 법의 본질과 목적에 대한 이해가 깊어질 수 있고, 그 결과 더욱 정의로운 사회가 보장될지 모른다. 법철학의 필요 이유

읽고나서

가끔 궁금해진다. 그래서 결론은?을 묻기 전에 그 결론이 나온 과정과 과정 중에 나왔던 의견들이 말이다.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과정은 지루하고 어쩌면 유용하지 않을지 모른다. 시간에 비해 결과가 아쉬울 수도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과정을 한번쯤은 거쳐야 하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얻는 것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사회과학으로서의 법학은 기본 중에 기본이다. 어릴 적 '내가 왜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을 던진 적이 있다.

아무리 답을 꺼내려 해도 명확한 답은 찾지 못했는데, 그럼 내가 살지 않아야 할 이유가 무엇인가?란 질문을 던지고 나서야 겨우 질문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이후 한동안 화두가 되었던 것은 '정의'란 무엇인가?이다. 역시나 고민도 유행을 탄다.

이제 다시 질문을 던져본다. '법'이란 무엇인가? 고민해 볼 시간이다.

* 이글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고 읽은 후 개인적인 의견이나 느낌을 적은 글입니다.

c*****0 2021.04.02.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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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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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개정 교육과정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는 수능 때 사회탐구 과목 중 하나로 ‘법과 사회’라는 과목을 선택했다. 고3 학교 수업시간에 처음 배운 이 과목의 도입부는 “‘법’이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다시 말해 법철학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법들이 있고 법들은 우리 행동의 폭을 결정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고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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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차 개정 교육과정 당시 고등학생이던 나는 수능 때 사회탐구 과목 중 하나로 ‘법과 사회’라는 과목을 선택했다. 고3 학교 수업시간에 처음 배운 이 과목의 도입부는 “‘법’이란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추구해야 하는가”에 관해서, 다시 말해 법철학과 관련된 부분이었다. 세상에는 수많은 법들이 있고 법들은 우리 행동의 폭을 결정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복잡해지고 변화의 속도도 빨라지고 있는 우리 생활의 커다란 일부가 된 법을 잘 알기 위해선 그 기저에 있는 이념, 그러니까 법에는 과연 어떤 철학이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포문을 여는 것은 자연법론이다. 수많은 역사적 인물들과 함께 법은 보편적이고 항구적이어야 한다는 사상이 어떻게 발전해왔는지를 추적한다. 뒤이어 자연법에 반대하는 이들의 주장인 법실증주의를 다룬다. 법의 효력 밑에는 추상적인 가치가 아니라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법에 관한 다른 이념을 품은 두 대립항은 뒷장의 법과 도덕, 권력과 정의, 법과 사회와의 관계를 묻는 대목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책은 최근 학제간 연구의 산물인 비판적 법이론을 소개하며 앞서 소개된 법철학 논의들을 다시 생각해볼 여지를 남기고 법을 보다 잘 이해하기 위한 저자와 역자의 후기로 마무리된다.


어느 분야든 마찬가지지만 입문서를, 그것도 한정된 분량에 내용을 정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것도 법학처럼 두꺼운 서적이 당연시되는 분야는 더욱 그렇다. 그러나 이 책은 법철학의 흥미로운 주제들 위주로 우리에게 법은 무엇이며 어때야 하는가라는 난제에 관해 우리 나름의 답을 찾는데 도움이 되기에 충분하다. 부담없는 분량으로 내가 오랜만에 접하는 분야에 생각거리르 던져주고, 더 깊은 호기심을 유발해 다른 책을 찾아보는 마중물 역할을 충분히 해줬으니 말이다.


옥스퍼드 대학의 유명 입문서 시리즈인 A Very Short Introdiction의 일부인 이 책외에도 다른 흥미로운 주제들이 많이 ‘교유서가 첫단추 시리즈’로 많이 번역이 되었다. 출간목록을 살펴보니지금 정치사상을 공부하고 나중에 들을 수업과 졸업논문을 위해서 세계사의 흐름과 주요 사건을 숙지해야 할 내게 도움이 될 만한 다른 시리즈들이 많이 보이던데 틈틈이 독서해야겠다.


*. 이 책은 교유당 서포터즈 2기 활동으로 출판사에서 제공받았습니다. 그러나 이 서평은 전적으로 제 의견임을 밝힙니다.
YES마니아 : 골드 t****3 2021.03.2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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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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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 쉽게 다스리는 방법은 공포일 것이다. 권력자의 말을 벗어나 특정한 일을 작위 또는 부작위를 했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있다면, 지배자는 쉽게 사람들이 따르는 특정한 질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법은 어떤 사회에서든 공포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일단 ‘법’이 갖고 있는 권위 자체를 두려워한다. 법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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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가장 쉽게 다스리는 방법은 공포일 것이다. 권력자의 말을 벗어나 특정한 일을 작위 또는 부작위를 했을 때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공포가 있다면, 지배자는 쉽게 사람들이 따르는 특정한 질서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법은 어떤 사회에서든 공포의 대상이었다. 사람들은 일단 이 갖고 있는 권위 자체를 두려워한다. 법이란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고민하기 이전에, 법이란 것 자체와 섞이기를 원치 않는다. 이는 공동체가 자신이 보호받을 수 있는 가능성을 느끼기 보다는 법이란 이름으로 누군가가 불이익을 당한 것을 많이 봤기 때문일 것이다. 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사람들이 고민하기 이전에, 현실에서 법이 폭력의 형태로 실행되는 것을 많이 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에도 법에 대한 우리의 인식은 대개 여기서 멈춰져 있지 않았나 싶다. 법의 본질을 고민하기 이전에, 사회에서 법이 실행되는 것에만 사람들이 고민하는 것 말이다.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도구가 됐든 불의를 합리화하기 위한 도구든. 법이란 것의 양태 혹은 속성에 대한 고민보다 우리 사회에서 표면적으로 법이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보고, 법을 두려워하든 아니면 싫어하든 한다. 법이 어떻게 작동하고 있는지, 그리고 법이란 것이 본질적으로 어떤 속성을 갖고 있는지를 고민할 능력이 없기에, 우리는 법을 활용하는 사람들에 의해 계속해서 똑같은 문제의 주위를 멤돌 뿐이다. 철이 갖고 있는 속성을 모르는 사람들은 철을 단순히 간단한 농사용 도구나 병기계로 만들어 쓸 뿐이다. 건물을 짓든 기계를 만드는 것과 같은 것들을 이들은 상상할 수 없다. 법에 대해 갖고 있는 문제가 바로 이와 같은 것이 아닐까. 우리는 법을 너무 단순한 수준에서만 알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이 법을 두려워하는 데에는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고도로 논리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들의 사상이 쌓여서 만들어 진 것이 오늘날의 법이다. 과거의 사람들이 법을 경외하는 데에는 법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학습의 시간이 없었기 때문이다. 반면 과거와 달리 오늘날의 사람들은 교육을 받았더라도, 고도의 생각을 모두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공포와는 다른 결의 문제인 능동적이고 적극적으로 반지성적·반이성적이기에 법을 무시하고 혐오하기도 한다.

어쨌든 법에 대한 공포에 사로잡혀 지배를 당하든, 법을 혐오하는 마음을 갖든, 사람들이 법의 본질 알지 못하는 사람들은, 법의 시스템 안에서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지 못해 똑같이 지배를 당한다. 이번에 읽은 책 법철학은 법을 조금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은 생각 때문에 펴게 됐다. 나 또한 기자 시험을 준비하며 별칭이 붙은 법을 외우기도 하고, 00법이 개설돼야 한다는 논지로 글을 쓰기도 했다. 하지만 법을 많이 외우고 또 이를 활용한다는 데서 오는 익숙함이, 법을 깊이 안다는 것과는 다른 문제가 아닌가. 그저 익숙한 것을 잘 알고 있다고 판단하기에, 오히려 더 많은 실수를 할 수도 있는 게 아닌가(나는 한 때, 민주주의를 제대로 공부하고 있고 직접 민주주의를 구현을 외치기도 했다. 돌아보면 얼마나 위험하고 무식한 발언이었는지 싶다).

이 얇은 책이 법에 대해 줄 수 있는 통찰이란 한계가 있는 것이겠으나, 지구가 어떻게 생겼는지 모르는 조선인의 입장에서는 손바닥만한 세계지도 또한 필요하지 않을까. 이 책이 앞으로 법을 올곧게 그리고 제대로 볼 수 있는 나를 만드는 데, 그런 소축적 지도가 돼 주지 않을까 싶다.

 

법철학 입문으로서의 첫 책

 

소축적 지도를 보고 있으면서 대축적 지도의 정보성을 요구하는 것은 아무래도 무리한 요구일 것이다. 하지만 소축적 지도를 보면서 그 지도 전반의 짜임새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 지나치게 어느 한 지역만 지나치게 정보값이 높고 다른 곳은 그렇지 않아, 전반적인 윤곽을 잡을 수 없다면? 아니면, 이런 것인지도 모르겠다. 나는 소축적 지도조차 볼 수 없는 눈을 가진 게.

법을 전공한 사람들은 법철학과 관련해 밀도 있게 압축된 텍스트를 읽고 싶어 이 책을 살 것이다. 나머지 사람들은 그야말로 법에 대한 추상적인 고민을 조금 더 구체화하기 위해서 이 책을 구매할 것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책은 다소 후자의 사람들을 괴롭게 하는 부분이 있다. 법철학과 관련해 다양한 텍스트를 섭렵하지 못한 사람들은 법철학과 관련된 흐름 자체를 알지 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00에 따르면 ~ ”이라는 설명이 과연 잘 이해가 갈까. 법철학을 다루는 학계에 어떤 사람이 있는지도 모르고, 학자들이 어떤 분야에서 심층적 고민을 했는지 모르며, 특정 학계의 방향 또한 알 수 없는 사람들에게, 이 같은 설명 방식은 책의 내용에 대한 생각의 흐름을 끊기게 할 수 있다. 이는 군대의 자도 모르는 훈련병에게 군대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설명하는 것이나 수포자에게 수학을 외워서 공부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낼 수 있다.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 전혀 없는 사람에게, 이 같은 설명 방식은 기계적 사고를 강요하며 스스로 무엇이 합리적인지에 고민할 기회를 잃게 한다. , 권위자에 의해 주입된 설명은 시민들이 법철학이란 분야의 윤곽을 입체적으로 잡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초반 부분, 즉 로크·루소와 같은 사람들의 부분이 나왔을 때에는, 그렇게 어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법실증주의와 관련된 2장에서는, 솔직히 어떤 것을 중점에 두어 이 책을 이해해야 하는지를 몰라, 기계적으로 텍스트를 읽어 나갔다. 물론, 다른 장에서 이와 같은 생각이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이 책의 각 챕터들은 저자가 선장한 질문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간느 방식이다. 가령, “법이란 무엇인가?” “권리와 정의란 무엇인가?” “법만 들여다 본다고 법을 이해할 수 있는가등이다. 이 같은 질문들은 상당히 중요하지만, 그 이전에 법철학에 대한 전반적인 흐름 자체를 알 수 있는 장이 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질문 이전에 그것이 등장하게 된 역사적 배경이 있어야, 사람들은 그 질문의 맥락을 보다 입체적으로 파악하며, 해당 질문의 내용과 법철학의 흐름이란 두 마리 토끼의 맛을 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은 너무나 축약돼서인지, 법철학 자체의 윤곽을 볼 수는 없었다.

그러나 이 책은 법철학을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 그렇게 나쁜 책만은 아니다. 법에 대한 사람들의 고민이 어떠한 역사성을 띠고 현재의 단계에 이르렀는지는 알 수 없었다. 법철학의 분야에 관한 흥미로운 주장들을 나는 이 책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로널드 드워킨이라는 법학자를 알게 된 것이다. 과거 미지북스라는 춢판사에서 로널드 드워킨의 자유의 법이란 책을 구매했는데, 너무 빡세 보여서 아직까지 못 읽고 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로널드 드워킨이 기존의 법철학의 조류에서 어느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그가 고민하고 있는 법에 대한 윤곽을 잡을 수 있었다.

나아가 더욱 흥미로운 점은, 법철합이라는 게 법이라는 영역 안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 이었다. 이 책 법철학은 어쩌면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법에 대해 폐쇄적이었던 생각은 열렸다. 단순히 법이란 것이 하나의 그 자체만의 합리성을 바탕으로 국회를 통해 생산되고, 사법부에서 처리되는 게 아닌, 법이 얼마나 세상의 변화에 따라 가변적인 것인지를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리고 갑작스럽기도 했다. 법철학을 논하는데 있어 하버마스나 자크 라캉, 미셸 푸코 그리고 페미니즘 같은 사상이 등장할 줄은 말이다. 법이란 범주 안에서 찾을 수 있었던 지식인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다들 사회학 혹은 문화학 쪽에 속할 인물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이 사람들의 사상이 법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 알 수 있었고, 법이란 것이 사회와 어떠한 방식으로 상호작용을 하는지 알 수 있었다.

솔직히 너무 첫 술에 배부름을 느끼려고 했던 게 아닌지 싶다. 나는 정말 법철학이라는 것을 한 번도 공부해보지 못했다. 그냥 이 책을 한 번 읽었을 뿐이다. 단순히 법철학을 압축한 책을 하나 읽고, 법철학 전반에 대한 통찰을 얻고자 한 것은,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값싸게 지식을 얻으려고 했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하지만 나는 이 책을 한 번 더 읽어보고 싶다. 기본적으로 얇은 책이고, 법과 간련된 핵심적인 질문들이 요약돼 있어, 돌아보니 충분히 소축적 지도로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그럼 이 책을 보내준 교유서가 담당자님께 감사한다.

 

이 책의 주옥같은 문장들

 

[법 실증주의]

켈젠에 따르면, 규범에는 있어야 하는 것이나 일어나야 하는 것, 특히 누군가가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해야 하는 것이 포함된다. 어떤 규범이 효력을 갖기 위해서는 또다른 규범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 그리고 규범 역시 법체계 내에서 그보다 상위에 있는 규범으로부터 권한을 부여받아야 한다. 켈젠은 철저한 상대 주의자였다. 그래서 여기 아닌 다른 어딘가에가치가 실재한다는 생각을 거부했다. 켈젠이 보기에, 모든 규범은 문제되는 개인이나 집단에 따라 상대적이다.

사회의 질서는 어떤 행위가 합법인지 불법인지를 결정하는 규범들을 국가가 제정함으로써 촉진된다. 켈젠에 따르면, 이러한 규범들을 위반하면 제재가 부과된다. 그러므로 제재를 규정한다는 점에서 법규범은 여타의 규범들과 구분된다. 법체계의 토대에는 국가의 강제가 있으며, 규범의 배후에는 폭력의 위협이 도사리고 있다.

켈젠이 생각하는 법체계란 상호 연관된 규범들의 연쇄로서 가장 일반적인 당위’(: 제재는 헌법에 합치되게 부과되어야 한다)로부터 가장 특수하거나 구체적인당위(: 찰스는 카밀라와 체결한 계약에 따라 카밀라의 잔디를 깎아야 한다)로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이러한 위계적 체계에서 각 규범의 효력은 또다른 상위의 규범으로부터 도출된다. 즉 모든 규범의 효력은 궁극적으로 근본규범에서 나오는 것이다.

이처럼 개별 규범의 효력이 더 높은 규범에 의존하고, 더 높은 규범은 다시 더욱더 상위에 놓인 규범에 의존하다보면, 결국에는 더 이상 올라갈 수 없는 지점에 도달하게 된다. 이것이 바로 근본규범이다. 한 국가의 헌법을 포함한 모든 규범은 이 근본규범에서 출발하여 구체성의 정도를 높여나간다. 근본규범의 효력은 (그 정의상) 다른 규범에 의존할 수 없으므로, 이를 미리 상정하지 않을 수 없다. 켈젠에 따르면, 이러한 가정이 없이는 법질서를 이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근본규범은 존재하기는 하지만, ‘법률가의 의식속에서만 존재할 뿐이다. 바로 이러한 가정을 통해 법학자나 법관, 변호사는 법체계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가정은자의적으로 수립되는 것이 아니라, 전체 법질서가 대체로(사람들의 실제 행동이 법질서에 부합한다는 사실을 뜻하는)” 실효성을 가지는지 여부와 관련된다. 즉 전체 법질서의 gfur은 실효성에 의존한다. 달리 말해, 근본규범의 효력은 또다른 규범이나 법의 지배에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순수성이라는 목적을 위해 가정된 것일 따름이다. 그러므로 근본규범은 하나의 가정, 즉 완전히 형식적인 개념이다. 79 ~ 81pp

 

켈젠은 근본규범을 전제하는 까닭은 근본규범이 두 가지 주된 기능을 갖기 때문이다. 첫째, 근본규범을 통해 강도의 요구와 법의 요청을 구별할 수 있다. 즉 근본규범이 있어야 강제적 질서를 객관적으로 유효한 질서를 생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둘째, 근본규범을 전제하면 법질서의 정합성과 통일성을 설명할 수 있다. 즉 근본규범을 통해 모든 유효한 법규범들을 모순 없는 의미의 장으로 해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켈젠은 순수법학에서 근본규범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강제행위는 역사상 최초의 헌법 및 그 헌법에 따라 제정된 규범들에 규정된 조건과 방식에 따라 실행되어야 한다. (요컨대, 누구나 헌법에 규정된 바에 따라 행위해야 한다)”

근본규범은 순전히 형식적인 개념으로서 구체적인 내용을 전혀 담고 있지 않다. 켈젠에 의하면, 법규범은 인간의 행위라면 어떤 것이라도 그 규율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따라서 실정 법질서의 효력은 그 질서에 속하는 규범들의 내용만을 문제삼아 부인할 수는 없다.

켈젠에 따르면, 전체 법질서가 실효성을 가져야만 해당 법질서 내의 모든 규범이 효력을 지닐 수 있기 때문에, 법질서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해당 법질서가 일반적으로 준수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켈젠은 순수법학에서 이 점을 다음과 같이 단도직입적으로 언급한다. “대체로 실효적인 강제적 질서는 모두 객관적으로 효력이 있는 규범적 질서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잘 납득이 가지 않는다. 사람들이 실제로 법을 지키는지 지키지 않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다는 말인가? 법이 대체로 실효성을 가지는지를 어떻게 확인할 수 있는가? 법질서가 실효성을 가지는지 여부는 경험의 문제, 즉 우리가 직접 관찰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순수법학을 기치로 내세우는 켈젠은 그러한 사회학적방법을 거부하지 않았던가.

또 켈젠은 법이 실효적일 수 있는 이유(: 법의 합리성, 법의 선한 속성 등)에 관한 어떠한 고려도 거부한다. 법질서가 효력을 갖기 위해 그 법질서의 근본규범이 실효성을 가져야 한다는 말은, 근본규범이 대체로 준수되지 못하는 체계에는 법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 된다. 이러한 현상은 혁명이 성공한 이후에 나타난다. 켈젠에 따르면, 기존의 근본규범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고 혁명 정부가 제정한 새로운 법들이 실효성을 가진다면, 법률가들은 이제 새로운 근본규범을 상정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근본규범은 헌법이 아니라, 변화된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는 가정이기 때문이다. 83 ~ 85pp

 

[로널드 드워킨: 법은 도덕과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법의 해석적 차원은 드워킨 법이론의 근간을 이룬다. 드워킨은 법과 도덕은 서로 분리될 수 없다고 주장하며, 양자의 분리를 주장하는 법실증주의자들을 비판한다.

따라서 드워킨은 보기에, 법을 구성하는 요소에는 오로지 규칙만 있는 것이 아니라 규칙이 아닌 기준도 포함된다. 판결하기 어려운 사안을 맡은 법관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이러한 (도덕적 정치적) 기준들, 즉 원리와 정책을 논거로 삼게 될 것이다. 결국 드워킨 의 법철학에는 법 원리와 도덕 원리를 구별 짓는 승인규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도덕과 정치를 고려하지 않고서는 법이 무엇인지를 결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드워킨은 법적 논증을 이해하는 방식은 한 차례 변화를 겪는다. 1970년대 드워킨은, 법실증주의자들이 법이 무엇인지를 확인한느 방식으로는 법에서 원리가 가지는 의의를 제대로 설명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1980년대의 드워킨은 더욱 급진적인 주장을 제기한다. 즉 법은 본질적으로 해석적 현상이라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두 가지를 전제한다. 첫 번째 전제는, 구체적인 사안에서 법이 무엇을 규정하는지를 확인하려면 해석적 논증의 형식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예컨대 기레기가 소문을 그러모아 쓴 기사에 의해 나의 사생활의 비밀과 자유가 침해되지 않도록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은 특정한 해석을 통해 내린 결론이다. 두 번째 전제는, 해석은 항상 가치평가를 수반한다는 점이다. 이러한 생각이 롷다면, 법과 도덕의 분리를 주장하는 법실증주의자들은 크나큰 실의에 빠지고 말 것이다.

드워킨에 따르면, 판결하기 어려운 사안을 맡은 법관은 원리를 기초로 판단한다. 이러한 원리에는 해당 공동체에 속한 정치적 제도와 결정의 체계에 고나한 최선의 해석이 무엇인지를 법관이 나름대로 이해한 내용도 포함된다. 법관은 이렇게 물어야 한다. ‘나의 판결에 법체와아 정치체계 전체를 뒷받침하는 최선의 도덕 이론의 일부가 될 수 있을까드워킨에 의하면, 모든 법적 문제에는 단 하나의 정답이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법관은 정답을 찾아낼 의무를 진다. 법관이 찾은 해답이 정답이라면, 그 해답에 법관이 속한 사회의 제도적 역사와 헌법적 역사에 가장 잘 부합하고 도덕적으로 뒷받침된다는 점에서 그렇다. 법적 논증과 분석은 법 실무에 도덕적 의미를 최대한 부여하고자 하는 시도이기에 해석적인 것이다.

드워킨은, 법이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고, 이를 토대로 법실증주의를 논박한다. 권리는 공공복리를 비롯한 다른 고려 사항들보다 훨씬 중요하다. 판결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한 결론이 법관의 개인적 소신, 직관, 폭넓은 재량 등에 의해 좌우된다면, 개인의 권리는 심각하게 위축되고 말 것이다. 이렇게 되면 개인의 권리는 공동체의 이익보다 후순위로 밀려날 수도 있다. 이와 달리, 드워킨은 개인의 권리를 법의 일부로 인정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결국 드워킨은 법실증주의자들보다 개인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는 데 더욱 적합한 이론을 구성해낸 것이다.

드워킨은 관행주의와 실종주의를 싸잡아 비판한다. 관행주의자들은 법이 사회적 관행에 기초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맥락에서 사회적 관행을 곧 법적 관행으로 본다. 다시 말해 관행주의자들이 보기에, 법이란 특정한 관행(: 상급법원 재판에서의 판단은 해당 사건에 관하여 하급심을 기속한다는 관행)을 중수하는 것이 지나지 않는다. 또 관행주의자들은 법을 불완전한 것으로 이해한다. 즉 법에는 법관이 자기가 선호하는 가치들로 채워야 할 흠결이 존재하기 때문에, 법관에게는 폭넓은 재량이 인정된다고 한다.

드워킨의 비판에 따르면, 관행주의자들이 법을 이해하는 방식으로는 입법 과정을 설득력 있게 설명하지 못하며 개인의 권리를 충분히 보호하지도 못한다. 드워킨은 법을 통합성으로 이해하기 때문에, 법관의 일이란 자신의 도덕적 신념이나 정치적 신념, 혹은 입법자나 다수의 유권자가 동의할 것 같은 신념을 표명하는 것이 아니라, 법을 연재하는 것으로 새겨야 한다. <법의제국에서 관련 부분을 읽어보자.

법관은, 다른 법관들이 관련 문제가 다루어진 (자신이 맡은 사안과 완전히 동일하지는 않으나 유사한) 사안을 판결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법관은 자신과 다른 법관들이 내리는 판결을 하나의 기나긴 이야기의 일부로 여겨야 하며, 자신이 이 이야기를 해석을 통해 이어나가야 한다는 점을 받아들여야 한다. 이러한 연재 과정에서 법관은 법이라는 이야기를 더할 나위 없이 훌륭하게 전개시킬 방도를 스스로 결정하게 된다.” 103 ~ 105pp

 

드워킨은 자신의 법이론이 핵심 요소로 문학적 해석과의 유사성을 든다. 드워킨에 따르면, 예술 작품을 해석하려고 할 때 우리는 그것을 특이한 방식으로 이해하고자 한다. 즉 우리는 책, 영화, , 그림을 정확하게 표현하고자 하며, 구성적 방식을 통해 작가의 의도를 할 수 있는 한 밝혀내고 싶어한다는 것이다.

드워킨에 따르면, 법을 다룰 때에도 해석이 필요하다. 법관은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를 해석하는 사람과 같다. 법관은 사법의 전통을 부정하기보다는 계승하는 것이 자신의 의무임을 받아들인다. 따라서 법관은 자신의 소신과 직관에 따라 사법의 전통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자신의 의무에 해당하는 가장 구성적인 해석론을 전개해나간다. 그렇기 때문에 법관을 작품을 연재하는 소설가로 여길 필요가 있다. 소설가는 연작 소설의 새로운 부분을 써나가야 하고, 다른 동료 소살가가 그다음 부분을 이어 써나가게 된다 소설가들은 저마다 자기가 맡은 부분을 작성하려고 애쓰면서도 이미 작성된 부분을 토대로 소설을 이어가고자 노력하기 때문에, 그 결론은 궁극적으로 정합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소설가는 작품을 집필하면서 인물, 줄거리, 주제, 장르, 개략적인 목적 등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소설가는 작품을 이어 쓰는 과정에서 그 의미를 발견하려고 애쓰고, 또 이를 가장 잘 뒷받침하는 해석을 찾고자 힘쓸 것이다.

드워킨에 따르면, 법이란 해석적 개념에 해당한다. 법관들은 일반적으로 사법적 관행을 폐기하기보다 지속해야 할 의물르 인정한다. 따라서 법관들은 자신의 소신과 직관에 따라 사법적 간행에서 벗어나지 않은 채 자신의 의무에 해당하는 최선의 해석론을 발전시켜나가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어떤 작품을 쓴 소설가가 의도한 실제 의미가 무엇인지를 두고 나와 당신의 의견이 서로 다를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법관들도 사법적 관행의 측면에서 가장 타당한 해석이 무엇인지에 대한 견해가 저마다 다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주목할 점은, 작가의 의도는 작품에 가장 구성적인 해석을 부여하기 위해 생각해볼 수 있는 수단들 가운데 하나에 불과하다는 점을 드워킨이 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구성적인 해석이 항상 또는 본질적으로 작가의 의도에 대한 해석에 해당한다는 주장 역시 드워킨의 생각과는 거리가 멀다. - 113 ~ 115pp

 

통합성으로서의 법은 법과 법적 권리를 전적으로 수용하는 이념이다. 이러한 이론의 전제는, 법적 제약들이 단순히 예측 가능성이나 절차적 공정을 제공함으로써 혹은 여타의 도구적 방식을 통해 사회에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체를 더욱 진정한 공동체로 발전시키고 공동체에서의 정치적 권력 행사의 도덕적 정당성을 제고하는 일종의 평등을 구성원들 간에 보장함으로써 사회에 기여한다는 점이다. 통합성으로서의 법을 전제하면, 권리와 의무는 사법부가 과거에 내린 결정을 통해 확인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법적 권리와 법적 의무로 인정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은 종전의 재판에서 그러한 권리와 의무가 명시적으로 인정도니 경우뿐만 아니라, 재판에서의 논증의 전제가 되는 개인적 도덕과 정치적 도덕에 관한 원인들로부터 그러한 권리와 의무가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드워킨에 따르면, 통합성을 정치적 가치로 인정하지 않는 사회에서의 그 사회의 강제력 행사를 정당화할 수 없다. 정치적 가치로서의 통합성을 통해 폭력을 독점함으로서 행사할 수 있는 도덕적 권한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합성을 통해 편파, 사기, 부패를 막을 수도 있다. 통합성을 전제해야 법을 원리의 문제로 이해할 수 있고,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을 평등한 존재로 대우할 수 있다. 요컨대, 통합성이란 자유주의에 기초한 사회와 법의 지배의 핵심을 이루는 가치들의 결합이다.

사람들은 왜 법이 중요하다고 여기는가? 우리는 법을 준수하는 사회를 존중하는 까닭은 무엇인가? 특히 법치국가들에서 특징적으로 나타나는 정치적 가치들을 준수하는 사회를 우러러보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는 정부의 효율성도 칭송받을 가치에 해당하지만, 합법성을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가치가 훨씬 더 중요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법의 도덕적 정당성에 대한 관심은 드워킨의 법철학을 구성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이러한 법의 도덕적 정당성은 대체로 공동체나 연대감이라는 다소 불명확한 개념에 의존한다.

어느 정치 사회가 통합성을 받아들이게 되면, 이 사회는 특수한 형태의 공동체가 된다. 왜냐하면 이러한 정치 사회는 강제력을 행사할 수 있는 도덕적 권위를 갖기 때문이다. 통합성을 통해 국민들은 서로 돕고 의지하게 되며, 연대감에 따른 의무가 중요하다는 점을 인정하게 된다. 어떤 공동체가 그저 단순한 공동체에 머물지 않고 참된 공동체가 된다면, 그러한 공동체의 사회적 관행은 진정한 의무를 산출한다. 이것이 가능하려면, 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자신의 의무를 특별한 의무이고, 개인적 의무이며, 모두의 복지를 위한 동등한 배려를 토대로 한 의무인 것으로 여겨야 한다. 이러한 네 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단순한 공동체의 구성원들은 참된 공동체의 의무를 획득하게 된다. - 119 ~ 120pp

 

[권리와 정의]

인권의 역사에도 세대 구분이 가능하다. 1세대 인권은 주로 시민적 권리와 정치적 권리, 즉 소극적 권리들로 구성되는데, 특히 17~18세기를 지나면서 홉스, 로크 밀과 같은 영국의 정치학자들이 1세대 이권의 발전에 앞장섰다. 1세대 인권이 소극적 권리로 불리는 까닭은, 이러한 권리를 가지는 개인의 자유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국의 수정 헌법 제1조가 좋은 예이다. 이 조항에 따르면, 개인이 가지는 표현의 자유는 법률로도 제한할 수 없다.

2세대 인권에 이르면 경제적 권리, 사회적 권리, 문화적 권리와 같은 적극적 권리들이 부각된다. 여기에는 교육받을 권리, 굶주리지 않을 권리,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권리 등이 포함된다. 3세대 인권으로 접어들면, 집단적 권리들이 중요해진다. 이러한 조짐은 세계인권선언28조에서 엿볼 수 있다. 이 조항에 따르면, “사람은 누구나 세계인권선언에 규정된 권리와 자유가 온전히 실현될 수 있는 사회적 및 구체적 체제에서 살아갈 자격을 가진다.” 이러한 연대의 권리들에는 사회적·경제적 발전을 누릴 권리, 지구나 지구 바깥의 자원을 함께 누릴 권리, 과학이나 기술에 관한 정보를 공유할 권리, 깨끗한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 평화에 대한 권리, 재난을 당한 경우 인도적 원조를 받을 권리 등이 포함된다. - 138pp

 

공정으로서의 정의를 처음 접하면 새로운 것 하나 없는 뻔한 생각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롤스는 공리주의로 정의가 무엇인지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 사회의 행복이 불평등을 통해 극대화되는 것이 확실하다 해도 불평등을 지지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처사라고 주장한다. 롤스에 따르면, 행복은 이익과는 상관이 없으며, 오히려 행복은 자존감과 같은 사회적 기본 가치와 관련을 맺는다. 특히 정의의 문제는 행복의 문제에 앞선다고 롤스는 생각한다. 즉 오로지 어떤 쾌락이 정의롭다고 여겨지는 경우에만 그러한 쾌락이 가치 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렇게 정리해볼 수 있다. 공리주의자들이 무엇이 좋은지를 기초로 무엇이 옳은지를 정의한다면, 롤스는 그와 반대로 무엇이 좋은지보다 무엇이 옳은지가 먼저 던져야 할 질문이라고 보는 것이다. - 161pp

 

롤스는 중첩적 합의라는 개념을 제시했고, 이를 추구하기 위해 자신이 제시한 정의의 원리들을 여러 이익과 가치가 서로 충돌하는 다원주의적이고 민주적인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정치적 합읠르 이룰 수 있는 조건으로 상정했다. 롤스의 정치적 자유주의에 따르면, 국가가 공동체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도덕적 신념이나 종교적 신조를 마련하는 경우에는 중첩적 합의가 가지는 의미가 퇴색될 수도 있다. 그렇지만 롤스는 공동체의 정의감이 국가의 공익에 대한 해석보다 우세할 것으로 본다. - 171pp

 

 

b*****g 2021.03.2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리뷰) 법철학
"(리뷰) 법철학" 내용보기
법은 항상 정의로운가? 법과 정의, 도덕, 권리는 어떻게 다른가? 법은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반영하는가? 법은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일 수 있는가? 아니면 법은 도덕적 가치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법의 중립성과 객관성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법이 보편타당한 공리주의적 규범들의 집합체라면 소수민족, 극빈층, 장애인, 동물 들의 권리를 얼
"(리뷰) 법철학" 내용보기

법은 항상 정의로운가? 법과 정의, 도덕, 권리는 어떻게 다른가? 법은 당대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를 반영하는가? 법은 중립적이거나 객관적일 수 있는가? 아니면 법은 도덕적 가치와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법의 중립성과 객관성은 공염불에 지나지 않는 것인가? 법이 보편타당한 공리주의적 규범들의 집합체라면 소수민족, 극빈층, 장애인, 동물 들의 권리를 얼마나 충분히 반영하고 있을까? 경제적 평등, 정치적 평등, 성 평등, 인종 차별 철폐와 같은 것들은 법의 테두리 안에서 충분히 보호받고 있는가?

 

위와 같은 질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일반 사람들뿐만 아니라 사회학자, 법학자, 위정자들의 해석은 제각각이고, 보편타당성을 찾아 법을 제정하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님을 입법 기관인 국회의 정치판에서 낱낱이 드러남을 알 수 있다. 또한, 시간과 공간의 한계성이 있는 것도 분명한 사실이다. 과거 노예제도나 남성 위주의 정치가 당연시되던 것이 현대에는 법과 제도적으로 사라지고, 영국에는 이미 사라진 인종차별 금지법이 얼마 전까지 남아공에서는 법으로 규정되어 있었던 사례들은 인류사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면 과연 법의 보편타당성이란 존재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가 없다.

 

시대가 흐름에 따라 기술과 의학의 발전으로 인류의 사회활동 영역이 변화하고 다양한 경험과 선택의 폭이 넓어짐으로써 야기되는 도적, 윤리적 문제들이 법률의 변화를 촉진하고 있다. 생명 연장의 의사결정권이 없어진 환자의 안락사를 허락하는 것을 법으로 인정할 것인가? 여성 인권단체의 낙태 금지법 철폐 요구 등 사회적 통념에 반하는 비현실적인 법들을 과거의 도덕적 통념이나 특정 종교적 신념에 따라 유지할 것인지 개정할 것인지 하는 선택의 문제들이 비일비재한 것이 현실이다.

 

법에 의해 불의가 정당화될 수 있는가? 법전은 다양한 인간사를 전부 담아낼 수 없다. 법관은 법전의 해석과 과거 판례에 따라 안전한 판결을 하려고 한다. 그런 과정에서 법관은 정답을 찾아낼 의무를 갖는다. 그 정답은 사회의 제도적 역사와 헌법적 역사에 가장 잘 부합하고 도덕적으로 뒷받침되어야 한다. 법전이나 과거 판례가 없는 경우 법관의 개인적 의도가 판결에 포함될 수밖에 없다.

대법관이나 헌법재판소의 정치적 성향에 따라 판결이 결정되는 것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극히 소수 법관들의 선택이 다수의 의견은 무시된 채 특정 정치 세력에 부합하는 결정으로 고귀한 생명권 박탈로 이어졌던 과거의 쓰라린 역사가 마음 한구석을 아프게 한다. 정치적 성향이 없는 인공지능이 판결을 내리는 미래가 오히려 더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드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책 '법철학'은 정의, 도덕, 권리와 법의 연결고리를 법학자와 철학자들의 이론과 사상적 논증들을 다양한 시각에서 엮어냈다. 법이라고 불리는 것의 정체는 무엇인고 자연에 따라 보편적인 도덕 원리들의 집합으로 구성되는 것이 법인가? 아니면, 법이란 대체로 인간이 제정하는 유효한 규칙, 명령, 규범을 한데 모아놓은 것에 불과한가? 법의 특유한 목적에는 개인의 권리 보장, 정의 구현, 경제적 평등, 정치적 평등, 성 평등 같은 것들이 포함되는가? 법을 사회적 맥락에서 떨어뜨려놓은 채 이해할 수 있는가? 등 법이라는 개념이 지닌 의미를 다양한 학자들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법과 철학의 만남이라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아 집중력이 흐려지긴 했지만 법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기회가 되었던 것 같다.

 

법체계가 바로 서 지 않으면 공동체에 크나큰 혼란을 야기한다. 기득권이나 권력, 사회악으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약자와 피해자들이 가장 신뢰해야 할 법으로부터 지켜지지 않는다면 생명과 자유를 누릴 권리는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인공지능, 생명공학, 유전공학, 자율 주행 기술의 발전으로 과거에 경험하지 못한 사회적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과 법적 해결의 복잡성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법률에 규정할 수 없는 사회현상을 이해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법철학적 고민, 도덕과 정의를 재해석하는 토론과 사회적 공감대가 지속되어야 한다.

e********g 2021.03.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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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의 개념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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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레이먼드웍스교유서가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막연히 지켜야할 당위라는 성격만이 떠오른다. 법이라는 개념의 범위는 넓지만 그 안에서 법에 대해 생각한 적은 없다. 교과서적 단편적 지식들로 자연법과 법실증주의 그리고 권리와 정의 등을 연상할 수 있더라도 법을 중심으로 학문적, 철학적 의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법의 세부 조항이 아닌 법 그 자체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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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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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유서가

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막연히 지켜야할 당위라는 성격만이 떠오른다. 법이라는 개념의 범위는 넓지만 그 안에서 법에 대해 생각한 적은 없다. 교과서적 단편적 지식들로 자연법과 법실증주의 그리고 권리와 정의 등을 연상할 수 있더라도 법을 중심으로 학문적, 철학적 의식의 지평을 넓히는 것은 어려울 것이다. 법의 세부 조항이 아닌 법 그 자체의 본질은 무엇이며 어떠한 역사적 논의를 통해 법철학이 구축되어 왔는지에 대해 가장 정확한 답이 이 책 법철학 에 있다. 교과서와 전문지식 사이의 거리감을 좁혀주고 성인들의 지적 갈증을 쉽게 해소해주는 교유서가의 첫단추 시리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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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에 대한 논의를 위해서는 자연법사상에서 출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키케로는 참된 법이란 "보편적으로 적용되고, 변하지 않으며, 영원한 효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자연법에 대한 상세한 개념이 토마스 아퀴나스에 의해 설명된다. 그는 영원법, 자연법, 신법, 인정법으로 구별하며 자연법을 신의 섭리의 일부로 본다. 근대사상가인 홉스, 로크, 루소는 사회계약의 개념으로 자연법을 말한다. 자연법은 이후 실정법에 자리를 내어주지만 내적 도덕성을 중시한 존풀러나 좋은 삶의 개념을 연관시킼 피니스 등에 의해 현재 존립한다. 이후 많은 법적 딜레마에서도 실증주의적 견해를 넘어서는 자연법의 개념이 있기에 인간의 존엄성이 구체화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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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는 법실증주의에 대해 다루는데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현대 정착된 법개념의 중심이며 이어 드워킨의 반론을 이해하기 위해 핵심적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법은 명령이라는 벤담과 오스틴, 사회적규칙이라는 허버트 하트, 근본규범이라는 한스 켈젠, 마지막으로 사회적 사실이라는 조셉라즈의 견해는 법실증주의는 역사적으로 다각도로 다룸과 동시에 법실증주의라는 기념을 공고히한다. 그러나 드워킨은 법과 도덕은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는 입장으로 이들을 반박한다.

법실증주의자라고 해서 악법도 법이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할 필요는 없다(법실증주의자들이 이러한 입장을 지지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많다). 오히려 오스틴과 벤담은 더 나은 변화를 위해서라면 악법을 지키지 않아도 된다고 인정한 바 있다.(56쪽)

켈젠은 ‘순수한(pure)’ 법학을 통해 법의 도덕적·사회적·정치적 기능과 같이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없는 것들을 배제한다. 켈젠이 보기에, 법의 목적이란 하나밖에 없다. 그것은 폭력의 독점화(monopolization of force)이다.(79쪽)


드워킨의 이론에서 가장 관심있게 읽은 내용은 '문학으로서의 법'이라는 부분이다. 법의 해석적, 구성적 차원을 들여다보는 시도에서 문학이라는 개념을 접목시켜 이해를 도운 점이 인상적이었다.

다음으로 법철학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인 권리와 정의에 대해 심도있게 다룬다. 특히 정의에 대해 시각적으로 구체화된 정의의 여신이 사진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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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팔저울은 정의를 구현하는 중립과 공평을 상징한다. 16세기에 이르면, 예술가들은 테미스에게 눈가리개를 씌움으로써 정의가 외부의 압력에 굴하지 않는다는 점을 부각시켰다(14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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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에 대해서라면 존 롤즈를 지나칠 수 없다. 정의론이라는 명저로 정의를 사회체계의 1덕목으로 삼는 그는 윤리학과 법철학에 지대한 기여를 했다. 롤즈 이론의 정의의 원리를 법철학에 기반에 다시금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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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법과 사회를 통해 여러 학자들의 견해를 소개하고 비판적 법이론을 통히 균형적 관점을 제시한다. 이 책은 법에 대해 의견과 태도의 개입없이 단순히 지켜야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온 법에 대한 개념을 지적으로 확장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된 책이다. 주로 법철학의 내용을 중심으로 소개하였지만 법 추구하는 바가 좋은 삶에 초점이 맞춰졌기에 삶의 긍정적 방향을 생각해보는 지점도 있었다.

#법 #법학 #철학 #첫단추시리즈 #학문

도서협찬


w*****e 2021.03.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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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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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법학서적 따위를 읽는가> 시리즈(11) 법철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 - 법철학이라면 으레 헤겔이 먼저 떠오른다. 그의 철학에서 법철학이 어떤 위상을 갖는지에 대한 논쟁은 있지만, 1821년에 발표한 <법철학요강> 이후로 ‘Rechtsphilosophie'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었으니, 그것은 자연스런 현상일 테다. 그런데 헤겔의 법철학 외에도 다양한 법철학 서적을 확인할 수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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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법학서적 따위를 읽는가> 시리즈(11) 법철학이란 어떤 학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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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이라면 으레 헤겔이 먼저 떠오른다. 그의 철학에서 법철학이 어떤 위상을 갖는지에 대한 논쟁은 있지만, 1821년에 발표한 <법철학요강> 이후로 ‘Rechtsphilosophie'라는 용어가 일반화되었으니, 그것은 자연스런 현상일 테다. 그런데 헤겔의 법철학 외에도 다양한 법철학 서적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외국 서적으로 ’구스타브 라드브루흐‘와 ’아르투어 카우프만‘, ’쿠르트 젤만‘, ’마틴 골딩‘의 저서를 거론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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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은 철학의 한 갈래라고 라드브루흐가, 그리고 카우프만이 그랬다. 심지어 카우프만은 법학의 일부분이 아니라고 딱잘라 말했다. 근대를 전후해서는 법의 본질을 다룬 학자들이 대체적으로 유명한 철학자들이긴 했지만, 오늘날 법철학 저서를 쓰고 있는 학자들은 대부분 법학자들이 아닌가, 이 점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참고로 독일에서는 전통적으로 형법을 가르치는 학자가 법철학 강의를 맡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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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철학을 철학의 일부로 보고 접근해보자. 철학에서의 주제를 ‘대상의 본질은 무엇인가’와 ‘그것을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로 본다면, 법철학은 ‘법의 본질은 무엇인가’와 ‘법은 어떻게 존재하는가’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고 볼 수 있다. 그리하여 어느 법철학 서적을 보더라도 공통적으로 다루는 내용이 ‘자연법과 법실증주의’, 그리고 ‘정의론’이다. 영미법학자인 웍스 교수의 이 법철학 입문서도 제1장과 제2장, 그리고 제4장에서 이 내용들을 압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 영미법학자의 법철학 서적은 대륙법학자의 그것과 다를까? 약간의 구성상 차이는 있는 것 같다. 웍스 교수는 제3장에서 미국에서 주요한 위상을 갖는 드워킨과 하트를 좀 더 강조해서 소개하고 있고, 앞서 언급한 골딩 교수는 영국에서 발원한 분석철학을 부각시킨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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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제5장과 제6장을 보면 ‘법과 사회’(법사회학)와 ‘비판적 법이론’(비판법학)을 다루고 있다. 이것은 법철학의 영역일까. 법이론의 영역에 들어선 것은 아닐까. 사실 이 책은 웍스 교수의 주저 <법이론의 이해>를 압축한 입문서이다. 그의 법이론 저서에서 핵심적인 법철학 주제를 발췌했다고 해도, 법이론의 내용들이 기계적으로 분리되지 않는 이상 필연적인 구성으로 봐야할 것 같다. 그리고 철학과 사상 등이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듯이, 법철학도 법이론이나 법사회학, 법사상사, 법학방법론 등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지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학문의 지향점을 명백히 하기 위해서는 경계선을 확인하는 것은 필요하지만, 한편으로는 구분형식에만 몰두하는 것도 옳지 않은 것 같다. 법사회학이나 비판법학도 결국은 전통적인 법개념이나 인식방법에 대한 반성적 차원에서 순차적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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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법철학이란 어떤 주제를 다루는지에 대한 이해를 가지고 이 책을 읽으면 좋다. 다른 법철학 서적에 비해 상대적으로 간결한 구성체계를 갖추고 있으며, 그래서 역자가 “이 책은 법철학의 전반을 아우르는 ‘소축척 지도’를 제시한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법은 자연에 부합하는 보편적인 도덕 가치들로 구성되는가? 아니면 인간이 만든 규칙이나 명령, 규범의 집합에 불과한가? 정의나 인권 등은 법의 특유한 목적이 될 수 있는가? 법은 사회현상과 완전하게 분리되어 순수하게 존재할 수 있는가? 법은 정치나 도덕으로부터 독립하여 자율적이고 명확한 개념으로 존재할 수 있는가? 이런 질문들과 그 해답을 구명해온 역사를 만난다.

 


 


 

s*****w 2021.03.1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