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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 투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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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는 걸까요' 일터에서 유독 피곤한 하루를 마친 어느 날, 자주 가던 온라인 게시판을 보며 휴식을 취하던 내 눈에 들어온 질문이었다. 내가 이제껏 보아온 것들, 그리고 가난이라는 것이 주는 무게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정도는 설명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17) 이번에 읽은 책, 『핸드 투 마우스』는 바로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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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째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는 걸까요'

 일터에서 유독 피곤한 하루를 마친 어느 날, 자주 가던 온라인 게시판을 보며 휴식을 취하던 내 눈에 들어온 질문이었다. 내가 이제껏 보아온 것들, 그리고 가난이라는 것이 주는 무게에 어떻게 반응했는지 정도는 설명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17)


 이번에 읽은 책, 『핸드 투 마우스』는 바로 이렇게 탄생했습니다. 인터넷에 올라온 저 질문, '어째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는 걸까요' 덕분에요.


 저 질문이 암시하는 의견과 글을 우리나라에서도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습니다. '가난한 사람들은 다 이유가 있다', '가난한 사람들은 경제 공부도 안 하고 저축도 안 하고…… 비싼 이자를 내면서 돈을 빌린다', '가난한 사람들은 편의점에서 비싼 식품을 사고 비싼 배달 음식을 시켜 먹는다', '가난한 사람들은 어쩌다 돈이 들어와도 다 써버린다', '가난한 사람들은 세상에 불평은 많으면서 투표도 하지 않는다, 심지어 부자를 위해 투표한다' 등등……. 정말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할 만한 행동을 해서 가난한 걸까요? 그렇다면 가난한 사람들이 그런 행동을 하지 않으면 가난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나는 요리할 줄 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기 위해서는 가사 과목을 이수해야 했기 때문이다. 나 같은 상황에 처한 사람들 대부분은 그렇지 않다. 브로콜리는 위협적인 채소이다. 요리하기 위해서는 제대로 작동하는 가스레인지와 냄비와 양념이 있어야 하고, 아무리 피곤해도 설거지는 꼭 해야 한다. 안 그러면 벌레가 끼니까.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이것은 완전히 새롭고 대단한 기술이다. 서글프지만 사실이 그렇다. 그리고 혹 요리가 잘못되기라도 하면, 가족들이 배를 앓을 수도 있다. 중간계급이 되기 위해서 너무 열심히 애쓰는 짓 따위 안 하는 게 좋다는 걸 우리는 배웠다. 결과가 좋은 경우는 결코 없으며 노력했는데 또 실패하는 것은 언제나 기분 나쁘니까. 그러니 노력하지 않는 게 차라리 나은 것이다. 입맛에 맞는, 저렴하고 보관이 쉬운 음식을 사는 게 더 타당하다. 정크푸드는 우리에게 허락된 쾌락이다. 왜 우리가 그 쾌락을 포기해야 한다는 말인가. 즐거움이란 애초에 거의 없는 우리인데 말이다. (p.19-20)


 나는 흡연자다. 담배는 비싸다. 또한 내게 주어진 최상의 선택이다. 무슨 뜻이냐고? 알다시피 나는 언제나 ― 그렇다, 언제나 ― 기진맥진해 있다. 담배는 자극제다. 한 발짝도 더 딛지 못할 만큼 피곤할 때 담배를 피우면 한 시간은 더 버틸 수 있다. 분노가 치솟고 사람들에게 시달려 극도로 기분이 저조하고 더는 손가락 하나 까딱할 수 없을 때 담배를 피우면 아주 잠시지만 기분이 좋아진다. 흡연은 내게 허용된 유일한 긴장해소법이다. 현명하지는 않지만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내가 쓰러지거나 폭발하는 것을 막아주는 단 하나뿐인 대책이다. 다른 대책은 아직 찾지 못했다. (p.23)


 나는 재정적으로 잘못된 결정을 많이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 어차피 내가 가난하지 않을 일이 결코 없는데 이번 주에 내가 한 가지가 아니라 한 가지 반에 대한 돈을 내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될 일이 대체 뭐란 말인가. 희생한다고 상황이 나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 훗날 비싼 것 하나를 사기 위해 소소한 즐거움이 사라져버린 황폐한 삶을 살아야 하는 그런 삶은 내게 가치 없다. 내게는 앞으로 기대하고 바랄 수 있는 커다란 즐거움 따위는 결코 없다. 그래서 호주머니에 돈이 있을 때 별것 아닌 인생이지만 조금이라도 즐기자고 생각한다. 내가 얼마큼 책임감이 강하든 어차피 3일 후면 돈이 다 사라져버리기 때문이다. 돈을 충분히 가질 일이 전혀 없다면 돈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 돈이 많아도 마찬가지일 것 같기는 하지만. (p.23-24)


 책을 읽으면 바로 느낄 수 있지만, 저자는 처한 상황에 비해 똑똑하고 교육도 잘 받았으며 종종 운도 따르는 편이었습니다. 이 책을 내기 전까지도 말이에요. 그럼에도 저자의 삶은 늘 고단했고, 온갖 스트레스가 들러붙었고, 불합리한 일 투성이였습니다. 해고는 일상이었고, 부유한 고객들은 진상을 부려댔고, 투잡을 뛰면서 열심히 일해도 여전히 가난했습니다. 월세를 내고 들어간 집은 집주인이 굳이 비용을 들여 관리하지 않아 배수관이 막혀 침수되었고, 이에 대해 환경위생과와 언론에 연락해봤자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습니다.


 한 해에 푸드스탬프로 몇천 달러를 받는 것이 기업 구제금으로 몇조 달러를 받는 것과 어째서 신기할 만큼 다른 취급을 받아야 하는 건지 이해를 못 하겠다. 2013년에 푸드스탬프에 764억 달러가 쓰인 반면, 은행에는 수조 달러가, 아마도 수백 번은 쓰였을 것이다. 그것은 사회 상류층에게 주는 공짜 혜택의 '한 가지' 예일 뿐이다. 연방 정부가 은행에는 현금을 건네고 다른 부자들한테는 야생지대에서 알아서 살라고 내버려두지는 않는다는 말이다. (p.129)


 나는 단정하게 보관할 수 있는 양보다 훨씬 많은 물건을 갖고 있다. 언제나 그렇다. 돈 없이 살아본 사람은 나의 이 상황에 공감할 수 있다. 뭔가가 언젠가는 필요할지 모르는데 그때는 살 돈이 없을지 누가 아는가. 그래서 미래에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건은 일단 보관해놓고 버린 적이 거의 없다. 얼룩진 셔츠는 내 인생의 어느 한순간에 가구광택제와 청소 의욕이 동시에 생긴다면, 걸레로 유용하게 사용될 수도 있을 것이다. 낡아빠져서 못 입는 티셔츠들은 쌓아놓았다가 우리 애들이 아기일 때 기저귀로 아주 잘 썼다. 망가진 커피메이커 두 대를 분해해서 작동하는 커피메이커 한 대를 만든 적도 있었다. 부속이 하나라도 작동하면 절대 버리지 않는다. 그 부속이 필요한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p.218)


 린다 티라도는 이 책 내내, 가난한 사람들이 대체 왜 그렇게 행동하는지 역설합니다. 이 책을 읽으면 오히려 그들이 얼마나 합리적으로 행동하는지 알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이 시스템이 약자에게 얼마나 잔인한지, 그리고 수많은 책임들을 그들에게 전가하는지도요. 그래서 이 책을 읽는다고 뭐가 좀 바뀌냐고요? 글쎄요, 제가 매번 책을 읽을 때마다 스스로에게 던지는 회의적인 질문이긴 하지만 저도 여전히 답을 모르겠습니다. 그렇더라도 이 책을 통해 어떤 이들은 자신의 오만을 깨달을지 모르고, 어떤 이들은 자신의 삶이, 그리고 자신의 선택이 본인의 잘못이 아님을 알게 될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이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하고, 더 널리 읽혀 이 사회에 또 하나의 중요한 목소리로 등장했으면 좋겠습니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c***o 2020.02.29.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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핸드 투 마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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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분노하면서, 괴로워하면서 첫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아직 이야기를 다 듣지도 못했고,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이 여성의 이야기에 흥분부터 하고 말았다. 왜 가난은 찾아오는지, 왜 가난한 이들의 선택은 끔찍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가난은 무엇인지...   가난한 백인 여성 린다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낮에는 두 개의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 온라인 수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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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하게 분노하면서, 괴로워하면서 첫 페이지를 넘기기 시작했다. 아직 이야기를 다 듣지도 못했고, 제대로 시작하지도 못한 이 여성의 이야기에 흥분부터 하고 말았다. 왜 가난은 찾아오는지, 왜 가난한 이들의 선택은 끔찍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가난은 무엇인지...

 

가난한 백인 여성 린다는 두 아이를 키우고 있으며, 낮에는 두 개의 일을 하고, 밤에는 학교 온라인 수업을 듣는다. 하루 세 시간 이상 잠을 자지도 못한다. 이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부의 축적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그녀의 삶에서 왜 가난은 사라지지 않는지 궁금했다. 그러면서 내린 결론은 그녀 인생에서 결코 가난을 벗어날 수 없을 거로 믿는다. 가난에 대한 그녀의 생각과 경험은 많은 이의 공감을 얻고 토론의 주제가 된다. 

 

한 가지 일로 생계를 유지할 수 없었고, 그렇기에 두세 가지 일을 했다. 하지만 안정적이지 못한 일들이었고, 임금은 낮았다. 많은 시간 일에 몰두하지만 언제나 피곤함과 가난에 머물러 있다. 언제나 두배 세배 뛰어도 사라지지 않는 가난에, 가난한 이들은 결국 많은 것을 포기한다. 희망을 포기하고 행복을 포기한다. 희망을 품지 않고 사는 것이 최선이라고 여기게 된다. 가난한 미국 하층계급의 노동 환경을 말하는 그녀의 이야기가 어떤 현실을 반영하는지 그대로 듣게 되는 이야기다.

 

온갖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대우는 물론이고, 노동 환경의 열악함, 상사의 성적 희롱에도 견뎌야 했던 일들, 예정하지 않았던 임신에 찾아온 경제적인 어려움, 이어지는 육아의 고충과 현실적인 문제들이 그녀의 시간을 채운다. 가난한 여성 노동자로 사는 일이 어떤 것인지, 전문가들도 제대로 알지 못했던, 말하지 못했던 적나라한 내용이 펼쳐진다.

 

n******i 2021.06.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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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핸드 투 마우스는 '근근이 먹고 산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저소득층을 공격하는 언사에 대해 반박하며 이유를 말해줍니다. (왜 가난한데 아이를 가졌냐, 왜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느냐, 왜 물건을 한번에 많이 사냐 등) 저자는 이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시위 취재중 고무탄을 맞아  한쪽 눈이 실명되는데,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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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인 핸드 투 마우스는 '근근이 먹고 산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열심히 일해도 경제적으로 쪼들리는 자신의 삶을 이야기하며 

저소득층을 공격하는 언사에 대해 반박하며 이유를 말해줍니다.

(왜 가난한데 아이를 가졌냐, 왜 더 열심히 일하지 않느냐, 왜 물건을 한번에 많이 사냐 등)

저자는 이후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다 시위 취재중 고무탄을 맞아  한쪽 눈이 실명되는데, 책속에서 보험도 없이 운전하던 상대차량으로 인해 치아 대부분이 망가졌던 일화가 생각나며 

가슴이 답답해졌습니다.

 

7****a 2023.11.1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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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가난한 나는 더 가난해지는 결정을 내리는가"
""어째서 가난한 나는 더 가난해지는 결정을 내리는가"" 내용보기
이 책의 작가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고, 작가와 같이 짜증나고 화가 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어떤 교훈을 남기는 책이라기보다는 에세이처럼 한편으로는 공감을 한편으로는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인 듯 합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누구라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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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작가의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다는 것은 어렵겠지만, 어떤 면에서는 공감되는 부분이 있었고, 작가와 같이 짜증나고 화가 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이 책은 자기계발서처럼 어떤 교훈을 남기는 책이라기보다는 에세이처럼 한편으로는 공감을 한편으로는 이해를 할 수 있는 책인 듯 합니다. 동시대를 살고 있는 사람들을 이해하고자 하는 누구라도 한번쯤 읽어볼만한 책이라고 생각됩니다.

이 책은 "미국"이라는 나라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코로나 사태를 계기로 미국이라는 나라가 마냥 훌륭한 나라는 아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믈론 전세계에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나라이고 평균적인 생활수준이 높은 나라인 것은 사실이지만, 의료서비스의 수준과 인종관련 이슈, 총기소지, 마약문제 등등을 고려할 때 지금까지 막연이 갖고 있었던 환상이 깨진 것 역시 사실입니다.

이 책은 그 깨어진 환상을 다시 한번 조각조각내어 주었습니다. 우리나라도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부와 가난의 대물림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지만, 미국은 자본주의의 자율성이 더 강조되는 국가로서 그 문제가 더 심각한 국가라고 생각되며, 이 책은 그러한 관점에서 미국의 꾸미지 않은 실상을 밝혀준 책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a*****g 2020.06.1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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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난이 제일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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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박경림, 박수홍의 FM인기가요였을 거다.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박수홍의 한마디."음...전 가난이 제일 무서워요."20년이 지난 지금도 한번씩 생각나는 말이다.'가난'의 사전적 정의가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함.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거라면 그 넉넉하지 못한 기준이 또 무엇인가에 따라 사람마다 느끼는 '가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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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대 초반 박경림, 박수홍의 FM인기가요였을 거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주제를 두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에 박수홍의 한마디.
"음...전 가난이 제일 무서워요."
20년이 지난 지금도 한번씩 생각나는 말이다.
'가난'의 사전적 정의가 '살림살이가 넉넉지  못함. 또는 그런 상태'를 말하는 거라면 그 넉넉하지 못한 기준이 또 무엇인가에 따라 사람마다 느끼는 '가난'이 달라질텐데 끼니를 걱정할 정도는 되어야 가난한거라면 나는 가난을 경험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가난이 어떤 것인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본능적으로 안다고 하면  '진짜' 가난한 사람들이 콧방귀를 뀔까.
하지만 린다 티라도도 그랬듯이 가난에도 차이가 있고 본인의 경험이 모든것을 대변할 수는 없다고 했으니 복지 제도 사각 지대에 있는 최극빈층의 가난만 가난은 아닐것이다.
저자는 '어째서 가난한 사람들은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는 걸까요'라는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진 질문에 답글을 쓰기 시작한 것이 이 책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한다.
마지막까지 읽고 나서 내가 느낀 점은 그랬다.
흠.. 정말 미국에서 사는 일은 힘든 일이네. 제도가 정말 이상한 나라구나. 근데 당신이 하는 선택들이 자기파괴적 행동을 하는 건 맞는데? 가난한 사람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인가?
미국 노동 시장과 제도는 우리나라와 너무 다르고 그 안에서 빈곤층으로 살아가는게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은 이해하겠다.
땅이 넓고 고물차라도 굴러가는 차가 없으면 일터까지 갈 수가 없고 노동시간에 맞춰 일자리를 구하다 보니 제대로 된 일도 구하기 힘들뿐더러 사회복지 제도를 이용하기엔  그것조차 용이하지 못한 현실도 알겠다.
저자도 대학 교육을 받다 중퇴했고 파트타임으로 두 군데 일자리에서 동분서주 하며 그 와중에 두 아이를 키워내야 하는엄마이기도 하니 더욱 힘들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과정은 모두 의도했던 아니던 저자의 선택들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그 과정들에 내가 의도하지 않았던 일들이 발생했으나 부자들에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 선택들을 했다고 비난받아야 하냐고 묻는다면 그렇다가 내 답이다.
그게 온라인 게시판에 올라온 가난자의 자기파괴적 선택들이란 말이다.
가족중에  큰 돈 들어가는 환자가 있거나  부모가 도박으로 재산을 날린것도 모자라 엄청난 사채빚까지 졌을 경우 그것도 아니라면 장애가 있어 일반적인 생활이 불가능할 정도에 본인이 사기를 당해 죽어야 끝나는 빚이 있는게 아니라면 본인 한 몸 본인이 챙겨야 하는 상황이라면 저자가 말하는 빈곤을 탈출하는 게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 와중에 결혼도 했고 아이도 둘이나 낳았는데 본인은 가난한 사람은 섹스도 하지 말고 애도 낳지 말라는 말이냐 가난한 사람에게 그러한 것은 치유법의 일종이다 라고 항변하지만 냉정하게 말하면 그 결과로 가난의 탈출구는 더 좁아졌을 뿐이다.
본인은 생각만 바꾸면 사실 육아에도 큰 돈은 들지 않는다고 한다. 기저귀 대신  낡거나 안 쓰는 옷가지로 대신하면 되고 음식도 어른이 먹을 수 있는 거면 아이도 먹을 수 있는 거니 양이 조금 더 늘 뿐이며 아프거나 다치는 건 심각하지 않으면 호들갑 떨지 말라고 한다.
아이는 아무 상관이 없단다.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기 시작하기 전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정말 아무 문제가 없을까?
요즘같이 SNS가 발달한 시대에 비교는 너무나 손쉬운 일 아닌가. 상대적인 가난이라는게 오히려 문제가 되는 시대에 미국처럼 완벽한 자본주의 체계로 움직이는 세상에서  자기 생각이 자라기 시작하는 아이가 본인과 똑같은 가치관과 사고로 살아갈 수 있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모두가 고등교육을 받고 잘나가는 직업을 생업으로 삼으려고 한다면 누가 당신의 그릇을 닦으려고 하겠냐고 묻는데 그렇다면 당신은 당신 아이들을 그릇닦이로 키운다는 말인가요?
삐끗하면 빈곤층으로 떨어지기 쉬운 상황에서 선택마저 그렇다면 복지 제도가 어떻고 부자가 어떻고 내 선택은 어쩔 수 없는 일이고 부자에겐 아무 문제 없는 일이 왜 가난한 사람에게만 문제가 되느냐고 화를 내는 부분들이 솔직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
부자는 부자이니 아이를  몇 명을 낳든 문제가 되지 않는다.
부자중에도 아이를 학대하거나 마약을 하거나 파괴적인 선택을 하면 비난을 받는다. 법적 제재를 덜 받을 수는 있다는 부당함이 있지만 그 선택들이 부자라도 모두 용인되는 것은 아니란 말이다.
한국이 아닌 미국에서의 가난을 다루고 있기에 괴리감이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물론 알콜 중독자, 쇼핑 중독자, 도박 중독자, 장애인, 병든 부모나 조부모 ,한 부모 가족을 둔 아동의 가난은 벗어나기 어렵다.
그 어린이가 어른이 되어도 원가족을 책임지려면 더욱 빠져나오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경우를 제외하고는 시간과 노력을 아끼지 않으면 본인 한몸 먹고 사는 건 어떻게든 가능한게 우리 나라 아닐까.
어느 나라나 복지의 한계와 구멍은 있고 자본주의를 탓하고 부자를 증오해도 본인의 사고와 선택이 바뀌지 않는다면 결국  어디든 결과는 같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책장을 열고 읽기 시작했으나 본인의 선택들에 대한 저자의 항변이 오히려 가난한  사람에 대한 편견에 더 힘을 실어주게 되지나 아닐까 싶었다.
차라리 가난에 대해 알고 싶으면 안온 <일인칭 가난>을 권한다.
적어도 저러니 가난하지란 생각은 들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의 삶에 응원을 보내고 싶기 때문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b*****j 2025.01.26.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