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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인간의 존재와 그 이유에 대하여 통찰하다
"『비행사』 인간의 존재와 그 이유에 대하여 통찰하다" 내용보기
언젠가 들었던 것이 떠오른다. 냉동되었던 사람을 해동시켰을 때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마 어떤 뉴스를 들었던 것인지, 읽은 소설이었는지 정확한 건 기억나지 않는다. 상상해 보자. 실험을 위해 어떤 사람을 액체 질소에 담가 냉동시켰다. 시간이 흐른 후 해동했을 때 이 사람은 다시 살 수 있을까. 냉동되기 전의 온전한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살아있는 사람이 잠든 상태 혹
"『비행사』 인간의 존재와 그 이유에 대하여 통찰하다" 내용보기

언젠가 들었던 것이 떠오른다. 냉동되었던 사람을 해동시켰을 때의 결과에 대한 이야기였다. 아마 어떤 뉴스를 들었던 것인지, 읽은 소설이었는지 정확한 건 기억나지 않는다. 상상해 보자. 실험을 위해 어떤 사람을 액체 질소에 담가 냉동시켰다. 시간이 흐른 후 해동했을 때 이 사람은 다시 살 수 있을까. 냉동되기 전의 온전한 기억을 되찾을 수 있을까. 살아있는 사람이 잠든 상태 혹은 죽은 상태가 되어야 한다. 삶은 멈추고 사랑하는 사람과도 이별해야 한다. 이 실험에 참가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수많은 의문이 생기게 한다. 더불어 안타까움도 들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의 비행사는 아주 놀랍다. 과거 스탈린의 동물 냉동 실험 대상에 참여하였던 한 사람이 깨어나는 것으로부터 소설은 시작된다. 병원에서 깨어난 남자에게 그의 주치의라고 한 가이거는 그의 이름이 인노겐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라고 말한다. 이름이 전혀 기억나지 않는 그는 다만 통곡을 할 뿐이었다. 가이거는 인노겐티에게 생각나는 것이 있으면 기록하라며 공책을 가져다주었다. 그의 기억이 제대로 돌아오는지 파악하기 위해서였다.

 

 

자기가 사고를 당했던 것인지 가이거에게 묻지만 그는 아무런 해답도 주지 않는다. 인위적인 기억이 그의 의식 속에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다 문득 아나스타샤라는 이름을 떠올리고 그녀의 머리카락 색깔과 냄새가 기억났다. 간호사가 놓고 간 약봉지에서 지금이 1999년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가 태어난 해는 1900년이었다. 그럼 그 시간 동안 자기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 것인가. 거울 속 그의 모습은 젊은 남자였다. 가이거는 냉동 보존술에 대한 기사를 건네주었다. 그 기사에 의하면 나중에 해동시켜서 다시 살아나게 하려고 냉동시켜 보존한다는 내용이었다. 많은 사람이 냉동 보존되고 있지만 이제까지 해동되어서 살아난 사람은 없었다.

 

과거의 기억을 찾기 시작하면서 인노겐티는 언론에 노출된다.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실험은 성공적이었으며 그의 기억도 점차 명확해진다. 그의 어머니와 함께 살았던 집의 한 공간을 사용했던 세입자들. 아나스타샤와 콜바사 소시지를 만드는 회사에 다녔던 자레즈키를 떠올렸다. 그리고 아나스타샤가 아직 살아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최근에 요양원에 입원중인 아나스타샤를 만나러 가지만 그녀는 자신을 알아보지 못한다.

 

소설의 주된 인물은 많지 않다. 인노겐티 플라토노프와 독일계 러시아인 의사인 가이거, 그리고 아나스타샤의 손녀딸인 나스챠다. 처음엔 인노겐티의 입장에서 20세기 러시아의 역사와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하지만 이후엔 세 사람의 관점에서 인노겐티와 현재를 살아가는 인간들의 존재와 그 이유에 대하여 말한다.

 


 

인노겐티가 궁금했던 건 그가 살아보지 못한 삶이었다. 그가 냉동되었을 때 세상은 변했고, 그 변한 세상이 궁금했다. 동 시대 사람의 생을 파악했고 아직까지 살아있는 사람을 만나보고 싶었다. 만나서 이야기하다보면 잃어버린 자신의 삶이 돌아올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였던 듯하다. 과거의 기억을 떠올릴수록 점점 잃어버린 생이 간절해졌다. 우리가 살아가는 삶. 이 삶을 통째로 잃어버린다면 우리 또한 먼 훗날에 가슴아파할지 모른다. 비록 스스로 선택한 삶이었다고 해도 말이다.

 

인노겐티는 비행사가 되어 하늘을 날고 싶은 꿈이 있었다. 하늘 아래 비행장에 있는 우리는 너무나도 작은 존재이지 않나. 사촌 세바는 그를 가리켜 비행사 플라토노프라 불렀다. 그가 깨어났을 때 즉 해동되었을 때 그는 어렸을 때 읽었던 로빈슨 크루소를 읽었다. 몇 십 년이 지나 깨어난 그는 로빈슨 크루소처럼 현재에 갑자기 나타난 존재였으며 과거의 흔적들이 사라진 곳에서 과거의 기억들 때문에 혼란스러워하였다.

 

러시아의 역사 연대기이자 용서와 화해, 인간 존재의 이유를 말하는 소설이었다. 이 소설의 제목이 의미하는바 또한 그의 비상하는 삶. 어디에도 머무르지 않으며 또한 어디에도 머무를 수 있는 존재를 가리키는 것 같다. 소설을 읽는 내내 감탄하였다. 이토록 감동적인 소설이라니. 생의 이유를 느끼지 못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어보시라. 삶이 얼마나 아름다운 것인지, 소중한 것인지. 우리가 삶을 지키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는 작품이다.

 

#비행사 #예브게니보돌라스킨 #은행나무출판사 #은행나무서포터즈 ##책추천 #책리뷰 #도서리뷰 #소설 #소설추천 #러시아소설 #러시아문학 #빅북어워드수상작

YES마니아 : 플래티넘 h*****9 2021.03.22. 신고 공감 13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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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제목에 숨겨진 이야기
"비행사.. 제목에 숨겨진 이야기" 내용보기
러시아소설이라........ 솔직하게 처음 읽어본다.세계문학은 종종 접혀보았는데, 어려웠고, 그 시대적으로 공감이 되지 않아 읽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한 사람의 일대기.... 인노켄티의 과거, 현재, 미래의 일기를 읽으며 충격을 받았다.액체질소? 냉동인간? 사랑? 비행사? 인간의 본질? 역사?여러가지 의문을 가진다. 인노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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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소설이라........ 솔직하게 처음 읽어본다.
세계문학은 종종 접혀보았는데, 어려웠고,
그 시대적으로 공감이 되지 않아 읽지 않았던 이유도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는 순간.. 전혀 다른 이야기가 펼쳐진다.
한 사람의 일대기.... 인노켄티의 과거, 현재, 미래의 일기를 읽으며 충격을 받았다.
액체질소? 냉동인간? 사랑? 비행사? 인간의 본질? 역사?
여러가지 의문을 가진다.

인노켄티와 그의 주치의 가이거의 만남과 그들의 대화를 보면, 그 1900년대의 러시아의 시대배경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1900년대와 1999년대의 급작스런 변화에 적응해 가려는 주인공을 보면서.. 많은 감정을 가지게 되었으며 나였다면 절망적이지 않았을까 슬퍼지는 스토리이다.

인간의 모습은 어떠한 이유로 존재하며, 사람이 간절히 바란다면 그 모든것을 이루지 못 할 일이 있을까.. 하는 희망을 꿈꿔본다.

책을 읽고 느낀 제목은... 주인공이 꿈 꾼 미래이기도 하지만, 아마도 그의 백년가까이 되는 시간을 넘게되는 그런 의미를 담고 있는건 아닐까.. 생각해본다.



YES마니아 : 로얄 p*****2 2021.03.23.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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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의 역사보다 위대한 개인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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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년 태어난 주인공은러시아 정부의 실험으로 냉동인간이 되고1999년에 다시 해동된다우리는 큼직한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지만그것보다 소중한 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한명한명의 히스토리가 아닐까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다냉동인간을 주제로 한 sf소설 이라서 그럴까나는 1부를 읽는 내내 캡틴아메리카가 생각났다러시아 소설을 읽으면서 아메리카라니 너무 아이러니 하지만페
"시대의 역사보다 위대한 개인의 역사" 내용보기
1900년 태어난 주인공은
러시아 정부의 실험으로 냉동인간이 되고
1999년에 다시 해동된다

우리는 큼직한 역사적 사건을 기억하지만
그것보다 소중한 건 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한명한명의 히스토리가 아닐까
이 책을 읽고 깨닫게 되었다

냉동인간을 주제로 한 sf소설 이라서 그럴까
나는 1부를 읽는 내내 캡틴아메리카가 생각났다
러시아 소설을 읽으면서 아메리카라니 너무 아이러니 하지만
페기카터도 생각나고 스토리에서 그 흔적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며칠 전 첫째 아이가 나에게 강제로 #로빈슨크루소 를 읽게 했는데, 그게 참 도움이 되었다
소설 곳곳에 인용된 로빈슨 내용을 알고 있으니 주인공의 심정을 더 세밀하게 이해하게 되었다

2부에 화자가 계속 바뀌고 나중에는 그 표시마저 없어진다
소설이 유지 해오던 형식이 없어지고
화자가 계속 오락가락 한다
마치 붕괴되는 주인공의 상태를 보여주는듯 하다
상당히 힘들긴 했으나 마지막 반전이 피로감을 싹 날려버렸다
계속 품고 있던 의구심은 확신이 되어버렸다


이 서평은 출판사의 도서지원을 받아 작성하였습니다



a****u 2021.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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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비행사" 내용보기
감사하게도 은행나무 <비행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비행사>는 일기 형식으로 내용이 구성된다. 눈을 뜨고 보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 '인노켄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스토리가 흘러갈수록 내용이 덧붙여지므로 처음에 의아스러움으로 가득 차다가 점차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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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도 은행나무 <비행사> 서평단에 당첨되어 읽어보게 되었다.

<비행사>는 일기 형식으로 내용이 구성된다. 눈을 뜨고 보니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주인공 '인노켄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의 시점으로 시작한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점으로 구성이 되어 있으며 스토리가 흘러갈수록 내용이 덧붙여지므로 처음에 의아스러움으로 가득 차다가 점차 퍼즐 조각을 맞추어 가는 듯하였다.

1900년도에 태어난 주인공은 눈을 뜨고 보니 1999년 시대의 사람이 되어 있다. 의사 '가이거'의 권유로 그는 기억나는 모든 것을 일기에 적어나가기 시작한다.

주인공은 과거의 기억으로 처음에는 문장, 냄새, 감정들을 적어나가다 후에는 1900년대 혁명, 솔로베츠키 섬에서 강제수용 노역, 징벌방, 스탈린, 라자리 실험 등을 적는다. 20세기 러시아의 역사보다 개인의 역사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주인공은 유명인, 가족을 구성하면서 현재의 생활에 적응하고 있는 듯하다. 그러나, 한 세기의 시간을 뛰어넘어 살고 있으며 자신의 과거를 공유할 수 있는 이가 없어 사무친 그리움의 감정도 가지고 있다. 그래서인지 주인공은 마지막 페이지가 끝날 때까지도 무인도에 홀로 남겨진 내용이 담긴 <로빈슨 크루소>를 즐겨 읽는다.

작가는 한 세기를 뛰어넘은 주인공의 운명적인 삶을 보여주면서 '역사란 결국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의 일부'라는 것을 말해준다.

나라의 역사라는 거시적인 관점이 아니라 개인의 역사라는 미시적인 관점으로 시선을 다르게 바라보고 이야기를 써 내려갔다.

"뭘 그렇게 열심히 쓰세요?"

"사물과 감정 등을 묘사하고 있어요. 사람들도요. 요즘 저는 매일 제 기억 속에 있는 것들이 사라지기 전에 기억하는 것들을 적고 있어요."

"그러기에는 신이 창조한 이 세계가 너무 거대하지 않을까요?"

"각자 자신이 속한 세계 즉, 이 세계의 일부만 적으면 됩니다. 하긴, 꼭 그 세계의 일부가 작다고만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요. 넓은 시야는 언제든 확보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테면요?"

"비행사처럼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k******1 2021.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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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1999년이라고? 나의 기억은 1900년인데...
"지금이 1999년이라고? 나의 기억은 1900년인데..." 내용보기
여기 단순한 기억 상실을 넘어 한 시대를 건너 깨어난 남자가 있다. 낯선 병원에서 기억을 잃은 채 눈을 뜬 그에게 스스로 기억해 내야 한다며 매일 일기를 쓰게 하는 한 남자, 그는 조금씩 떠오르는 조각난 기억들을 글로 남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지금이 1999년이라고? 나의 기억은 1900년인데...... 내 기억이 잘 못 된 게 아니라면 난 한 시대를 건너온 것이다. 한 남자의
"지금이 1999년이라고? 나의 기억은 1900년인데..." 내용보기

 

여기 단순한 기억 상실을 넘어 한 시대를 건너 깨어난 남자가 있다.

낯선 병원에서 기억을 잃은 채 눈을 뜬 그에게 스스로 기억해 내야 한다며 매일 일기를 쓰게 하는 한 남자, 그는 조금씩 떠오르는 조각난 기억들을 글로 남기기 시작한다.

그런데 지금이 1999년이라고? 나의 기억은 1900년인데......

내 기억이 잘 못 된 게 아니라면 난 한 시대를 건너온 것이다.

한 남자의 삶의 이야기이자 역사기록인 예브게니 보돌라스킨 장편소설 『비행사』 이다.

의사 가이거는 연필과 두꺼운 공책을 인노켄티에게 전하며 하루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을 기록하라 말한다. 그리고 그는 모든 일과 조금씩 떠오르는 기억들을 공책에 하나도 빠짐없이 적기 시작한다.

매일 매일 서서히 떠오르는 인물들과 장면들 그런데 1906년 전에 일어났던 일이다.

주인공의 기억 속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고전 문학과 함께 러시아10월 혁명, 소비에트 연방의 탄생에 이르기까지 역사 속 시대적 격동과 혁명적 사건을 다룬다.
주요 인물을 통해 섬세하고 세밀한 문장력으로 스토리를 그려내 마치 한 편의 대서사 영화를 보는 듯하다.

그리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며 촘촘히 구성된 일기 형식은 영화 시퀀스 같아 당장 카메라로 찍어도 손색없을 만큼 흥미진진했다.

초반 요즘 흔한 소재인 타임슬립일거라 생각하며 약간의 실망감이 들었던 나의 예상을 빗나 냉동인간이라는 고전적인 소재로 반전을 꾀하면서 SF와 추리, 역사와 로맨스 장르를 넘나들며 무한한 상상력과 스토리의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과거와 현재 두 시대를 살아가는 인노켄티의 '악이 가진 형태가 다양할 뿐 전 시대를 통틀어 동일했다' 라는 말이 시대와 정권이 변해도 권력의 모습은 그대로임을 증명하며 우리는 격동의 역사를 거치며 그토록 원하던 정의를 얻었다 했지만 과연 인간답게 살아가고 있는가? 라는 물음을 갖게 만들었다.

역사라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사적인 이야기의 일부라는 작가의 말이 와닿으며 그동안 내가 기억하는 나의 이야기와 써 내려갔던 글들을 되짚어보는 시간을 가져봤다. 그건 나의 이야기이고 나의 역사였다.
앞으로도 난 나의 이야기, 나의 역사를 써 내려가야겠다.
당신도 당신의 역사를 써 내려가길......

#비행사 #예브게니보돌라스킨 #은행나무서포터즈 #은행나무출판사 #책 #책스타그램 #북스타그램 #도서추천 #도서스타그램 #독서 #소설 #장편소설 #러시아문학 #러시아소설 #글스타그램 #문학상 #책리뷰 #서평

 

* 은행나무출판사 서포터즈3기 / 출판사로 부터 지원받은 도서 서평입니다.

r******i 2021.03.16.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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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워 말고 전진하는 ‘비행사’
"두려워 말고 전진하는 ‘비행사’" 내용보기
"내가 그랬잖니, '두려워 말고 전진하라'고!"? 그의 한 손이 턱수염의 양 끝을 미끄러져 내리듯 쓰다듬는다. 하지만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 늘 그렇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P42) 책 《비행사》는 한 세기의 시간을 뛰어넘은 인노켄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의 일생을 통해 20세기 러시아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하고, 역사와 개인의 관계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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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랬잖니, '두려워 말고 전진하라'고!"

? 그의 한 손이 턱수염의 양 끝을 미끄러져 내리듯 쓰다듬는다. 하지만 지난 삶을 되돌아보면 늘 그렇게 살 수 있는 건 아니었다. (P42)

책 《비행사》는 한 세기의 시간을 뛰어넘은 인노켄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의 일생을 통해 20세기 러시아의 모습을 생생히 재현하고, 역사와 개인의 관계와 삶과 죽음의 의미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푸른 하늘로 날아 올라가는 비행기는 누구나 꿈꾸는 자유를 상징하지만, 한편으로는 예상치 못하는 돌발적 불의의 사고로 언제든 추락할 수 있는 비극의 가능성을 내포한다. 작가는 이처럼 비행이 지니는 이중적인 의미를 소설 이곳저곳에 정교하게 배치하여, 강약을 조절하고 있었다. 또한 플라토노프의 삶에 나타나는 희극과 비극을 비행과 연관시켜 곡예비행 마냥 격렬하지만 때로는 아찔한 아름다움으로 승화하고 있었다.

기억을 잃고 병원에서 깨어난 주인공 플라토노프가 살아온 인생은 20세기 러시아 역사의 축약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기억을 되찾기 위해 꾸준히 적은 일기 속 삶은 러시아 제국의 붕괴와 소비에트 연방의 탄생, 스탈린 정권에 이르는 격동과 혁명의 시기에 걸쳐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빅 히스토리’인 공적 역사가 아닌 ‘스몰 히스토리’인 사적 역사에 집중하여 포기하지 않으면 결국에는 무엇이든 이루게 되리라는 삶의 중요성을 나열하고 있었다.

비상과 추락이 공존하는 삶의 이중성, 그럼에도 찬미하게 되는 살아있음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하고 있는 소설 ‘비행사’이다.




r*****s 2021.03.15.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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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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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받고 표지의 프리즘이 ??물방울이 아닐까 생각했다. 얼추 비슷했다고 하면 억지일까??? ??얼음이었다. 1900년, 20세기과 함께 태어나 1999년, 세기말에 부활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등장인물 -주인공 : 인노켄티 플라토노프 -주치의 : 가디언(바이올린을 키는 사람) -친구 : 아나스탸샤 세르게예브 (그리스어로 부활) -아내 : 나츠샤 구조는 두 부분으로, 1부는 인노켄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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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이 책을 받고 표지의 프리즘이 ??물방울이 아닐까 생각했다. 얼추 비슷했다고 하면 억지일까???
??얼음이었다. 1900년, 20세기과 함께 태어나 1999년, 세기말에 부활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

?등장인물
-주인공 : 인노켄티 플라토노프
-주치의 : 가디언(바이올린을 키는 사람)
-친구 : 아나스탸샤 세르게예브 (그리스어로 부활)
-아내 : 나츠샤

구조는 두 부분으로, 1부는 인노켄티의 현재와 과거를, 2부는 그의 현실적응기에 초점을 맞춘다.

?스릴러도 아닌 이 소설을 보면서 손에 땀을 쥐며 ‘제발... 안돼’ 하는 부분이 있었다. 그리고 손의 땀은 ??눈의 물로 변하게 했다.

???해동된 인노켄티가 자신의 아나스탸샤의 생존을 알게 되고 그녀를 만나는 장면은 도무지 감정을 알 수가 없었다. 그들의 첫만남은 그와 그녀가 각각 23살,15살, 그리고 재회는 76년이 흐른 후였다. 남자는 30대의 모습으로 여자는 세월을 고스란히 견딘 모습이다. 안타깝게도 아나스타샤는 그가 TV에 나온 모습을 보고 ‘보는 걸 원하지 않는다’고 했고 그로부터 며칠 뒤 그가 그녀를 만나러 왔을 때는 이미 정신을 놓은 상태였다. 그녀는 알고 있었던 것이다. 그가 반드시 자신을 만나러 올 것이란 것을.

??240 내가 액체질소에 누워있는 동안 그녀는 성인 되었고, 활짝 피었다가 시드다 못해 이제 노쇠했다.

??246 그녀는 눈을 감은 채로 누워 있다. 입은 반쯤 벌리고 있다. 숨 쉬기가 힘든지 숨이 고르지 못하다. 이따금 숨을 쉴 때 입 밖으로 거품이 만들어졌다가 금세 터져버린다. 왼손은 이불 위에 주먹을 쥔 채로 놓여 있었는데 마치 누군가를 협박이라고 하려는 것 같다. 그녀는 누구에게 화가 난 것일까?

?전형적인 요양원의 모습이다. 그리고 그녀를 둘러싼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는 단어들이 그녀를 에워싸고 있었다.
??-틀니 -기저귀 -찍찍이 -악취 - 물뿌리개 -스펀지

??.247 그녀가 실눈을 떴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는 것 같다.

76년 만에 만난 첫사랑이 76년 만에 만난 첫사랑의 기저귀를 갈아주는 이 장면은 모르겠다. 그냥 '안돼'만 머릿속에 가득했다.

이 책을 읽는 첫 번째 포인트
??한 인간의 일대기와 역사는 어떤 관련이 있는가?

왜 자꾸 이 책을 광고하면서 역사를 이야기하는지,(너무 뻔한데) 그러나 이 책을 완독해도 그 뻔한 내용이 드러나지 않는다. ‘역사 광고’를 하지 않았다면 ‘그렇구나’ 하고 넘기가 허다할 듯 하다.

작가는 햇님이가 라면 5개 끓여 먹는 먹방기술을 보여주듯 자신의 기술을 독자의 허를 찌르면서 보여준다.

“너는 다 계획이 있었구나”

기록의 단락을 표현하는 방법이 점점 바뀐다.

??[요일], [요일]이름, [요일]이름 - 이름, [이름], [], ...

처음 [] 가 나왔을 때 출판사에게 전화할 뻔했다. 오버였다. 그 다음엔 줄바꿈, 그리고 없었다.

읽은 지 한참 됐음에도 리뷰가 늦어진 것은 이것 때문이다. 작가는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일까? 왜지?

??기록의 시작은 인노켄티의 과거, 현재이다. 그리고 좀 지나면 그를 둘러싼 주변 인물들이 함께 기록한다.(말로 표현하기가 참... 보면 아는데...) 그리고 그 기록들은 요일이 사라지고, 이름만을 남기다가, 이름조차 사라지고 기호만, 그리고 종국엔 표시조차 없다.

??마치 영화의 카메라가 시작은 ????인노켄티 시선에서, 조금 멀어져 ??세 명의 시선으로,(각자의 위치에서 변함없이 일상을 살지만) 카메라가 더 뒤로 빠지면서 그들의 삶은 각자의 삶이 아닌 ??우리의 삶으로, 그리고 기호가 사라진 시점에서는 카메라는 더욱더 멀어져 더 많이 화면에 담는다. 그러나 그 개개인의 삶의 멈추지 않고 계속된다. 그리고 줄바꿈 조차 없는 시점에는 하나의 ?별이 되어 반짝하고 콕 박힌다.

??개인의 이야기는 집단이 되어 서사가 그 서사는 역사가 된다.?? 작가는 우리가 아는 역사가 ‘하늘에 별을 보듯’ 할수 밖에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은 아닐지 짐작해본다. ??

짤막한 리뷰로 그 거대한 이야기를 담기엔 너무나 부족하다. ??line by lined으로 등장인물들의 감정을 짐작해가면서, 또 작가의 의도를 유추해 가며 읽는다면 ??안된다. ??반대다. 너무 많은 이야기를 독자에게 남긴다. 

b******7 2021.05.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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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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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사 авиатор The Aviator 예브게니 보돌라스킨(евгений водолазкин) 1964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탄생했다. 키예프대학 언어학부를 졸업한 후 푸시킨하우스에서 러시아 고전문학 대학원 과정을 밝았으며, 독일의 알프레드 토퍼 재단과 알렉산더폰 훔볼트 재단에서 펠로쉽을 수여받았다. 2009년에 데뷔작 <솔로브요프와 라리오노프(Solovyov and L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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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행사

авиатор

The Aviator

예브게니 보돌라스킨(евгений водолазкин)

1964년 우크라이나 키예프에서 탄생했다. 키예프대학 언어학부를 졸업한 후 푸시킨하우스에서 러시아 고전문학 대학원 과정을 밝았으며, 독일의 알프레드 토퍼 재단과 알렉산더폰 훔볼트 재단에서 펠로쉽을 수여받았다. 2009년에 데뷔작 <솔로브요프와 라리오노프(Solovyov and Larionov)>로 안드레이 벨리 문학상과 빅 북 어워드 후보에 올랐고, 2012년 두 번째 작품 <라우루스(Laurus)>로 야스나야 폴랴나 문학상과 빅 북 어워드를 수상하면서 국내외 문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2016년 발표한 <비행사(The Aviator)>로 두 번째 빅 북 어워드를 수상하고 NOS문학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8년 클리오 역사문학상과 2019년 북스타 문학상을 수상했다. 깊이 있는 역사 지식과 철학적 언어로 '러시아의 움베르토 에코'라 불리는 보돌라스킨은 현대 러시아 문학을 대표하는 최고의 작가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벽돌책을 또 만났습니다. 늘 벽돌책을 마주할 때 마다 언제 다 읽지하며 내심 고심하지만 책머리를 피고 스피드있게 넘기며 읽는 편인데요. 이 번 '은행나무출판사' <비행사>는 3일만에 숨가쁘게 읽어 내려갔습니다. 비영어권소설 중 특히 러시아소설은 익숙하지 않는 묘연한 매력이 있잖아요? 가장 마지막으로 봤던 화려하고 고풍스러운 영상미를 자랑하는 러시아영화 안나 카레니나의 황홀함을 기대하며 현대러시아문학의 대표로 발돋움한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의 <비행사>을 정리해보겠습니다.

 

요약

이 책의 내용은 검색하면 쉽게 찾을 수 있어서 간략한 평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한 남자의 일생을 통해 20세기 러시아 사회를 재현하면서 개인의 사적 역사가 어떻게 공적 역사와 관계를 맺는지를 조명하고 삶과 죽음의 의미를 성찰한다

20세기 러시아 역사의 축약판이기도 하다. 러시아 제국의 붕괴와 소비에트 연방의 탄생, 스탈린 정권에 이르는 격동과 혁명의 시기를 지난다. 하지만 작가는 주인공이 기억을 복원해가는 과정을 통해 역사의 흐름 속에 존재하는 개인이 아닌 개별적이고 능동적 주체로서의 개인을 그린다.

소설은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일기 형식이며 SF와 추리, 역사와 로맨스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다.

 

나의 생각

 

 

이 소설 읽는 동안 러시아의 배경지식을 이해하면서 접근하면 20세기 주인공 '인노케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와 21세기 등장인물 '아내 나스챠' 그리고 '주치의 가이거'등 책 속의 인물들의 개개인의 사적인 이야기 중심으로 러시아의 100년 역사흐름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작가의 말에 의하면 세상에는 빅 히스토리와 스몰 히스토리가 존재하며 역사와 개인의 사적인 이야기가 공존하기에 역사라는 것은 결국 개개인의 사적인 이야기의 일부라는 것입니다. 작은 것이 모여서 하나의 공동체를 이루 듯 역사라는 흐름은 결국 한 명 한 명이 남긴 기록이 역사를 이루게 한다는 겁니다. 이 책을 통해 개인의 관계와 역사에 대한 작가의 깊은 성찰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소설의 주인공 '인노케티'는 1900년 태생이며 소방관을 꿈꾸다가 화가가 되어 그림을 그리도 하고 비행사이기도 하였다가 작가의 삶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정의를 외치는 그가 어떤 이유로 100년의 기억을 잃어버린 채 다시 깨어났을까요? 사랑하는 여인 '아나스타샤'의 아버지를 밀고한 '자레스키'를 살인한 죄로 '볼셰비카 당원'들에 의해 1930년 실험용 냉동인간 프로젝트에 임상실험 대상이되어 2000년에 깨어난 것입니다.

 

2000년 병실에서 다시 눈을 뜬 '인노케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는 혼란스러운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일기에 기록을 시작합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일기 형식의 이 소설은 역사와 로맨스 그리고 추리까지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데요. 독일인 주치의가 권하는 역사, 철학, 문학 책을 읽고 일기를 쓰면서 잃어버린 시간과 추억들이 퍼즐처럼 맞춰지는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흘러갑니다.

 

자신과 동시대 사람이 없는 것에 이질감을 느끼는 '인노케티'는 자신이 살았던 1911년 때 19세였던 여인 '아나스타샤'가 살아있다는 소식을 듣고 그녀가 있는 병원으로 찾아가지만 93세로 인지능력없이 생을 마감합니다. 30대의 '인노케티 와 93세의 '아나스타샤'의 안타까운 만남을 끝으로 그녀의 손녀딸 '나스챠'와 다시 사랑을 하게 되는데요. 엇갈린 사랑 하지만 '나스챠'는 '아나스타샤'의 부활이라 믿습니다.

 

시대의 장난으로 자신의 인생을 송두리째 빼앗긴 남자, 사랑하던 여인과 헤어지고 100년이 흐른 뒤 재회하지만 결국 보내게 되는 슬픈 사연, 나스챠와 사이에 태어날 딸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전하고자 일기를 멈추지 않는 '인노케티'는 자신 또한 급격한 세포괴멸진행으로 죽어갑니다. 세기를 넘어선 한 사람의 삶 속에 인간의 본질을 찾으려는 노력은 참 아름다웠으며 결국 역사라는 것은 개개인의 노고와 인간의 본질을 찾으려는 수많은 노력의 결실이 모여 이뤄진다고 생각합니다.

 

<비행사>는 솔로베츠키 제도에 있던 강제수용소라는 역사적 사실과, 그곳에서 노동자로 복역하고 있던 주인공 '인노켄티 페트로비치 플라토노프'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바탕으로 전개됩니다. 삶과 죽음을 다룬 철학적 메세지와 남녀의 사랑, 살인사건 추리, 스탈린정권 배경에 냉동인간 임상실험의 독특한 소재인 S.F 적인 요소를 가미한 점은 이 소설의 매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j**********8 2021.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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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나는 누구인가 고민한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선 세상을 이해해야 하고, 내가 속한 사회를 이해해야 하며, 내가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야한다. 그 과정이 지난하기에 나는 종종 실패해왔다. 그리고 내게 선물처럼 책이 한 권 도착했다.   바로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의 비행사. 냉동인간이 되어 한세기를 뛰어넘은 자의 이야기. 주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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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종종 나는 누구인가 고민한다. 나를 이해하기 위해선 세상을 이해해야 하고, 내가 속한 사회를 이해해야 하며, 내가 하는 일과 좋아하는 일,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해야한다. 그 과정이 지난하기에 나는 종종 실패해왔다. 그리고 내게 선물처럼 책이 한 권 도착했다.

 

바로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의 비행사. 냉동인간이 되어 한세기를 뛰어넘은 자의 이야기. 주변의 모든 것이 바뀌었을 때도 그는 그일 수 있을까? 그는 어떻게 다시 자신을 찾아갈 수 있을까? 책을 펼치기 전, 이러한 질문들이 머리에 떠올랐다. 그가 기억을 더듬으며 써내려간 사적 역사, 일기. 최근 일기의 중요성에 대해 더 많이 생각해보고 있기 때문에 기대가 컸다. 이 책은 내게 어떤 울림을 줄까?

 

 

 

처음 책을 읽으면서는 충격을 많이 받았다. 냉동인간이 다시 살아난다는 것을 '해동'이라고 표현해야한다는 것과 그들이 다시 살아갈 때 기억은 매우 천천히 돌아온다는 점에서다. 그리고 그들은 마치 역사 속 인물처럼 보인다는 점. 그래도 그 사람들은 여전히 우리와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다.

 

작가는 이렇게 말한다. 사건이 인간의 일부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사건의 일부가 된다고. 냉동인간의 삶 또한 역사에 큰 획을 그었다. 그럼에도 그는 그저 그일 뿐, 그저 살아갈 뿐, 적응할 뿐. 공적 역사와 사적 역사가 이렇게 교차된다.

 

그는 자신이 기억나는 점과 주변에서 관찰한 것들을 공책에 적는다. 한 세기를 어우르는 역사책이다. 나도 일기를 쓰지만 매일 꾸준히는 쓰지 못한다. 현재는 일기로 남아있는 이 종이들이 되돌아보면 언젠가 역사를 담은 귀한 종이가 되겠지. 나는 내 삶을 나 혼자 쓴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 장 한 장, 새로운 사람들이 왔다가 떠난다. 나는 그들이 내 공동 집필자라고 생각한다. 우리는 모두 역사를 쓰는 사람들이다. 

 

 

 

#비행사 #예브게니보돌라스킨 #은행나무서포터즈

 
l********3 2021.03.23.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비행사, 나와 당신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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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각자는, 그저 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해 사는 거야. 영원한 후회와 한 때 존재했음을 알고 있는 어떤 곳에 대한 갈망에 빠진 채, 그곳의 열쇠 구멍에 대한 기억, 바닥의 타일과, 열린 문 아래 닳아버린 문지방에 대한 기억을 지키기 위해,' 니콜 크라우스   지나간 삶의 궤적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면 종종 불필요한 풍경의 조각을 끄집어내고는 했다. 이를테면, 어린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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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 각자는, 그저 기억의 조각을 지키기 위해 사는 거야. 영원한 후회와 한 때 존재했음을 알고 있는 어떤 곳에 대한 갈망에 빠진 채, 그곳의 열쇠 구멍에 대한 기억, 바닥의 타일과, 열린 문 아래 닳아버린 문지방에 대한 기억을 지키기 위해,' 니콜 크라우스

 

지나간 삶의 궤적에 관해서 이야기할 때면 종종 불필요한 풍경의 조각을 끄집어내고는 했다. 이를테면, 어린 시절 처음으로 맡았던 수영장의 소독약 냄새, 엄마 손을 잡고 탔던 버스에서 바라봤던 색바랜 도시의 풍경들 따위의 이야기들 말이다. 굵직한 사건들로 기억되는 역사에서 사소한 기억들은 아무런 중요성조차 띄지 못했다. 하지만 그것이야말로 나라는 개인을 이루는 서사였고, 그 서사라는 비행기에 탈 수 있어야만 나라는 사람을, 내가 살아가는 시대를 이해할 수 있을 터였다. 우리의 삶은 무의미한 냄새들과 우연히 귀에 익은 소음들, 자주 눈에 밟히는 풍경들과 같은 것들로 이루어져 있기 마련이고, 그 의미들 속에서야 우리가 온전해질 수 있기 때문일 터였다. 콜롬비아의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는 이런 말을 했더란다. '삶은 한 사람이 살았던 것 자체가 아니라, 현재 그 사람이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그 삶을 이야기하기 위해 어떻게 기억하느냐 하는 것이다.' 당신은 당신의 삶을 온전히 기억하는가.

 

사실 러시아 문학이나 역사에 대한 내 조예는 깊지 않아서, 처음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의 비행사를 집어 들었을 때 적잖이 당황을 했더란다. 반복되는 어려운 이름들과 교차하는 역사적 풍경은 꽤 불친절하게 다가왔는데, 사실 이어지는 인노켄티의 독백과 같은 일기에 한시름 마음을 놓았다. 소설은 1900년대의 과거와 1999년의 현재를 동시에 살아가는 주인공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려낸다. 러시아 혁명과 볼셰비키의 출현, 그 가운데에서 역사의 풍파를 살아내었던 한 명의 시민. 마치 도스토옙스키가 그렸던 죽음의 집의 기록에서처럼, 주인공은 자신이 살았던 과거를 일기로 그려낸다. 그가 그려내는 과거는 혁명의 전야에 휩쓸려 유쾌하지도, 노동수용소나 감옥의 황폐함에 빠져 절망스럽지도 않다. 다만, 그저 버텨내는 삶의 일부에서 인노켄티가 바라보고 맡고, 들었던 풍경과 순간에 관한 이야기들을 적어나갈 뿐이다.

 

'어떤 유명 잡지사에서 나에게 1919년의 페테르부르크에 대한 기사를 하나 써달라고 연락이 왔다. (...) 그 즉시 나는 편집부 측에 연락해서 내 글이 아니어도 알 수 있는 사건이나 사람들에 대해 쓰지는 않을 것이라고 미리 말해둔다. 대신 지극히 사소해서 현대인들이 당연하게 여기며, 관심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하는 것에 관심이 있다고 말이다. 이런 것들은 모든 사건과 함께 존재하다가 사람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사라진다. 이것은 모든 일이 진공 사이에서 일어난 것과 같다.'

 

인노켄티는 한 명의 비행사가 되고 싶었다. 비행사가 된다는 것은 사소한 일상을 뛰어넘어 풍경 너머로 들어가는 것.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을 박차고 나와 기억의 저편을 헤집는 것을 의미했다. 우리는 쉬이 역사라는 커다란 격류에 함몰되어 일상의 가장 소중한 풍경들을 잊고는 한다. 하늘에 올라서야 다시 되돌아 마주하는 조그만 빛, 빛과 빛 사이에 우리의 일상들이 있을 터였다. 인노켄티가 몇 번이고 떠올렸던 기억 중엔 비행사 프롤로프의 마지막 비행이 있었다. 나는 그 비행에서 기실 생텍쥐페리를 읽었다. '이제 그는 야경꾼처럼 밤의 한가운데에서 밤이 인간을 보여준다는 걸 알게 된다. 이러한 호출, 이러한 불빛, 이러한 불안을 보여준다는 것을. 어둠 속에 빛나는 소박한 저 별 하나, 그건 외딴집 한 채이다. 깜박거리다 점멸하는 다른 별 하나, 그건 제 사랑에 대해 문을 닫는 집이다.'

 

예브게니 보돌라스킨이 소설 비행사를 통해서 하고 싶었던 말은 무엇이었을까. 오백칠십일 페이지의 빽빽한 책으로 그려낸 인노켄티의 회상과, 그의 삶에 난입해 들어온 나스챠, 그리고 그 일상을 제삼자의 시선에서 담담히 기록하는 의사 가이거까지. 인노켄티가 헤쳐 온 러시아의 연대기가 한 사람과 한 사람의 사랑, 그리고 우정으로 발전하는 순간부터 역사는 개인적이게 되고, 그 개인의 서사만이 온전한 역사가 된다. 결국 보돌라스킨은 우리의 서사가 하나의 역사라는 것을 말하고 싶지 않았을까. 우리가 일상적으로 바라보는 풍경들, 그 풍경에 녹아있는 소음과 냄새, 그리고 촉감들이 한 사람의 삶을 이루는 총체이고, 그것이 바로 우리의 역사라는 사실을. 우리는 결국 그 역사, 혹은 기억의 조각을 안고 살아가는 유한한 존재임을 말이다.

 

'본질은 바로 이것이다. 얼핏 봤을 때는 워털루 전투는 세계사에서 한 획을 그은 사건이고, 대화는 세계사와는 관련이 없는 것 같기 때문에 워털루 전투와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대화는 비교 대상조차 되지 않을 것 같다. 하지만 대화는 한 개인의 역사이고, 그 개인의 역사에 있어서 세계사는 고작 서곡 정도에 해당하는 일부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상황에서 워털루 전투는 잊혀도, 좋은 대화는 영원히 잊히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비행사 #예브게니보돌라스킨 #은행나무서포터즈

 

 

 

m******u 2021.03.22.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