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작 32페이지쯤 읽었을 때, 나는 안방으로 달려가 아기 침대에 곤히 잠들어 있는 아기의 배를 집중해서 지켜보았다. 잠을 깨우고 싶진 않아서 몇 발자국 떨어진 채 아이의 배가 고르게 오르내리는 것을 확인 한 후, 숨을 잘 쉬고 있다는 것을 확신 한 후, 다시 거실로 나와 책을 손에 잡았다. 하지만 악몽 때문에 갑자기 잠에서 깼는데, 꿈의 내용은 기억이 나지 않은 채 꺼림칙함만 남았을 때와 비슷한 기분이 들어서 다시 책에 집중하기 위해서는 시간을 들여 마음을 다잡아야 했다. 마침내 책을 다시 손에 잡고 75페이지를 넘길 때에는 참지 못하고 다시 방으로 가 자고 있는 아이를 들어올려 안았다. 아기띠 안에서 다시 잠든 아기의 배와 나의 배가 접촉한 그 상태가 되어서야 비로소 나머지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아기 몸의 따뜻함이 전해지고, 우유 냄새가 나고, 숨소리까지 들리는 그 상태. 이 때 나의 '구조거리'는 0 이였다. - 피버드림은 그런 책이었다. 공포의 모습이 소름끼치는 어휘로 묘사되어있지는 않지만, 긴장감의 끈이 팽팽하게 당겨진다. 나도 모르게 불안해진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의 최면에 빠져드는 느낌이었다. - 책을 덮으며 작가의 의도, 숨겨진 의미를 찾는 등의 결과지향적인 독서가 아니라 숨을 가쁘게 쉬며 책에 빠져드는 그 과정 자체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책의 내용이나 작가의 이력 등 그 어떤 정보도 중요하지 않다. 그냥 읽어야 하는 책. |
|
낯선 이름, 낯선 이야기
그러나 처음부터 강렬하게 사로잡는 이야기의 흡인력이 엄청나다
병원침대에 누워 죽어가는 여인 아만다와 소년 다비드와의 대화로만 진행되는 이 소설은
정말이지 불친절하며 기묘하다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숨겨진 진실은 무엇인지 끊임없이 추리하는 재미와
이야기를 따라가며 온몸에 소름이 돋는 으스스한 경험이 이 소설을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라틴아메리카 문학의 환상성과 천부적 이야기꾼의 결합으로
개인적으로는 마르케스와 스티븐 킹을 섞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가제본으로만 읽어봐서 결말이 무지무지 궁금한,
출간되면 꼭 읽어보고 싶은 소설 피버 드림
넷플릭스에서 영화로 제작된다니 더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