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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일이 처음도 아니고, 기억력도 관찰력도 없는 나로서는 퍽 어이없는 일이기는 하지만, 뭐 그래도, 이번에는, 정말 화도 안 나고 따로 절망스럽지도 않고, 그래, '바로 이런 게 나의 소소한 행복이지.'라고 받아들이는 자신을 본다. 흠, 꽤 많이 너그러워졌단 말이야.
제목이 아주 낯설지는 않았다. 그러니 의심이 살짝이라도 들었다면 주문하기 전에 확인을 했을 것이다. 작가가 새 만화를 낸 줄로만 알았지. 이전에 나온 책을 출판사가 바뀌었다고 새로 낸 것처럼 등장할 줄 알았나. 책을 받고 4장까지 읽다가 아무래도 본 듯한, 그제서야 치에코 씨의 남편의 직업이 구두 수선공이라는 것까지 알고 있었던 나를 확인하는 순간의 당황스러움. 마스다 미리의 책이 있는 책장으로 갔다. 1권부터 4권까지 나란히 꽂혀 있는 치에코 씨의 소소한 행복이라니.
두 권을 나란히 놓고 본다. 흐흐. 이건 참, 책을 모으는 것도 아니고. 출판사 이름만 다르고 겉부터 속까지 똑같다. 이렇게 된 바에야 한번 더 보는 것도 괜찮겠다 싶어 속을 펼쳐 본다. 정말로 세세한 내용은 기억에 남아 있지 않으니까. 신기하게도 치에코 씨 부부는 그때나 지금이나 여전히 알콩달콩이다. 내가 나한테 무안해서 옛 책의 리뷰를 찾아 읽지도 못하겠다.
이런 이벤트, 이 환한 봄날에 선물처럼 받은 것으로 여기겠다. 2권, 3권, 4권은 더 안 사지 않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