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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지만 봄은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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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단편소설에 아주 밝은 게 있었던가. 그런 거 본 적 없는 것 같아. 거의 어두웠던 것 같아. 단편소설이 그런 건지 우리 삶이 그런 건지. 그렇다고 아주 어둡지 않기도 했어. 답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많기는 했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좋은 일 안 좋은 일이 있듯, 소설 속 사람도 그 소설이 끝났다고 해서 이야기가 다 끝난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 그 사람은 어딘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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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단편소설에 아주 밝은 게 있었던가. 그런 거 본 적 없는 것 같아. 거의 어두웠던 것 같아. 단편소설이 그런 건지 우리 삶이 그런 건지. 그렇다고 아주 어둡지 않기도 했어. 답을 알 수 없는 이야기가 많기는 했지만. 사람이 살아가면서 좋은 일 안 좋은 일이 있듯, 소설 속 사람도 그 소설이 끝났다고 해서 이야기가 다 끝난 건 아닐지도 모르겠어. 그 사람은 어딘가에서 살아가겠지. 지금 안 좋다고 해서 앞으로도 안 좋지는 않을 거고, 지금 좋다고 해서 앞으로도 좋지는 않을 거야. 사는 게 괜찮았던 이야기 별로 못 보기는 했지만. 앞에서 말했는데 또 말했군. 2021년 봄에도 소설 보다가 나왔어(2022년이 오다니). 소설은 세 편 담겼어. <나뭇잎이 마르고>(김멜라)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나일선) <은의 세계><위수정>.

 

 소설 제목이 영어였다니, 처음에는 별로 마음 안 썼던 것 같아. 소설 볼 때 제목이 영어네 했어.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나일선)는 어떤 소설인지 말하기 어려워. 일기 형식으로 영화 같은 걸 말하는데. 이런 말밖에 못하다니. 소설이 세편이 담겼으니 두번 볼 생각이었는데, 이 소설은 한번밖에 안 봤어. 다시 봐도 뭔지 잘 모를 것 같아서. 나중에 이 작가 다른 소설을 다른 데서 보게 된다면 그때는 좀 더 잘 보도록 해야겠어. 그런다고 내가 잘 알지 모르겠지만. 작가는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쓴 소설일 텐데. 이런 말밖에 못해서 미안하군. 다른 소설 두편이라고 다 아는 건 아니야.

 

 첫번째에 나온 김멜라 소설 <나뭇잎이 마르고>는 장애인과 동성애자. 이런 말이 생각나는 소설이었어. 소설에 나오는 사람은 이름이 아닌 별명이야. 앙헬, 체, 대니. 셋 다 여성이야. 대학교에서는 인정해주지 않는 마음씨라는 동아리에서 만난 세 사람이야. 동아리 사람 세 사람만 친하게 지내지는 않아. 체는 장애인이지만 여러 사람과 잘 지내. 체를 보니 예전에 내가 만난 친구가 잠깐 생각나기도 했어. 그 친구도 조금 장애가 있었거든. 체보다는 덜했지만. 그렇다고 동성을 좋아하는 친구는 아니었어. 아쉽게도 아주 친하게 지내지는 못했어. 체는 한국에서 살기 참 어려울 것 같아. 장애인에 동성애자여서. 이렇게 말하면 안 되려나. 그래도 힘들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어. 앙헬은 어떤지 잘 모르겠어. 체가 앙헬을 좋아했는데, 어쩌면 체가 앙헬한테 고백해서 앙헬은 체를 피하고 한동안 연락하지 않고 지냈는지도 모르겠어. 그렇다고 아주 마음 안 쓰는 아니었던 것 같기도 해. 오랜만에 체가 앙헬한테 전화했을 때 받았거든.

 

 단편은 그 안에서 모든 게 다 끝나지 않아. 그거 알지. 한동안 만나지 않던 두 사람은 체 할머니가 살 날이 얼마 남지 않고 앙헬을 만나고 싶다고 해서 만나게 돼. 체는 할머니가 앙헬을 체 대학 졸업식에서 만났다고 했는데, 실제 그런 일은 없었던 것 같아. 어쩌면 체가 할머니가 곧 돌아가실 걸 생각하고 앙헬이 보고 싶었던 건지도. 할머니 핑계를 대고 한번 만나자고 한 거지. 정말 그랬을까. 소설을 볼 때는 그런 생각 못했는데, 이렇게 쓰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군. 아마 두 사람은 앞으로도 연락하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냥 그런 느낌이 들었어. 그렇다고 아주 잊고 살지 않을지도. 아니 시간이 많이 지나면 잊을까.

 

 세번째 소설 위수정이 쓴 <은의 세계>는 코로나19 펜데믹이 잘 나오기도 했어. 이제 그런 때 소설이 나올 때가 되기는 했지. 내가 이야기를 쓴다면 그건 못 쓰겠지만. 뭔가 쓰지도 않으면서 이런 말을 했군. 나와는 다르게 소설가는 지금 시대를 말하기도 하니 쓰겠어. 코로나19로 지금 사람은 죽음을 많이 생각하게 됐을까. 그러면서 뉴스를 봐도 자신과 아주 가깝게 느끼지 않을지도 모르겠어. 그걸 아주 가깝게 느낀 사람도 있겠지. 난 다른 일로 죽음을 많이 생각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코로나19나 백신으로 생기는 부작용도 걱정해. 숫자를 보면서 저렇게 많은 사람은 다 어디에서 나오는 건가 하고. 실제 코로나19에 감염되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사람은 힘들기도 할 텐데, 뉴스에서는 그런 걸 숫자로 말하지. 코로나 때문에 일자리를 잃는 사람, 집에서 일하는 사람 그런 것도 나와. 이것도 이렇게밖에 말하지 못했군.

 

 지환과 하나 그리고 명은. 주로 세 사람이 나와. 앞에서도 세 사람이고 뒤에서도 세 사람이네. 관계는 다르지만. 지환과 하나는 엘리베이터가 멈추는 사고가 일어났을 때 만나고 사귀고 함께 살게 돼. 하지만 코로나19가 터지고 결혼식은 못하게 돼. 명은은 하나 사촌 동생으로 여러 가지 일을 겪었어. 부모가 헤어지고 하나네 집에 살게 되고 오빠는 고등학생 때 죽고 결혼했다가 남편과 헤어졌나 봐. 이렇게 쓰고 나니 명은은 정말 여러 가지 일을 겪었네. 요가 학원을 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닫아야 했어. 명은이 도우미로 지환과 하나 집에 일하러 오게 돼. 지환은 하나와 명은 사이를 아주 잘 알지는 못했어. 사촌이어서 그런 걸까. 한때 하나와 명은은 함께 살았는데. 사촌이어서 거리가 있었겠어. 하나는 명은을 도와주려는 마음이 있기도 하지만,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기도 해.

 

 소설이라고 해서 모든 게 분명하지는 않지. 단편 소설은 그게 더해. 그저 이런 이야기야 하는 것밖에 말하지 못하고 무엇을 느꼈는지도 제대로 말하지 못했어. 내 삶도 뭐라 말하기 어렵기도 해. 소설 속에 나온 사람 삶은 조금 알 것 같기도 하지만, 늘 그렇지도 않아. 앙헬이나 체가 앞으로는 잘 살았으면 하고 지환과 하나도 결혼식 올리고 명은도 다른 곳에서 지금보다 괜찮게 살았으면 해. 난 이런 말밖에 못하겠어.



희선



 

이달의 사락 n***8 2022.01.17. 신고 공감 6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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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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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봄은 문학과 지성사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호로 발간하는 단편 소설집이다.   이번에는 이책과 '12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함께 주문했는데, 공교롭게도 김멜라 작가님의 <나뭇잎이 마르고>는 두 책 모두에 실려 있었다는 것.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같은 경우에는 그 해에 발표된 단편작품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이런 경우가 왕왕 있기 마련이다.   '이효석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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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보다 봄은 문학과 지성사에서 봄, 여름, 가을, 겨울호로 발간하는 단편 소설집이다.

 

이번에는 이책과 '12회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을 함께 주문했는데, 공교롭게도 김멜라 작가님의 <나뭇잎이 마르고>는 두 책 모두에 실려 있었다는 것. 젊은 작가상 수상작품집 같은 경우에는 그 해에 발표된 단편작품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이런 경우가 왕왕 있기 마련이다.

 

'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에서 읽었던 단편이 '현대문학상' 수상집에도 실려 있다던가, 혹은 작가의 단편을 모은 '소설집'에서 또 읽게 된다던가...

 

소설보다 봄에는 3작품이 실린다. 봄과 어울리는 소설? 같은 건 아니고 그냥 시기상 발간되는 때가 봄인지, 가을인지에 따라 구별되는 것일 뿐. 실제 소설 내용과는 큰 상관은 없다. 그러니 봄, 여름, 가을, 겨울 편하게 읽으면 된다.

 

세 작품 중 특히나 위수정 작가의 '은의 세계'는 제목에서 거의 유추할 수 없는 스토리가 이어졌다. 실제 작가가 취한 배경도 코로나19상황 속에서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겪는 사회 시스템과 그들이 택할 수 밖에 없는 제한 된 선택지에 관한 것.

그리고 그 사이 기묘하게 엇갈리는 가족의 기억이 인상적이었다. 무엇이 진실일까? 왜 우리는 왜곡된 기억을 가지게 될까? 일종의 자기 방어 차원에서 발휘되는 기제일까.

 

주인공인 하나와 사촌인 명은, 하나의 남편 지환. 세 명의 인물들이 각기 펜데믹 상황에서 경험하게 되는 두려움은 조금씩 달랐다.

 

누군가에게는 실제로 먹고사니즘과 관련된 재정적 위기가, 미묘한 사촌지간을 유지하고 있는 두 여자를 관망하는 지환에게는 죽음의 서늘함이 계속해 지나간다. (상상이면서, 실제이기도 한, 소설 속에서는 명확히 구분되어 있지 않다.) 

 

그런데 나는 이상하게 지환에게 이입이 되었다. 뉴질랜드를 바이크 여행하던 어느날은, 왕복2차선 도로 옆으로 긴 강이 (댐이었다) 흐르고 있었는데, 내가 이렇게 갓길을 달리다가 큰 덤프 트럭이 지나가며 일으키는 바람에 휘청하며 저쪽으로 빠진다면. 이라는 생각. (위험에 만류할것을 알았기에 부모님께도 알리지 않은 모터사이클 여행. 내게 어떤 일이 일어나도 당분간은 아무도 모르겠구나. 하는 생각 등)

 

영화 속 총을 바라볼 때, 그 총이 '타앙' 하는 소리를 내며 총알을 밀어낼 때, 그것이 내 몸 어딘가를 관통하는 듯한 느낌을 상상하게 된다. 구체적으로.

 

이런게 삶의 의지인지, 아니면 늘 삶과 동시에 드리워져 있는 죽음에 대한 나름의 인식인건지... 여튼 위수정 작가의 묘사는 생생하게 체험되었다. 

 

마지막 장에서는 봄 호(vol.)에 단편을 기고한 작가들의 인터뷰가 실려 있었기에 나름의 추측으로 머물던 내용들에 대해 작가들의 목소리로 직접 설명을 들을 수 있었던 것이 가장 좋았다. (늘 작가의 의도가 궁금하다)

 

“팬데믹은 삶의 아이러니를 경험할 수 있는 배경이 되리란 생각을 했습니다. 결국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불안에 시달릴 테고, 그것은 본능적으로 감지되는 붕괴와 멸망, 죽음의 징후에 기인한 것일 테니까요.” -위수정 작가 인터뷰 중

 

나의 불안에 대해, 당신만 그런 건 아니에요. 저도 비슷하게 생각해요.

라고 건네는 위로의 말 같은. 위수정 작가의 단편의 장면들이 떠오른다.

 

YES마니아 : 로얄 t****d 2021.05.23. 신고 공감 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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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편의 소설로 만나는 2021년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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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90년대까지 소설에서 이름 대신 종종 이니셜을 사용했다면, 요즘 젊은 시인들 사이에선 외국 이름을 즐겨 사용하는 듯하다. 외국 이름을 통해 '한국'이라는 지역의 바운더리를 탈피하면서 자신들이 구사하는 이야기가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점을 어필하고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 '체'와 '앙헬'이라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성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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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 「나뭇잎이 마르고」

 

90년대까지 소설에서 이름 대신 종종 이니셜을 사용했다면, 요즘 젊은 시인들 사이에선 외국 이름을 즐겨 사용하는 듯하다. 외국 이름을 통해 '한국'이라는 지역의 바운더리를 탈피하면서 자신들이 구사하는 이야기가 보편적인 이야기라는 점을 어필하고 도모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 소설에서도 역시 '체'와 '앙헬'이라는 두 사람이 등장한다. 성별이나 인종을 유추할 수 없는 이러한 이름 (이 이름 자체로는 중남미 쪽 남성이라 유추할 수 있지만, 이 이름을 실제로 이용하는 사람들은 같은 민족과 같은 성별이 아니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을 사용한 작가의 의도는 명백해 보인다.

 

이 소설은 한 마디로 소수자에 대한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성 소수자이면서 장애인이면서 여성인 등장인물을 통해 김멜라는 소수자들의 삶과 그들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나일선, 「from the clouds to the resistance」

 

나일선은 등단을 통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건 아닌 것 같다. 그런 점에선 소설의 다양성에 유의미한 영향을 끼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소설 쓰기와 작가 되기에 진입할 수 있는 방법이 많으면 더 좋다고 생각하니까. 실제로도 작가는 다양한 매체를 경유하며 소설의 새로운 형식을 실험해오는 중이라고 한다. 이미 소설집도 한 권 출간했던데 나는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다.

 

이 소설은  실존하는 영화감독을 대상으로 사실과 허구가 공존하는 이야기인데, 소설 자체도 영화와 비슷한 방식으로 쓰여지고 있다. 시간대가 다른 두 공간과 그 공간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인물을 교차로 서술하는 방식은 아주 새로운 것은 아니지만 독자에겐 신선한 경험이다. 일기 형식이 다소 지루하긴 하지만 인물의 내면을 보여줄 수 있는 효과적 장치라 생각한다.

 

위수정, 「은의 세계」

 

팬데믹을 경험하는 인물들을 전면에 내세운 소설이다. 한동안 이런 소설들이 많이 나올 것 같은데, 이 소재와 주제로 해서는 처음 읽은 소설이다.

코로나라는 전염병이 모두에게 평등한 것이 아니라는 건 코로나 팬데믹 일년을 경험한 모두가 아는 바다. 계급과 계층에 따라 위험에 노출되는 정도가 다르고, 국가 간 빈부 차에 따라서 코로나 백신 공급도 다르다.

이러한 차이를 사촌 간인 두 사람을 통해 보인다.

감염병으로 인한 혐오와 차별이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 그 과정을 잘 보여주고 있다. 계층에 따라 더 위험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생겨난다. 이런 점에서 전염병은 계급과 계층에 따라 그 충격파가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안전해보이는 사람들도 감염병으로 인한 불안감은 어찌할 수 없는 바이다. 그런 측면에서 코로나는 모두에게 평등하다고도 할 수 있겠다.

 

<소설 보다>의 선정위원은 강동호, 김보경, 김형중, 양순모, 이수형, 조연정, 조효원, 홍성희 이렇게 여덟 명이다. 원래 이랬는지 멤버에 변화가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어떤 이름들은 오랫동안 보아온 익숙한 이름이지만, 그렇지 않은 이름도 눈에 띤다), 이번에 선정된 세 명의 소설가와 인터뷰를 한 양순모, 홍성희, 김보경은 모두 처음 보는 낯선 이름이다. 좋아하는 인터뷰어들을 못 보는 건 아쉽지만, '젊은 소설가'들의 등장만큼이나 '젊은 비평가'들의 등장도 이 소설집의 기획 목적에  부합하다고 생각한다.

 

s*****n 2021.03.27.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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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 중에 하나라도--- [한국소설-소설 보다 : 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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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따라 읽게 되는 우리 소설 세 편이다. 이번 책에서는 세 번째로 실린 위수정의 작품에 머물렀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었으나, 지금 시기에 읽어 보아야 할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는 마음을 거북하게 하는 글인데, 그럴수록 읽어야 하는 글이라는 것을 알고 읽는 마음은 서글프다. 쓰는 이는 얼마나 더 서글프고 고되었을까.   먹고 사는 게 전부인 사람들이 있다.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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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따라 읽게 되는 우리 소설 세 편이다. 이번 책에서는 세 번째로 실린 위수정의 작품에 머물렀다.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글이 아니었으나, 지금 시기에 읽어 보아야 할 글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는 마음을 거북하게 하는 글인데, 그럴수록 읽어야 하는 글이라는 것을 알고 읽는 마음은 서글프다. 쓰는 이는 얼마나 더 서글프고 고되었을까.

 

먹고 사는 게 전부인 사람들이 있다. 하루하루, 단 하루라도 내일을 걱정하지 않고 살 수 있다면. 코로나 19는 이 문제를 한층 가깝고 절실하게 던진다. 나만 괜찮은 거리에 물러나 있다고 안심할 수 없는 세상, 그래서도 안 되는 세상, 그럼에도 이 또한 쉽게 외면하게 되는 세상. 약한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약한 위치에 있는 많은 생명체들처럼 자신의 생명을 이어 가는 일이 고달프기만 할 것이다. 자칫 놓아버리고 싶을 만큼. 소설은 이런 상황에 놓인 우리 각자를 어디까지 데려다 줄 수 있을까. 서로 만나게 해 줄까?   

 

김멜라의 글과 나일선의 글은, 내 취향에서 좀 멀리 있다. 읽으려고 애를 쓰다 보면, 굳이 왜? 하는 마음이 드는 때가 온다. 이럴 것까지는 없지 않은가, 하여 읽기를 그만둔다. 작가가 표현하는 문장이나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이 내가 수월하게 읽을 수 있도록 해 주지 않는다고 느낄 때, 내 취향과 작가의 취향을 동등하게 존중하기로 하자 싶다. 세상 모든 글에 다 빠질 수는 없지 않겠는가. 

 

여름은 아주 멀리 있구나. 

YES마니아 : 로얄 j***6 2021.04.16. 신고 공감 3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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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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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분기마다 새로운 신작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표지도 이쁘고 책이 가벼워서 날이 좋으면 볕이 잘드는 카페 창가에 앉아서 읽기에 딱 좋아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소설들을 빠르게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이번 '소설 보다 : 봄2021'은 팬데믹 시대의 불안과 소외된 존재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보게 합니다. 벌써 소설 보다 : 여름 책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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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 분기마다 새로운 신작을 만날 수 있어 좋습니다. 표지도 이쁘고 책이 가벼워서 날이 좋으면 볕이 잘드는 카페 창가에 앉아서 읽기에 딱 좋아요. 젊은 작가들의 신선한 소설들을 빠르게 접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아요. 이번 '소설 보다 : 봄2021'은 팬데믹 시대의 불안과 소외된 존재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보게 합니다. 벌써 소설 보다 : 여름 책이 기대됩니다. 

f*******j 2021.03.29.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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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김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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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의 단편이 참 좋았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그 안에 담긴 그러니까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고 할까. 김멜라란 이름도 그녀의 단편도 나는 처음 접했다. 그런데 이번에 팬이 될 것 같았다. 그녀가 추구하는 소설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고 또 더 많은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여성의 연대,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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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의 단편이 참 좋았다. 뭐라고 설명해야 할까. 쉽고 편안하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그 안에 담긴 그러니까 저자가 전달하고자 하는 게 무엇인지 잘 알 수 있다고 할까. 김멜라란 이름도 그녀의 단편도 나는 처음 접했다. 그런데 이번에 팬이 될 것 같았다. 그녀가 추구하는 소설이 무엇인지 알 것 같았고 또 더 많은 소설을 읽고 싶어졌다. 여성의 연대, 사랑, 그리고 삶에 대한 이야기가 참 좋았다. 접근방식이나 소설에 대한 작가의 따뜻하면서도 남다른 시선을 오래 기억하고 지켜보고 싶어졌다. 

r*********s 2021.04.18.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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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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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시리즈를 꾸준하게 읽고 있다. 꾸준하다는 말을 빼야 할까. ㅎ 아무튼 항상 책이 나올 때마다 작가의 이름을 살피고 또 그들의 소설을 읽으려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점점 나는 그들의 소설이 어렵고 난해하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소설의 세계라고 할까. 봄 2021은 김멜라, 나일선, 위수정 세 명의 작가의 소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처음 읽는 소설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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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시리즈를 꾸준하게 읽고 있다. 꾸준하다는 말을 빼야 할까. ㅎ 아무튼 항상 책이 나올 때마다 작가의 이름을 살피고 또 그들의 소설을 읽으려 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 점점 나는 그들의 소설이 어렵고 난해하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소설의 세계라고 할까. 봄 2021은 김멜라, 나일선, 위수정 세 명의 작가의 소설을 만날 수 있다. 나는 처음 읽는 소설이 될 것이다. 

r*********s 2021.03.31.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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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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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멜라의 <나뭇잎이 마르고>를 읽었습니다. 마지막 글자를 읽고 나서 체의 첫 마디로 돌아갑니다. 오, 여버서여. 조용히 이 말을 발음해봅니다. 입술은 주름진 채 닫히지 못하고 동그랗게 말립니다. 체는 그 입가에 있는 주름입니다. 체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체의 입 모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어느새 우리는 그 동그라미를 통해 체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체의 세계에서 한참 노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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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멜라의 <나뭇잎이 마르고>를 읽었습니다. 마지막 글자를 읽고 나서 체의 첫 마디로 돌아갑니다. 오, 여버서여. 조용히 이 말을 발음해봅니다. 입술은 주름진 채 닫히지 못하고 동그랗게 말립니다. 체는 그 입가에 있는 주름입니다. 체의 말을 알아듣기 위해 체의 입 모양을 자세히 들여다보다가 어느새 우리는 그 동그라미를 통해 체의 세계로 들어갑니다. 체의 세계에서 한참 노닐다가 깨닫습니다. 체의 입술은 오그라든 게 아니라 오므린 것입니다. 그리고 체의 입술 주름이 만들어내는 그 동그라미는 언제나 열려있습니다. 체, 그 열린 문 앞에서 여태 서성거린 건 저였습니다. 오늘 그 동그라미를 들여다보기를 잘했다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b*******2 2021.07.2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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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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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1년 판입니다. 이러한 작품집들이 많이 출간되어서 많은 소설가들이 활동하면 좋겠네요. 김멜라, 나일선, 위수정 작가님의 단편 작품집들이 모인것으로 나중에 장편연재가 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수작도 있었습니다. 소설에 쓰인 문구들도 예쁘고 인상적인것이 많아서 나중에 이런문구들로 책갈피를 만들면 예쁘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권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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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보다 : 봄 2021년 판입니다. 이러한 작품집들이 많이 출간되어서 많은 소설가들이 활동하면 좋겠네요. 김멜라, 나일선, 위수정 작가님의 단편 작품집들이 모인것으로 나중에 장편연재가 되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정도의 수작도 있었습니다. 소설에 쓰인 문구들도 예쁘고 인상적인것이 많아서 나중에 이런문구들로 책갈피를 만들면 예쁘겠다라는 생각이 드네요 다음권도 기대합니다^^  

s******3 2021.05.30. 신고 공감 1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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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권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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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해서 가끔 사요 포인트나 상품권 써버리고 싶을때 샀으나 가볍고 기분전환되니 사보세요앙헬이 말하자 체는 사레들린 듯 커 커 하고 웃었다. 앙헬은 체의 웃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시든 풀 무더기 같은 얼굴로 숨이 넘어갈 것처럼 웃는 사람. 체는 모든 것을 다해 말했고 모든 것을 다해 웃었다. 그녀가 내뱉는 소리 하나, 음절 하나에 그녀라는 존재가 온전히 녹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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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해서 가끔 사요
포인트나 상품권 써버리고 싶을때 샀으나
가볍고 기분전환되니 사보세요

앙헬이 말하자 체는 사레들린 듯 커 커 하고 웃었다. 앙헬은 체의 웃는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시든 풀 무더기 같은 얼굴로 숨이 넘어갈 것처럼 웃는 사람. 체는 모든 것을 다해 말했고 모든 것을 다해 웃었다. 그녀가 내뱉는 소리 하나, 음절 하나에 그녀라는 존재가 온전히 녹아 있었다. 한때 앙헬은 세상의 모든 사람이 그녀처럼 말하고 그녀처럼 웃기를 바랐다. - p.15-16 ‘나뭇잎이 마르고’ 中

그녀는 사람에게 다가가 마음을 주는 일을 멈추지 않았다. 먼저 주고, 준 만큼 되돌려 받지 못해도, 다시 자기의 것을 주었다. 결국 그건 자기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라고 했다. 멀리, 크게 보면 그렇다고. 그런 말을 할 때 체의 얼굴은 느긋하면서도 단단해 보였다. 앙헬은 체보다 여러 가지 일에 능숙했지만 사람을 대하는 체의 태도에는 자신이 다 헤아릴 수 없는 크고 높은 면이 있다고 생각했다. - p.28 ‘나뭇잎이 마르고’ 中
k****y 2021.05.12.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