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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병 중환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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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 】 _김인희 / 푸른역사     “애국병 중환자들”   여러 해전 역사를 전공하는 한국의 한 젊은 학자가 중국을 방문했다. 이곳저곳 중국 내 답사를 다니던 중, 지방의 한 마을을 들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6.25전쟁에 참여했던 90대의 노인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 노인은 전쟁에 참여했을 때 갖고 다녔음직한 금속으로 된 물컵을 가보처럼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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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

_김인희 / 푸른역사

 

 

애국병 중환자들

 

여러 해전 역사를 전공하는 한국의 한 젊은 학자가 중국을 방문했다. 이곳저곳 중국 내 답사를 다니던 중, 지방의 한 마을을 들렀는데 그곳에서 우연히 6.25전쟁에 참여했던 90대의 노인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 노인은 전쟁에 참여했을 때 갖고 다녔음직한 금속으로 된 물컵을 가보처럼 소중히 꺼내서 보여주는데 그 컵엔 항미원조(抗美援朝)가 새겨져 있었다. 그 노인은 그 컵을 한국의 젊은 학자에게 보여주면서, 짐짓 목에 힘을 주더란다. 그리고 그 표정엔 감사의 인사를 받고 싶어 하는 마음이 보였지만,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고 했다. 그 지역에 잠시 머무르게 된 일정을 안 중국 노인이 다시 들려서 식사를 하고 가라고 했지만, 조용히 그곳을 떠나왔다고 한다.

 

작년 가을, 방탄소년단(BTS)의 리더 RM(본명 김남준)이 벤 플리트 상을 수상하면서 우리는 두 국가(한국과 미국)가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늘 기억할 것이라고 한 발언에 많은 중국인들이 반발했다. 중국관영매체 환구시보(環球時報)RM의 말 중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라는 부분을 지적하면서 방탄소년단이 항미원조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고 했다. 웨이보에선 국가 존엄과 관련된 사항은 절대 용인할 수 없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일이다.

 

이 책의 저자 김인희는 언어인류학자이다. 저자의 학문적 관심은 인류학 분야에서 출발했으나, 중국내 소수민족의 기원과 역사에 대한 탐구를 진행하면서 자연스럽게 연구 영역이 고고학 분야로 확대되었다. 최근에는 현대 중국의 민족정책과 역사정책의 핵심주제인 중국 애국주의에 관심을 갖고 연구하고 있다. 저자의 여러 저서 중 1,300년 디아스포라, 고구려 유민(푸른역사, 2011)을 읽으면서, 중국내 소수 민족 중 5번째로 인구수가 많은 먀오족이 고구려 유민의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자의 치밀한 자료 수집과 깊이 있는 글쓰기는 이 책 중국 애국주의 홍위병, 분노청년에서도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새롭게 세계 패권을 장악하겠다며 도전장을 내민 중국! 중국 공산당에게는 든든한 지원자인 분노청년이 있다. 분노청년은 1990년대 중반에 등장하여 현재까지도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국의 인터넷 극우 청년집단을 말한다. 저자는 절제된 표현으로 분노청년이라 부르지만, 그들의 행태를 보면 분노를 넘어서 광분청년이라고 해도 무리가 없을 듯싶다.

 

당이 국가를 운영하는 당국체제의 중국에서 애국주의 교육은 곧 애당(愛黨)교육이다. 공산당은 애국주의 교육을 통해 공산당의 노선을 따르는 인민을 길러내고 있다. 1990년대를 기점으로 2000년대 들어서 분노청년의 활동은 더욱 강해지고 있다. 중국내에서도 의식 있는 집단들, 특히 자유파 지식인은 분노청년의 맹목적 애국주의, 애당주의를 맹렬하게 비판했다. 2010년대 들어서 중국 정부의 인터넷 검열 강화로 초기 분노청년과 자유파 지식인이 주춤하는 사이에, 자간오(중국 정부의 관리와 그 가족들이 중심이 된 친정부 인터넷 집단. 이들의 활동지수는 진급에도 영향을 준다)가 이 자리를 대신했다. 2016년 이후에는 인터넷 애국청년 집단인 소분홍이 등장하여 완전히 주도권을 장악했다. 마오쩌둥은 홍위병을 착한 아이들(好孩子)’ 이라고 했다. 즉 자신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란 뜻이다. 그런 의미에서 소분홍은 시진핑 주석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들이라는 이야기다. 다른 점이 있다면 소분홍은 인터넷 홍위병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중국 애국주의 본질을 밝힌다. 애국주의 교육은 중국 공산당이 자신들의 정치노선에 충실한 인민을 길러내기 위한 정치 프로젝트라는 것을 드러내준다. 분노청년의 폐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한 2000년대 중반 이후 중국 지식인들은 분노청년을 병적 민주주의라며 이성적인 애국을 호소했다. 그러나 이들은 분노청년이 양산된 원인이 중국 정부에 의한 애국주의 교육 때문이라는 점은 지적하지 않았다. , 공산당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피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내에서 많은 연구자와 문화비평가들이 논문과 서적, 칼럼을 통해 분노청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얼마나 지속적으로 힘 있게 진행이 될지 지켜봐야 할 것이다. “시 주석은 이미 마음을 굳혔고, 애국주의에 세뇌된 분노청년은 자력으로 폭주를 멈추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책 제목에도 표현했지만, 분노청년들의 DNA를 홍위병에서 찾아냈다. 중국을 뒤흔든 문화대혁명이 중고등학교를 다니는 소년들로부터 시작되었다는 것은 심히 놀라운 일이다. 기록을 통해 보면 홍위병들 중에서 가장 포악한 행위를 저지른 것은 나이가 어릴수록, 남자보다는 여자라는 것에 주목한다. 홍위병은 마오의 작품이다. 마오가 무산계급 대혁명, 즉 문화대혁명을 일으켜 류샤오치를 비롯한 자신의 비판세력이자 적대세력을 제거하고자 할 때 청소년들을 이용하고자 했다. 그들이 가장 적극적이고(물불 안 가리고 덤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하겠다) 보수적인 사상이 옅으며, 일정 정도 지식이 있어 문화대혁명을 담당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마오는 홍위병에 부담을 느끼게 된 듯하다. 196610월 신중국 건국 17주년 기념 접전에서 마오가 홍위병에 둘러싸여 있는 사진을 보면, 홍위병들은 흥분과 감동으로 어쩔 줄을 모르고 있는데, 그 가운데 자리를 위치한 마오는 심히 근심스러운 표정이 대조적이다. 마치 저 프랑켄슈타인들을 어찌할꼬?”라는 마음이 읽혀진다.

 

중국의 자유주의 지식인 랴오바오핑은 병적인 민족주의는 비이성적 사고의 산물이라고 지적하면서, ‘분노청년이 되기 위한 조건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_머리는 충분히 녹슬고 논리는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머리가 좋은 사람은 생각을 하기 때문에 논리를 찾게 되어 진리를 숨길 수 없어 분노청년이 될 수 없다. _정보로부터 폐쇄되어 있어, 가짜 정보인지 진짜 정보인지 알지 못해야 한다. _피는 충분히 뜨겁고 이성은 충분히 부족해야 한다 _입은 구린내로 진동하고, 사람에 대해 욕을 할 때는 충분히 악독해야 한다. _사람 됨됨이는 충분히 천박하고, 법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없어 애국이라는 이름으로 법과 인권을 능욕해야 한다.

 

책의 부록으론 20191113일에 중공중앙 국무원에서 발표한 신시대 애국주의 교육 실시 강요가 실려 있다. 이 내용을 보면, ‘분노청년들이 공산당에서 자양분을 받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애국주의는 중화민족의 마음()이며 영혼()으로, 중화인민과 중화민족의 민족 독립과 민족 존엄을 수호하는 강력한 정신적 동력이다라고 시작한다. 총체적 요구사항에 들어가면,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지도에 따라 당에 충성하고 책임을 다하는 의식, 중국몽 실현, 애당, 애국, 애사회주의의 상호 통일 견지, 중국에 발을 딛고 세계를 향한다 등이 실려 있다. 한 국가의 국민으로 자국을 사랑하고 자국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금 분노청년, 아니 광분청년들은 애국병에 걸린 중환자들이라고 생각한다. 애국이라는 이름하에 휘두르는 사이버 또는 실제적인 테러행위를 두둔하고 방관하는 중국 공산당이 더 큰 문제다.

 

한국은 어떤 중국을 알고 있었던 것일까? 지금, 충분히 힘이 강력해진 중국은 우리에게 새로운 관계를 요구하고 있다. 이제 한국은 낯선 모습으로 다가온 중국에 대해 심도 깊은 고민을 해야 할 시점에 놓여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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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 2021.04.24. 신고 공감 7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정권이 만들어낸 괴물집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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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언론에 비친 중국인들의 몰상식한 행동들을 목격하곤 한다. 물론 몰상식이 어느 한 나라나 민족의 전유물만은 아니지만, 최근 보이는 중국인들의 행동 가운데는 확실히 그 도가 지나치다 싶은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사드 사태 즈음해서 중국의 어떤 사람들은 한국의 롯데마트에 들어가서 식품들을 일부러 오염시키거나 상품을 훼손시키는 과정을 영상을 찍어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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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종종 언론에 비친 중국인들의 몰상식한 행동들을 목격하곤 한다. 물론 몰상식이 어느 한 나라나 민족의 전유물만은 아니지만, 최근 보이는 중국인들의 행동 가운데는 확실히 그 도가 지나치다 싶은 것들이 많았다.

 

예를 들면 사드 사태 즈음해서 중국의 어떤 사람들은 한국의 롯데마트에 들어가서 식품들을 일부러 오염시키거나 상품을 훼손시키는 과정을 영상을 찍어 올렸다. 여기까지는 정신 나간 이들의 행동이라고 치부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문제는 그런 영상을 보며 환호하고 응원하는 사람의 수가 지나치게 많았다는 점이다.

 

또 하나, 얼마 전 방탄소년단이 미국을 방문해서 6.25 때 함께 싸우고 희생당한 한국과 미국 양국의 희생자들에게 감사를 표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이 장면을 두고 어떤 중국인들은 왜 자기들에게는 감사를 표하지 않느냐며 분노의 화살을 난사해댔다. 생각해 보면 어이없는 일인데, 당시 중공군은 국군과 맞서 싸운 적이었다. 그런 자기들에게 감사해야 한다는 발상은, 그들이 이 전쟁의 성격을 철저하게 왜곡시켜 인식하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

 

이 외에도 대만국적인 연예인 쯔위가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대만국기를 들고 흔들었다는 이유로 비난을 퍼붓거나 그 소속사인 SM 홈페이지를 공격해 마비시키는 행동을 저지른 적도 있었다. 개인적으론 덕분에 그 연예인에 대해서 조금 더 알게 되었지만.

 

 

이 책은 이런 일련의 행동들이 단지 우발적으로 일어난 게 아니라고 말한다. 그 배경에는 소위 ‘분노청년’이라는 중국 내 특정 세력이 짙게 개입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애국활동’에 열정적으로 뛰어드는 젊은이들이다.(명칭에 붙은 ‘분노’는 이들의 활동이 꽤나 적극적, 나아가 폭력적이라는 걸 암시한다) 문제는 이들이 말하는 ‘애국’이 진짜 애국이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점이다. 사실 이건 소위 ‘극우’들의 전반적인 한계 같지만(아, 이쪽은 극좌인가).

 

그들은 ‘위대한 중국’의 가치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나아가 이를 훼손하는 것처럼 보이는 일제의 행동, 발언, 사상을 깨부수는 걸 목적으로 한다. 당연히 이 과정에서 온갖 비논리적인 주장과 선동이 난무한다. 심지어 “중국은 제국주의적인 유전자를 갖고 있지 않기에, 중국이 일으킨 전쟁은 침략전쟁이 아니”라는 헛소리까지도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할 정도.

 

이 책의 저자는 이들 ‘분노청년’의 사상적 근원에 마오쩌둥 시절의 ‘홍위병’이 있다고 진단한다. 마오쩌둥 개인을 우상화 해 숭배했던 광적 추종자들이었던 홍위병들은 대개 10대 초반의 어린 아이들이었다. 마오쩌둥은 그들을 이용해 문화대혁명을 일으켜서, 공산당 내 자신의 정적들을 제거하고 절대군주의 자리에 올랐었다.

 

‘분노청년’의 등장은 그들을 이용해 정권을 강화하려는 중국 내 기득권 세력들이 조장한 것이었다. 이미 중국의 교육과정에는 아주 어린 시절부터 ‘애국’을 강조하는 내용이 잔뜩 채워져 있고, 이들의 활동에 대한 법적 제재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으니까.

 

그런데 최근에는 이들과 과격한 행동이 정권에도 어느 정도 부담이 되나보다. 시진핑은 ‘소분홍’이라는 새로운 과격 친위 팬클럽을 새로 만드는 대신, ‘분노청년’들이 일으키는 사회분열을 해소하기 위해 유교사상의 충과 효를 강조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고 한다. 중국을 하나의 큰 가족으로, 최고지도자인 시진핑을 큰 아버지로 묘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

 

 

“애국은 모두 무죄”라는 그들의 황당한 인식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이런 게 어디 그들만의 일인지는 모르겠다. 우리 곁에도 이런 식의 막가파식 주장을 하는 망나니들이 수두룩하게 존재하니까. 차이가 있다면 중국은 그게 이미 국가적으로 양성되고 있다는 점이고, 우리는 그 양상과정이 아직 공식적인 교육과정으로 실현되지는 않고 있다는 것뿐. 참고로 자민당의 반세기 집권이 이루어지고 있는 일본도 교육 과정에서의 극우 양성의 제도화가 거의 완성된 것처럼 보인다.

 

사실 책에서는 어떻게 하면 중국의 이런 ‘분노청년’과 같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는 않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한 번 그렇게 만들어진 왜곡된 정신이 어디 바뀔 수 있을까 싶다. 정권의 이익을 위해서 만들어낸 괴물집단은 결국 자신들의 발목을 잡는 늪이 될지도 모르겠다.

 

 

p*********n 2022.06.0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