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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기다리던 책 <볼 빨간 삐닥이>를 받았다. 표지 그림의 여인이 너무 이쁘다는 인상이 강렬했다면 서서히 빨간 코끝과 눈가의 붉은 색이 눈에 들어왔다. 지루성피부염으로 얼굴이 빨간 아줌마라고 작가는 스스로를 소개하지만, 이 표지 그림이 이 책의 내용을 대변하는 것 같아 마음이 따뜻해진다. 빠딱이란 별명을 얻으려면 우선은 개성이 강한 것이다. 그런 개성은 때로는 평펌함의 집단에 밀쳐질 수 있다. 그러나 작가는 든든한 아버지의 울타리 안에서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그림을 발견하고 미술을 전공하고 그림에 빠져 살았다. 세 아이를 낳고 기르면서 잊고 지냈던 그림, 든든한 울타리였던 아버지를 떠나보내고, 잊고 지냈던 자신의 울타리와 같았던 그림을다시 그리기 시작했다. 다시 그림 그리기를 아버지가 원하셨을 거라는 생각은 그녀를 자기와의 싸움같은 길고 긴 고독의 사간을 버티게 해 주었다.
작가는 자신에게, 또는 다른 사람에게 작게 속삭이듯 묻는다. 당신 안의 백조를 찾으셨나요? 당신의 취약점은 무엇인가요? 탈출하기 위한 당신만의 방법은 무엇인가요?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가면은 무엇인가요?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하듯 들려준다. 어렸을 때의 이야기, 부모님 이야기, 가족 이야기, 아버지가 돌아기신 후의 이야기를. 그리고 작가는 그 경험과 함께 생각나는 그림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녀가 소개하는 보티첼리, 뒤러, 뭉크, 램브란트, 세잔, 앤디 워홀, 밀켈란젤로, 클림트 등은 우리를 풍성한 예술의 세계로 아주 친절하게 연결해 준다. 그리고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자신의 그림으로 우리 앞에 선물처럼 전해준다. 그녀의 수채화는 가만히 바라보고 싶어진다. 그녀는 지금 막 붓을 내려놓은 듯 신선한 느김과 따뜻한 그림을 넘치도록 책에 담았다. 일상에 지치고, 마음이 복잡할 때, 그저 가만히 바라보고 싶은 그림을 선물처럼 책에 담았다.
아마도 그녀는 가족과 산책을 갈 것이고, 그곳에서 그림을 그릴 것이다. 우리는 누구나 상처를 받고 또한 치유하며 살아간다. 그녀에게 그림이 그러했듯이, 우리도 그녀의 책을 통해 위로받고 마음이 치유되고 환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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