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가 필요할 때 인터넷 서점을 검색해 두 권의 책을 주문해서 받았다. 그 중 한 권이 이 책 <몽 카페>. 미리보기를 먼저 확인하고, 이 정도 내용이면 가볍게 읽을 책이란 판단이었다. 책이 사무실에 도착한 다음 날, 새 책 두 권을 샀는데 한 권 볼래? 일찍 출근한 직원에게 제안을 했더니 이 책 <몽 카페>를 골라 갔다. 서점 문을 열면 이 책에는 '고객님께서 구매하신 상품'이란 문구가 달리지만 읽을 일이 없었던 책이다. 그러던 어느 날 직원들과 모인 자리에서 독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다가 이 책 이야기가 다시 나왔다.
머리가 복잡할 때 아무 생각 없이 읽기 좋다던 직원. 일상 업무에 지쳐있을 때 휴식 같은 독서가 되었기를. 내가 처음 구입할 때도 그런 이유로 골랐던 책이라 공감이 갔던 이야기다. 그 말에 호기심이 동한 다른 직원이 책 표지를 보고, 오드리 햅번을 좋아한다며 표지가 마음에 든다고해서 구입해 줬다. 책을 좋아하는 이에 대한 무한 호감의 표현이다. 이래저래 구입은 했지만 읽지 못했던 책 표지가 보일 때마다 눈에 밟혔던지, 중고 서점에 이 책이 올라왔을 때 바로 구입했다. 산 책을 다시 샀다는 부담을 조금 덜겠다는 생각이었을 듯.
그는 그곳을 '몽 카페'(나의 카페)라고 불렀다. 프랑스 사람들은 자신만의 카페, 자신만의 빵집, 자신만의 술집 같은 것이 있다고 한다. (63쪽)
몽 카페, 파리에서 마주친 우연의 기록이란 부제가 달린 책. 스타벅스 같은 북적이는 카페가 익숙하지만, 한편으로는 혼자 조용히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나만의 장소가 될 수 있는 곳도 카페라는 공간이다. 카페라는 이름의 나만의 공간. 오직 내가 할 수 있는 일에만 집중할 수 있는 곳. 보고 듣고 느끼고 생각하며 나만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곳이다. 나를 포함한 어떤 존재든 가만히 보고 있을 때라야 숨어 있던 의미를 슬쩍 보여준다. 사물이든 사람이든 자세히 보아야 오래 보아야 예쁘고 사랑스럽다고 했던 시인의 말처럼.
내가 원하는 카페는 파리의 풍경을 볼 수 있는 곳, 그렇게 잠시 머물다가 나 자신이 풍경이 되는 곳이다. 풍경은 적절한 거리를 요구한다. 대상을 실제보다 더 아름답게 바라보기 위해서는 대상과 나 사이에 약간의 왜곡과 굴절이 이뤄질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9쪽)
나를 바라볼 기회가 없는 우리가 삶의 의미를 깨닫는 방법은 내가 보는 것, 듣는 것에 약간의 거리를 두고 시간을 쓰는 것이다. 시간을 쓴다는 것은 공을 들여 해본다는 것이고, 공을 들인다는 것은 대상에 대한 관심이 생길 때 가능하다. 관심을 담아 바라본 풍경에 내 이야기가 담기면 무한 애정이 생긴다. 그 순간 풍경과 나는 하나가 되어 같은 운명을 가진 것 같이 느껴진다. 그런 연결이 가능할 때 비로소 나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이 책의 저자처럼 나 자신이 풍경이 되는 순간을 경험하는 것이다. 거리를 두고 나를 바라 보게 된다.
새를 보는 사람의 말을 빌리자면, 나는 그저 파리에서 커피를 마신 사람이다. 그러니까 이 글은 파리에서 커피를 마신 사람이 본 풍경의 기록이다. 그 기록에는 어제 그리고 오늘의 나의 시선이 담겨 있다. 내가 새를 보는 사람을 통해 볼 수 없었던 무언가를 보게 된 것처럼, 내가 파리의 카페에서 봤던 것들을 누군가와 나눌 수 있다면, 그럴 수 있다면, 나를 드러낸 이 긴 글들이 조금은 덜 부끄러울 것 같다.(131쪽)
다른 사람의 시선이 찾아낸 일상의 의미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여유를 가졌으면. 책을 받은 직원들이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혼자 머물 수 있는 그런 카페가 아니라 북적이는 스타벅스에서나 얼굴을 볼 수 있는 이들이다. 그들뿐 아니라 나에게도 기대하기 힘든 일이란 걸 알지만 가끔 편하게 책을 읽으면서 그런 순간이 소중한 선물이란 사실을 깨닫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내 마음이 분주해서 정작 내게 필요한 것을 다른 이들에게 강요하듯 이야기할까봐 조심스럽다. 내가 가지지 못한 것은 다른 누구에게도 줄 수 없기에.
무엇보다 커피 한 잔을 마시는 시간만큼은 세상과 부대끼지 않고 세상 속에 머물 수 있었다. 그러니 나는 그 정도의 거리가, 그 정도의 삶이 좋은 것 같다. 옆 테이블에 앉은 이의 온기를 느끼며, 옆 테이블로 넘어가지 않고 내 몫의 커피를 맛있게 마시는 삶.(156쪽) |
|
인생은 항상 기다림의 연속입니다. 이제 겨울이 시작인데 어제 큰 눈을 보니 불연듯 저는 봄을 벌써 기다립니다. 카페 소사이어티 시리즈 세 번째 ‘파리편’ 시간의흐름에서 펴내는 카페 4부작 ‘카페 소사이어티’의 세 번째 도시는 파리(Paris)입니다. 작가 신유진이 이십대와 삼십대의 대부분을 파리에서 지내며 바라본 사람들과 풍경을 기록한 에세이입니다. 한국인의 시선과 프랑스인의 시선을 모두 내면화한 경계인 특유의 세계관이 그녀의 문장 곳곳에 배어 있습니다. 우리 이제 여행은 다시 물 건너 갔습니다. 있을 때 소중한 걸 왜 몰랐을까요.
좋은 기다림을 생각해야 한다. 기다리는 행위, 그 자체를 즐겨야 한다. 나는 1시간 먼저 가 있는 마음을 지금 이곳으로 데려오기 위해 커피를 마신다. 커피는 기다림의 가장 적절한 동반자다. 동시에 너무 식은 커피는 기다림의 한계이기도 하다. _ 빨래방 맞은편 카페
좋은 카페에 가고 싶지만, 어떤 카페가 좋은 카페인지 생각해본 적은 없다. 너무 화려하고 예쁜 카페는 불편하고, 유명한 카페는 지나치게 붐비고, 촌스러운 카페는 속상하다. 다만 카페를 고를 때 커피 맛보다 더 중요한 것을 꼽자면, 그건 너무 딱딱하지도 너무 파묻히지도 않는 적당한 쿠션감의 의자다. 말하자면 화목한 가정집에 놓인 식탁 의자 같은 것. _ 취향에 맞는 카페
단골 카페는 만들지 못했지만, 딱 한 번 취향에 맞는 카페를 만난 적은 있다. 주택가의 골목 귀퉁이에 숨어 있던 '소박하게'라는 이름의 카페였다. 이름처럼 소박하게 테이블 세 개가 전부였는데, 무엇보다 몸과 시간을 마음 놓고 내맡길 수 있을 만큼 편안한 의자가 있었다. 나는 그곳에 앉아 해가 저물고 여름이 물러나는 것을 봤다. 가로등이 켜졌고, 고양이 한 마리가 총총걸음으로 계단을 올랐다. 내가 봤던 그때 그 모습을 그림으로 그린다면, 이렇게 제목을 붙일 것이다.'모두 집으로 돌아가고 남은 것들.' _취향에 맞는 카페
쓰고 싶지 않은 사람이 있다. 쓰지 않으면 그와 함께 파리의 한 조각이 사라져버리는 사람이다. 나는 지금 그 사람을 쓰지 않고, 그 사람과 함께 걸었던 파리와 우리가 즐겨 찾았던 카페를 쓰는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기억의 걸음이 닿는 곳곳에 그 사람이 있다. 보폭을 맞춰 걸었던 좁은 골목과 봄이 도래했던 센(Seine)강, 초록의 그늘 사이로 불었던 바람, 그리고 작은 문을 빼꼼히 열어 둔 마레의 어느 카페. _ 남은 것
|
|
이 글을 읽는 동안 파리의 물리적인 가상체험과 더불어 작가님이 지나온 시간에 나를 이입해보게 되는 함께 하게 되었습니다. 파리에서의 시간을 통해 엿보았던 더블에스프레소를도 호기롭게 도전해보았고, 빨래방의 맞은 편에 커피숍이 있는 카페를 찾아다녀도 보았습니다. 세상에 가장 언저리에서 아무것도아닌듯,중심인듯 구경해보는 연습도 해볼 수 있었습니다. 마음이 많이 지칠때, 가장좋아하는 카페에서 몽카페를 읽으면서 해외를 나갈수 없는 마음을 달래봅니다. 꼭 한번 읽어보시길! 강추합니다! |
|
이 책을 읽고 몽 카페, 그러니까 나의 카페는 어디가 있는지 생각해봤다. 카페를 정말 좋아하고 상대방이 동의하기만 한다면 하루 종일이라도 카페에서 보낼 수 있는 나에게도 몽 카페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곳이 고작 스타벅스뿐이었다. 스타벅스를 욕하려는 건 아니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 모르는 나만의 취향을 듬뿍 담은 몽 카페가 몇 개쯤 있었으면 했다.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생각해보니 여러 카페가 떠오른다. 역시 없는 게 아니었어! 나만의 카페. 좋아하는 사람을 데려가 맛있는 커피를 마시게 해주고 싶다. |
|
중간에 노숙자 이야기가 꽤나 인상깊게 남았다. 돈 구걸도 아닌 커피 한잔 사달라는 이야기에 커피와 함께 노숙자와 대화를 나눈 스토리가 흔하진 않아서 영화같아서. 그리고 우리가 낭만을 가득담아 바라보는 프랑스 노천카페가 아닌 리얼 그들의 삶이자 라이프의 시선으로 바라볼수 있었던 노천카페의 감성을 느낄수 있는 책이었다.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리며 마시는 커피라니... |
|
음. . . . . . . . . . 먼저는, '몽 카페' (Mon cafe) 는 나의 카페란 뜻이다. 자신만의 카페. 아무튼, 신유진 열다섯 번의 낮을 이은 몽카페를 읽어봤다. 찬찬히 홀짝거리며 읽고 싶긴 했는데.... 그냥 읽었다. 몽카페를 펼치면서 좋았던 것을 나열해 보자면.... 어~..... 일단, 오랜만에 비닐에 랩핑된 책을 받아서인지... 투명한 옷을 뜯어내는 느낌이 좋았다는것. 그러면서도 잊었던 건... 랩핑한책은 주로 나를 실망시켰다는 것을 잠시 잊었다. 처음엔 이 표지가 상당히 맘에 들지 않았는데 표지를 넘기자마자 이색적인 제본 상태가 맘에 들었다. 그리고.... 또 뭐가 있을까... 음~ 책의 반환점. 하프의 반환점에 있는 파리의 카페 사진들이 몇 장 있는에 이 사진이 좋다기보다는 반환점을. 이 중간지점을 빠른 속도로 넘어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하면 이것도 좋았던...것이겠지. 암~ 좋았음. 그리고, 흠~ 좋았던 것은. 프롤로그. 뭐~ 어떤 어지간한 책이든 이 프롤로그는 참 맘에 든다. 뭐~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프롤로그의 영역이니 말이다. 앗! 가장 좋았던 것은. 이 몽카페를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역시나. 글에서의 위안보다는 에스프레소의 위안이랄까~ 한동안, 아니 근 2-3년간을 이 에스프레소를 카페를 가거나 조지 클루니의 머신에서조차 뽑아먹지를 않았다. 항상 카페만 가면 난 무조건 에스프레소였는데 말이다. 말 그대로 당나귀 오줌 같은 아메리카노는 정말 쳐다도 보지 않았는데 최근 몇 년 동안은 당나귀 오줌에도 물을 잔뜩 타서 먹는 나였는데 이 몽카페를 얼마 남겨두지 않고 네스프레소 머신 얘기가 나오자. 바로~ 머신에서 에스프레소를 한잔 뽑아서 홀~짝! 마시기보다는 드리켰다. 음~ .... 역쉬 '에스프레소'가 나에겐 맞는 답인가? 싶었다. 이 글을 쓰기 전에도 한잔 드리켰다. 아마, 한동안은 이 에스프레소만 먹을듯하다. 다 마셨다 할 땐 자박 자박 남은 달달한 설탕을 혀끝에 슬쩍 닿게하며 마무리. 아무튼, 이 몽카페를 읽으면서 가장 좋았던 건 에스프레소를 다시 마시게 된 것. 아무튼, 이 몽카페는 ... 뭐랄까~ . . . . . . . . . . 신유진작가의 글에 대한 내성이 아주 빠르게 생성됐다고나 할까~ 그 만큼, 눌러쓴 글들이 좀... 잘 쓴다는 글의 전형적인 느낌이 물신 풍긴다고나 할까... 그러니깐, 맛 괜찮은 프렌차이즈의 음료같다면... 잔혹한가? 뭐~ 암튼, 그러하다. 나에겐. 그래서... 다음 책 열다섯 번의 밤이 살짝 고민되긴 하지만, 부담 없이 어디든 앉아서나, 뒹굴거리면서 홀짝거리며 마시기엔 참 좋다 싶기도 해서 주말에나 주문해야겠다. 최대한 할인을 많이 받아서. |
|
[파리에서 마주친 우연의 기록] 이라는 부제가 달려있는만큼, 프랑스 파리에서 2-30대를 보낸 작가가 그곳의 카페에서 만난 이들과 보고 느낀것 들 그리고 자신이 느낀 커피에 대한 이야기들이 한 편의 모노드라마처럼 담긴 책이다! 에세이 형식이라 편한 마음으로 힐링하기 좋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