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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끝나는가는 책 서평단에 뽑혀 책을 읽었다. 이 책은 일본의 민주주의를 조명함으로써 일본정치의 변화를 분석하는 책이다. 일본의 민주주의를 분석하고 있지만 지금 세계의 민주주의는 위기를 맞고 있다. 거짓과 위선에 관한 정보때문에 사람들의 정치 행동에도 영향을 끼치고 점점 빠른 세계화때문에 국가들의 차이나 간격도 커져가는 현실에서 책은 일본을 통해 민주주의의 위기를 하나씩 조명하며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 민주주의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민이 주인이 되어 국민을 위해 정치가 이루어지는 제도이다. 즉, 국민이 직접 참여하여 정치의 행위를 이루면서 결정하는 의사과정을 뜻한다. 우리나라에서는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면서부터 민주주의가 시민단체에 의해 바뀌면서 지금도 정치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시작하는 형태로 변화했다. 하지만 일본은 민주당 정권이 무너진 이후 민주화가 퇴색되는 중이다. 어떤 이는 경제 파탄 이후 심각한 경제 침체와 전후 전쟁의 상처에서 원인을 찾기도 한다. 그렇다고 일본이 완전 손만 놓고 있는 것은 아니었다. 2차 세계대전 후에 평화헌법을 인정하며 안팎으로 흔들리는 상황을 벗어나려 했지만 계속되는 경제침체와 장기불황이 이어 더이상 우방국인 미국에 기댈 수가 없게 되었다. 한편으론 중국이 빠르게 추격하면서 위기를 맞게 되고 역사를 왜곡하는 일부 보수단체와 우익세력이 이런 정부를 흔들고 있다. 결국 이들의 압박에 못이긴 일본은 주변국과의 화해를 버리고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 이들을 위협하며 증오를 일으키며 공포정치를 행하고 있다. 반대인 세력에게는 반일이라는 딱지를 붙여 입을 막고 이들이 예술이나 학문을 하면 지원을 끊거나 활동에 제약을 가했다. 권력을 잡은 아베정권이 그러했다. 강권정치로 자신의 치부가 드러날 것을 염려했는지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서는 눈을 가리며 다른 정책을 무리하게 실시하는 행태를 보였다. 국민의 신임을 얻지 못하고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진 아베 정권은 막판에 가서 흔들렸다. 아베 신조가 수상에서 물러나고 스가 요시히데가 다음 권력을 이어 받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수상의 힘이 강한 일본의 강권정치가 쉽게 바뀌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 저자인 야마구치 지로도 비슷한 결론을 내놓았다. 그는 자국민들이 이 위기의 심각성을 아직 모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민들은 괜찮을 거라는 한가닥 희망의 망상에 빠져있어 허위나 부정에 대한 비판 능력도 스스로 상실했다고 말하고 있다. 그냥 지금의 현실만 좀 벗어나면 되겠지하는 사탕발림이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 민주주의라는 체제만 유지한채 국민들을 이해시키지 못하는 정책을 밀고 나가면 인류사회는 위태롭게 되고 우리나라도 그런 경험을 몇 번이나 한 적이 있다. 서로가 대화를 나누고 상식적인 행동을 이어가며 공공가치를 존중하는 것! 야마구치 지로가 한국의 민주주의를 높게 평가하며 내린 결론이라 뜻깊게 다가왔다. 어렵게 해낸 민주주의를 유지하는 것도 소멸하는 것도 인간의 몫이다. 이 민주주의를 우리 시대에 막을 내리지 않게 피땀흘린 옛날의 교훈을 다시 새겼다. 일본 민주주의도 이런 우리의 정신을 이어 빨리 회복했다는 소식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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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의 위험을 사전에 피하고 현재의 위기에서 탈출하는 유일한 방법은··· ···민주주의를 회복하겠다는 열의를 품는 것이다." (이소크라테스[BC 436~BC 338])
이렇듯 2300년 전 선현도 아주 잘 알고 있던 진리이지만, 양차대전이 끝나고 영구평화를 위한 국제연합이 구성 된 이후로도 민주주의를 세우는 길이 쉽지 않았던 것은 현재 미얀마 군부의 민주정권을 뒤엎은 쿠데타나, 한국도 겪어왔던 군사 쿠데타에서 엿볼 수 있다. 이상(理想)에 대한 인류적 총론이 일치하더라도 그게 각 국가레벨의 각론에서는 삐걱거리는 모습을 보여왔다고나 할까···
사실 세계에서 민주주의를 위협하던 큰 파고는 작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을 패배시킨 미국 대선과, 작년 8월 아베 수상의 사퇴로 인해 한풀 꺾이었다고 할 수 있다. 본서가 일본에서 2019년 10월에 나온 것을 생각하면 역시나 시기적으로 조금 더 빨리 국내 독자들에게 소개될 수 있었다면 더 좋았으리라는 아쉬움이 역자로서 들어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당면한 위기가 회피된 것 처럼 보이더라도, 왜 그 파고가 현실을 위협했었고 지금도 여전히 불씨로 남아 있는지 되새겨 보는 것에는, 앞에서 소개한 이소크라테스의 금언대로, 현재의 민주주의가 미래에 다시 겪게 될지 모를 위기를 피하게 만드는 데에도, 그리고 부지불식간에 민중을 잠식할지 모를 압제에서 깰 수 있게 하는 의식의 각성을 위해서도 가치가 있다.
이미 끝난 역사라고 덮어둘 게 아니라, 그 강권통치를 이어오던 아베 정권 시기 일본에서는 과연 어떤 일이 있었고, 그런 절박한 시대적 위기감에서 일본의 전후 민주주의를 지키려 했던 소수는 어떠한 마음으로 어떻게 행동하였는가를 아는 것은, 국경의 틀을 넘어 압제에 대항하기 위한 인류가 보편적으로 추구해야할 가치는 무엇인지에 대해 곱씹게 해주리라 생각된다. 저자가 책의 부제(副題)로 선택한 벼랑 끝에 선 일본(??際に立つ日本)이란 말은, 정말 그 시기의 위기감을 드러내기 위함에 다름 아니었다.
포스트 아베정권인 스가정권은, 아베 총리의 복심이던 스가 관방장관이 총리의 자리를 이어 받은 것과, 아베 정권 시절 부총리인 아소 다로가 유임되고 있는 점에서 알 수 있듯, 거칠게 말하자면 아베정권의 잔여임기(~’21년 9월)를 맡기 위한 아베정권의 복사판 정권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본서에도 등장하는 아베 정권의 언론탄압의 사례 -2016년을 시작으로 하여, NHK의 클로즈업 현대의 캐스터를 맡고 있던 구니야 히로코, 테레비 아사히의 보도스테이션의 캐스터를 맡고 있던 후루타치 이치로, TBS의 뉴스23의 코멘테이터를 맡고 있던 기시이 시게타다가 차례로 방송에서 강판되는 사태가 일어났다. (본서 204p)-는, 포스트 아베정권인 스가정권에서도 그대로 반복되어, 스가 총리에게 불편한 질문을 던지던 NHK의 ‘뉴스워치9’의 진행자 아리마 요시오 앵커가 강판당하는 등, 그 정권의 국민과 언론을 대하는 태도에 있어서의 유사성은 말 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그리고 그 유사성은 인접국을 대하는 태도의 유사성에서도 동일한 형태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그 원형(原型)이 되는 아베 정권에 대한 이 책의 비판적 시좌는 가깝고도 먼 나라인 일본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여전히 유효성을 지닐 것이라 생각된다.
민의에 의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이루었던 일본 민주당 정권이 불과 3년(2009~2012)으로 붕괴하고, 그 아베 정권의 그림자가 드리운 7년여 동안, 이렇듯 손쉽게 민주주의의 틀이 파괴될 수 있었다는 사실이, 본서 내의 여러 표현의 자유를 위협하는 사례와, 역사 수정주의적 시도들에서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독자들의 읽으시는 재미를 위해 자세한 내용은 따로 언급하지 않겠지만, 아무튼 저자인 야마구치 지로 교수는 그렇기에 당면한 일본의 민주주의의 위기와 비교하여, 본문 및 한국어판 서문에서도 한국의 민주주의적 정권교체의 틀과, 시련을 이겨내고 되찾은 우리의 민주주의의 역사를 높게 평가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우리 국민들은 우리의 성취를 자부하며, 한편으론 그 성취에 취하지 않고 민주주의적 대화의 틀,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 공공적 가치의 존중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저자의 책의 한국어판 서문과는 별개로, 저자 야마구치 지로 교수는 칼럼에서 '한국에서는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떨어지고 비판의 목소리도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지만, (한겨례신문 [세계의 창] 21년 1월 칼럼) 이것은 한국이 애써 되찾은 민주주의를 다시금 잃어버리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인접국의 현인의 우려로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상황이 2017년의 시대정신을 몰가치하게 만드는 것도 아니며, 대중들이 쏟는 개인의 인기의 성쇠가 역사의 선현들이 희구했던 불변의 가치와 결부되지도, 그 본질적인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도 아닐 것이다. 아무튼, 독자들이 특정 정당·정치인에 대한 호혐과는 별개로 민주주의적 틀의 긴요함을 이 책을 통해 되새겨 주실 수 있다면 더 할 나위 없을 듯 하다.
마지막으로, 본서 마지막의 문장을 인용하며 소개글을 마치고자 한다. 「수백 년이라는 단위로 보자면, 인간은 자유의 획득과 민주주의의 확립을 위해 싸워왔고, 성과를 올려왔다. 역사는 간단하지 않고, 전진과 후퇴를 해 가면서도, 자유와 민주주의는 정착되어 왔다. 20세기에는 파시즘이라는 거대한 반동이 있었으나, 인간은 그것을 뛰어넘어 전후의 민주주의를 만들어냈다. 자유나 민주주의의 가능성을 포기하는 것은 그 포기 자체가 자유나 민주주의의 쇠약을 불러오는, 자기실현적 예언이다. 마틴 루터 킹이나 넬슨 만델라의 고투를 생각하면, 현재의 민주주의 국가의 시민이 절망을 말하는 것은 사치스러운 것이다. 민주주의의 발걸음을 우리들의 시대에 끊어지게 해서는 안 된다. 」 (본서 280-281p)-
역자로서, 불초한 제자였지만 그래도 일본 민주주의의 회복을 향한 스승의 열의를 조금이나마 국내 독자들에게 전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였다. 아무쪼록 독자 제현들의 많은 관심과 의견을 바라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