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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인간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단순한 부분도 어마어마하게 긴 목록으로 이어지는 밸류체인으로 연결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그리고 건드리면 터질것같은 민감한 금융시장이 세계를 옭아매고 있죠. 이런 세상에서 단순하게 생각하면 일국에서의 사회주의는 엄청난 파국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젠 100년도 더 된 러시아에서는 사회주의 혁명으로서만 전쟁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기 때문에 긴급한 필요성과 호소력이 있었던건 분명하지만, 후진적인 러시아에서조차 내전을 감안하더라도 엄청난 생활난에 시달리고, 이런 상황에서 혁명에 대한 지속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기는 쉽지 않았을 겁니다. 물론 스탈린으로 대표되는 무시무시한 관료 독재가 필연적이었는지는 논란이 있지만, 혁명의 동력과 흥분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것을 고려한다면, 남는 것은 생활고와, 반혁명을 저지하기 위한 독재기구 뿐이므로, 관료독재가 너무나 쉽게 권력을 탈취할 수 있는 기반이 조성될 수밖에 없다는 것도 당연합니다. 이 과정에서 상상할 수 있는 최대의 비극이 학살, 대규모의 강제이주, 굶주림으로 인한 엄청난 죽음들로 드러나고, 정의와 이성은 처절하게 짓밟힌 정말 끔찍한 역사가 이 책의 내용이죠. 당연히 예상하고 읽었지만 정말 처절하네요. 예전에는 사회주의가 가능하지 않다고 하면 쁘띠적인 근성이나 지식인적인 나약함이라고 했지만, 사회주의가 과연 가능할까요? 페레스트로이카의 막바지에서 일어난 대중운동이 긍정적인 사회주의의 진정한 건설로 이어질 수 있는가 라는 문제도 있지만, 과연 노동자가 통제하더라도 이 복잡한 현대 경제를 어떤 식으로 자본주의적인 착취를 철폐하면서 굴러가게 할 수 있을까요? 질문은 책을 덮으면서 더 많이 이어지고, 참담한 역사는 우울함을 더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