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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혜영 소설집 [사육장 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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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 못하는 작가의 단편집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해하기가 난감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난독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들의 단편소설을 읽다보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하기가 힘들다. 책을 읽을 때는 그러려니 하며 읽지만, 읽고 나면 작가가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혹 작품해설이 있다면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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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알지 못하는 작가의 단편집은 손이 잘 가지 않는다. 다른 뜻이 있어서가 아니라 이해하기가 난감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난독증이 있는 것도 아닌데 그들의 단편소설을 읽다보면 무슨 얘기를 하려고 하는 것인지 도통 이해하기가 힘들다. 책을 읽을 때는 그러려니 하며 읽지만, 읽고 나면 작가가 하고자 했던 말이 무엇인지 감조차 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혹 작품해설이 있다면 그걸 읽으면서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다시한번 읽어보기도 하지만, 어떤 경우는 그것마저도 작품해설을 쓴 평론가의 의견일 뿐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나만의 생각이지만, 그래서 선뜻 읽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지도 모르겠다.

 

요즘 소설을 읽지 못한 것 같아 이 책이 보이길래 새로 나온 책이려니 하고 선뜻 구입했다. 물론 그 바탕에는 편혜영 작가를 잘 아는 작가라는 생각이 있어서였다. 헌데 책장을 아무리 둘러보아도 작가의 책이 한 권도 없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에 살펴보니 작가를 만난 건 전부가 문학상 수상 작품집에서였다. 그러다보니 작가의 이름을 많이 접했고, 작가의 작품도 많이 읽었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이 책은 2007년에 출간된 것으로 실려 있는 작품들 모두 작가의 초기작품이라고 한다. 개정판이라는 걸 알지 못한 것도, 작가를 잘 안다고 생각한 것도 다 나의 착각이었는지라 불안한 마음이 들었지만 다소곳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이 책에는 표제작을 포함하여 모두 8편의 작품이 실려 있다. 한 편 한 편 읽어가지만 마음이 답답해진다. 다 읽고 나서도 머리에 남는 것이 하나도 없는 것처럼 느껴진다. <소풍>은 한 남자와 한 여자가 W시로 여행을 가는 도중에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다. 안개가 자욱한 날 밤에 출발한 그들은 지도를 보며 찾아가지만 길이 쉽지가 않다. 7시간이나 걸린다는 그 길을 출발하기 전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사면서도 멀미약 사는 것을 잊은 여자는, 휴게소에서 멀미약을 사 붙이고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는데 탱크로리를 모는 남자가 수작을 걸어온다. 적당히 받아 주다가 차로 돌아오는데 그 남자가 다음 휴게소에서 기다리겠다고 한다. 차를 출발한 후 여자는 남자에게 다음휴게소를 들르자고 말하지만 남자는 휴게소를 그냥 지나친다. 안개 낀 고속도로를 조심조심 가고 있는데 뒤에서 대형차가 위협운전을 한다. 대형차와 씨름을 하던 남자는 위협을 느끼고 국도로 내려와 가다가 다시 고속도로로 진입한다. 그렇게 달리는 차를 대형 탱크로리가 막아선다. 차선을 바꾸려 해도 탱크로리는 계속 가로막는다. 남자는 탱크로리를 피하려고 속도를 높였으나 곡선으로 휘어지는 구간에서 가드레일을 들이받는다. 잠시 후 여자가 먼저 정신을 차리고 남자도 정신을 차린다. 다친 데는 없지만 차는 앞 범퍼가 주저앉았다. 탱크로리는 보이지 않는다. 남자가 견인차를 부르고, 여자는 가드레일을 넘어 논으로 내려선다. 한참을 걷다가 돌아와 보니 남자는 가버리고 없다. 갓길을 따라 걸으며 허공에 매달린 이정표를 보지만 낯선 지명뿐이다. 저 앞에 톨게이트가 보인다.

 

표제작인 <사육장 쪽으로>에서 화자는 도심외곽 연립주택에 살다가 단독주택을 갖고 싶다는 욕심에 중화학공장단지를 폐기한 자리에 들어선 전원주택으로 이사와 살고 있다. 마을 인근에는 개 사육장이 있지만 어디인지는 모른다. 그저 개들이 짓는 소리로 산 쪽에 있다는 것을 알 뿐이다. 어느 날 풀려난 개들이 마을 쪽으로 내려오는데, 아이가 공놀이하던 공을 잡기 위해 담장을 넘었다가 개들에 둘러싸여 가슴이며 팔을 물어 뜯긴다. 옆에 있던 막대기로 개들을 후려치며 도와달라고 소리치지만 아무도 나오지 않는다. 개들이 사라지고 남자는 의식을 잃은 아이를 차에 싣고 병원을 찾아 나선다. 아무리 둘러보아도 병원이 없다. 길가에 있던 사람에게 물으니 사육장 쪽으로 가면 병원이 있다하여 정신없이 그쪽으로 차를 몰아간다. 사육장이 어디 있는지를 모르는 남자는 그저 개가 짓는 소리를 따라간다. 사방에서 개 짓는 소리가 들려오고 정처없이 그 소리를 따라가다 보니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화물트럭을 쫒아 가는데도 계속 개짓는 소리가 들려온다. 앞을 보니 화물차에는 짐칸 가득 철창이 실려 있고 칸칸이 개들이 한 마리씩 들어있다. 그 개들이 짓고 있었다. 남자는 톨게이트를 지나서도 개 짓는 소리를 따라 사육장 쪽으로 가기위해 차의 속력을 높인다.

 

두 작품 모두 무슨 말을 하는 것인지 이해하기가 난감하다. 작품해설에서 문학평론가 신형철은 낯익은 것이 낯선 것으로 돌변할 때 발생하는 섬뜩함을 그려낸 작품이라 평한다. 일상이 악몽을 거쳐 파국을 맞는 것은 불확실성이 그 배후에 있다며, 백일몽과 악몽 사이의 거리는 아주 짧고, 한국사회의 총체적 불확실성 속에서 사는 우리들의 삶이 이렇게 섬뜩하다는 것을 작가는 그리고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의 작품해설을 읽어보니 그럴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이다. 반복되는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불안과 두려움을 다룬 작품들이라고 하는데, 그렇게 생각해보니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문학적 상상력의 부족인지, 이해력이 떨어지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르겠다.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책에 대해 굳이 독후기를 써야할까 하는 마음이 든다. 헌데 그렇다고 안 쓰기 시작하면 금방 버릇으로 굳어질 가능성이 크다. 좋은 습관은 한두 번으로 이루어지지 않지만, 편하고자 하는 습관은 마음만으로도 굳어진다. 책을 읽은 지가 3월 중순인데 무엇을 써야할 지 몰라 하루 이틀 미루다보니 3월이 지나버렸다. 그동안 어떻게든 써야 한다는 생각에 불편했고, 그래서 이렇게 넋두리로나마 쓴다. 단지 내 마음의 불편함을 해소하고, 책을 읽고 나면 반드시 독후기를 쓴다는 습관을 유지하기 위해서.

k*****1 2021.04.01. 신고 공감 2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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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장 쪽으로
"사육장 쪽으로" 내용보기
이 리뷰는 문학동네출판사에서 출간된 편혜영 작가님의 "사육장 쪽으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추천받아서 산 작품입니다. 단편집이네요.. 첫 작품부터 강렬했습니다. 제목은 소풍으로 보통 사람들이 소풍이란 단어에 갖는 감정은 신나고 즐겁고 뭐 그런 긍정적인 느낌인데, 이런 분위기의 작품이 나올지는 몰랐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그런 느낌이에요. 신선했습니다.
"사육장 쪽으로" 내용보기
이 리뷰는 문학동네출판사에서 출간된 편혜영 작가님의 "사육장 쪽으로"를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추천받아서 산 작품입니다. 단편집이네요.. 첫 작품부터 강렬했습니다. 제목은 소풍으로 보통 사람들이 소풍이란 단어에 갖는 감정은 신나고 즐겁고 뭐 그런 긍정적인 느낌인데, 이런 분위기의 작품이 나올지는 몰랐습니다. 다른 작품들도 그런 느낌이에요. 신선했습니다.
y****y 2024.12.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