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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호프는 일류 극작가이자 근대 단편소설에서 가장 앞선 거장으로 꼽히며 19세기말 러시아 사실주의를 대표하는 특출한 존재이기도 하다. 걸작으로는 〈갈매기 Chayka〉·〈바냐 아저씨 Dyadya Vanya〉·〈세 자매 Tri sestry〉·〈벚꽃 동산 Vishnyovy sad〉 등이 있다. 그는 신문·잡지에 기고하거나 희극적 소품을 써서 별도의 수입을 올림으로써 커다란 책임감과 정력을 보여주었으며 어머니와 어린 동생들을 기꺼이 부양했다. 이와 함께 꾸준히 의학공부를 하며 바쁜 사회생활을 했다. 체호프는 유머 잡지의 일화 작가로서 필명으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1888년경 그는 이미 '수준이 낮은' 대중들에게 널리 인기를 얻고 있었으며 후기작품을 한데 모은 것보다도 더 많은 작품을 썼다. 이 과정에서 약 1,000단어로 쓰는 짤막한 희극적 소품을 이미 하나의 작은 예술형식으로 탈바꿈시켰다. 또한 그는 희극적 작품에서 다루던 광적인 우스꽝스러움을 기묘하게 가미해 다양한 상황에서의 인간의 불행과 절망을 다룬 진지한 작품도 시도했는데, 점차 이 진지함에 빠져 그는 곧 희극성보다 진지함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 작품은 얼마 전에 외아들을 잃은 늙은 마부 요나가 그 슬픔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고 동정을 구하고자 한다. 그래서 손님을 태울 때마다 그는 아들의 죽음을 말하고자 하나 진지한 관심을 보이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 결국 실패하고 만다. 숙소로 돌아와 동료 마부에게도 말을 걸어 보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끝내 자기 이야기를 들어 주는 사람이 없자 그는 자기 말에게 아들이 죽은 사연을 털어 놓는 수밖에 없다. 동물에게 인간적 교감을 추구하는 이러한 반어(反語), 또는 희비극(喜悲劇)은 인간이 본래 고독한 존재라는 것을 의미한다. 이 작품은 체호프의 독특한 해학과 비극적 정조가 혼합된 초기 작품의 하나이다. 본문은 작품의 전편을 수록했다. [인상깊은구절] 황혼(黃昏). 크고 축축한 눈송이는 방금 불이 켜진 가로등 옆을 너울너울 춤추면서, 지붕이며 말 잔등이며 어깨며 모자 위로 떨어져서는 얄팍하고 포근한 층(層)을 이룬다. 마부(馬夫) 요나 뽀따뽀프는 유령(幽靈)처럼 전신이 새하얗다. 그는 살아 있는 육체가 굽힐 수 있는 데까지 최대 한도로 몸을 굽히고 마부대(馬夫臺)에 앉은 채, 꼼짝달싹 않고 있다. 만일 그 위에 눈사태가 떨어진다 해도, 그는 자기 몸에서 눈을 털어 버릴 필요성을 느끼진 않았으리라…… 그의 말도 역시 새하얗고 움직일 줄을 모른다. 그 부동성(不動性), 모가 난 형태, 말뚝처럼 꼿꼿한 다리로 해서 가까운 곳에서 보아도 1코페이카짜리 설탕과자 말과 흡사하다. 그 말은 어느 모로 보나,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 것이 분명했다. 쟁기에서 벗어나고 낯익은 평범한 경치에서 떠나서, 괴물과 같은 불빛이며 멈출 줄 모르는 소음이며 부산스럽게 뛰어 다니는 사람들로 뒤덮인 이 도가니 속에 굴러 떨어졌으니, 어찌 생각에 잠기지 않을 수 있으랴……. 요나와 그의 말은 벌써 오랫동안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점심 전에 숙소에서 나온 것이지만, 아직껏 개시를 못 하고 있다. 그러나 거리에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