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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들은 남자‘아이’가 아니라 ‘남자’아이
엄마들은 보통 딸보다 아들 키우는 것이 힘들다는 말들을 많이 한다. 그건 엄마에게 있어 아들은 이성이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남자와 여자는 행동은 물론 사고방식이나 가치관이 전혀 다르다. 몸의 구조가 다른 것만큼이나 마음의 구조 역시 다르기 때문이다.(p31)”
즉 남자‘아이’가 아니라 ‘남자’인 아이라고 봐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 부분이 이 책의 포인트 중 하나다. 이렇게 엄마와는 다른 성을 가진 아들은 엄마와 다른 마음의 구조를 가지는데 그 다른 마음의 구조의 차이가 “그대로 행동의 차이가 되어 한 살 전후 기어 다닐 때부터 이미 명확하게 나타난다.(p32)”고 한다. 이 다름을 전제로 할 때 도대체 우리 아들은 왜? 라는 의문에서 벗어나 아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있는 그대로 수용할 수 있게 되는 시작이 된다고 한다.
이 책을 읽으며 남편에게 정말 남자들은 이래? 라는 질문을 하곤 했다. 그랬더니 ‘그러고 보니, 그런 면이 있네.’라고 하더니 ‘남자는 몇 살이 되어도 결국 아이지’라고 긍정했다. 남편과의 가치관의 차이, 생각을 전달하는 방식 등 사소한 의견 차이가 일 때면 나와 그 사이의 각 개인의 문제인 것인지, 남자와 여자라는 다른 성에 의한 문제인지를 생각하곤 한다. 그것이 문제 해결의 답을 주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남자와 여자의 차이라면 내가 잘못된 것도 그가 잘못된 것은 아니라는 약간의 안심을 한다. 그리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는 결론에 이르기에 오히려 마음이 편해진다.
아들, 정확하게는 아들이든 딸이든 상관없이 ‘아들들이 많이 보이는 성향’을 가진 아이를 키우는데 고민하고 있는 ‘부모님’이라면 이 책을 통해 그러한 위안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한다. # 훈육이란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지나치게 엄격한 부모가 되는 것도 좋지 않지만 지나친 방임으로 인해 아이가 예의범절을 모르고 자라는 것도 문제다. 그래서 부모들은 자신도 모르게 지나치게 엄격해지기 십상이다. 특히나 장난을 좋아하는 아이라면 더욱이 그럴 것이다. 이런 부모에게 저자는 훈육이란 다음과 같은 것이라 말한다.
“훈육이란 사전에 나오는 것처럼 ‘가르치는 것’이지 ‘지금 당장 행동으로 옮기게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p40)”
“가르친다는 것은 ‘그건 안 돼’, ‘이렇게 하는 거야’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다. 당장 그 자리에서 아이의 행동이 바뀌든지 말든지는 상관없다. 메시지가 전달된 시점에 이미 훈육은 이루어진 것이다.(p32)”
아이들에게 무언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마치 화분에 물을 주는 것과 같다는 생각을 한다. 물이나 거름을 주었다고 지금 당장 갑자기 꽃을 피우거나 식물이 윤기를 내뿜거나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물과 거름은 흙 속에 스며들어 뿌리에 스며들어 눈에는 안 보이지만 식물 속을 흐른다. 그리고 그 양분들이 쌓여서 시간이 지나면 반드시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는다. 복권처럼 복불복이 아니다. 반드시 열매를 맺는다. 그래서 저자는 훈육이라 일부러 화를 내고 엄격하게 해야만, 그래서 지금 당장 아이가 행동을 고쳐야만 의미가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대신 백 번이라도 반복해서 아이에게 무엇이 옳은 것인지 말해주는 것. 그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나는 엄마들에게 아이를 10만 번이라도 웃게 만들어주라고 이야기한다. 10만 번은 태어나서 열 살까지의 10년간이다. 아들이 하루에 30번 웃게 된다면 10년이면 약 10만 번이 된다. 어린 시절 10년간 하루 30번 웃은 경험이 있는 아이라면 분명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랄 것이다.(p86)”
책 속에서 좋아하는 문장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다. 아이를 올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생각에 자주 혼을 내고 마는 것에 마음이 아픈 부모님이 있다면 대신 혼내고 말았지만 그만큼 아이를 행복하게 웃게 만들어 주자는 것이다. 이 문장을 읽으며 조카들이 아직 아기였을 때 까르르 웃던 모습이 떠올랐다. 이제는 사춘기가 되어 새초롬한 표정을 짓고 핸드폰만 바라보는 청소년이 되었지만 아기였던 시절에는 별 것 아닌 표정에도 크게 입을 벌리고 까르르 웃곤 했다. 벌써 십 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그 표정이 생생하다. 그렇게 티없이 순수하게 웃을 수 있는 그 시절, 그 순간을 아이와 부모 모두가 실컷 남기자고 저자는 말한다. 난 이 부분이 참 좋다. 언젠가 나의 아이가 생기면 많이 웃게 해 주고 싶다. 평생 함께 할 사람이고 싶은 나의 남편의 가장 좋은 점이 나를 가장 많이 웃게 해 준다는 점이다. 그는 나를 많이 웃게 한다. 그는 분명 나에게 그러하듯 아이도 많이 웃게 하는 아빠가 되었으면 좋겠다.
# 사실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
“‘있는 것에 만족하기’. 그것은 바꾸어 말하면 ‘사실 나는 지금 행복하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다. ‘없는 것 찾기’만 하다 보면 자신에게 지금 있는 행복을 제대로 볼 수 없게 된다. 그런 사람은 지금 그대로도 충분히 행복한데도 불구하고 스스로 제 맘대로 불행을 찾아다니며 자신을 불행하다고 말하게 된다. 자기 아이에 대해서도 부디 ‘있는 것에 만족하는’ 시선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것만으로도 감사하는 마음이 들게 되고, 웃을 일이 많아질 것이다.(p180)”
참 쉬운 말이고 머리는 알면서도 실천하기 어려운 것, 그것이 진리라는 생각을 한다. 지금 있는 것에 만족하며 행복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것은 누구나 아는 말인데도 왜 이렇게 실천하기 어려운 것일까. 그렇기에 반복해서 나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이러한 생각들이 나 자신을 행복하게 만들고 행복하고 안정되고 따듯한 부모의 마음이 아이에게도 그대로 전달되지 않을까.
참 많은 부분들에 밑줄 그으며 읽었다. 아이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하자는 것, 아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자는 것, 무엇보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고민하고 있는 엄마, 아빠들에게 잘못한 것들을 다그치는 것이 아니라 ‘지금 그대로 충분히 괜찮다’고 말해주는 저자의 따뜻한 응원이 좋았다. 그리고 어찌보면 이 책은 엄마 입장에서는 ‘아들 키우기’ 책이 아니라 ‘남자 이해하기’ 일지도 모른다.
나에게 책이란 기계 매뉴얼이 아니다. 당장 어떤 문제를 해결하거나 어떤 조작법을 알기 위한 조작서가 아니다. 마치 빈 땅에 거름을 뿌리고 밭갈기를 해 두는 작업과 같다. 언젠가 그 날을 위해 내 안에 양분을 쌓아두어 나도 모르게 이 책 속의 말들이 내 안에서 싹이 트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을 읽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