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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만에 읽는 무라카미 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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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8년 여름방학 때 한 달 간 이모부의 친구분 회사에서 전화받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바쁠 것이 전혀 없는 회사였는데 굳이 나를 채용해준 건 죽마고우나 다름없는 이모부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사장님의 선심이었다. 직원 모두가 외근을 나간 사무실에서 빈둥거리며 시간만 보내다 돈을 받기가 마음에 걸렸던 나는 아무도 하지 않는(놀랍게도 그 회사는 청소용역
" 20년 만에 읽는 무라카미 류." 내용보기
98년 여름방학 때 한 달 간 이모부의 친구분 회사에서 전화받는 아르바이트를 했었다. 지금 생각하면 바쁠 것이 전혀 없는 회사였는데 굳이 나를 채용해준 건 죽마고우나 다름없는 이모부의 부탁을 차마 거절하지 못한 사장님의 선심이었다.
직원 모두가 외근을 나간 사무실에서 빈둥거리며 시간만 보내다 돈을 받기가 마음에 걸렸던 나는 아무도 하지 않는(놀랍게도 그 회사는 청소용역업체였다.) 사무실 청소라도 해야겠다 싶어서 구석구석을 살피게 되었는데 과장님 자리에는 언제나 소설책이 있었다. 그래서 읽게 된 게 당시 2권짜리로 나온 하루키의 <댄스댄스댄스>와 장정일의 <너희가 재즈를 믿느냐> 그리고 제목이 기억나지 않는 무라카미 류의 어느 장편이었다. 세 작가의 소설 모두 비슷한 코드를 갖고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아르바이트가 끝나고도 계속 찾아 읽게 된 건 무라카미 류였다. 동방미디어에서 나오는 그의 소설을 한동안 쭉 사읽었었다. 저속하고 퇴폐적인 면면들이 있었지만 그 모든 걸 상쇄하는 유머러스하고 세련된 문체에 끌렸던 것 같다. 하지만재미로 읽은 소설이라 크게 남는 건 없었던 건지 스무살의 나에겐 다소 충격이라 억지로 지운 건지 확실치 않지만 인상적이었던 문장이라든가 내용이 딱히 기억나는 건 없고 그저 당시의 기분만 어슴푸레 남아있다.
이번에 개정판으로 나온 <69>은 작가의 실제 고교시절 에피소드를 반영한 소설로 작가 스스로가 가장 즐겁게 쓴 작품이라고 평했다 한다. 역시나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의 노골적인 표현이 트레이드 마크인양 불쑥 불쑥 등장하지만 다른 문장들이 여전히 유머러스하고 세련되어 거부감은 전혀 없다. 일부 독자들은 이 소설에 대해 <호밀밭의 파수꾼>일본판 이라는 평을 하기도 했다는데 전같으면 어딜 홀든에 비교해? 했겠지만 샐린저에 대한 경의가 다소 주춤해진터라 비교가 되었다.
주인공 야자키가 홀든보다는 확실히 더 저질스럽지만 유쾌하고 대범한 구석이 있다. 게다가 언변도 뛰어나다.
그 밖에도 찾으려면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이 소설의 핵심은 제목에 담긴 꿍꿍이다.
겉으로는 관심없는 척 점잖을 빼면서 속으로는 남사스런 호기심을 가득 품고 호시탐탐 이 책을 취할 기회를 노릴 한심한 종자들을 끝까지 놀려주고 말겠다는 저자의 단호한 결의가 느껴진달까.
이는 곧 야자키가 류 자신임을 증명하는 것으로 비춰지기도 한다.
대사들이 너무 재밌어서 영상화 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2005년도에 영화가 개봉되었다기에 찾아 보았다.
츠마부키 사토시와 안도 마사노부가 주연을 맡고 이상일이라는 재일교포가 감독을 맡은 것으로 나와있다.
개인적으로 배역이 뒤바뀌면 더 나을 것 같지만 연기력과 연출력으로 어찌어찌 커버가 됐기를.
책이 주는 재미를 살려내려면 꽤나 어려운 작업이었을테니 말이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로얄 u*******9 2021.04.24. 신고 공감 4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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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책 표지가 조금더 땡기긴 한데 어쩔수 없지요. 뭔가 69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떠올릴 만한게 있어서 말이죠. 그런 내용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아닙니다. 아무튼 무라카미 류의 작품이고 그와 이름이 비슷한 무라카미 하루키 보다 개인적으로 더 선호하는 작가입니다.  요즘에 워낙 재밌는게 많고 시대상이 달라져서 기대 이하일 수는 있으나 분명 잘 쓴 이야기 입니다. 그의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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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의 책 표지가 조금더 땡기긴 한데 어쩔수 없지요. 뭔가 69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떠올릴 만한게 있어서 말이죠. 그런 내용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아닙니다. 아무튼 무라카미 류의 작품이고 그와 이름이 비슷한 무라카미 하루키 보다 개인적으로 더 선호하는 작가입니다.  요즘에 워낙 재밌는게 많고 시대상이 달라져서 기대 이하일 수는 있으나 분명 잘 쓴 이야기 입니다. 그의 많은 작품 중에 뭘 볼지 모르겠다면 이거 부터 보라고 하고 싶습니다. 즐겁게 살지 않는 건 죄라는 말은 늘 가슴에 새기며 즐겁게 살도록 노력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2024년에는 즐겁게 한 번 살아볼까 합니다.

n*********n 2023.12.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