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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밤 잠자리에 들기 전, 아이들에게 옛날 이야기를 들려주곤 한다. 이야기는 우리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새로운 세계로 들어가는 문을 활짝 열어준다. 우리는 날마다 이야기 속으로 모험을 떠난다. 이야기가 구체적인 장소에서 이루어진 ‘실제’라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아이들은 이야기를 전과 다르게 이해할 것이 분명하다.이야기를 듣는 내내, 아이들은 새로운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기회를 붙잡는다. 아이들에게 이런 기회를 줄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땅, 성경, 이야기>의 저자 존 A. 벡은 부모와 같은 심정이었을까? 벡은 성경의 이야기가 형성된 장소로 우리를 초대한다. 벡은 성경 이야기가 하늘에 ‘붕’ 떠 있는 것도 아니고, 어느날 갑자기 ‘짠’하고 나타난 것도 아니라는 사실을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벡은 성경 이야기의 순서를 따라, 구체적인 장소로 우리를 인도한다. 벡의 안내를 따라가다 보면, 우리는 성경 곳곳에 등장하는 장소와 성경 이야기가 어떤 연결고리를 가지고 있는지 깨닫게 된다. 벡의 세심한 안내 덕분에, 우리는 성경의 세계를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는 기회를 얻는다. 여행의 출발점은 비옥한 초승달 지역과 약속의 땅인 이스라엘이다. 이곳의 지리적 위치와 특징은 성경 이야기를 보다 입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열쇠가 된다. 벡은 노련한 탐험가처럼, 선두에서 우리를 이끌고 약속의 땅으로 들어간다. 벡이 멈추는 지점은 에덴 동산이다. 에덴 동산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노아의 홍수, 바벨탑 사건을 지나 우르로 곧장 이어진다. 여행은 아브라함이 우르를 떠나, 약속의 땅에 자리를 잡으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벡은 아브라함이 두 발을 딛고 선, 약속의 땅을 무대로 삼는다. 약속의 땅은 성경의 수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다. 이야기는 약속의 땅 위에 겹겹이 쌓여 이제는 잘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벡은 약속의 땅을 중심으로 실마리를 찾아가며, 하나씩 우리의 앞에 들쳐낸다. 족장들, 모세와 출애굽, 여호수아와 정복전쟁, 사사시대와 왕정시대, 유배와 귀환, 예수님과 제자들, 바울의 전도 여행, 그리고 마지막으로 요한에게 주신 새 하늘과 새 땅에 대한 환상까지. 벡은 모든 이야기를 다시 약속의 땅으로 끌어온다. 하지만 이곳이 도착지점은 아니다. 새 하늘과 새 땅이야 말로, 최종 목적지이며 이야기의 끝이다. 벡은 여행 곳곳에 지도를 위치시켜, 길을 잃어버리기 쉬운 우리를 배려한다. 지도는 우리를 다시 제자리로 돌려놓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지도를 보며 뒤로는 지나온 길을 확인하고, 앞으로는 가야할 길을 마음에 그린다. 지도는 핵심적인 위치와 사건, 경로만을 다루고 있다. 긴 여행 길을 지나는 동안, 집중력이 흩으러지기 쉬운 우리를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 벡은 중요한 길목마다 우리를 멈춰 세우고 장소에 깃든 통찰을 들려준다. 벡의 목소리를 들으며, 영적인 안목을 넓혀가는 것은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몇 가지 나누어 보자면, 먼저 여호수아의 성공적인 토지-획득 이야기와 사사기의 토지-상실이야기에 대한 통찰, 있어야 할 장소에 없는 사울과 있어야 할 장소에 있는 다윗, 여호수아가 정복했던 장소가 바벨론의 손에 의하여 추방당하는 장소가 되는 것, 아브라함 시대의 세겜과 예수님 시대의 수가의 연결, 예루살렘과 초대교회의 연결. 이런 통찰들은 모두 장소에 대한 깊은 묵상에서 비롯된 것이다. 책을 덮고 나니, 우리에게 땅의 소중함을 일깨워주웠던 웬델 베리가 생각난다. 유진 피터슨은 웬델 베리의 농사에 대한 가르침 덕분에 장소의 중요성에 눈을 뜬다. 유진은 ‘농사’, 특별히 ‘땅’의 은유를 자신의 목회에 적용한다. 성경의 이야기도, 성도들의 신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성경의 이야기가 땅에 뿌리를 내리고 있듯이, 우리의 신앙은 장소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 우리가 지금 서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하나님은 오늘 여기서 우리의 신앙을 태어나게 하시고 자라게 하신다. 마지막으로 벡의 표현을 빌리고 싶다. “우리는 언제나 장소의 사람들이 될 것이다.” 오늘 밤, 나는 살아있는 성경 이야기를 보따리에 가득채워 넣고 아이들을 만난다.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세계, 아니 살아있는 세계로 모험을 떠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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