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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일은 자신감과 열등감 사이를 오르내리는 그래프를 받아들이는 일이지 않나 싶다. 어떤 날은 맘에 들었고 어떤 날은 좌절했다. 선계약을 후회하기도 했다. 선택권이 없는 방구석 생활이라서 꾸역꾸역, 어찌어찌, 간신히 원고를 마무리했다.p96/ 코코코코 지구!/김미희 ? 마스크가 보건과 안전의 도구이기는 하지만, 마스크는 대로 표정을 지키는 방패 같은 거라고 생각해 본다. 타인과의 적절한 거리와 위치를 조정하는 도구라고 생각해 본다. 얼굴의 반이 가려진 상태에서 보는 인간의 이마와 눈은 아무것도 아니다. 이제 대화를 하거나 마음을 나누는 일에 마스크 착용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하다. 마스크는 표정을 감추고 웃음을 감추고 목소리까지 변조한다. 마스크 안에서 웅웅대는 그의 목소리를 알아듣기 위해 신경을 곤두세워야 한다. 서로 알아듣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면 말을 많이 하지 않아도 좋다.누군가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동안 진실을 다 보여주지 않아도 좋다는 면접으로 얻는다. p164/섬에서 쓰는 시/최금진 코로나로 일상이 뒤흔들린 이들중에, 누군들 예외가 있을까. 그들중에 직업이 작가인들이 있고, 이 책은 17명의 작가가 '영화가 있는 문학의 오늘' 37호에 <코로나 시대를 사는 작가>라는 특집 기획으로 각자의 삶을 기록한 것을 단행본으로 출간한 것이다. 시인, 소설가, 평론가 등 어쨌든 쓰는 일로 사는 이들의 계속 사는 이야기가 픽션같기도 하고 논픽션같기도 하다. 힘든 것이야 똑같겠지만, 계속 쓰는 작가님들이 표현하는 방식은 문학적 요소가 다분히 들어가니까, 아마 나는 그렇게 이 이야기가 진짜 작가님 경험담일까? 하는 작은 의심을 하게 되는 것인지도...수필집같기도 하고 단편소설집같기도 한 것이다. 책의 첫 번째 이야기는, 작년에 재밌게 읽었던 소설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을 작가인 문은강님의 '바라는 건 오직 사랑 뿐' 이다. 아마도? 작가님을 포함한 세친구가 코로나로 각자 직장에 변화가 생기고, 매달 모이던 모임이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함께 '동물의 숲'게임을 매개로 언택트 시대를 적응하는 평범하지만 비범한 이야기다. 사실 우리가 어떤 대단한 미래를 바라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팬데믹 이전의 평범한 생활로 돌아가기를 원했다. p23 비대면 화상 강의와 대면의 소수 강의이야기가 등장하는 '언택트 시대의 간접 체험'과 '천재와 시간'은 논픽션으로 느끼다가 마지막에는 픽션이겠지 하는 소설로 더 연장되면 흥미롭겠다 싶은 이야기였다. 무엇보다 환경이 중요할 창작의 고뇌를 담은 '밝고 조용한 방'과 '계획 밖의 일들''코코코코 지구!'. 글을 쓸수 있는 물리적 환경을 얻고자 고군분투하는 작가님의 심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소설가 K는 불가피한 사유가 있을 경우 긴급보육을 요청할 수 있다는 안내문을 여러 번 곱씹으며 자문했다. '나의 작업은 긴급한가 긴급하지 않은가, 아이의 등원은 불가피한가 불가피하지 않은가.'p84 '미드나이트블루'와 '실패한 사람'은 코로나이전과 이후 여전히 힘든 누군가에 대한 이야기로, 먹먹한 느낌이 지워지질 않았다. '계속 쓰는 겁니다' 에 담긴 위의 8가지 이야기, 그리고 '계속 사는 겁니다'로 이어지는 9개의 이야기는 코로나와 더 밀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계속 쓰는 작가님들이 있기에, 이 팬데믹 시대가 끝나고 계속 살고 있을때, 이 책이 무언가 우리를 위해 꼭 할 일이 있을 것 같다. ? <<솔출판사로 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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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많은 걸 바꾸어 놓았다. 그중에서도 장례, 결혼식, 회식 등 각종 모임이 으뜸이지 않을까? 경조사를 알리는 글에 경조계좌는 익숙해졌고, 회식 자리가 드물긴 하지만 있더라도 술잔을 돌리는 건 아예 사라졌다. 거리두기를 하니 우선 직격탄을 맞은 곳은 내가 다녔던 직장과 같이 사람들이 많이 모여야만 매출이 발생하는 곳들이다. 매출이 떨어지니 줄이기 손쉬운 인건비를 줄여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누군가 뜻하지 않게 직장에서 나가야 했다. <계속 쓰는 겁니다 계속 사는 겁니다>는 17인의 작가가 코로나19 시대에 전하는 '안부' 에세이집이다. 우리 모두의 삶이 달라졌듯이 작가들의 계속 쓰고 계속 사는 삶도 어색해졌다. 소설가, 시인, 평론가, 기자가 팬데믹 나날을 각기 다른 결의 글로 그 경험을 담았다. '이 기록은, 계속 쓰고, 계속 살아가는 작가들의 모습일 뿐 아니라,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기도 한다. (p. 6)' 에세이로 작가의 달라진 삶과 어려움 속에서 살아가기 위한 방법을 모색하는 진솔한 이야기를 털어놓기도 하고, 작가로서 시대의 달라진 모습을 어떻게 문학으로 담아낼지 성찰하는 고민도 한다. 코로나19로 많이 회자가 된 건 뭐니 뭐니 해도 카뮈의 <페스트>다. 최재봉은 의사 리외의 침묵하지 않고 사실을 말하는 투쟁을 다시 읽으므로 문학은 발언이며 증언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고재종은 흑사병이라는 파탄의 이유로 인본주의적 관념으로 저지른 지적 조작을 지적하며 있는 그대로의 자연, 있는 그대로의 세계의 소중함을 강조한다. 방민호는 페스트를 전쟁 상태 속에서 인간이 겪는 육체적, 심리적 고통의 상징으로 보고, 서로 경계하기보다는 공동체의 공동체 다움만이 '곧 끝나겠지'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없앤다고 한다. 코로나19 일상은 처음엔 어색했지만 어느덧 익숙해진 것들도 있다. 모임을 꺼려 하는 나는 그런 면에서 편안함도 얻었다. 고립과 단절은 서로의 소중함을 새롭게 알려줬다. 김유담의 글처럼 '계획 밖의 일'들은 우리를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지만 어쩔 수 없이 새로운 계획을 만들게 하기도 했다. 코로나19의 일상은 글을 쓰는 작가들에게 '쓰기'의 새로운 방식을 주었듯이 우리에게도 살아가는 새로운 방식을 계획할 기회를 주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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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96. 그렇지만 지금은 관계를차단해야만 관계 유지가 가능한 사회가 되었다. 차단된 관계에서 발견한 뜻밖의 소득은 '타인으로부터의 자유'였다. 「2020-1학기 코로나 다이어리」해이수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아직도 마스크를 향해 다시 현관으로 들어가는 날이 많다. 아마도 코로나19와는 친해지지도 익숙해지지도 말라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전문가들은 어쩌면 감기처럼 늘 함께 하게 될지도 모른다고 말하지만 제발 그런 일은 없었으면 좋겠다. 무엇보다 마스크에서 자유롭고 싶다. 코로나19를 겪고 있는 이들의 생각은 아마도 비슷할 듯하다. 하지만 문학예술의 최첨병에 있는 작가들의 '코로나19살이'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싶다. 아니 실제 겪고 있는 상황은 다르지 않더라도 그들만의 글로 표현해낸 코로나19살이는 많이 다를 것 같다. ![]() <계속 쓰는 겁니다 계속 사는 겁니다>를 통해서 작가들이 그들만의 표현으로 섬세하게 그려내는 코로나19속 삶을 만나본다. 제목도 특이하지만 책의 구성 또한 특이하다. 17인의 작가들이 쓴 17편의 글을 모아 놓은 단편집이다. 그런데 모아놓은 글에 일관적인 형식은 없다. 에세이도 보이고, 소설도 보인다. 거기에 마지막 글은 결코 가볍지 않은 무게감 있는 평론이다. 편안하게 읽을 수 있는 작가들의 에세이 모음집인 줄 알았는데 조금 더 재미나고 흥미로운 다양한 형식의 글들을 만날 수 있는 모음집이다.
p.165.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요즘, 이제 모든 말들은 희석되고 옅어지고 흐려진다. 서로가 서로에게 이방인이 되어간다.…(중략)…희미해지고 모호해진 말 속에서 나는 좀 더 자유로워진다. 내 정체는 들키지 않는다. 당신의 정체를 알 필요가 없다. 「섬에서 쓰는 시」최금진
작품집에 참가한 소설가, 시인, 문학평론가 그리고 신문기자들은 각자 자신이 접한 코로나19 상황을 자신만의 색깔 있는 언어로 표현하고 있다. 도심에 살고 있는 이도 있고, 시골에 사는 이도 있고 제주도에 사는 이도 있다. 그들의 공통점은 글을 쓴다는 것과 외출할 때는 마스크를 쓴다는 것일 것이다. 그렇게 특별할 것 없었던 삶에서 일상의 삶마저 빼앗기고 단절과 고립을 맛보고 있는 작가들의 삶은 우리와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책은 특별하다.
코로나19라는 같은 상황을 자신만의 색깔로 그려내는 작가들의 능력이 특별하고, 각자의 방식대로 다르게 표현하는 17인의 특색 있는 표현으로 열일곱 개 작품을 만날 수 있어서 특별하다.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를 통해서 유쾌함을 주었던 문은강 작가(바라는 건 오직 사랑뿐)의 글을 다시 볼 수 있어서 특별했고, 『그 개와 같은 말』을 통해서 다양함을 맛보게 해주었던 임현 작가(언택트 시대의 간접 체험)를 다시 접할 수 있어서 특별했다. 하지만 무엇보다 특별한 건 새로운 작가의 작품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만들어놓은 고립이라는 덫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특별한 무기를 만날 수 있는 의미 있는 만남이 너무나 좋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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