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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과 살아도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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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당했다. 생각, 감정, 창작기법과 이전의 삶까지.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어찌 다 꺼낼 수 있나. 이것은 신변이 아니라, ‘생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에세이 장르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몇 가지가 이유가 있다. 용기가 없거나, 삶이 없거나, 철학이 없거나. 진짜는 숨긴다. 두려워서다. 쏟아놓는 대부분의 말은 미화된 진실이다. 작가 이현은 그 진실을, 진짜 생각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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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령당했다. 생각, 감정, 창작기법과 이전의 삶까지. 어찌 이럴 수 있을까. 어찌 다 꺼낼 수 있나. 이것은 신변이 아니라, ‘생각을 두고 하는 말이다. 에세이 장르에서 자신을 드러내지 못하는 몇 가지가 이유가 있다. 용기가 없거나, 삶이 없거나, 철학이 없거나. 진짜는 숨긴다. 두려워서다. 쏟아놓는 대부분의 말은 미화된 진실이다. 작가 이현은 그 진실을, 진짜 생각을 말했다. 책을 보게 될 지인이 한둘이 아닐 터 대체 무슨 뱃심인가. 타인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작가는 말한다. ‘내 안의 무엇을 찾겠다고 시작한 글쓰기가 그 무엇이 되었다.

말마따나 책은 도끼 맞다. 하지만 어설픈 도끼에 찍혔다간 인생 큰일 난다. 생각이 깨져야지, 인생 이상한 쪽으로 깨지면 안 된다. 모든 책이 진리는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을 담은 글이 도끼다. 신변이 아닌, 생각의 진실을 말한다. 일상 그 자체를 사실이라고 한다면, 생각의 진실을 진심이라 한다. 진심은 독자를 감염시킨다. 그러니 작가가 아프면 독자도 아픈 것이다.

책을 읽고 한나절을 앓았다. 사람이니 그렇다. 심장이 박동하고 피가 흐르는 사람, 사람과 사람은 직면하는 순간, 전이되는 게 그게 인간이다. 아파서 직면하기 싫었다. 다른 방법을 찾았다. 그래, 글로만 읽자.

전반부에는 자아에 몰입하지만 후반부에 갈수록 자신에게서 한발 물러선다. 타인의 이야기처럼 관조하듯 옮겨놓는다. 이때 글은 내 몫이 되어 명치에 걸린다. 세상에 내 얘기 아닌 게 어딨겠나. 작가 이연은 주변을 정리한다. 물건을 정리하고, 책을 정리하고, 관계를 정리한다. 동시에 진짜 중요한 것은 남긴다. 내 것이라 규정하는 모든 것이 허위가 아닐까. 살다 보면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던 것들, 그래서 중심에서 제외한 것들 속에 진짜 내가 있는지도 모른다. 나에게서 버린 받은 것, 하찮은 것, 쓸모없는 것들을 구제하는 것, 그게 문학이요, 글쓰기다. 그녀가 남긴 건 글쓰기다.

일전에 누가 물었다. ‘, 대체 뭘 써요?’ 이렇게 말했다.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이야기!’ 책 말미에서 작가의 말이다. 들어보라.

죽는 순간까지 글 쓰고 싶다? 아니, 글 쓰고 싶어서 살고 싶다.()꽝꽝 언 바다 깨부수고, 수많은 촉수 더듬으며, 광활한 우주 안의 를 좀 더 쓰고 싶다. 미치게.’

다 익은 수박은 칼만 살짝 대도 쫘악 갈라진다. 작가 이연의 글, 익을 대로 익었다. 읽는 내내 아프고 속상하고 화났다. 한 번 만져보고 다시 쓰다듬어 가까이, 가까이에 두었다.

 
l******0 2022.02.21. 신고 공감 2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