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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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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싱글인 셀럽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를 참 좋아했다. 옥탑방이나 원룸에서 부스스한 머리로 일어나 혼자 밥을 해 먹고, 티비를 보거나 여가 생활을 즐기다 친구를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혼자가 되는. 그런데  언제부턴가 몇 십억대의 초호화 빌라나  몇 층짜리 단독주택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주로 나오기 시작했다. 월 2백만원을 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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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방면에서 활약하는 싱글인 셀럽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인 <나 혼자 산다>를 참 좋아했다. 옥탑방이나 원룸에서 부스스한 머리로 일어나 혼자 밥을 해 먹고, 티비를 보거나 여가 생활을 즐기다 친구를 만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와 혼자가 되는. 그런데  언제부턴가 몇 십억대의 초호화 빌라나  몇 층짜리 단독주택에 혼자 사는 사람들이 주로 나오기 시작했다. 월 2백만원을 버는 직장인이 한 푼도 쓰지 않고 200년동안 저축해야 살 수 있는 빌라에 몇 천만원은 우스운 소파까지. 저 정도면 프로그램명을 <나 혼자 럭셔리하게 산다> 로 바뀌어야하는 거 아니냐고 같이 시청하던 남편에게 우스갯소리를 했다. 그 뒤로 그 프로그램을 굳이 찾아보지 않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즐겨보는 젊은 층들 중에 저런 삶을 살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 씁쓸해졌다.

 

'혼자'라는 개념이나 방식은 꽤 다양하기에 무엇이라 정의하긴 어렵지만 부유한 '혼자'나 그렇지 못한 '혼자' 의 범주에 속하지 못하는, '애매하게' 가난한 '혼자'들도 있다. 그런 '혼자'들과 기본 소득에 대해 알 수 있었던 에세이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를 소개한다!:)  "매년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방이 있는 여성이 글을 쓸 수 있다."라고. 나와 친구들은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를 퍽 좋아했다. 매년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돈 걱정 없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이 기본소득을 쉽게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p.21

 


 

버지니아 울프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에서 여성이 자유롭게 글을 쓰기 위해서는 연간 500파운드의 돈과 자기만의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집을 사기에는 좀 가난하지만 그렇다고 거처를 정하기 힘들 정도로 가난한 것은 아닌, 정말이지 '애매하게' 가난한 사람들에게 자기만의 방이란 어떤 개념일까? 제인 오스틴이나 샬럿 브런테는 버지니아 울프가 역설했던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가 말하는 자기만의 방은 가족 구성원들의 방해 없이 오롯이 자기 자신에 집중할 수 있는 공간일테지만 말이다. 오늘날 한국에는 말 그대로 원룸 형태로 된 집인 방에 사는 사람들이 많다. 현관문과 벽 등으로 공간은 구분되어 있지만 독립된 집이라고 볼 수는 없다, 방이다.   버지니아 울프는 매달 연금 형식으로 받았던 500파운드의 유산은 기본소득에 대입해볼 수 있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이고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현금 소득이라고 한다. 어떠한 조건이나 심사 없이 지급되며 기여도나 자격 심사와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지급되는 소득이다. 매달 일정한 금액의 기본소득이 지급된다면 우리는 좀 더 '우리'답게 살아갈 수 있다. 하기 싫은 일을 해야만 하는 회사에 퇴직서를 날리고 원하는 일을 할 수도 있고, 누군가의 아내 엄마로가 아닌 오롯이 나 스스로가 되어 살아갈 수도 있다. 만약 500파운드의 고정적인 수입이 있다면 방이 아닌 좀 더 집답게 구색이 갖추어진 공간을 쓸 수 있을까? 더 나은 삶을 생각해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세상에 사는 개인들은 여러 이유로 다양한 가족 관계와 삶의 방식을 선택하며 살아간다. 어느 하나 딱 맞는 것은 없지만, 사회에서 통용되는 정답이라는 것은 분명히 있다. 그 바깥의 결정을 내린 이들은 언제나 사회의 보편에서 떨어져 나와 겪게 되는 두려움이라는 것이 있는 듯했다. 정상 궤도 바깥에서 한 걸음 옮겨보는 사람도 있겠지만 끊임없이 흔들리다가 정상 궤도에 재진입하기 위한 여행을 떠나는 사람도 있다. 아쉽지만, 이미 이탈한 사람이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 것은 갑자기 지구가 태양계 바깥으로 질주하는 것만큼 어려운 일인 것 같다.<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p.87


 

 

20대 후반이 되면  취업을 하고, 30대 초반이 되면 결혼을 해 아기를 낳고, 30대 중반에는 일을 그만하고 육아에 전념하고. 그 누가 설명해준 적이 없지만 불행인지 다행인지 나는 그 시간표대로 살아왔다. 타인이 말하는, 평균적인 정상 궤도로 삶을 살아온 것을 운이 좋았다고 해야 할까? 왜 이걸 개인의 운에 맡겨야 할까? 이 책을 읽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정상 궤도와 비정상 궤도 그리고 그 궤도에 오르는 것이 개인의 의지로 오른 것이 아닐 때 여기서부터 비롯되는 많은 문제들은 누가,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가. 그 모든 것을 개인의 책임으로 문제를 돌릴 수 있을까? 기본소득이 이 모든 것의 해결책이 될 수는 없지만,   그것이 절실한 사람들에게 아주 조금의 행복과 희망이 되어줄 순 있지 않을까. 

r****2 2021.05.11. 신고 공감 2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사람이 되기 위해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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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담배냄새에 환기를 망설이고, 술 취한 이웃의 고성방가 때문에 이어폰을 귀에 꽂는 2년차 자취생, 이것이 내 생활의 요약이다.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의 저자도 은평구의 한 방에서 살아가는데, 나와 닮은 부분이 있어 공감되었다. 온갖 이웃들이 모여 있어 불편하고 시끄럽고 무서운 방에서,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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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문 밑에서 스멀스멀 올라오는 담배냄새에 환기를 망설이고, 술 취한 이웃의 고성방가 때문에 이어폰을 귀에 꽂는 2년차 자취생, 이것이 내 생활의 요약이다.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의 저자도 은평구의 한 방에서 살아가는데, 나와 닮은 부분이 있어 공감되었다. 온갖 이웃들이 모여 있어 불편하고 시끄럽고 무서운 방에서,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을 떠올린다.

 

(21쪽) 그가 자기만의 방을 가지고 적지 않은 돈을 정기적으로 받을 수 있었기에 그는 다른 많은 여성들과 달리 가족의 공동 거실에 앉아 있지 않아도 됐다. 울프는 자신이 글을 쓸 수 있게 된 배경을 누구보다도 잘 아는 사람이었다. …자기만의 방은 공간적 의미 외에 여성에게 주어지는 자유와 충분한 여가시간, 삶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상징했다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를 끌어들여 기본소득을 논하는 저자의 관점이 흥미로웠다. 울프의 500파운드가 얼마나 크고 소중한 돈인지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자취 중인 나의 처지에 단순히 겹쳐보기만 할 뿐, 내가 그것을 가지리라는 생각을 해본 적은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과감하고 대범한 생각이 마음에 들었다. 사람답게 살기 위해 필요한 것, 그것이 바로 기본소득이다.

 

작년과 올해 코로나19로 인해 재난지원금을 받은 사람이라면 기본소득에 대해서도 들어보았을 것이다. 대가없이 받는 재난지원금은 분명 침체된 일상에 활기를 가져다주었다. 하지만 1차 재난지원금에는 맹점이 존재했다. 소득이나 재산과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지원한다는 점에서는 대단했지만 그것을 ‘가구 단위’로 지급했다는 게 한계였다. 세대주가 아닌 국민은 그 돈을 자유롭게 쓸 수 없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다. 저자는 이 틈새를 메울 방안으로 기본소득을 제시한다.

 

(147쪽) 가족이 아니라 개인별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가족이 아닌 개인을 발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기본소득의 핵심은 “누구도 선별하지 않고” 정부가 국민을 지원하는 것이다. 현재도 저소득층이나 장애인 등을 위한 선별복지는 이루어지고 있지만 문제가 많다. 지원금을 받기 위해 가난과 장애를 증명하는 과정에서 수치와 모멸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고, 이건 너무나도 잔인한 일이다. 이같이 절절한 이유들 때문에 저자는 기본소득을 외치고 동료들은 국회에서 ‘재난지원금무새’(148쪽)가 되었다고 한다.

 

(약간은 과한 환원주의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저자의 기본소득 아이디어는 분명 긍정적이고 진지하게 생각해봄직한 것이다. 나는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점점 변화하고 있는 일자리 구조를 보면서 기본소득의 필요성을 느꼈다. 일자리들이 기계로 대체(예: 키오스크)되어가며 근로소득의 위상이 변하고 있다. 단순 ‘노동력’의 가치가 점점 하락하고 있다는 말이다. 대다수의 사람들은 노동력의 가치를 자신의 가치와 동일시하고 이를 비관한다. 하지만 노동력이 사람의 전부는 아니다. ‘돈 버는 일만 중요한 게 아니’라는 걸 각인시키기 위해서도 기본소득은 필요하다.

 

이 책에서는 ‘돌봄’의 맥락에서도 기본소득을 도입해야할 필요를 주장한다.

 

(54쪽) 우리는 자주 돈을 가져오는 일만을 세상의 중심으로 사고하지만 누군가를 돌보는 것만큼 중요한 일은 없을지도 모른다. …우리가 임금노동 외에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다면, 그래서 ‘돈을 받는 일’만 중요하다는 인식이 조금은 낮아진다면, 비로소 돈을 가져오지는 않지만 소중한 것들이 보일 것이다.

 

인간의 본질은 ‘돌봄’이라는 저자의 말에 힘이 실려 있다.

 

(118쪽) 코로나19가 끝나지 않는 세상.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남을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잘 의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연결된다. 잘 의존할 수 있는 사회의 시작은 위기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자격을 묻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138쪽) 온전히 혼자 독립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독립한 후에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누군가의 도움’에는 당연히 사회의 도움이 포함돼야 한다.

 

‘다같이’ 사람답게 살기 위해, 본질을 이루며 사람이 되기 위해 기본소득을 외치는 저자에게 힘을 보태고 싶어진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u***8 2021.05.24.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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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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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서 자의로, 혹은 타의로 집에 있어야 하는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나 역시 대학생이지만 사이버 강의로 운영되는 수업과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종일 집안에 갇혀 지내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아르바이트도 그만둬서 금전적으로 매우 쪼들리는 상태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님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집세나 식비 등이 나갈 일이 없다는 것이다. 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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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인해서 자의로, 혹은 타의로 집에 있어야 하는 나날들이 계속되고 있다. 나 역시 대학생이지만 사이버 강의로 운영되는 수업과 계속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온종일 집안에 갇혀 지내 여간 답답한 것이 아닐 수 없다. 아르바이트도 그만둬서 금전적으로 매우 쪼들리는 상태인데, 그나마 다행인 것은 부모님과 함께 지내기 때문에 집세나 식비 등이 나갈 일이 없다는 것이다. 당장 주변에 자취하는 내 친구들을 보더라도 매달 나가는 월세에 학교 공부와 아르바이트를 병행하며 정신없이 살아가고 있으며, 높은 보증금을 감당할 수 없어 고시원에서 지내는 친구도 있다. 그런 친구들을 볼 때면 지금의 나의 처지에 감사하면서도 앞으로 닥쳐올 내 미래의 모습이 걱정된다.

 

이 책에서 작가는 안전한 나만의 공간조차 가지기 어려운 현실의 해결방법이 기본소득이라고 주장한다. 여기서 기본소득이란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이고 개별적으로 지급되는 현금 소득으로, 공동체 내부 모든 사람에게 조건이나 심사 없이 지급된다는 점에서 기존의 복지제도와 다르다. 비록 작은 돈이라도 이 돈으로 사람들이 좀 더 나은 집을, 좀 더 나은 생활을,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 에세이를 저술한 신민주 작가는 기본소득당에서 일하는, 페미니스트이다. 그런 점에서 페미의 시선에 쏠려 있는 이 책을 읽고 리뷰를 쓰기가 망설여졌다왜냐하면 성별을 기준으로 선을 가르고 상대방을 혐오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지속되고 있는 요즘 같은 세상에 페미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가 조금 조심스럽기 때문이다. 게다가 나는 페미니스트도 아니거니와 성별을 가지고 누가 더 힘든지 겨루기 보단 서로 화합하며 함께 힘든 것 극복해나가는 것을 지향하는 사람이기에 작가의 말을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도 조금 존재했다. 그럼에도 이 책이 괜찮은 책이란 것에는 이견이 없다. 여성의 어려움만을 부각한 것이 아니라 집이 없어, 방이 없어 힘들게 살아가는 세대들의 이야기를 잘 녹여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나는 이 책을 어려움을 겪는 여성의 입장에서 읽기보다, 집을 구하기 어려운 이시대의 청년들의 관점에서 읽어보도록 하겠다.

 

책은 총 4부로 이루어져 있으며, 책의 가장 마지막 페이지에는 기본소득에 대한 것이 실려 있어 작가가 추구하는 세상을 한눈에 쉽게 들여다 볼 수 있다.

 


 

1_자기만의 방과 500파운드

1부에서는 돈이 없어 제대로 된 집 하나 구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중심으로 얘기한다. 정말 그 말 그대로 요즘에는 자신만의 집을 가지기가 하늘의 별따기이다. 무주택자들은 돈을 모아 집을 장만하기 위해 도시로 올라와 열심히 일을 하지만, 버는 돈은 그대로 대출과 월세로 나가게 된다. 모두들 집이 아니라 방에 살고 있는 것이다.

 

나와 친구들은 버지니아 울프의 이야기를 퍽 좋아했다. 매년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돈 걱정 없이 창작활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이 기본소득을 쉽게 떠올리게 하기 때문이다. 동시에 자기만의 방에 대해 이야기 한 점도 좋았다. 나는 그 글을 여성이 자신의 일에 몰두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져야 한다는 뜻으로 읽었다. 자기만의 방은 공간적 의미 이외에 여성에게 주어지는 자유와 충분한 여가 시간, 삶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를 상징했다.”_21

 

신민주 작가는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의 내용을 가져와 자기만의 방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얘기한다. 나는 지금까지 이라는 것은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하나의 공간으로만 인식했었는데, 작가는 방을 우리의 삶을 개척해 나갈 수 있도록 해주는 하나의 기회로 보았다그 말처럼 정말 우리는 우리만의 온전한 공간 속에서야 비로소 충분한 꿈을 꾼다.

 

고시원 화재라는 특별한 불행이든 보증금 50만 원, 월세 18만 원짜리 방이라는 특별한 행운이든 특별한 것둘이 없어지는 게 나았다. 특별한 것들에 의존해야 한다면 평범한 행복을 만들긴 어려우니까. 우리가 바라는 것은 황금으로 만들어진 다리가 아니니까. 그보다야 발밑이 갑자기 내려앉지 않는, 평범하게 튼튼한 다리가 필요했다.”_30

 

나는 정말 순수하게 이 문장이 마음에 들었다. 우리는 늘 특별한 행운을 바라고 로또를 사지만 사실 우리를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평범한 것들이다. 현질을 잔뜩 해서 쉽게 깬 게임이 금방 재미없어지는 것처럼, 우리네 삶은 이리저리 부딪히기 때문에 작은 것에서도 행복과 보람을 느끼며 살아갈 힘을 얻을 수 있다. 그리고 작가는 기본소득이우리의 작은 행복을 좀 더 안정적인 행복으로 만들어줄 수 있는 다리가 되어줄 것이라 말한다.

 

가난이 낭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삶도 미담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 (...) 더 이상 미담이 만들어지지 않는 사회가 우리에게 필요하다.”_45

 

또한 가난한 사람에 대한 선행이 미담이 되어 퍼지는 것에 대해서, 애초에 선행을 베풀 가난한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사회를 바란다고 했다.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모두의 삶을 보장해줄 수 있는 사회 시스템을 소망하며, 가난한 인간이여서 받는 것이 아닌, 인간이기에 받는 기본소득을 주장한다.

 

 

2_출근을 하지 않아도 된다면

이 파트에서 신민주 작가는 사람들이 기본소득을 받음으로써 조금 일하고 조금 나은 삶을 살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 작가와 마찬가지로 나 또한 아르바이트 경험이 다수 있는데, 비록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아르바이트를 하느라 하지 못한 것들이 많다. 아르바이트로 조금 더 공부하지 못했고, 조금 더 내 취미생활을 즐기지 못했으며, 조금 더 잠을 자지 못했다. 결론적으로 돈을 벌어야 했기에 조금 나은 삶을 살게 된 셈이다. 내 인생을 재밌게 즐기고 살기위해 돈을 벌고자 했지만, 돈을 벌음으로써 재밌게 즐기고 살지 못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게다가 열심히 알바한 결과로 돈이 쌓였냐 물어본다면 내 통장은 현재 텅장이 되어 있다는 말 한마디로 정리될 것 같다.

 

세상에는 돈이 되지 않더라도 소중한 일들이 얼마든지 있다. (...) 이들이 하고 싶은 이 돈이 되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무가치한 것으로 취급받아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돈이 되지 않는다고 아무도 노래하지 않는다면, 돈이 되지 않는다고 아무도 남을 돌보지 않는다면, 돈이 되지 않는다고 청소와 빨래, 설거지를 그만둔다면 아마 이 사회는 그대로 멈춰버릴 것이다. 혹은 매우 불행해지겠지”_73

 

세상 모든 일의 기준이 돈을 받는 일과 돈을 받지 않는 일들로 이루어진다면, 돈을 받지 않는 일들은 무가치한 일들일까  그 대답은 당연히 NO이다. 우리는 돈을 받는 일을 하면서 받은 돈을 가지고 돈을 받지 않는 일들을 한다. 이 말은 즉, 돈을 받지 않는 일을 하기 위해 돈을 받는 일을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는 돈을 받지 않는 일을 하면서 많은 행복을 얻으며, 우리의 삶이 보살펴지고, 사회가 굴러가곤 한다. 물론 노동 그 자체에서 성취감과 대인관계 능력, 지혜 등을 얻을 수 있지만 노동만 한다면 우리의 삶은 지쳐버리고 말 것이다. 신민주 작가는 우리가 기본소득을 보장받음으로써 조금이나마 삶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시간을 가져, 우리가 포기하는 부분 없이 하고 싶은 일들을 하고 살 수 있기를 바란다고 한다. 그리고 나 또한, 포기보단 이루는 용기로 가득찬 삶을 살아가고 싶다.

 

 

3_모두에게, 조건 없이

시대가 바뀜에 따라 성평등 의식이 높아지고, 세계화로 인해 서로 다른 문화들이 뒤섞인 세상이 되었다. 그러니 이런 시대적 흐름에 발맞추어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나가야 한다. 그렇다면 청소년에게도 어른에게도, 여성에게도 남성에게도, 한국인에게도 외국인에게도 살기 좋은 곳을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신민주 작가는 모두가 함께 잘 살기 위해서 나이, 성별, 국적 따지지 말고 모두에게 조건 없이 평등하게 소득을 지급하자고 말한다.

 

"한국의 미디어와 정치권은 끊임없이 난민들에 대해 이야기해댔다. 우호적인 이야기는 별로 없었다. (...) 재난 지원금은 결혼 이주 여성이나 주민등록표에 기재된 외국인이 아닌 이들과 세대주가 아닌 여성에게는 지급되지 않았고, 이는 많은 논란을 일으켰다. 누구를 모두라 인정할 것인가,”_97, 100

 

한때 난민에 대한 논쟁이 뜨겁게 펼쳐진 적이 있다. 사람들은 피켓을 들고 몰려나가 난민을 손가라질 해댔고, 난민 수용을 찬성하는 연예인에게는 거센 항의가 빗발쳤다. 그리고 나 역시 난민에 우호적이지 않았던 사람이었다. 난민을 수용하게 된다면 한국인의 살 곳이 더욱 줄어들고 범죄가 증가할 것이라는 생각에 무심코 경계부터 했던 탓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나라 난민 인정률은 1프로도 되지 않으며 그마저도 나라의 지원에서 철저히 배재되었다. 살기위해 나라를 떠나왔는데 이들이 도착한 곳에도 그들의 나라는 없었던 것이다. 무조건적으로 난민을 비판했던 내 자신이 매몰차게 느껴졌다.

 

이유는 다양하겠지만 결국 집을 나와야 했던 청소년들은, 그래서 그 자체로 인정받지 못했다. (...) 안전하게 살 곳과 경제권이 보장돼야 하는 존재로도, 원하는 사람과 살 수 있도록 도움을 줘야 하는 존재로도 인정받지 못하는 가출 청소년들은 더 취약한 계층이 될 수밖에 없다.”_110

 

또한 작가는 보호자의 보호에서도, 제도적인 지원에서도 외면당한 가출청소년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 청소년은 대부분이 투표권조차 가지고 있지 않으며,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결정을 법정대리인이 도맡아 한다. 그러나 법정대리인의 권력은 어떤 청소년들에겐 족쇄가 되고, 그 족쇄를 벗어나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가고자 하는 청소년들을 기다리는 것은 차가운 현실이다. 이에 작가는 청소년들 통제하려는 사회를 비판하며 그들 또한 국민이기에 법과 제도적 권리를 보장하고 기본소득을 지급해 최소한의 경제력을 가지게 해야 한다 말한다. 취지는 굉장히 좋다만, 경제관념이 뚜렷하지 않은 청소년에게 경제권을 부여함으로써 과소비나 잘못된 곳에 소비하는 등의 역효과가 나타나진 않을까 우려된다.

 

 

4_이상하고 아름다운 미래로

앞서 3개의 파트에 걸쳐 현대사회의 어려움과 소외받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꽤 많은 사람들이 꽤 많은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고, 그 자신마저도 포기당한 사회적 약자 또한 존재했는데,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들은 모두 대한민국 국민이다. 마지막 장에서 작가는 기본소득을 통해서 앞으로 바라는 사회에 대해 얘기한다. 그리고 그것은 유토피아와 같은 허황된 것을 찾아 헤매는 것이 아니라 그저 지금보다는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것이다. 확신에 찬, 어쩌면 다가올 미래에 격앙된 그들에 모습에 매료되어 그 뜻을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절로 생겨났다.

 

때로는 아름다운 마음으로 구제받는 것보다는 어려운 상황에 놓이지 않을 수 있는 기반이 존재하는 것이, 어려운 상황에 운 나쁘게 놓이더라도 당연하게 벗어날 수 있는 사회가 좋을 수 있다.”_139

가족이 아니라 개인별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가족이 아닌 개인을 발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개인별로 이뤄진 복지, 개인에 대한 연구, 통계, 그리고 고민들이 이어질 때 dfl는 개인이 꿈꾸는 관계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_147

“‘어떤 농부도 가뭄에 가장 마른 땅만 골라서 물을 주지 않습니다.’ 누군가 가장 피해를 입은 사람들만 골라서 지원금을 줘야 한다는 말에 우리는 그렇게 응수했다.”_154

가사노동에 임금을 지급하자는 주장은 오래된 주장이다. (...) 그러나 정화 씨의 반응처럼 때로는 돈으로 대표되지 않는 것들이 있었다. 그는 단 한 번도 돈을 받기 위해 명아와 명아의 동생을 돌보지 않았을 테니까. 많은 것을 돈으로 인정하자는 주장은 돈으로 쉽게 환산할 수 없는 것들이 있다는 사실을 가린다. 그래서 그것은 정반대로 돈을 받지 않는 귀중한 일들의 가치를 훼손한다.”_162

 

간접적인 소제목을 통해 직접적으로 전해지는 그들의 주장은 매우 일관되었다. 그들은 조건 없이 지급하는 기본소득을 통해 진정한 의미의 평등을 실현코자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다만 평등에 지나는 것이 아니라, 어떤 이에게는 굶주리지 않는 날을, 어떤 이에게는 배움의 기회를, 또 어떤 이에게는 건강한 신체를 주기도 한다. 작가는 생각한다. 기본소득이 당장에 세상을 밝게 만들긴 어렵겠지만, 한발자국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하나의 촛불이 되어줄 것이라고.

 


 

책의 크기는 그렇게 크지 않아 읽는 데에 부담이 없었고, 각 대주제 아래에 소주제로 나누어져 전개되는 내용이 쉬운 문체로 쓰여 있어서 가독성이 좋았다.

 

이 에세이의 내용은 처음부터 끝까지 기본소득에 대한 것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나는 책을 통해서 기본소득이라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는데, 저런 제도가 있으면 참 살기 좋아지겠다 싶으면서도 과연 실행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더 가진 사람이 더 많이 내놓아 모두에게 나눈다는 것은 굉장히 바람직해보이나, 나는 더 많이 가진 사람이 흔쾌히 자신의 것을 내놓으리란 것에 대해 비관적인 입장이다. 아마 모두가 그렇게 생각할 텐데, 모두가 서로 나누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애초에 지금의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임이 자명하다. 또한, 자수성가 한 사람의 경우에, 그 사람의 부는 그 노력의 산물임을 부정할 수 없기에 무조건 내놓으라고 할 수는 없는 것이다그리고 기본소득이 실행돼 정기적으로 돈이 지급된다면, 일하지 않아도 돈이 들어온다는 안일함에 빠져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고 기본소득으로만 살아가려 하는 사람이 생길 수 있다. 기본소득에는 이러한 역효과가 존재하지만, 사실 이를 감안하고서도 한번 실행됐으면 싶은 제도이기도 하다. 책을 읽으면서 나 또한 저런 사회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걱정만 해서는 변화를 일으키지 못하니 이제부터 난 응원이라도 해야겠다

훗날 내 걱정을 비웃으며 기본소득으로 문화생활을 하고 있는 미래가 오길 빌어본다.

 


- 동녘서포터즈로서 출판사에게 해당 도서를 지원받고 쓴 글입니다. -

YES마니아 : 로얄 c*******8 2021.05.21.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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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에게 30만 원이 매달 주어집니다.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당신에게 30만 원이 매달 주어집니다.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내용보기
이 책은 방에 대한 얘기가 아닌 기본소득에 대한 얘기다. 방은 기본소득이 실행될 때, 달라진 사회 모습이 나타날 하나의 공간에 불과하다. 얼마나 많은 게 달라질지 가늠도 안 되는데, '돈을 받는 일만 소중하다'는 인식은 특히 사회에 꼭 자리 잡았으면 한다. 돈을 받지 않거나 돈이 안 되는 일이라고 무시당하는 일이 너무 많은 지금 사회니까.   계기  '보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
"당신에게 30만 원이 매달 주어집니다. 당신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내용보기

 이 책은 방에 대한 얘기가 아닌 기본소득에 대한 얘기다. 방은 기본소득이 실행될 때, 달라진 사회 모습이 나타날 하나의 공간에 불과하다. 얼마나 많은 게 달라질지 가늠도 안 되는데, '돈을 받는 일만 소중하다'는 인식은 특히 사회에 꼭 자리 잡았으면 한다. 돈을 받지 않거나 돈이 안 되는 일이라고 무시당하는 일이 너무 많은 지금 사회니까.

 

계기

 '보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을 실감한 적이 있다. 고시원에 4개월 정도 살아야 했던 적이 있는데, 방문을 열자마자 깜짝 놀랐다. 방이 킹사이즈 침대 정도의 크기였나? 그것보다 더 작았나 그랬던 것 같다. 키가 작은데, 침대에 올라서면 천장에 머리가 거의 닿을 듯했다. 4개월 정도만 살면 되는 거라 이 일이 끝난 이후에 절대로 고시원 살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점점 살수록 이 정도면 살만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본가에 가서 방에 누웠는데 방 크기며 높이가 고시원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넓고 높았다. 이때, 사람이 보는 대로 생각한다는 말을 뼈저리게 느끼고 내 시야가 참 좁아졌구나 싶어 충격받았다. 주거 공간은 최소로 보장 받아야 하는 권리고 '의식주'에 왜 주가 들어가는지 알 수 있었다. 기본소득이 실행되면 국민들이 최소한의 주거 공간을 보장받을 수 있을까? 그것보다 기본소득은 뭔지 궁금해서 책을 읽게 되었다.

 

집 살 돈 없는 사람들만 남들보다 친절해야 하고, 복잡한 절차들을 지켜야 하며, 집주인의 비위를 맞춰서 온갖 무리한 일을 참아내야 한다는 사실이 부당하게 느껴졌다. 돈 없는 사람들은 돈이 없기에 더 많이 친절해야 했다. (p. 37)

 돈이 없다는 게 막 대해도 된다는 뜻이 아닌데... 돈 앞에서 사람 수가 적어지는 현실이 참 씁쓸하고 싫다. 돈이 없으면 기본적인 인권도 포기해야 하는 게 지금 현실 같다.

 

10년 전쯤부터 사람들은 누구보다도 불안정한 노동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계급인 이들을 프레카리아트라 불렀다. 그리고 10년 후인 이제는 불안정한 노동환경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너무도 많아지고 너무도 명확해져서 이제는 그 표현을 잘 쓰지 않게 됐다. (p. 64)

 불안정한 일을 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단어가 있다는 게 놀랍다. 저자의 말처럼 지금은 그런 사람이 빗자루로 쓸어도 넘칠 만큼 차고 넘치니까. 단어가 인간의 필요에 의해 생성, 소멸한다는 사실이 이렇게 씁쓸한 적이 없었다.

 

웃음을 만 원 정도의 돈으로 팔고 있다 보면, 나라는 인간의 가치도 만 원 정도로 떨어지는 기분이었다. (p. 71)

 일자리에서 내가 나답지 못하다는 말이 슬프다. 커피를 만들려고 간 건데 웃음도 같이 판다. 짜증 나도 웃고 화가 나도 얼버무리며 고객을 달래야 한다. 나는 최저시급과 내 자아를 바꾼 걸까.

 

특히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율이 세대 효과만을 분석했을 때, 전쟁에 징집되거나 학살을 경험한 타국의 젊은이들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기사를 읽었다. (p. 88)

 20대 여성 자살률 증가율이 높아진 지 몰랐다. 재난은 모두를 치고 지나간다. 불공평하게.

 

우리에게 익숙한 "누가 자격이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기본소득은 언제나 "모두가 자격이 있습니다"라고 대답했다. (p. 101)

 어디까지를 모두로 인정해야 할까. 세금을 내는 사람 기준이라고 하면 무직자나 일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제외된다. 이 땅에 사는 모두라고 하기에는 이 땅에 산다는 걸 판별할 기준이 없어 터무니없다. 주민등록번호가 있는 사람에게 주는 건 괜찮을 것 같은데 이건 안될까?

 

나라살림연구소에서 발행한 보고서를 보고 서울시의 한 해 예산안에서 쓰지 못하고 남는 돈이 매년 3조 원에 이른다는 이야기를 알게 된 우리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3조면 모든 서울 시민에게 30만 원씩 지급할 수 있는 금액이었다. (p. 156)

 애먼 보도블록 좀 그만 부셔라.

 

그러나 역설적으로 기본소득은 지금까지 무가치한 것으로 여겨졌던 여러 가지 일들의 가치를 발견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 임금노동 외에 돈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생기게 된다면 돈을 받는 일만이 소중하다는 믿음을 그만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p. 163)

 돈이 노동의 대가기 때문에, 돈이 안 되는 일은 노동이 아닌 것 즉, 노는 일이 되어버리는구나... 대표 적으로 육아는 정서적, 육체적으로 고난도 기술이 필요한 노동인데, 그 누구도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해주지 않는다. 돈이 안 되니까.

 

어느 날 갑자기 지급된 기본소득을 모두 읽어도, 직장에서 갑자기 해고돼도, 모아놓은 돈이 없어도 다음 시기에 다시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최소한의 삶은 계속 유지할 수 있습니다. 즉 실패해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는 것이 기본소득이라 할 수 있죠. (p. 180)

 기본소득은 실패할 권리를 보장한다는 말이 참 따뜻하다. 실패할 자격조차 없는 지금 너무 숨 막힌다.

 

 

감상

 기본소득과 거주지를 연관 지어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주거지가 인간에 미치는 영향이 상상 이상이었다. 기본소득이 그 답이 될지 솔직히 아직 잘 모르겠지만, 인간답게 살기 위해 자기만의 공간이 필수라는 저자의 말에 동의한다.

 아픈 게 죄가 되고 더딘 회복이 민폐가 되는 이 사회. 수많은 탈락자를 만들어낸 이 사회의 탈락자는 누구나 될 수 있다. 질병은 그 누구도 비껴가지 않는다. 다만 시기가 조금 다를 뿐. 그러니 부디 아픔이 죄가 되지 않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픔을 인정하고 더 나아가 회복하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세상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재난지원금이 왜 모두에게 지급되는지 이해가 안 됐는데, 인터넷에서 재난지원금을 선별적으로 지급하면 사용하는 것 자체가 가난을 증명하는 꼴이라는 글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복지제도를 위해 인증은 불가피하지만, 그 과정이 잔인하다. 이런 대안으로 기본소득이 있는 건 찬성인데,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앞이 막막하다. 이 막막한 여정의 첫걸음을 시작한 작가가 대단하다.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y*****4 2021.05.09.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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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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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의 정치인이 썼다고 하기엔 구성과 내용이 편안하며 쉽게 읽힌다. 자칫하면 정치적 성향을 띌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기본소득은 수단일 뿐 사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공생’일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라에서 돈을 달라는 단순한 떼쓰기가 아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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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소득당의 정치인이 썼다고 하기엔 구성과 내용이 편안하며 쉽게 읽힌다. 자칫하면 정치적 성향을 띌 수도 있었겠지만 그렇지 않았다. 기본소득은 수단일 뿐 사실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공생일 것이다.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나라에서 돈을 달라는 단순한 떼쓰기가 아니다. 우리가 인간이라는 이유만으로 살아갈 수 있는 최소한의 법적 장치를 요구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말하는 우리란 무엇인가? 우리의 범주 안에 과연 모두가 속할 수 있을까? 나는 과연 속할 수 있을까? 결혼하지 않은 여성, 난민, 결혼 이주민, 홈리스, 자발적 실업자, 장애인, 가출 청소년 또한 우리안에 속해있는가. 모든 활동에 경제력이 뒷받침되어야 하는 21세기 자본주의 시대에 살며 진정 우리 모두가 최소한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으로써의 기본소득을 제안한다. 기본소득이 경제력 부족으로 삶이 힘든 모든 이들의 생을 구출해주는 구세주가 될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 살기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한걸음 다가갈 수 있는 첫 발자국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인간답게 살 권리의 대상에 선별은 필요하지 않다. 내가 약자임을, 도움의 손길이 필요할 만큼의 어려움을 제 손으로 증명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는 세상이 오기를 바라며 저자를 응원한다.

 

p.31 나는 추락하고 다친 이후에 치료해주겠다는 약속보다 튼튼한 다리를 함께 만들자고 손 내밀기로 했다.

 

p.64 사회는 그들을 게으른 사람들이라고 부류하고는 했지만, 그들은 결코 게으르지 않았다. 지폐를 건네는 노인의 손에 그려진 주름살과, 점장의 얼굴에 맺힌 땀방울들은 그들이 살아온 길과 해왔던 노동의 증표처럼 남아있다.

 

p.101 “결혼하지 않은 여성은, 난민은, 결혼 이주민은, 홈리스는, 자발적 실업자는, 장애인은 모두입니까?”

d******9 2021.05.0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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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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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집 없이 살아본 적이 있는 이라는 무척 공감될 만한 이 제목,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읽다보니, 단순히 거주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기본생존권, 사회안전망에 대한 지금의 실정 이였다. 이런저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본소득’에서 디딤돌을 가져오며, 연대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 어떤 이는 내 20대는 얼마나 치열하고 열심히 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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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특히 서울 등 대도시에 집 없이 살아본 적이 있는 이라는 무척 공감될 만한 이 제목,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읽다보니단순히 거주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기본생존권사회안전망에 대한 지금의 실정 이였다이런저런 논란의 중심에 있는 기본소득에서 디딤돌을 가져오며연대에 대한 내용도 다루고 있다어떤 이는 내 20대는 얼마나 치열하고 열심히 살았는데 공짜로 돈 달라고 하냐고도 하고어떤 이들은 나와는 상관없는 세상의 이야기라고도 한다.

 

누구는 열심히 해도 악재가 겹치기도 하고어떤 이는 열심히 한 만큼 보상을 잘 받는 인생을 살고 있기도 한다한 사람은 하고 싶었던 것이 잘 맞아서 보람된 삶을 살아가기도 하고다른 사람은 억지로 해야하는 일들이 죽기보다 싫어서 마음의 병으로 시름시름 앓으며 정착하지 못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기도 한다.... 또한 당장 먹거리와 잠자리를 걱정해야하면 생각과 행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법이다......

 

 

나는 이런 저런 말을 하기 전에삶의 다양성에 대해서 먼저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고 얘기하고 싶다그리고그 다양성만큼이나 태어나면서부터 처한 환경이 얼마나 다 다른지도 잘 생각해 보면 어떨까 하고 화두를 던지고 싶다이런 내용은 시대에 따라 다를 수 있겠지만빈부격차가 더 심해진 현대 한국사회에서는 상대적 박탈감까지 더해서 우울증이 증가하고 있다아마도 비교하고 참견하는 것획일적인 인생주기 강요가 일상인 문화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을 한번 이 책을 통해 돌아보는 것은 어떤가 싶다. ‘기본소득의 마련이나 일하지도 않는데 공짜로라는 생각을 떠나인간애와 공존을 먼저 생각해 보면 좋지 않을까 싶다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동반된다면복지국가라는 개념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 같다.

 

 

_가난은 낭만이 돼서는 안 된다그들의 삶도 미담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_p45

 

_우리 사회가 조금 더 관대했다면 어땠을까천 번을 흔들려서 된 어른이 정상 궤도에 진입하기 위해 아등바등하는 미래의 내 모습이 나이기를 간절히 바랐다다양한 삶의 선택지를 부정하지 않는 방식으로그리고 그 선택지들을 긍정하며 살아갈 수 있는 힘을 사회가 줄 수 있으면 더 좋을 것 같았다.

 

우선 ?”라는 질문지가 좀 줄어드는 게 필요할 것이다왜 대학에 가지 않았는지왜 취업을 하지 않았는지왜 고대 그리스로 가지 못했는지 묻지 않는 세상. .....p89

 

_대규모 시설만이 돌봄의 모델이 아니라 작은 소그룹으로도 남을 돌볼 수 있는 세상을 우리 손으로 만들 수 있다면여자만 돌보는 일을 전담하지 않아도 된다면이 세상에 필연적으로 얹혀살 수 밖에 없는 우리들이 언택트 사회에서 잠시 멈춤과 서로 돌봄의 방법을 찾을 수 있기를 바란다._p119

 

 

y******k 2021.05.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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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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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다. 2020년 1월, 밀레니얼 세대들이 뭉쳐 기본소득당을 만들었다.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한 돈을 지급하겠다는 이 정당에 1020 청년들이 열광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최소한 모든 사람이 삶을 지탱해주는 동등한 기회 정도는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고 믿었던 어떤 사람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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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립생활 이야기다. 20201, 밀레니얼 세대들이 뭉쳐 기본소득당을 만들었다. 모두에게, 조건 없이, 정기적으로 일정한 돈을 지급하겠다는 이 정당에 1020 청년들이 열광했다. 이 모든 이야기는 최소한 모든 사람이 삶을 지탱해주는 동등한 기회 정도는 가지고 태어나야 한다고 믿었던 어떤 사람들의 아이디어로부터 시작된다.

 

저자는 집이 아닌 방에서 살게 되자 과연 안전한 자기만의 방에 살고 있는지 의심스럽기만 했다. 지옥고에 사는 무주택자 친구들을 보고, 자신의 다섯 평짜리 원룸에 누워 생각한다. ‘우리는 과연 집에 살 수 있을까?’ 저자는 버지니아 울프를 좋아한다. 매년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돈 걱정 없이 창작할동을 할 수 있다는 말이 기본소득을 쉽게 떠올리게 한다. 그러나 울프가 지금까지 살아 있고, 우연히 한국에 와서 다닥다닥 붙은 고시원과 원룸촌을 봤다면 깜짝 놀라 자빠질지도 모르겠다. “아직도 기본소득이 실현되지 않았나요?”라는 질문을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저자가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할 때 생각보다 많은 어린이가 아동 급식 카드를 사용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음식점이 근처에 거의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드로 과자도 사탕도 살 수 없어서 아이들이 편의점에서 살 만한 게 별로 없었다. 고작 만원으로 하루 세 끼를 해결하기에는 넉넉하지 않은 금액이었다.

 

기본소득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한다라는 명제가 아닌 애초에 가난한 사람들이 없는 사회는 불가능할까?”라는 질문에서 시작하는 제도여서 마음에 들었다. 방청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웃음을 만 원 정도의 돈으로 팔고 있다 보면 급전이 필요해서 이 일을 계속하는 사람들이 또 있지는 않을까. 저자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며 소설책을 쓰는 멋진 할머니가 되고 싶었는데, 당장 다가올 30대가 무섭고 모든 친구가 결혼을 해서 나를 떠나가면 어쩌지. 시민 단체 대표 임기가 끝나고 일자리가 없을 몇 개월 후가 무서웠다.

 

기본소득은 모두에게 조건 없이, 개별적이고,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소득이다. ‘누군가를 상정하지 않고 언제나 모두를 부르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기본소득이 모든 소수자를 위한 복지를 없애자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특성과 관련 없이 모두가 최소한의 것을 보장받고, 선별 대신 필요에 따라 도움을 요청하는 사회가 더 바람직하다고, 기본소득론자들은 긴 시간 주장해왔다. 장애를 증명해 보인 후 등급을 부여 받고, 부양할 가족이 있다고 수급자에서 탈락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필요에 따라 복지를 받을 수 있는 것이 모두의 권리가 돼야 한다.

 

온전히 혼자 독립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는 독립한 후에도 누군가의 도움을 받으며 살아간다. 아등바등해서라도 혼자 살기를 사회에서 요구하다 보니 우리는 쉽게 누군가의 도움을 잊어버리고 산다. 허나 누군가의 도움에는 당연히 사회의 도움이 포함돼야 한다.p138

 

국회의원 용혜인은 국회 발언대 앞에 서기로 결정한 참이었다. 4차 추가경정예산이 2차 재난 지원금 선별 지급으로 이어질 것이란 사실을 알고 있었다. 반대한 의원은 그가 유일했다. 1차 재난 지원금이 전 국민에게 지급됐다. 가구 단위로 지급됐다는 점, 홈리스나 이주민, 난민 등 예외 대상이 있었다는 점, 일회성으로 끝이 났다는 점이 한계이긴 했지만 많은 이에게 단비가 됐다. 코로나19라는 이름의 재난은 그 이후로도 계속됐다. 일터에서 잘리고, 가게는 문을 닫았다. 2021년 예산안을 심의해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 우리는 재난지원금무새처럼 또다시 재난 지원금을 요구하며 거리에 섰다. 가망 없어 보일지라도 누군가는 말해야 했다.

 

기본소득은 무엇의 대가로 주어지지 않는다. 임금노동을 하는 사람도, 안 하는 사람도, 가사노동을 하는 사람도, 안 하는 사람도 기본소득을 받을 수 있다. 임금노동 외에 돈을 받을 수 있는 창구가 생기게 된다면 돈을 받는 일만이 소중하다는 믿음을 그만큼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2016년 겨울, 기본소득 공부를 시작했다. 기본소득이 도입된 다음에는 미래의 사람들에 대해 믿음을 가지고 사는 거지. 기본소득이 도입된다고 해서 남자가 여자를 그만 때리고, 갑자기 임금이 팍팍 오르고, 사람들이 다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 수 있을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책 은평구 버지니아 울프가 전하는 명랑하고 쾌할한 돈 이야기. 그녀를 응원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집이아니라방에삽니다
#신민주
#디귿
#에세이
#동녘
g****n 2021.05.06.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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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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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요즘 가장 핫한 담론이라면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 기본소득에 대한 어렵고 복잡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동녘에서 새로 기획한 에세이 브랜드 ‘디귿’의 첫 책 다운 선택이다.    특히 기본소득당 창당에 참여했고 지금은 당직자로 일하고 있으며 국회의원 선거 출마 이력까지 가지고 있는 신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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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요즘 가장 핫한 담론이라면 기본소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 기본소득에 대한 어렵고 복잡한 정치사회적 문제를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낸 책이다. 동녘에서 새로 기획한 에세이 브랜드 ‘디귿’의 첫 책 다운 선택이다. 


 

특히 기본소득당 창당에 참여했고 지금은 당직자로 일하고 있으며 국회의원 선거 출마 이력까지 가지고 있는 신민주 저자의 책이라 더 반가웠다. 그렇다고 비장한 각오 읽어야 되는 정치학 서적은 아니다 부제인 애매하게 가난한 밀레니얼 세대의 '돈'립생활 이야기에서 예상 할 수 있듯이 솔직담백, 좌충우돌, 유쾌하게 읽을 수 있는 에세이 그 자체였다. 

 

은근 기본소득에 대해 내가 몰랐던 점을 배울 수 있었고  잘못 알고 있었던 오해나 편견도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책의 마지막에는 ‘기본소득이 궁금한 당신에게’ 라는 제목의 Q&A코너도 마련되어 있다. 

 

저자는 정기적으로 모두에게 조건없이 지금되는 기본소득을 주장한다. 그 유명한 버지니아 울프의 “‘자기만의 방’과 매년 500파운드의 돈이 있는 여성이 글을 쓸 수 있다.”는 말도 인용되고 기본소득은 재난 지원금과 달리 가구 단위가 아니라 개인에게 지급되며 자기 몫의 돈은 가정 내에서 발언권이 적은 여성들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줄 것이란 점에서 페미니즘적 의미도 알게 되었다. 

 

개인적으로는 선별과 심사가 빈곤을 증명하는 일을 유발하며 비인간적이라는 점을 새로 알게 되었는데 감추고 싶은 가족사, 남루한 자신의 처지를 스스로 밝혀야 하고 활동 지원을 받기 위해 장애를 더욱 과장하기도 하고, 가정 폭력 등으로 집을 나온 청소년은 가족이 있다는 이유로 증명조차 어렵다는 현실이 있었다. 

 

“이혼하려면 돈 필요하니까!” 사랑의 범위를 넓히는 것에도 마찬가지로 돈이 필요했다. 원치 않은 가족 밖으로 나와 내가 원하는 사람과 살 수 있기 위해서는 돈이 필요하니까. 가족이 아니라 개인별로 지급되는 기본소득은 가족이 아닌 개인을 발견한다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개인별로 이뤄진 복지, 개인에 대한 연구, 통계, 그리고 고민들이 이어질 때 우리는 개인이 꿈꾸는 관계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는 동성 파트너와 살고 싶을 수도, 누군가는 혼자 살고 싶을 수도, 누군가는 동물과 함께 살고 싶을 수도 있다. 그 모든 희망이 끝내 사회에서 긍정되기를 바란다. 전쟁 같은 사랑 대신 평범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g****y 2021.05.0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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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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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신민주, 2021, 디귿 기본 소득은 조건과 심사 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소득을 뜻한다. 66p무엇이든 모르는 채로 있어서는 발전이 없다. 어른들은 누누히 이야기하신다. 무엇이 좋든 나쁘든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칭찬을 하든 비판을 하든 할 것 아니냐고.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이 도서는 우리가 몰랐던 기본소득에 대한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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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신민주, 2021, 디귿

기본 소득은 조건과 심사 없이 모든 구성원에게 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소득을 뜻한다. 66p


무엇이든 모르는 채로 있어서는 발전이 없다. 어른들은 누누히 이야기하신다. 무엇이 좋든 나쁘든 그것에 대해 제대로 알고 있어야 칭찬을 하든 비판을 하든 할 것 아니냐고.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이 도서는 우리가 몰랐던 기본소득에 대한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기본소득이 무엇인지, 그게 우리가 살아가는데 왜 반드시 필요한지, 그것이 지급되면 우리 사회는 어떤 모습으로 변화하게 될지에 대해 가지고 있던 생각들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놓는다. 책을 읽기에 앞서 기본소득이라는 키워드만 들으면 무슨 정치 이야기같아 거리감이 느껴지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 복잡하고 또 많이 생각해야하는 주제가 아닐까 싶기도 하지만 이 도서에는 살아가면서 부딪혔던 차가운 현실들을 포함한 주제와 관련된 실제 경험담이 고루 녹아있기 때문에 마냥 지루해 보이는 정치 서적과는 큰 차이가 있다. 집이 아니라 방에 산다는 생각을 떠올린 이유부터 차근차근 풀어내는 저자의 문장이 인상 깊었다. 독특한 표지 속의 소신 있는 발언과 뚜렷한 인과관계가 읽는 내내 시선을 빼앗았던 도서이기에 소개하고 싶다.


가난은 낭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들의 삶도 미담으로 소비돼서는 안 된다. 그들을 조금이라도 구출하는 것이 국가가 아니라 마음 착한 시민들이라면 그것은 미담이 아니라 불행이다. 마음 착한 시민들의 시야에 벗어난 많은 현대판 장발장들이 오늘도 벌을 받고, 고개를 숙인다. 현대판 장발장들은 그래서 미담을 만들어내지 못한다. 45p

누구도 선별하지 않고, 죄책감이 없는 세상을 위한 기본소득이 필요하다. 가난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잔인한 제도 속에서 사람이 행복하기는 어렵다. 가난하기 때문에, 무능하기 때문에 복지 제도의 수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권리로서 기본소득이 필요한 국가를 이제 상상해야 한다. 그것이 가능할 때 우리는 비로소 미달이 사라진 사회를 볼 수 있을 것이다. 46p


가난이 낭만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이 문장을 읽었을 때 어딘가 띵, 소리가 나는 듯 했다. 오늘날 가난을 키워드로 잡고 많은 상품들이 팔려나가고 있기 때문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가난은 낭만을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없고 결코 되어서는 안 되는 것, 읽으면서 다시금 되새겼다. 미담이 나오는 현실에 대해서도 조금 다른 시선에서 이야기를 진행한다. 미담은 그저 선행으로부터 생긴 기분 좋은 이야기에 불과하다고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깨닫게되는 순간이었다. 국민을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을 한 번 진지하게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또 이 도서는 사회복지제도에 대한 인식도 한층 비판적으로 볼 수 있도록 시야를 넓혀준다. 그저 약자와 소수를 위한 복지제도가 있음에 만족했던 나는 기준이라는 어쩌면 잔인한 틀 속에서 심사받고 결과를 통보 받는 그 과정에 대한 생각을 다시 했다. 서류를 준비하고 처리되는 시간도 당사자에게 괴롭고 잔인할지 모르지만 기준에서 미달이 되었을 때의 절망감이란 어떻게 상상할 수 있을까. 저자의 흡입력있는 문장들과 주장에 빨려가듯 책을 읽어내렸다. 문장 속의 힘이 전해지는 기분이었다.


코로나 19가 끝나지 않는 세상. 우리는 다시 처음부터 남을 돌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 과정은 필연적으로 잘 의존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과 연결된다. 잘 의존할 수 있는 사회의 시작은 위기 때 도움받을 수 있는 자격을 묻지 않는 것에서부터 시작돼야 한다. 118p


완독 후 저자의 말대로 조건 없이, 기준 없이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이 주어진다면 생길 변화가 궁금해졌다. 기본소득에 대한 자세한 정보와 읽은 후 호기심까지 심어주는 책이었다. 정치와 정책에 대해 무지했던 지난날을 떠올렸다. 이곳 저곳에서 서로 싸우는 정치인들이 보이면 심드렁하게 채널을 돌리던 과거의 내가 정책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기본소득이라는 것이 어른들이 보시기에 불안하고 극단적인 정책일 수 있지만, 저자의 설명을 들어보면 어, 예상했던 거랑은 좀 다른데? 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누군가는 저자에게 비판인 척 하는 비난을 던질지도 모를 일이지만 희망과 우려가 한데 모일 때 사람들이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
YES마니아 : 로얄 t******7 2021.05.01.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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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까지 아르바이트 해봐요! 정말 노동이 신성한가!”'애매하게 가난한 20대 여성의 이야기'. 이 책은 부의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이때 어쩌다 가난해져버린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우리 청년들이 머무르는 고시원이나 원룸을 봤더라면 한국은 기본소득도 받지 못하느냐라고 물었을거라는 그 외침은 부동산에 지쳐버린 우리들에게 뼈때리는 울림이다.한 유튜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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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두 시까지 아르바이트 해봐요! 정말 노동이 신성한가!”


'애매하게 가난한 20대 여성의 이야기'. 이 책은 부의 양극화가 심각해지는 이때 어쩌다 가난해져버린 한 청년의 이야기이다. 버지니아 울프가 우리 청년들이 머무르는 고시원이나 원룸을 봤더라면 한국은 기본소득도 받지 못하느냐라고 물었을거라는 그 외침은 부동산에 지쳐버린 우리들에게 뼈때리는 울림이다.


한 유튜버는 지금 부동산 현실에 대해 이러한 말을 했다. 머뭇머뭇하다가 자금이 부족하고 일만 열심히 한 30대는 땅을 치며 후회를 할거고, 일자리를 얻기 위해 열심히 취잡을 하고 있던 돈 없는 20대는 그저 허망할 뿐이라고.


'대학 생활 내내 각종 아르바이트와 과외로 차곡차곡 모은 몇천만 원의 돈을 집을 구할 때 모조리 쓸 수밖에 없었다. ... 돈 없는 사람들은 돈이 없기에 더 많이 친절해야 했다.' <책 속에서...>


일을 해도 삶이 나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전혀 없어져버린 지금의 한국이 우리 청년들에게 진정 해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진다. 얇은 칸막이로 막힌 옆집과의 동침은 이제 더 이상 낯설지 않고, 복도의 발걸음 소리와 낯선 이와의 엘리베이터 동승의 두려움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집이 아니라 방에 삽니다'라는 저자의 독립생활 이야기는 우리에게 기본소득을 더 절실하게 한다. 행복을 돈으로 살 수는 없지만, 돈이 없으면 불행해지는 이 병신같은 삐뚫어진 자본주의에 화가 나는 요즘이기에 저자의 말들을 웃어넘길 수만은 없다.


열심히 살면 잘 살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 정상적이고 건강한 사회가 되어 좌절없는, 우울없는 정상사회가 왔으면 한다.


'개인별로 이뤄진 복지, 개인에 대한 연구, 통계, 그리고 고민들이 이어질 때 우리는 개인이 꿈꾸는 관계가 얼마나 다양한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 그 모든 희망이 끝내 사회에서 긍정되기를 바란다. 전쟁 같은 사랑 대신 평범한 사랑을 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책 속에서...>
g****i 2021.04.25.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