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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라는 우주 안희경 시공사/2021.3.25. sanbaram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식물들이 있다. 그러나 식물에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이 있는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생활한다. 인간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식물에 대해 알아보는 책이 <식물이라는 우주>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잡초부터 여러 가지 곡식에 이르기까지 식물의 특성과 그 생활양식을 과학자의 눈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안희경은 연세대학교에서 시스템생물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부터 영국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201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 ‘초록으로 본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
<식물이라는 우주>는 식물의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일을 식물학자들이 어떻게 연구해왔는가에 대한 것이다. 식물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애기장대 연구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과학 연구의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현상은 이미19세기 무렵부터 관찰되었던 것이다. 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번식하며, 끊임없이 침입을 시도하는 병원균을 어떻게 물리치고,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곳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1부에서는 씨가 싹을 틔우고 자라는 과정이 담겨 있다. 씨앗이 발아하고 싹을 틔울 때 씨앗 안에서 일어나는 일, 그 후 빛을 감지하며 빛의 유무에 따라 생장 형태를 바꾸는 과정 등이다. 2부에서는 꽃을 피우는 과정, 그리고 이후 씨를 맺고 노화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환경 신호가 혹은 식물체 내의 신호가 꽃을 피우게 만드는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 한다. 3부는 식물과 병원균과의 상호작용, 4부는 식물과 더위, 추위, 가뭄 등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설명이다.
“애기장대는 영국 어디에서나 담벼락에 붙어 자라는 흔한 잡초다. 비슷하게 생긴 냉이와 혼동을 일으키고는 하지만, 씨가 맺히는 장각과의 모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p.47)” 애기장대의 장각과가 길쭉한 것과 달리, 냉이의 장각과는 하트 모양이다. 생애 주기도 6주 정도로 짧고, 다 자라도 손바닥 안에 들어올 정도로 매우 작다. 애기장대는 염색체가 5개밖에 안 되고, 총유전체 크기도 매우 작아서, 다른 식물 종에 비해 유전체 분석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엄청나게 씨가 많이 맺힌다. 이 모든 특징들은 모델식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애기장대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아침에 수만 개의 씨앗에 돌연변이를 유도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돌연변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타가수정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애기장대가 모델식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가수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꽃가루가 생기는 수술을 떼어 내고, 다른 돌연변이의 수술에서 생기는 꽃가루를 암굴에 묻히면 타가수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여러 가지 돌연변이를 한 번에 갖는 다중 돌연변이 제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온대지방 식물 중에는 일정 기간 추위를 경험해야 꽃이 피는 경우가 있다. 겨울을 지나야만 봄이 오기 때문에, 봄여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겨울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p.157)” 이 반응을 춘화처리라고 한다. 수선화나 튤립 외에도 밀이나 보리 등이 춘화처리가 되어야 이듬해 꽃을 피운다. 그러나 꽃이 언제 필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광주기성과 같은 빛의 양과 질도 있지만, 온도도 중요한 요소다. 이외에도 식물의 나이도 요인이 되며, 광주기성이나 온도에 상관없이 개화를 조절하는 내부 신호도 있다. 각각의 요인은 서로 다른 유전자를 이용해 꽃을 피우라는 신호를 낸다.
“바람을 타고 곤충을 타고 시작된 꽃가루의 기나긴 여정은 꽃가루관을 통해 밑씨를 향해 길게 자라나 씨방에 진입하는 것으로 끝난다.(p.200)” 이렇게 난세포에 들어가게 된 정핵 하나는 난핵과 결합하여 새로운 배를 만든다. 또 다른 정핵은 극핵과 결합하여 배아에 영양을 공급할 배젖이 된다. 우리가 먹는 곡물이나 콩의 영양가 있는 부분이 대부분 배젖이다. 배젖을 미리 만들지 않고 배아가 될 정핵과 난핵의 수정이 이루어진 후에야 만들기 시작함으로써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인다. 중복수정은 이렇게 에너지를 아끼기 위한 진화적인 선택으로 이해해볼 수도 있다.
“식물은 한 세포에서 세포분열이 일어날 때 분열 횟수, 분열 방향이 아주 세밀하게 정해져 있다. 그래야만 원하는 형태의 배아를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p.202)” 꽃가루관을 타고 온 정핵이 난핵을 만나 수정이 되면 여러 번의 분열을 거쳐 배아가 된다. 식물에서는 배아 발생 시기에 기본적인 조직 위치가 모두 정해진다. 뿌리와 줄기의 위치가 이때부터 결정되는 것이다. 심지어 이 시기에 결정되는 정단분열조직에서 발아 후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조직이 만들어지니 경이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식물은 세포벽 사이에 중엽이라는 팩틴으로 이루어진 구조가 두 세포를 단단히 연결시켜준다. 탈리가 활성화 되고 나면 중엽의 분해가 시작된다. 이 과정을 통해 세포 간 연결이 끊기고 나면, 남아 있는 잔존세포에 표피세포가 새롭게 자라난다.(p.231)” 이때 노출된 세포로 병원균이 들어오는 것을 막기 위해 병저항성 유전자들의 발현이 증가하기도 하고, 세포의 모양이 바뀌기도 한다. 이런 과정이 끝나고 나면 떨어뜨릴 기관과의 연결은 완전히 단절되고, 아주 잔잔한 바람에도 꽃잎 등이 떨어져 나간다.
“버드나무에서 추출된 살리실산은 통증을 느끼는 프로스타글란딘 수용체를 막아 통증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살리실산은 위장장애를 일으키므로 바이엘사에서는 살리실산이 변형된 아세틸살리실산으로 만들어 더욱 안전한 약 아스피린을 개발했다.(p.314)” 아스피린은 해열진통제 역할뿐 아니라 혈전을 예방하는 작용도 하여 심장마비 환자들도 사용 중이다. 살리실린산은 식물의 병저항성에 필요하며, 특히 공격받지 않은 잎에 공격을 받았음을 알리는 신호다. 동물은 순환계가 있어 일부 조직의 감염에 대해 혈관을 통해 전체 개체가 반응할 수 있다. 반면 식물에는 순환계가 없어 각각의 세포가 지닌 면역 체계로 대응을 해야 한다. 살리실린산의 발견은, 식물에서도 병원체에 감염되지 않은 다른 잎에 병저항성을 촉진하는 획득 저향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증명했다.
식물이 초식동물에게 먹히거나 상처를 입게 되면 다양한 휘발성유기화합물을 분비한다는 것은 학계의 인정을 받았지만, 처음에 제안 되었던 식물 간 소통을 ‘엿듣기’라고 표현한다. “상처를 받은 식물이 내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신호를 받아들여 저항성 반응을 높일 수 있는 식물은 그렇지 않은 식물에 비해 생존에 유리할 것이기 때문이다.(p.341)” 생물은 언제나 생존에 유리한 형질을 가진 개체가 살아남을 것이라는 다윈의 원칙에 입각한 추론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해서 잎의 기공 개수가 줄어들면, 잎의 온도가 올라가게 된다. 기공을 통해 일어나는 증산작용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는 것이 식물에 당장에 좋은 효과를 낼 것이라고 섣불리 예단할 수 없는 이유다.(p.455)” 기후변화에 관한 모든 내용이 그렇지만, 동시에 수많은 변인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효과가 절대적으로 좋거나 나쁘다고 말할 수 없다. 하지만 분명한 바는 미미하다고 느껴지는 이산화탄소 농도 증가나 미세하게 올라가는 온도가 전체 생태계에는 엄청난 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형질변환을 시킬 수 있는 종이라면 제거하려는 유전자 부위를 크리스퍼를 이용해 특이적으로 제거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아그로박테리움을 이용한 DNA 삽입이 아니라 크리스퍼를 이용해 원하는 염색체 지역에 원하는 유전자를 삽입하는 방식도 아주 최근 5년 사이 점점 더 현실 가능해지도 있다.(p.463)” 이렇게 크리스퍼 유전자 가위를 이용해 원하는 유전자를 제거하고, 원하는 곳에 삽입하는 방식을 통해 더 많은 작물의 돌연변이 유전 연구가 수월해졌다. 발전하는 과학이 우리 인간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지 궁금해진다. 이 책에서는 과학자로서 접하게 된 식물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하는 과정을 여러 논문을 통해 밝히고 있다. 식물이 어떻게 발아하여 성장하고 꽃피우며 열매를 맺고 세대를 이어가는지 궁금한 사람들이 이 책을 읽으면 그 과정을 이해하게 될 것이라 생각된다.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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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라는 우주 안희경 시공사/2021.3.25.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식물들이 있다. 그러나 식물에 관심이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식물이 있는지 조차 의식하지 못하고 생활한다. 인간들의 무관심 속에서도 자기에게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가는 식물에 대해 알아보는 책이 <식물이라는 우주>다. 우리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작은 잡초부터 여러 가지 곡식에 이르기까지 식물의 특성과 그 생활양식을 과학자의 눈으로 설명하고 있다. 저자 안희경은 연세대학교에서 시스템생물학을 공부하고 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2018년부터 영국에서 박사후연구원으로 일하는 중이다. 2017년부터 네이버 블로그 ‘초록으로 본 세상’을 운영하고 있다.
<식물이라는 우주>는 식물의 생애에 걸쳐 일어나는 일을 식물학자들이 어떻게 연구해왔는가에 대한 것이다. 식물이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방법에 대한 분자생물학적 연구, 그리고 이를 가능하게 한 애기장대 연구에 관한 책이다. 그리고 여기에서 과학 연구의 연속성을 확인할 수 있다. 책에서 언급한 대부분의 현상은 이미19세기 무렵부터 관찰되었던 것이다. 식물이 어떻게 자라고 번식하며, 끊임없이 침입을 시도하는 병원균을 어떻게 물리치고, 너무 춥거나 너무 더운 곳에서는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보는 책이다. 1부에서는 씨가 싹을 틔우고 자라는 과정이 담겨 있다. 씨앗이 발아하고 싹을 틔울 때 씨앗 안에서 일어나는 일, 그 후 빛을 감지하며 빛의 유무에 따라 생장 형태를 바꾸는 과정 등이다. 2부에서는 꽃을 피우는 과정, 그리고 이후 씨를 맺고 노화하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어떤 환경 신호가 혹은 식물체 내의 신호가 꽃을 피우게 만드는지를 중점적으로 이야기 한다. 3부는 식물과 병원균과의 상호작용, 4부는 식물과 더위, 추위, 가뭄 등 환경과의 상호작용에 대한 설명이다.
“애기장대는 영국 어디에서나 담벼락에 붙어 자라는 흔한 잡초다. 비슷하게 생긴 냉이와 혼동을 일으키고는 하지만, 씨가 맺히는 장각과의 모양으로 구분할 수 있다.(p.47)” 애기장대의 장각과가 길쭉한 것과 달리, 냉이의 장각과는 하트 모양이다. 생애 주기도 6주 정도로 짧고, 다 자라도 손바닥 안에 들어올 정도로 매우 작다. 애기장대는 염색체가 5개밖에 안 되고, 총유전체 크기도 매우 작아서, 다른 식물 종에 비해 유전체 분석을 하기가 쉽다. 하지만 엄청나게 씨가 많이 맺힌다. 이 모든 특징들은 모델식물로 사용하기에 적합한 조건이다. 애기장대의 가장 큰 장점은 하루아침에 수만 개의 씨앗에 돌연변이를 유도할 수 있으며, 그로부터 돌연변이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다는 점이다. 타가수정이 불가능하지 않다는 점도 애기장대가 모델식물로 자리 잡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자가수정이 이루어지기 전에 꽃가루가 생기는 수술을 떼어 내고, 다른 돌연변이의 수술에서 생기는 꽃가루를 암굴에 묻히면 타가수정이 이루어진다. 이는 여러 가지 돌연변이를 한 번에 갖는 다중 돌연변이 제작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온대지방 식물 중에는 일정 기간 추위를 경험해야 꽃이 피는 경우가 있다. 겨울을 지나야만 봄이 오기 때문에, 봄여름에 꽃이 피고 열매를 맺을 수 있도록 겨울을 ‘경험’하게 만드는 것이다.(p.157)” 이 반응을 춘화처리라고 한다. 수선화나 튤립 외에도 밀이나 보리 등이 춘화처리가 되어야 이듬해 꽃을 피운다. 그러나 꽃이 언제 필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광주기성과 같은 빛의 양과 질도 있지만, 온도도 중요한 요소다. 이외에도 식물의 나이도 요인이 되며, 광주기성이나 온도에 상관없이 개화를 조절하는 내부 신호도 있다. 각각의 요인은 서로 다른 유전자를 이용해 꽃을 피우라는 신호를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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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기장대를 주연으로, 식물학자의 셈세하고 전문적인 식물이야기
평소 집에서 이런저런 식물 키우는 것을 좋아하던 저로서는 <식물이라는 우주>책을 신청하면서 식물에 대한 일반적인 상식 수준의 이야기라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받아든 책은 두께가 제법 있었고 책장을 펼치면서 그 내용은 제 기대를 넘어서 상당히 전문적인 내용들이 가득했습니다. 전문적으로 식물을 연구한 어느 학자가 식물에 대해서 쓰고 그 내용은 식물의 일생에 대한 예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담겨있다고 생각하면 될 듯 합니다. 이렇게 전문적인 연구결과를 알려주고 있는 식물학자는 반려식물을 키우는 일, 식물 가드닝에 대해서 다음과 같이 이야기합니다.
식물학자에게 가드닝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하니 뜻밖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키우기 어려운 식물의 상세한 이야기를 다룬 <식물이라는 우주>는, 식물의 생애에 걸쳐 일어난 일들을 식물학자들이 어떻게 연구해왔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책 처음에 나오는 멘델의 법칙은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것이 어렴풋이 기억이 나지만 이 책에서는 멘델을 넘어서 수많은 식물학자들의 연구 결과가 담겨있습니다. 고등학교 생물 시간에 배운 것도 잘 기억나지 않는 저로서는 이 책의 내용을 상세히 이해하고 소개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이 책에서 주연으로 나오는 "애기장대"는 영국의 봄날, 길을 가다가 담벼락에 붙어 자라는 작은 잡초입니다. 말 그대로 먹을 수도 없는 길가의 잡초이지만 프리드리히 라이바흐를 시작으로 많은 식물학자가 애기장대를 재료로 한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애기장대에 관한 실험은 유전체 분석 이후, 전사체 분석, 다양한 자연변이(natural variation)분석을 거쳐 단백질체(proteomics)로 진화하는 중이라고 합니다. 이 용어만 들어도 벌써 어렵게 느껴지지요? 이 책에 등장하는 애기장대 하나만 가지고도 많은 연구와 이야기거리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이야기는 일반 상식책을 넘어선 전문적인 야이기가 가득하다는 정도로 생각하시면 될 듯 합니다.
이 책의 큰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식물의 발달에서부터 애기장대가 만들어 낸 변화까지 초록 식물의 우주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물에 대한 연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온실 화원과 달리 단조로운 식물 연구실에서 진행되어서 일반적인 식물 가드닝 책과 달리 재미없고 딱딱한 느낌을 줄 수도 있습니다. 재미를 떠나서 자신의 분야에서 꾸준히 길을 걸어가고 있는 장인의 모습이 느껴집니다.
식물의 세상은 동물과는 달리 움직이지 않으니까 좀 더 평화로워보일지도 모르지만, 한편으로는 동물과 달리 환경의 악조건을 피해 도망갈 수 없어서 더 치열하고 동물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살아야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강한 햇빛은 피해야하고 약한 햇빛은 최대한 받아들여야합니다. 햇빛을 비롯한 다양한 환경조건을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반응해야하는 것입니다. 움직일 수 없는 제한된 환경때문인지 모르지만, 신기한 것은 동물과 달리 식물은 모든 부분이 모든 부분으로 자랄 수도 있습니다. 줄기 끝 세포는 어떤 때는 잎이 되기도 하고 줄기가 되기도 하고 꽃이 되기도 합니다. 우리가 가드닝에서 하는 것처럼 물꽂이를 해서 다른 식물체로 만들 수도 있습니다. 식물의 환경에 대한 적응과 세포의 변화 등 세세한 변화가 이 책에 담겨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이 책의 내용 중 하나만 살펴볼까요? 이 책 157쪽에는 "춘화처리"라는 말이 나옵니다. 온대 지방 식물들은 낮 길이와 평균 기온이 유사한 봄가을은 꽃을 피워야 할 지 여부가 알쏭달쏭한 계절입니다. 그래서 온대 지방 식물 중에는 일정 기간 추위를 경험해야 꽃이 피는 경우가 있는데 이 반응을 "춘화처리"라고 합니다. 이 단어는 밀을 연구하던 러시아의 유전학자 리센코가 만든 러시아어 야로비제이션(jarovization)에서 비롯되었다고 합니다. 여기에서 보듯이 꽃이 언제 필지를 결정하는 요인은 광주기성과 같은 빛의 양과 질도 있지만 온도도 중요한 요소이며 이외에 나이도 있고 개화를 조절하는 내부 신호도 있습니다. 참 어렵지요. 단어 뜻 정도만 알려주고 학자 이름 정도 알려주면 좋겠지만 이 책은 여기에서 더 나아가 상당히 전문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독자들의 머리를 아프게 합니다. 한편으로 지적 욕구에 목마른 독자들에게는 좋은 책이 되겠네요. 전문적인 연구결과들 사이에서 중간중간 나오는 세밀화 그림이 독자의 머리를 잠시 쉬어가게 해줍니다 :)
"애기장대"를 주연으로 해서 "씨앗에서 씨앗까지 푸른 생명체의 여정"을 우리에게 선사해 준 글쓴이의 연구가 계속되고 좋은 성과를 이루기를 기원합니다.
이 글은 YES24 리뷰어 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시공사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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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싹을 틔워내기위한 치열한 분열과정들을 통해 싹은 강인한 생명력을 뿜어낸다. 어느 날 하나 빠짐없이 실현하는 생명 성장 과정을 통해 생명의 신비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숨어있는 복잡함은 오히려 육안으로 보기엔 아주 평범하고도 심플한 새싹이라는 결과물로 표현된다.
# 빛을 품고 낸 새싹은 끊임없이 단백질과 연결되고, 결합되며 반응을 통해 살아있음을 드러낸다.
# 생장점이 없다면 생명도 없다. 모든 생명의 시작인 생장점을 통해 생명의 탄생과 신비로움을 찬탄해 본다. 가만히 자세히 섬세하게 관찰하다보면 평소 발견하지 못했던 줄기, 잎, 꽃 하나하나는 예술 작품을 감상하듯 풍요로운 감정들을 자아내곤 한다.
# 네잎클로버가 참 예쁘고, 귀해서 세잎클로버를 한잎씩 떨군 한쌍을 붙여 네잎클로버를 만들어 내 작은 수첩에 간직하던 비밀스러운 추억에 미소가 피어난다. 식물이란 녀석을 관찰하다보면 추억을 만들어주는 소중한 에피소드 주인공이기도 하다.
피어난 꽃들을 바라보기만해도 오감이 살아나는 경험들이 있을 것이다. 책사이사이 꽃잎을 말려내던 아름다운 향기로움에 스며든다.
병원균에 대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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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이라는 우주(1차 리뷰)> 보통 크고 넓은 것을 설명할 때 자주 쓰는 표현 중 하나가 ‘우주’다. 우주만큼 큰 사랑, 우주만큼 큰 마음. 그런데 저자는 식물을 우주로 비유한다. 얼마나 크고 넓길래? 우리는 잘 알지 못하면서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식물은 흔하니 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는 것 아닐까? 하지만 이 책을 본다면 내가 얼마나 식물에 대해 겉핥기 정도만 알고 있는지 깨달을 것이다. 저자는 식물에 진심이다.
정말 깔끔한 편집과 멋진 표지. 그리고 적절한 사진과 그림까지. 최근에 본 책 중에 이렇게 정성스럽게 편집된 책은 거의 보지 못했다. 외모적으로는 하지만 내용적인 부분은 사실 정말 쉽지 않았다(그래서 아직 다 못 읽은 것 같다 ㅠㅠ).
책을 그래도 다른 사람보다 많이 읽는 편이라고 생각하고, 최근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책들(총,균,쇠, 사피엔스)을 봐서 그런지 자신 있게 이 책을 신청했다. 분량이 있지만 전문적인 책이고, ‘아주 작은 한 점에서 출발한 식물의 여행’이라는 근사한 카드뉴스 문장까지. 어렵지만 재미있는 책이라 생각했다.
책은 식물의 하루하루를 500페이지 넘는 양으로 설명한다. 씨앗이 어떤 과정을 거쳐 발아하게 되고 생장해서 다시 씨앗으로 돌아가는지. 이렇게 보면 내용은 아주 간단해 보이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해설 부분은 전공 서적인가(?)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쉽지 않았다(물론 이런 책도 쉽게 잘 읽으시는 분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난 아직 미흡해).
‘좋은 이유는 다른 분들이 많이 소개하겠지’ 하는 생각에 읽기 왜 읽기 어려운지를 생각해봤다. 우선 단어가 생소하고 어렵다. 현화식물, 형질전환, 단백질의 종류(STM, WUS, CLV1,2,3 등) 등. 식물학 연구에 흔히 쓰는 일반적인 용어겠지만, 이 분야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어려워할 수 있을 것 같다(나도 물론이다, 전적으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또 생소한 약자에 양 자체도 너무 많아서 읽기 어렵게 한다.
두 번째는 설명 내용이 미세하다는 것. 보통의 교양서에서 과정을 세세히 설명하면 저자의 주장을 더 설득력 있게 해주는 좋은 효과를 가져온다. 반면 이 책은 과정 세세히 소개하고자 하는 저자의 마음이 이해는 되지만, 오히려 그 세세함이 가독성을 떨어뜨리기도 한다. 하나의 실험을 설명하는데 3, 4명의 인물을 예를 들고, 실험에 관한 내용을 소개(특히 생소한 약자의 향연과)하고, 이 인물이 어디에 왔는지 설명한다(어느 정도 이 학문을 알고 있다면 분명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럼에도 나쁜 책이라 말할 수 없는 건 저자의 열정과 다시 또 내용이다. 저자가 이런 책을 쓸 수 있었던 것은 그가 평소에 최근 논문을 연구하고 해석한 결과로 보인다(저자의 블로그에는 최신 논문에 대한 카테고리가 따로 있고, 최근에도 글을 올리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런 관심과 노력의 결과가 식물의 생장 과정을 세세히 표현할 수 있는 바로 이 책임을 알 수 있다. 뒤 페이지 추천 글에서 “한국 과학 교양 도서 시장에서 현장 과학자가 자신의 연구와 그 분야의 깊은 이야기를 하는 경우란 거의 없다.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과학 교양서의 저자들은 낭만적인 제목으로 사람들의 이목을 끌고 외국 과학 잡지의 내용을 적당히 각색해 붙이거나, 혹은 방송 강연에서의 유명세를 이용해 책을 파는 과학자들이다. 그런 의미에서 누구보다 가장 치열하게 식물학의 최전선에서 연구 중인 안희경 박사의 이 책이 같는 의미는 크다”라고 말한 김우재 하얼빈공과대학교 생명과학센터 교수의 이야기는 그런 의미에서 책을 읽기 전보다 더 깊이 다가온다.
또한 책의 이야기를 구성하는 방식도 돋보인다. 가령 식물의 잎의 설명할 때 네잎클로버를 가져와 어떻게 잎 구성의 출발을 설명한다. 이런 형식은 책의 흥미를 돋울 수 있는 좋은 방식처럼 보인다. 가독성을 높이기 위해 유전자와 단백질은 대문자로 사용하고, 단백질의 경우는 따로 명시하기도 한다. 돌연변이는 ‘이탤릭 소문자’, 야생형 유전자는 ‘이탤릭 대문자’, 유전자가 단백질로 번역된 경우는 ‘대문자’ 이런 식으로 최대한의 노력을 기울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좋은 부분이 많음에도 솔직히 어려운 책이었다는 것을, 아직도 책 읽기는 어렵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사실 처음 1차 리뷰로 남긴다. 2주가 넘기 전에 써야 한다고 하셔서). 그럼에도 꼭 완독이 욕심나는 책이기도 하다. 그만큼 식물의 이해에 대해 한 걸음 다가가는 것이니까(물론 성취감도 클 것 같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