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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철학 수업> 매겐 S. 로이드 등저/ 리처드 B. 데이비스편/ 최지원 역 서울문화사/ 2021년 4월 26일 "디즈니 영화를 통한 27편의 철학 이야기"
1. 들어가며 누구나 어렸을 때 디즈니 영화 속 이야기인 '백설공주', '신데렐라,' '인어공주', '미녀와 야수' 속의 공주를 꿈꾸며 자랐을 것이다. 백설공주 이야기에서 마녀가 거울에게 "거울아, 거울아, 이 세상에서 누가 제일 이쁘니?' 라고 물어보는데 이 대사 부분이 그 당시 많은 소녀들의 입에서 반복 재생이 되었다. 그 시대 그 소녀들은 백설공주처럼 얼굴이 하얗고 얘쁘고, 백마탄 왕자님이 짠! 하고 나타나서 그 왕자들과 결혼해서 행복하게 살기를 꿈꾸었던 것이다.
그렇게 백마탄 왕자와 얼굴이 예쁜 공주와의 사랑 이야기로만 알고 있었던 그 이야기 속에 엄청난 철학적 진실이 숨어 있다면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어릴 적 내가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며 공주병에 걸린 듯 이쁜 공주가 되기를 꿈꾸었던 것처럼 당신은 당신 아이에게도이 디즈니 만화를 보여줄 것인가?
어느 날 딸아이가 나에게 말했다. '엄마! 나는 디즈니 만화가 너무나 무서워요, 그래서 볼 수가 없어요," 라고 말이다. 한 번도 디즈니 만화가 무섭다고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던 나는 처음에는 딸아이의 생각이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을 읽은 지금, 이제는 안다. 왜 딸아이가 디즈니 만화 보는 것을 무서워했는지 말이다. 그래서 이제는 망설여진다. 과연 이 영화들을 딸아이에게 읽어줘야 할까? 꿈과 희망을 주는 이야기가 아닌 차별적이고 제한적이고 아이들을 좌절시킬 수 있는 이야기라면 어떨까. 이제는 디즈니 만화 영화라고 해서 안심하고 보여줘서는 안 될 것 같다. 이 책 속에 제시된 스물 일곱 개의 이야기들을 통해 디즈니 영화 속에 숨겨진 철학적 진실들을 찾아내보자. 자유, 운명론, 친구, 가족, 윤리, 정체성, 장애 그리고 죽음 등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주제를 탐구하고 과정을 통해서 디즈니 영화를 보는 비판적인 시각과 안목을 기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어떤 디즈니 영화를 아이들에게 보여줄 것인가 결정하는 데 좀더 신중해질 수 있을 것이다.
2. 책 속으로
"먼저 생각하라. 그리고 믿으라. 그다음엔 꿈을 꾸라. 마지막으로 도전하라. -월트 디즈니-
월트 디즈니는 아이들이 꿈을 꾸고 그 꿈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게 하기 위해 텔레비전, 영화,. 테마파크 등을 통해 '매직 킹덤'을 창조하였다. 그 곳은 시간이 멈춰 있기에, 우리는 현실을 벗어나 꿈을 꾸며 특별한 존재로 인정을 받을 수 있다. 그렇게 월트 디즈니는 아이들이 동심을 잃지 않고 꿈을 꿀 수 있도록 '디즈니 월드'를 만들었고, 아이들이 그 테마파크에 오면시간이 멈춰져 있어서 어린아이다운 순수함을 잃지 않고 디즈니 애니 속 캐릭터들과 즐거운 시간 한때를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27개의 챕터로 구성되어 있다. 자유, 운명론, 친구, 가족, 윤리, 정체성, 장애 그리고 죽음 등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주제를 탐구한다. 각 시대의 위대한 사상가들과 함께 초기 작품인 미키 마우스와 구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부터 <인어공주>, <토이 스토리>, <뮬란>, <인크레더블>,<겨울왕국>까지 다양한 디즈니 명작을 만나 보게 된다. 그 과정을 통해서 수종적이고 얌전하며 자그마햇던 공주들이 성당해서 열정적이고 자신감이 넘치는 모습으로 변해가는 페미니즘적 진회 과정 또한 아울러 살펴볼 수 있다.
<'인어공주'를 통해서 본 페미니즘적 시각>
여자로 태어나는 게 아닌 여자로 만들어지는 것 -메건 S, 로이드-
하지만 그 영화 속에 차별적인 성 역활과 억압당하는 여성의 모습이 반영되어 있다면 어떨까.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이후로 디즈니는 장장 30여 년간 공주 캐릭터를 만들어내는 데 잠시 소강상태를 맞이했다. 그러다가 굳센 의지를 지닌 여주인공을 내세운 <인어공주>가 다시 공주 계보를 잇기 시작했다.
그러나 예전 공주들은 얼굴이 예쁘고 얌전하고, 조용하며, 자기 펴현을 하지 않고 그저 부모에게 순종적이고 착했다면, <인어공주> 속의 공주인 에리얼은 자기 목소리를 내는 완전히 새로운 유형의 공주였던 것이다. 그러면 에리얼은 기존의 공주 컨과 어떻게 다를까? 먼저 <인어공주>의 에리얼은 곤경에 처해 남성의 도움을 기다리는 디즈니의 대표적인 캐릭터들과는 거리가 멀다. 우리가 사랑하는 인어공주인 에리얼은 성숙하고 호기심이 강하며, 바닷속만이 아니라 육지, 즉 바깥세상에도 관심이 많다. 그래서 에리얼의 보물 창고에는 머리 손질 도구와 뿔나팔 등이 잔뜩 쌓여 있다. 그러다 에릭 왕자를 보게 된 에리얼은 한눈에 사랑에 빠지게 되고 그와의 사랑을 이루기 위해 적극적으로 인간이 되고자 한다. 이처럼 <인어공주>는 성 역할을 완전히 뒤집는다.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백마탄 왕자님이 오기만을 가디라고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직접 백마탄 왕자님을 자기 손으로 구하고 그 왕자를 사랑한다고 구애까지 한다. 에리얼은 에릭을 구할 뿐 아니라, 영화 내내 영웅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이렇게 뭔가 진취적이고 적극적이어서 어떤 대단한 일이 벌어질 것 같지만, 결국은 현실의 성적 제한에 가로막혀서 에리얼은 결국 물거품으로 사라져버리는 운명을 맞이하게 되는 것이다. 바다 마녀에게 거래의 조건 때문에 에리얼은 목소리를 빼앗기고 만다. 에리얼은 바닷 속에서 목소리를 갖고 있으며 그것으로 인해 찬사를 받는다. 그렇게 아름답게 노래 부르고 자기 주장을 거침없이 표현하던 그녀였지만, 목소리를 잃어버리자, 그녀는 남성의 욕구에 맞춘 전형적인 여성, 즉 말수가 적고 아름다운 여성으로 전락하게 된다. 처음에는 진취적이고 호기심 가득한 여성의 모습으로 그려지다가 결국은 남성의 욕구에 맞춘 전형적인 여성의 모습으로 전락하는 모습을 볼 때, 결국은 여성의 자기 목소리는 한계에 부딪힐 수 밖에 없구나. 디즈니가 새로운 여성 캐릭터인 에리얼을 만든 의도가 이런 시도가 결국은 현실의 벽에 부딪혀 좌절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을까. 페미니즘적 관점에서 분명 무엇인가 진일보한 발전을 이루어낸 듯 했으나,결국은 에리얼도 규율에 굴복하게 된다.
이런 스토리의 영화를 보면서 우리 아이들은 어떤 생각을 하게 될까. 아무리 여자가 진취적이고 호기심 많고 자기 표현을 할 줄 알아도 결국은 현실의 벽에 막혀 좌절된다는 것을 알려주어야 할까. 다음 번에는 더욱 새롭고 발전한 디즈니 여주인공이 탄생해서 어린 소녀들에게 더욱 발전된 여성상을 보여줄 수 있기를 바래본다.
<'뮬란'을 통해서 본 명얘심과 진실성> "마음의 소리를 따르세요."
전설 속의 뮬란은 연로한 아버지가 징집을 당하자 그를 대신해 남장을 하고 전쟁에 나선 용감한 처녀로, 중국 인민들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인물이었다. 그래서 디즈니 <뮬란>은 중국에서 가장 사랑받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웠기 때문에 중국에서 흥행할 거라고 예상했었다. 그 중국 흥행 실패의 원인이 시기가 좋지 않았다는 것에도 있지만, 디즈니가 주인공을 묘사한 방식도 어느 정도는 단점으로 작용했다고 한다.
디즈니는 중국의 영웅인 '뮬란'을 주인공으로 했지만, 영화 속 뮬란의 태도와 행동을 너무 서구적으로 표현했던 것이다. 물론 디즈니의 뮬란도 가족과 조국을 사랑한다는 점에서 중국 전설 속의 뮬란과 같았지만, 그와 별개로 자신의 참된 자아를 표현하고 전통 사회로부터 부여 받은 책임과 역할의 제약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다. 이 영화에서 뮬란은 디즈니의 다른 공주들과 마찬가지로 영리하고 재치 있는 젊은 처자로 처음 소개된다. 이후에 뮬란은 이런 자질을 발휘해 조국 땅에 침략한 흉노족을 몰라내고 혁혁한 공을 세우게 된다. 그러나 영화 초반부에선은 그녀가 집안 일을 하는 시간을 줄이기 위해 가지를 발휘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그녀는 부모님의 명령에 따라 중매쟁이가 주선해주는 남자와 선을 보려고 한다. 그 당시 중국에서도 '조용하고, 얌전하고, 우아하고, 예의 바르고, 섬세하고, 세련되고 등 이런 자질들이 전통적인 여인의 미덕으로 간주했다. 그런 점에서 뮬란은 이 점수들에 있어서 최하점수를 받았을지도 모른다. 우리 모두 황제 폐하를 섬겨야 해 흉노족으로부터 우리를 지켜주시니까 남자는 무기를 들고 여자는 아들을 낳아야지. -'우리 모두에게 명예를'-
그렇게 중국애서도 성 역할을 엄격히 구분했고, 이런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지 못하면 명예가 실추되는 불이익을 당했다. 그리고 중국은 명예를 중시하고 전통적인 사고방식 속에서 가족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다. 나라에 충성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 자식으로서의 마땅한 도리라고 생각하였기에 뮬란 또한 그 도리에 따라 다소곳한 여자가 되어 중매쟁이가 정해주는 짝과 결혼을 해야 한느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그런 전통적인 가치에 대항하여 아버지 대신 남장을 하고 전쟁터에 나가서 뛰어난 업적을 세우고 금의환향하게 된다. 결국 가문의 명예를 지키고 부모에게 효도하지만, 뮬란은 무엇인가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과 부족함을 느끼게 된다. 그녀는 자신의 진정한 자아를 찾고 싶어한다. 단순히 자신의 자아를 찾고 표현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다른 이들에게 이를 인정받고 싶은 뮬란의 욕구를 잘 표현하고 있다. 우리 인간은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기를 원하는 사회적 존재이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내가 누군지 숨기려 해봤지만 도저히 그럴 수가 없어. 언제쯤 내 그림자가 나의 내면을 비치게 될까? -p.53-
"당신의 마음은 자기 자신에게 무엇이 제일 잘 맞는지 알고 잇으니 옳다고 느껴지는 것을 믿으면서, 외부의 권위가 아닌 마음의 소리를 따라가세요." -스티비원더 -
<''도리'의 적응> <도리를 찾아서>로 보는 장애의 딜레마-
이 영화<도리를 찾아서> 속에서 만나게 되는 바다생물들은 대부분 장애가 있다. 그리고 그들이 다 같이 힘을 합펴 건망증이 있는 도리가 부모를 찾을 수 있게 돕는다. 니모의 한쪽 지느러미는 아버지인 말린이 '행운의 지느러미'라고 부르긴 하지만, 사실 기형적으로 생겼다. 니모의 아빠인 말린은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 강박성 성격장애가 있어서, 그것이 니모와 도리를 과잉보호하는 형태로 표출이 된다. 행크는 다리 하나가 잘린 일곱 발 문어이다. 고래상어인 데스티니는 시력이 나쁘고, 흰고래인 베일리는 뇌진탕으로 인해 초음파로 위치를 측정하는 능력을 일시적으로 상실했다. 장애를 가지고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게 진정 어떤 의미일까 장애를 갖고 독립적으로 살아간다는 게 진정 어떤 의미일까? 이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바다생물들이 모두 장애를 가지고 있어서인지 그들은 장애를 장애 자체로 보지 않는다. "도리, 너는 너만의 방식으로 멋지게 기억해낸 거야!" 그러나 도리는 혼자의 힘으로 그 자신이 가지고 잇는 힘을 발산하지 못한다. 주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서 결국은 부모를 찾게 된다. 즉 <니모를 찾아서>, <도리를 찾아서>애 등장하는 캐릭터들은 전혀 자율적이 않다. 자기 혼자서 성공하는 캐릭터는 단 한 마리도 없는 것이다.
3. 나가며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데카르트 등 위대한 사상가들이 남긴 철학을 바탕으로 알아보는 디즈디 작품 속 철학 이야기
『디즈니 철학 수업』에서는 디즈니를 사랑하는 서른두 명의 철학자들이 다양한 디즈니 작품, 캐릭터, 테마파크 속 철학적 메시지를 분석하고, 우리 삶을 더 풍요롭게 하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데카르트 등 위대한 사상가들이 남긴 철학을 바탕으로 디즈니 작품 속에 녹아들어가 있는 자유와 정체성, 도덕성, 가족, 우정에 관한 보편적인 질문을 탐구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디즈니 작품이 던지는 인생에서 한 번쯤 생각해봐야 할 철학적 질문들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을 통해서 나는 오랫만에 디즈니 영화를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디즈니 영화 속에 어떠한 철학적 진실이 담겨있든 간에 디즈니 영화가 여전히 우리를 동심과 환상의 세계로 안내한다. 다만 그 안내의 방향이 우리를 올바른 삶의 길로 이끌어주는 진실의 나침반이 되기를 바래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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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애니 속에서 철학 이야기를 마주하다
아직 워크맨을 가방속에 넣고 이어폰을 끼고 다니던 어린 시절, 나에게 디즈니의 <라이온킹>이 다가왔다. "circle of life"와 같은 웅장한 라이온킹 OST는 한창 감수성 많은 소년이 매일 듣기에 좋은 음악이었고 움직임이 자연스러운 영화같은 애니메이션 장면은 하나하나 명작 같아서, 그 바탕에 깔린 철학 같은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 보통 생각하는 만화, 애니메이션 같지 않은 서사와 웅장한 음악은 남다른 감동을 주었다.
어릴 적 OST의 감동이 주는 여운이 아직도 남은 상태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담긴 철학을 이야기하는 책이 나왔다. 이 책에서는 이런 <라이온킹>부터 <인어공주>에서 <겨울왕국>으로 이어지는 공주시리즈, <월E>나 <모아나>를 비롯해서 심오한 심리 이야기를 풀어낸 <인사이드아웃>까지 다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속에 담긴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철학은 때로는 깊고 넘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담긴 이야기가 이렇구나 정도를 알고 싶었던 사람들에게는 꽤 어려울 수 있다. 가령 1장, "늘 다른 호수의 해초가 더 무성해 보이는 법"에서 '숨은 미키와 신의 감추심'은 글을 읽고도 이것이 도대체 무슨 말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꽤나 정독을 해야 그 바탕에 깔린 사상을 알아차릴 수 있어서, 가볍게 디즈니 애니메에션 이야기를 듣고자 한 독자들에게는 어려운 책이다. 당장 <라이온킹>만 해도 애니메이션 자체만 본다면 어린 사자의 성장기 정도로 생각할 수 있겠지만 이 책의 "14편, <라이온킹> : 사느냐 죽느냐 - 디즈니와 셰익스피어의 실존주의"에서 실존주의 철학에 바탕을 두고 셰익스피어의 <햄릿>과 비교하면서 이야기하고 있다. 당장에 실존주의라는 철학을 모르면 이 글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라이온킹>의 심바의 이야기를 셰익스피어의 <햄릿>에서 왕위 계승을 둘러싼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이 상당히 흥미롭지만 철학과 연결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쉽게 와닿지 않는 어려움이 있다. <라이온킹>에서 심바의 친구가 되는 티몬과 품바가 노래하는 "하쿠나 마타타"는 유명한 OST곡 중 하나이다. 이전 <미녀는 괴로워>영화에서 김아중 배우가 주인공으로 나와 "모든 것이 잘 될거야"하는 주문처럼 외우기도 한 문장이다.
그냥 걱정없이 평생을 살아라, 다 잘 될거야 정도로 생각했던 "하쿠나 마타타"에 대해서 글쓴이는 심미적 단계에서 윤리적 존재로 변하는 실존주의 철학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지루해질 때까지 가만히 있으면 절망감이 표면으로 떠오르고, 그래서 끊임없이- 티몬과 품바처럼- 활동하며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다. 하쿠나 마타타를 외치며 과거의 문제로부터 도피하지만 결국 성장하려면 순간적인 쾌락보다 더 큰 무언가를 선택하고 그것에 헌신해야 한다. 그것이 실존주의 철학자, 키에르케고르가 말한 윤리적 단계이다. 이렇게 글을 쓰면서도 참 어렵다. 다시 한번 이 책을 가볍게 보지 말고 정독하기를 권한다.
우선 책 처음에 나오는 글쓴이들 소개를 읽어보고 "아! 이 사람이 이런 성향이구나"정도 생각한 다음에 글쓴이가 쓴 부분을 읽어가면 같은 디즈니 영화가 각 주제별로 해석이 달라지는 것에 대해서 조금은 이해할 수 있다. 이런 순서로 본다면 이 책을 이해하기가 좀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인사이드아웃>은 이 영화를 보면서도 상당히 "어렵다!"고 느꼈던 애니메이션이었다. 줄거리만 봤을 때는 10대 초반 소녀의 성장기로 보면서 단순하게 생각할 수 있지만, 그 내면에 담긴 감정들을 애니메이션에서 이렇게까지 그려낼 수 있다는 것은 감탄할만한 일이었다. 주인공 라일리는 엉뚱하고 사랑스러운 10대 초반의 소녀이며 미네소타 출신의 실력있는 아이스하키 선수이기도 하다. 이 소녀가 부모를 따라 도시로 가면서 슬퍼하고 다시 미네소타로 가고자 하면서 변화하는 과정이 주된 줄거리이다.
표상주의적 관점이란 어려운 말이 이어지고 있지만 결국 라일리의 여정은 우리의 어린 마음이 성장하려면 기쁨과 행복으로 가득하지 않은 시기도 겪어야 한다는 것!을 알려준다. 영화 속 "기쁨이"는 자아도취적인 태도로 "슬픔이"를 비롯한 다른 감정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으려 하고 이것은 아이들에게 항상 밝은 모습만 봤으면 하는 (라일리의 부모를 비롯한 다른) 부모들도 비슷하다. 하지만 기쁨과 다른 슬픔도 우리가 받아들여야 할 필수적인 감정임을 알아야 한다. "잿빛 우울"속에 빠져든 라일리처럼 너무 많은 감정에 시달리다가 결국 아무것도 느끼지 못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감정의 적절한 균형을 찾아가야 한다. 무엇보다 우리의 감정과 그것이 주변 사람들과 맺는 관계에 유념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사실을 <인사이드아웃>은 알려주고 있다.
디즈니의 예전 공주들, 혹은 이전 어린이 동화에 나오는 공주들은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는 수동적인 공주상을 지녔다. 그것이 오랜 공주의 공백을 깨고 등장한 에리얼, <인어공주>에서는 새로운 공주상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래도 인어공주에서는 한 남자, 왕자를 사랑하는 공주의 모습이 여전했다면 이후 등장한 <겨울왕국>에서는 왕자나 다른 남자에 대한 사랑보다는 자매의 사랑이 더 부각된다. <겨울왕국>의 안나는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언니와 함께 놀지 못해서 외롭다. 그래서 언니 엘사에 대한 사랑은 이런 외로움을 달래기 위핸 이기적인 목적이 뚜렷하다. "같이 눈사람 만들래?"라고 묻는 안나의 노래에는 이러한 감정이 잘 담겨있다. 엘사는 이런 안나와 놀지 못하고 문으로 안나와 자신을 분리하고 있다. 동생 안나를 비롯한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한 예방책으로 자신을 고립시킨다. 어린 안나의 감정은 점차 성장하여 이제는 언니 엘사에 대한 사랑과 헌신으로 이어진다. 엘사의 마법으로 많은 것이 얼어붙었어도 엘사를 찾아 모험을 떠난다. 이전 공주이야기라면 <겨울왕국>의 결말을 알지 못하는 영화관객들은 안나 옆에 있던 떠돌이 왕자 한스나 남사친 같은 크리스토프가 안나를 구할 것이라고 기대하게 되지만 결국 안나를 구한 것은 "언니를 향한 자신의 진정한 사랑"이었다. 이처럼 디즈니의 공주이야기는 왕자를 기다리던 공주에서 왕자를 쟁취하는 공주를 넘어, 왕자나 남자는 제쳐두고 언니를 사랑하는 안나와 자신의 자아와 정체성을 찾아가는 엘사로 점점 바뀌어가고 있다.
이 책 <디즈니 철학 수업>은 디즈니 영화 속 숨어있는 철학 이야기라는 부제를 달고 오래전부터 최신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그 속에 담긴 이야기는 제법 심오해서 가볍게 보기에 어렵다. 우선 책 서두에 담긴 글쓴이들에 대한 설명을 먼저 읽어 글쓴이의 성향을 조금은 알아본 뒤에, 아래와 같은 각 장의 제목에 맞춰서 디즈니 애니를 차근차근 돌아보기를 권한다.
위 각 장의 제목을 보면 대충은 어떤 이야기를 할지 짐작은 할 수 있다. 가령 "내 손으로 직접 활을 쏘겠어요"를 보면 기존 역할을 벗어나 자신의 힘으로 무언가 이루고 싶어하는 인어공주 에리엘이나 뮬란을 떠올릴 수 있다. 그런 생각을 바탕으로 책의 내용을 차근차근 본다면 좀 더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까 싶다. 조금 아쉬운 점은 디즈니 애니를 소개할 때 포스터나 주요 장면 그림을 같이 담아두었으면 책이 조금은 부드러워지지 않았을까 하는 것이다. 정작 애니메이션 이야기를 하는데 그림이 하나도 담겨있지 않다니! 가뜩이나 어려운 철학이야기가 더 어렵게 느껴지면서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은 이제는 어린이들만 보는 것이 아니라, 어른들도 함께 보는 애니가 되었다. 그 속에 담긴 철학은 어른들의 상식을 뛰어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렇게 어렵게만 볼 필요도 없다. 애니를 보면서 느낀대로 느끼고 웃고 떠들며 즐기면 된다. 그래도 좀 더 디즈니 철학에 대해서 지적인 면을 찾고자 한다면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위에 등장하는 디즈니 영화 포스터는 네이버 영화에서 리뷰를 위해 인용했으며, 이 책에는 영화포스터를 비롯한 그림이 없습니다.
이 글은 예스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글을 작성하면서 서울문화사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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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철학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느끼는 까닭은 '가짜뉴스'에 쉽사리 휘둘릴 정도로 어처구니 없는 사람들이 우리 주위에서 너무 쉽게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논리적이고 과학적인 사고방식이라는 어려운 공부가 필요한 것도 아닌데 '철학'이라고 하면 일단 주눅부터 들고서 딴청 피우기 일쑤인 분들도 너무나도 많다. 그저 '곰곰이 생각하기'를 즐기면 훌륭한 철학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디즈니 애니메이션>를 단 한 번이라도 보았다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철학에 대한 책이다. 이를 테면, <인어공주>는 수많은 공주 가운데 너무 야한 의상을 입은 것은 아닌가? 라는 질문을 던질 수 있다. 아닌게 아니라 '백설공주'나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 등등 모든 공주 캐릭터들이 치렁치렁한 드레스를 입고 있는데, 반해서 <인어공주>의 에리얼은 자그마한 조개껍데기로 봉긋한 가슴을 가린 것이 전부다. 물론, 바닷속에 살고 있기 때문에 '수영복'을 입은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비키니'라는 것이 문제다. 그리고 거의 모든 '맨살'을 그대로 노출하고 있다는 것을 참작한다면 너무나도 야한 공주로 보일 법하다. 그렇다면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 이 정도의 질문에도 아무런 답변을 할 수 없는가?
철학은 절대 어렵지 않다. 그 누구라도 철학을 할 수 있다. 당신의 생각을 '논리적'으로 전개시킬 수만 있다면 말이다. 어떤 이들은 전문가들의 철학이 아니면 안 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한다. 이른바 '자격논란'이다. 어렵디 어려운 공부를 한 사람이 아니고서는 '수준'을 높여서 논할 수 없고, 아무나 접근할 수 있다면 '개똥철학'도 철학이라고 주장할 터이니, 어느 정도는 자격에 '제한'을 두어 철학의 수준을 상향시키는 것이 '철학적 학문'에 대한 품위 유지에 당연하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정말 그럴 듯한 주장이지만 참으로 '개똥'같은 주장일 뿐이다. '자격'을 문제 삼는다는 것은 '자신들만의 울타리'를 쳐서 함부로 범접할 수 없는 '성역'을 쌓겠다는 심보일 뿐이다. 이런 집단들의 공통점은 한마디로 '재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이런 집단은 '진짜 실력'을 갖춘 이들을 받아주지도 않는다. 자신들의 '자격'에 흠집이 생겨서 집단 자체가 붕괴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듣보잡'이라는 생경한 어휘를 휘두르며 '자신들만의 성역'을 지키려 안달을 할 뿐이다. 모름지기 '학문'이라함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자유로운 분위기여야만 한다. 그런 의미에서 <디즈니 애니메이션>으로 철학을 하겠다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말이다. 어떤가? 솔깃하지 않은가.
오늘날의 '디즈니'는 월트 디즈니가 탄생시킨 '미키 마우스와 그 친구들'만을 지칭하지 않는다. 밤비와 덤보, 101마리의 달마시안 등등 다양한 동물 캐릭터부터 모아나, 뮬란, 라푼젤 등등 다양한 공주(여성) 캐릭터를 만들었으며, <픽사>와 <마블스튜디오>까지 판권을 사들여서 엄청난 '세계관'을 뽐내고 있다. 따라서 우리에게 익숙한 <알라딘>, <라이온 킹>, <겨울왕국> 등과 같은 '애니메이션'을 비롯해서 수많은 '영화'까지 모두 '디즈니 월드'에 속하기 때문에, 이런 방대한 세계관과 철학이 어울리지 않다는 생각은 아예 하지 않는 것이 나을 정도다.
더구나 전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철학'과 정말 잘 어울린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위대한 사상가'인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부처, 데카르트 등등 철학자와 함께 만나는 즐거움도 누릴 수 있다. 하지만 난 그런 것보다 어릴 적부터 즐겨 보았던 <디즈니 만화>가 주는 즐거움에 더 집중하고 싶었다. 특히, 어린이들이 즐기는 만화이기에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비도덕적인 것은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월트 디즈니의 철학'에도 깊은 감동을 받았었다. 비하인드 스토리이긴 하지만, 그런 까닭에 한때는 '디즈니사'가 경영위기를 맞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런 '경영철학'을 고집한 덕분에 '디즈니사'는 거듭날 수 있었다. 폭력적이고 선정적이며 비도덕적인 '내용'을 일부 수용하면서도 덜 폭력적이고 덜 선정적이며 덜 비도덕적인 방법으로 만화와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는 지금도 여전히 <디즈니 애미메이션>과 '영화'를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말이다.
자, 그럼 다시 '철학'에 관한 이야기로 되돌아가보자. <잠자는 숲속의 공주>와 <장자>의 '호접몽'을 비교하는 내용은 너무나도 유명한 이야기다. 마녀의 저주로 왕국의 모든 것이 잠들어버렸는데 공주는 왕자와 아름다운 무도회장에서 춤을 추는 것을 꿈꾸기 때문이다. 물론, 마녀의 저주가 펼쳐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고, 그 사이에 공주는 왕자와 춤을 추고 싶어하는 꿈(바람)이 생겼고, 실제로 저주에 빠져든 뒤에도 꿈속에서 왕자와의 춤을 바랐던 것이라는 설정을 할 수 있다. 이를 '장자의 꿈'과 비유하며 꿈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이야기인데, 이 책에서는 장자 대신에 '데카르트'를 등장시켰다. 이른바 '인식론'을 문제 삼은 것이다.
데카르트는 우리가 익숙히 알고 있는 '사실'까지도 의심했더랬다. 예컨대, 1+2=3이라는 명백한 사실조차 '악마의 거짓말'에 속아서 잘못 알고 있는 거라면, 이 세상에서 아무런 의심을 할 수 없는 '진실'은 없다는 결론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회의적인 생각을 했더랬다. 그때 '고기토 에고 숨'이라는 유명한 명제가 등장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로 뒤쳐진 이 말의 숨은 뜻은 '이렇게 의심하고 있는 나는, 무엇으로도 부정할 수 없는 명백한 진리'라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회의적이지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했더랬다.
말레피센트의 저주로 되돌아가보자. 오로라 공주가 16살 생일까지 물레바늘에 찔리지 않으면 저주는 없던 일이 되기에 왕국의 모든 이들은 공주가 공주라는 사실조차 모르게 숲속에서 살고 있었다. 그런데 운명의 장난은 벗어날 수 없었던 것이고, 공주는 저주에 빠져 영원한 잠에 빠져들고 만다. 여기서 문제가 발생한다. 애초에 공주가 '마녀의 저주'를 인식하고 있었다면 저주에 빠질 일도 없지 않았을까? 그랬다면 어느날 갑자기 왕자와 춤을 추고 싶고, 무도회장에서 입을 드레스를 짓기 위해 물레질을 할 필요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럼 저주에 빠질 일도 없는데 왜 왕국의 모든 이들은 공주에게 '인식'을 시켜주지 않았던 것일까?
또한, 잠에 빠진 공주를 깨우기 위해서 왕자의 키스가 필요했다. 도대체 잠들어 있는 공주가 어떻게 자신의 입술에 입맞춤 한 사람이 왕자인지 '인식'할 수 있었을까? 잠들어 있는데 '신분'을 구분할 수 있었단 말인가? 아무 남자였더라도 저주는 풀리지 않았을까? 어차피 공주는 '인식'을 할 수 없는 잠에 빠져들었으니 말이다. 분간을 할 수 없는 일이 가능해진 셈이다.
여기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그저 '아름다운 이야기'일 뿐이지만, 정작 캐릭터들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벌어진 셈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마녀의 저주에 빠져들어 잠들었다는 '설정'에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 사실은 잠들어 있지만 잠이 들지 않았다고 말이다. 그래서 겉으로는 잠든 것처럼 보이지만, 자신을 구하기 위해 '백마 탄 왕자'가 위험을 무릅쓰고 달려오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었으며, 왕자가 온갖 위험을 맞닥뜨릴 때마다 가슴을 졸이며 응원했으며, 마지막 관문을 통과하며 자신에게 입맞춤하는 타이밍에 마추어서 '영원한 잠'에서 깨어난 것이라고 말이다. 물론, 그 사이에 왕자의 신분과 재산 정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잘생김'까지 모두 검토를 맞추고서 잠에서 깨어날 준비를 다 한 것이다. 이렇게 이해하지 않고서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가 영원히 해피엔딩을 맞이할 수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오로라 공주는 데카르트의 '인식론'을 이렇게 해석한 셈이다. "나는 잠 들었다. 고로 꿈을 꾼다. 행복한 결말을 맞이하는 꿈을 말이다."
어떤가? 잠 든 공주가 잘생긴 왕자와 만나 행복하게 산다는 단순한 이야기가 정말 심오하게 다가오지 않는가? 단순한 전개에서는 절대 맞이할 수 없었던 해피엔딩이 철학과 만난 뒤에야 비로소 행복한 결말을 맞게 된다. 우리가 사는 현실도 그렇다. 젊은 여성들의 꿈이 고작 '백마 탄 왕자'를 만나는 것이라고 비난하기 일쑤지만, 절대 비난할 수 없다. 우리 사회는 젊은 여성들을 모두 '잠들어 버리게' 만들어 버렸기 때문이다. '유리천장'과 '기울어진 운동장' 등을 만들어놓고 스스로 꿈을 실현하라고 하는 것은 반칙이기 때문이다. 이런 사회속에서 '젊은 여성들'은 모두 꿈꿀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 꿈은 거창해질 수밖에 없다. 무일푼에 비전도 없는 못난이와 짝을 이룰 순 없지 않느냔 말이다. 아직도 '백마 탄 왕자의 키스'를 꿈꾼다고 비난하는 것이 반칙이다. 그녀들이 스스로의 날개로 하늘을 훨훨 날 수 있게 만든 뒤에 비난을 한다면 모를까.
이처럼 철학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계속 이어진다. 소크라테스의 철학이 플라톤의 <이데아>로 이어지고, 아리스토텔레스의 <이성>으로 빛난 것처럼 끊임없이 이야기를 거듭하며 철학으로 다져지게 된다. 어린이들의 전유물로 여기던 만화영화를 수십 년이 지나 어른이 되어 다시 보았을 때, 깊은 감동과 긴 여운을 느끼는 자체가 바로 '철학'이 된 것이다. 물론, 이 책의 철학이야기가 모두 흡족한 것은 아니다. '숨겨진 미키'를 '신의 존재'와 결부시키는 황당한 내용(?)은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간략히 소개하자면, 디즈니 만화영화 속에 '미키마우스의 형상'이 곳곳에 감춰져 있는데, 이것을 '봤다'는 사람과 '찾으려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면서 두터운 팬층을 형성하고 있는 것을 '신의 존재'와 접목시켜서 이야기를 풀어간 이야기였다. 신을 애타게 찾는 관객에게는 참신한 아이디어였는지 모를 일이지만 말이다.
암튼, 철학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아주 쉽고 재미난 학문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었다. 그래서 만화영화를 보면서도 재미난 철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이 책이 흥미를 끈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공감'할 수 없는 내용도 참 많았다. 딴에는 많이 배운 이들의 잘난척으로밖에 읽히지 않는 내용도 있었다. 또는 '동양인'이 공감하기에 어색한 '그들만의 심오함'도 꾸역꾸역 읽어나가야 했다. 그럼에도 <디즈니 애니메이션>과 '픽사', '드림웍스', '마블' 영화를 언급하며 논하는 철학이야기가 흥미진진했다. 그 흥미로운 이야기를 모두 다 담을 수 없어서 안타까울 따름이지만 말이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쓴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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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들의 어린시절은 디즈니 세계관에 흠뻑 취해 있는 시기가 아니었을까 한다. 디즈니 작품을 보고 자란 성인은 애니메이션이 아닌 다른 많은 관심사가 생긴 이후에도 꼬박꼬박 그들의 신작에 관심을 가진다. 결국 생애주기의 많은 시간을 디즈니와 함께하게 되는데, 그들의 작품이 여전히 흥미로운 이유는 단순히 그것이 재미를 위해서만 창작된 것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면서 터득할 수 있는 지혜를 함축하여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지혜를 사랑하는 학문이 철학이니만큼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들은 각자 그마다의 철학을 가지고 있다. 그것을 학자들의 관점에서 짚어볼 수 있게 하는 <디즈니 철학 수업>은 디즈니를 사랑하는 이들이 다시 한 번 그들의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제안한다.
한 예시로, 우리는 이루어지지 않은 비극적인 사랑의 모습으로만 기억되었던 <인어공주> 속 인어공주의 삶에서, 직접 자신이 사랑할 사람을 선택하고, 그를 선택하고 그와 함께하기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고, 자신의 결말마저 선택할 수 있는 주체적인 여성의 모습을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인어공주가 기존의 디즈니 공주들의 삶이 왕자의 선택에 달려있었던 것과 견주어 본다면 확연히 다른 여성 주인공이었음을 깨달으면서, 작품 자체가 매우 달리 보이는 경험을 하게 된다.
기존의 여성 주인공들이 보여준 일관적인 태도를 뒤집는 또 다른 여성 주인공은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이다. 우리는 겨울왕국이라는 작품 속에서 사랑을 논할 때, 자연스럽게 안나와 한스 혹은 안나와 크리스토퍼의 관계를 떠올린다. 그러나 기다림, 두려움, 희생 등 사랑의 밝은 면이 아닌 다양한 면을 두루 보여주는 진정한 사랑의 관계는 엘사와 안나의 관계에 더 가깝다.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왕자가 필요하지 않았던 여왕 엘사의 모습과 함께 볼 때, 이 자매가 보여주는 사랑의 모습은 기존의 고정관념처럼 이성애만을 사랑으로 인정하지 않고, 사람 간에 지녀야 할 사랑의 자세가 어떠해야 하는지 보여주기에 더 높은 단계의 사랑에 대한 주제를 담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한 점에서 디즈니 역시 자신들의 작품에 담을 메시지를 시대의 흐름에 발 맞추어, 혹은 그것을 뛰어넘어 더 높은 수준의 담론으로 이끌어내고 있다는 것을 체감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저자들은 <토이스토리> 속 우디가 자신의 기원인 박물관이 아닌 앤디와 함께하는 삶을 선택하는 모습에서 자유의 또 다른 의미를 생각해볼 수 있게 한다. <라이언 킹>과 셰익스피어의 희곡 <햄릿>과의 유사점과 차이점을 제시하고 이를 통해 사느냐 죽느냐와는 또 다른 차원의, 라이언 킹에 담긴 실존주의적 시각을 제시하기도 한다. 순간순간 자유, 실존주의, 페미니즘, 장애 등 아이들이 보는 애니메이션에서 할 수 있는 이야기인가 싶은 심오한 주제들이 여실히 녹아있었음을 발견한다.
목차를 따라 책을 읽어내려오는 이 시간동안 비록 자본주의의 시각에서 많은 비관론자들과 부딪히더라도 여전히 디즈니가 사랑받을 수 있는 마법과 같은 힘이 어디에서 기인하는지에 대해서도 상기한다. 우리는 더이상 애니메이션을 이 책에 소개된 디즈니 애니메이션들, 계속해서 우리를 찾아올 새로운 많은 디즈니의 애니메이션들을 감상하면서 단순한 재미에서 더 나아가 큰 발견과 깨달음이 함께할 것이다. 그리고 이 깨달음은 애니메이션 속에서 보여지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는 전 세계의 사람들의 삶을 변화하게 한다. 그렇기 때문에, 여전히 디즈니를 사랑하는 우리 모두는 디즈니의 '멋진' 세계관에 살고 있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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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디즈니 철학 수업
디즈니 애니메이션을 무척 좋아해서 보게 된 책이다. 이 책에는 디즈니 영화 속 숨어있는 27가지 철학 이야기가 담겨있다. 호기심, 정체성, 양심, 진실성, 본질 등등. 디즈니가 어린아이 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전연령대에 사랑받는 이유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보편적인 감정을 공유하기 때문일 것이다. 아주 오래전에 나온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부터 '인어공주', '라이온킹', '토이스토리', '주토피아', '겨울왕국', 최근에 나온 '인사이드 아웃', '소울'까지.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공자, 데카르트 등등 32명의 사상가들이 남긴 철학을 엿볼 수 있다.
백설공주부터 모아나까지. 초창기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페미니즘의 진보를 후퇴시킨 오점이다. 세 공주는 나이 많은 여성들에게 지배당하고, 남자들에 의해 나이 많은 여자로부터 구출된다. 페미니즘 제3물결을 탄 디즈니 공주 에리얼, 벨, 자스민, 포카혼타스, 뮬란이다. 이 중 두 공주는 결혼을 하지 않아도 공주로 인정받을 수 있고, 다른 공주들보다 독립성과 민족성, 외모면에서 문화적 정신에 더 어울리는 캐릭터였다. 가부장적인 사회에 도전하는 모습을 보면 다섯 공주 모두 페미니스트 공주라고 해도 좋다. 페미니즘 제4의 공주들은 남자가 전혀 필요없었다. 겨울왕국의 엘사와 모아나, 티아나가 그 경우다. 왕자들은 전형적인 백마 탄 왕자가 아니라 조력자 역할을 한다. 책에서는 다양성을 위해 레즈비언 공주는 어떠냐고 묻는데 디즈니에서 나오게 될까 기대된다.
라이온킹은 사느냐 죽느냐 셰익스피어의 실존주의로 해석했다. 햄릿과 라이온킹은 아주 흡사하다. 동생이 왕권을 차지하기 위해 형을 살해하고 왕이 된다. 그리고 '나는 누구이고, 어떤 존재가 되어야 하는가?'이다. 햄릿과 심바의 빼앗긴 왕권에 도전한다. 그리고 왕이 되었고 심바의 아들이 탄생하면서 끝을 맺는다. 이처럼 삶과 죽음. 삶의 순환고리를 계속 이어지는 걸 보여준다. 이처럼 쉽고 재밌는 디즈니 이야기를 철학적으로 더욱 더 깊이 보여줘서 생각할 거리를 만들어준다. 디즈니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보면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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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이 디즈니 작품을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내가 이 책을 본 후에야 비로소
깊은 철학이 담긴 작품들은 내 나이가 들어가면서
만약 내가 주인공의 입장이라면 어땠을까? 사회에서 원하던 공주의 이미지가 시대를 지나며 어떻게 바뀌었는지 생각해보면서 책을 감상하면 나에게 전달하는 메시지가 분명해진다. 난 누구보다도 고정관념이 깨진 세대라고 생각하지만 알게 모르게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있고 꽉 막힌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나는 창작을 하는 입장이므로 이 부분을 확실히 개선해야 한다고 느낀다. 도전하지 않은 것을 도전하고 그에 맞는 철학을 연구하고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그게 이 책을 읽으며 깨달은 가장 큰 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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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등학교 재학 중에도 tv 만화영화는 본방을 사수했더랬다. 어린이들의 전유물이라는 편견은 우리 부모님 세대에는 지배적이라 나는 많이 혼났다. 먹는 게 시원찮았던 나는 먹기는 싫지만 만화는 봐야 해서 쉬지 않고 숟가락질을 했다. 그러면 엄마의 잔소리는 멈췄으니까. 수많은 애니를 사랑하지만 그중에서도 디즈니 월드는 차원이 다른 세계였다. 그저 애니덕후들에게 천국이라고나 할까.
나는 신데렐라부터 최근 모아나까지 각종 공주와 여성 캐릭터들을 사랑한다. 언제부터인가 실사버전으로도 개봉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던 디즈니 캐릭터들을 재회하며 무척 행복했었다. 말리 퍼센트 2는 정말~ 대박이었더랬지. 그런데 이런 디즈니 친구들을 철학자들의 시선으로 책에 담았다니! 이건 꼭 읽어야 했다.
이 책은 스물일곱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자유, 운명론, 친구, 가족, 윤리, 정체성, 장애 그리고 죽음 등,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주제를 탐구한다. (중략) 디즈니를 사랑하는 서른두 명의 철학자들이 멋진 동화에서 뽑아낸 흔치 않은 지혜를 들려주며, 디즈니의 철학과 미디어의 영향, 테마파크에 관한 예상치 못한 통찰도 덤으로 얹어준다. <본문 머리말 15p>
<디즈니 철학 수업>의 첫 번째 친구는 인어공주의 주인공 '에리얼'이다. 저자는 인어공주라는 이야기를 페미니즘 관점으로 열거하고 있었다. 아무런 생각 없이 컬러풀한 영상에 정신을 빼앗기게 했던 인어공주에게서 이런 논점이 나올 줄이야.. 에리얼은 인간의 다리를 얻는 대신 바다 마녀에게 매력적인 자신의 목소리를 주게 된다. 저자는 중세 시대에 진취적인 여성의 목소리는 마술에 연관 지어 마녀라는 딱지를 붙게 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야기를 풀어 놓는다.
에리얼의 목소리는 진정한 자아를 표출하는 수단이었는데 사랑에 눈에 멀어 어리석은 선택을 하게 된다. 실패할 것을 알면서도 목소리를 받아낸 바다 마녀의 악랄함은 단순하게 봐서는 안될 부분이었다. <인어 공자>가 페미니즘 관점으로 수많은 단점을 갖고 있다는 저자의 칼럼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그다음 친구 뮬란은 전통적인 남녀 역할에 제한으로 자신의 자아와 충돌한다. 연로하신 아버지 대신해 남장하고 전쟁에 참여하는 뮬란은 중국의 일반적인 여성상과는 다르다. 하지만 수 세기에 걸쳐 중국인들이 숭배하는 민족의 영웅으로 받아들이진 이유를 이 책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뮬란을 디즈니 철학으로 각색해 개봉했기 때문에 중국인들에게 큰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점도 흥미로웠다.
서른두 명의 철학자들이 들려주는 <디즈니의 철학 수업>을 정독하면서 무심코 지나친 디즈니 영화 속 대사 속에 심오한 철학을 알 수 있어 매우 유익했다. 몇 개의 스토리는 아이들에게 보여주지 않기로 했다. 아이는 자신이 좋아하면 수백 번도 더 보는 습성이 있기 때문에 아무거나 보여줘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을 해봤다. 디즈니의 친구들을 만난다는 설렘으로 시작했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책이었다. 디즈니 속에서 삶의 지혜와 통찰을 얻을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이었다. 자신의 내면을 마주하고 인정했던 모아나와 엘사가 보고 싶은 밤이다.
*출판사 지원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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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속에서 철학적 함의를 찾아내거나, 반대로 철학적 의미로 영화를 해석하는 시도는 지금껏 많이 있어왔다. 영화에서 철학적 의미를 찾아내고 철학적으로 영화를 분석하는 것은 영화 읽기의 새로운 방식이며 영화를 한층 재미있게 보는 방법이기도 하다. 또 영화를 통해 철학을 설명하게 되면 어려운 철학을 조금 더 쉽게 이해하게 되는 재미있는 철학 수업이 된다. 그래서 영화에서 철학을 읽어내건, 철학으로 영화를 읽어내건 어떤 형식으로건 영화와 철학이 만나는 것은 이제 흔한 일이 되었고 많은 영화들이 철학으로 해체되어 재해석되어졌다. 개인적으로도 그런 식의 영화읽기에 관심이 많아서 관련 책도 읽기도 하고, 영화를 볼 때 철학적인 의미를 찾으려 하기도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디즈니 영화를 철학적으로 해석하는 경우는 거의 보지 못한 것 같다. 물론 영화에서 시대의 현상이나 시대정신 등을 찾아내려는 시도는 있었는데 특히 페미니즘과 관련된 논의들은 영화 내·외적으로 굉장히 활발하게 이뤄진 것 같다. 하지만 그 외의 영화의 철학적인 해석은 그다지 못본 것 같다. 어쩌면 디즈니의 작품들은 권선징악이란 비교적 단순하고 명료한 주제를 담고 있고, 스토리 자체가 굉장히 정형적이라서 굳이 철학적인 분석까지 하지 않아도 바로 그 의미가 직관적으로 눈에 들어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디즈니 영화는 자유, 운명론, 정체성, 장애, 죽음 같은 인간에게 보편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주제가 항상 반복적으로 나오므로 그 속에서 철학적 함의를 끌어내는 것도 어려운 일은 아닐 것 같다. 그런 주제들이 상징이 아닌 직접적이고 비교적 명확한 이미지로 보여주기 때문에 딱히 철학적으로 생각하지 않았던 것일 뿐이다.
하지만 최근 영화로 오면서 조금씩 복잡하고 색다른 의미를 담은 다양한 주제의 영화들이 많이 만들어지고 있는데 인사이드 아웃이나 주토피아, 코코, 겨울왕국, 월E 등 과거의 꿈과 환상이라는 1차원적인 주제에서 벗어나 조금은 어둡거나 무거울 수도 있는 현실을 반영한 작품들도 나오고 있다. 확실히 디즈니의 영화들은 변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페미니즘 정신은 현재 디즈니와 디즈니 영화를 관통하는 제1의 가치라고 해도 될 정도로 거기에 함몰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과거의 공주들은 '신데렐라 신드롬'라는 말로 대변될 정도로 과거의 여성성을 대표하는 이미지로 소비되었다면 지금은 적극적으로 현실과 운명에 맞서는 모습으로 그려지고 있다. 과거의 디즈니 영화는 페미니즘에 역행하거나 그런 것을 신경쓰지 않았다가 21세기가 되고 비교적 최근에 와서야 페미니즘 적인 요소를 차용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다.
책에서는 디즈니의 영화를 페미니즘의 세대별로 구분하여 정리하고 있다. 페미니즘은 지금까지 4세대로 진화되었는데 1세대는 법적인 자유, 2세대는 가정에서의 자유를, 3세대는 인종, 사회계금, 젠더권, 한부모 가정, 유리천장 같은 다양한 문제를 다루었다. 현재의 4세대 페미니즘은 기술적 관점을 추사하여 쇼셜 미디어 같은 기술을 여성 혐오적으로 사용하는데 반대하고, 블로그나 게시물 등의 기술을 활용해서 그런 문제를 극복해나가는데 주력한다고 한다. 이중 디즈니의 대표적인 공주 3인방인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속의 공주는 1세대 시기에 나왔는데 페미니즘에 역행하는 모습을 보였다. 페미니즘의 2세대 시기엔 디즈니 영화가 만들어지지 않았고, 3세대의 시기가 되자 많은 영화들이 만들어졌는데 이 시기의 공주들인 인어공주, 벨, 자스민, 포카혼타스, 뮬란 등은 1세대 공주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인다. 벌써 이무렵부터 페미니즘적인 요소가 작용한 것이다. 4세대 공주들은 급진적인 변화를 보였고, 더불어 팬들의 반응도 크게 변했는데 LGBTQ의 권리와 인정을 요구하며 엘사를 커밍아웃시키자는 헤시태크 운동까지 벌어졌다고 한다.
이렇게 디즈니 영화 속에서 페미니즘은 영화 밖의 페미니즘 기조와 함께 계속 변화해 왔고, 앞으로도 변화해나갈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솔직히 디즈니 영화에서 페미니즘을 읽어내는 것은 조금은 식상하다. 책에 소개된 전문적인 지식의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공주의 모습과 스탠스의 변화가 확연히 눈에 보이기 때문에 영화속에 그런 코드와 메세지가 들어가 있다는 것 정도는 눈치챌 수 있다. 하지만 책에는 상상도 하지 못한 내용도 많이 나오고 있다. 그중 하나가 '숨은 미키와 신의 감추심'이다. 우선 신의 감추심이란 설령 신이 존재한다고 해도, 너무 멀리 있거나, 부재하거나,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 같이 느껴지는 상태를 의미하는 말이다. 신이 자신에게 응답하지 않을 때 신자들은 신이 부재하는 것 같다고 느끼게 된다. 인격적이고 사랑이 많은 신이라면 우리 인간과 관계 맺기를 할 것이라고 기대하기 때문에 응답이 없는 신의 부재를 느끼는 상태가 되면 좌절하게 되고 정말 신이 존재하는지 의문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그리고 숨은 미키 개념은 디즈니 놀이동산, 호텔, 식당 등에 미키 마우스의 전체나 일부의 이미지를 일부러 숨겨놓은 것을 말한다. 미키마우스의 얼굴의 큰 원과 두 귀를 나타내는 작은 원 두개로 상징적인 형태의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여기저기 만들어 놓는다고 한다. 그리고 실제로 미키 마우스의 상징적인 심볼 이미지는 의도적으로 만들어놓지 않은 이상 우연히 그런 모양을 띄기란 힘들다고 한다. 그런데 때로는 행위자가 의도하지 않았지만 우연히 그런 형상을 가지는 숨은 미키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정말 우현히 하나의 큰 원과 작은 두 개의 원이 조합되어 그렇게 보일 수도 있게 되는데 이것을 신의 감추심 이론에 적용시켜보면 숨은 미키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눈 앞에 있는 저 문양이 숨은 미키일 것이라고 이성적으로 믿지 못할 수도 있다. 숨은 미키는 디자이너가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만들었다는 사실은 믿으면서도 실제로 눈앞에 있는 그것이 행위자의 행동에 의한 결과라고 믿지 못하는 것이다.
말하자면 우리 현실에서 발생하는 여러가지 상황들은 신자의 입장에서 보면 신이 행동한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다. 우리의 삶은 신의 뜻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믿으면서도 이런 상황이 신이 연관되었다고 이성적으로 믿지 못하게 되는 숨은 미키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각 종교에서 말하는 신이 행했다고 하는 각종 기적들은 특정한 사람들 앞에서만 보였다. 그런 전지전능한 행위를 할 수 있다면 왜 내 앞에서나 다른 모든 사람 앞서는 하지 않는 것인가? 신이 우리를 사랑한다면 우리 앞에 그런 기적을 보여야 하는데 왜 그러지 않는가? 이것 때문에 신이 우리를 사랑한다는 전제가 깨지게 된다. 하지만 신이 신의 힘으로 인간을 압도하면 인간의 자유를 짓밟는 것이 되기 때문에 신은 일부러 신의 피조물인 인간을 자유롭게 놓아두고 자유로운 반응을 이끌어내려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리고 그러기 위해서는 신의 흔적을 최대한 희미하게 보여야 한다는 것이다. 재미있는 내용이긴 한데 신의 감추심과 숨은 미키라는 개념이 조금은 생소해서 그 두 가지 개념을 명확히 매치하여 생각하는 것이 조금은 난해하지만 대략적인 의미는 알겠다.
이렇게 [디즈니 철학 수업]은 디즈니의 초기작부터 최근의 작품까지 그 속에 숨어 있는 다양한 철학적 메세지를 찾아보고 의미를 생각해본다. 페미니즘 같은 잘 알려진 내용부터 플라톤, 데카르트, 마르크스 같은 고대와 현대의 철학자들의 개념과 공자·맹자·불교사상 같은 동양적 가치관까지 다양한 철학을 다루고 있다. 모두 32명의 철학자들이 자유, 운명론, 친구, 가족 등 다양한 주제에 관해 27개의 글을 쓰고 있다. 아직 책에 소개된 디즈니 영화를 전부 본 것은 아니라서 책에서 말하는 내용을 영화적으로 떠올리진 못하고 단순히 철학적 이론으로만 받아들였는데, 책을 읽은 후 영화를 본다면 책에서 설명한 개념들을 떠올리고 분석해가며 영화를 볼 수 있어서 더 깊이 있는 영화읽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디즈니와 철학이라는 조금은 생소하고도 색다른 조합으로 영화를 분석하고 철학적 고찰을 할 수 있어서 새로운 차원의 영화적 재미와 철학이란 지적 즐거움을 모두 잡을 수 있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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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철학’에 대하여 운을 띄운다면, 하품을 유발하는 고리타분하고 따분한 것 정도로 여기며 철학에 관해서는 거들떠보지도 않던 나였다. 그런 나에게 보랏빛 월트디즈니 성 모양의 실루엣이 덮인 책표지가 눈에 들어왔다. 성년식을 치르고 한참이 지난 지금도 토이스토리 다이어리를 쓰는 감성을 즐기고, 엘사와 안나가 우애깊은 포즈를 취하고 있다는 이유로 별다른 혜택이 없는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사용하는 사람, 그게 나다. 나는 이것이 순수한 동심을 아직까지 잃지 않은 탓이라고 믿고 싶다. 어른아이 같이 철이 덜 든 나에게 ‘이봐, 철학에도 관심 좀 가져봐.’하고 이 책이 말을 거는 것 같았다. 디즈니 영화 속 주인공들은 각종 모험을 서슴지 않고 운명에 맞서는 도전적이고 진취적인 성격을 지닌 경우가 많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오로라 이렇게 디즈니 공주 1세대에 해당되는 주인공들은 여전히 사랑받고 ‘키덜트 문화’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월트디즈니의 탄탄한 짜임새로 구성된 스토리와 보는 내내 집중하게 만드는 웅장하고 매혹적인 음악, 소장하고 싶은 욕구를 부르는 각종 탐나는 굿즈들,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가고 싶은 놀이동산 등 디즈니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디즈니는 어쩜 그렇게 관객들을 사로잡을 수 있도록 독보적이고 창의적인 전략을 잘 짤까? 디즈니가 만들어낸 캐릭터에 대하여 매니아층이 없다면 이상할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디즈니가 그려내는 세상 속에서 색다른 볼거리와 재미, 화려함 속에 가려진 우리 사회의 불편한 진실을 줄곧 외면해온 듯하다. 가령, 일곱난쟁이들 중 벙어리 역할을 맡은 ‘멍청이’는 특히 보호받아야 하는 존재였어야만 하는지 무심코 그냥 지나갔었다. 그를 불쌍한 시선으로 보면서 다른 사람의 도움 없이는 아무것도 못하는 무기력한 존재라고 단정짓는 것은 우리 사회에서 장애인에게 필요 이상의 도움을 주어 비장애인들한테 도움을 받아야 마땅한 듯이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인어공주 에리얼은 마녀에게 목소리를 내어주고 인간의 다리를 얻어 칼 위를 걷는듯한 고통을 맛본다. 이것이 우리 사회는 남성들에게 순종하고, 목소리를 내지 않는 여성을 원한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는 것인 줄은! 어린 시절 디즈니 영화를 보면서 이토록 충격적이게 내재된 뜻을 상상이나 했을까. 자스민은 국왕인 아버지가 정치 세력에 따라 정해주신 약혼자와 마지못해 결혼할 것을 거부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알라딘과 신분에 상관없이 결혼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해달라고 말하는 당돌한 딸이다. 하지만 여전히 그녀는 빼어난 미모와 금수저를 물려받은 태어난 ‘공주’이다. 다시 말해 평범한 집안에서 태어난 서민은 자스민처럼 행동할 수 있는 자격이 없는 채로 공주에 대한 판타지를 가지게끔 하는 결과를 낳는다. 원작인 동화의 내용을 충실히 담으면서도 대중들의 마음을 움직이고자 수천 번의 스케치와 제작 회의를 거쳐 캐릭터들이 만들어졌을 것이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시청각 매체는 다수의 생각에 가랑비 옷 젖는 듯 스며들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작품’으로서 인정받기에 즉시 사라지지 않고 세대를 거듭하며 계속 접할 수 있는 지속성도 함께 지녔다. 중요한 점은, 같은 작품이더라도 시대가 변화하면서 작품을 평가하는 시선도 함께 변화한다. 이 책을 쓴 저자들은 디즈니가 만들어 낸 인물들을 수동적으로 곱게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왜 그러한 성격으로 그려졌는지에 대하여 사회를 향한 비판과 성찰로써 냉철하게 꼬집고 있다. 만약 한 명의 작가가 본인의 생각만으로 주장을 담아 글을 썼다면 디즈니 영화가 왜곡되거나, 정말 작가 생각이 백프로 옳은 것 같다 하고 솔깃한 채로 넘어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32인의 공동 저자들은 다양한 동서양 철학가들의 사상을 근거 삼아, 다양한 계층과 문화 속에서 깊이 있게 생각할 수 있는 인간사회의 본질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멀게만 느껴졌던 철학을, 저자들이 들려주는 친숙한 강의를 통하여 동화 한 편 보듯이 접함으로써, 적어도 우리 다음 세대들은 세계가 인정하는 디즈니 명작을 보면서 사회의 부조리한 문제가 재생산되지 않는 세상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
YES24 리뷰어클럽 서평단 자격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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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설공주, 신데렐라, 뮬란, 미녀와 야수, 101마리 달마시안, 인어공주, 모아나, 인사이드 아웃, 토이스토리, 그리고 최근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겨울왕국까지. 남녀노소 불문, 많은 이에게 사랑받는 디즈니의 작품들. 누구나 한번쯤은 어린시절, 그리고 지금까지도 디즈니의 세계에 매료되었던 기억이 있지 않을까?
철학적 여정을 시작할 장소로 월트 디즈니가 우리를 위해 텔레비전, 영화, 테마파크 등을 통해 창조한, 때로는 애니메이션화되고 반론의 여지없이 경이로운 세상보다 더 완벽하고 좋은 곳은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스물일곱 개 챕터로 구성되어, 자유, 운명론, 친구, 가족, 윤리, 정체성, 장애, 그리고 죽음 등, 우리 모두에게 영향을 미치는 여러 가지 주제를 탐구한다.
이런 철학적 질문을, 디즈니 작품들을 통해 살펴본다니?! 심오한 철학과는 왠지 멀어보이는, 환상적인 세계를 창조해내는 디즈니와 철학의 만남. 그저 재미있게 봤던, 환상적인 세계를 선물하는 디즈니의 작품들을 통해 이런 주제들을 탐구해본다니 조금은 낯설면서도 흥미롭게 다가온다.
데카르트, 아리스토텔레스, 플라톤 등 생각만 해도 어렵게 느껴지는 그들의 사상들과 페미니즘, 장애 등의 사회적 문제들을 디즈니의 세계 속에서 발견해내고 친숙하고도 익숙한 스토리를 통해 풀어가는, 철학과 디즈니를 사랑하는 저자들의 이야기 보따리.
인어공주, 뮬란, 백설공주, 인사이드 아웃, 토이스토리 등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이야기들이 철학과 만나며 익숙함에 새로운 시선을 더해준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이야기가 있으니, 바로 ‘니모를 찾아서’와 그 속편, '도리를 찾아서'였다. 집으로 돌아가고자, 가족과 재회하고자 고군분투하며 성장하는 이야기 정도로 생각했건만, 이 이야기가 장애를 가진 이들의 이야기였다니?! ‘혹시 이 글을 읽기 전까지 ‘푸른 바다 세상’ 이 얼마나 장애 친화적인지 알아채지 못했다면’ 이라는 저자의 문장에 돌이켜보니, 정말이다. 정말 이 작품 속 태평양은 장애를 가진 이들의 천국으로 그려져 있었다. 장애의 사회적 모델을 그려낸 ‘도리를 찾아서’가 있기까지, 희극적인 분위기 전환용으로 등장하며 장애에 대해 부정적인 시선을 녹여냈던 <백설공주>의 ‘멍청이’, <신데렐라>의 ‘거스’ 등의 존재들이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변화하는 사회상에 따라 함께 변화하는 디즈니 이야기 속 캐릭터들.
그리고 역시 ‘세월의 흐름에 따른 변천사’ 하면 빼놓을 수 없는것이 디즈니 공주들의 변화 아닐까? ‘디즈니의 페미니스트 변천사’.
어릴적 읽었던 이야기 속, 가만히 누워 왕자의 키스를 기다리던 백설공주나 잠자는 숲속의 공주를 생각해보면, 최근 영화로 만들어졌던 알라딘의 자스민이나 겨울왕국의 엘사와 안나가 얼마나 주도적이고 당당한지 새삼 놀라게 된다.
이러한 변화를 시대별로 정리해서 만나보니 그 변화가 더욱 두드러진다. 오히려 페미니즘의 진보를 한 발자국 후퇴시키는 오점을 남겼다는 3대공주-백설공주,신데렐라,잠자는 숲속의 공주 오로라-에 이어 적어도 결혼을 선택하고 수동적인 모습에서 보다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에리얼, 벨, 자스민. 결혼하지 않아도 공주로 인정받는 포카혼타스, 뮬란의 등장. 그리고 이젠 남자를 (전혀!) 필요로 하지않는 라푼젤, 메리다, 모아나, 엘사의 등장까지. 가부장제를 강화하는데서 그것에 도전하는 쪽으로 우리의 초점을 돌려놓는 디즈니의 공주들의 모습이 페미니즘의 물결 속에서 어떻게 변화해왔는지 살펴보다 보니 이후에 등장할 공주는 또 어떤 모습일까 문득 궁금해진다.
그런가 하면, 이야기와 영화, 뮤지컬로도 만나보며 좋아했던 스토리인 라이온킹이 셰익스피어의 대표작 햄릿의 디즈니 버전이라는 놀라운 사실도 알게 됐다. 두 작품이 이리도 닮아 있었다니?! 햄릿만큼이나 실존적 질문으로 충만한 작품이 바로 라이온킹이라는 사실과 함께 그 속에 녹아있는 각종 실존적 질문을 만나볼 수 있다.
실존이 본질에 우선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모아나, 자유에 대해 이야기하는 토이스토리 등등. 디즈니 작품으로 철학을 이야기한다고 해서 갑자기 모든 이야기가 심오해지고 어려워지진 않을까 했는데, 이런 새로운 시선들이 오히려 더욱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며 익숙한 이야기를 더 새롭고 흥미롭게 만들었다. 아이들에 초점을 맞춰서 봤던 메리포핀스를 미스터 뱅크스의 구원이야기로 바라보고, 그저 만사형통을 외치는 낙천적인 주문이라고 생각했던 하쿠나마타타의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순간들.
그저 재미있는 이야기라 생각했던 스토리 속에 삶에 도움이 되는 많은 것들이 녹아있었다니! 지금의 현실이 어쩌면 꿈이 아닐까 하는 질문을 던지기도 하는, 다소 엉뚱하기도 한 철학이지만 디즈니 이야기들과 만나며 이야기를 새롭게 보게함과 동시에 그 심오함이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온다.
철학을 보다 재미있게 만나보고 싶은 사람은 물론, 그리고 디즈니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읽어보면 좋을 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