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8)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94%
  • 리뷰 총점8 6%
  • 리뷰 총점6 0%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0.0
  • 30대 10.0
  • 40대 10.0
  • 50대 10.0

포토/동영상 (8)

리뷰 총점 종이책
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이 책은    이 책 『도연명의 유산』은 저자인 장웨이가 만송포서원에서 도연명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장웨이, <한국 독자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작가이지만,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로, 소설, 시, 평론
"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지금도 기려야 할 도연명의 유산

 

이 책은 

 

이 책 도연명의 유산은 저자인 장웨이가 만송포서원에서 도연명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강연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저자는 장웨이, <한국 독자에게 그다지 알려지지 않는 작가이지만,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로, 소설, , 평론. 시평 등 다방면의 작품을 발표하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원래 이 책을 읽을 때에는, ‘도연명 평전정도로 생각하고 시작했다.

그런데 내용은 평전은 아니고, 도연명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를 뽑아서 살펴보는 것이다.

 

따라서 이 책은 도연명이 거니는 숲에서 그저 자유롭게 그의 시구를 들으며, 그의 배경 설명 또는 시 구절 중 키워드를 통해 그의 생각(때로는 저자의 생각)과 그의 시대를 읽어가는 기분으로 읽으면 될 것이다.

 

읽어가면서 아쉬운 점이 자꾸만 나타나는데, 그건 저자가 본격적으로 말하기 전에 역자나 편집자가 도연명의 삶과 작품세계를 소개해주면 좋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책날개와 옮긴이의 글에 소개된 부분만으로는 많이 부족하다. 해서 책을 읽다가 도연명의 생애에 대한 사전지식이 딸려, 글 소화하기에 힘겨운 부분이 많았다는 점, 밝혀둔다.

 

역자가 밝힌 이책의 독법(讀法)

 

이 책은 모두 7강으로 구성되어 있고 저자가 뽑은 키워드는 무려 127개 항목에 달한다. 번득이는 작가의 영감, 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하여 다양하고도 신선한 도연명 독법(讀法)을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각각의 키워드는 하나의 잣대로 꿰어진 것이 아니기에 독자들은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더라도 무방하다.>(11)

 

위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은 도연명 평전이 아니기에, 의와 같은 독법이 가능하다.

그러니 키워드를 먼저 충분히 생각한 다음에 저자가 그 키워드를 가지고 도연명의 어떤 부분을 드러내 보이는지를 감안하면서 읽으면, 도연명을 훨씬 더 잘 알게 될 것이다.

 

역자는 그 많은 키워드 중에서 정글의 법칙버티기를 가장 인상깊게 읽었다고 한다. (11)

 

그런데 실상 정글의 법칙도연명을 이해하는데 가장 중요한 개념이다.

 

필자- 이 책의 저자 장웨이 - 는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를 무시무시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로 간주한다. 적자생존의 환경에서 살아남자면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버터내야 한다. 이러한 키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도 적용된다. (12)

 

역자의 말이다. 여기서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라는 말 중 하나를 정신적으로라고 바꾸는 게 옳을 듯하다. 어쨌든 역자는 이 책에서 키워드 둘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있는데, 그 키워드 둘은 도연명을 이해하는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 될 것이다.

 

위진의 정글에서

 

연표를 찾아보니, 도연명(陶淵明, 365~ 427)은 중국 동진 후기에서 남조 송대 초기까지 살았던 전원시인(田園詩人)으로 나온다.

 

동진은 어떤 나라인가? 그 시대는?  

 

위진 남북조 시대(魏晉南北朝時代, 220~ 589)는 중국의 역사에서 위진 시대와 남북조 시대를 통틀어 일컫는 단어이다.

위진 시대(魏晉時代, 220~ 420)는 삼국 시대의 위나라로부터 서진을 거쳐 동진에 이르기까지의 약 2백년 간의 시기이다.

남북조 시대(南北朝時代, 420~ 589)는 한족이 세운 남조와 한족을 장강 이남으로 밀어낸 유목민족이 세운 북조가 대립하다가 수나라에 의해 통일될 때까지의 시기를 말한다.

 

그러니 도연명은 위진시대에서도 서진이 망한 후에 세워진 동진이란 나라에서 태어나, 위진시대의 마지막을 지켜본 사람이기도 하다.

 

그런 시기에 살았으니, 그가 살던 세상은 당연히 적자생존, 약육강식의 시대였고, 저자는 이를 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정글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라 이름한 것이다.

 

그런 정글의 법칙이 통하던 시대, 도연명을 어떤 삶을 살았을까 

역자가 거론한 또 하나의 키워드, ‘버티기 여기에 해당이 된다.

 

도연명은 바로 온갖 고통과 가난의 궁지와 위험 지대 속에서 버티는사람이었다.

 

이 때 릴케의 명언이 등장한다. 저자가 발견하여 제시한 릴케의 잠언이다.

 

사실 말할 수 있는 승리란 없으며, 버팀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 (97)

 

도연명은 굶어 죽을 수 있었고 곤궁하여 죽을 수도 있었다. 하지만 그의 사상과 신념, 정신은 도리어 사라지지 않았다. 그는 시종 버티는영혼이었다. (98)

 

심지어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는 그의 삶을 그는 버텨냈다.

굶어죽을 수도 있었다고? 설마?

그래서 우리는 도연명의 삶, 생활을 조금 더 깊숙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조상이 높은 관리로 나간 적이 있고, 그 자신도 여러번 관계로 진출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는 불우한 고난을 온통 겪고 괴롭힘을 극도로 인내하며 살아나갔다. (38)

 

그는 몇 번 관직에 들어갔다가 매번 사직했으며, 최후에는 상부에서 몇 번 불렀으나 대답하지 않고 곧장 전원에 머물렀다. (45)

 

사료에 기록된 도연명은 대부분 고독하고 곤궁한 시간을 보냈다. 부인은 일찍 죽었고 몇 명의 아이를 양육했다. 부유한 친구들은 많지 않았고 때로는 갈 곳조차 없었다. 집이 불탄 뒤 온 가족이 배 위에서 살지 않을 수 없었던 때도 있었다. 언제나 제철에 맞는 옷도 입지 못했고 밥 한 끼도 제대로 먹지 못했다. (61)

 

이런 상황을 시로 읊은 것도 있다.

 

내가 사람으로 태어나면서부터

가난한 운명을 만나

밥 소쿠리와 표주박은 자주 비고

거친 베옷을 겨울에도 입었다. (나의 제문, 自祭文) (61)

 

이러한 상황을 버텨서 살아남은 사람이 도연명이다.

그래서 도연명을 이해하는 키워드로 정글의 법칙버티기를 꼽을 수 있는 것이다.

 

그런 몸부림 속에서 빛나는 시

 

일부 사람은 떠나고 도피하는 가운데 더욱이 내면 세계의 몸부림과 반항이 심해졌다. 그 과정에서 얻은 정신적 성과가 바로 오늘날 우리가 보는 그러한 사상과 예술이다. (33)

 

그런데, 도연명의 실제는 

 

또한 그의 진정한 모습을 보려면, 그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겹의 덮개를 걷어내야 한다.

 

원래 그는 단순한 반항자가 아니었고, 고궁수절(固窮守節)하지도 않았다. 그는 결코 사회에서 도덕적인 우세를 차지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재주가 세상에서 으뜸가는 시인도 아니었다. (439)

 

그래서 흔히 도연명을 은사(隱士)’라 부르는데, 실상은 그게 아니었다는 게 저자의 생각이다.

 

도연명은 은거하기 전에 지위도 없고 명성도 없었으며, ‘은거한 뒤에도 상당히 곤궁했다. 따라서 통상적인 의미의 은사라고 볼 수는 없다. 그를 은사라고 부르는 것은 사실 후대 사람들이 그의 시명(詩名)에 의거하여 붙인 것이다.(62)

 

후세에 그를 은사라 부를 정도로 그의 시는 점차 빛을 발하기 시작했고, 그의 시가 재평가 받기 시작하여 그의 명성이 올라가기 시작한 것이다.

 

다시, 이 책은 

 

책을 다 읽으니, 이 말이 다시 떠오른다.

 

필자- 이 책의 저자 장웨이 - 는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를 무시무시한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로 간주한다. 적자생존의 환경에서 살아남자면 육체적으로나 신체적으로 버터내야 한다. 이러한 키워드는 우리가 살고 있는 지금에도 적용된다. (12)

 

그를 분석하는 키워드는 지금도 적용된다.

저자가 도연명을 알기 위하여 뽑아낸 키워드, 각각의 개념들은 지금 이 시대에도 유효하다. 아니, 이 시대에도 필요하다.

 

세상은 지금도 정글의 법칙이 횡행하는 시대가 아닌가, 그래서 그런 시대를 버텨낸시인 도연명은 지금도 훌륭한 역사적 스승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달의 사락 s***h 2021.05.04. 신고 공감 4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의 유산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이 책은 순전히 지식충족의 호기심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 장웨이의 예리한 시선으로 도연명의 현대적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특히 이 문장을 읽고 나서는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나 자신과 합의를 보았다. 저자는 동서를 넘나들며 고금의 무수한 명사들을 끌어들인다. 기원전의 플라톤에서부터 2018년에 사망한 스티븐 호킹까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이 책은 순전히 지식충족의 호기심 때문에 선택하게 되었다.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 장웨이의 예리한 시선으로 도연명의 현대적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궁금증이 생겼다. 특히 이 문장을 읽고 나서는 이 책을 읽는 것으로 나 자신과 합의를 보았다.

저자는 동서를 넘나들며 고금의 무수한 명사들을 끌어들인다. 기원전의 플라톤에서부터 2018년에 사망한 스티븐 호킹까지 무려 32명을 동원하여 도연명 작품과 비교 분석하고 이들의 공통점을 다각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11쪽, 옮긴이의 글 중에서)

도연명의 시와 삶을 알고 싶은 데다가 동서양을 넘나들며 풍부한 지식여행을 하고 싶어서 이 책 『도연명의 유산』을 읽어보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의 저자는 장웨이. 1970년대 중반부터 단편소설을 발표해 온 장웨이는 「음성」(1982)과 「어떤 맑은 연못」(1984)으로 중국작가협회 주최 전국우수단편소설상을 수상하면서 유명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이즈음부터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서, 소설·시·평론·시평 등 다방면의 작품을 발표했다. 대자연의 아름다움과 만물의 융화를 강조하고 고도성장기 중국의 사회 모순과 천민자본주의에 물든 시대상을 비판하는 단편을 주로 써왔으며, 1986년 첫 장편 『옛 배』(한국어판 『새벽강은 아침을 기다린다』)를 출간했다. 그의 글에는 중국 전통문화의 현대적 변용과 지식인의 정신적 구원의 문제에 대한 깊은 고민이 담겨 있으며, 근대문학이 달성한 고전적 의의와 그것의 초월 가능성을 동시에 품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책날개 발췌)

『도연명의 유산』은 제목에서 보는 것처럼 도연명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를 뽑아서 이야기를 풀어간다. 학술 논문이나 학술서에서 흔히 채택하는 글쓰기 방식이 아니라,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속삭이듯 조곤조곤 얘기해주는 이야기체를 골라 서술하고 있다. 이 책은 대학 강의가 아니라 장웨이가 2003년 9월에 개설한 만송포서원에서 강연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다. (10쪽)

이 책은 총 7강으로 구성된다. 1강 '위진의 정글에서', 2강 '잠들지 않은 존엄', 3강 '가장자리에서 배회하며', 4강 '농사와 건강', 5강 '가까워지는 종점', 6강 '이중의 소박', 7강' 가장 가깝고 가장 먼 곳'으로 나뉜다. 대자연의 위로, 창작의 네 시기, 버티기, 음주와 오석산 복용, 고인과 존엄을 비교하면, 태어날 때부터 지닌 물건, 대장부는 천하에 뜻을 둔다, 술 두 잔, 풀만 무성하고 콩 싹은 드물다, 소위 조화란, 자연스럽고 꾸밈없다, 거대한 흡인력, 큰 변화 가운데, 물질은 정신보다 크다, 시인의 항심, 정신적 단칸방, 국화는 교조적이지 않다 등의 글이 담겨 있다.

어쩌면 이 책을 통해 좀 더 다른 시선으로 도연명을 바라볼 수 있으리라 기대되었다.

이 책은 도연명 저작에 관한 고증이 아니고 구체적인 해석 연구도 아니며 학술 논문도 아니요, 단지 한 독자의 감상이자 독서의 결과물일 뿐이다. (4쪽, 서언 중에서)

'도연명'하면 떠오르는 무언가가 있을 것이다. 저자는 도연명에게 덧씌워진 미사여구를 과감하게 벗겨버린다는 것이다. 박제되고 밀랍 인형 속에 갇힌 도연명을 밖으로 탈출시켜 민낯의 도연명을 목도하게 한다니, 본격적으로 본문으로 들어가기 전에 '옮긴이의 글'을 읽으면서부터 무언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가 펼쳐지리라 기대되었다. 그 기대감을 채워주는 책이다.

100여 편이 넘는 도연명의 시문 가운데 가장 영향이 있는 작품은 의심할 나위 없이 「돌아가자」와 「도화원기」다. 이렇게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묘사한 문장은 모든 중국문학 전통 속에서 가장 잘 어울리고 가장 완미한 시인 형상을 묘사했다. 시인이 걸었던 지향은 명확하고 감미롭고 매혹적이다. 실제로 도연명 시의 내부로 깊이 들어가 보면, 우리는 이외의 다른 감정을 느낄 수 있다. 이를테면 시시각각 엄습하는 불안과 고통들이 그렇다. (248쪽)

이 책을 읽으며 겉모습뿐만 아니라 좀 더 깊이 내부로 들어가는 느낌을 받았다. 그러니까 시 자체만으로 알게 되는 것 이상으로 도연명에 가까이 다가간 느낌이다. 민낯을 바라보는 느낌은 어떤 면에서는 환상을 깨는 부분도 있어서 살짝 아쉽기도 하고 더 진실에 다가가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묘하게 한 걸음 다가간다는 느낌이다.

 


 

도연명은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인이자 중국의 문학전통에서 가장 완미한 인물이며, 지금까지도 여전히 고금을 환히 비추는 봉화이자 고매한 인격의 상징이다. 그는 논리가 아니라 도리를 아는 사람이었으며, 적극적이고 합리적인 삶을 구가한 인물이다. 이러한 삶의 조화가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가를 탄생시켰다.

_린위탕

소설가 장웨이의 도연명 시 해석을 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군데 군데에서 조금씩 감상하던 도연명의 시를 한데 모아 감상하고 도연명의 삶까지 아우르며 포괄적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600페이지가 넘는 방대한 두께의 책인데, 지금껏 도연명만을 오롯이 감상하는 시간을 가져본 적이 없는지라 이 책의 의의가 크다. 소장하고 도연명을 만나보는 시간을 갖는 것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든다. 조금씩 꺼내들어 읽어보며 사색에 잠기는 것도 좋겠다. 또한 이 책에 담긴 도연명의 시를 모아서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도연명을 입체적으로 만나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s*****a 2021.05.1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전원시인 도연명의 유산
"전원시인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중국의 전통 지식인은 유가와 도가의 시소 게임을 즐겼다. 다시 말해서, 유가의 입세와 공명, 사회성, 도가의 출세와 은일, 자연성 사이에서 늘상 인생 줄타기를 한 셈이다. 시대상황을 보면, 치세에는 유가, 난세에는 도가가 각각 지식인의 정신적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물론 치세라고 평가받던 시절에도, 겉으론 인의예지를 강조하는 유가를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도가를 신봉하는 경우
"전원시인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중국의 전통 지식인은 유가와 도가의 시소 게임을 즐겼다. 다시 말해서, 유가의 입세와 공명, 사회성, 도가의 출세와 은일, 자연성 사이에서 늘상 인생 줄타기를 한 셈이다. 시대상황을 보면, 치세에는 유가, 난세에는 도가가 각각 지식인의 정신적 헤게모니를 장악했다. 물론 치세라고 평가받던 시절에도, 겉으론 인의예지를 강조하는 유가를 표방하지만 속으로는 도가를 신봉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선비들은 개인적으로 한창 잘 나갈 때는 유가의 플러스 스타일을 지향하고, 불우한 시기를 맞아서는 도가의 마이너스적 스타일에 자연스레 젖어들었다. 난세에 당대 권력집단과 거리를 둔 은일지사를 '청류'하고 부른다. 동진의 전원시인 도연명이 바로 그런 청류였다. 

 

 

도연명은 존엄과 자유를 지향한 지식인이자 시인이었다. 보통 도연명에게는 '은일', '전원시인', 진 왕실에 충성한 '의사'라는 표현이 따라붙는다. 환현과 유유 같은 당대 세도가들에게 아부하지 않았고 말단 관리생활에도 반감을 가져 "쌀 다섯 말 때문에 허리를 굽히지 않았다"는 싯구처럼 관직을 접고 낙향해 자연을 벗삼았다. 인생의 성패를 논할 때 시인 릴케는 "사실 말할 수 있는 승리란 없으며, 버팀이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 의미심장한 말을 남겼는데, 저자 장웨이는 도연명이야말로 바로 '버팀'의 대명사라고 강조한다. "도연명은 바로 온갖 고통과 가난의 궁지와 위험 지대 속에서 버티는 사람이었다." 우리 식으로 말하면, 도연명이 곧 '존버'의 생생한 롤모델인 셈이다. 

 

저자는 시문에 드러난 시인의 성격을 "소박하고 삼가며 회피적이고 소심한 사람"이라고 묘사한다. 그런데 도연명은 스스로를 '성강재졸', 강직한 성격과 졸렬한 재주로 평한 바 있다. '성강'은 인정하지만, '재졸'은 지나친 겸손이 아닐 수 없다. 시인의 존심과 존엄감을 고려하면 '성강'은 진실한 고백이나, 『시품』에서 맑고 깨끗한 아름다움을 표현한 충담(沖淡)의 미학을 구현한 대표적 시인으로 손꼽은 시인의 재주를 고려하면, '재졸'은 정말 지나친 겸손이다. 충담은 말그대로 소박함, 투박함, 정적인 것을 중시한 시적 스타일이다. 참고로 동진 시기는 청담사상과 불교가 유행했고 도가의 세속화가 극심했다.

 

잘 알다시피, 도연명은 전원시의 전범이다. 도연명의 시가 창작은 으레 청년기, 중년기, 말년기 세 시기로 나뉘는데, 저자는 말년기를 다시 '근 만년'과 '말년'으로 세분해 총 네 시기로 나눈다. 청년기의 대표작은 「욕망을 가라앉히며」, 중년기의 대표작은「돌아가자」, 근 만년의 대표작은 「불우한 선비들을 개탄하며」, 「음주 20수」, 「훌륭한 세 사람을 노래하며」, 「형가를 읊으며」, 말년의 대표작은 「도화원기」, 「부채에 그려진 사람들」, 「사기를 읽고 지은 아홉 편」,「나의 제문」 등이다. 그런데 역자의 번역이 촌스럽다. 실력 미달이라 살짝 놀랬고 많이 갑갑했다. 도연명의 「한정부」를 「욕망을 가라앉히며」라고 번역해, 그리움과 사랑을 노래한 이 명작을 이상야릇한 삼류물로 전락시킨다. 

z***a 2021.05.0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의 유산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도연명은 누구인가. 제가 알고 있는 도연명은 '자연을 사랑한 전원시인'이라는 설명이 전부예요. 시인으로서 도연명을 이해하려면 그의 시를 전부 읽어보아야 가능할 텐데, 그럴 기회가 없었네요. 중국의 대표 시인 이백, 두보와 함께 거론되는 도연명의 진가가 이 책을 통해 드러난 것 같아요. <도연명의 유산>은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 장웨이가 쓴 책이에요. 저자 장웨이는 국제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도연명은 누구인가.

제가 알고 있는 도연명은 '자연을 사랑한 전원시인'이라는 설명이 전부예요.

시인으로서 도연명을 이해하려면 그의 시를 전부 읽어보아야 가능할 텐데, 그럴 기회가 없었네요.

중국의 대표 시인 이백, 두보와 함께 거론되는 도연명의 진가가 이 책을 통해 드러난 것 같아요.

<도연명의 유산>은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 장웨이가 쓴 책이에요. 저자 장웨이는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아 중국과 해외에서 70여 차례 문학상을 수상했고,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이라고 하네요. 원래 이 책은 도연명의 시가 예술에 대한 세미나 토론 과정에서 강연 녹음을 정리한 원고를, 『도연명의 유산 (陶淵明的遺産)』(중화서국, 2016)으로 출간한 것이라고 해요. 

바로 그 책이 코로나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에게 왔다는 건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책의 구성은 도연명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로 뽑았으며, 127 항목이라는 전체 키워드가 합쳐져 도연명의 진면목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하네요. 도연명 저작에 관한 고증이나 해석 연구와 같은 학술 논문이 아닌 한 독자의 감상이자 독서의 결과물이라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에요. 저자는 도연명의 삶과 그의 문장들에 관하여 일절 미화하거나 과정하지 않고, 도연명의 세계를 이야기하고 있어요. 

우선 도연명이 살았던 위진(魏晉)을 약육강식의 정글로 표현하고 있어요. 중국 역사에서 위진 시기는 국가 분열과 혼란으로 가장 비참하고 고통스러웠던 시기였기에 야만과 피비린내 나는 정글의 법칙이 통용되는 시대였다고 해요. 그러니 위진의 지식인들은 정글 속에 살아남기 위한 선택을 했던 거예요.  정글의 법칙에서 생존 전략은 무리 짓기가 기본인데, 도연명은 이를 거부했어요. 저자는 그 과정을 '탈출'이라고 표현해요. 도연명은 탈출 과정에서 자기를 완성했으며 문명의 역량을 발휘했어요. 지금까지 전해져 내려오는 도연명의 작품은 이백과 두보에 비하면 십분의 일 정도에 불과하지만 그 역량은 거대하다는 거예요. 

그 이유는 도연명이 완벽하게 위대한 인물이 아닌 지극히 평범하고 소박한 인물이었기 때문이에요. 끝없는 고난과 실패, 좌절을 거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나아갔기 때문이에요. 전원시인의 최후는 굶주려 죽은 비참한 운명이었지만 그는 작품을 통해 우리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겼어요. 

도연명의 중년 이후 작품은 활기찬 전원에 대한 묘사와 서술이 매혹적이라고 해요. 대표적인 「도화원기」같은 작품에서는 새로운 감정 표현이 드러나며 통달과 통쾌의 길을 보여줬다고 평가받고 있어요. 도연명의 '도화원'을 서구의 유토피아와 대응하여 생각해보면 시인이 묘사한 자연환경의 의미를 파악할 수 있어요. 도화원은 시인의 뛰어난 창작물이며 자연계에 대한 일종의 허구라는 거예요. 창조자의 기술로 사람들이 동경하는 낙원이 되었으니, 가장 성공적인 허구이며 예술과 사상의 힘이라고 볼 수 있어요. 궁핍한 심신의 처지에서 도연명은 자신의 몽상을 도화원이라 명명했던 거죠. 난세에서 모두 벗어날 수 없는 고통에 직면할 때 도연명은 '버티는' 사람이었어요. 

저자가 시인에 대해 긍정적 판단을 내린 요인은 정글의 법칙에 대해 과감하게 '아니오'라고 말한 부분이에요. 이것이 바로 '버팀'이고 모든 것을 의미한다는 거죠. 결국 도연명이 우리에게 남겨준 유산은 인간의 존엄과 자유이며, 자연회귀와 생명의 본질을 추구하는 사색이라고 할 수 있어요. 다만 착각하지 말아야 할 것은 도연명의 '버티기'는 목표가 아닌 과정일뿐이라는 거예요. 위진 시대에 세속적 의미의 위인이 아닌 그를 주목하는 건 아웃사이더로서의 존재감이며 그의 시를 통해 완성되었다고 볼 수 있어요. 지극히 소박하고 절실한 도연명의 심정이 고스란히 담긴 문장들이 당대가 아닌 후세에 인정받은 이유를 알 것 같아요. 

<도연명의 유산>은 현대인들에게 도연명이란 시인과 예술이 가진 의미를 가장 인간적으로 설명해주고 있어요. 조금 더 단순하고 소박하게, 이것은 삶의 절대 진리가 아닌 삶의 방식 중 하나라는 것. 이것이 도연명의 세계가 우리에게 건네는 선물인 것 같아요.

 

"항상 말한다. 오뉴월에 북쪽으로 난 창 밑에 누워 있는데, 

시원한 바람이 살랑살랑 불어오면, 

스스로 옛날 태평성대의 제왕인 복희씨 이전의 사람이 된 듯한 기분이 든다."

   _ 「아들 엄 등에게 주는 글」 ( 132p)

 

"이미 스스로 마음이 육신의 부림 받도록 하였거늘

어찌 근심하여 홀로 슬퍼만 하리오." 

   _ 「돌아가자」   (133p)

 


 

YES마니아 : 로얄 이달의 사락 a*****7 2021.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의 유산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저자 장웨이(張?. 장위)는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이름난 중국 작가이며, 10년 전에 <제나라는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책이 한국말로도 번역이 되어 나왔습니다(아쉽게도 지금은 절판이네요). 1956년생이신데 우리나라에서라면 이 정도 연배분들이 한자, 한문을 꽤 잘하시는 분들이 있겠죠. 물론 한국과 근대 중국의 사정이 크게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위)라는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저자 장웨이(張?. 장위)는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될 만큼 이름난 중국 작가이며, 10년 전에 <제나라는 어디로 사라졌을까>라는 책이 한국말로도 번역이 되어 나왔습니다(아쉽게도 지금은 절판이네요). 1956년생이신데 우리나라에서라면 이 정도 연배분들이 한자, 한문을 꽤 잘하시는 분들이 있겠죠. 물론 한국과 근대 중국의 사정이 크게 다르므로 단순 비교는 어렵습니다만. ?(위)라는 글자도 꽤 어려워서 윈도에서 기본 제공이 안 되며, 뜻은 "붉다, 빛나다" 정도이고 輝(휘)와 뜻이 통합니다. <제나라는 어디로 사라졌을까>는 산문집이지만 고대 중국사를 소재로 삼았으며 본디 이 작가분이 역사에도 깊은 조예가 있는 분입니다. 1955년생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이 책에 나온 대로 1956년생이 맞습니다.

 

도연명은 동진 대에서 유송(劉宋) 초기에 활약한 사람입니다. 동진은 東晉이며, 삼국연의에 나오는 사마의가 사실상 역성혁명으로 세우다시피한 그 나라가 팔왕의 난과 영가의 변으로 망한 후, 그 고손자인 사마예가 강남 건강(삼국시대 오주 손권의 도읍이기도 했던)으로 천도하여 중건한 왕조이고 더 후대의 왕조인 陳(진패선이 세운)이 아닙니다. 그가 남긴 <귀거래사>는 통일신라, 고려, 조선 등의 한학자, 유림에게 필수 교양 문학 작품으로 받아들여졌으며 오늘날 한국인들도 최소 고등학교 한문 교과서에서 그 발췌 부분이나마 해석을 해 가며 공부하는 텍스트입니다. 도연명은 알고보면 한국인에게도 아주 친숙한(그래야 할) 작가인 셈입니다. 

 

역자 조성환 선생의 글을 보면 "이 책은 (중략) 도연명에게 (여태)덧씌워진 미사여구를 과감히 벗겨버린다... 밀랍인형 속에 갇힌 도연명을 밖으로 탈출시켜 민낯의 도연명을 목도하게 한다."고 합니다. 그에게 어떤 미사여구를 덧씌우거나 "밀랍인형" 안에 가둔 이들은 후대 중국과 한국의 문인, 혹은 유학자들이었을 겁니다. 공맹이 제시한 이상적 인간형에 (억지로라도) 맞춰 걸작 문학을 이해하게끔 유도하는 게 글 가르치는 스승의 본분이라 여겼겠으니 예로부터 내려온 다소 정형화한 해석론이 확실히 그런 성향(밀랍인형, 미사여구...)이 있을 겁니다. 여튼 그건 그것대로 선현들의 지혜가 담긴 프레임이며, 이 책은 프레임과 도학적 기준을 떠나 "있는 그대로의 도연명을 보는 한 가지의 현대적 시야"로 받아들이면 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역으로, 전통적인 해석론에 밝은 독자들이, 오히려 이 책을 더 신선하고 더 파격적으로 받아들이며 저자(논자) 장웨이에 크게 공감할 수도 있겠네요.

 

전체 7강, 키워드 127항목(이 책 p11)로 도연명 파고들기를 시도하는 이 책은 분량도 꽤 많습니다. 예로부터 문인은 본격 도학자와는 달라서 자유분방한 문학세계를 추구하는 경향이 두드러집니다. 그런 천재형 문인이다 보니 마치 현대의 문학가들에 대해 해석하듯, 한 가지 각도가 아닌, 정말 127개나 되는 다양한 키워드로, 장님 코끼리 다리 만지는 식이 아닌 다각도의 통찰을 시도할 필요가 있을 듯합니다. 특히 이 책은 서두에 나오는 역자의 해제가 유익하며, 한국의 문인 혹은 독자들과 고대 중국의 도연명이 역사의 어느 지점에서 만나고 교감했는지에 대해서도 소상한 해설이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 해방 후에 한국에서 이뤄진 현대적 도연명 연구에 대해서도 간략한 소개가 있으니 관심 있는 분들은 해당 저자들을 키워드로 삼아 책들을 더 찾아 읽을 수 있습니다(제가 지금 그렇게 합니다). 역자의 간략한 해제 앞에는 저자의 머리말, 한국어판에 특별히 붙은 서문이 있는데 머리말을 보면 이 책은 강연록을 정리한 것이라고 합니다.

 

"도연명이 살았던 시대는 중국사뿐 아니라 인류 역사에서도 가장 잔혹한 시대 중 하나였다(p55)." 도연명 문학 자체도 그렇습니다만 진에서 송제양진으로 넘어가는 이 시기에는 청담 사상이 크게 유행했습니다. 한참 전에 진(서진)을 사실상 세우다시피한 사마중달도 본디 청류파 유학자의 가문이었습니다. 특히 도연명보다 백 수십 년 전에 활동한 죽림칠현(책 저 뒤 p511) 등은 당시의 시대정신을 대표하는 인물들이죠. 사실 저자께서 구체적으로 어떤 의미에서 이 시기를 "잔혹한 시기"라 칭하셨는지는 알 수 없으나 시쳇말로 "강호의 도가 땅에 떨어진," 종래의 신분 질서가 무너지고 대의명분이 쉽게도 훼손되며 권세를 탐하는 이들이 온갖 술수를 부려 가며 부귀를 탐하던 시절이라, 이에 대한 반동으로 청류파가 주목 받기도 한 시대라면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저자는 "도연명의 시기 서구는 막 중세 암흑기에 들어설 무렵이다"고 합니다. 사실 암흑기라고 하면 이때보다는 좀 더 지난 시기를 가리키고, 이 무렵이면 서로마가 망하기 직전이니 중세를 막 예비하던 시기이긴 하겠습니다. 게르만 야만족들이 지중해 세계로 몰려와 사정 없는 파괴와 약탈을 일삼던 걸 생각하면 "잔혹한 시기"인 건 또 맞습니다. 물론 당시의 동과 서는 아주 약한 정도의 교류만 있었으니 이런 문명 쇠퇴의 불길한 폭력적 조짐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은 결과는 아니겠습니다만. 여튼 저자는 이 시기(위진)의 중국을 기혈(嗜血), 즉 "피에 굶주림"이란 말로 요약할 수 있다고 합니다(p56). 嗜는 "즐길 기" 자 이며, 이 글자는 윈도에서 기본 제공되는 글자입니다. "기호식품"이라고 할 때의 그 글자이니...

 

저자는 비단 위진(魏-晉) 시대뿐 아니라, 중국사 전체를 통틀어 지식인이 갖는 불안한 위상에 대해 논합니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지식인은 "상대적으로 독립된 공간"에 놓여 있어야 지식인다운 사유와 행동이 가능한데, 그 "독립된 공간"은 "정글"이며 이곳은 세상의 부와 권력을 놓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벌어지는 곳입니다. "정글을 항상 염두에 두고, 동경하기도 하며, 두려워하다가, 개조를 시도한다." 참 멋진 요약입니다. 춘추전국 시대의 순수 도가적 사상 조류는 아예 세상과 절연되어 있지만, 이미 유가가 천하의 지배 사조로 정착한 후에는 어떤 지식인이라도 정글 같은 세상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겠죠. 심지어 지식인들 상당수는 그런 썩어빠진 정글을 "동경"하기까지 합니다. 그러면서도 정글에 몸 담그는 순간 지식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 못 하니, 상대적, 추상적 의미로서의 "개인 공간"이 그토록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입니다. 저자가 127개 키워드 중 하나로 특별히 "개인 공간"을 꼽은 것은 그런 의의가 있습니다. 

 

"정글"이란 말은 이 책에서 p84 등 여러 군데에서 특별한 의미를 갖고 쓰입니다. 저자는 이 파트에서 특히 조조에게 죽은 공융 같은 지식인의 삶을 도연명과 대비시키는데, 그 비유가 매우 재미있습니다. (정글의) 짐승을 대할 때 그 부드러운 가죽, 평온한 코 고는 소리, 늘씬한 체형에 감탄하여 그 잔인한 본성을 모르고 겁도 없이 접근하여 만지다가 목숨을 잃는 게 공융 같은 지식인의 실수(p58.이 워딩은 독자인 제가 다소 변형했습니다)라는 겁니다. 도연명은 그렇지 않아서 자신의 시대에 군벌 혹은 권력자였던 환현, 유유 등과 거리를 두었답니다. 유유는 도연명의 생애 후반 즈음에 동진을 공식적으로 폐하고 자신의 제국 송(宋)을 세운 인물이며, 환현은 그럴 야망을 품었으나 그릇이 작아 결과적으로 부하 유유에게 길만 열어 주고 떠난, 말하자면 한국사의 궁예 같은 포지션입니다(물론 유송도 길게 가지는 못했지만). 환현과 유유에 대해서는 간략한 설명이 책 저 뒤 p246에 나옵니다. 

 

지식인이 독립된 공간을 가지려면 그래도 어느 정도의 재산이 있어야 합니다. 도연명 같이 단기간의 출사만 마치고 이내 귀농, 귀향하여 음풍농월만 일삼다가는 가산이 넉넉해도 다 까먹기 일쑤이겠습니다만, 그나마 도연명은 그런 형편도 못 되었다는 걸 우리는 어려서 학교에서 배워 잘 알고 있습니다. p61에는 특히 루쉰 선생(물론 존경 받아 마땅한 분이나 저자 장웨이는 특히 이분에 대해 "선생"이라는 경칭을 붙입니다. 이는 현장의 "강의록"으로서 이 책의 성격을 잘 보여 줍니다)의 "유머스러운" 평가를 인용합니다. 

 

사실 헤겔 같은 철학자도 심지어 일생의 시기별로 노작의 경향성이나 문체가 다소 차이를 보이는데, 하물며 도연명은 문학가이니 설령 아무리 우리 현대 독자들이 "치사, 청렴, 자연친화" 등의 한정된 키워드로 그를 (좁게) 이해한다 쳐도, 그에 무관하게 생애별로 경향성의 차이를 보이는 건 당연하지만 여태 선입견에 갇혀 그를 미처 눈치채지 못했겠죠. 저자 장웨이는 시기별로 작풍(作風)을 분류하는데 청년/중년/근만년/만년 이 네 단계라고 합니다(p87). 특히 저자는 도연명에게 근만년과 만년이 불과 몇 년 차이지만 작품 분석에 있어 그 준별이 무척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근(近)만년"의 작품에는 "분노, 비분강개"의 기운이 담겨 있으며 한참 선배인 굴원과 비슷한 경향(저자는 "강화"라고 평가합니다)이지만, 만년의 작품에서는 평온한 달관이 엿보인다는 게 저자의 견해입니다. 그렇게 치면, 상대적으로 굴원은 끝내 울화를 달래지 못한 채로 생을 마친 셈입니다. 우리 한국 독자들도 좀 유념해 두어야 할 기준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보통 굴원과 도연명의 작품 세계를 거의 같은 컬러로들 여기는데 둘은 시대도 크게 차이 나며 결국 시대의 성숙만큼이나 더 진화한 문인을 도연명으로 볼 수 있다는 결론이니 말입니다(어디까지나 제 개인적 생각에 불과합니다). 

 

p110 이하에서 저자는 이제 본격적으로 도연명에 덧씌워진 "미사여구", "밀랍인형 프레임"을 벗기기 시작합니다. "어떤 사람은 그가 "진나라 왕실의 정통을 유지하고 강권과 협력하지 않는 전형이길 바라면서 시인의 대항성을 기꺼이 강화하길 바랐다... (중략) (그러나) 그의 말과 행실은 곳곳에서 강권과 당시 정치 상황에 대응하지도 않았다. (중략) 도리어 자신의 흥취와 본성에 따라 앞으로 나아갔다." 쉽게 풀어 말하면, 사람들은 도연명이 마치 조조에 대항하다 비참한 죽음을 한 예형처럼 투사형 인물로 보길 원하지만, 생각 외로 실제 민낯(p11. 역자 해제 中)의 그는 유연하고 융통성 있고 문학가로서의 아이덴티티를 더 사랑하던 인물이었다는 뜻입니다. 

 

p111에서 그는 "존엄 표현은 자유로운 것이며, 인류 문명을 촉진하는 방식도 결코 하나일 수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비협력의 분노는 자유의지에서만 나오는 게 아니고, 오히려 주변 군체의 충동에 굴종하고 순응하게 되니 차라리 타협의 산물"이라고까지 말합니다. 소위 강골 지식인의 허상(내지는 위선)을 폭로하는 구절이며, 작가의 놀라운 통찰을 보여 줍니다. 주위에 보면 그저 멋있게 보이려고 현실성도 없는 극한 강경 노선을 (실천에 옮길 자신도 없으면서) 목소리만 높이는 인물들도 있습니다. 작가의 말은 이들을 비판하는 것이며, 이 대목에서 독자는 다소 통쾌해지기까지 합니다(제가 오해했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저자는 p180에서 "도연명 시는 동진 시단에서 상대적으로 독립적이며, 당시에는 가장자리에 처했다"고 합니다. 이 역시, <귀거래사> 등만 읽고 도연명을 위진남북조 시문학의 전형으로 인식하는 한국 독자의 선입견을 보기 좋게 깨 주는 문장입니다(심지어 도연명이란 문인에 대해 중학교 사회 교과서[동아시아사 파트]에서조차 이리 기술합니다!). 대표성과 전형성은 서로 다른 개념임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죠. "내재적인 화려함, 현란함, (심지어)통속성"까지 그는 지적하는데, 이 모든 개성이 당대 주류 문학 경향과는 상당히 거리를 두고 있다는 거죠. 이는 "개인으로서 그의 천재성"이, 후천적으로 습득된 시대적 경향보다 그의 문학 세계 안에서 더 철저히 구현되고 지배적 동력이었다는 뜻입니다. 이처럼 천재인 개인으로서 그를 바라봐야지, 비타협과 청류의 상징, 반골 소신파 등으로 억지로 프레임을 씌울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저는 이해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이 모든 것을 재능과 확연히 떼어놓을 수는 없으며, 이것은 함께 연결되어 있는 하나의 총체"라고도 말합니다. 

 

p222에도 루쉰 "선생"이 다시 원용됩니다(p228에도 또 나옴). 여기서 저자는 도연명이 "요 임금이 우리의 조상"이라며 다소 "억지스럽게" 계보를 밝히는데, 이 부분은 많은 학자들이 굴원의 <이소> 중 해당 대목을 따라한 흔적이라고 지적하며 저자도 같은 견해입니다. 사실 이런 일종의 허세는 위진남북조의 도잠뿐 아니라 (책에 나오듯) 다른 지식인들도 마찬가지이며 심지어 현대의 일반 독자들도 마찬가지 심리입니다. 그러나 도잠은 조상의 영광에 비추어 (비루한 자신을) 부끄러워하며, 후손들에 미안히 여긴다고 저자는 꿰뚫어봅니다. 입신영달이 글 배운 사람으로서 몽매간에도 잊을 수 없는 일생 목표인 건 중국사 오천년을 통틀어 변한 바가 없죠. 저자는 훨씬 후대 당 제국의 이백과 두보도 거론하며 이백은 조상으로서 이광 장군을 드는데 이분은 사마천의 <사기>에도 열전 중 독립 항목을 차지하고 있죠. 그에 비하면 두보가 드는 연혁은 다소 추상적이며 도연명의 이런 태도와도 더 닮았습니다. 저자는 도잠의 "근만년"과 "만년"을 엄격히 구별(p87)하지만, 만년의 작품 중에서도 "맹사(猛士)"와 "형가"의 형상이 출현(p232)한다고 말합니다. "맹사"는 그저 사나운 선비라는 뜻이며, 형가는 전국~진초(秦初)의 자객입니다(역시 사마천의 <열전> 중에 나오죠). 

 

"전원"과 "관리사회"는 과연 현대인이 이해(오해)하듯 그리 멀리 떨어진 공간이 당시에는 아니었으며 생각보다 복잡미묘한 공존을 이뤘다고 저자는 말합니다. "그는 전원을 사랑했으나, 전원은 그를 사랑하지 않았다(p245)." 여기서 저자는 도연명의 만년에 대해, 성공적인 귀향 귀농을 이루고 자연스레 시심이 솟아오른 쾌락의 경지인지, 그렇지 않고 빈한에 시달리다 부적응으로 끝낸 인생인지가 미스테리라고 합니다. 이는 문학이 아닌 역사의 영역이므로 이렇게 문학 작품만 응시해서는 명쾌한 답이 나올 수 없는 문제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도연명식 "전원"의 의의에 대해서는 pp.307~318에 더 자세히 논의됩니다. 

 

술은 문사의 흥취, 삶과 결코 분리할 수 없는, 촉매이자 제재(題材)이자 테마이자 작품 자체입니다. 실제로 도잠은 술을 직접 담궈 빚기도 했습니다. 이백 역시 시선(詩仙)이라 불릴 때 그의 곁에 항상 술이 함께했음을 누구나 증언하고 그 자신도 고백합니다. 저자는 도연명에게 "술은 진정한 이웃이고, 고향 사람이며, 도화원이고, 애인이었다(p297)."고 평가합니다. "노동의 중요성"은 특히 이 책 저자가 수시로 강조하는데 이게 프롤레타리아트의 노동을 신성시하는 현대 중국 사회주의 체제의 흔적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여튼 그 "노동"의 중요성과 의의는 도연명에게 "술의 가치"와 동일시되기까지 한다는 언급도 있습니다. 또 "노동"에의 전폭 긍정 여부가, 도연명의 귀향, 귀농 그 적응 여부를 판가름하는 기준이 된다는 언급도 앞에 있었습니다. 

 

도연명에게 "죽음"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저자는 도연명의 시대로부터 천 년 뒤에 지구 반대편에 출현한 셰익스피어(역시 시대정신과 천재적 개성의 혼연일체)의 <햄릿> 한 구절,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로다"를 들며, 서양인과 중국인이 죽음을 대하는 태도가 근본적으로 다름을 상기시킵니다. <논어>에도 未知生 焉知死라는 구절이 있죠. 도연명 역시 중국인의 특성을 그대로 드러내며 "아예 죽음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는 회피, 도피가 아니며, 오히려 달관, 초연의 경지에 가깝지 않을지 생각합니다. 이에 대해 두려움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소크라테스와 같은 태도(p394)이나, 저자는 "서양에서 죽음에 대해 개인적 견해 하나를 내놓지 못한다면 철학 논변을 취소해야 한다"며 그 날카로운 차이점을 선명하게도 인식합니다. 

 

그는 "문학의 표본이며 생명의 표본(p438)"입니다. 많은 이들이 오해하듯 "그는 단순한 반항자가 아니었고 사회에서 도덕적 우세를 차지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재주가 세상에서 으뜸도 아니었다"고 합니다. "반항하는 대상에 의존하지 않고도 존재하며 그의 의의는 항구적이고 보편적이다(p441)." 이게 강의록인데도 어쩌면 이렇게 함축적이고 심지어 시적인 언명, 규정이 책을 가득 채울 수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저자는 당송팔대가의 한 명은 아니지만 당시를 애호하는 독자들이 반드시 곁에 두고 읽는 맹호연을 거론(p471)하며 그는 도연명과 달리 명백한 은사였으며 도연명처럼 생존을 위해 고생할 필요가 없었다고 합니다(이 외에도 왕유, 임화정 등 거론). 그래서인지 맹호연의 시세계에서 자연과 전원은 도연명처럼 시적 화자와 일체가 아니며 다분히 분리된 완상의 대상이지만, 그래도 맹호연에 대해서는 특히 "시인 자신이 들국화 한 떨기"였으며 도연명과 몹시 닮아 있다고 합니다. 

 

사람들마다 모두 자신의 담장을 가지고 있다(p594)는 게 저자의 말인데 이는 앞에서 말한 지식인의 "자기 공간(p58)"과 견주어 그 뜻을 새길 만합니다. 저자는 특히 프랑스의 몽테뉴와 그를 대조하는데 몽테뉴는 특히 부유한 형편에서 여유 있게 철학을 전개할 수 있었죠. 반면 천 삼백 년 전의 도연명은 "물질적 빈곤이 그의 담장"이라고 저자는 말합니다. 여기서 주위와 쉽게 융화하지 못하고 사회적 고립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조건이 생성되는데 여기서 저자는 다시 루쉰 "선생"을 원용합니다. 루쉰 선생의 담장은 "가시"였다고 하네요. 이 역시 다른 사람이 쉽게 접근 못하는 여건입니다. 

 

전통적으로 도연명은 충절, 청렴, 자연친화 등 동아시아인이 공통적으로 아주 귀히 여기는 가치를 체화한 시인으로 숭앙되어 왔습니다. 그러나 장웨이 저자가 분석하고 해설한 이 책에서 도연명은 서유럽 그 어느 천재 시인 못지 않게 개인으로서 자신만의 가치와 주제를 자신만의 운율에 담아 노래로 빚은 천재입니다. 이로서 그간 딱딱하게만 여겨진 동아시아 한자 문화권의 한 천재가 "담장"을 허물고 현대 독자들과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는 또하나의 공간이 만들어졌다고나 할까요. 

 

*출판사에서 제공된 도서를 받고 주관적으로 작성된 서평입니다. 

v*****7 2021.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의 유산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p.114. 도연명이 우리를 깊이 자극하는 것은 문장에서 드러난 정신적 결벽이다.   '도연명은 자연에 은둔했던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다'라는 정도가 알고 있는 전부다. 그래서 도연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도연명의 유산>은 중국의 유명한 작가 장웨이가 강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한 책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이지만 장웨이는 노벨상 후보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p.114. 도연명이 우리를 깊이 자극하는 것은 문장에서 드러난 정신적 결벽이다.

 

'도연명은 자연에 은둔했던 중국의 유명한 시인이다'라는 정도가 알고 있는 전부다. 그래서 도연명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좋은 책이 있어서 만나보았다. <도연명의 유산>은 중국의 유명한 작가 장웨이가 강연했던 내용을 바탕으로 출간한 책이다. 우리에게는 낯선 작가이지만 장웨이는 노벨상 후보로도 거론되는 작가라고 한다. 강연 내용을 책으로 옮겨서인지 총 7강의 큰 틀 속에 짧은 글들이 많이 담겨있다. 1강 위진의 정글에서 들려주는 정글 같은 험난한 시대를 살아야 했던 시인의 배경을 시작으로 7강 가장 가깝고 가장 먼 곳까지 조금씩 시인의 생각 속으로 들어간다.

p.27. 인류의 '문명의 법칙'은 '정글의 법칙'을 제한할 수 있는데, 고금중외(古今中外) 모든 사회의 변천사와 발전사는 두'법칙'의 투쟁사에 불과하다.

 

위진의 정글에서부터 국화는 교조적이지 않다까지 총 127개의 글들을 만날 수 있다. 또 토인비와 흄을 시작으로 도연명의 생각을 뒷바침해 줄 많은 유명 인사들을 만나보는 재미도 솔솔한데 고갱, 데이비드 소로, 스티븐 호킹 등 32명에 이른다. 철학자 하이데거가 좋아했던 독일 시인 횔덜린이라는 시인을 도연명과 많은 방면에서 일치한다고 소개하기도 한다. 이들과 도연명은 어떤 접점을 가지고 있을까? 저자의 깊이 있는 혜안을 통해서 알아보는 즐거움을 놓치지 말기 바란다.

p.323. 도연명은 소로,고갱의 출발점과 다르고 정신및 개인 생활의 최후 결말도 다르며 결과도 다르다.

 

두꺼운 벽돌 책이지만 천천히 소제목을 보고 선택해서 읽어도 좋을 듯하다. 많은 양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지만 소제목으로 담긴 내용을 보여주고 있어서 골라서 읽으면 도연명과의 만남이 더 재미있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 흥미 있었던 부분은 잠들지 않은 존엄, 순수 이성, 이중의 소박 그리고 국화는 교조적이지 않다 등이다. 물론 역자가 추천한 정글의 법칙과 버티기도 재미나게 만날 수 있었다. 중국 작가의 글이다 보니 조금 난해한 표현도 보였지만 읽기에 불편할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도연명의 시를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누는 듯한 편안함을 주는 책이다.

 

p.7. 나는 고대의 뛰어난 시인이 우리에게서 결코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았고 가까이 있음을 발견하였다.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된 화도시(和陶詩)는 도연명의 시를 차운(次韻)하여 지은 추화시라고 한다. 추화시(追和詩)는 옛사람을 추모하여, 그 사람이 지은 시의 운자를 따서 지은 시라고 한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는 백편이 넘는 화도시를 지었다고 한다. 도연명의 위상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저자만의 독특한 해법으로 도연명을 그려 보여주고 있어 의미 있는 만남을 갖게 해주고 있다. 소식, 소동파 등의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주었던 시인 도연명의 물질적으로는 가난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누구보다 더 풍요로웠던 삶이 던지는 큰 울림이 좋았다.

 

"파람북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

이달의 사락 m******3 2021.05.16.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도연명의 유산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최근 출간된 홍준성 작가의 「카르마 폴리스」란 소설 속 등장인물 간의 대화에서 성경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해석에 저항하는 텍스트의 속성’ 때문이라고 서술된 장면이 있다. 이는 곧 성경이 메시지의 통일성과 일관성 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여러 방면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성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오래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최근 출간된 홍준성 작가의 「카르마 폴리스」란 소설 속 등장인물 간의 대화에서 성경이 오래도록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끼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해석에 저항하는 텍스트의 속성’ 때문이라고 서술된 장면이 있다. 이는 곧 성경이 메시지의 통일성과 일관성 뿐만 아니라 그에 준하는 여러 방면의 해석을 가능하게 하는 다양성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음을 의미한다. 즉 오래도록 인류 역사에 살아남아 큰 영향을 끼치는 텍스트는 단순하면서도 단순하지 않은, 모두에게 적용될 수 있으면서도 아무나 그 의미를 깊이 있게 체득할 수 없는, 누구나 읽을 수 있지만 아무나 그 의미를 확장시킬 수 없는 성격을 갖고 있다는 말이다. 그런 점에서 『도연명의 유산』에서 다루고 있는 4세기 중국의 시인 도연명의 작품들은 오래도록 그 생명력과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기에 위대한 인류의 고전이라 할 수 있다.

 

 

 

 

춘추전국시대에 비견될 만큼 ‘정글의 법칙’, ‘약육강식’이 그 시대의 사회상이었던 위진 시기에 살았던 도연명은 시대의 환란 속에서 특정 무리에 속하거나 특정 권력을 쫓지 않았다. 그는 스스로의 선택으로 독립적인 삶을 살았고, 군체 밖의 특별한 개체로서 존재했으며, 두드러진 그림자의 존재감으로 스스로 음미하며 살아가는 즐거움 찾으며 살았다. 그의 삶은 외롭고 고독한 느낌이 짙었다. 하지만 그는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모이는 일이 드물었다. 그는 자연 속에서 자신만의 독창적 삶을 살아냈지만 반면 고난과 괴로움을 극도로 인내하며 살아가는 삶이기도 했다. 아무런 구속이 없는 상태로, 소리 없이 흔적 없이 사라져간 인물이다. 현재는 그가 남긴 100여편의 시문을 통해, 그가 역사상 얼마나 중요한 흔적을 남기고 갔는지 알 수 있다.

 

도연명은 당시 평균적인 지식인과 예술가의 모습을 뛰어넘어 소박한 자아의 생활을 추구했다. 그러면서 어떤 하나의 사조에 치우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는 독불장군은 아니었다. 당시 혼란스런 세태에서 등장한 다양한 주장이나 이론들을 다방면으로 시험해보고 유익한 것은 수용하는 유연한 모습도 보여준다. 그는 전통과 풍조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않았으며, 오히려 당대 풍조의 산아이며 일부였다. 그의 탁월한 업적은 완전한 독립적 창조나 시대에 대한 극단적인 반항에서 나온 것은 아니었던 것이다.

 

 

 

 

이 책에서는 또한 예술과 사상의 차이에 대해 논한 부분이 눈길을 끈다. 둘 다 어려운 시기에 특출한 성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은 건 동일하지만, 예술은 난세에나 태평성세에나 그에 맞게 표현될 수 있는 반면, 사상의 영역에서는 시절이 좋으면 열매를 맺기 힘든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사상이란 개인의 독창성의 발현에서 나오는 것인데, 살기 좋은 때에는 주류 의식에서 벗어나 독창성을 발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기 어렵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개체와 집단, 정글의 법칙과 문명의 법칙의 대비에 관한 논의가 책 전반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도연명이 당대 시류에 휩쓸리지 않고 자유롭게, 그러면서도 자기만의 방법으로 분노와 한탄을 쏟아놓을 때, 그의 계획적인 회피와 자아 환기는 이해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으로서 설명되고 있다.

 

혼란스러운 시대의 대명사와도 같은 춘추전국시대보다 더 잔혹하고 위험한 시기가 위진시대라고 한다. 도연명은 동시대인들이 죽음의 공포가 만연하고 생존하기에 너무나 힘겨운 환경에 처해 있음을 목격하면서 어찌할 수 없는 무력감에 굴복하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실천한 지식인이다. 비록 소극적으로 보이는 그의 저항이 당대에는 어떠했을지 몰라도 후대에 이렇게 여러 학자들과 문화를 흠모하는 사람들로부터 계속 연구되고 회자되는 것을 보면, 그의 방식은 혼란스러운 세상을 대처하는 하나의 삶의 지혜로서 계속 그 영향력을 유지할 것 같다.

 

 

 

 

* 네이버 「리뷰어스 클럽 카페 이벤트를 통해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아 읽고 쓴 서평입니다.

 

 

#도연명의유산, #장웨이, #조성환, #파람북, #리뷰어스클럽

 

 

p*********h 2021.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 고전 # 도연명의 유산
"# 고전 #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도연명의 유산을 읽어보았다. 도연명이라고 하면 하나의 대명사이다. 중국에 관심이 있고 중국문학을 배워본 사람이라면 귀거래사로 유명한 도연명을 모를 수가 없다. 도연명은 무릉도원을 노래하고 안빈낙도하는 삶을 살았다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시기인 위 진 남북조시대에 어느 무리에 들어가지도 않고 정말 가난한 삶을
"# 고전 #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도연명의 유산을 읽어보았다.

도연명이라고 하면 하나의 대명사이다.

중국에 관심이 있고 중국문학을 배워본 사람이라면

귀거래사로 유명한 도연명을 모를 수가 없다.

도연명은 무릉도원을 노래하고 안빈낙도하는 삶을 살았다고만 알고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어보니.... 인류 역사상 가장 잔혹한 시기인 위 진 남북조시대에 어느 무리에 들어가지도 않고

정말 가난한 삶을 살았다는 걸 알았다.

가난하게 살았다고 해서 살 수 있을 정도의 가난인 줄 알았지

지금 세상의 가난과는 차원이 달랐다.

목숨을 위협하는 가난이다.

그는 혼자 생활하고 경작하고 사고하고,

끊임없이 스스로 읊조리고 기록하며

건강한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에 종사했다.

그가 받드는 토지, 그의 모든 예술은

바로 실제 생존의 주석이자 증명이다.

 

"위진 시대

만일 그 시대에 구체적으로 생활했다면, 어떤 시대와 마찬가지로 거기에는 많은 공간이 있어서 서로 다른 생활 표층과 문화 표층을 추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 사람은 언제나 어느 분야에서 생활하지, 혼돈된 개념 속에서 생활하지 않는다. 반대로 당시의 정보, 교통, 과학기술 등 수준의 제한으로 한 해 위진 시기는 아직 상호 단절된 공간을 보존할 수 있다. 이렇게 폐쇄된 공간은 지리적이고 자연적 의미뿐 아니라, 정신 사상 내지 예술 의의에 관한 것이다. "

이 책을 읽다 보니 문장이 매끄럽게 잘 이해되지는 않았다.

하지만 도연명의 문장들을 전체적으로 보면서

생명과 죽음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려준다.

"사람의 한평생은 순간에 사라지는 폭풍 속의 티끌인가?"

"인생은 하늘과 땅 사이에서 홀연 먼 길 가는 나그네와 같다."

"사람은 쇠와 돌이 아니거늘, 어찌 오래 살기만을 생각하는가?"

"인생은 홀연 머무는 듯하니, 어찌 쇠와 돌처럼 견고할 수 있으리."

그리고 도연명의 문장을 깊이 읽으며 다른 시인, 셰익스피어, 소크라테스, 논어 등의 내용을 꺼내면서

내용을 설명해 주고 비교하며 같고 다른 점을 알려준다.

도연명은 벼슬을 아주 짧은 시간만 하고 어지러운 세상에서

굴복하지 않으면서도 자신의 색을 드러내기 위해서

시골로 내려가 소박하게 살았다.

그는 먼저 마음의 빚을 줄여서 욕망의 두 손을 내려놓음으로써 모든 것을 줄였다.

극히 소박하고 단순하며 지극히 미묘한 시편을 완성했다.

이 책은 저자인 장웨이가 강연한 걸 녹음하고 정리한 원고를 책으로 펴 낸 것이다.

책이 두껍고 내용도 많지만 도연명이라는 사람과 그때의 현실 그리고 문장을 이해하기에

참 자세하고도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 고전 # 도연명의 유산

a*****0 2021.05.15.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고전/ 도연명의 유산
"고전/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도연명은 시인으로 동시대에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 시인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삶처럼 정해져 있는 성공의 길을 도전하고 그 길에서 빗겨나 실패를 맛본 삶을 살면서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과 농부로서의 소박한 삶 속에서 기쁨을 찾는다. 작가의 시를 따라 읽다 보면 시인의 상황이 그려지는 것 같고, 그 상황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전달하는 언어
"고전/ 도연명의 유산" 내용보기

도연명은 시인으로 동시대에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준 시인은 아니었다. 어떻게 보면 현대인의 삶처럼 정해져 있는 성공의 길을 도전하고 그 길에서 빗겨나 실패를 맛본 삶을 살면서 오히려 자신의 정체성과 농부로서의 소박한 삶 속에서 기쁨을 찾는다.

작가의 시를 따라 읽다 보면 시인의 상황이 그려지는 것 같고, 그 상황 속에서 느끼는 감정이 생생하게 전달된다. 전달하는 언어가 소박하고 화려한 미사여구로 아름답게 장식한 글이 아니라 담백하면서 속이야기를 시원하게 털어놓는 것이 현대의 젊은이들의 모습과도 비슷해 보인다.

자신이 생각한 성공한 삶, 관리로서의 삶을 위해 4번이나 도전하고 4번의 물러남 끝에 진정한 자신의 삶 속 즐거움과 행복을 자연인으로 돌아가 찾고 누리게 되는 이야기가 성공이 행복은 아니라는 이야기를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준다.



 

 

기쁜 마음으로 일을 하고 노래하며 내 일을 했다

 

굶주린 자가 처음 배부를 것에 기뻐서

허리띠 매고 닭 울기를 기다린다.

? 병진년 8월에 하손의 농막에서 수확화며 中

 

도연명은 말년에 아버지의 길을 따라 작은 땅에서 농사를 짓고 사는 삶을 살아가게 된다. 스스로 실패라고 생각했던 그 자리에서 기쁨과 즐거움 그리고 행복을 찾게 된다. 내 일을 하는 순간의 즐거움, 스스로의 몸을 움직이며 기쁨과 즐거움으로 누리는 모습이 자연친화적이고 자신의 무게들을 벗어던 진 모습으로 행복을 찾게 된다.

 

4번의 물러남, 그 허무와 침울함

 

새해 들어 어느덧 닷새나 지났고

내 삶도 쉴 곳으로 돌아가려 한다.

? 사천에 노닐며 中

 

궁정에 실패하고 난 후 도연명은 술로 시름을 달래고 허황되게 시간을 보냈으며, 창백하고 허무한 개념이 항상 개인을 뒤덮는다. 그래서 시에서도 우울함이 담긴 시들을 많이 남겼다. 시절마다의 감정의 변화와 함께 예술에 대한 다른 느낌과 관점을 표현한다.

궁정의 실패는 일생의 실패가 아니다

 

도연명은 궁정에서 실패했지만

도연명이 농작물을 다 심어놓고 바람에 덩실 덩실 춤을 추는

새싹이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것을 보면, 그 순간 그는 승리한 것이다.

? 영목항 中

 

이 책은 도연명의 삶과 다른 당대 시인들의 삶을 비교하면서 도연명이 남긴 시들을 따라 실패자로의 허무에서 결국은 농사를 짓고 기뻐하며 자신의 삶을 마무리하는 승리자로의 변화와 함께 도연명 개인의 삶과 철학을 통해 개인의 삶을 돌아볼 수 있게 한다.

 

 

 

 

 

나의 가장 높은 이상은 외조부 맹가 방식의 사람을 뛰어넘지 못한다.

-도연명

관리였으나 유머감이 풍부하고 통달한 고사이며 재주가 출중했다.

-진나라 정서대장군을 지낸 맹씨 외할아버지의 전기

도연명이 생동감있게 묘사한 자신의 외조부 맹가. 도연명이 가장 존경했던 인물이며 이상으로 꼽았던 인물이다. 이 인물이 도연명에게 끼친 영향은 그가 4번의 벼슬길에 진출하고 물러나게 했으나 결국 궁정 생활의 비난과 무시, 정치를 견디지 못하고 물러난다. 아버지가 아침이면 밭에 나가 일하고 늦게 들어오는 것을 보며 곤궁한 삶 속에서 더 외조부의 삶을 쫓았는 지도 모르겠다.

도연명의 외조부가 당대 관리사회의 특별한 케이스였지만 도연명은 그것을 몰랐으니 말이다. 관리였으나 청아하고 원융하며 해학적이고 아무 일에도 관심을 두지 않고 재주가 출중했기 때문에 관리에 대한 이상이 해학적이며 자신의 일을 하면서도 자신의 재주를 발휘하면서도 아무 일에 관심을 두지 않는 그런 모습이 되었을 지 모르겠다.

두보와 도연명은 생활방면에서 한 때 거의 비슷했다.

그러나 두보의 시는 도연명보다 화려하고 수식이 많은

낭만주의적인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도연명의 생활은 두보와 비슷하게 유량과 난처함, 버팀, 배불리 먹지 못 하는 등이 비슷하다. 두보는 초당 시기에 전원에서 평안한 짧은 시간을 보냈으나 유랑한 시인이었다. 인류가 생활을 영위하는 데 농경생활 보다 더 오래된 생활은 없다. 자연적인 생활을 멀리하려 했지만 곤궁 속에서 농경생활을 통해 오히려 자신의 모든 우울함이나 처절함을 잊을 수 있게 된 점이 아이러니 하다.

도연명은 여러 시인들과 비교되는 데 그 중 가장 비슷한 시인은 스코틀랜드 시인 로버트 번스로, 번스는 한 평생 농민이었기 때문에 가난에도 낙담하지 않고 허황하지 않았다.

총평


개인으로서의 도연명의 삶이 시를 통해 드러나고 그의 삶의 방식과 그가 추구하던 이상을 엿볼 수 있고, 결국 도연명이 찾은 평화와 행복이 농경 속, 자신 스스로의 손으로 일구는 작은 밭과 같은 삶이라는 점이 꿈과 이상만을 쫓지 않고 자신의 행복, 소확행을 꿈꾸는 것과 비슷하다고 느껴진다.

 

도연명의 유산/ 장웨이 지음/ 파란북

 

 도연명의 유산

저자
장웨이
출판
파람북
발매
2021.03.25.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남기는 후기입니다-

n****n 2021.05.14.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장웨이 저의 『도연명의 유산』 을 읽고
"장웨이 저의 『도연명의 유산』 을 읽고" 내용보기
장웨이 저의 『도연명의 유산』 을 읽고 난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도연명이라는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단편적일 뿐이다. 그저 중국 역사에서 위진남북조시기에 활동했던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집권층의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전원으로 물러나 은거하면서 실제 체험을 작품으로 읊은 평담한 시풍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로부터는 경시를 받았지만, 당대 이후
"장웨이 저의 『도연명의 유산』 을 읽고" 내용보기

장웨이 저의 『도연명의 유산』 을 읽고

난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편이지만 도연명이라는 인물에 대해 아는 것은 극히 단편적일 뿐이다.

그저 중국 역사에서 위진남북조시기에 활동했던 문인의 한 사람으로서 집권층의 기교를 부리지 않고, 전원으로 물러나 은거하면서 실제 체험을 작품으로 읊은 평담한 시풍이었기 때문에 당시의 사람들로부터는 경시를 받았지만, 당대 이후는 6조 시대 최고의 시인으로서 그 이름이 높아졌고, 그의 시풍은 많은 시인들에게 영향을 줬다. 주요 작품으로 《도화원기》,《귀거래사》등이 있다는 정도다.

하지만 이 책을 지은 저자인 장웨이에 대해서는 솔직히 이번이 처음이다.

『아주주간』 선정 ‘세계 10대 중국어문학’ 1위, 마오둔 문학상 및 국내외 70여 개 문학상 수상 작가이자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기도 하는 중국의 대표적인 문인으로 손꼽히는 작가라고 한다.

흥미로운 것은 바로 현대 중국의 대표 지성 장웨이의 예리한 시선으로 1600 여년의 시간을 넘어 과거 도연명의 현대적 의미와 진정한 가치를 발굴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저자가 2003년 9월에 개설한 만송포서원에서 도연명의 삶과 작품을 주제로 강연에 나선 것이다.

모두 7강으로 나누어 127개 키워드로 뽑은 도연명 관련 내용들은 저자의 번득이는 작가의 영감, 상상력과 추리력을 발휘하여 다양하고도 신선한 도연명 독법(讀法)을 제시하고 있어 당시 도연명 시대 또는 생활상으로 돌아가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이다.

그 만큼 이 책은 저자와 함께 한 내용을 기록한 강연 원고를 다듬어 책으로 펴낸 것이기 때문에 일체 딱딱하지가 않은 점이 장점이다.

도연명 시인이 남기고 간 유산을 핵심 키워드를 뽑아서 이야기를 풀어가는 방식이다.

학술논문이나 학술서에서 흔히 채택하는 글쓰기 방식이 아니라, 할아버지나 할머니가 손자, 손녀에게 속삭이듯 조곤조곤 얘기해주는 이야기체를 골라 서술하고 있기 때문에 부드럽게 대할 수가 있고 이해하기 쉽다.

아주 오랜 시간의 격차가 존재하지만 서로간의 영혼이 통하는 대화가 이뤄지는 최고 멋진 장면이라 할 수 있다. 특히 개인적으로는 저자가 강연에서 동원하는 동서고금의 수많은 명사들과의 비교내용들이다.

한마디로 감동적이었다.

공자를 비롯해 노자와 장자, 굴원, 왕유, 소동파, 왕국유, 루쉰, 후스, 주쯔칭,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우구스티누스, 워즈워스, 번스, 몽테뉴, 루소, 쇼펜하우어, 그리고 물리학자 호킹 등 무려 32명을 동원하여 도연명 작품과 비교 분석하고 이들의 공통점을 다각적으로 보여준다.

도연명 작품은 물론 이들 명사들도 아울러 공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어 특별히 함께 익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리 많치 않은 시작품인데 불구하고 중국의 가장 위대한 시인으로 추앙받을 정도로 불리울 정도라면 분명 도연명 시인은 역시 위진남북조 분열시대의‘정글의 법칙’과 ‘문명의 법칙’의 모순을 온몸으로 뚫고 나온 은사문화의 상징으로 불리우며 중국에서 가장 위대한 시가를 탄생시켰다.

이 책 저자인 장웨이는 예민하고도 섬세한 필치로 지혜롭고 진실한 도연명을 우리 독자들에게 불러내 선물하고 있다.

그 덕분에 우리들은 이와 같은 멋진 시인과 대화를 들을 수가 있는 것이다.

도연명과 함께 하고 싶다!

 
m***3 2021.05.14.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