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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즈베스 츠베르거의 <안데르센 동화="">는 삽화 위주의 그림책은 아니지만, 한장 한장의 삽화가 "도무지 쉽게 잊혀지지 않을" 아름다움을 전해주는 책이다. 서양 작가답지 않게 여백의 미가 한껏 살아있는 구도, 깨질 듯 투명해서 보는 사람의 마음을 시리게 만드는 수채화의 색감... 츠베르거의 그림은 한참을 들여다보고 또 보다, 결국 깊은 감동의 한숨을 내뱉게 만드는 그런 매력이 있다.
각각의 동화마다 1-2개 정도의 삽화가 실려 있으므로 그림보다는 글 위주의 동화책이긴 하지만 (가장 긴 동화인 "모래 아저씨"에만 7개의 삽화가 담겨져 있다) 단 1장의 삽화만으로도 그 동화의 느낌을 아주 각별하게 전해준다. 한 장의 삽화로 동화의 내용을 다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읽는 이가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단서를 제공한다고나 할까?
입에 침이 마르도록 삽화에 대한 칭찬만 늘어놓은 셈이 되었는데, 이 책에서 처음 접하게 되는 비인기(?) 안데르센 동화를 읽는 즐거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 "임금님의 새 옷 (벌거벗은 임금님)"과 "성냥팔이 소녀"를 제외한 다른 6편의 동화들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현실을 은근슬쩍 비꼬는 "높이뛰기 선수들"이나 "공주와 완두콩 한 알", 어른들의 사랑의 열병을 짖궂은 눈으로 바라보는 "장난꾸러기 소년"등을 읽다보면, 이 동화들이 왜 상대적으로 비인기 동화가 되었는지 짐작이 간다. 한마디로 아이들에게 읽혀주기에 마냥 편한 동화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아마도 안데르센의 원작을 그대로 살린 듯한 내용때문에 (아이들에 맞도록 짧고 쉽게 다듬은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읽는 즐거움은 더 독특하지만, 아직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 선뜻 선물할 책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일단은 글자체가 작고 글의 길이도 상당히 길며, 때때로 아이들에게 읽히기 위험한 내용들도 있다. (권선징악의 내용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부싯돌통"처럼 자기에게 도움을 준 노파를 죽인 병사가 공주와 결혼해서 행복하게 사는 건 좀 심하지 않은가?)
어쨌든, 시중에 나도는 수십 종류의 무성의한 안데르센 동화들과(내용도 자기 맘대로 만들고, 유치한 삽화들만 가득한) 비교해 보면, 마루벌에서 나온 이 <안데르센 동화="">는 분명 남다른 동화책이다. 특히, 소장용 그림책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는 강력 추천하고픈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큐피드는 옛날에 여러분의 아빠, 엄마의 가슴에도 화살을 쏘았답니다. 아빠, 엄마에게 물어 보세요. 뭐라고 말씀하시나. 그래, 큐피드는 정말 말썽꾸러기야. 넌 그런 아이와 상대를 해서는 안 돼. 그는 누구든지 쫓아다니지. 글쎄, 네 할머니에게도 화살을 쏘았지 뭐니. 이젠 아주 오래된 이야기인데도 할머니는 그때 일을 잊지 못하신단다. 못된 녀석. 큐피드. 자, 이제 여러분도 큐피드를 알아볼 수 있겠지요. 조심해야 되요. 큐피드는 대단한 장난꾸러기니까요.안데르센>안데르센> |
| 안데르센의 동화라면 인어공주나 성냥팔이 소녀처럼 익히 알고 있는 아름다운 이야기들이 있었기에 전혀 망설임 없이 이 책을 구입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책은 내용면에서나 삽화 부분에서 기존의 그림책들과는 차별되며 전혀 새롭기까지 하다. 이야기는 다소 황당할 정도로 독특하다. 책을 읽고 살펴본 안데르센의 프로필은 그가 단순한 동화작가가 아니라 정말 방대한 양의 작품을 남긴 독창적인 작가라는 것을 알게 하였다. 이 그림책에 수록된 그의 동화는 단순히 동화라고 하기에는 너무 무겁고 또 너무 다르다. 심지어 성냥팔이 소녀나 임금님의 새 옷처럼 어린시절 충분히 읽어 알고 있는 동화들도 느낌이 사뭇 달랐다. 아이들이나 어른들이나 두루 읽을 수 있다는 생각이다. 특별히 잔인한 장면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아이들이 받아들이기에 어렵다기 보다는 재미있고 오히려 상상력과 포용력을 키워줄 것 같다. 그림은 리즈베스 츠베르거라는 작가가 그렸다. 맨 마지막 그림인 성냥팔이 소녀 삽화 하나만 보아도 이 작가가 얼마나 뛰어난 사람인지 알 수 있다. 할머니가 성냥팔이 소녀를 안고 가는 그림인데 할머니의 치마가 넓게 펼쳐진 것만으로도 하늘을 날아올랐다는 느낌을 준다. 구도가 다양하고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방법을 알고 있는 것 같았다. 이 그림책은 글과 그림이 적절히 배치되고, 서로 조화를 이루어 훌륭한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특히나 앞표지가 마음에 든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에게는 물론 그림책을 아끼는 사람들에게도 권하고 싶은 책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