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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이 책은
이 책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은 조선 역사를 선비들의 일기를 통해 살펴보고 있다
저자는 박영서, <1990년생이며 충주의 작은 사찰에서 살고 있다. 금강대학교에서 불교학을 배우면서, 한편으로는 철학 플랫폼 ‘철학이야기’를 도반들과 함께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시간을 글을 쓴다는 핑계로 골방에서 뒹굴뒹굴하며 보내고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책을 읽으면서 저자에 대하여 흥미가 생겨, 자세히 그 이력을 살펴보았다.
<무언가에 완연히 몰입하는 시간만큼 행복해지는 시간이 없다. 역사는 저를 행복하게 하는 소중한 우물 중 하나이다. 물 흐르듯 유려하거나 논리적으로 탄탄한 글을 쓰지는 못한다.>는 소개글이 보인다.
몰입, 저자가 역사에 몰입해준 덕분에, 이런 재미나는 역사책을 읽을 수 있었다. 이게 다 저자의 몰입 덕분이다. 특히나 역사의 시시콜콜한 부분에까지 신경을 쓰는 것까지, 덕분이다.
우리말 ‘시시콜콜하다’는 뜻이 두 가지인데, 다음과 같다. 1. 형용사 마음씨나 하는 짓이 좀스럽고 인색하다. 2. 형용사 자질구레한 것까지 낱낱이 따지거나 다루는 데가 있다.
그런 의미를 지닌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라는 제목을 붙인 이 책, 당연히 시시콜콜한 사연들이 들어있다. 그런 일기들이다. 그렇다고 해서 모두 시시콜콜하다고만 할 수 없다. 아니 그들에게는 시시콜콜할지 모르겠지만 후세에 읽어보는 우리로서는 결코 그게 아니다.
시시콜콜해서 오히려 가치가 있다. 건성 건성으로 적어 놓은게 아니라서, 자료의 가치가 있는 것이다. 그런 것을 까발려 놓은 시시콜콜함, 그래서 이 책은 읽을 가치가 있고, 의미가 있다. 이런 글을 과연 시시콜콜하다고만 할 수 있을까
조선 관료, 김령이 민성징(1582-1647)을 탐관오리로 기록해 놓은 일기의 한 토막이다. (88쪽)
정말 시시콜콜해서, 바로 우리 역사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얼마나 인간이 모질면, 사람을 때려서 정강이가 부러지기 까지 때린단 말인가 김령의 일기가 없었더라면, 이런 일은 그냥 묻힐 뻔했던 것이다.
일기는 사연을 담고, 역사를 보여준다.
그런 일기들, 참으로 다양한 사연들이 담겨있다.
저자는 그런 내용을 다음과 같이 요약한다. 저자가 요약한 일기의 내용, 그 타이틀로 음미해보자.
각 장의 타이틀인데, 이것만 읽어도 무슨 사연들이 담겨있는지, 감이 오지 않는가 역사는 궁중에서 임금과 신화의 대화로만 기록되는 것이 아니라, 이렇게 일기로도 기록되는 것이다.
일기와 역사를 관련시키다보니 떠오르는데, 바로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도 바로 그런 기록이 아니겠는가
그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또한 일기엔 당연히 당대의 생활상이 보인다.
이문건이 아들을 팬 이야기다. 위에 인용한 김령의 일기에서는 곤장을 때려서 사람 정강이를 부러뜨린 수령 이야기가 나오는데, 여기 아버지는 아들을 때리다가 막대기가 부러진다. 막대기가 부실한 건지 아들이 부실한 건지, 하여튼 막대기 부러뜨린 이야기까지 하는 것을 보니 정말 시시콜콜한 건 확실하다.
이런 것까지 다 기록하는 저 투철한 붓쟁이 정신이여! 아내에게도 시시콜콜하게 다 자백을 하더니, 또 일기에도 세세하게 고해성사라도 하는 듯 기록을 하고 있으니 정말 못 말리는 선비님이시다.
베개와 이불을 불태웠으니, 그날 밤은 어떻게 주무셨을까, 그것이 알고 싶다! 그 뒤, 정말 태연하게 이렇게 기록을 잇고 있다.
이 정도면 정말 욕먹어도 싸지 않은가? 온종일, 아니 1박 2일 정도로.
그 뒤, 이렇게 이어진다.
그걸로 종결이 됐을까 천만의 말씀이다. 그 다음에도 또 또 벌어진다. 자세한 내용은 생략한다. 궁금한 분은 이 책 202쪽 이하를 참조하시라.
하여튼 저자가 시시콜콜하게 시시콜콜한 일기들을 소개해준 덕분에 조선 시대의 역사와 생활상을 잘 알 수 있었다. 여기 다 소개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재미난 이야기들이 숱하다.
새롭게 알게 된 것들
권마성 (勸馬聲)
사전을 찾아보니, 이렇게 설명한다.
다시, 이 책은
여기 소개된 것들은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다. 시시콜콜한 그들의 이야기가 일기로 남아, 그게 쌓여서 우리가 읽는 역사가 되었다. 그런 일기들은 『조선왕조실록』에서는 결코 볼 수 없는 진짜 이야기들이다.
이 책은 그래서 역사책 몇 권의 값어치가 있는, 진짜 역사책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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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통해 조선인의 소소한 일상을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책이다. 조선시대에 사용하던 호칭이나 명칭을 현대식으로 바꿔서 가독성을 높인 점과 사건 순서대로 나열한 일기가 코믹하기까지 하다.
이게 무슨 양반의 모습인가. 머리털을 숭숭 기른 스님이자, 수염이 숭숭난 전업주부지.
- 1801~1802년 심노숭의 일기 <남천일록> 中 _176p
1614년 10월 29일, 꼿꼿한 영남 선비 '김령'의 일기로 시작된다. 그의 계암일록에는 시험의 공정성과는 전혀 다른 비리들이 적혀있다. 시험 결과가 발표되기도 전에 등수를 외치는 감독관이 있는가 하면 응시자의 얼굴을 빤히 보며 아는 사람인지 아닌지 체크도 하고 대리 작성도 모자라 형편없는 시험지에 '합격'을 써 붙이기까지 ㅋㅋ
<나는 네가 과거시험장에서 한 일을 알고 있다>
김령은 자신의 일기를 통해 수상한 감독관 고발을 이어간다.
조즙이라는 사람이 인맥으로 감독관이 되더니 실 거주지는 전혀 다른 다른 지역 사람을 우르르 데리고 시험을 친 것이었다. (아주 가관임ㅋ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항의하며 감독 거부, 응시 거부를 하지만 조즙파 일행이 나타나 선비를 폭행하는 사건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웃긴 건, 김령의 어르신이 "기출문제를 열심히 준비하게."라며 편지를 보내서 집안 식구들이 어르신까지 찾아뵙고 정보를 자세히 들었는데 이후 제출된 문제는 전혀 다른 문제였다.ㅎㅎ 뇌물과 청탁은 기본이고 이미 다른 곳에서 출제된 문제라니!
어쨌거나 출세를 향한 길은 험란하기만 하다. 어렵게 합격한 '노상추'의 일기에는 '거지꼴'이 된 신세를 한탄하는 장면이 나온다. 저자의 설명을 보면 그 이유가 이렇다. 순수한 교육비용과 가장의 부재로 인한 경제적 비용, 과거 일정을 따라 서울을 오가는 비용과 비리자금 등, '영끌'하는 서울살이까지 상상 초월인 것.
무과에 합격은 했으나, 가산과 유산 모두를 탕진한 뒤였다. 심지어 서울살이하던 사랑방의 집주인이 타인에게 방을 넘기려 한다. 사백 냥을 더 받기로 했기 때문이다.
노상추는 인심이 이치에 맞지 않는다며 허탈해한다. 지금이나 조선이나 집값은 문제였다니 신기하기도 했다.
이렇듯 실제 일기뿐만이 아니라 저자의 설명과 조선 시대의 역사를 함께 다루고 있다. 배 한 필의 가치나 조선 시대의 기출문제는 무엇이었는지, 조선 사람들이 쓰던 재미있는 비유 '거자칠변'같은 부분도 다루고 있다.
<신입 사원들의 관직 생활 분투기> 그들이 어떻게 직장 생활을 했는지 와 <이 천하에 둘도 없는 탐관오리 놈아!> 조선 형벌도 나오고 (감방 생활 등 죄수 본인 부담!) 이문건이라는 양반의 꼼꼼한 일기(기록)로 노비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내용도 있고,
<아니, 이게 무슨 소리요. 내가 암행어사라니!> 이제까지 알던 암행어사와는 전혀 달랐던 상거지!ㅋㅋ 암행어사의 수난시대를 지나
ㅡ 나의 억울함을 일기로 남기리라 ㅡ 식구인지 웬수인지 알 수가 없다 ㅡ 예쁜 딸 단아야, 아빠를 두고 어디 가니 ㅡ 그 땅에 말뚝을 박아 찜해놓거라 ㅡ 이씨 양반은 가오리고, 류씨 양반은 문어라니까 노비들이 양반을 놀리던 상황을 기록한 일기까지 다양하고 흥미진진하다.
마음이 아팠던 내용도 많았는데, 바둑돌 이야기가 기억에 남는다. 흰 돌, 검은 돌을 가져다가 손톱이 닳아 없어질 정도로 갈면 한 달에 30개 정도인데 200개 묶음이 되어야 팔았다고 한다. 게다가 나라에서 2천 개씩이나 가져가고...ㅠ
자연재해 어벤저스 총집합의 결과 대기근이 와서 5년 동안 400만 명의 목숨을 앗아갔다는 윤이후의 일기도 놀라웠다.
조선 사람들은 일기를 쓸 때 누군가가 볼 것을 생각하며 썼다고 한다. 누군가의 사소한 기록이 그 시대를 얼마나 보여주는지 새삼 감탄스러웠다. 내 일기도 먼 훗날 이런 소중한 역사의 한 장면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시시콜콜 #존잼스 #조선 #역사 #책선물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추천!
*** 곳곳에 실린 실제 사진과 그림이 흐릿하고 작은 것도 있어서 좀 더 선명했다면 좋았을 텐데 하는 작은 아쉬움이 남는다. ![]() ----------------------------------------
![]() ![]() ![]() 도서협찬으로 읽었으나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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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18일. 오늘은 몸 상태가 최악이었는데, 어떻게든 억지로 출근했다. 말단 관리의 피곤함은 당연하니 하소연한다고 뭐가 달라질까. 오늘은 출장을 두 번이나 갔고, 높으신 분들과 회의를 계속했으며, 공문서 여러 개를 수정하고, 밤이 되어서야 간신히 결재를 받고 퇴근할 수 있었다. 하,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니, 끔찍하다. 내일이 안 왔으면 좋겠다." (p.70)
애어른 같은 초등학생 일기를 훔쳐본 것 같은 책 읽기다. 짐짓 점잔을 빼면서 미주알고주알 투덜거리는 장난꾸러기 남동생의 이야기다. 역사 덕후 청년의 감성으로 어렵기만 한 그 시절의 이야기를 가볍고 유쾌하게 풀어준다. 나처럼 '역사=어렵다'로 연관 짓는 역사 포비아에게 딱 맞는 책이라 하겠다. 자질구레한 것까지 낱낱이 파헤치다는 의미를 지닌 '시시콜콜'을 제목으로 똭 붙여 놓은 이유를 말해주는 것처럼 보통의 역사 책에서는 접하기 어려웠던 자질구레하고 좀스러운(?) 이야기들이 시시콜콜 등장한다. '하~ 내일도 출근해야 한다니 끔찍하다'라는 문장을 조선시대 선비가 그것도 체면과 겉치레를 목숨보다 중요하게 여겼던 관리가 일기장에 썼다는 게 신기할 뿐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밥벌이가 힘든 건 매한가지 인가 보다. :) 본격적인 일기를 만나기 전 나타난 등장인물들이 그 시절의 핵인싸였음을 알리며 김령, 노상추 등의 캐리커처와 함께 소개된다. 잘 그려진 캐릭터라기보다는 살짝 어설픈 듯한 그들의 모습이 일기장에 시시콜콜한 불만을 써 내려가면서도 한편으로는 뒤짐을 지고 팔자걸음을 여유롭게 걷는 그 시절의 선비들의 2% 부족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직장인이다 보니 다른 일기 글보다 조선의 관리로서의 직장(?) 생활에 대한 글들이 눈길을 끈다. 철옹성 같은 취업의 문을 넘고 나니, 허참례를 비롯한 신입에 대한 선배들의 결코 가볍지 않은 폭력과 칼퇴를 시행할 수 없는 부담스러운 업무 더불어 동료와의 갈등과 암행어사의 허세까지 그때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세상은 다 똑같을 수밖에 없나 보다.
90년 대생 MZ 세대 다운 역사 덕후 청년 박영서의 시시콜콜한 역사서들은 사적이기 이를 데 없는 편지에 이은 일기까지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은 그 시절 어른들의 내밀한 일들을 들춰보는 재미를 아낌없이 선물한다. 조선시대 관료들의 일기였지만 그럼에도 평소 역사 속에서 접하던 사람들 보다 조금쯤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였기 때문에 너무나 잘 알려진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보다 박지원의 열하일기보다 더 흥미롭다. 물론 일기와 함께 제공되는 역사 상식들은 일기를 매개로 하는 시시콜콜한 가벼운 역사를 충분히 의미있는 책으로 만들어 준다. 덕분에 역사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도, 역사라면 진저리를 치는 나 같은 사람에게도 유쾌한 역사 책으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싶다.
"출근했더니 발령 공고가 붙어 있었다. 그런데, 내가 저기 멀고도 먼, 최전방 함경도 갑산진(甲山)으로 발령받은 당사자라니! 이럴 수가 있나. 이건 명백한 좌천이다. 나 같이 믿을 만한 사람도 없고, 줄도 없는 사람들이 늘 겪는 일이다. 하지만 비록 최전방이라 해도 관직은 관직이니까, 아예 받지 않는 것보단 나은 일이다. 그래도, 그래도······· 이 억울하고 분한 마음은 가시질 않는다." (p.77)
[네이버카페 컬처블룸 서평단으로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주관적인 후기입니다]
#시시콜콜한조선의일기들, #박영서, #들녘, #컬처블룸, #컬처블룸서평단, #일기, #선비, #그때나지금이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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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서는 말한다. '시시콜콜한 오늘의 삶은 일기가 되고, 그 일기로 쌓아올린 삶은 역사가 된다!'라고 말이다. 거창하게 '역사'라는 큰 틀에서 한 시대를 바라보는 것도 물론 의미가 있지만, 그 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인간적인 소소한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난중일기』나 『열하일기』처럼 비교적 널리 알려지지는 않았으나, 생활 일기들을 주로 선정하여 시시콜콜한 일상 속의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는 것이다.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조선의 일기들을 기대하며 이 책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을 읽어보게 되었다.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선시대 개인일기 학술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조선의 개인 일기들은 무려 1431건에 이릅니다. 여행 중에 쓴 여행일기, 전쟁 중에 쓴 전란일기, 궁중의 여인들이 쓴 궁중일기, 단맛 짠맛 다 드러나는 생활일기, 공무를 수행하던 중에 쓴 사행일기 등 짧게는 수십 일, 길게는 몇 세대가 이어 쓴 수백 년의 일기들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숨 쉬고 있습니다. (5쪽) 여는 글에 보면 학창 시절의 일기 쓰기 숙제에 대해 언급한다. 솔직히 그 시절 일기를 정직하게 매일매일 쓴 어린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나의 경험을 이야기하자면 몰아서 쓰는데 주로 개학이 가까울 무렵에 그러했고, 한 번은 방학 시작하자마자 다 써놓고 마음껏 논 적도 있다. 일종의 기록문학이면서 사실은 들어있지 않은 상상의 산물이었다. 하지만 저자는 조선 사람들은 달랐다는 점을 언급하며 글을 시작한다. 조선 사람들은 달랐습니다. 조선 사람들에게 글쓰기란, 문자 그대로 그들의 존재 당위였습니다. 계급적으로는 사대부, 사상적으로는 성리학이 조선 건국을 떠받친 기둥이었죠. 사대부들은 글쓰기를 통해 공론을 형성하고, 형성된 공론을 통해 정치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나의 글쓰기가 세상을 바꾼다.'라는 강력한 믿음, 그것이 글쓰기의 강력한 원동력이었습니다. 특히, 그들이 남긴 개인 일기는 지독하고도 투철했던 조선 기록 문화의 에센스입니다. (16쪽)
이 정도 되면 조선 시대의 일기가 다르게 다가올 것이다. 특히 그들은 항상, 타인에게 보여줄 준비를 하고 일기를 썼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몰래 남의 일기를 들춰본다는 미안함은 접어두고 당당하게 읽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이 책에 담긴 일기를 읽어나가는 시간을 갖는다.
이 책에 담긴 이야기들은 당시 상황이 눈앞에 펼쳐지듯 생생하게 보여서 흥미롭게 읽어나갈 수 있다. 무엇보다 역사가 승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 책을 읽으며 인식한다. 그 시각을 바꿔 생각해 보아도 좋겠다. 시시콜콜한 일상을 살아낸 일반 사람들의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보니, 지금껏 못 보던 옛날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그들의 이야기도 마찬가지로 사람 사는 이야기라는 점에서 보면,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의 이야기는 다른 듯 비슷하여 흥미를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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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박영서 지음/ 들녘
나는 매일 일기를 쓴다. 거장한게 아니고 단순 끄적임이다. 오늘 날씨가 어떠했고, 누구를 만났으며, 무엇을 먹었는지, 소소한 일상의 기억들 모음이랄까? 꽤 오래되었기 때문에 이사할 때 꽤 번거롭다. 박스에 담아 따로 챙겨야 하기 때문이다. 잡문들이지만 그렇다고 남에게 보여줄 수는 없지않은가! 차라리 글씨도 예쁘게 쓰고 내용에도 신경을 썼더라면 그런 고민은 하지 않아도 될텐데 하는 생각도 해본다. 철저히 나 혼자 보는 일기다. 조선시대의 시시콜콜한 일기라는 책 제목에 마음이 먼저 갔던 이유도 그것 때문이다. 대외비로 쓰여진 것이 아니라 정말 소소한 일상의 글이 궁금했다. 예전에 어디인지 기억도 안 난다. 어느 지역의 박물관 투어를 했을 때 양반가 어느 부인의 일기를 보았다. 정말 소소한 일상이었다. 남편과의 대화, 멀리 출타 간 남편에 대한 그리움을 기록한 글들. 일기는 그렇게 나만의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선 책의 저자님이 사찰에서 살고 있가는 점, 불교를 학문으로 공부한다는 점이 생소했지만 아! 또 이렇게 남과 다른 독특한 삶을 사는 사람이 작가구나 하는 생각도 해봤다. 우리 민족은 공부에 대한 DNA가 정말 남다른 것 같다. 그러한 기록은 조선시대에서도 이미 찾을 수 있다. 과거에 대한 집착, 그런데 특이한 것은 우리 민족의 공부는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자는 것이 아니라, 입신양명, 내가 과거를 패스해야 우리 집안을 일으킨다 뭐 이런 강박 같은 것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날에도 별반 차이는 없다.
책에서 다룬 일기들은 상당히 흥미로운 소재였다. 『계암일록』의 예를 보면서 조선 시대 과거시험이 이렇게 부패했었단 말인가! 혀를 내두를 지경이었다. 협서라 불리는 커닝 페이퍼를 만들어 가지도 들어갔다거나, 답안지 바꿔치지 등등. 물론 작품으로 옮겨지면서 허구적인 요소가 많이 들어갔음을 짐작하지만 마냥 허구 같지도 않다. 『임재 일기』는 관직에 임명된 사람의 기쁨, 셀렘, 긴장감이 담겨 있다. 지금으로 말하면 고시 패스하고 첫 발령받는 기분? 거창한 신고식을 동반해야 하고 크게는 마을잔치 분위기라 생각해 본다.
예로든 일기에 관련 역사에 대한 부연 설명도 흥미로웠다. 단종의 왕비 정순왕후의 능은 실제로 다녀온 곳이라 그런지 더욱 마음이 짠다. 집안의 남자들이 큰 죄를 저지르면 3족이 멸을 당하고, 여자들은 자동 노비가 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연좌제 정말 혹독한 악법이다. 수록된 사진 1900년 대구의 서당 사진은 혼자 보기 아까웠다. 『양아록』에는 손주를 얻는 할아버지의 기쁨이 담겨 있다. 1551년의 일기지만 일기는 이렇게 생생한 감동을 전한다.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전쟁 상황, 딸바보 아버지는 조선시대에도 있었나 보다.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사랑하는 막내딸 단아가 벼루를 가져오다가 그만 벼루를 깨트린 장면을 기록한 『쇄미록』 병에 걸린 딸이 끝내 먼저 세상을 떠나자 그 아픔을 기록한 일기 등은 눈물이 났다. 오늘의 소소한 기록들이 모여 역사가 된다. 책을 덮으며 역사는 위대한 왕이나 장군들이나 위인들이 쓰는 것이 아니라 민초들이 쓴다는 생각을 해 본다. 우리들의 촛불이 모여 역사를 바꾸듯이.
나는 여전히 조선시대에 살고 있나 보다. 이제 손으로 일기를 쓰는 사람은 내 주변에도 별로 없다. 앱으로 일기를 쓰기도 하고 블로그나 SNS에 조금씩 끄적이기도 하지만 비밀글로 써도 어쩐지 내 것 같지 않다. 손으로 쓴 일기장은 유형의 것이라 그런지 오롯이 내 것으로 남는 묘한 맛이 있다. 일기는 쓸 수 있는 날까지 쓰고 죽을 때 같이 태워달라고 유언을 할 생각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공유하는 것이 아니라 내 것으로만 남기고 싶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100 혼자만의 일기였는지 아닌지 알 수 없으나 그들의 일기는 소중한 자료로 남았다. 기록물이 많지 않았던 시대라 소중한 기록으로 남았고 오늘날 우리들의 삶은 어쩐지 기록이 넘쳐나는 것 같다. 과잉 상태라 해도 무방하다. 가끔은 좀 줄이면 어떨까 싶은 생각도 든다. 흥미 위주로 끄적인 블로그의 글들 요즘은 디지털 장례식도 있다는데 정리도 좀 해야 할 것 같다^^
미처 생각지 못한 조선 사람들의 개인적인 삶을 들여다보는 쾌감이 있었다. 아~! 새삼스럽지만 그 시절에도 소소한 삶들이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재미와 감동 둘 다 주는 책이라 많은 분들과 함께 읽고 싶다. 무엇보다 재미있었다.
출판사 지원도서를 읽고 쓴 주관적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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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한번쯤은 타임캡슐을 묻어둔다고 이것저것 챙겨 넣어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그 안에 일기장 전체를 넣지는 않았더라도 일기장 몇 장을 찢어서 또는 메모지를 넣었을 것이다. 내 경우, 일기장 보다는 수첩에 간단히 쓴 메모를 넣었더랬다. 그리고, 그것들은 변화하는 도시의 새단장으로 흔적도 없다. 전쟁이 많았던 우리 조선시대 조상님들의 기록인 조선왕조실록은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고, 같은 기록을 4곳에 똑같이 나눠 보관해둘 정도로 소중히 여겼다고 한다. 하지만, 그 많은 전쟁통에 남은 것도 적은데 일반인들의 일기는 어찌 남아있을까 싶었다. 안네의 일기나 이순신장군의 난중일기가 남아 전해지는 것은 그야말로 우리에겐 큰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제목처럼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은 조선시대 사람들의 생활사를 엿볼 수 있다는 기대감에 책을 펼쳐들었다. 아무래도 조선시대는 신분사회였고, 한문을 한글보다 더 많이 쓴 시기였기때문에 시시콜콜한 일반인들의 일기이기보다는 시시콜콜한 다양한 양반들의 이야기임에 그 한계가 보였다. 또한, 가장으로서 집안의 기대를 받는 남자 양반들의 이야기. 직급이 낮은 관직의 양반의 과거 급제 이야기부터 노비때문에 골머리썩는 양반의 이야기까지 그 내용에서 조선시대 삶의 모습을 들여다볼 수 있는 것은 좋은 경험이었다. 작가가 그린 귀여운 캐리커쳐와 중간중간 실린 실제 일기장의 사진이 눈도 즐겁게 한다. 일기를 좀 더 깊이있게 이해하기 위해 작가의 설명과 시대적인 사건, 분위기, 제도 등의 꿀팁도 함께 쓰여있어 쉽고도 재미있게 일기내용이 넘어간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모습을 들여다보면서, 사람 사는 것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구나 싶다. 과거에 급제하기 위해 애쓰는 사람들의 노력에서 함께 모여 공부하고 함께 시험보러 가는 모습이 지금의 그룹 스터디와도 비슷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서로를 밀어주는 모습에서 지금도 사회면 뉴스와 별다르지 않다는 생각, 또한 노비때문에 골머리썩는 양반의 모습에서 어느 시대이건 다른 사람에게 피해가 되는 튀는 사람은 있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 흔적도 없이 사라진 타임캡슐 속의 메모지가 먼훗날 어떤 공사중에 발견된다면, 그때 그 메모를 읽은 내 후세도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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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가 소중한 까닭은 '솔직해지려는 노력'을 담아내기 때문일 것입니다. 스스로의 추한 욕망, 또는 흔들리는 양심을 마주하는 것은 불편하기 짝이 없는 일이죠. 완연히 솔직하지 못한 것이 인간성의 한계라면, 되돌아보고 성찰하려는 노력은 인간성이 가진 잠재력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316)
책의 말미에 저자는 일기에 대해 솔직해지려는 노력이 담겨있다 말하고 있다. 일기는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기도 하지만 조선시대 양반님네들의 일기라는 것은 또한 후손이 보고 은혜를 갚거나 시시비비를 따지거나 잊지말아야 하는 일들에 대한 기록이 되기도 하는 것이라 누가 볼까 비밀스럽게 써야하는 것은 아닌 듯 하다.요즘 시대로 따지자면 개인 SNS에 쓰는 공개적인 기록과 비슷하다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책은 그렇게 조선시대의 양반들의 일기를 통해 당시의 사람들이 어떻게 생활했는지 미루어 짐작할 수 있게 한다. 책의 제목은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이라 되어있는데 그 의미는 시시콜콜하지만은 않다. 조선시대라고 하면 왠지 머나먼 옛날 이야기라 생각되는데 예나 지금이나 온갖 비리가 넘쳐나는 것은 똑같고 부모가 자식사랑하는 것이나 집안의 대소사에 일가친척이 모였다가 사소한 이야기로 싸움이 시작되는 것 등 사람사는 건 정말 똑같구나 싶은 생각을 하게 된다.
과거시험장의 온갖 비리라거나 어렵사리 과거에 급제해도 관직에 오르기까지의 시간은 길기만 한데 어렵사리 관직을 받아도 신입의 길은 멀고 험난하기만 하다. 가끔 드라마에서 과거시험을 볼 때 컨닝을 하거나 대리시험, 답안지유출 같은 것이 그려지면 현시대의 일을 비유적으로 그린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조선의 실상이 그리하다고 하니 웃기면서도 마음이 좀 씁쓸하다. 암행어사에 대한 이야기를 읽을 때는 얼마전에 봤던 드라마에서 암행어사 혼자 떠나지 않고 수행원을 데리고 가면서 음식도 겨우 구해 끼니를 떼우거나 쥐도새도 모르게 죽임을 당할수도 있는 모습으로 그려졌던 것이 떠올랐다. 암행어사도 다 똑같지는 않고 누구는 관종처럼 자신이 어사임을 알아보는지 계속 확인을 하고 또 누구는 모범생처럼 없는 돈 쪼개가면서 겨우겨우 암행을 하는 모습은 교과서로는 볼 수 없는 이야기들이다.
여러이야기중에서도 노비들에 대한 것은 계급제도에 대한 부당함도 떠오르지만 가난한 양반네 노비로 태어나 자신의 의복마저 손수 마련해야하는 처지이기도 하고 어리숙한 양반을 속이고 중간에 수수료를 챙기거나 선물을 빼돌리기도 하는 모습은 노비들도 자신의 재산을 축적해나갈 수 있었던 현실을 보여주고 있기도 하다. 동료 노비에게 아내도 뺏기고 홀로 죽어간 노비의 모습은 안타까운데, 도망간 노비는 결국 잡혀 죽임을 당하는건가 라는 생각을 했지만 결국 자식까지 낳아 살다가 옛주인에게 돌아가는 모습은 안도의 한숨 이면에 바꿀 수 없는 신분제사회의 족쇄를 생각하게 하기도 한다.
일기를 통해 여러 다양한 사회의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이 생각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조선시대의 이야기를 현대의 이야기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는 것도 일기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데 한가지 좀 어색한 것은 일기에 담긴 내용들을 옮겨적으며 현대어로 표현한다던가 - 부장,이 왠말인가 - 굳이 안써도 될 것 같은 히키코모리나 영어 표현들은 솔직히 조금 어색한 느낌이었다. 그래도 막힘없이 재미있게 술술 읽히기는 하지만말이다. 사사로운 기록이지만 역사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가 담겨있고, 어쩌면 가십처럼 흥미롭게만 읽고 넘기게 되는 이야기들일수 있는데 그 기록들에서 역사를 볼 수 있게 해주고 있으니 조선의 미시사를 좋아한다면 꼭 읽어보기를 권한다. 역사 드라마보다 재밌는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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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조선의 역사를『조선왕조실록』을 통해 임금이 왕위에 있는 동안 조정에서 일어나는 일과 그 밖의 사건들을 파악하곤 합니다. 하지만 누군가가 남긴 '일기'를 통해서 한 사람의 일생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진상을 파악할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망국의 위기에서 나라를 구원한 이순신 장군의 대활약을 알 수 있었던 것은 『난중일기』 덕분이고,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 속에서 벌였던 사투를 알 수 있었던 것은 김구의 『백범일지』덕분입니다. 이렇듯 일기는 개인의 희망과 절망, 시대의 영광과 추락을 모두 담고 있습니다. - page 5
그래서 저자는 '일기'에 초점을 맞추어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특히 조선의 일기를 택한 이유.
국립문화재연구소의 '조선시대 개인일기 학술조사'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조선의 개인 일기들은 무려 1431건에 이릅니다. 여행 중에 쓴 여행일기, 전쟁 중에 쓴 전란일기, 궁중의 여인들이 쓴 궁중일기, 단맛 짠맛 다 드러나는 생활일기, 공무를 수행하던 중에 쓴 사행일기 등 짧게는 수십 일, 길게는 몇 세대가 이어 쓴 수백 년의 일기들이 우리 곁에서 묵묵히 숨 쉬고 있습니다. 조선의 일기를 택한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수많은 기록 덕분에, 시대와 문화의 차이에도 불구하고 조선 사람들과 비교적 쉽게 공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page 5
평범했지만 그들의 일기에서 엿볼 수 있는 희망과 절망, 기쁨과 슬픔, 번민과 고뇌, 감탄과 희열로 가득한 시시콜콜한 삶. 그 찬란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 봅니다.
시시콜콜한 오늘의 삶은 일기가 되고, 그 일기로 쌓아올린 삶은 역사가 된다!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첫 이야기는 '과거제'의 이야기였습니다. 비록 사실상 양반층의 전유물이었지만 과거에 살고 과거에 죽는 그들의 모습. 모두가 눈에 불을 켜고 시험의 공정성을 지키기 위해 노력해야 할 양반들이 온갖 부정행위를 공유하는 '암묵적인 룰'을 만들고 조선 중기 이후엔 '천하제일 커닝대회'로 전략하게 되는 과거제.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은 모습에 참으로 씁쓸함이 남았습니다.
그들의 이야기에서 우리가 찾아야 할 것은 부패한 조선의 모습과 개인의 탐욕스러운 행보를 비난하는 근거가 아니라, 무한 경쟁 사회의 승자독식 구조가 수많은 보통사람에게 얼마나 위험한 것인가에 대한 반성입니다. '엄격'하고 '공정'한 시험이 보펴노하한 지금, 과연 그것은 '엄격'하고 '공정'한 것일까요? 또 그 공정함이, 모두에게 행복을 가져다주고 있는 것일까요? 미래세대가 더 공정한 사회, 더 안정적인 삶을 누리기를 원하는 우리 시대의 노력이 어디쯤 와 있는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조선의 선비들은 후손들이 마땅히 그러기를 바랐을 테니까요. - page 47
무엇보다 최근에 읽었던 『게으른 정의』에서도 그러했듯이 백성들의 입장을 이해해야 할 이들의 횡포와 갑질의 행동... '정치'의 의미도 다시금 되새겨볼 필요가 있음을 조선시대에서도, 오늘날 우리에게도 일러주었습니다.
아무래도 이 책에서 재미있었던 건 별일도 아닌 일 가지고 싸우고, 혹은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지나가고, 그러다 맛있는 식사 한 끼를 즐기고, 재밌는 예능 프로그램을 함께 보며 웃는 '보통 사람들'의 가족상 이야기였습니다. 양반이었고, 선비였으며, 한때는 잘 나갔던 유배객이면서, 깐깐한 '할애비'였던 이문건의 육아일기로 시작해 부부싸움, 불륜 등 시트콤 같은 이야기는 지금의 우리와 다르지 않기에 재밌게 읽었습니다.
앞서 그가 했던 이야기가 떠올랐습니다.
제가 개인의 편지나 일기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두려움 때문이었습니다. 너무나도 거대한, 그리고 너무나도 무거운 시대의 흐름 안에서 우리는 다만 무력한 개인일 뿐입니다. 시대가 거대한 역사, 특히 부정적인 역사로 덧씌워질 때, 개인의 삶은 쉽게 사라지고 맙니다. 결국엔 그들 개인이 '무가치한 것'을 위해 잠깐 살다 간 존재처럼 비치는 것이 아득하고 두렵게 느껴졌습니다. ... 일기에는 그들의 치열했던 삶의 흔적이 세세하게 남아 있습니다. 게다가 일기는 작성자가 그 시대와 어떻게 교차하고 있는지 보여준다는 점에서 매우 거시적이기도 합니다. - page 4 ~ 5
그러고 보니 『안네의 일기』가 있었기에 우리는 나치 치하의 참혹상을 생생히 경험할 수 있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개개인의 역사가 있었기에 그 시대의 역사가, 한 나라의 역사가 완성될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느끼게 되었습니다. 조선이라는 나라에 살면서 자신의 존재를 잊지 않기 위해, 시대정신을 기록하기 위해, 후대에 남길 정신적인 유산을 축적하기 위해 일기를 쓴 그들. 그 정신을 이어 우리 개개인도 자신의 일기를 기록해보는 것은 어떨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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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어떤 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도 일기 쓰기를 멈추지 않았고, 동서양을 막론하고 그 일기들은 남아서 우리에게 과거를 보여주는 소중한 역사 자료가 되었다.
이순신장군이 남기신 난중일기, 김구의 백범일지처럼 말이다. 솔직한 속마음을 풀어 놓는 일기를 통해서 대범하고 비범했던 분들의 인간적인 모습을 볼 수 있었던 일기들.
이처럼 일기들은 큰 사건의 기록이 되어주기도 하지만, 사람의 진솔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오히려 더 알기 어려운 일상의 소소한 것들을 알게 해주곤 한다. 우리의 역사도 선조들의 일기를 통해 기록되었고, 우리는 당시의 생활을 볼 수 있다.
하지만 일일이 찾아보기란 쉽지 않은데, 사료에 남아 있는 일기를 발췌하여, 현대식으로 소개한 책이 있다. 바로 [시시콜콜한 조선의 일기들 콜]이다.
일기는 개인사이고 사람의 이야기다. 그렇다보니 시대를 넘어 공감 가는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저자는 오늘날 사람들의 화두와 공감할 수 있는 것을 다루려 노력한 것이 보인다.
현실의 젊은이들이 공감할 만한 그 때나 지금이나 다를 바 없는 취업난으로 해석한 과거시험을 통해 당시의 취업난, 취업 후 선후배와의 관계, 직장생활의 어려움을 보면 남일 같지 않은 기분을 느낄 것이다. 뿐인가 자식 걱정하는 부모, 부모 걱정하는 자식의 일기가 짠하게 맘에 남는다. 현재도 그렇지만 과거엔 재산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땅. 바로 이 부동산 문제를 두고 소송까지 간 윤선오, 윤이후의 이야기도 현실과 다를 바 없음에 몰입감이 높다.
아무래도 글을 쓸 줄 알고, 기록을 남길 여유나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 일기를 썼기 때문에 일반 백성보다는 신분이 있는 사람들이 남긴 기록일 수밖에 없지만, 생활상을 볼 수 있도록 전쟁 상황 속에도, 고난 속에도 일기를 남겨준 선조들에게 감사하다.
현실이 더 드라마 같고 영화 같다는 말처럼, 선조들이 남겨둔 일기가 드라마보다 더 흥미롭고, 흥미진진하기까지 하다.
"이 글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협찬받아 주관적인 견해에 의해 작성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