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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석을 캐는 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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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과연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철모르던 시절 수학여행에서 잠시 스쳐간 경주의 ‘석굴암’이나, 일본과 한국에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해 누가 이렇게 애정에 찬 강렬한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책에 기재된 수많은 칼럼들이 쓰여진 때는 1980년대 초반이다. 동양미술사학자로 오랫동안 일본 문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던 코벨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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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 과연 어떤 평가를 할 수 있을까? 철모르던 시절 수학여행에서 잠시 스쳐간 경주의 ‘석굴암’이나, 일본과 한국에 거의 동일한 모습으로 존재하는 ‘미륵보살반가사유상’에 대해 누가 이렇게 애정에 찬 강렬한 글을 쓸 수 있을까? 이 책에 기재된 수많은 칼럼들이 쓰여진 때는 1980년대 초반이다. 동양미술사학자로 오랫동안 일본 문화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던 코벨 박사에게 있어 풀리지 않던 갈증은 한국 문화를 접하고서 풀리게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나는 배달겨레의 후손으로 대한민국에서 태어나 대한국인으로 자라났지만, 그녀가 갈파하는 주장들을 마주 대하면 한없이 고개를 숙일 수 밖에 없으며 그녀의 열의에 감탄할 뿐이다. 물론 내가 문외한인 점 또한 그 이유일 것이며, ‘과거 몇 십년 전 일본에서 수학하였으므로 일본에 압도되어버렸거나 적어도 일본사학자의 논리에 순종하고 있는’ 일부의 전문가들에게 있어서는 ‘그런 비판의 글도 있어야 한다’는 자세를 견지하게 되거나 ‘한국을 떠나주기를 바라는’ 이단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녀가 1981년 방문한 국내 박물관 소장품에 대부분 붙어있지 않던 영문 설명은, 엊그제인 2005년 다녀왔던 때에도 크게 나아진 바가 없었다. 거대하게 개축되어 있는 건물에 비해, 그 설명에 대한 노력이 점차 이루어지리라고 믿는 수 밖에…. 그녀의 수많은 주장들은 진실로 우리의 문화를 사랑함에 할 수 있는 ‘국수주의’와는 거리가 먼 귀기울여야할 내용이다. 어디에나 존재하는 권력이나 보수파나 정치에 대한 얘기를 접어두고, 진정 이 책의 가치를 살펴보자. 코벨 자신은 그가 쓴 글을 빗대어 ‘한국문화의 광산’에서 ‘타이프를 삽과 곡괭이’ 삼아 캐낸 보물들이라고 한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 그녀의 글은 한국 문화라는 ‘보석’을 캐는 ‘보석’과도 같이 느껴진다. 입시를 위해 억지로만 외우던 우리의 문화 재산들이 이렇게도 아름답고 귀중하고 발전된 것이었음을 그녀의 글로 인해 비로소 느낄 수 있게 되었으며, 일상에 묶인 몸을 당장에라도 빼내어, 우리의 문화 유산들을 만나러 가고 싶게 만드는 설득력으로 무장한 채 생생히 속삭이는 생명력을 가진 글이다. 이 책은 고리타분한 역사책이 아니며, 그런 저런 문화유산 탐방기도 아니다. 그녀가 누군가 해결해 주었으면 하면서 던져놓고 간 문제들은, 한 사람의 학자에 의해 제시되는 가설에 지나지 않을 내용들일 수도 있으나,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밝혀야 할 역사적 사명일 것이다. 우리의 진정한 역사나 문화적 뿌리에 대해 한번이라도 생각해 보고 싶은 독자라면 아낌없이 이 책을 선택하고, 이 책이 들려주는 우리의 ‘보석과도 같은 옛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자. 끝으로 이 책과는 무관할지도 모르지만, 이 책을 편역한 김유경 기자님은 현재 프레시안 웹사이트에 코벨 박사의 컬럼을 지속적으로 게재하고 있으니 참고하기 바란다.

[인상깊은구절]
p.346 독일 실존주의 철학자 야스퍼스(Karl Jaspers)는 한국인이 만들어 현재 일본 고류지에 소장된 목조미륵보살반가사유상을 두고 “진실로 완벽한 인간 실존의 최고 경지를 조금의 미혹도 없이 완벽하게 표현해냈다.”고 썼다. 이 독일 철학자가 처음에 거론한 것은 그리스와 로마 신상이었는데 이들에 대해서는 “아직 초월하지 못한, 지상의 인간 체취를 지닌 것”이라고 했다. 그는 ‘세속의 때’라고 옮겨놓음직한 독일어 단어를 구사했다. ‘신성의 아름다움과 합리성의 이상적 표현’으로 만들어진 그리스 신상조차 이 실존주의 철학자에게는 ‘너무 세속화’되어 보였던 것이다. 나아가 가는 기독교미술에서는 미륵사유상에서 보는 것 같은 ‘인간 실존의 순수한 환희’를 찾아볼 수 없다고 갈파하고 있다.
b******e 2005.05.11. 신고 공감 3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우리 문화에 대한 객관적인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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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한국문화사랑은 유별난 듯 하다.사실은 저자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이라고도 볼 수 있고 그 대상이 한국문화에 미쳤을 때 그 어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닐까? 흔히 한국문화에 대해 스스로 자신이 없는 듯한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그런 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저자는 동양미술사학을 전공하여 처음엔 일본문화를 수십년간 공부했다.일본문화를 연구하는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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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의 한국문화사랑은 유별난 듯 하다.사실은 저자 자신의 일에 대한 사랑이라고도 볼 수 있고 그 대상이 한국문화에 미쳤을 때 그 어떤 깨달음의 경지에 이른 것이 아닐까? 흔히 한국문화에 대해 스스로 자신이 없는 듯한 말을 듣는 경우가 많다.그런 이들에게 꼭 권해 주고 싶은 책이다.저자는 동양미술사학을 전공하여 처음엔 일본문화를 수십년간 공부했다.일본문화를 연구하는 동안 그가 느꼈던 갈증과 의문이 한국문화를 알게 되면서 해소되게 된다.그 이후 한국문화에 푹 빠지게 되는데 우리로선 그 앎의 순서가 바뀌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늘날 한국문화를 새롭게 바라보고 공부하고자 하는 많은 사람들이 있지만 존 카터 코벨이란 이름이 아직도 생소한 것은 참으로 의외다.서양출신의 전문학자에 의한 한국문화보기는 어떠했는지 객관적인 안목을 얻고 싶다면 이 책뿐 아니라 저자의 다른 저작도 더 열심히 읽어봐야 할 일이다.게다가 저자의 활동기 이후 새롭게 발견 발굴된 한국고대사의 문화유적 유물도 많지 않은가. 저자의 박학과 넓은 견문이 우리 문화를 이해하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고 있는지를 책을 읽어 나가며 절실히 느낄 수 있다.그의 눈길이 닿을 때 그 대상은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금방 느낄 수가 있을 것이다.코벨박사는 1996년 죽어 일본의 다이토쿠지 부도지에 묻혔다.조선통신사가 머물던 곳이라 한다.그의 아들 알런 카터 코벨박사도 한국문화에 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다.

[인상깊은구절]
내가 보기에 한국예술은 여러 종류의 근원-무속,도교,불교,유교-으로부터 꽃피운 것이다.한국예술사는 기원전 2333년의 단군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기원전 10만년 한반도의 초기 거주자들이 사슴뼈에 그려놓은 최초의 그림에서부터 비롯되는 것으로 보인다.한국문화는 일본을 석기시대에서 빠져 나오게 만드는 결정적 요인이기도 했다.p.12 대승불교에서 석가모니 부처가 점점 중요성을 잃고 대신 여러 보살들이 예술상의 중요 주제가 되면서 한,중,일 삼국의 불교예술은 각자 노선을 달리하여 전개돼 나갔다.한국불교미술이 중국이나 일본과 구별되는 것은 바로 이 보살 중의 하나,내세에 온다는 미륵보살에 대한 예술가와 대중 들의 깊은 애정에 있어서다.p.341
k****3 2000.11.08. 신고 공감 3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