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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겁결에 들어선 배우의 길에서 어쩌다보니 60년 가까이 활동했다. 요새는 '개성파 배우'같은 칭호도 붙여주지만 예전에는 이 얼굴로는 시녀 역할도 못 맡는다고 했다. 하지만 괜찮았다. 나는 배우 일보다 인간으로서 성숙하는데 늘 더 관심이 있었으니까. 그러다 예순 무렵, 유방암 선고를 받았다. 암에 걸린 덕분에 나는 여러가지를 터득했다. '이렇게 됐어야 했는데'같은 생각은 이리절하지 않았다. 딴 사람과 비교하는 일도 없었다. 지금 생이 기적같은 일이라고 생각하니 쓸데없는 욕망이 사라지고 편안해졌다... 키키 키린이 '그녀가 남긴 120가지 말'이란 책에서 했던 말이다. 대만가는 비행기에서 우연히 본 '일일시호일'에서 다도를 가르치는 다케다 역으로 나온 영화에서 내 머리에 밖힌 여배우.. 일전에도 그녀가 나온 영화도 보았지만 그냥 다른 주인공에 가려 기억조차 못하고 바람처럼 잊혀졌고, 일일시호일도 노리코 역의 쿠로키 하루를 보기 위해서... 보다가 보니 키키 키린의 이미지가 우리나라의 어느 노역의 배우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어 기억하게 되었던... 여하튼 잔잔히 흐르는 물처럼 주의를 들이지 않으면 잊혀질 수 있는 역을 많이 하였지만 그녀가 주는 울림은 잔잔함 보다는 훨씬 더 큰 울림으로 우리에게 다가오는건 확실한 것 같다. 영화의 모습도 모습이지만 이런 책을 통한 글자화된 그녀의 생각이 더욱 그런것 같다... 의미있는 글이 한 동안은 내 마음에 오래 남아있을 것 같다.. 고인의 명복을 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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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키키 키린의 팬이였다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내는 사람만이 가질수있는 그 특유의 당당함과 유머가 좋았다 도쿄타워부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과 작업한 모든 작품을 보며 세월을따라 곱게 나이들어간 키키 키린처럼 나이들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사후 출간된 작품을 모두 읽으며 그리움을 달래본다 일본배우중 노년에 가장 화려하고 활발한 활동을 한 여배우라고 생각하며 이처럼 개성있는 배우를 다시 민나기는 어려울거 같아서 아쉬운 마음이든다 |
| 키키 키린의 말이기도 하고 키키 키린을 이야기하는 고레에다 감독의 말이기도 하다. 잔잔하게 좋아하는 영화들의 숨은 이야기를 이 두 분의 (들리지는 않지만)목소리로 들을 수 있어 매우 기쁘다. 각본의 부족한 점을 키린씨가 보완해줬다는 말에 웃으며 망치는 부분도 있을텐데라고 받아치는 키린 배우가 그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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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태풍이 지나가고>에서 내가 가장 재미있어 하는 장면은 딸과 엄마가 부엌에서 나누는 대화 장면이다. 딸이 엄마를 향해 “멍하니 있으면 치매 생겨, 친구를 만들어”라고 말하자 엄마가 딸을 향해 이렇게 받아친다, “지금 새 친구 만들면 장례식 갈 일만 늘어.”. 여기서 엄마 역할을 한 것이 바로 키키 키린이었고, 영화 <태풍이 지나가고>는 고레에다 히로카즈와 키키 키린이 함께 한 다섯 번째 작품이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 키키 키린의 말 : 마음을 주고 받은 명배우와 명감독의 인터뷰 / 마음산책 / 367쪽 / 2021 (201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