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토, 에이크, 보티첼리, 다 빈치, 모네, 마네, 렘브란트, 라파엘로……. 이름만으로도 그 명성이 짐작되는 화가들이다. 저자는 이들이 그린 명화를 그냥 보고 느끼기보다 읽으라고 권한다. 고전 미술은 한편의 시이며, 소설이고 철학이자 과학이므로 화가의 메시지를 읽으라는 말이다.
에이크의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감상해 보면, 남자와 여자의 맞잡은 손, 혼인 양초를 뜻하는 하나만 켜진 촛불, 가운데 그려진 볼록 거울에 담긴 방 반대의 정경을 세세히 들여다봄으로써 이 그림이 혼인을 나타낸다는 사실을 읽을 수 있다. 더불어 신부의 화려한 녹색 드레스는 말라이트그린이라는 성분이 함유된 안료로 채색된 것으로, 이전에 볼 수 없었던 화려한 색감의 원인이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인 아마인유를 이용했기 때문이라는 사실도 흥미롭다. 이른 아침 안개 속에 떠오르는 태양이 바다를 물들이는 강렬한 순간을 표현한 모네의 〈인상(해돋이)〉에서는 물질의 색상이 빛에 의해 언제나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한 인상주의 태동의 역사를 느낄 수 있다.
어려서부터 화가를 꿈꿨던 미술애호가이자 화학자인 저자는 명화의 구도, 화가의 인생, 시대 배경, 미술 재료의 화학적 특성을 과학적인 시각으로 설명한다. 명화를 읽는 즐거움뿐만 아니라 과학적 시각으로 명화를 새롭게 해석하는 방법도 엿볼 수 있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