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명 수필가의 글은 천천히 읽히고, 조용히 따라온다. 내용이 길어서가 아니다. 그녀의 문장은 독자를 내면의 더 깊은 곳으로 천천히 이끈다. 스스로의 마음에 묻고, 그 물음에 답하며, 그러다가 때론 길을 잃은 듯 헤매다가도 다시 자신의 자리를 찾아간다. 그녀는 안다. 작가란, 그렇게 내면의 수렁 속에서 길을 찾는 존재라는 것을. 그래서 그녀는 자신의 흔들림마저 기꺼이 기록한다. 그 흔들림조차 아름다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글에는 아련한 그리움이 있지만 미련하지 않은, 온몸으로 겪은 외로움이 독자에게 스민다.